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0422

논어를 읽는 시간 묵독이 보편화된 시대입니다. 옛날에는 책을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신앙공동체나 서당에서 다함께 소리내어 책을 읽는 게 수행이자 공부였지요. 선비가 혼자 집에 있을 때도 소리내어 책을 읽었고요. 고미숙 선생님이 기획하고 감이당에서 펴낸 낭송 시리즈에는 경전이 많습니다. 오랜 세월 입으로 전해온 것들이 많아 소리내어 읽기에 좋은 텍스트입니다. 오늘은 에서 제가 좋아하는 구절을 소개합니다. (공자, 맹자 지음 / 류시성 풀어 읽음 / 고미숙 기획)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가 추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채찍을 잡는 마부 노릇이라도 하겠다. 하지만 추구한다 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 11 (25쪽) '자공이 사람들을 비교하고 평가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공아, .. 2020. 4. 11.
세상의 모든 가르침을 한 권으로 코로나로 인해 바뀌는 것들이 많은데요.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고난의 시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입니다. 수많은 고전을 읽어 수천 년에 걸쳐 인류가 쌓아온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이 둘 있어요. 하나가 유발 하라리, 또 하나가 채사장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인류의 역사를 정의하지요. ‘인간은 말이야!’ 채사장은 을 통해 세상의 지식을 총망라합니다. 지적인 대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지식을 모으지요. 누적 판매 20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 시리즈, 5년만의 신작입니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위대한 스승들과 그들의 사상에 초점을 맞춥니다. (채사장 / 웨일북) ‘위대한 스승은 수많은 시대와 장소에서 탄생했다. 그중에서 특히 경이로운 시기가 있었다. 지금.. 2020. 4. 10.
사진 신부 이야기 "버들 애기씨, 내년이면 열여덟이지예? 포와로 시집가지 않을랍니꺼?" "포와? 거가 어데고?" "미국 땅인데 섬이라 카데예. 거 가면 돈을 쓰레받기로 쓸어 담는다 캅니더. 그뿐 아이라 옷이고 신발이고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어가 맘에 드는 기를 따서 입고 신으면 된다 캅니더. 날씨는 또 우떻고예. 사시사철 늦봄맨키로 따시니 겨울옷이 필요 없다 아닙니꺼." "극락도 아이고 무신 그런 데가 있습니꺼?" (이금이 장편소설 / 창비) 소설의 첫 대목에 나오는 대화입니다. 옛날에는 얼굴도 안 보고 결혼했다고 하지만, 1917년 일제 시대 때,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시집 간 여성들이 있어요. 구한말 가난한 조선땅을 벗어나 하와이로 돈 벌러 간 사내들이 있어요. 어쩌면 한인 최초의 이주노동자일지도 모르겠군요. 하와.. 2020. 4. 9.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지키고 싶을 때 (왓챠의 브런치에 기고한 글입니다.) 영국은 자존심이 강한 나라다. 미국이 잘나봤자 영국의 식민지였다. 독일과 프랑스를 히틀러로부터 구한 게 영국이다. 셰익스피어와 비틀즈, 그리고 해리 포터를 만든 나라다. 2016년, 콧대 높은 영국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그해 6월, 브렉시트 국민 투표로 영국은 유럽 연합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금융 산업의 허브, 관광산업의 중심지, 세계적 문화 강국인 영국이 그냥 섬나라가 되겠다고? 그들의 자살골에 모두가 경악했을 때 영국을 구원한 건 미국이었다. 2016년 11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은 이제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장벽을 쌓아야 할 참이다. 세상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자존심이 상했을 때, 영국인들은 블랙코미디를 만든다. 자학 개그가 곧 .. 2020.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