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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117

어느 엠병신의 눈물 어제 새벽 4시, 피고인석에 앉아 국민배심원단과 판사님들께서 내린 판결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곳 블로그에 연재했던 2012 MBC 파업 일지에 대한 하나의 엔딩이라 할 수 있겠지요. 170일간 1000명의 조합원이 함께 했던 MBC 노동조합의 파업, 정당했다는 판결. 검찰이 기소한 업무방해건에 대해 법원은 무죄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월요일 오전 9시 반부터 17시간 동안 이어진 긴 재판이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어요. 모 본부장님께서 증언을 하실 때는 급탕 지옥이었구요, 그러다 신인수 변호사님께서 변론을 펼치면 극락 천당이었어요. 다시 검찰이 제게 징역 2년형을 구형했을 때는 멘붕 지옥이었어요. 그러다 판결을 들고 동료들과 부둥켜 안을 때는 정말... 아, 진짜 드라마틱한 .. 2014. 5. 28.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어제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가결되고 한동안 핸드폰에 불이 났습니다. 오래도록 격무에 지친 사장님이 이제야 쉴 기회를 얻었는데, 왜 제가 축하 인사를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 김재철 사장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 김재철 사장님이 얼마나 격무에 시달렸는지는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일이 너무 많으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지난 22일 금요일, 김재철 사장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전날에 MBC 직원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조치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장재윤 수석부장판사)는 21일 MBC가 지난해 7월 7월 용인 드라마 세트장, 미래전략실 등으로 기자, PD, 아나운서를 발령낸 것에 대해 “.. 2013. 3. 27.
희망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작년 12월 20일 대선 결과가 나왔을 때, 아내가 물었습니다. "이제 당신 후임은 어떻게 해?" 저는 지난 2년간 MBC 노동조합 편제부문 부위원장으로 일해 왔거든요. 170일에 걸친 파업, 7명의 해고자, 아직도 업무에 복귀하지 못한 100여명의 조합원들... MBC 노동조합은 지금 이 순간,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노동 조합을 맡으려 할 것인가? 아내에게 말했지요. "걱정 마. 이런 상황에서도 집행부는 꾸려져. 그게 MBC 노조의 힘이야." 저는 후임을 부탁하기 위해 '편성의 현자'를 찾았습니다. 편성국에서 오래 일한 피디인데요, 평균 독서량이 많은 MBC 직원들 사이에서도 책 많이 읽기로 유명한 후배입니다. 제가 얼마 전 블로그에서 소개한 '습관의 힘 Power .. 2013. 2. 6.
부디 방송은 전문가에게 맡겨주세요 ‘부디 방송은 전문가에게 맡겨주세요.’ (월간 방송작가 1월호에 기고하기 위해 작년 12월 17일에 쓴 글입니다.) 월간 ‘방송작가’에서 원고 청탁을 받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이렇게 난처한 시기에 기회가 올 줄은 미처 몰랐다. ‘김민식 피디의 드라마 연출론’ 혹은 ‘시트콤 대본 작업으로 살펴보는 공동창작의 미래’, 이런 원고 청탁을 기대했는데, MBC 노조 부위원장으로서 ‘새 정부에 기대하는 2013 방송의 미래’라니, 이거 참 난감할세. 게다가 12월 18일이라는 원고 마감일은 좀 가혹하다. 사상 초유의 박빙이라는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다음 대통령에게 바라는 방송 정책을 쓰라니 솔직히 많이 쫄린다. 드라마 첫 회 방송 나가고 게시판 반응 보고 나머지.. 2013.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