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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 (스코트 니어링, 헬렌 니어링 / 류시화 / 보리)

대구 진책방에서 산 책입니다. 오래전부터 들어는 봤지만 읽어보지는 못한 책이죠. 책방 선반에 놓인 모습을 보고 골랐어요. 대공황이 최악으로 치닫던 1932년에 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는 뉴욕에서 버몬트 시골로 이사합니다. 요즘 얘기로 귀농한 거죠. 교수였던 스코트가 신념을 지켜며 교직에 머물기가 힘들었대요. 해외로 도피할까 생각했지만, 미국 내에서 대안을 찾으려고 해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에 돈을 아주 조금만 준비해도 되고, 그 뒤로도 적은 돈으로 잘 꾸려 갈 수 있는 독립된 경제라고 생각했다. 노동 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대신 조화로운 삶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나머지 절반의 시간에는 연구를 하거나 책 읽기, 글쓰기,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 이런 계획을 실천하는 데는 대도시나 미국을 벗어난 어떤 곳보다 버몬트 골짜기가 어울렸다. 그리고 실제로도 우리가 도시에 살았다면 먹고 살기 위해 괴로운 노동을 하며 다 써 버렸을 시간과 힘을 보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자존심을 지키며 평온하고 단순한 삶, 마음에 그리고 있던 삶을 살았다.'


네, 이게 조화로운 삶이지요. 욕심을 내어 더 많은 것을 가지려하기보다, 더 적은 것에 만족하며 사는 삶. 이건 저의 노후 계획이기도 해요. 60 이후에는 일하는 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절반의 시간 동안, 책읽기와 글쓰기, 여행을 하며 지내고 싶어요. 


부부가 산 속에서 사는 모습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 니어링 부부의 삶에서 답을 찾으려고 해요. 그중 단기 손님도 있고, 장기 숙박객도 있어요. 모두 함께 밥을 먹고 일을 합니다. 하루를 아침 네 시간, 오후 네 시간으로 나눠요. 그리고 아침 먹을 때 날씨를 살펴보고 의논합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아침에 노동을 했다면, 오후에는 누구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앉아서 햇살을 즐기고, 숲을 산책하고, 음악을 연주하고, 시내 나들이를 갈 수 있대요. 4시간 일하면 4시간의 여유가 생기는 거죠. 

'우리는 어느 순간이나, 어느 날이나, 어느 달이나, 어느 해나 잘 쓰고 잘 보냈다. 우리가 할 일을 했고, 그 일을 즐겼다. 충분한 자유 시간을 가졌으며, 그 시간을 누리고 즐겼다. 먹고 살기 위한 노동을 할 때는 비지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결코 죽기 살기로 일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더 많이 일했다고 기뻐하지도 않았다.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일이고, 무엇을 건설하는 것이고, 따라서 매우 기쁨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59쪽)


스코트 니어링은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로 일하다 아동 노동 착취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다 해직되었어요. 다음엔 톨레도 대학에서 정치학 교수와 예술대학장을 맡았으나 제국주의 국가들이 세계 대전을 일으킨 것에 반대하다 또 해직되었지요. 힘든 시절에 만나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자본주의 경제로부터 독립하여 자연 속에서 조화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박해 받는 불행한 지식인으로 계속 살기보다, 농촌으로 가서 손으로 밭을 일구고 집을 지으며 사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누구나 이렇게 살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책을 읽으며 불필요한 욕망을 독소 제거하듯 빼고 좀더 여유로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돈을 쓴다는 것은 다시 그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적게 벌고, 그보다 더 적게 쓰라."


(158쪽)


제 삶의 지표로 삼고 싶은 말씀입니다. 

조금 더 조화로운 삶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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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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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대문의 2020.10.08 0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의 말씀 잘 기억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잘 아끼는게 진짜 실력이다.
    돈에대해 관심이 생긴 후 정말 공감합니다.

    세계여행하면서 헨리 데이빗 소로우처럼 월든 같은 곳에서 돈 안쓰며 삶에대한 고찰을 해보고 싶었는데 ㅠㅠ 너무 아쉽습니다.

    그런데 덕분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제 친구를 잠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 사업 얘기를 좀 했습니다. 그러면서 둘이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하는데 너무 재밌고 설레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인생 선배님들 덕분에 책, 동영상, 블로그 글 등 아낌없이 기록을 하고 공유하여 주셔서 많이 배우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요즘 일하느라 시간이 부족해 점점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ㅠㅠ 피디님처럼 틈틈이 시간을 잘 활용하는 습관을 더 철저하게 지켜야겠습니다.
    (이렇게 쓰면서 다짐을 합니다 ㅎㅎ)

    피디님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 매일 매일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댓글로라도 전해드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 달빛마리 2020.10.08 07: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종류의 책이에요. 이 부부에 감화받은 분의 영향으로 스몰웨딩이 유행하기도 했었고요. 사람들이 말하는 편리함이 과연 궁긍적으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저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눈으로 매일 자극적인 것을 마주하고 안좋은 공기를 흡입하며 입에는 맛있지만 몸에는 안 좋은 간편한 먹거리들이 늘어나고요. 자연과 가까이하면 저절로 겸손해지더라고요. 당장은 실천하기 어렵지만 저도 꼭 자연과 함께 살려고요 ^^ 이 책 제 도서목록에 있는데 소개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저도 읽으면 글 올릴게요!

