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5'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03.05 노력만이 정답은 아니다 (12)
  2. 2020.03.05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21)

인천에서 상고를 나와 전문대를 다니다 비서로 취직한 분이 있어요. 일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사장님에게 너는 회사일이 맞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었대요. 이런 말을 듣고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하지는 않아요. 본인도 사장님 생각에 동의하거든요. 좋아하는 것은 죽어라 파지만, 싫어하는 것은 죽어도 못하는 성격. 결국 취직하고 일주일도 안 되어 그만둡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어른들의 일갈이 들려오지요. “네가 성공하지 못한 건 노오력이 부족한 탓이야!” , 이제부터 스무 살의 반전이 시작됩니다.

이 분이 좋아하는 건 뭐냐, 어려서부터 용돈 받으면 동대문 가서 옷 고르는 거였대요. 입고 다니는 옷을 보고 친구들이 “예쁘다! 네가 입은 옷 중고로라도 사고 싶다!”하는 걸 보고 인터넷 쇼핑몰에 올려 7만원 받고 팝니다. ‘어라? 이게 팔리네?’ 그 다음부터 동대문 가서 직접 고른 옷을 하나씩 인터넷에 올립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팔아 한 달에 매출 천 만원을 올립니다. 아침에 동대문에 가서 옷을 사고 옥션에 올리고, 포장하고 배송하며 혼자서 하루 3시간 자면서 일합니다.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재미있어요. 결국 쇼핑몰 사이트를 오픈 하는데요. 이게 대박이 납니다. 아시는 분은 눈치챘을 것 같은데, 바로 ‘스타일 난다’의 김소희 대표 얘기입니다. 2018년 로레알이 6천억원에 인수한 그 ‘스타일 난다’.

<멀티팩터> (김영준 / 스마트북스)

월급쟁이로 사는 이들에게 꿈이 있지요. 창업입니다. 사장이 되는 것! 그런데요, 월급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게 훨씬 더 행복합니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직장인으로 살 때는 월급날이 너무 느리게 왔는데, 자영업자가 되고 나니 월급날이 너무 빨리 온다고요.

<골목의 전쟁>이란 베스트셀러로 자영업자들의 성공 스토리를 파헤친 저자가 새 책을 냈습니다. 월향, 공차, 마켓컬리, 무신사, 그리고 스타일난다 등 요즘 잘 나가는 사장님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 책인데요. 틀에 박힌 성공법칙 대신, 다른 방식으로 성공의 이유를 짚어줍니다. ‘잘 나가는 비즈니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딱 한 마디로 알려주마! 노력을 하면 된다!’ 네, 이런 주장이 다 뻥이랍니다. 노오력만으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 책입니다.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는 사업 성공 비결을 묻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 힘이나 전략 때문에 거둔 성과가 아니니, 성공이란 말과 목표란 말을 자제해달라. 사업계획서도 없고, 매출 목표도 없으며, 노하우에 관해서는 ‘정말로 없다’, ‘항상 즐겁게 하고 있다’라고 답하는 것이 전부이다. 심지어 성장의 비결에 대해서는 “(협력사에) 줄 것을 주고, (고객에) 받을 거 받고, (국가에) 낼 거 내면 성장하던데요?”라고 답할 정도이다.

(154쪽)

이 정도 노하우라면 누구나 사업해서 대박 날 것 같지요? 그게 절대 쉽지 않습니다. 김소희 대표는 재능이 시대를 잘 만나 성공한 사례입니다. 1998년 외환위기가 와서 도매시장으로 쓰려던 신축건물을 의류 소매를 위한 패션몰로 오픈합니다. 이게 동대문 밀리오레고요. 동대문이 일반 소비자에게 문을 연 1998년에 김소희 대표는 열다섯 살이었어요. 옷에 대한 감각이 한창일 나이에 딱 좋은 환경을 만났고요. 2000년 이후 벤처 붐이 일고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된 덕분에 스타일 난다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2010년 이후 경제성장 대열에 합류한 중국에서 한류 열풍에 힘입어 K-뷰티라고 한국 화장품 열풍이 이는데요. 이 시기에 스타일난다는 색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어 또 대박을 냅니다. 스타일난다의 색조 화장품은 중국에서 인기 브랜드가 되고요. 로레알이 6천억원을 지불하고 스타일난다를 인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재능과 실력이 시대를 만나 성공을 거둔 사례입니다. 노력한다고 누구나 다 되는 건 아닙니다. 물론 김소희 대표의 성공은 나이와 성별이 기업가의 능력과 무관하다는 것도 보여줬지요.

