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21.11.29 어떤 작별 인사 (11)
  2. 2021.11.26 외로움은 인생의 상수 (8)
  3. 2021.11.24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책 (12)
  4. 2021.11.2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첫 만남 (12)
  5. 2021.11.19 경제 공부를 시작하신다면 (8)
  6. 2021.11.17 인천둘레길 여행 (11)
  7. 2021.11.15 퇴사의 이유 (13)
  8. 2021.11.12 우리는 환상적으로 오래 살 것이다 (15)
  9. 2021.11.11 스무살의 내가 보낸 편지 (20)
  10. 2021.11.10 고독을 선택한 이유 (66)

이용마 기자의 삶을 다룬 다큐가 나옵니다. 지난 여름, 제작팀에서 연락이 왔어요. 고인의 삶에 대해 인터뷰를 해달라고요. 문득 난감했어요. '이용마 기자가 떠난 후, 나의 삶은 어떠한가?'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회사를 떠나 칩거중이라고 촬영을 피하고 도망다녔어요. 담당 피디의 전화를 피했더니, 문자가 왔어요.

'^^
아이고 형님, 형하고 나하고 무슨 원수도 아닌데
못할 말이 어디 있어요. 통화 좀 합시다요~~~'

내가 기억하는 이용마 기자의 삶에 대해 말해달라는 후배의 요청을 끝끝내 떨칠 수 없었어요. 결국 촬영에 응했지만, 살아남은 자로서 부끄러운 마음 한가득입니다.  

피디가 물었어요.

"이용마에 대한 김민식님의 생각이 점점 바뀐 게 있다면 어떤 것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처음 저는 이용마와 의견이 맞지 않았어요. 우리는 각각 의미와 재미를 좇습니다. 이용마는 일에 있어 의미를 중시하고요. 저는 재미나게 일하는 걸 중시합니다.

좋아하는 대본, 배우, 스태프들을 모아 즐겁게 일하는 게 피디로서 저의 목표입니다. 반면, 이용마는 항상 의미를 중시했지요. 공영방송의 의미. 노동조합의 의미. 우리 사회 언론의 역할. 제가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중시할 때, 이용마는 항상 사회라는 공동체에 대한 의미를 고민했어요.

노조 회의 시간, 이용마가 파업을 주장할 때 저는 반대했어요. 뉴스가 망가졌는데 왜 예능과 드라마 피디가 일을 접어야 하나. 평소에 기자들이 일을 더 치열하게 하면 되지 않나. 데스크의 부당한 지시가 있을 때마다 언론인으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싸우면 되지 않나? 일상의 공간에서 싸워야지, 굳이 총파업이라는 전체의 희생을 강요해야 하나? 예능과 드라마 피디로 일하며 저는,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게 공익이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파업하기 싫었어요. 

이용마가 그랬어요. 약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언론이 망가지면, 약자를 대변할 사람이 사라진다. 조직 속에서 기자 한 사람 한 사람은 약자다. 개개인이 싸우기는 쉽지 않다. 기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함께 싸워주는 동료가 필요하다.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 약한 개인이 하나로 뭉쳐 권력에 맞서 싸우는 게 노동조합의 취지 아닌가. 제작 거부를 결정한 기자들이 회사에서 징계를 당하고, 해고를 당할 때, 피디나 다른 사람들이 외면한다면, 노동조합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그의 말에 저는 설득되었죠. 딴따라에 불과했던 제가 파업에 동참한 이유입니다. 이용마가 말하는 파업의 의미를 대중에게 더 재미나게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MBC 파업을 재미난 콘텐츠로 풀어낸 게 2012년에 만든 'MBC 프리덤'이고 2017년의 페이스북 라이브이죠.

싸우다 힘들 땐, 항상 용마에게 물어봤어요. 싸우는 이가 흔들리는 건 명분을 고민하기 때문이에요. 그때마다 용마는 싸움의 의미를 정확하게 짚어줬어요.  친구가 떠난 후, 이제는 물어볼 사람이 없네요. 삶이 힘든 순간, 문득 물어보고 싶어요.

'이렇게 힘들게 버티는 것도 의미가 있을까?'

삶의 의미를 고민한 친구의 마지막 리포트가 이번주 목요일에 방송됩니다.

https://youtu.be/fmVQqcARysY

 

12월 2일 목요일 밤 10시 50분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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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향기 2021.11.29 0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작가님이 라고 부를게요~
    아침마다 님 블로그 켜두면 든든합니다.
    이렇게 버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하셨죠?
    저는 늘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용마 기자님도 하늘나라에서 작가님께 늘 응원하시고 계십니다.
    그냥 이 자리에 계시는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2. sara_yun 2021.11.29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목요일 꼭 보겠습니다

  3. 아리아리짱 2021.11.29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 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이용마 기자님 많이 그립습니다.
    <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그 목소리가 아직도 들려오는 듯합니다.

    그 값진 희생에 비해서 세상의 변화는 너무나 더디어 힘이 빠지는
    요즘입니다. 본방 사수 꼭 할께요!

    작가님!
    이 풍진 세상에서 그나마 작가님 같은 분이 계셔서 위로와 희망을 가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주세요!
    누구나 자신의 상처와 허물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가잖아요.
    더 힘내어 진정한 삶의 재미를 좋은 글로 많이 알려주시어
    의미있는 삶을 향하게 해주세요!
    늘 응원합니다. 아자아자! 아리아리!

  4. 달빛마리 2021.11.29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득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희미해진다는 사실이 약이면서 동시에 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5. 보리랑 2021.11.29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힘든 시간 잘 버텨오셨습니다.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살아보기로 합니다. 내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유가 있기에...

  6. 그리움 2021.11.29 2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대 언론사의 가슴 아픈 부분이 이용마 기자의 안타까운 죽음에도 있는 것 같아요. 썸네일 사진만 봐도 슬퍼요😭 동지였던 분이 떠나 마음이 헛헛하겠지만, 민식 PD님께서 즐겁게 딴따라처럼 살아주는 것이 고인이 원하던 바일 것입니다.

  7. 김주이 2021.11.30 0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고편만 보았는데도 너무 슬픕니다.
    작가님 마음은 어떠실까요...
    남겨진 이는 떠나보낸 마음에 너무도 슬프지만 슬픈마음만 말하기에는 사실 떠나간 이가 변화시킨 것이 참 많습니다.
    그 변화에 감사하고, 또 그 변화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남겨진 이가 되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8. 아프리칸바이올렛 2021.11.30 15: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의 안위와 성공만 쫓는 사람들 속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향했던
    이용마 기자님이야기 목요일에
    꼭 시청하겠습니다
    좀 더 지지하는목소리를 내었다면,
    외로운 투쟁을 지켜보기만 하지말고
    힘내시라고 마음을 전달했다면
    지금쯤 우리 곁에 살아계셨을까
    부질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비마저 내려서
    친구가 더욱 보고싶으실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9. 2021.11.30 2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2021.11.30 2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N A C H O L I B R E 2021.12.01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끄럽게도 저는 이분을 잘 몰랐는데 피디님 예전 글을 보고 알게되었어요.. 어제 문득 티비를 보니 이분에 대한 다큐예고를 보고 꼭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이런분들이 계셨기에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 거겠죠,, 존경합니다..

어려서 나는 왜 그렇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좋아했을까요? 20대의 저는 많이 외로웠어요. 공대를 다녔지만,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과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어요. 첫 직장에도 적응하지 못해 금세 나왔고요. 그런 제게 레트 버틀러는 참 쿨해 보였어요. 품행이 방정하지 못하다고 집에서 쫓겨난 남자. 상류사회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외톨이. 그런데 그는 외로움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어요.

모두가 전쟁의 광기에 빠져 남군의 승리를 점칠 때, 혼자 입바른 소리를 합니다. "북부에는 공장이 있고, 남부에는 농장이 있어요. 북군이 공장에서 만든 총과 대포로 쳐들어올 때 여러분은 면화솜으로 총알을 막을 건가요? 그 잘난 남부의 자존심이 여러분의 목숨을 지켜줄까요?"

20대 시절의 저는 버틀러의 반골 기질에 반했어요. 무엇보다 부러운 건, 스칼렛 오하라를 향한 그의 사랑이었어요. 스칼렛이 애쉴리를 사모하고, 심지어 애쉴리의 처남과 결혼하고, 나중에 돈을 위해 마음에 없는 재혼까지 하지만, 버틀러는 항상 스칼렛의 곁을 지켜요. 물론 스칼렛은 그런 버틀러에게 냉담하기만 하지만요. 버틀러의 유들유들한 구애와 스칼렛의 독설이 이어지는데요. 완전 단짠 로맨스입니다.

어렸을 때, TV 명화극장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봤어요. 두 남녀의 밀당이 이어지다 영화 마지막에는 결국 레트 버틀러가 스칼렛 오하라를 뒤로 남겨두고 홀연히 떠납니다. 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란 제목이 바람과 함께 사라진 남자 주인공에 대한 말인줄 알았어요. 20대에 원작 소설을 읽으며 깨달았지요. 바람과 함께 사라진 것은 남부 문명이라는 것을.


영화 초반부에 이렇게 자막이 나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진 문명이 있었으니...' 유럽에서 건너온 가난한 이민자들이 흑인 노예를 부리고 목화밭을 가꿔 부를 일구고 유럽 귀족들의 삶을 본 뜬 상류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영화 초반부에는 화려한 사교계 파티의 모습이 나오는데요. 남북 전쟁의 패배와 노예 해방으로 결국 몰락하고 맙니다. 소설의 탄생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저자 마거릿 미첼은 1900년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태어났습니다. 의사가 되려고 대학에 입학했으나, 1919년에 창궐한 인플루엔자로 어머니를 잃어요. 100년전의 그 유명한 스페인 독감입니다. 결국 그녀는 공부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오빠를 보살피며 집안일을 맡아요.  지역 신문사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3년에 걸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완성합니다. 정작 본인은 책이 출판될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1936년 친구의 권유로 출간된 책은 6개월 만에 1백만 부가 넘게 팔리고 영화로도 대박이 나지요. 저자가 1949년 교통사고로 생을 마치는 바람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데뷔작인 동시에 유작이 되었어요.

저자는 작품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해요.

