짠돌이 독서 일기

단골손님 독서모임 후기

김민식pd 2019. 11. 7. 06:13

제 꿈은 평생 책읽는 즐거움과 함께 사는 겁니다.

이 꿈은 어려서부터 늘 변함이 없어요.  

나이 60에 혼자 책을 읽다보면 편협해질까 걱정이에요.

요즘도 '좋아하는 작가만 너무 편식하나?'하는 고민이 들거든요.

서로 책을 권해주고, 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독서모임을 한다면 누구와 할까요?

문득 지난번 댓글부대 모임에서 만난 분들이 떠올랐어요.

섭섭이짱, 꿈트리숲, 아리아리짱, 보리랑 님.

다섯 명이면 독서모임 멤버로 숫자가 충분할까? 고민이 됩니다.

이럴 때 저는 책을 찾아봅니다.

제가 독서를 즐기는 이유지요.

내게 무언가 고민이 있다면, 같은 고민을 가진 누군가 해법을 찾아냈고, 

그 답을 책에 남겨뒀을 거라 믿습니다. 


<독서모임 꾸리는 법> (원하나 / 유유)라는 책을 보니, 

'독서모임에 필요한 회원은 최소 세 명, 가장 적당한 수는 일곱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이 너무 적으면 나눌 이야기가 적어 모임이 빈약해지고, 반대로 많으면 산만해집니다. 일곱 명 정도 모였을 때 모든 회원과 적절하게 소통할 수 있고 이야기 내용도 적당히 풍성해집니다. 저는 회원을 모집할 때 정원을 열 명으로 정합니다. 열 명이 신청해도 대개 두세 명 정도는 결석을 하니 애초에 열 명을 모집해야 자연스레 적당한 인원으로 모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라는군요. 그래서 지난번에 댓글을 자주 올려주시는 분들을 찾아봤어요.

11월 3일 일요일 오후 2시 강남역 스터디 카페 모임방에 모였습니다.

빠지신 분이 거의 없어 열 명이 방을 꽉 채웠어요.

첫번째 시간에는 돌아가며 자기 소개를 했습니다.

그 시간이 글을 쓰는 제게는 공부의 시간이었어요. 블로그 독자가 어떤 계기로 찾아오시는지 알 수 있었거든요.

두번째 시간에는 각자 감명깊게 읽은 책 한 권씩 소개했어요.

9권의 책입니다.


보리님, <호모 큐라스>

수정님, <내가 만난 북유럽>

관장님, <마지막 강의>

주이님, <거의 정반대의 행복>

섭섭님,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남지님,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은경님,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달자님, <나는 천천히 아빠가 되었다>

하준님, <실행이 답이다>


9명의 참석자가 9권의 책을 소개했고요. 투표 결과 다음에 우리가 함께 읽기로 한 책은...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입니다.


(이 책을 소개한 남지님(아프리칸 바이올렛)은 '회비 면제'라는 영예를 누리셨습니다. ^^)


앞으로 저희는 3개월에 한번씩 모입니다. 

모두가 한 권의 책을 읽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다음 모임을 위해 또 한 권씩 책을 추천하고요.

각자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간단한 독서 리뷰 연습이 되고요.

여럿이 한 권의 책을 같이 읽음으로써 책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배울 수 있어요.

단골손님 독서모임 덕분에 책 읽는 재미가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이 <담론>에서 하신 말씀이 있어요.

"친구가 될 수 없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다."


좋은 친구/스승을 한꺼번에 여럿을 만났으니, 인생을 사는 행복이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항상 스스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쓰담쓰담은 셀프입니다.^^)

특히 10년 전의 나에게 늘 칭찬해주고 고마워합니다.

"블로그하기를 잘 했어! 10년 전, 매일 새벽에 글을 쓴 덕에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


지금의 행복이 10년 전 내 덕분이라면,

나이 60의 행복도 지금 이 순간 시작한 어떤 일 덕분일거라 생각합니다.

나이 들어 친구들과 도란도란 책 이야기를 하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단골 손님 독서 모임을 찾아와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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