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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26 잘하는 건 없고 하고 싶은 건 많고 (14)

나는 이직의 달인이다. 공대를 나왔지만, 엔지니어가 되는 대신 영업사원이 되었고, 영업의 달인 소리를 들었지만, 퇴사를 감행하여 통역대학원에 진학했다. 통대를 졸업한 후에는 엉뚱하게 방송사에 지원해 시트콤 피디가 되었다. 잘 하는 건 없지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몇 년 전,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쓸 때, 아내는 방송사 피디가 쓴 영어 학습서를 누가 읽겠느냐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글을 쓰는 나는 즐거우니까. 매년 200권 이상, 책을 읽지만, 그렇다고 내 책을 쓸 때 위축되지는 않는다. 잘난 사람만 책을 쓰나? 그냥 내가 좋아서 쓰는 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최인철 교수가 쓴 <굿 라이프>를 보면,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 세 가지가 나온다. 1,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2,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3, 소소한 즐거움을 챙긴다. 

1.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행복감이 높은 사람은 그 일을 자신이 좋아하면, 잘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반면, 행복감이 낮은 사람은 그 일을 잘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분석 결과, 순간순간의 즐거움과 의미는 그 일을 잘한다고 느끼는 정도보다 그 일을 좋아한다고 느끼는 정도에 의해서 훨씬 크게 좌우된다.

이미 잘하는 일을 공부까지 하는 사람은 없다. 좋아하는 일이 있는데, 그 일을 잘하고 싶을 때, 사람은 공부한다. 20대에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 영업은 내가 잘하는 일이었고, 통역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다. 월급을 주는 영업 대신 돈을 내는 영어 공부가 더 좋았다. 그래서 사표를 내고 도서관으로 갔는데, 그게 내 삶이 행복해지는 첫번째 계기였다.

2.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에 따르면 3개의 자아가 있다. 현실의 나(actual self), 되고자 열망하는 이상적인 나(ideal self), 그리고 되어야만 하는 당위적 나 (ought self). 

"이상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자기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상, 비전, 열정, 도전을 중시한다. 반면 당위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마땅히 되어야만 하는 자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의무, 책임, 예방, 현상 유지를 중시한다.
행복은 역할, 의무, 책임, 조심, 경계, 현상 유지로 대표되는 당위적 자기의 브레이크보다 꿈, 비전, 이상, 열망으로 대표되는 이상적 자기라는 엔진을 달고 전진하는 사람에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직장 생활과 가정 생활을 통해 지쳐가는 이유는 당위적 자기, 즉 사회 속에서 주어진 나의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역할도 중요하다. 직장에서의 역할, 가정에서의 역할. 하지만 현실 자아에게 당위적 자아만 강요하면 인생은 질식한다. 이상적 자기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게 공부다. 공부를 해야 행복하다.  

3.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발견한다.

요즘 내가 즐기는 소소한 즐거움은 유튜브로 찾아듣는 강연이다. 최인철 교수의 강의도 유튜브를 보고 책으로 찾아 읽었다. 당시 강의 제목이 무려 <COVID-19의 심리적 충격 : 실체와 전망>이었다.

 

 

이 좋은 강의를 무료로 들었다. 그것도 퇴근하고 내 집 안방에서. 굳이 수능을 다시 봐서 서울대 입학하지 않고도 서울대 교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내키면 저서를 찾아 읽을 수도 있다. 한 학기 수업을 듣는 기분으로 하루 1시간씩 책을 읽어도 좋다. 지금 쓰는 이 글은 나만의 리포트다. '좋은 삶은 무엇일까?'에 대한 리포트.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끊임없이 탐색한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겠지만, 지금 이 순간 새롭게 열린 가능성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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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빛마리 2020.10.26 0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정말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어요. 제가 읽었던 책에서도 should< could로 생각할 줄 알아야 지치지 않고 꿈과 현실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는 맥락이 있어서 도움이 됐거든요.

    그리고 이근후 작가님도 행복은 인생에서 마주치는 커다란 슬픔을 소소한 기쁨으로 덮는거라는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요즘은 해외 유수한 대학도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좋더라고요. 저도 예일대 심리학 수업 청강중이거든요. 외국학생들을 위해 원하면 스크립트도 참고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오늘은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한다에 용기를 얻고 갑니다 ^^ 오늘도 좋은 글 고맙습니다.