2019년 기준으로 인터넷에서 아재를 판별하는 기준은 여럿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무신사를 아느냐?’일 것 같아요. 저 솔직하게 고백할게요. 저는 무신사가 무슨 일본 브랜드인줄 알았어요. 무신사가 ‘무지하게 신발 사진 많은 곳’의 준말인줄 전혀 몰랐고요. 대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프리챌에 만든 신발 커뮤니티가 사업의 시작이라는 얘기에 정말 깜짝 놀랐어요. 네, 저는 패션에 무지하거든요. 책벌레에게 있어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 아니라 손에 들린 책입니다. 저처럼 생긴 사람이 좋은 신발 신어봤자 무슨 효과가 있겠어요. 제게 최고의 패션 아이템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책 한 권 들고 다니는 겁니다. 저처럼 생긴 남자는 그나마 책을 읽어야 좀 봐줄만 합니다. 이걸 스무 살에 깨달았어요. 고교 시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신발 사진 올리던 이가 무신사 대박 신화의 주인공입니다.

책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5장의 제목은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성공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저는 책에서 이 페이지를 한참 들여다봤어요. 나라면 <불확실한 세상에서 성공하는 방법>이라고 쓸 것 같았거든요. ‘성공 비결, 더 쉽게 설명해줄게, 이것만 하면 확실하게 성공할 수 있어!’ 이렇게 쓰고 싶었을 텐데 왜 이렇게 길게 썼을까요? 저자는 그런 유혹을 견디는 사람입니다. ‘불확실한 세상’ 대신 ‘불확실성의 세상’이라 말하고요, ‘성공하는 방법’이라고 단정 짓는 대신 ‘성공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쓰는 게 더 정확하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마태 효과’라고 아세요? 잘되는 곳이 더욱 잘되는 이유입니다. 횟집의 승부처는 재료입니다. 신선한 재료를 쓰는 집이 잘 되지요. 근데요, 신선하고 질 좋은 횟감을 내놓는다고 잘 되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많이 와야해요. 아무리 신선하고 질 좋은 횟감도 손님이 없어 수조에 오래 머물면 선도가 떨어집니다. 사람들이 자주 오는 횟집은 회전이 빠르기에 생선의 신선도가 좋은 겁니다. 신선한 재료를 쓸수록 장사가 잘 되는 게 아니라, 장사가 잘 되는 집이라야 재료가 신선한 거죠. 이렇게 인과관계의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로버트 머튼은 저명한 학자일수록 더 많은 지원을 받아 더 좋은 연구결과를 내고, 그렇지 못한 학자는 지원이 적어서 연구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머튼은 이런 현상에 대해 신약성서에 나오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구절을 빌어 ’마태효과‘라고 이름을 붙였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익과 우위의 누적 메커니즘‘이다. 우위는 이익을 불러오고, 그 이익은 다시 우위가 되어 더 큰 이익을 부르는 것이다.’

(287쪽)

성공은 더 큰 성공을 위한 우위의 획득을 뜻합니다. 노력이나 재능은 한계가 있어요. 오히려 성공의 규모가 커질수록 계속 증가하는 요소는 브랜드파워, 팬, 자금, 경험, 정보, 인적 네트워크지요. 성공이 지속될수록 더 많이 획득할 수 있어 경쟁 우위로 작용합니다. 

