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1 사진 신부 이야기 "버들 애기씨, 내년이면 열여덟이지예? 포와로 시집가지 않을랍니꺼?" "포와? 거가 어데고?" "미국 땅인데 섬이라 카데예. 거 가면 돈을 쓰레받기로 쓸어 담는다 캅니더. 그뿐 아이라 옷이고 신발이고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어가 맘에 드는 기를 따서 입고 신으면 된다 캅니더. 날씨는 또 우떻고예. 사시사철 늦봄맨키로 따시니 겨울옷이 필요 없다 아닙니꺼." "극락도 아이고 무신 그런 데가 있습니꺼?" (이금이 장편소설 / 창비) 소설의 첫 대목에 나오는 대화입니다. 옛날에는 얼굴도 안 보고 결혼했다고 하지만, 1917년 일제 시대 때,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시집 간 여성들이 있어요. 구한말 가난한 조선땅을 벗어나 하와이로 돈 벌러 간 사내들이 있어요. 어쩌면 한인 최초의 이주노동자일지도 모르겠군요. 하와.. 2020. 4.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