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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04 관계가 힘든 아이들에게 (16)

민서가 이제 중학생입니다.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는 중이지요. 아이가 어른이 된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탐색하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예전에는 제가 골라준 책을 읽던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찾아 읽습니다. 민서가 서점 나들이 갔다가 사온 책이 있어요.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 문학동네)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데요. 책 제목이 낯익어 기사를 검색해보니 '서점인이 뽑은 아동 청소년 분야 2019년 올해의 책'이에요. 기사를 민서에게 보여주고 책 고르는 안목을 칭찬해줍니다. 이제 중학교에 올라가는 민서,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어린 시절의 관계는 참 어렵습니다. 이 책은 중학생 친구들 사이에서 누군가는 왕따가 되고, 또 누군가는 은따가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체리새우>는 주인공이 운영하는 비공개 블로그의 이름입니다. 주인공은 말 못할 고민을 블로그에 털어놓습니다. 비공개로 된 글에 자신의 마음을 터놓지요. 블로그 대문에 이런 글이 있어요. 

'외갓집에서 체리새우를 처음 보았다. 수초 가득한 어항에 내 손톱만 한 크기의 새빨간 새우들이 있었다. 나는 것처럼 헤엄치는 모습이 예뻤다. 작고 연약한 듯 보이지만 굳건한 생명체. 나랑 닮았다. 크크' 

(23쪽)

작고 연약한 듯 보이지만 어엿한 생명체, 중학생 주인공은 체리 새우의 모습에서 자신을 봅니다. 이 책을 벌써 여러 번 읽은 민서에게도 관계는 수수께끼겠지요.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 소설이다. 관계의 첫 번째 단계는 '나'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야 '너'를 볼 수 있다. 이 아이는 그걸 모르고 '우리'의 세계에 속하고 싶어 했다. 이 소설은 이제 막 그걸 알아낸 아이의 소중한 성장기이다.'

-윤성희 (소설가)

우리는 그 시절,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 합니다. 소외받지 않고 싶다는 욕망에 따돌림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요. 책을 읽는 내내, 영화 <우리들>이 떠올랐어요.

"엄마한테 전학 가고 싶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엄마가 그러셨어. 세상사람 모두가 나를 좋아하는 건 불가능하대. 인기 최고인 연예인도 안티는 있잖아. 그러니 나를 미워하는 애들은 신경 쓰지 말래.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만 집중해도 인생이 짧다고 하셨어. 이제는 혼자 잘 지내는 편이야. 책 읽고, 영화 보고, 수영장 다니고. 우르르 무리 지어서 다니는 거, 사실은 별로 안 좋아해. 그러니 아쉬울 것도 없어. 집에 혼자 있으면 외로울 때도 있지만, 수많은 작가와 감독이 소중한 선생님이고 친구잖아."

(156쪽)

50년을 살고 제가 얻은 결론도 같아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지 신경 쓰는 것보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챙기고 삽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싫어하게 되어 있어요. 노력해도 그들의 마음은 돌릴 수가 없으니, 내가 좋아하는 이들에게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관계가 힘든 청소년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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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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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라피나장 2020.05.04 0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간만에
    나도
    체리새우
    공감합니다

  2. 더치커피좋아! 2020.05.04 0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서도 아빠만큼 책보는 안목이 높군요!
    아니, 나중엔 아빠보다 더 넓고 깊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오늘은 민서 덕분에 좋은책 알았습니다.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 소설이다.
    관계의 첫 번째 단계는 '나'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야 '너'를 볼 수 있다.
    이 아이는 그걸 모르고 '우리'의 세계에 속하고 싶어 했다. 이 소설은 이제 막 그걸 알아낸 아이의 소중한 성장기이다.'

    저의 청소년기를 돌아보고,
    이제 시작된 아이의 청소년기를
    지켜보고 있으니..
    우리들은 어쩌면 본능적으로
    더 중요한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부보다, 관계라는거!그리고 나.

    이 시간동안 나를 더 깊이있게
    알아가고 나를 통해 너를 만날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우리의 시간이 될것같아요.

    나를 보는 오늘
    너와 함께하고 싶은 오늘
    우리라는 소중함.

    피디님,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민서도 파이팅!

