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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3

가정의 평화가 위태로울 때 <우리 집> 윤가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을 이수역 아트나인에서 봤다. 영화가 시작하고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얼굴이 극장 화면을 가득 채운다. 주변 소음과 아이의 표정만으로 따돌림 당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탁월하게 잡아냈다. 영화 에서도 감독은 같은 방식으로 첫 컷을 연출한다. 초등학교 5학년 하나(김나연)의 표정 위로 엄마 아빠의 대화가 들려온다. 말이 한마디씩 오고 갈 때마다 긴장은 고조된다. 엄마는 아빠가 못마땅하고, 아빠는 엄마가 불만이고, 아이는 가운데서 눈치만 살핀다. 이러다 우리 엄마 아빠 이혼하는 거 아냐?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싶은 아이의 애달픈 노력이 시작된다. 영화를 보는데 주인공 아이의 표정 위로 열 살 때 내 모습이 포개졌다. 어린 시절,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부싸움을 심하게 하셨다. 한번 .. 2020. 6. 30.
좋은 아빠, 행복한 아빠 가족을 위해 열심히 돈을 벌고, 주말에도 쉬는 대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분명 좋은 아빠입니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 살다보면 분노의 화신이 될 때도 있어요. '난 너희들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는 데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이럴 땐 알아차려야 해요. '내가 지금 일터에서 많이 힘든가 보다. 그래서 집에서 분풀이를 하나보다.' (최호진 / 와이에치미디어)15년차 직장인에 두 아이의 아빠로 살던 저자가 어느날 아이들과 스키장 여행을 갑니다. 여섯 살 어린 아이가 리프트에서 장난을 치다 스키 플레이트를 떨어뜨리는 사고를 쳐요. 아빠는 불같이 화를 냅니다. 그러고 난 후, 문득 미안해지죠. 어린 아이가 실수로 한 행동에 왜 나는 그렇게 화를 냈을까... '스키장에 다녀온 지 몇 주 뒤, 우연히 .. 2020. 6. 29.
독자로서의 글쓰기 기술 오늘 글은 좀 깁니다. 바쁘신 분은, 화면 끝까지 내려서 마지막 6줄만 읽으셔도 됩니다. 후배에게서 카톡이 왔어요. '형 건강하시쥬? 제가 읽은 글쓰기매뉴얼 중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네요 좋아하실까봐 긁어서 보내드립니다' 아, 노후에 전업작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더니, 후배가 이렇게 챙겨주네요. -------------------------------------- '어떻게 하면 잘 읽히는 글을 쓸 수 있는가. 1. 일단 ‘문장력 향상 72단계’ 같은 책은 읽지 마라. 어떤 테크닉을 배워서 습득하면 뭔가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은 대체로 쓸모없다. 다이어트 테크닉이 담긴 책을 백날 읽어봐야 살이 빠지지 않는 것처럼. 2. ‘글쓰기를 위한 100가지 법칙’ 같은 책도 읽지 마라. 그 많은 법칙을 외울 기.. 2020. 6. 26.
양재천에서 탄천 가는 길 거꾸로 걷는 서울둘레길, 오늘은 양재천에서 시작해 구룡산을 걷습니다. 숲 속에서 생소한 표지판을 만났어요. 강남 둘레길? 강남에도 둘레길이 생겼나봐요. 새로운 걷기 코스가 생겼다니 반갑네요. 이래서 자꾸 다녀야 해요. 세상은 좋아지고, 새로운 길은 자꾸 늘어나니까요. 구름다리를 건너 계속 걸으면 매봉역이 나온답니다. 새로운 길을 보면, 들머리 근처 전철역부터 확인해둡니다. 언젠가는 강남둘레길도 완주하고 싶어요. 새로운 길을 보면 늘 호기심이 동합니다. '저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걸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어요. 항상 새로운 길은 나를 설레게 합니다. 낯선 길을 걸으며 헤매기도 하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내가 원하던 목적지를 찾을 수도 있어요. 50분 정도 걸으면, 산 속 정자나 나무 의자에 앉아 잠.. 2020.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