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81 못난 아비의 육아법 (오늘 자 한겨레 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어려서 아버지에게 많이 맞았다. 우리 집 식구 중에 아버지에게 안 맞은 사람은 없다. 다 맞았다. 나는 아버지의 기대를 짊어진 장남이라 특히 많이 맞았다. 맞다 맞다 맞아 죽을 거 같아 도망친 적도 있다. 아버지는 매를 들고 동네 어귀까지 쫓아오다 포기하셨다. 다음부터 나는 옷을 홀딱 벗고 매를 맞았다. 맞으면서 고민했다. 맞아 죽는 편이 나을까, 쪽팔려 죽는 편이 나을까. 맞아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나 보다. 팬티 바람으로 달아난 적은 없다.초등학교 6학년 때는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를 통째 외우는 게 방학 숙제였다. 하루에 한 과씩 외우는데, 검사를 하다 실수하는 날에는 또 매를 맞았다. 그때 나는 영어 공부가 죽도록 싫었다. 아버지가 영어 교사였는데, .. 2020. 9.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