  3. 섭섭이짱 2020.05.04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민서가 벌써 중학생이라니...
    아빠에 대한 얘기를 거침없는 커밍아웃했던 그 모습이 떠오르네요 ^^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도 읽어도 좋은 책 같네요
    이 책도 장바구니로 고고고
    좋은 책 알게해줘서 고마워요 민서양

    작가님이 책에 대해 이런 얘기를 하셨네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 글에 내가 단 댓글이 ‘베스트’가 된 적이 몇 번 있다.
    이 소설은 댓글을 다는 심정으로 시작되었다.” - 황영미

    p.s) 황영미 작가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이글도 읽어보세요
    http://ch.yes24.com/Article/View/38121

  4.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5.04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학생이 되면 친구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가오고 고민도 많이 겪죠
    자기 방에 들어 가 문 걸어 잠가둘 때도
    많은데 아빠랑 책 이야기하는 따님
    좋은 아빠인걸 다시금 느껴요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싹트는
    시간 책을 가까이하는 따님 모습이
    예뻐보입니다

  5. lovetax 2020.05.04 0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아이가 자랄수록 관계에 대한 고민(엄마와 딸의 관계, 딸아이가 지내는 학교에서 친구 및 선생님과의 관계 등)이 커집니다. 관계 맺기를 잘하는 아이가 되길 바라면서 혹여나 관계속에서 상처를 받아도 잘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길 바라는 맘도 있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걸 무얼까 고민합니다.

    좋은 책을 추천해주시어 감사해요^^
    민서의 안목에 감탄을~

  6. 오달자 2020.05.04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한 해 중2인 제 딸도 관계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어서 해서 핸폰번호까지 바꿨었네요.
    예민한 시기에 적절한 책선정.
    탁월한 안목을 지닌 따님 덕에 저도 즤 딸에게 이 책 선물 해야겠네요.

  7. 꿈트리숲 2020.05.04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들 중학생이 되면 친구관계 때문에
    고민이다 하셔서 저도 무척 걱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중학생이 된 딸을 보니 별 무리없이
    무난하게 잘 지내더라고요.

    벌써 중3이 된 딸을 보니 친구에게 집착하지도
    친구의 말에 상처받지도 않는 유형인가
    싶었는데, 아이는 친구말고도 재밌는 놀이가
    무궁무진해서 누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해도
    그런가보다 하거나 아예 모르고 지나가는 것 같아요.

    나를 들여다 봐야 너가 보인다는 말
    정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8. 김주이 2020.05.04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영하 작가님이 쓴 책에서 친구가 인생에서 별로 중요하지않다는 사실을 마흔이 넘어 깨달았다는 글귀를 읽는데 공감이 가더라고요.
    물론 그 깊은 뜻은 타인과 맞추기 위해 불필요하게 나를 바꾸려는 노력에 시간을 쏟기보다 자기 취향에 더 귀를 기울이고 영혼을 풍요롭게 만들라는 거였죠.

    이 글을 읽으니 그 글귀가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자신을 더 풍성하게 만들기위해 저도 더 노력하고, 우리아이들에게도 이런 부분을 이야기해줘야겠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5.04 1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영하 작가님이 그런 말을 하셨군요.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이야기네요.^^!

      성향차가 있을 것 같아요. 인생에서 사람이 중요하지 않다면 대체 어떠한 것이 소용있는 걸까요? 조금 더 깊게 생각해봐야겠네요. 생각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9. 혜링링 2020.05.04 1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 관계는 성인이 되어서도 어렵고 힘든데, 이 책을 통해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책 제목도 독특하고 마음에 들어요:)

  10. 정초아 2020.05.04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과 향하는 곳을 알면 타인의 중요성이 약해지기 시작한다.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은 나를 거인으로, 타인을 난쟁이로 만드는 것이다.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생각나서 적어보았습니다

  11. 아리아리짱 2020.05.04 1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사람 챙기기도 바쁜시간들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시기가 중,고등학교 시절
    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책친구와 책스승님들이 함께하는 민서는
    슬기롭게 관계를 잘 맺어나갈 것입니다. ^^

  12.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5.04 1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건 너무 욕심이에요ㅠㅠ

  13. 나겸맘 리하 2020.05.05 0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만 알고 있던 책이었는데
    따님 덕분에 내용 파악까지 하게 되었네요.^^

    사춘기 아이들에게 '친구'보다 '네 자신'이 더 소중하다고
    하는 이야기가 잘 와닿지 않는 건.
    관계 속에서 위치하는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보다 크게
    여겨지기 때문 같아요.
    개별적으로 놓고 보면 약하고 순한 아이들인데
    뭉쳐지면 권력처럼 보이거든요.

    무리에 끼지 못해 소외감을 느끼는 아이에게
    강해지라고 말하기에는..
    우리 모두 참 연약한 존재에요.
    좋아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단단한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고요.
    아이들이, 집착한 관계의 '부질없음'도 깨닫는 순간이
    늦지 않게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상처 받아도 너무 아파하지 않으며
    그 상처가 스스로를 키우는 힘이 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어린이날. 너무 훌륭한 책 소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