'소설의 주제는 생존이다. 재난을 만나도 쉽게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능력 있고 강하고 용감한데도 굴복하고 마는 사람이 있다. 모든 격변에서 그렇다. 살아남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의기양양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없는 특징이란 무얼까? 나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말하는 〈불굴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 뿐이다. 그래서 불굴의 정신을 지닌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마거릿 미첼

남북 전쟁의 패배로 스칼렛의 고향 타라 농장은 폐허가 됩니다. 폐인이 된 아버지를 대신해 식구들을 먹여살리려고 장녀인 스칼렛은 동분서주합니다. 저택을 뺏길 위기에서 세금 낼 돈을 마련하느라 제재소를 운영하는 남자와 마음에 없는 결혼을 해요. 원래 그는 여동생에게 청혼을 했는데 말이지요. 직접 나가서 가게를 운영하고 점령군인 북군들에게도 목재를 팔아요. 악착같이 사는 그를 보고 주위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합니다. 스칼렛이 설움에 복받쳐 레트에게 푸념을 하지요. 먹고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왜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느냐고. 버틀러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한 일이라고는 다른 여자들과 달라지려던 노력뿐인데, 그렇다면 약간의 성공을 거둔 셈이죠. 전에도 내가 얘기했었지만, 그건 어느 사회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확실한 죄랍니다. 유별나면 저주받게 마련이에요! 스칼렛, 당신이 제재소 운영에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성공하지 못한 모든 남자에 대한 모욕이에요. 기억하시겠지만, 점잖은 여자가 머물러야 할 곳은 가정이지, 이런 분주하고 잔혹한 세상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알아서는 안 돼요.」

  「하지만 만일 내가 집 안에만 머물러 지내려고 했다면, 나에게는 머무를 만한 집조차 아예 없어졌겠죠.」 

이런 동양 속담을 들어 봤습니까? 〈개가 짖어도 행차는 지나간다〉는 말이요. 남들이야 짖건 말건 그냥 내버려 둬요, 스칼렛.」

  「하지만 내가 돈을 조금 번다고 해서 왜들 그렇게 못마땅해하나요?」

  「사람이란 무엇이나 다 소유하기가 불가능해요, 스칼렛. 지금처럼 숙녀답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면서 어디를 가나 사람들의 쌀쌀한 눈초리를 받든가, 아니면 가난하지만 품위를 지키고 살면서 친구를 많이 두든가 양자택일을 해야죠. 당신은 선택을 했잖아요.」

  「난 가난하게 살지는 않겠어요.」 그녀는 재빨리 대꾸했다. 「하지만 ─ 그건 올바른 선택이겠죠, 안 그래요?」

  「만일 당신이 가장 원하는 목적이 돈이라면, 그렇죠.」

  「그래요, 난 무엇보다도 돈을 원해요.」

  「그렇다면 당신은 불가피한 선택을 한 셈이죠. 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대부분의 대상들이 그렇듯이, 여기에도 형벌이 따르게 마련이에요. 그건 외로움이라는 형벌이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상) - YES24

1939년 퓰리처상 수상, 미국 문학사상 최고의 이야기꾼! 미국 출판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중요한 것은 이야기다. 훌륭한 줄거리만 마련된다면 문체는 중요하지 않다. - 마거릿 미첼미국 최고의

www.yes24.com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굶주림에 지친 스칼렛이 밭에서 감자를 캐어 먹으며, "내 다시는 굶주리지 않으리라!"하고 맹세하는 장면이에요. 악착같이 돈을 벌어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데요. 그 때문에 오히려 손가락질을 받고요. 아프다고 시종일관 누워있는 동생은 얌전한 아가씨라고 칭송을 받습니다. 스칼렛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지요. 레트는 이렇게 위로를 해요.

"이걸 결정해야 합니다. 만일 당신이 유별나게 행동하면, 당신은 같은 또래의 사람들뿐 아니라 부모의 세대와 자식들 세대로부터도 고립됩니다. 그들은 절대로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신이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충격을 받아요. 메리웨더 부인과 그들의 알량한 자식들이 지금 당신을 용납하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당신 자식들도 당신을 납득하지 못하리라고 난 확신해요. 강인한 개성을 가진 사람의 자식이 보통 그렇듯이, 당신 아이들은 아마도 연약하고 새침한 성격이 될지도 모르죠.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더욱 나쁜 일이지만, 다른 어머니들이 다 그렇듯이 당신은 자신이 겪었던 고생을 아이들은 절대로 겪지 않게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그게 다 잘못된 생각이에요. 고생은 인간을 만들기도 하고, 꺾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자식을 건너뛰고 손자들에게 인정을 받게 될 날을 기다려야만 해요."


한국 전쟁이 끝나고 전후 세대 중에는 다시는 굶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 악물고 돈을 모은 사람들이 있어요.  고생 끝에 부를 일구었지만, 정작 가족은 고마움을 몰라요. 지독한 수전노인 아버지와 남편 때문에 고생하며 살았다고 생각하거든요. 남들처럼 넉넉하게 누리지 못한 데 대해 원망만 가득하지요. 할아버지가 되어 손주에게 용돈도 넉넉하게 주고 유산도 남기겠지요. 과연 손주가 그 고마움을 알까요? 조부가 그 돈을 모으려고 어떤 고생을 했는지 모르는데 말이죠. 훗날 손자들에게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건, 레트의 다정한 위로인 겁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고 깨달았어요. 내가 좋아한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사무치는 외로움을 견뎌야했다는 것을. 우리는 자신이 한 선택으로 인해 때로는 외로움이라는 결말을 감수해야 합니다. 어쩌면 외로움은 시련이 아니라, 누구나 안고 가야하는 친구인지도 몰라요.

저자인 마거릿 미첼의 삶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팬데믹으로 어머니를 잃고, 의대 공부를 포기하고 낙향했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낀 순간, 그녀는 불굴의 의지로 시련을 극복하는 고독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써나갑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낀 순간에도,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것, 그 속에 희망이 있는 것 아닐까요?

언젠가 나이 60이 되면 다시 읽고 싶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때 이 책은 또 어떤 깨달음을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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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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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1.26 0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보리랑 2021.11.26 0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캬~ 소설 영화를 두려워 하는 저인데 확 땡기네요. 공즐세는 별나서 외로운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가 생각되요. 내가 강인해서 가족을 다 책임지려 하면 내자식은 고난을 몰라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관점 넘 좋네요.

  3. sara_yun 2021.11.26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원래 소설을 잘 안읽어요 특히 제가 바라는 결말이 아닌 경우는요. 그냥 해필리 에버 에프터 이렇게만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책속에 공감을 너무 하기 때문이거든요. 어쩌면 외롭지않고 소설 주인공처럼 즐겁게 살아가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근데 정말 외로웠던 시기들이 있었을 때 피디님의 책이 그렇게 재밌었습니다 아마 저도 불굴의 의지를 가진 피디님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4. 아리아리짱 2021.11.26 1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캬~~!
    영화로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본 것은
    그냥 스쳐지나간 퓽경인 것 같아요.

    책으로 꼼꼼히 읽어보고싶습니다.
    각자의 외로움을 짚어보며~~~

  5. 김주이 2021.11.26 1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의 글은 항상 저에게 지혜를 주네요.
    나의 가치에 맞는 선택을 할 때, 그에 따라 감수해야하는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외로움이 따르더라고 그게 내가 맞다고 선택한 방향이라면 그 외로움을 감수하고 선택한 길로 나아가 보겠습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6. 꿈트리숲 2021.11.26 2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낀 순간에도,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것, 그 속에 희망이 있다!!
    제게는 11월 한달이 그런 날들이었습니다.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것의 대부분이 기도뿐이었지만 기도만으로도 절망이 희망으로 조금 바뀌었어요.

    나중에 이 책을, 영화를 다시 꼼꼼히 봐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7. 체리 2021.11.28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습니다,작가님.
    건강하시고, 여전히 유쾌하게 잘 지내셨죠?
    기뻐요. 다시 만나게되서....
    언제쯤 대전, 전주 특강이 있으실까요.
    가까이서 다시 만날 그날을 고대하며...^^

2021년의 새로운 만남

매년 3만권 이상의 새로운 책들이 나오는데요. 그중 무엇을 읽을 것인가? 항상 고민입니다. 이럴 땐 눈밝은 저자들이 추천해주는 책을 읽습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발간하는 <체널 예스>는 제가 즐겨 읽는 잡지입니다. 중고서점에 갈 때마다 무료잡지를 집어옵니다. (공짜를 좋아하는 짠돌이 본색!) 제가 좋아하는 장강명 작가님의 에세이도 있고요. 또 정아은 작가님의 책 소개 연재도 있어요. 

2015년에 정아은 작가님의 소설<잠실동 사람들>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재미난 소설을 한 권 읽고 있다. 정아은의 '잠실동 사람들'. 그 중, 과외 교사 김승필이 지환이 엄마 박수정에게,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갖는 법에 대해 얘기하는 대목이 있다. 영어 스쿨에서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라 옮겨본다.

"아이들은, 아니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도 마찬가지겠죠, 사람은 일단 재미있다고 느끼면 그다음부터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지환이와 수업할 때 지환이가 '공부한다'고 느끼기보다는 저와 '논다'고 느끼게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한국말로 뜻을 설명하라? 그런 거 안 시킵니다. 단어 외워라? 그런 것도 안 시키죠. 오로지 듣고 따라 하기만, 그것도 게임을 하면서 저절로 하게 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섀도잉, 그러니까 들으면서 동시에 따라 하기를 시키죠. 그렇게 하다 보면 해석이랑 스피킹은 저절로 다 해결됩니다."

잘 쓴 소설은 이렇게 사람을 감탄하게 한다. 과외 교사가 아이 엄마에게 점수 따려고 하는 말인데 영어 학습법의 이치로 보아도 딱딱 들어맞는다. '소설가가 어떻게 이렇게 영어 학습법에 대해 잘 알지?' 신기해서 작가의 프로필을 봤더니 영어영문과 나와서 외국계 회사에서 통번역 일을 했다. 어쩐지... ^^ (참고로 경향신문 2015 올해의 책에 선정된 걸 보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정말 재미있다, 강추! 요즘은 영어 잘 하는 사람이 소설도 잘 쓰는 세상... 참. ^^)

https://free2world.tistory.com/889

 

나의 사부님을 소개합니다.

재미난 소설을 한 권 읽고 있다. 정아은의 '잠실동 사람들'. 그 중, 과외 교사 김승필이 지환이 엄마 박수정에게,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갖는 법에 대해 얘기하는 대목이 있다. 영어 스쿨에서

free2world.tistory.com

 

<잠실동 사람들>을 읽다 사부님인 한민근 선생님이 떠올라 쓴 글입니다. 소설이 재미있어 정아은 작가님의 글은 빼놓지 않고 읽어요.

(그러고보니, 정아은 작가님의 신작,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도 빨리 읽어야하는뎅!)

채널 예스 연재 칼럼 '<정아은의 인생책>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책'. 공감이 팍팍 됩니다. 맞아요. 인생 책은요. 나이가 들어 다시 읽어도 또 좋아요.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거든요. 2021년 1월호에 마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소개글이 나와요.

http://ch.yes24.com/Article/View/43741

 

[정아은의 인생책]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책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YES24 채널예스

현실에서는 그러지 못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스칼렛 오하라가 되어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다. 눈치 보지 않고. 죄책감 느끼지 않고.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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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처음 읽던 십대 때는 온통 레트 버틀러만 눈에 들어왔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남자가! 잘 생기고, 능력 있고, 시대상황을 꿰뚫는 지성에, 섬세한 감성까지. 이성에 대해 한창 관심이 일던 때, 현실 속 또래 남자애들이 모두 여드름 송송 난 철딱서니로 보이던 때, 레트 버틀러는 십대 소녀의 허황된 환상과 허영심을 원 없이 채워주었다. (...)

작품을 두 번째 읽던 이십 대 때,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대학을 마치고 막 사회에 나가 ‘다소곳하면서도 섹시하고, 조신하면서도 애교가 넘쳐야 한다’는 정언명령을 받던 때였다. 어디에서나 환대 받았지만, 한 편으로는 무시 받는 것 같은 이중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나라는 인간을 외모와 젊음으로만 보고 한 명의 온전한 성인으로 대해주지 않는 데서 오는 소외감이라는 것을 몰랐던 때이므로, 나는 도대체 이 사회가 나를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감을 잡지 못했다. 어떨 땐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어떨 땐 엄청나게 무시하는 것 같지? 그런 시기에 스칼렛이라는 강인한 여성의 일대기를 따라가는 것은 커다란 위안이었다. 강하고, 일관되고, 자기 이익과 관련된 것 외에는 시선 한 번 주지 않는 ‘깡다구’가 굉장해보였다. 내게 쏟아지는 사회적 압력,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차를 대접하라거나, 기분을 살펴주라거나, 친절하게 웃어주라는 압력이 가장 강했던 때였기에 그랬을 것이다. 오직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며 사는 여성의 모습을 보며 받았던 쾌감. 만족감. 그것은 문학작품을 통한 대리만족이었다. 현실에서는 그러지 못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스칼렛 오하라가 되어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다. 눈치 보지 않고. 죄책감 느끼지 않고.