자, 여기까지만 보면 잘 되는 집만 잘 되고 새로 여는 가게는 다 어려울 것 같지요? 여기에 세상의 변화가 개입합니다. 우위는 영원불멸한 것이 아니에요. 기술과 환경이 변화하고 트렌드가 바뀌면 기존에 확보했던 우위가 과거만큼 영향력을 갖지 못하게 되거든요. 새로운 도전자에게 기회는 바로 여기서 생깁니다. 불확실성의 세상이 주는 매력이 여기에 있어요.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소비자의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기에 기회는 다시 공평해지는 거지요. 

‘경쟁자원을 확보하고 운으로 결과를 만든다.’ 책의 결론 부분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해도 되는 실패 vs. 해서는 안 되는 실패’라는 대목에 나오는 조언이 인상적입니다.

‘해도 되는 실패란 결과 자체가 실패일 뿐, 그 과정에서 전보다 더 많은 경쟁자원을 획득하거나 경쟁자원의 상실이 없는 실패를 말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자본 손실을 최소화하며 경험을 통해 실력과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실패는 경쟁자원을 상실하는 실패이다. 회복이 힘들 정도로 자본을 깎아먹거나 인적 네트워크가 축소되거나 영향력을 상실하는 것 등이다. 경쟁자원의 상실은 그만큼 성공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319쪽)

드라마가 망할 때 감독은 유혹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 탓을 하고 싶다는. ‘작가가 대본을 잘 못 썼어.’ ‘배우가 연기를 잘 못 했어.’ ‘카메라맨이 촬영을 이상하게 했어.’ 문제는 그렇게 남탓을 하는 감독은 작가, 배우, 스태프 사이에서 평판이 나빠지고요. 다음 작품을 할 때, 좋은 인적 자원이나 좋은 기회를 얻기가 힘들어요. 평판도 아주 중요한 자원입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무엇일까? 운인가, 실력인가, 재능인가?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하는 여러분께 한 가지 답이 되는 책입니다. 시장의 승자가 되는 단 한 가지 비결은 없습니다. <멀티팩터> 운, 실력, 재능, 인맥 등 다양한 자원을 하나하나 모아가는 자세, 그 속에 성공 비결이 숨어있습니다.

 

'공짜 PD 스쿨 > 짠돌이 독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유와 욕망의 행복 방정식  (16) 2020.03.11
신간 5권 간단한 리뷰  (16) 2020.03.10
노력만이 정답은 아니다  (12) 2020.03.05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21) 2020.03.05
365일 교양수업  (21) 2020.03.03
신동진 아나운서의 사모곡  (20) 2020.03.02
Posted by 김민식pd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상식체온 2020.03.06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께서는 포스팅 제목을 책과 다르게 쓰셨군요. 제가 만약에 글을 썼다면 책 제목을 먼저 제시했을 텐데요. 이렇게 하신 의도가 궁금해지지만 어느 정도는 알 것같습니다.
    나이가 들고보니 성공이라는 단어를 제 자신이 아닌 것에서 찾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2. GOODPOST 2020.03.06 0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을 사는 자세를 오늘의 글에서 배웁니다.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성공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
    노력,운,실력,인간관계 등 다양한 자원을 모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니...
    막연하게 알고 있지만,,참 실천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남탓이 아니라 내탓으로 망할 때 잘 망하는 방법의 인생을
    배우며,,,살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꿈트리숲 2020.03.06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어느 책에서 '마태효과'를 보고 능력있는 자만 다 가지는건가 하고 살짝 우울했었는데요. 그게 영원하지 않다는 것에 희망을 가지기도 했어요. 재능과 노력만 가지고서 성공할 수 없다 하니 시대를 잘못 만나면 억울하단 생각도 들겠다 싶어요.
    해도 되는 실패 속에서 운, 실력, 재능, 인맥 차곡차곡 모아가는 것이 성공의 요인임을 오늘 배웁니다.
    많은 실패는 많은 더 많은 멀티팩터를 모으는거겠죠? 그래도 실패는 좀 두렵긴 합니다.ㅎㅎ

  4.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3.06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이야기지만 저에게는 너무 복잡해요. 피디님. 그냥 사업이든 뭐든 시도해보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성이 뭘까?를 궁리해보는 게 저에게는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 이번 책은 안 읽을래요ㅠㅋㅋ;;

  5. 아야찌 2020.03.06 11: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은 타이밍이다!

