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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3 재수없다 할까봐 겁나요 (26)

방구석 돈벌기 카페에서 온라인 강연을 했어요. <매일 아침 써봤니?>를 소개하면서, 매일 블로그를 하기 위해서는 매일 즐거워야 한다고 말했어요. '오늘 하루의 삶이 즐거워야 해요. 오늘 내가 읽은 책이 재밌어야 하고, 오늘 내가 가본 여행지가 멋있어야 하고, 오늘 내가 맛본 음식이 좋아야 해요. 그래야 내일의 내가 그것에 대해 글을 쓸 수 있어요. 매일 나의 일상을 자랑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면, 블로그가 즐거워요.'

그랬더니 이런 질문이 올라왔어요.

'재수없다 할까봐 겁나요.'

그 분께는 죄송하지만, 저 그 순간, 빵 터졌어요.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아, 그런데 왜 나는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보고 재수없다 할까봐 겁이 났다면, 저는 아마 10년 째 이렇게 글을 쓰지 못했을 텐데. 나는 이 생각을 왜 못했지? 그 순간, 깨달았어요. 제가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보고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던 거예요. 

"혹시 선생님께서 평소 다른 사람 블로그 보면서 이런 생각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남들도 내 블로그 보고 똑같이 생각할까봐 겁나는 거 아니에요?"

그 분이 막 웃으셨어요. 

"아, 제가 그러나봐요."

무례한 말씀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웃어넘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매년 한 권씩 책을 내지만, 책을 낼 때마다 부끄러운 게 사실이에요. '나 따위가 뭐라고, 감히 책을 쓸까....' 그럼에도 책을 쓰는 이유... 매년 200권 넘게 책을 읽으며, 다양한 저자의 생각을 만나는 게 즐거운 거예요. 책을 읽으면서 제가 하는 생각은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와, 이런 이야기도 책으로 낼 수 있구나.'하는 감탄이지, '에이, 뭐 이런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그래, 재수없게.'는 아니었던 거죠. 

결국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내 안의 나에요. 내가 남에게 친절하지 않은 걸 기억하기에, 남도 나에게 똑같이 대할까봐 두려운 거예요. 이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내가 평소에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면 됩니다. 누가 블로그에서 잘 난 체를 해도, 함께 기뻐하고, 좋은 책/여행지/맛집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는 겁니다. 진심으로 축하하고 부러워하는 마음은 나의 행동을 부채질합니다. 나도 그렇게 좋은 책/여행지/맛집을 경험하고 글을 쓰고 싶어 지거든요.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아,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참 좋은 분들을 만났구나. 

 

고맙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오늘도 글쓰기가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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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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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바람향기 2020.09.03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밤 태풍으로 모두들 무탈하신지....
    피디님 글은 저의 아침 비타민입니다.
    역시 행동하는 양식인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오늘도 덕분에 선물같은 날이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3. 짱구노리 2020.09.03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저도 피디님의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4. GOODPOST 2020.09.03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것을 보고도 사람들은 참 다양한 생각들을 하네요.
    책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접하면서 좀 더 현명해지기를 바래봅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흔적은 남았지만,,,그래도 천명한 하늘이 보이네요.
    오늘도 고맙습니다.

  5. 오달자 2020.09.03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읽는 즐거움~^^
    비록 책 한권 통째 읽진 못하더래도 매일 아침 피디님 글을 통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 너무 좋습니다.

    남에게 친절한 삶...
    배워가겠습니다~^^

  6. 꿈트리숲 2020.09.03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감히 남의 글을 읽고 재수없다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저 생각을 글로 풀어낸다는 것이
    위대해 보이기만 하거든요.^^

    책의 저자가 되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같은데요
    요즘은 지인분들이 책을 내신다는 소식을 자주
    접합니다. 재수없다는 생각보다 아니 저분에게 내가
    모르는 위대함이 숨겨져 있었구나 감탄하기 바쁘네요 ㅎㅎ

    제가 친절하면 세상도 날 위해 웃어줄거라는 기대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서 배웠습니다.
    내가 긍정하면 세상은 날 위해 손을 뻗어줄 거라는 것도요.
    감사합니다^^