책을 세 번째로 펼쳤던 삼십 대 때, 이 기나긴 장편소설이 ‘역사’소설이라는 걸 처음 깨달았다. 남북전쟁과 흑인노예제도가 그제야 의식에 들어왔던 것이다. 첫 두 번의 독서에서 전쟁과 목화밭에서 일하는 흑인들의 모습을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십대와 이십 대의 내 젊은 뇌리에서 그런 시대배경들은 모두 스칼렛 오하라와 레트 버틀러라는 화려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장식하는 희미한 안개꽃으로 뭉뚱그려졌다. 시대배경이나 공간묘사가 나오는 부분은 건너뛰면서 읽거나, 읽더라도 빠르게 스캔하며 읽었고, 읽으면서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서른이라는 고개를 넘어가면서, 사회에서 혹독하게 시달리며 일하고, 아이 둘을 낳아 헉헉대며 키우고, 그 과정에서 정치와 경제와 역사라는 분과가 누군가의 엄마로 불리며 살아가는 내 삶과 구체적인 연관성을 갖게 되자, 무심하게 지나갔던 전쟁 장면과 당시 남북의 경제상황, 노예로 살아야 했던 흑인들의 풍경이 의미를 갖고 다가왔다.'

캬아아!

저도 그랬어요. 20대에 영어 공부삼아 원서를 읽을 때는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의 대사 위주로 읽었어요. 그래야 회화 공부에 도움이 되거든요. 30대에 피디가 되어 다시 읽을 때는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며 읽었어요. 드라마 연출 연습하는 기분으로. 40대에는 전쟁에 패배한 남부 문명이 어떤 길을 걷는가, 그 속에서 개인의 선택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며 읽었어요. 개인의 삶이 세상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과정이 와닿았거든요.

문득 50대에 퇴직자가 된 내가 이 책을 읽으면 이번엔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다시 찾아읽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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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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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상희 2021.11.24 0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느낌인지 나중에 알려주세요

  2. 보리랑 2021.11.24 0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드라마처럼 끝내심~ '다음편을 기대하시라~' 😄 피디님도 재능이 한두가지가 아닌 폴리매스이십니다.

  3. 아리아리짱 2021.11.24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아리아리!

    덕분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원작 읽기를 꿈꿔봅니다. ^^
    다음글이 무척 기다려진다는...

  4. 수뎅맘 2021.11.24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십니까? 저는 인천 부평여고 학생자치부장 박혜영입니다. 저희 학교 학생회 대상 리더십캠프가 12월 말에 예정되어 있는 데요. 혹시 시간이 되시면 저희 학교에 오셔서 강연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전에 인천 소재 학교에 오셔서 강연을 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피디님 시간에 적극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강연여부를 문자로 알려주시면 제가 연락드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혜영 01036036554

  5. 섭섭이짱 2021.11.24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우~~~~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기다렸는데
    더 풍성한 책 정보를....

    1. 채널 예스 자주 읽는데 이 분글을 왜 안 읽었을까요 ^^;;;
    <정아은 인생책> 칼럼들 읽으러 채널 예스로 고고고..

    2. <잠실동 사람들> 은 블로그에서 많이 얘기해주셔서
    장바구니 저장은 했는데.....
    다시 구매하고 읽으러 고고고

    3.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가 궁금해 찾아보니
    쎄뚜쎄뚜로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 랑 같이 판매를 하네요
    2권이 연관된 내용이라고 하는데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부터 꼭 먼저 읽으라고 하네요 ^^

    이 2권도 모두 구매하기 고고고


    4.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책으로는 한번도 완독을 안했는데
    3번이상이나 읽으셨다니...영화는 봤지만 책으로 읽는건 처음 시도해봅니다..
    그래서 이 책도 바로 구매하기로 고고고

    다음편은 바람과 함께 리뷰글이 오길 기대하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6. sara_yun 2021.11.24 2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고 싶은 책이 한꺼번에 늘어나네요 피디님이 추천해주신 장강명 작가님의 한국이 싫어서 를 너무 재밌게 읽었거든요 그래서 영어공부에 대한 소망이 더 짙어지긴 했지만요 ㅎㅎ 저도 바람과함께사라지다 를 읽어야겠어요!

  7. 김주이 2021.11.24 2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작가님 기다려왔습니다.
    작가님의 책 추천을요.
    저는 무슨 책 읽지 고민할 때 늘 작가님의 블로그에서 답을 찾아갔었거든요.
    정아은 작가님의 책을 담아가 봅니다.

  8. 달빛마리 2021.11.25 0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장강명 작가님의 존재를 알게 돼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을 읽었어요. 이제 정아은 작가님에게도 눈길이 가네요 ^^ 고맙습니다 :)

  9. 유튜브 창작동화채널 2021.11.25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10대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첨 읽었는데 40대인 지금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10. 2021.11.25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하루 2021.11.25 1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제목만 알던 책인데...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얼마나 다채로운 색깔을 가졌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졌어요ㅎㅎ

  12. Glorija 2021.11.27 0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합니다. 책을 읽을 때 나는 완전히 책의 세계에 빠져 들었습니다.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Hugo의 놀라운 소설 "웃는 남자" " 샤그린 스킨' 발자크.
    나는 모든 Dumas를 다시 읽었습니다.
    그녀는 책 읽기를 너무 좋아해서 줄을 서서 책을 보는 동안 기절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내가 성경을 읽기 시작하고 내가 읽은 내용을 깊이 묵상할 때 이 책이 완전히 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녀는 굉장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책은 우리의 삶을 장식합니다!

94년의 첫 만남

1994년 봄,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저는 참 우울했어요. 치과를 돌아다니며 하는 외판 영업은 자존감을 갉아먹는 일입니다. 바쁜 치과 원장님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는 것도 힘든데, 당시 모시던 상사와 성격이 맞지 않아 참 힘들었어요. 힘들 땐 무엇을 할까요? 그나마 자신있는 일을 하며 자존감을 삶의 의욕을 고취시킵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종로 외국어학원이었어요. 

대학 시절 독학으로 공부한 영어에 자신이 있었기에 접수대에서 물어봤죠. "이 학원, 최고 레벨 영어 수업은 뭐죠?" "통역대학원 입시반입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교육비로 학원 등록을 했어요. (예나 지금이나 공짜라면 사족을 못 씁니다. ^^) 퇴근하면 여의도에서 전철을 타고 종로로 달려가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하는 수업을 들었어요. CNN 뉴스를 청취하고, TIME지 독해도 하고, 문법책 예문 외우기 등을 했는데요. 수업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너는 '스크린 잉글리시', 즉 영화를 보며 청취 훈련을 하는 시간이었어요.

한민근 선생님은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틀어주셨어요. 영화를 보고, 받아쓰기를 하는데요. 1800년대 미국 남부 사투리는 받아 적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저는 꾀를 부렸습니다. 원작 소설을 찾아 읽은 거지요. ^^ 영어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 알아듣기 쉬워지거든요. 원작의 분량이 어마어마했어요. (미국에서 첫 출간 당시 1037쪽!) 러닝타임이 4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인데, 그나마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축약을 한 거예요. 영화도 재밌지만, 소설은 더 재미있었어요. 

 

94년 당시, 평일에 직장 생활을 하는 건 너무 괴로운데, 주말에 도서관에 앉아 영어 소설을 읽는 건 정말 즐거웠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내가 있어야할 곳은 도서관이로구나. 미련없이 사표를 냈습니다. 돈을 적게 벌어도 좋으니, 남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결심했지요. 다행히 통대 입시반 수업에서 '잘한다'는 평가를 들어 자신감을 얻기도 했고요. ^^  

대학원 합격 후, 동시통역 스터디를 하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땐 영어 소설을 펼쳤어요. 1년에 100권 정도 페이퍼백을 읽었는데요. 스티븐 킹이나, 아이작 아시모프 같은 저자도 좋았지만, 3권의 소설이 기억에 남아요. 

Gone With the Wind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The Godfather (대부)

The Fourth Protocol (제4 의정서)

앞의 두 작품은 영화로도 유명하지요. 영화를 재미나게 보셨다면, 꼭 원작 소설을 찾아보세요. 저는 번역판으로도 읽고, 원서로도 읽고, 미국에서 나온 영어 오디오북으로도 읽었어요. 머리가 나쁜 탓인지, 읽을 때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재밌어요. 3번째 소설은 생소하실 거에요. 한국에선 1980년대 <제4의 핵>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으나, 현재 절판된 책입니다. 1990년대 프레드릭 포사이드는 냉전시대 첩보물을 그리는데 탁월한 작가였어요. 어려서 007영화 시리즈를 좋아하던 제가 20대에 그를 발견하고 그의 소설을 출간되는 족족 다 사서 모았지요. 영어 소설을 읽으며 독해 실력을 키웠고요. 96년에는 SF 소설을 번역 출간하기도 했어요.

영어 소설을 읽으며 통역사를 꿈구던 20대 청년이 이제 나이 쉰 넷의 은퇴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책에 많은 것을 빚진 인생입니다. 매년 200권 넘게 책을 읽고 블로그에 리뷰를 올렸어요. 독서의 재미와 의미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그러다 작년 말에 깨달았지요. '공부가 부족한 내가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살았구나. 말과 글을 좀 줄여야겠다.' 블로그를 쉬고, 책 소개 유튜브도 그만뒀습니다. 

블로그 휴업에 들어가자 한동안 멍했어요. '이제 나, 뭐하고 살지? 회사도 그만뒀는데?'

문득 20대의 제가 떠올랐어요. 회사를 그만 둔 그 시절의 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으며 즐거웠어요. 20대에 읽어 재미난 책은 50대에 읽어도 좋지 않을까요? 블로거로서 저는 사적인 즐거움보다 공적인 의무를 추구했어요. 매년 쏟아져나오는 신간 중에 좋은 책을 찾아 블로그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지 않으니, 당분간은 재미로 책을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시 찾아 읽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고독한 은퇴자의 독서 일기, 첫번째 책입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21년도판 리뷰의 프롤로그입니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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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eentreentree 2021.11.22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독한은퇴자, 멋져요!!

  2. 보리랑 2021.11.22 0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댓글! 어제 관광통역안내사 면접 봤어요. 3개월 토익준비, 3개월 필기준비, 3개월 면접준비. 눈은 침침하고 집중은 안되고 힘들었지만 완주했습니다. 이게 다 '영어책 한 권 외우기' 에서 시작된 일이라 피디님께 "정말 고맙습니다"

    • 보리랑 2021.11.22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피디님도 가이드 일 하시면 좋겠어요. 통역사들은 놀아도 자존심에 가이드 일 안하신다 들었습니다만... 피디님의 스토리텔링 실력을 쉬엄쉬엄 펼치시면 좋겠어요. 정부나 기업의 VIP를 위한 고급가이드가 거의 없다 하네요.

