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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3

경험보다 중요한 건 해석이다 하나의 경험에 대해 정해진 해석은 없어요. 형제 자매 사이에도 양육자의 폭력이라는 상황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요. 같은 상황이라도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해요. 그걸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어요. (황모과 / 허블)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오늘도 모멘트 아케이드 moment arcade에 들어섭니다. 사람들의 모든 순간이 짧게 가공되어 업로드되는 곳. 누군가가 체험한 기억 데이터를 사고파는 기억 거래소 모멘트 아케이드. 저는 산책하듯 아케이드 여기저기를 다닙니다. 저마다 자신의 모멘트를 전시하고 있네요. 제가 찾는 건 그런 화려한 모멘트가 아닙니다. 내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모멘트, 무력함을 극복하게 해줄 모멘트, 활기찬 삶을 대리 체험하게 해줄 모멘트를 찾고.. 2020. 6. 18.
슬기로운 클럽 생활 둘째 딸이 중학교에 올라가자 코로나가 터져 입학이 밀리더니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리 집 민서는 노트북은커녕 스마트폰도 없는 아이인데! 어떡하지? 마님이 온라인 수업 듣는데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라는 엄명을 내리셨어요. 가격 비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태블릿 피씨를 검색했습니다. 아이에게 노트북을 사줄 형편은 안 되고, 그나마 태블릿이라도 사려고요. 그런데 태블릿도 싸지는 않더라고요. 아이패드니 갤럭시 탭이니 하는 건 어지간한 저가형 노트북 정도 가격이었어요. 나중에 등교를 하면 안 쓸 물건인데 굳이 비싼 걸 사야하나? 저는 소비를 극도로 경계하는 편입니다. 그 좋다는 아이패드나 아이폰도 없이 삽니다. 필수재를 소비하지, 사치품을 사지는 않아요. 한참 고민하는데 문득 눈에 띈 제품이 있어.. 2020. 6. 17.
여수 가족 여행 지난 겨울, TV에서 여수 여행기가 나오자, 둘째딸이 그랬어요. "나도 여수 가고 싶다~" 아내가 옆에서 그러더군요. "이제 언니 수능도 끝났으니, 주말에 다 같이 가자." 큰딸도 옆에 있다가 "나도 전부터 여수 밤바다 보고 싶었어. 갈래." 세 마님의 대화를 듣던 저는 조용히 코레일 앱을 열고, 기차를 예약합니다.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제가 예약한 쏘카가 기다리네요. 휴대폰 쏘카 앱으로 차량을 열고 탑승하고 민지에게 물어요. "첫번째 목적지는?"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오동도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일단 승강기를 타고 전망대로 갑니다. 저 멀리 다리로 이어진 오동도가 보이네요. 방파제 위로 조성한 산책로를 따라 걷습니다. 넷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고시랑고시랑 수다를 떨며 걷습니다. 바닷가.. 2020. 6. 16.
역경을 이겨내는 리더십 1914년, 영국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27명의 대원들과 함께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횡단에 나섭니다. 얼어붙은 바다를 헤치고 가던 배, 인듀어런스 호는 목적지를 불과 150km 앞두고 얼음 속에 갇혀버려요. 배는 부서지고, 남극해를 떠다니는 얼음덩어리에 몸을 실은 이들의 상상을 초월한 고난이 시작됩니다. (글 캐롤라인 알렉산더 / 사진 프랭크 헐리 / 김세중 옮김 / 뜨인돌) 섀클턴은 이전의 남극 공략에서 이미 실패한 적이 있어요. 절치부심, 열심히 준비해서 새로운 탐험을 떠납니다. '섀클턴은 몰랐을 것이다. 자신이 또 한 번의 좌절을 겪게 되리라는 것을. 그것이 성공보다 더 위대한 실패가 되리라는 것을. 훗날 세상으로 하여금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실패한 '인듀어런스 탐험'.. 2020.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