  7. 옥포동 몽실언니 2020.09.03 1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재미있고 솔직한 이야기, 애들 재우고 지친 밤 이불 덮어쓰고 애들 몰래 핸드폰으로 피디님 글 읽는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글 좋은 책 많이 많이 내 주세요~ 피디님의 생각이 항상 궁금한 독자 올림^^

  8. 김주이 2020.09.03 1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좋은 글을 써주시는 PD님께 감사합니다.
    늘 내 마음 속 열정을 끌어내주시고 무언가 새로운것에 도전하게할 힘을 주시고 즐거운 무언가를 찾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실시간 유튜브 또 기대됩니다~~

  9. SEESOSSI 2020.09.03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을 보면 언제나 즐겁습니다. 즐겁게 쓰시는 게 느껴져요.
    저도 요즘은 즐겁게 하려고 매일 생각합니다. 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

  10. 보리랑 2020.09.03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기가 먼저랍니다. 그전에 먼저, 내가 품어온 분노 + 수치심 죄책감을 풀어내는게 먼저라 하네요.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것까지도요.

  11. 레이디북스 2020.09.03 1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보고 빵터졌어요..열심히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2. 보라코치 2020.09.03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하는 김민식 PD님.

    강연을 하셨군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꼭 PD님 강연을 듣고 싶어요.
    광교 푸른숲 도서관 강연이 예정되었을 떄 태풍이 왔었고
    다른 일이 겹치며 가지 못했거든요.
    늘 마음속에 아쉬운 마음이 남아있어요.

    PD님 글을 읽으면 저도 PD님 같이 재수있게 글을 잘 쓸까 싶어 글을 읽습니다.
    저도 신명나는 글쓰기를 하고 싶거든요.
    화려한 장신구는 필요없고요.
    그저 읽는 사람이 저처럼 무릎 탁탁치고 압!하하하 한 분 웃음으로 추임새 넣어주면
    신명하는 글쓰기가 아닐까합니다.

    재수있는 글쓰기.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13. 모험생띠띠 2020.09.03 1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아침 써봤니? 책을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하여 읽어가고 있습니다.

    피디님의 글은 쉬운문체이지만 글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삶에 대한 내공과 글쓰기에 대한 애정에 정말 감탄했습니다.

    이제 책을 넘어 블로그로까지 들어와 피디님의 글을 아껴가며 하나하나씩 읽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글도 저에게 큰 공감과 울림을 남깁니다.
    피디님과 동시대에 함께 산다는게 저에겐 큰 행운입니다.

    피디님~ 고맙습니다. 저도 피디님처럼 매일 쓰는 사람이 되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14. 에가오 2020.09.03 15: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매일 잘 읽고 있어요~^^고맙습니다~~~♡

  15. travelhappily 2020.09.03 1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읽고 가라 앉은 맘 추스리고 가요~

  16. 2020.09.03 1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초보writet 2020.09.03 2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책을 읽고 1일1블로그를 결심하고 3일자 되는 밤입니다.매일 쓸려면 일상을 써야 하는데 secret한 글을 어찌 쓸까? 고민했는데 그냥 간단히 책에서 정리 해주신것 같아요,, 미리 미리 쓸거리를 남겨 두신다는 부분도 이해가고, 피드백 받아야 글쓰기가 늘어난다 것두요
    내일 아침 쓸거리가 조금 걱정됩니다. 자기 전에 좀 생각해두려구요. 아직 임시저장 된 글이 없거든요~^^

  18.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9.04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코로나에 대항하여 어떻게 행복을 찾으며 살아야 하나에 대한 강연도 해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

  19. 아빠관장님 2020.09.04 1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내 안의 나에요. 내가 남에게 친절하지 않은 걸 기억하기에, 남도 나에게 똑같이 대할까봐 두려운 거예요. 이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내가 평소에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면 됩니다. 누가 블로그에서 잘 난 체를 해도, 함께 기뻐하고, 좋은 책/여행지/맛집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는 겁니다. 진심으로 축하하고 부러워하는 마음은 나의 행동을 부채질합니다."
    피디님 격하게 공감하고 격하게 위로 받고 갑니다!

  20. 저녁노을함께 2020.09.04 1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렇게 답을 할 수 있네요. 지혜가 넘치십니다!! 멋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