    • 아리아리짱 2021.11.22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리랑님 축하축하합니다!
      저는 재수해서2년만에 합격했어요!
      대단하셔요!

  3. 아리아리짱 2021.11.22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우와~~
    작가님은 역쒸 도서관에서 행복채굴이시네요!
    저도 은퇴 후 도서관이 있어서 그다지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

  4. 우리상희 2021.11.22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독한 은퇴자 너무 멋있으세요 !!

  5. 짠직 2021.11.22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소개하시는데에 신경이 쓰이셨다라는 말씀이신듯요
    저는 김PD님의 책소개블로그글로 책을 읽고있던 1인. 감사합니다. 피디님의 즐거움도 추구하셧으면요~

  6. sara_yun 2021.11.22 1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의 인생을 보면서 배우는 게 참 많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쉬는 시간 시간에 작가님 블로그 내용으로 머리를 식히는데요 항상 마음에 감동을 주시네요 ㅎㅎ 긍정적인 회로를 뇌에 주면 변화할 수 있다는 글을 읽었는데, 작가님이 바로 그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일을 찾아나서는 그 마인드를 저도 배우고있는 중입니다. 뜻이 없지 길이 없으랴~ 오늘도화이팅에요!!

  7. 달빛마리 2021.11.22 1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궁금한 얘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얘기가 정말 기대가 되네요 ^^

  8. 김주이 2021.11.23 06: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즈음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다시라고 할 것도 없겠네요. 어찌보면 성인이 되어 영어공부를 한 적이 없는것도 같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작가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책일 읽고 문장을 외우고...그 방법으로 꾸준히 영어를 공부하신 작가님. 나도 작가님처럼 영어 잘 하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다가 마지막에는 그 과정이 쉽지않아서 늘 작거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으로 늘 마무리됩니다. 저도 더 노력해보겠습니다.

    • 보리랑 2021.11.23 0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이님 영어공부 응원드려요. 하루 10분이라도 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하시면 꼭 발전해요. 공부하다 힘들 때 피디님 책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한꼭지씩 읽으면 동기부여 되고 좋았어요.

  9. 유튜브 창작동화채널 2021.11.25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저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고등학교때 읽고 영어전공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세상이 참 좁아졌어요. '요소수가 뭔데 이 난리야?'한다면, 미국과 호주의 오커스 협정을 알아야 하고요. 중국이 왜 호주에 대해 무역 제재를 가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한 나라에서 내린 결정이 다른 나라의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게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랜디 찰스 에핑 / 이가영 / 어크로스)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와요.


‘전염병이 국경을 넘어 세계로 퍼지듯, 때론 한 나라의 경제위기가 다른 나라 경제에 재앙을 불러오기도 한다. 가령 1930년대의 세계 대공황은 수백만 명의 직업을 빼앗고 수많은 회사와 농장의 파산을 불러온 미국의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됐다. 1929년 미국 증권시장이 붕괴하자, 연방 준비제도는 통화 공급을 제한했다. 그러자 경기는 더 침체됐고 실업과 파산이 줄을 이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미국 은행들은 외국에 빌려준 대출금의 상환을 독촉했고, 그러자 독일과 아르헨티나 같은 채무국 은행이 연달아 무너졌다.’

(41쪽)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과 농민을 보호할 목적으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고 수입량을 제한해요. 이것이 다른 나라에 더 심한 경기침체와 고립주의를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결국 세계 대공황이 발생하죠. 독일, 영국,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25퍼센트를 넘어가는데요.
경제가 무너지고 인플레가 발생한 독일에서는 결국 집권당이 무너지고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당이 권력을 차지합니다. 이게 세계 2차 대전이라는 인류의 비극으로 이어지죠. 2차 대전 후,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44개국 정상은 미국 브레턴우즈에 모여요.

'브레턴우즈 합의에서 결정된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는 세계 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통화의 가치를 미국 달러에 연동하는 일종의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기로 한 것이었다. 달러 가치는 35달러당 금 1온스로 고정됐다. 각국 정상은 통화의 가치가 달러 또는 금으로 얼마인지 확실히 알 수 있게 되면 국제 무역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56쪽)

1차 대전 후, 승전국이 독일 등의 패전국을 벌주기 위해 가혹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과도한 배상금을 물린 것이 나치의 등장을 가져왔죠. 2차 대전 승전국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패전국의 재건을 돕습니다. 그 덕분에 독일과 일본이 빠르게 경제를 재건합니다. 다 같이 잘 살자는 노력의 과정이 자유무역이고요, 그 결과가 세계화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인의 삶이 윤택해진 이유가 자유무역이에요. 농사를 지어 근근이 먹고 살며 자급자족하는데 급급했던 우리가 자동차, 선박, 반도체를 만들어 해외에 내다팔면서 살림살이가 좋아졌잖아요? 5,60년 전에는 세상에서 잘 사는 나라라면 미국 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되었어요. 

미국의 수출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무엇일까요? 저는 '달러'라고 생각해요. 동남아나 인도 배낭 여행을 가면, 미국 달러의 힘을 실감하게 됩니다. 아마 미국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비상금으로 쟁여둔 달러도 많은 거예요. 미국 입장에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죠. 힘들여 자동차나 농산물을 만들 것 없이 종이를 찍어 해외에 수출할 수 있으니까요. 일반 가정만 달러를 모으는 게 아니에요. 최대 고객은 외국 정부입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주요 준비통화로 달러를 보유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폐를 지닌 덕분에 오랫동안 많은 이익을 누렸다. 미국이 전쟁 자금이나 정부 적자를 메울 돈을 외국으로부터 쉽게 빌릴 수 있는 이유도 달러가 준비통화이기 때문이다. 준비통화를 발행하는 국가의 단점은 무역수지가 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통령은 2018년부터 계속해서 무역 적자를 이유로 무역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준비통화를 발행해서 얻는 이익은 챙기면서, 무역전쟁을 위협 삼아 적자를 메우겠다는 입장이다.‘
(23쪽)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국이기 때문에 수입을 해서 소비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 달러의 인기가 좋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그만큼 외국 돈에 비해 달러의 가치가 높다는 거죠. 미국에서 만든 물건을 해외에 팔 때는 이게 오히려 부담이 됩니다. 미국 물건은 비싸고, 외국 물건은 싸지니까, 결국 수입이 늘어나는 겁니다. 미국의 무역 수지 적자는 외국 기업의 덤핑이 문제가 아니라 준비통화를 가진 미국이 안고가야 할 부담이라는 거죠. 
미국 산업의 총아는 실리콘밸리의 IT 산업입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미국 증시의 활황을 이끌고 있지요. 이런 실리콘밸리 기업의 성공은 외국인 이민자가 유입된 덕분이에요.


'브루킹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미국 노동 인구 가운데 이민자의 비중은 15퍼센트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신규 기업 투자 가운데 약 25퍼센트가 이민자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신규 기업 가운데 이민자가 창업에 참여한 기업이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다. 이 중에는 일자리 수만 개를 창출한 유니콘 기업도 다수 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미국 민간 기업 가운데 창립 멤버 중 이민자가 속해 있는 기업은 절반이 넘는다.'
(260쪽)

1980년대 이후 주춤하던 미국 경제의 새로운 활력은 이민자들 덕분에 다시 살아났어요. 경제변화에 있어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인구입니다. 생산하고 소비하는 노동자 인구의 확보가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거예요. 미국은 늘 유리했죠.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나라니까.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직원들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줍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연구에 따르면, 직원의 출생지를 비롯해 여러 가지 면에서 다양성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 혁신적이고 더 높은 수익을 낸다고요.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들이 나오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신기해요. ‘와, 우리나라도 이제는 외국에서 오고 싶어하는 나라가 되었구나.' 한류 덕분이기도 하고, 경제력을 확보한 덕분이기도 하고, 이제 한국은 해외에서 선망하는 나라가 되었어요. 외국인 이민자들 덕분에 우리도 다양성과 경쟁력을 키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알기 쉽게 풀어줍니다.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제목이 허풍은 아닙니다. 경제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권해드립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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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21.11.19 0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계경제사를 싹 요약해주셨네요 ㅎㅎ 미국은 달러 이민자 빼면 시체?? 단점은 빼고 잘 벤치마킹해야겠네요. 피디님 깔깔 웃음소리 그립습니다. 😄

  2. 김주이 2021.11.19 0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PD님 덕분에 많은 것 배웠습니다. 미국의 달러 가치와 무역수지 적자의 연계성 글을 읽으니 잘 이해가 되네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3. 아리아리짱 2021.11.19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요즘은 경제공부, 돈공부가 필수인 시대입니다.
    읽어봐야 겠어요!

  4. 아프리칸바이올렛 2021.11.19 1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경제공부 해야지 해야지하는
    경제굼벵이에게 큰 도움이 될 책 소개
    감사드려요

  5. sara_yun 2021.11.19 1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는 미국이 이민의 나라가 아니군요 아메리칸 드림은 아직도 제또래의 친구들에게는 꿈과 희망인데요 ㅎㅎ

  6. meelee30 2021.11.19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김민식 pd님 글을 읽게되어 너무 좋습니다.
    요즘은 거의 글은 읽지않고,,보는 유튜브를 즐겨 보았는데
    부족했던 저의 지식을 눈으로 읽으며 넓히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7. 우리상희 2021.11.19 15: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책 리뷰 감사합니다

  8. 먼지 2021.11.20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계대전과 경제가 그렇게 엮인 줄 몰랐어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고있지만 꼭 알아야 할 지식이네요.
    다시 매일 올라올 줄 알았던 글이 며칠만에 보니 더 반갑다는..
    좀 더 자유로워 지신 것 같습니다^^

(작년에 블로그 휴업 전에 쓴 여행기입니다. 1년동안 비공개를 묵힌 글인데요. 1년 전 추억을 떠올리며 올립니다.)

2020년 10월 24일, 인천 수봉도서관에서 강연이 잡혔어요. 남들 쉬는 토요일에 일하러 인천까지 갔다가 그냥 오면 억울하지요. 간 김에 여행을 즐깁니다. 찾아보니 인천에도 둘레길이 있네요. 수봉도서관 근처 코스를 검색해봤어요.  

동인천역~중앙시장~배다리사거리~답동성당~신포시장~홍예문~자유공원~송원장로교회~공화춘~개항박물관~제물포구락부~자유공원 광장~인천역


0630 집에서 출발합니다.

0800 동인천역에 도착하니 8시. 이제 여행 시작입니다. 날씨가 쌀쌀해 이른 아침에는 좀 춥네요. 시장통이나 거리에도 아직 볼 건 없고요. 답동 성당에 갔어요.

꽤 큰 성당이네요.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성당 안, 경건한 분위기에 숙연해집니다. 성당을 나와 걷다 보니 길 이름이 개항로입니다. 쇄국정책을 하던 시절, 외세에 처음 문을 연 곳이 인천이죠. 일본 식민지 시절에 만들어진 홍예문도 있고요. 


자유공원에 가니, 인천 상륙 작전의 주인공, 맥아더 동상이 보입니다. 예전에 미국 사람을 만나 맥아더 이야기를 했더니, 그 친구는 전혀 모르더군요. 미국인은 모르는데, 한국에서 유명한 미군 장성, 맥아더.

자유공원 바로 아래는 차이나타운이 자리잡고 있어요.

유명한 중화요리 반점들이 줄을 지어 서 있습니다. 