  3. 아솔 2020.10.08 07: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을 쓴다는 것은 다시 그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문구가 마음에 와닿네요. 늘 언젠가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이렇게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4. 친절한안여사 2020.10.08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정보 잘 봤어요
    한번 읽어봐야 할 책 같아요
    좋은 한주되세요

  5. notom 2020.10.08 0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리뷰를 깔끔하게 정말 잘해주셨네요ㅎㅎ 책 꼭 한번 싶어지네요! 좋은 책 리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들이 많네요ㅎㅎ 제 리뷰 반성하고 갑니다 ㅎㅎ

  6. 섭섭이짱 2020.10.08 0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조화로운 삶이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하는데요
    내가 필요 하는것과 욕구사이에 어떻게 사는게 맞는건지
    그걸 찾아가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네요..
    욕구와 욕망사이.... 결국 나는 누구인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이런걸 찾는게 중요한거 같더라고요.

    원서 제목대로 (The Good life)
    과연 어떻게 사는게 나에게 좋은 인생인지
    찾아가려 합니다..

    오늘도 좋은 생각거리를 주셔서 감사하고...
    내일은 공휴일이라 피디님 글을 못 봐서 아쉬운데요...


    잠깐....
    그래도 내일 피디님을 뵐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있더라고요.
    관심있는 분들을 여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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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1

    김민식피디 보고 싶은 사람
    책 읽는거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모여라~~~

    내용 : 2020년 경기도 다독다독 온라인 축제
    피디님은 그 행사중 북 콘서트 참여

    언제 : 10월 9일 오후 1 ~ 5시...
    (피디님은 프로그램 초반에 나오심)

    어디서 : 경기도청 유튜브 채널 생중계

  7. 슬아맘 2020.10.08 08: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더 벌어야 한다는 문구.
    가슴에 확 꽂히네요.
    이번 연휴에는 덜 쓰도록 해봐야 겠어요.
    덜 일해야 하니깐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8. 오늘은 뭔데? 2020.10.08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부터 글 너무 잘 읽었어요 ~~ 너무 유익한 글이네요 ㅎㅎㅎ 구독도 누르고 갑니다 ^^__^^ 자주 방문하겠습니다.!

  9. 아리아리짱 2020.10.08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아리아리!

    '책을 읽으며 불필요한 욕망을 독서 제거하듯 빼고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 것'을 저도 다짐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세요!

  10. 꿈트리숲 2020.10.08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전에 이 책을 읽고 전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100세에 스스로 곡기를 끊을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걸까 하고요.
    삶의 만족에서 나오는 것이라 어렴풋하게
    추측했는데요.

    이 세상을 충분히 누리고 즐겼다는 생각이
    100세가 되면 저절로 드는 건 아니겠다
    싶어요.

    적게 벌고 더 적게 쓰면서 나머지 시간
    책 읽고 글쓰고 대화 나누면서 삶을 채우면
    풍요와 만족이 차오르는 거겠죠?
    조화로운 삶, 제 삶의 모토이기도 해요^^

  11. 보리랑 2020.10.08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노후에 소박하게 살아야지 했는데 지금 해도 되겠어요. 😅 피디님도 쉬엄쉬엄 글 쓰세욤. 😉 박애 가득한 두분 정말 충만하고 멋진 삶을 사셨습니다.👏👏👏

  12.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10.08 1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조화로운 삶을 꿈꿉니다.
    피디님, 우리도 시골 어느 농가에서 함께 오전에는 밭일을 하고, 오후에는 독서 모임을 하는 모임을 해보면 어떨까요?:)

    영화 <맨 프롬 어스>의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해요해요 하하

  13. 아빠관장님 2020.10.08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는 내내 미소지어지며
    '아~'라는 감탄사가 나오네요.

    좋은 책과 피디님 혼신의 요약으로 인해 힐링됩니다~ 감사합니다!!

  14. GOODPOST 2020.10.09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오전은 일하고 오후는 쉬는삶.
    욕심을 버린다면 가능한 너무 너무 멋진 삶입니다
    농촌에서도 도시에서도 다가오는 노후에 꼭
    실천하고 싶네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5. 오달자 2020.10.09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적게 벌고 적게 쓰기.
    어쩌면 굉장히 단순한 논리임에도 불구하고 지키며 살기 쉽지 않는것 같네요.

    욕심을 버리는 삶...
    버는 만큼만 소비하는 조화로운 삶...
    깊이 새기겠습니다.^^

  16. 옥포동 몽실언니 2020.10.09 1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년전 인상깊게 읽은 책인데,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보리출판사!! 좋은 리뷰 오늘도 감사합니다!

  17. gogojoo 2020.10.21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출근길 지하철에서 글을 읽으며 잠시 버몬트에서의 삶을 그려보는 것만르로도 힐링이 됩니다 :)

  18. 달빛마리 2020.10.28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덕분에 책을 읽고 드디어 저도 블로그에 글을 올렸어요. 제 글을 읽고 피디님 글을 다시 읽으니 부끄럽네요.. 저는 왜 이렇게 글이 딱딱할까요. 아직 힘을 빼는 법을 모르나봐요. 작가님처럼 부드럽게 쓰고 싶은데 말이죠. 자조적인 어투에서 피디님처럼 블로그에 존대로 글을 써야 할까 잠시 고민해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