  6. 섭섭이짱 2020.03.06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주제가 흥미로와서 금방 읽은 책인데
    꼬꼬독 영상보고 반가웠어요
    이 저자의 이전 책도 재밌었고 평소에 다양한 관점으로
    글을 쓰셔서 이 책 나오자마자 바로 사서 읽었더랬죠

    평소 인생은 운칠기삼 보다 '운구기일' 이라고 많이 생각하는데요
    인생에 운이 많이 작용하는게 많은거 같더라고요.
    하여간 성공하는데 딱 맞는 공식을 만들기는 어려운거 같다는 ^^

    p.s ) 저자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저자 얼굴책도 함 가보셔요

    https://www.facebook.com/Paulbreit

  7. 서재 2020.03.06 1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대 초반에 너무 놀아서 30대가 힘든거라 생각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노력했는데
    40대에 힘들어지니 이제 뭘 탓해야하나 하고 더큰 좌절이 느껴지네요 노력도 아니었나봅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네요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8. 코코 2020.03.06 1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가 생각나는데요.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의 노력이 사회 전체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는
    시대를 만난 사람들이고 그래서 성공은 그들이 자라난 세계의 산물이라고 말하죠.
    해도 되는 실패와 해서는 안 되는 실패에 대한 조언.. 참 인상적이네요.
    잠깐 제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니 아쉬운 부분이 꽤 많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경쟁자원을 잃지 않도록 하나 하나 모아 잡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책 추천 감사합니다. ^_^

  9. 아리아리짱 2020.03.06 1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 님 아리아리!
    끈기있게 노력하면
    기회의 운도 함께하리라 믿으며
    오늘도 go Go!

  10. 제이미 2020.03.07 0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빈말아니고
    정말 잘생기셨어요!
    외모에 자신감 가지셔도 돼요!

  11. 황준연 2020.03.08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열심히만 한다고 ,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죠 !! 다양한 자원을 모아야겠어요!

  12. 나겸맘 리하 2020.03.09 0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엊그제 이 글을 읽고 우와 했거든요.
    오늘 다시 읽어도 역시. 좋네요.
    리뷰 맛집의 최고봉^^입니다.

    스타일난다의 대표는 워낙 유명했지만
    인터뷰 내용만 보아도 특별한 분이군요.
    자신의 성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그녀를 더 크게 성공하도록 만든 것 같아요.

    실패를 하더라도 경쟁자원 상실을 최소화할수 있다면
    경험축적의 측면에서 남는 장사라는 생각을 합니다^^
    실패는 끝까지 실패가 아닐때가 많더라고요.
    도전이고 경험이었다고...그렇게 사고전환을 하며
    경쟁자원도 부지런히 확보하면서 운을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타석에서 무한반복 배트 휘두르기...멀티팩터가 되는 날을 꿈꿔봅니다.
    피디님..좋은 글들 감사히 읽었습니다~~

‘가치의 아노미 시대에 맞서, 자기만의 결연하고 우아한 목소리를 지켜낸, 자존의 사람들’을 소개하는 책, <자존가들> (김지수 인터뷰집 / 어떤책들)을 읽었습니다.

‘젊었거나 늙었거나 자존을 자본으로 지닌 사람들은 각자의 색채로 빛났습니다. “노후 준비는 돈이 아니라 일”이라며 늘 새로운 도전을 마다 않는 개그맨 전유성, “성공은 높이보다 넓이”라는 유튜브 슈퍼스타 리아킴, “힘든 일은 항상 먼저 했다”는 홈런왕 이승엽과 “허송세월이 쌓여 어느 날 문득 좋은 이야기가 나오더라”는 가수 이적의 이야기는 재능에 대한 우리의 불안을 잠재웁니다.’