일본이 만든 홍예문, 미군의 맥아더 동상, 그리고 차이나타운. 이렇게 이어서 길을 걷다보니, 한국의 근대사가 한눈에 보이는 듯해요. 강제로 개항을 하고, 식민지가 되고, 전쟁을 치르고... 미국, 일본, 중국, 덩치 큰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참 잘 견뎌왔구나, 싶습니다. 

0900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직 한산한 차이나타운을 지나 월미도까지 걸어갔어요. 인천둘레길 13코스가 월미도거든요. 

0930 월미도에 있는 월미공원에 왔어요. 한국전통정원이 있네요.

아기자기하게 잘 가꾼 정원인데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서울에 이 정도 규모의 공원이라면 주말에 붐빌텐데...

혼자 공원 여기저기 쏘다니다 정자를 만나 책을 읽고 잠시 쉽니다. 노루도 있고, 호박이 주렁주렁 달린 터널 길도 있고, 걷는 재미가 있는 공원이네요.  

파란 하늘 아래, 기와집. 풍광이 참 좋아요.

기와집 너머로 보이는 게 월미산 같아요. 산을 오르는 산책로도 있겠군요.


한옥 뒤편 길을 걷다보니 전통정원에서 월미둘레길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옵니다. 

1000 월미산 둘레길 산책 시작. 나무 사이로 서해 바다가 보이는 멋진 길이군요. 전망대를 찾아갑니다.

오! 전망대 건물이 꽤 높은데요? 

꼭대기 옥상 전망대에서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고요. 

3층에는 북카페가 있어요. 


1015 정상 전망대 달빛마루 카페입니다.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이 3000원이에요. 한 층 아래 무료 북카페도 있지만, 오늘 저는 이곳 실버카페에서 책을 읽습니다. 여기가 전망이 더 좋구요. 볕이 잘 들어 따듯하거든요. 책 읽기 딱 좋아요. 지역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카페라,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서빙하십니다. 고시랑고시랑 밭일하며 수다 떨듯, 커피를 내리며 이야기꽃 피우십니다. 

오늘의 수다 주제는 건강인데요. '걸어다닐 때 무릎이 아프지 않은 것도 복이다.' '건강할 때 자꾸 다녀야 한다'는 말씀을 나누시는 걸 듣고, 걷기 여행을 더 자주 즐겨야겠다고 결심합니다.

1100 월미산을 내려와 갑문에서 버스를 탑니다. 동인천역 근처 신포시장으로 가요. 

시장 골목 안에 제가 좋아하는 신포 닭강정이 있거든요. 벌써 줄이 꽤 기네요. 속초에 만석 닭강정이 있다면, 인천에는 신포 닭강정이죠. 10년 전에 주말연속극 <글로리아> 촬영할 때 인천에 왔는데요. 그때 스탶 한 분이 닭강정을 몇 박스 사와서 다같이 나눠먹었는데 꿀맛이었어요. 역시 음식은 일하다 힘들 때 나눠먹는 게 최고죠. 오늘은 한 박스 포장해서 가져갑니다. 아이들이랑 나눠먹으려고요.

1230 신포시장에서 버스를 타고 수봉도서관으로 가는데요. 버스 하차 안내를 보니, '이번 정거장 수봉공원, 다음 정거장 수봉도서관'이라네요. 오후 2시 강연이라 아직 1시간 넘게 시간이 남았어요. 이럴 때는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공원을 걷습니다. 수봉 공원은 언덕 위에 있어요. 공원을 걷다보니 어디선가 꽹가리 소리가 들려옵니다. 


1250 수봉공원 옆에 있는 은율탈춤전수관 야외무대에서 정기전승공연을 하고 있어요. 범패와 작법무 공연이라고요. 이렇게 야외에서 국악 공연을 보게 될 줄이야! 오늘 참 운이 좋네요. 역시 뭐라도 해야 행운을 만나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부지런히 걸어다닌 덕에 이런 행운도 만나는 거지요. 일상에서 찾은 작은 행운에 감사하며 사는 것, 그게 행복이고요.

수봉공원을 내려오니 수봉도서관이 보입니다. 

1330 도서관에 들어가 강연 자료를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오늘의 강연 주제는 '굿바이, 스트레스'예요.

 
몇년 전 영종도서관에 저를 불러주신 사서선생님이 섭외를 하셨고요. 솔직히 저라고 왜 스트레스가 없겠어요. 다만 저는 고민이 생기면, 틈만 나면 나가서 걷습니다. 걷기만큼 좋은 취미도 없어요.

 

그날 길에서 만난 글귀. 

Cherish moments, not things 

물건이 아니라, 순간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삶은, 하루하루가 다 선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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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21.11.17 0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댓글! 피디님 우리 남산둘레길 걸어요~~ 조용조용 조용히 걸어요~~

  2. 아리아리짱 2021.11.17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오우~! 인천 둘레길이 이렇게 멋지군요!
    부산 갈맷길도 멋진곳이 많아요!
    남산 둘레길부터 전국의 둘레길 <공짜로 즐기는 세상> 학동들과 함께 걷고 싶어요! ^^

  3. 섭섭이짱 2021.11.17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요즘 걷기 좋은길이 많아져서 저도 자주 걷는데요.
    마침 작가님도 좋아하실 소식이 있지요.
    두둥.... 경기 둘레길 개통~~~~

    "경기도 외곽 860㎞를 연결한 ‘경기 둘레길’이 11울 15일 전 구간 개통했다. 경기둘레길은 도내 15개 시·군의 중간중간 끊겼던 숲길, 마을안길, 하천길, 제방길 등 기존 길을 연결해 경기도를 순환하는 도보 여행길로 만든 것이다.

    둘레길 코스는 △평화누리길(김포∼연천·186km) △숲길(연천∼양평·245km) △물길(여주∼안성·167km) △갯길(평택∼부천·262km) 등 4개 권역에 60개 코스로 구성됐다. 51개 코스는 시간 제약 없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양평 단월산 임도를 포함한 국유림 임도 9개 구간은 경기 둘레길 누리집에서 방문 신고를 예약한 뒤 걸을 수 있다.

    도는 혹시나 둘레길 코스에서 사고가 나거나 다치면 1인당 최대 1억 원의 보상도 받을 수 있도록 보험에도 가입했다."


    자세한 정보는 요기에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https://www.gg.go.kr/dulegil/index.do

    오늘도 스트레스 굿바이하며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4. sara_yun 2021.11.17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지금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읽고있는데요 가장 큰 스트레스가 아마 관계가 아닌가 싶어요 가족과 함께 일을 하다보니 가장 가까운 가족끼리 부딪치는 게 가장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이젠 저도 독립을 하려고 준비중인데 공시생이 쉽지 않네요 그래서 조금 이따가 도서관 주변에서 걷고 와야겠어요 오늘도감사해요 !

  5. 우리상희 2021.11.17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걷고 오셨나봐요 ~ 감기 걸리지 말고 건강하세요

  6. 김주이 2021.11.17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과 함께 하는 눈으로 걷기 오랜만이네요^^
    건강을 위해 걷기를 다짐했는데 매일 꾸준히 걷는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고요. PD님 블로그 보며 오늘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습니다. 감사합니다.

  7. 달빛마리 2021.11.18 1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체험을 글로 그대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은데 덕분에 제가 인천여행을 한 것 같아요. 꼼꼼하시고 부지런하시고 ,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

  8. 꿈트리숲 2021.11.18 2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에 딸과 함께 헐레벌떡 수봉공원을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바삐 가느라 처음 가는 길 주변 풍경 하나도 보지 못했는데, 작가님 덕분에 천천히 둘러보네요. 감사합니다^^

  9. 아프리칸바이올렛 2021.11.19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도권에 살면서 주로 공항갈 때만 찾게되는
    도시가 인천이였는데
    이 글을 보니 다양한 흥미를 주는 여행지
    인천이 보이네요
    지하철 타고 어느 날 가볼까합니다

  10. 유튜브 창작동화채널 2021.11.20 0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일 나들이는 월미공원으로 정했어요.
    감사드립니다^^

  11. 무쏘 2021.11.22 2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아오셨네요
    환영합니다😀

사람은 언제 잘못을 저지를까요? 세상은 바뀌었는데, 세상 살아가는 규범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을 때입니다. 젊은 세대가 요구하는 감수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직장에서는 꼰대가 되고, 사회에서는 '개저씨'가 됩니다. 지난 1년 동안, 독서에 있어 저의 숙제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위해 저는 30대 저자들이 쓴 책을 찾아읽었습니다. 그중에는 <추월의 시대>가 있습니다.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은 후, 한국 사회는 ‘추격의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추격자에게는 앞서가는 선발주자가 있지요. 70대가 된 산업화 세대에게는 미국이 추격의 대상이었습니다. ‘우리도 미국처럼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 그 일념으로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50세를 넘긴 민주화 세대에게는 유럽이 지향점이었습니다. ‘우리도 유럽처럼 복지국가를 만들자.’

젊은 청년 세대가 보기에 한국 사회는 할아버지뻘인 산업화 세대와 아버지격인 민주화 세대가 맞서 싸우는 형국입니다. 추격의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서로를 적으로 규정합니다. 보수는 진보를 향해 ‘종북좌파 빨갱이’라 손가락질하고, 진보는 보수를 일컬어 ‘토착 왜구 독재 잔당’이라 합니다. 젊은 세대가 보기에는 둘 다 시대착오적인 언사예요. 냉전이 종식된 지 언제고, 독재가 끝난 지 언제인데.

기성세대가 롤모델로 삼는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가 터지자 크게 타격을 입었습니다. 타인의 생명보다 자신의 자유를 더 중시하는 이들이 우리가 아는 그 선진국이 맞나? 이미 몇 년 전,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당선이 사람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습니다. 미국이 세계의 중심인 줄 알았더니, 정작 당사자들은 그게 싫다고 하네? 유럽연합이 미래의 대안인 줄 알았더니, 영국은 그 공동체에서 탈출하고 있네? 코로나-19 이후 한국은 방역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고, 자신감을 얻었지요. 추격의 시대는 끝나고, 이제는 추월의 시대입니다. 추월의 시대에는 롤 모델이 없어요. 베껴 쓸 모범답안이 없으니, 이제 우리 자신이 새로운 답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책의 저자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기성세대 여러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산업화 시대의 역군들 덕분에 굶주리던 나라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가 되었고, 민주화 시대의 투사들 덕분에 정치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경제 발전도 이루고 정치 민주화도 일궜으니, 여러분은 역사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셨습니다. 이제 물러나 여생을 즐기시면 됩니다.”


<추월의 시대> 책 곳곳에는 저자 사진이 나옵니다. 30대 저자들이 팔짱을 끼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죠. 그들의 눈빛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들 20대, 30대는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추고, 역사상 최악의 취업 경쟁을 통해 단련된 젊은이들입니다. 새로운 시대는 이제 저희에게 맡겨주시고, 선배님들은 쉬세요.’

저는 전형적인 ‘추격의 시대’형 인간입니다. 20대에는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즐겨 봤고, 30대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청춘 시트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40대가 되어, 우리도 선진국처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방송사 노조 활동을 했고요. 회사 내에서도, 사회에서도, 나름의 최선을 다하며 살았습니다. '시대적 소명을 마무리했으니, 이제는 물러나도 되겠구나.' 하고 느꼈어요.

