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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7 독서로 돈을 벌 수 있을까? (22)

코미디 프로그램 조연출로 일하던 시절, 고명환씨랑 일한 적이 있어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라 늘 즐거웠어요. 다만 가끔 연출 선배에게 핀잔을 받고는 했어요. 대본이랑 너무 다르게 찍어온다고. 현장에서 코미디언들이 애드리브를 구사하면 그게 재미있어 다 받아주거든요. 얼마 전, 강연을 갔다가 담당자분에게 여쭤봤어요. 최근 가장 재미난 강연을 하신 분은 누구인가요? 고명환이라고 하더군요.

"네? 코미디언 고명환이요?"

"요즘 그분은 저자 고명환 선생님이에요. 책이 좋으니 한번 읽어보세요."

그래서 찾아읽었습니다.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된다> (고명환 / 한경 BP)

고명환은 원래 소심한 사람이래요. 맞아요. 제가 촬영장에서 만났을 때도 약간 쑥스러워하는 모습이 있었어요. 물론 저를 아는 사람도, 평소에는 제가 무척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죠. ^^ 부끄럼을 잘 타고 소심한 성격이던 고명환은 다른 사람 눈치를 심하게 살폈는데요. 어느날 책을 읽고 인생을 바꿉니다.

'<배짱으로 삽시다>를 읽고서야 비로소 다른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내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
그 무렵 텔레비전을 보는데 KBS 대학개그제가 열린다는 광고가 나왔다. 대상은 상금이 자그마치 200만원! 그때 내 등록금이 딱 200만 원이었다. 막노동을 하면 하루에 3만 원을 받는데, 그나마도 용역회사가 3,000원을 때어가고 2만 7,000원이 내 손에 들어온다. 두 달 반을 하루도 안 쉬고 일해야 등록금을 벌 수 있다.'

이시형 선생님의 책을 읽고 배짱을 낸 고명환, 대회에 나가 금상을 탑니다. 상금 100만 원! 이제 그는 사람을 웃기는 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코미디언으로 오래 가기 위해 그는 아이디어를 꾸준히 계발하고요. 그걸 위해 또 책을 읽습니다. 소재 발굴에는 책이 최고거든요. 저도 그래요. 드라마 피디로서 소재를 찾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찾는 건 한계가 있어요. 앉은 자리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수집하는 방법이 독서입니다.

'내가 강의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물론 책 덕분이다. 난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그 내용을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다. 그렇게 떠드는 게 좋았고 사람들도 내 얘기를 듣고 관심을 보이면 재미있어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떠드는 것 자체가 강의였다.'

저도 그래요.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너무 재미난 거예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는 말씀이 참 좋은 거예요. 이 좋은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 그 즈음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강연 요청이 왔을 때, 나가서 그 얘기를 했어요. 그 강연 덕분에 요즘은 전국에서 강연이 쇄도(하다가 코로나로 잠시 주춤...^^)했으니, 결국 독서는 돈이 됩니다. <배짱으로 삽시다>를 읽고, 코미디언이 된 고명환, 어느날 방송사에서 코미디 프로가 다 사라져요. 이제 뭘 먹고 살아야하나? 다시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강사가 되기로 해요.

'1. 인생 후반을 나는 최고의 강사로 살겠다. 한 번 강의에 1억 원을 받자. 지금 내 강의료는 300만 원. 이제 9,700만 원 남았다.
2. 강의를 위해선 업적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사람의 얘기를 누가 들어주겠는가?
3. 자본주의 사회에서 업적은 일단 돈이다. 돈을 벌자.
4. 그냥 벌지 말고 얘깃거리를 만들면서 벌자.
5. 난 책을 좋아하고 1,000권 넘게 읽었으니까 책이 시키는 대로 사업을 해서 돈을 벌자.
6. 난 작가가 되겠다. 글쓰기 훈련을 계속하고 내 경험과 생각을 꼼꼼히 기록하자. 개그맨의 장점을 살려 재미있게 쓰자.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작가가 되자.
7. 책을 써서 출판하자.'

강의를 하려면 우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장사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돈을 버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다시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고 매출의 신이 된 이야기. 이래서 책이 좋아요. 인생이 바뀌거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고명환 저자의 강연회에 찾아가 옛날 촬영장에서의 추억을 나누고 싶어요. 인생 2막 준비에 대해 배울 겸 말이지요.

책 읽고 연출의 신이 되는 게 꿈이었는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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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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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달빛마리 2020.09.07 0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멋지네요. 이 분! 책으로 자신의 삶을 승화시키는 모든 분들이 아름다워요 :) 존재를 전혀 몰랐던 책이었는데 감사해요!

  3. 보리랑 2020.09.07 0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재다능한 분이시네요~♡

  4. 섭섭이짱 2020.09.07 0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고명환씨하면 문천식씨와 개그콤비로
    재밌게 연기하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와룡봉추 코너인가해서 참 재밌었는데 ^^

    우연찮게 고명환씨 인생 얘기를 TV 에서 본적있는데
    강의하느라 바쁜데 식당 개업도하고
    실행력이 대단하더라고요.