  2. 언젠가 2020.10.26 0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3. 오달자 2020.10.26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 3가지 중~~
    그나마 저 같은 경우에...
    세번째는 잘~~ 지키는것 같아요.ㅎ

    소소한 즐거움 찾기.
    아침마다 직접 핸드드립 커피 내려서 남편 싸주기, 매일 아침 집 근처 공원 걷기,
    소중한 사람들과의 알뜰살뜰 장보기....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소소한 즐거움이 되는 하루 하루가 제겐 선물입니다~^^

  4. 섭섭이짱 2020.10.26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하고 싶은게 많은 저도
    칮아라 심총사 통헤
    <굿 라이프> 만들어봐야겠어요..

    ✍️ 좋아하는 일을 찾아...
    ✍️ 이상적인 자기를 찾아...
    ✍️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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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꿈트리숲 2020.10.26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하는 건 없고 하고 싶은 거 많은 사람?
    저요, 저 🙋‍♀️🙋‍♀️🙋‍♀️
    하고 싶은 거 많아서 주말에도 동분서주하며
    뛰어다녔는데, 손에 잡히는 결과가 없어서
    마음이 조금 헛헛했는데요.
    그런데 저녁에 잘 때 누워서 생각하니 남들은
    쉽게 할 수 없는 도전을 한 것만 같아서 뿌듯함이
    남았었습니다.

    잘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에 일단 도전해보고요.
    그 도전에서 좋아하는 일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하고 싶은 건 일단 도전하고 봅니다.
    이상적인 나를 늘 그리지만 정작 마땅히 되어야
    하는 나는 그리 자주 생각하지 않아요. 필요할 때만
    살짝살짝 생각하는 정도지요. 저에게 소소한 즐거움은
    바로 배움인데요. 코로나로 집콕하는 10개월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그래서 집콕이어도
    우울할 새도 없이 즐거운 날의 연속입니다.

    지난 주말도 저에겐 재미와 의미를 다 잡은 날로
    기억되네요 ㅎㅎ

  6. 김주이 2020.10.26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의 글이 좋지만^^ 오늘 글도 정말 정말 좋네요.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일
    되어야하는 나보다 되고싶은 나
    그리고 소소한 즐거움

    생각만해도 행복하네요.
    책도 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7. 힘차게베이 2020.10.26 1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구독 누르고 갑니다.

  8. 창작동화세상 2020.10.26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의 소소하면서 엄청난 즐거움은
    이렇게 매일 작가님 글을 읽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당^^

  9. 아리아리짱 2020.10.26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아리아리!

    잘하는 것은 없고, 하고싶은 것은 여전히 많은 제가
    오늘도 일용한 양식을 취하 듯 <공즐세>에서 좋은
    양분 듬뿍 받습니다. 좋은 강의와 책 소개 감사합니다.

  10. 캘리 E. 2020.10.26 13: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난 사람만 책을 쓰나? 그냥 내가 좋아서 쓰는 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자신감과 생각의 유연함에 탄복하고 갑니다.
    자신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틀을 깨고 좀더 과감하고 도전적이게 살아도 좋은 인생인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11. 낭만토리 2020.10.26 1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제목이 딱 저같아서 들어와보게 되었네요. 처음이라 구독하고 갑니다 .자주왕래해요^^

  12. 슬아맘 2020.10.27 0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좋은 유투브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퇴근하고는 바로 유투브 들을께요.
    딴짓하지 말고 ( 현실과 이상의 나의 괴리감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나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13. 아빠관장님 2020.10.27 1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안녕하세요!

    생각해 보니, 지난 토요일에 지하철 타고 귀가하실 것 같은데... 짐만 더 드린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감사한 마음에 덥썩 들고 갔는데.. 하필 너무 무거운.. ㅜㅡ 그래서 한참 생각하고, 살짝 죄송하고, 살짝 후회도 했습니다^^;
    하지만 뵈서 너무나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 책!! 똭! 피디님을 위한, 저를 위한 책 이네요!!!
    전에도 소개를 받앗지만, 읽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읽어야 하는 책이 되버렸네요!!!!^^

    '잘 하는 건 없고, 하고 싶은 건 많고'!! ㅎㅎㅋㅋㅋ
    그래서 전 꾸준히 합니다! ㅎㅎ 못하는 걸 들키지 않고, 덮어버리려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