(8) 

목차에 등장하는 유명한 배우나 가수 스포츠 스타도 눈을 끌지만, 제 마음을 사로잡은 건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였어요. 58세에 늦깎이 디자이너로 데뷔한 할아버지인데요. 작고하기 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모든 사람은 누가 읽지 않더라도 자기 자서전을 써 봐야 해요. 자기가 주인공인 로맨스 소설 말이지요. 그러면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돼요.’

(116쪽)

맞아요.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고요. 나를 향한 절절한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게 인생입니다. 내 인생의 이야기는 내가 아니면 아무도 써주지 않아요. 나를 주인공으로 삼은 글을 쓰다보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지 알아갈 수 있어요. 나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길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글을 쓰는 일입니다.

저자가 만난 사람 중에는 독일 낙관주의자 클럽의 대표로 <지적인 낙관주의자>라는 책을 낸 심리학자 예스 바이드너 교수도 있습니다. 김지수 인터뷰어가 물어보죠. “50세가 넘어서도 철없는 낙관주의자로 사는 친구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최근에 70세에 책을 출간한 어떤 할머니와 얘기를 나눴어요. 책은 성공했고 그녀는 40만 유로의 돈을 벌었습니다. 성공할 거라는 어떤 보장도 없이 노년에 2년 동안 글쓰기에 매달렸고 끝까지 해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죠. 오히려 돈은 보너스에 가깝습니다.

나는 가끔 이런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그 일이 잘될지 안 될지 대한 어떤 단서 없이도 일단 좋으면 프로젝트를 시작해요. 당신 친구에게 뭐든 시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 보라고 조언하세요. 그리고 당신은 사랑하는 친구 옆에서 인내심 있게 기다려 주세요.’

(233쪽)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정말 멋진 표현이군요. 늙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 치열하게, 즐겁게 사는 사람이기를 소망합니다.

‘이혼율이 높다고, 폐업률이 높다고 결혼이나 사업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시도하는 게 더 낫습니다.

사실 제대로 진화한 낙관주의자는 인간의 삶이 연약하고 깨어지기 쉬우며 삶엔 고통이 따르고 그 고통이 매우 빈번하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다만 그중 스스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뿐입니다. 문제는 어디서든 돌출될 수 있어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난관을 보지 말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기회를 보세요.’

(236쪽)

불안의 시대, 자존의 마음을 지켜 낸 인생 철학자 17명을 만나 인터뷰한 글을 책으로 모았어요. 저자가 보통 욕심꾸러기가 아닙니다. 한 사람이 평생을 통해 배운 교훈을 알짜만 쏙쏙 뽑아냅니다. 질문도, 기록도, 정리도 다 내공이 보통이 아닌데요. 페이스북에서 맛깔난 인터뷰로 소문이 자자한 분인데, 인터뷰 맛집은 역시 그냥 되는 게 아니군요. 저도 꾸준히 쓰며 리뷰 맛집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힘든 시절이지만, 나 자신을 아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텨냅시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공짜 PD 스쿨 > 짠돌이 독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간 5권 간단한 리뷰  (16) 2020.03.10
노력만이 정답은 아니다  (12) 2020.03.05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21) 2020.03.05
365일 교양수업  (21) 2020.03.03
신동진 아나운서의 사모곡  (20) 2020.03.02
깊고도 넓은 정세랑 월드  (22) 2020.02.14
Posted by 김민식pd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보리랑 2020.03.05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송세월이 쌓여 어느 날 문득 좋은 이야기가" 친구들이랑 신나게 노는 딸들을 보며 남들이 나를 뭐라 생각할까 하는 마음이 좀 녹습니다. 사실 내 불안이겠지만요 ㅎㅎ

    나에 대해 쓰다 보면 있었는지도 모르는 기억까지 떠올라 어라 이게 뭐지 하며 재미납니다. 기억은 실은 정확하지 않기에 100% 사실이라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내조각이 찾아지는 느낌입니다.