한국 사회를 진단한 또 다른 책에 <세습 중산층 사회>가 있습니다. '90년대생이 경험하는 불평등은 어떻게 다른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다소 위악적으로 말하자면 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노동시장에서의 기득권을 타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50대인 그들에 대한 대규모 명예퇴직과 정리해고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80년대 학번의 선배들인 고참 관리자들이 대거 정리해고됐던 것처럼 현재 50대 중반 정도로 생산성보다 훨씬 더 많이 급여를 받아가는 80년대 학번을 내보내고, 그 자리를 젊은 20대로 채우는 게 정부, 공공기관, 기업 입장에서 차라리 더 효과적이고 작동 가능한 해결책이다. 그리고 그렇게 채운 20대들부터 직무급을 도입한다면 대규모 채용과 임금 구조 개편을 맞바꿀 수도 있다. 조직 전체의 임금 구조 개편은 어렵지만, ‘신참’을 대상으로 국한시킬 경우 성공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표를 쓸까 고민할 때, 회사의 후배들을 떠올렸어요. 24년간 MBC를 다니면서 무척 행복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특히 제가 만난 후배들은 하나같이 똑똑하고 정의로웠어요. 그들이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을 모범답안을 내놓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MBC가 정치적으로 힘들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저도 힘들고, 다들 힘들었습니다. 모두가 힘들 때, 혼자 달아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함께 버텨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죠. 이제 회사가 힘겹게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힘들지요. 하지만 지금 닥친 고난은 신뢰의 위기가 아니라 시장의 위기입니다. MBC가 당면한 가장 큰 시련은 기술의 변화와 미디어 시장 개편에서 옵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답은, 새로운 세대가 내놓을 것입니다. 저의 역할은 끝났다고 느꼈으므로, 마음 편히 사직서를 쓸 수 있었어요.

세상에서 물러나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남은 평생, 저는 책을 읽으며 지낼 것입니다.

젊은 세대가 쓴 책을 읽으며, 세상의 변화를 공부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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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짱 2021.11.15 0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역쒸~!
    김민식 피디님, 아니 김민식 작가님 은~!
    피디님이 사직하셨다는 소식에 글친구들과 걱정을 나누었습니다.
    모두들 피디님의 개인 변화에 마음 아파 했었어요.
    그때 제가 그랬어요. 피디님은 개인의 안위보다 아마 더 큰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요.
    어쩌면 MBC를 사랑해서 내리신 결론 일지도 모른다고요!

    오늘글을 읽으며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작가님 앞으로 더 많은 책읽으시고 더 좋은 글로 세상을 밝혀주셔요!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아자아자!

  2. 2021.11.15 0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달빛마리 2021.11.15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든 큰 결정을 하셨어요. 이제 뒤돌아 보지 마시고 늘 원하셨던 : 책 읽고 글쓰며 사람들과 소통하시는 행복한 작가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

  4. 보리랑 2021.11.15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은이에게 귀기울이는 피디님 멋지십니다 👏 역시 책이 물흐르듯 살도록 잘 안내해주는군요. 공존이 공동의 책임임을 알도록 좀더 깨어있어야겠습니다.

  5. sara_yun 2021.11.15 0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피디님의 퇴사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이 조금 아팠었습니다. 하지만 그만둔다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는다는 생각을 가지셨다는 것에 또한번 감탄합니다. 또 지난 20몇년간 피디생활을 하시면서 무척 행복하셨다는 것에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저도 보장된 미래보다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려고 합니다!

  6. 유튜브 창작동화채널 2021.11.15 1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읽고 배우고 익히며 나를 변화시키는 삶이야말로 정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일에 치여 책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이제 그만하고 다시 열심히 독서의 세계로 나가도록 이끌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독서 고고~~~

  7. 우리상희 2021.11.15 1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너무 멋지십니다 .. 젊은이에게 귀을 기울이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말이죠

  8. 바람향기 2021.11.15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나 했는데...
    감동의 순간을 조금 더 누리려고 지나간 글 좀 읽으면서 진정시킨 후 오늘 글 읽었습니다.
    무척 반가워요~^^
    책 읽으면서 세상 변화를 공부하신다는 말씀에 든든합니다~저도 동참해도 되겠지요.
    역쉬~멋집니다^^

  9. 미숭 2021.11.15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
    제가 사무실에서 항상 작가님 블로그 들어왔었거든요
    너무너무 기다렸는데
    작가님 새 글보고 눈물날뻔했어요..........

  10. 코코자야 2021.11.16 2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년전 YMCA강의들은 후 강사님 글"공짜로 즐기는 세상" 온라인에 가끔 접속해서 읽으면서 공감했었습니다. 몇개월만에 접속했더니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신 것 같아 반갑습니다. 좋은 글들 읽을 기회를 주셔서요. 멋지십니다!

  11. 섭섭이짱 2021.11.17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글을 읽으면서 퇴사하시기까지 고민이 많으셨다는게 느껴지네요
    이제 하시고 싶으신거 맘껏 하시며 즐겁게 보내세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님의 멋진 날들 응원합니다.

  12. 김주이 2021.11.19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고 댓글을 쓰려고 보다가 섭섭이짱님의 댓글까지 읽었습니다.
    퇴사까지의 결정이 쉽지않으셨겠지만, 그 결정을 지지합니다. 그동안 많은 것들 해오시면서 스스로 개인기업이 되셨으니 이제 다시 그 모든 역량을 마음껏 쓰시고 즐기시면서 행복하게 보내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13. 오달자 2021.11.29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의 새로운 출발에 힘찬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돈, 하나는 시간. 돈을 버는 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시간을 버는 건 노력으로 가능해요. 시간을 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겁니다. 나이 마흔에 술을 끊고, 담배는 평생 입에도 안 대고, 매일 자전거 출퇴근까지 했어요. 오래 살고 싶은 제게 솔깃한 제목의 책이 있어요.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 싱클레어 /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 이한음 옮김 / 부키)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이자 노화와 장수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입니다. 나이 들면 노화를 겪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노화가 정상이 아니라 질병이라고 주장합니다. 치료 가능한 질병이요. "노화는 늦추고, 멈추고, 심지어 되돌리기까지 할 수 있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까지 펼칩니다.

늙지 않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하면, '약장수인가? 사기꾼인가?' 싶습니다. 노화의 종말이라고? 이게 말이 돼? 책을 다 읽고 나니, 앞으로 인류의 평균수명이 33세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희망이 생깁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80세 정도니, 이게 113세가 되는 거죠. 그렇게 늘어난 30년이 병상에 누워 고통스럽게 지내는 시간이 아니랍니다. 더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거죠. 생각보다 환상적인 노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책은 3부로 나뉘어 있어요.

1부 우리가 아는 것 (과거)
2부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 (현재)
3부 우리가 가고 있는 곳 (미래)

1부에서는 인류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증가해온 과정을 살펴보고요. 2부에서는 수명을 늘리기 위한 현재 의약학계의 노력이 소개됩니다. 3부는 수명 연장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에 대한 내용입니다. 624쪽에 이르는 책에서 제가 가장 열심히 읽은 대목은, 2부 4장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입니다.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되는 6가지 지침이 나옵니다.

1. 적게 먹어라

'25년 동안 노화를 연구하고 수백 편의 논문을 읽은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이 하나 있다면, 즉 건강하게 더 오래 살 확실한 방법, 지금 당장 수명을 최대화하는 데 쓸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이것이다. "적게 먹어라."

(175쪽)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요. 적게 먹으면, 돈도 적게 들테니 말이지요. 물론 이게 쉽지 않지요.  

2. 간헐적 단식 또는 주기적 단식 

간헐적 단식은 16:8 단식이라 하여, 8시간 사이에 두끼를 먹고 하루 16시간을 공복으로 유지하는 겁니다. 예전에 주말연속극 <글로리아>를 연출할 때 배우 오현경씨와 일했어요. 어느 날 배역에 대해 상의하자면서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하셨어요. 촬영 중간에 잠깐 짬을 내어 식당에 앉았는데, 정작 본인은 주문도 안 하시고, 저만 혼자 먹었어요. 저녁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데요. 점심을 먹고 다음날 아침까지 공복을 유지하는 거지요.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인데요. 책을 보니, 그렇게 하루 16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16:8 식단이 장수 비결이랍니다.

3. 육식을 줄여라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사자의 저녁보다 토끼의 점심에 훨씬 더 가깝게 식단을 짤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들은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 단백질로 더 많이 대체할수록 온갖 질병에 따른 사망률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 준다.'

(190쪽)

대학생이 된 큰 딸은 채식주의자가 되었어요. 저도 같이 해보려다 포기한 적이 있는데요. 책을 읽고 나니 완전한 채식은 아니더라도, 육류의 섭취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땀을 흘려라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6~8킬로미터를 뛰는 (대다수에게는 하루에 15분 이내로 할 수 있는 운동량이다) 사람은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이 40퍼센트 줄고 갖가지 원인에 따른 사망률이 45% 줄어든다고 한다. 엄청난 효과다.'

(197쪽)

저는 요즘 탁구의 재미에 빠져있는데요. 공을 치다보면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가빠요. 숨이 가쁠 정도로 운동하는 게 좋다는군요. 같이 운동하는 분들 중에는 나이 80에도 탁구를 치는 분들이 있어요. 저도 그분들처럼 오래오래 공놀이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5. 몸을 차갑게 하라

좀 추운듯 지내는 것이 갈색 지방에 든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켜 수명을 연장한다고 합니다. 겨울에 티셔츠 차림으로 활기차게 걷는다든지, 잘 때 얇은 이불만 덮고 자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요.

6. 후성유전적 경관을 흔들지 마라 

후성유전적 경관이라는 말이 어려운데요. 쉽게 말하면 건강에 좋지 않은 유해물질을 피하라는 조언입니다. 담배, 화학물질, 질산염 처리 식품, 방사선 등을 피하라고 하네요. 몸에 좋은 걸 찾아 하기는 힘들어도, 나쁘다고 알려진 걸 굳이 할 필요는 없겠지요. 

저는 오래 살고 싶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읽고 싶은 책이 쌓여있고, 아직도 걷고 싶은 길이 전국에 너무 많아요. 제게 필요한 건, 돈보다 시간입니다. 이 책 덕분에 우리는 환상적으로 오래 살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어요. 기나긴 시간을 선물받은 기분입니다. 

주말입니다.

하고 싶은 일, 다 해보는, 주말 보내시고요.

언젠가 기나긴 노후를 덤으로 누리시길 소망합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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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주이 2021.11.12 06: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다보니 제 생활습관을 많이 반성하게 되네요.
    너무 많이 먹고 너무 적게 움직이는 것 같아서요.
    저도 식탐을 줄이고 소식하고 더 많이 움직여야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2. 아리아리짱 2021.11.12 0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이제 작가님의 톤으로 우리에게 좋은 책을 조근조근 알려주시는
    목소리가 제대로 들려와 마음이 놓입니다.
    그동안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 지 이정표를 잃어버린 느낌이었거든요.
    매일 매일 좋은 책 밥 안내를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기나긴 노후, 작가님과 <공즐세>가 있어서 Don't worry 입니다.^^
    즐기는 주말 되어요!

  3. 소중한하루 2021.11.12 0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4. 아침 2021.11.12 0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뎌 오셨네요.
    무진 반갑습니다.^^

  5. 우리상희 2021.11.12 0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위를 많이 타서 몸을 차갑게 하긴 하는데 ㅎㅎ

  6. 김성윤 2021.11.12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읽기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다시 돌아오셔서 정말 반갑습니다.^^

  7. 보리랑 2021.11.12 0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번 : 심리적 허기 때문에 먹는 경우가 많아서 소식은 쉽지 않다 합니다. 그래서 다이어트 하고나서 요요 오니 다이어트 산업이 무지 잘되고요.