    고명환씨 식당 간다간다하고는 못갔는데
    메밀꽃이 피는 시기지나서
    시간될때 함 가봐야겠어요 ^^

  5. 아솔 2020.09.07 0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6.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9.07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구들과 시간나는데로 카톡 수다
    TV,유튜브보던 걸 더 좋아했던
    내가 변하기 시작한 건
    작년 아이가 다니던 학교를 안 나가고
    잘못가고 있다고
    혼자서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바로 실행했을 때였다
    그 때 우연히 20대 자녀를 둔 부모가
    꼭 알아야할 것들이란 피디님 유튜브가
    들어왔고 밤새 다른 것들도 들었는데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도 좋았어요
    저 역시 아이의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모험을 시작했어요
    재수학원에서 시작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갔을지도 모르지만
    아이의 가장 큰 변화는 스스로 결정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바꾸어가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공짜로 즐기는 세상으로 들어온 저는
    댓글도 쓰고 휴대폰 화면에 알라딘과
    예스24를 추가했고 책 읽는 모습을
    가족들에게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도 제게 용기를 북돋아 줄 거
    같은 끌림이 들어 일단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넣어둡니다

  7. 꿈트리숲 2020.09.07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명환씨가 책쓰기 강연을 듣고 책을 출판했다는
    얘기를 건너건너 전해 들었어요.
    남을 웃기는 재주만 있는 줄 알았는데, 글쓰기
    재주까지 겸비하셨구나 하고 달리 보였습니다.
    그 이후의 얘기는 모르고 있었는데, 책으로 삶의
    터닝포인트를 경험해본 사람은 책으로 또 다음
    단계의 답을 찾는군요.

    강사가 되기 위해 돈을 번다. 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한다
    자신의 포지셔닝과 브랜딩 하는 방법을 제대로
    아시는 분 같아요. 그것도 책에서 알려준 것인가
    싶습니다 ㅎㅎ

    책이 시키는 대로 살아보기, 결국엔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겠죠. 고명환 저자의 책을 꼭
    한번 만나봐야겠습니다. 책으로 저자 만나기
    코로나 시대 유명인 만나는 최고 비법이조^^

  8.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9.07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은 삶을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어줍니다

  9. GOODPOST 2020.09.07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사는 분들은 언제나 멈추지 않네요.
    고명환씨의 성실성과 능력은 무궁무진 한것 같네요.
    즐겁고 그리고 깊게 읽을 수 있는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 보라코치 2020.09.07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하는 김민식PD님

    즐거운 주말 보내셨는지요?

    맞아요. 저라는 사람이 김민식 PD님을 알게 된 것이 세바시 강연이었으니,
    책은 마치 우리의 어떤 소원을 이루어줄 지 모르는 지니가 사는 요술 램프인 것 같아요.

    유쾌함과 독서.
    환상의 콜라보죠.

    웃는 것이 좋아서
    저를 웃겨주는 남자면 그저 함께 있는것이 좋았어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지만 개그맨이 미인들을 쟁취하는 것을 보면
    웃음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은 인정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유쾌함을 책에서 나오는 무거운 지혜를 가볍게 들어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음, 정말 환상의 콜라보아닐까요?

    고명환작가님 그리고 김민식 PD님은 그런 점에서 똑닮아있다고 생각해요.

    두분의 앞날을 기도하고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11. 라일락 2020.09.07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식씨 고마워요~
    오늘 정말 소중한 만남을 주선해 주셨잖아요.
    실제적인 인생담을 전 아주아주 좋아하고 또 따라서 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언능 책 주문해야겠어요 .
    민식씨 같은 또라이를 알게되서 좋아요. 저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 또라이거든요 ㅋㅋㅋ
    코로나로 어려울때 혼자서도 잘 놀아서 참 행복하답니다. 이 행복은 민식씨가 보탬이된것도
    아시죵~~~쌩 큐!!!

  12. 매드 아이 2020.09.07 1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만 하면 돈벌수 있다는 의견을 반박하려고 들어왔는데 ㅋㅋㅋ

    저번에 읽었던 매일아침써봤니 작가님의 블로그였네요!!!ㅋㅋㅋ

    티스토리에 스토리 목록에서 유입되었습니다.ㅋㅋㅋㅋ
    무척 반갑고 기분이 좋네요 ㅋㅋ

    pd님 책 덕분에 블로그를 시작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하려던 말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책은 단지 이론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론과 실전은 같이 가야되는 것이지만
    굳이 중요성을 따지자면 실전이 더 중요하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실전과 이론의 비중은 7:3정도가 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13. summerlover 2020.09.07 1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추천해 주시는 책은 믿고 보는데
    좋은책 하나 또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지금 절반 정도 읽었는데 정말 좋아요 ^^
    고명환씨에 대해 잘 몰랐는데 역시 책 읽고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은 다르네요 👍
    읽는것에서 출발하여 실천까지 이어지는 삶이 되게 해야겠습니다!!

  14. 바람처럼 2020.09.07 14: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출의 신'이 되는 피디님 ..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15. 김주이 2020.09.07 2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고명환 작가님!
    정말 멋지고 대단하시네요.
    책을 읽으며 발전하고 역량을 키우고 이를 내안에서 선순환시키는 삶
    저도 바라는 삶입니다.
    더 열심히 읽고 쓰고 말하고
    배우며 살아야겠습니다.

  16. 아리아리짱 2020.09.08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아리아리!

    고명환 개그맨이 강연에 이어 책을 쓰는
    저자로 변신했군요!
    얼른 읽어 보고 싶습니다.^^

  17. 에가오 2020.09.08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18. 모험생띠띠 2020.09.09 0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명환님이 작가가 되어 있을 줄 꿈에도 생각못했습니다.
    꼭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9. 유쾌한 옥돌씨 2020.09.09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을 읽은지 1년남짓밖에 안되었는데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요.ㅠㅠ
    결국 메모만이 답일까요?

  20. 에스멘 2020.09.09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집에 TV를 없앤지가 8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 전에 고명환 개그맨을 TV에서 봤었는데요..그 동안 작가가 되었네요..꼭 한 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21. 달빛마리 2020.09.21 16: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이 책 소개해 주셔서 지난 주에 읽고 오늘 이 책에 대한 글을 저도 블로그에 썼어요. 정~말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