    또 영어책 한 권 녹음 시작합니다. 130여개를 녹음하려면 아마득한데 하루 하나씩 하다 보면 어느새 한 권 다했더라구요. 무사히 끝나도록 응원 부탁드려요~~

  2. 제니스라이프 2020.03.05 0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송세월이 쌓여 어느 날 이야기가 된다.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이 아침 저를 무한히 위로해 주는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3.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3.05 0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리뷰맛집 인정
    TV에 자주 나오는 설쌤과 피디님 다른 맛집
    제게 설쌤은 아는 맛인데 맛있네
    피디님은 맛있는 신메뉴가 계속 업그레이드
    되는 리뷰맛집 이런 곳을 모르고 살았던
    시간이 억울해지는~~

    자기 자신을 로맨스 소설 주인공으로
    누가 읽지않아도 자서전을 써보면
    자기 자신이 소중한 걸 알게된다
    스마트폰 보면서 버리는 시간들이
    공즐세로 들어온 후 보물찾기 가
    되어버렸어요
    오늘 새 노트에 무언가 적고 싶어집니다
    궁극의 재능은 꾸준함이라고 하신 말을
    새기고 새겨도 오랜 습관의 힘은
    며칠하다 그만두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자신 쓰담쓰담





  4. 꿈트리숲 2020.03.05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지수님의 인터뷰집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을 재밌게
    읽었는데, 또다른 인터뷰 책이 나왔군요.
    김지수님의 글은 믿고 보는 인터뷰집이라
    할만큼 간결하고 깔끔하고 핵심을 쏙쏙쏙
    찝어 줬어요.

    매일매일 들르는 리뷰 맛집에 이어
    인터뷰 맛집도 구경한번 해야겠습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내 인생 스토리를
    완성하는 비법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5. 송승미 2020.03.05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김지수님의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을 재미있게 읽었었습니다.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라....멋진 말입니다.
    책을 통해, 사람을 통해 늘 성장해나갈 수 있음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 행복감을 주시는 pd님께 오늘 아침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

  6. 아리아리짱 2020.03.05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를
    향해 오늘도 왼발 한걸음
    그 다음에 오른발 한걸음!

  7. GOODPOST 2020.03.05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어쩌면,,제가,,pd님의 블러그 방문 전과 후의 생각의 깊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책을 통해, 다양한 인생의 얘기를 통해 성장해가며
    저도 어느덧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8. renodobby 2020.03.05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9. 섭섭이짱 2020.03.05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모든 사람은 누가 읽지 않더라도 자기 자서전을 써 봐야 해요. 자기가 주인공인 로맨스 소설 말이지요. 그러면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돼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난관을 보지 말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기회를 보세요."

    마음에 콱콱 박히는 말들이네요..

    대기만성 (大器晩成·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짐) 단어를 볼 때마다 느끼는건... 과연 내가 그릇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건지....내 그릇 크기는 얼마인지 항상 의문이 들지만... 우선 오늘글을 읽으며 꾸준히 내 그릇을 만들어가기로 다짐해봅니다 ^^

    <지적인 낙관주의자> 책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는데 이 책도 읽을 책 목록에 저장합니다.

    아주아주 좋아하는 모 방송사 피디분과도 고시랑 고시랑 얘기한 인터뷰를 책으로 남기고 싶은 소망이 있네요...그 전까지 질문 내공을 키우도록 할께요 ^^

    끝으로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인터뷰에서 한 이 말이 계속 기억에 남네요.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유능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면, 나는 성장이 멈출 테고 그러면 내가 그토록 원하던 유토피아에도 도달할 수 없다."

  10. 코코 2020.03.05 1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은 레벨 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이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봤던 문장을 메모해 뒀는데요.
    오늘 글을 읽으니 생각나네요.