    5번 : 몸을 차갑게 하래서 찬물로 목욕하고 외출했다고 기절할 뻔 했어요. 그냥 따뜻하게 살래요 😅

    "오늘도 글이 올라왔네요" 라는 댓글에 찡합니다. 비난하던 댓글러들, 먹이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거나 매크로였을거라 생각해 봤습니다. 진심인 사람들은 비판은 해도 비난해서 상처주지 않거든요.

  8. 섭섭이짱 2021.11.12 1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좋은 내용들이네요.
    모두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면 좋겠어요^^
    피디님도 항상 건강하세요

    오늘은 문득 이 가사가 떠오르네요.

    🎼🎶🎵🎶🎵🎶🎵🎼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그래

  9. sara_yun 2021.11.12 1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금식이 슈명을 늘려쥬는군요 음식 조절이 가장 힘들지만 그만큼 효과가 확실한 것 같네요!!

  10. 유튜브 창작동화채널 2021.11.13 0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또 다짐을 합니다. 단식은 어려워도 15분 걷고 뛰는건 꼭 해야겠어요 감사드립니다

  11. 뮤제 2021.11.13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 기다렸습니다. 피디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되네요.
    자주 올려주세요. 팬들의 마음은 그대로 ^^

  12. 2021.11.14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제경비어뭉 2021.11.20 0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나이에비해 아이들이 어려서 오래살아야하는데 간혈적 단식 빼고는 다 저하고 거리가 먼 얘기들이네요ㅠㅠ
    오늘부터 15분 뛰는거 정도는 해야겠어여ㅜㅜ
    백살이 넘어서도 글 쓰실거죠?ㅎㅎㅎ

  14. littletree 2021.11.24 1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을 다시 읽을 수 있어 무척 반갑고 즐겁습니다. 계속 들려주세요~!

  15. 보리수리맘 2021.11.30 2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다렸습니다
    작가님의 제 2의 인생 기대됩니다

신문 칼럼으로 난리가 났을 때,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어머니를 찾아뵙고 싶었죠. 어머니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다행히 어머니는 인터넷을 하지 않으셔서 글의 반응을 모르셨어요. 당신의 이야기가 실린 신문을 꺼내놓고 이렇게 말씀하셨죠.

“완아. (어머니는 저를 도완이라는 아명으로 부르십니다.) 네가 예전에 쓴 칼럼은 항상 엄마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는데, 이번 글은 헷갈리더라. 책을 많이 읽는다는 칭찬인지, 아버지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다는 비난인지.”

“엄마,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렇게 딱 나눌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좋은 일을 할 때도 있고, 실수할 때도 있는 거죠. 엄마 아빠, 둘 중 누가 좋고, 누가 나빴는지 제가 감히 어떻게 판단하겠어요. 다만 아버지에게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고, 어머니에게도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젊을 때 두 분 다 사는 게 힘들어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가 없지 않았을까.”

“실은 네 신문 글을 읽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 10년 전 아파트 뒷산에 내가 텃밭을 가꿀 때인데, 어느 날 옆에서 텃밭 하는 노인이 묻더라고. 요즘은 왜 바깥양반이 안 보이느냐고. 그때 네 아버지가 나랑 싸우고 집을 나갔을 때였거든. 일이 있어 바쁘다고 했더니 그러는 거야. 바깥양반이 새벽마다 와서 내 텃밭에 거름 주고 물주고 그랬는데 요즘은 안 보여서 걱정했다고. 난 몰랐거든. 네 아버지가 내 텃밭을 보살펴준 줄은. 네 글을 읽고 문득 그 노인네 말이 떠올랐어. 어쩌면 네 아버지도 나름의 진심은 있었는데, 내가 그걸 몰라준 게 아닐까. 그 서운함이 상처가 된 게 아닐까.”

두 분이 이제 와서 화해를 하며 살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너무 깊은 상처를 준 사람과 같이 산다는 건 끊임없이 과거의 고통과 직면하는 일이니까요. 차라리 각자의 욕망에 충실하며 여생을 즐겁게 보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비록 외로울지언정, 같이 사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미워하며 살지는 않을 테니까요.


서울로 돌아가는 날, 어머니가 종이꾸러미를 내오셨어요. 고향 집에 두고 온 제 일기장에서 나온 글이었습니다. 군대 갈 때, 제가 버리고 간 일기장을 어머니는 따로 챙겨두셨나 봐요. 그중에는 1988년 2월에 쓴 글이 있었습니다.


'대학 입학을 앞둔 여러분께

저는 1년간의 신입생 생활을 막 끝내고 이제 2학년에 진급하는 사람입니다. 그간 대학 입학을 앞둔 여러 후배들이 제게 대학 생활을 위한 조언을 구하려고 하더군요. 해서 제가 1년 동안 책이나 선배, 친구들을 통해 대학생활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 몇 가지를 적어볼까 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성인입니다.
여러분의 뜻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대신 꼭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여러분은 대학 생활이 무한한 자유라고 느낄 겁니다. 하지만 방종이란 선을 그어 여러분 자신을 챙길 줄도 알아야 합니다.
대학 1년이란 것은 지나고 나면 너무 빨리 지나쳐버린 것 같을 겁니다. 해서 다시 오지 않을 세월을 두고 후회하는 이도 많습니다. 산다는 것은 순간의 축적입니다. 순간순간을 소중히 살아가십시오.

책을 가까이하시기 바랍니다.
대학생에게 있어 독서는 취미가 아닙니다. 필수요건이지요. 책은 읽을수록 자신의 무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는 게 있다면 바로 독서입니다.

행동하십시오. 
대학인은 생각하고 마는 게 아닙니다. 생각하자 행동합니다. 생각이 모자랐거나 행동이 조급했다고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옳다고 생각한 것을 행동했으면 그것으로 옳은 것이지요. 젊음은 기성이 아닙니다. 그래서 불안하지만, 그 불안이 미래를 창조합니다.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여러분이 일생을 바쳐도 후회하지 않는 노력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정화하는 가장 큰 힘은 사랑입니다.

이상을 지니십시오. 
일개 월급쟁이의 자질을 갖추기에 급급하지 말고 좀 더 원대한 이상을 품고 여유 있게 대학 생활을 이끌어가십시오.

주워들은 풍월이 너무 길어졌나 보군요.
여러분의 멋진 대학 생활을 기대해보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글을 읽는 내내 손발이 오글거렸습니다. 아, 스무 살의 나는 뻔뻔하게도 이런 글을 쓰는 아이였구나. 고작 대학 생활 1년 하고, 신입생들에게 충고랍시고 글줄을 내미는. 이 글을 쓴 스무 살 민식이의 진심을 압니다. 누군가에게 간절하게 도움이 되고 싶었던 거죠. 문득 이 글을 쓴 스무 살의 나를 만나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글을 쓰지만, 난 너의 진심을 안다.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네게 손가락질하겠지. 대학 2학년이 뭘 안다고 감히. 괜찮아. 이해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쓰지만, 글은 항상 오해의 여지를 남기니까.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글로 사고를 친 내가 다시 글을 쓰는 게 옳을까? 괜히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건 아닐까. 그냥 계속 칩거하며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어머니가 챙겨주신 옛 일기장에서 스무 살의 나를 만나 쉰넷의 제가 위로를 얻었습니다. 스무 살의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간절히 소망하며 저 부족한 글을 썼습니다. 그 시절의 마음을 떠올리며 다시 용기를 냅니다.

1년만에 올린 글에 달린 댓글을 하나 하나 읽었습니다.

큰 잘못을 저지른 제게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저의 아침을 다시 살린 은인이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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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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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짱 2021.11.11 0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작가님 올리신 글을 읽으니 눈물이 핑 돕니다.
    진심을 담아 쓰신 글을 보니
    이제 작가님이 제대로 돌아오신 것 같아서요!

    작가님의 글들이 불쏘시개가 되어 또 누군가에게
    글을 쓰고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 따뜻한 온기를 키워 주변에 나누려고 애쓰는 사람이 되게 할 것입니다.

    오늘 글을 올리셨을까 조심스럽게 블로그를 열었어요.
    작가님 글을 보고 이렇게 댓글을 달며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키웁니다.

    작가님 아시죠!
    제 글쓰기의 시작은 작가님 댓글 달기로 시작 됐다는 것을!

    작가님 글로 응원과 위로를 받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늘 기억해 주세요!

    오늘 한 번 더 소리 높혀 외칩니다.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2. 2021.11.11 06: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21.11.11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treentreentree 2021.11.11 0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ㅁㅐ일 아침, 다시. 피디님 글 읽으며 저 스스로를 다독이며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5. 보리랑 2021.11.11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모노릇은 처음이라 표현이 서툰, 때로는 학대 수준이지만, 그뒤의 사랑도 보려 합니다. 단, 저항 못하고 혼자 아팠던 나도 매일매일 안아줍니다.

  6. 2021.11.11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램프의요정 2021.11.11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무살의 민식이 쓴 서툰 글을 보며,
    그 행간에 담긴 진심을 발견할 수 있는 어른 김민식의 따뜻한 시선.
    저도 누군가 그런 시선으로 서툰 제 표현에 담긴 진심을 읽어주길 늘 기다립니다.
    지나온 날들의 모든 순간이 겹겹이 쌓여 그런 배려와 통찰을 만들어낸 것이겠죠.
    저도 제가 걸어온 시간을 뒤져,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붙들어 보려고요.
    스무살의 나를 만나는 게 참으로 간지럽겠지만... 애틋하게~

  8. 유튜브 창작동화채널 2021.11.11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 글을 다시 읽게 되어 너무 위로받고 행복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계속 글 써주세요. 부디...

  9. 우리상희 2021.11.11 1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진심이 … 뭐라 글로 표현이 안되네요 ..

  10. sara_yun 2021.11.11 1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글이!! 올라왔네요ㅠ 항상 응원합니다!!

  11. 김주이 2021.11.11 15: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PD님! 20살에 쓰신 글을 39살인 제가 지금 읽는데도 정말 감동적인데요!
    너무 뭉클합니다.
    제 학생들에게도 꼭 이야기 해줘야겠습니다.
    정말 좋은 조언입니다.
    오늘도 글 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12. 섭섭이짱 2021.11.12 0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피디님 글을 아침마다 읽을 수 있어 넘 좋아요. 내일은 어떤 얘기를 해주실지 벌써 기대됩니다

  13. graceroad 2021.11.12 05: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영합니다~!! pd님의 글이 그리웠습니다~

  14. 아솔 2021.11.12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환영합니다~ 이제 행복하게 글 쓰시면서 아침 맞이하세요^^

  15. 소보라ON 2021.11.12 15: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정말 보고싶었어요!! 저 pd님 책 읽고 티스토리 시작했거든요!! 항상 응원합니다^^

  16. 김대리 2021.11.16 1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PD님 글을 블로그에서 읽게 되서 반갑습니다.^^

  17. 기쁜별 2021.11.17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엔 댓글 남기고파도 로그인이 필수여서 못했는데 이번엔 되네요^^* 너무 좋아요! 김민식작가님 글을 볼 수 있어서요! 진심은 통한다고 했어요. 저는 그 진심 느껴집니다!