    요즘 많은 불안 속에 정신 놓고 그냥 나이 먹는 데로 급하게 살다 보면
    가끔 제가 이상하게 변하는 걸 느끼곤 한답니다.
    이건 옳지 않은데..하는 생각과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러면 순간 좀 무서워지면서 경각심을 가지게 됩니다.
    스스로 판단을 해보기에 앞서 소용돌이 같이 크고 빠른 흐름 그사이에
    중심 잡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자주 점검하려고 노력합니다.
    오늘 추천 책도 아주 끌리는데요.
    요즘엔 지난번 소개해 주신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를 읽고 있습니다. ^_^

  11. 아빠관장님 2020.03.05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고요. 나를 향한 절절한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게 인생입니다. 내 인생의 이야기는 내가 아니면 아무도 써주지 않아요. 나를 주인공으로 삼은 글을 쓰다보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지 알아갈 수 있어요. 나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길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글을 쓰는 일입니다.]]

    피디님 덕분에 이 맛을 조금 알 것 같아요 ~

    벌써 리뷰 맛집입니다~^^

  12. 오달자 2020.03.05 1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든 사람은 누가 읽지 않아도 자기 자신의 자서전을 써봐야한다" 는 말에 백퍼 공감합니다.
    어차피 살아가야할 인생~~
    먼 훗날 내 생을 마감할 때 내 이름으로 된 책 한권은 내고 가야 내가 살아온 흔적이 남게되겠죠.

    그 먼훗날이 언제인지 모르기에.....
    오늘도 부지런히 써가렵니다.

    • 김주이 2020.03.06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멋진 말이예요.
      나를 더 돌아보며,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더 의미있게 바라보게 될 것 같아요.

  13. 더치커피좋아! 2020.03.05 1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난관을 보지 말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기회를 보세요.’

    '지금 이 시련이 나에게 무엇을 주려고
    하는것일까? 이 다음 나는 무엇을 할까!'

    '나는 나의 시도가 모든해답을
    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나의 시도가 올바른 질문을
    계속 던지기를 희망할 뿐이다.'

    내 삶의 질문 앞에 마주서서
    계속 올바른 질문을 할수 있는 힘!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에
    훌륭한 인터뷰어가 되어보세요.
    자신의 훌륭한 자서전 한편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시련이
    우리에게 주는것은
    무엇일까요?
    오늘을 견디는 힘!

    피디님~파이팅!

  14.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3.05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단순히 독자로 남기보다는 18번째 철학자가 되기 위해 삶의 여정을 계속해나갔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속하기만한 재난재해에서 각자 잘 살아남아야 하겠습니다.^^

  15. Bcho 2020.03.05 2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서전을 써보면 자신이 소중한걸 알게된다는 글아 참 울림있게 다가왔습니다. 나에대해 더 알게되고 친해지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좋은 책 알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6. 앤쏭 2020.03.06 0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깔난 리뷰 맛집 맞으세요~
    이 책을 읽고 싶어지게 좋은 핵심글을 쏙쏙 뽑아 정리해 주셨어요.

    나이만 자꾸 들어가는 것처럼 속상한 마음도 있었는데
    늦은 나이에도 꿈을 이루신 분들이 많네요.
    용기 얻어갑니다. ^^

  17. 서재 2020.03.07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전할때 오는 실패와 좌절감 고통때문에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말껄 이라는 생각을 자주했었는데
    이글을 읽고 나니 맘에 위로가되네요 ~

  18. 사랑하는 세연이를 위한 아빠 육아 일기 2020.03.08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꼬꼬독 보며 구독하게 되었는데 참고하겠습니다! 독서 육아 영어 자기계발 등 관심사가 비슷해서 덕분에 인생 설계에 유용하게 벤치마킹? 할 수 있어 많은 도움받고 있답니다. 수고하세요:)

  19. 황준연 2020.03.08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 작가님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책이네요! 조만간 꼭 읽어보겠습니다 ^^

  20. 나겸맘 리하 2020.03.09 0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존을 자본으로 지닌다는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늙음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없어지고
    더 성장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도 있죠.
    피디님 글보니..저도 대기만성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