  18. 2021.11.21 0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9. 진심으로 살자 2021.11.23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20.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1.11.26 05: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터미네이터처럼 돌아오셨네요! :)

2013년 무렵, 저는 참 외로웠어요. 노조 부위원장으로 일하다 파업에 앞장선 후, 정직 6개월, 대기발령, 교육발령 등 징계를 받았지요. 경영진에 미운털이 박혀 피디로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읽은 책이 있어요.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2005년에 나온 책인데요. 부제가 ‘생물학자가 진단하는 2020년 초고령 사회’였어요.

저자이신 최재천 교수는 이 책에서 고령화 사회란 모두가 외로워지는 세상이라고 하셨어요. 직장을 나와 은퇴 후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부부가 같이 해로하면 좋겠지만, 초고령 시대에 누군가는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노후에 홀로 지내는 시간도 길어져요. 긴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삶을 이모작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직업을 찾아가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어요.

수렵채집부터, 농업, 공업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협업으로 먹거리를 구했어요. 사냥과 채집활동은 운의 영향을 받죠. 먹을 게 남으면 나눠주고, 부족하면 얻을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농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땅을 개간하는 것부터 모내기와 벼 베기 등 전부 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현대의 공장이나 사무실 노동 역시 마찬가지죠. 철저하게 전문화된 분업과 협업으로 결과물을 만듭니다. 그래서 사람은 외로움을 고통으로 느끼는 방향으로 진화했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늘 단체 생활이 힘들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따돌림으로 상처를 받았고, 커서는 직장 생활이 힘들었어요. 스물 다섯 살에 들어간 첫 직장에서는 2년도 못 버티고 나왔습니다. 그때 상사가 붙인 별명이 '아메리칸 스타일'이었어요. 개인주의자라는 비난이 담긴 별명이지요. 나이 50이 넘어도 사람들과 부대끼는 건 여전히 힘들어 술 담배 커피를 피하고, 퇴근 후 혼자 책을 읽으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만난 책이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고요.


고령화 시대에 홀로 버티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 끝에 1인 생산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가 업무를 줘야만 일할 수 있는 드라마 피디 말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 그렇게 찾은 일이 작가입니다. 2020년 초고령사회가 올 때까지 매일 글쓰기를 훈련해 작가로서 인생을 이모작하자고 결심했어요. 그게 블로그를 열고 글쓰기에 매진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10년 동안 매일 아침 블로그에 글을 올렸어요. 2017년에 낸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가 운 좋게 베스트셀러가 되고 2018년에는 드라마 피디로 복귀했습니다. 피디로서 연출을 재개하고, 저자로서 강연도 하고, 유튜브까지 했습니다. 인생 이모작을 하려다 삼모작, 사모작을 하게 된 거죠.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제 병충해로 벼가 시들어도(드라마 연출로 망해도) 밥 굶을 걱정은 없다. 감자(칼럼 기고)도 있고, 고구마(출판)도 있고, 약재 식물(유튜브)까지 키웠으니까.' 노후 준비는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태풍이 몰아닥쳤습니다.


2020년 11월에 신문에 낸 글이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거센 역풍이 되어 휘몰아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저는 뭔가에 씌었나봐요. 어쩌다 그런 글을 쓰게 되었을까요? 타인에게 상처 주는 글을 쓰는 괴물이 되었을까요? 남은 평생 두고 두고 반성하며 살아도 그날의 잘못을 씻을 길이 없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

예전에 노조 집행부로 일하며 싸울 때, 온라인상에서 욕을 좀 먹었습니다. 종북좌파 빨갱이라는 소리도 듣고 ‘저놈의 목을 치라’는 험한 소리도 들었지요. 그래도 힘들지 않았어요. '나쁜 놈들이 하는 말은 내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 저들이 소리 높여 나를 욕하는 건 내가 잘 살고 있다는 뜻이니까.'라고 마음을 추스리며 계속 싸웠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달랐어요. 좋은 사람들이 선한 의도로 나를 비난하는 글은 상처가 되더군요.

블로그에서도 저에 대한 원성과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위로의 댓글을 남긴 분들도 계셨습니다. ‘피디님, 살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런 글이 다시 분노를 불러왔어요. ‘이 사람이 얼마나 나쁜 짓을 했는지 몰라? 어떻게 이런 사람을 편 들 수 있는 거지?’ 누군가 나를 응원한다면 그 사람까지 욕을 먹는 상황이었어요. 좋은 의도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비난하며 싸우는 형국이 된 거죠. 저의 잘못으로 인해. 그때 결심했습니다. 철저히 외로워지기로.

인생 이모작을 한답시고 오랜 시간 가꿔온 텃밭을 내 손으로 갈아엎었습니다. 24년째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습니다. 10년째 매일 글을 올리던 블로그를 중단했어요. 몇 년째 연재하던 신문 칼럼을 접었습니다. 한창 재미를 들인 유튜브 독서 채널 진행도 그만뒀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요? 어쩌다 나는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사람이 된 걸까요? 뼈저린 반성이 필요합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철저하게 외로워져야 한다고 느꼈어요. 어설프게 내 편을 모아 상황을 모면하려다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부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고독을 선택했습니다. 

통증의학 전문의인 오광조 선생님은 <외로움은 통증이다>라는 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내 잘못을 알고 고치는 반성은 성장에 꼭 필요하다. 그러나 반성에 머무르면 자책이고 반복되면 자학이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뉘우치며 사는 일도 쉽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책 속에서 답을 구하고 글쓰기로 고민을 이어가려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사람이 될까봐 여전히 두렵습니다.

반성을 통해 성장하는 삶을 꿈꾸기에, 다시 시작합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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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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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드리 2021.11.17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피디님. 감사합니다,,
    마음이너무좋으네요. 기다렸어요 뵙고싶었어요

  3. 기쁜별 2021.11.17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몰라요!!!
    다시 와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그래도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에요~~

  4. SummerLover 2021.11.17 1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할게요 ^^

  5. Joey 2021.11.18 2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다렸어요
    뒤에서 응원합니다

  6. 별채 2021.11.19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진정한 고독 안에서 자체적으로 연결이 이루어진다. 나의 세상이 연결되고 나와 나 자신이 연결된다"-. 미드 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읽었어요.
    피디님 책읽고 블로그 읽다가 영향받아 굳이 티스토리에 블러그 만들고 구독하고나니 글이 안 올라오더라구요 ㅜ.
    아직 블러그 서툴러 제가 구독하는 유일한 블로거인데 힘이 안나실때 피디님께 어떤일이 생겨도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저 같은 펜도 있다는걸 아시고 힘 내시길 바래요 ^^

  7. 제경비어뭉 2021.11.20 0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안그래도 어제 일산mbc갔다가 피디님 생각이나서 신비와 이야기 많이 나누고 혹시나 싶어 들어왔는데 제가 좀 늦었네요ㅠㅠ 정말 다행이에요 이제 매일 피디님 글을 만날수있으니까요^^
    이제는 고독하지마세요!!! 늘 응원합니다!!!! 화이팅!!!!!

  8. 너는꽃 2021.11.20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새 글 기다리고 있었어요.
    기쁘고 반가운 마음에 댓글 달아요 (저는 늘 눈팅만하는 부류)
    저와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 피디님의 글과 책은 늘 큰 위안이 되어요 ^^


  9. 라엘북스 2021.11.21 1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피디님 언제 돌아오신겁니꽈?! 글을 쓰신 것을 열흘이나 늦게 발견했네요 ㅠㅠ
    사실 저는 열심히 들어와서 글만 읽었던 사람입니다.
    1년 동안 즐겨찾기에 등록해놓은 피디님 블로그를 가끔
    툭툭 눌러보며 혹 새 글이 올라왔을까 하고 들어왔다가
    아직 아니시구나..하고 예전 올려놓으신 글을 다시 읽곤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지내시는지, 요즘은 어떤 책을 읽고 계실지
    참 궁금했습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그래도 피디님 블로그를 2년 가까이
    정독하며 지낸 짬밥이 있으니 열심히 책 읽고 글을 써보자 하고 짬짬이 피디님을 따라했습니다.
    피디님 블로그를 통해서 읽고 배운 것들을 하나라도 실천해보자라는 마음으로요.
    나중에 책에 관한 이야기를 올려주실 때 제가 읽은 책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고요 :)
    늘 기대하며 글을 읽고, 일상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시니 참 기쁩니다.
    힘내시고 응원도 듬뿍 받으시길 바라요!

  10. 의욕만땅 2021.11.21 2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조금전 갑자기 이유도 없이 그냥 6개월만에 피디님 블로그를 들어와 봤습니다.
    반갑고 기쁜 복귀소식을 접했습니다.
    좋네요...
    문득 예전에 좋아했던 시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11. Anna 2021.11.22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기다린 김민식피디님
    용기를 내주시고 힘든 발자국 내딛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2. 아빠관장님 2021.11.22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사가 늦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3. 단야아빠 2021.11.23 1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나 다시 시작하셨나 해서 종종 들렸었습니다. 퇴사하신 기사도 보고, 그 후에 여러가지로 많이 궁금했었습니다. 어떻게 지내시는 지도 궁금했고, 사실 제가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좀 의아하지만 말입니다. 아마도 이 이야기의 끝이 궁금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과연 작가님이 어떻게 하실까? 다시 글을 쓰실까? 아니면 유튜브를 다시 하실까? 다시 글을 쓰신다면 어떤글을 쓰실까? 등등. 어쨋든 나쁜 의미는 아닙니다. 작가님 글을 좋아하니 이렇게 궁금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많이 반갑습니다. 오늘 글도 좋았습니다. 고독. 사람은 죽을만큼 외로워 봐야 한다는데, 그말이 맞나 봅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14. 똥글언니 2021.11.24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다시 이렇게 돌아와주셔서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15.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1.11.26 05: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아오셨네요. 현재 유럽에 있는데.. 그전에 자주 블로그 들렸었어요.
    좋은 글 기대합니다. 제가 글쓰기를 시작하게 해준 분이 김민식 피디님이에요. 어쨌든 돌아오셔서 좋네요!

  16. 2021.11.26 1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미스사이공 2021.11.27 2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라도 새글 올라왔을까봐 가끔씩 들렀는데
    오랜만에 왔더니 반가운 새글이 여러개 올라와있네요!
    다시 오셔서 반갑습니다 :)
    주로 눈팅이지만 새글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조용히 응원합니다!

  18. 2021.11.28 18: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9. 예란맘 2021.11.30 0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년만에 방문합니다. 작년 11월 이후 작가님 성격상 일년동안은 글을 안올리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을거라는 느낌에..그리고 일년이 지난 올해 11월에는 어떤 글이라도 남겨져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 방문했는데 역시 새 글이 따끈따끈한 겨울 붕어빵처럼 반갑네요^^저도 요즘 인생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작가님도 그러한 날을 어찌 보내셨을까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셨을까 궁금했는데..앞으로도 좋은글과 책 부탁드리며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20. 김혜영 2021.11.30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자학하지마세요.힘들었던시기 용기를 주셨던 분인데.. 다시 홧팅해요.

  21. 바람 2021.12.01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 돌아와주셔서 정말정말 고맙습니다.
    지난 주말 블로그 들렀다가 돌아오신 것을 보고 박수치며 기뻐했는데 오늘 다시 1년만의 작가님 글 찬찬히 읽으니 그동안의 고통이 느껴져서 눈물이 나네요. 작가님, 항상 응원합니다!! 저에게도 늘 활력을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