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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1.16 즐거운 숙제이자 놀이 (18)

한때 와인 모임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일밤-러브하우스>를 연출하던 시절에 건축가 중 장순각 교수를 만났어요. 일하는 방식도 좋고, 건축에 대한 철학도 멋져, <러브하우스> 방송이 끝난 후에도 함께 일했던 작가/조연출과 함께 만났는데요, 그 모임의 테마가 와인 각 1병이었어요.

멤버가 김민식, 장순각 교수, 송종현 대표님(건축사무소), 김태호 피디, 선혜윤 피디, 정인환 작가, 김정수 작가였어요. 다 <러브하우스> 제작진이지요. 김태호 피디는 그 시절 저의 조연출이었고요. 모임 장소는 장순각 교수의 사무실이자, 갤러리가 있던 공간이었고요. 그림이 놓여있고, 멋진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에서 와인 모임을 했어요.

모임을 좀더 재미나게 만들기 위해 게임을 했어요. 각자 한 병씩 가져오는데, 누가 더 좋은 와인을 골라오나. 와인 한 병에 8잔 정도가 나오고요. 게스트까지 더해 8명이 모이면 8병이 준비됩니다. 이제 돌아가며 한잔씩 맛을 봅니다. 첫번째 병을 마십니다. 일단 그게 일등이지요. 2번째 병을 마신 후, 품평이 시작됩니다. 어느게 더 좋았나. 투표를 거쳐 순위가 정해집니다. 결과에 따라 1등부터 코르크 마개를 줄지어 세웁니다. 모임이 끝나면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와인, 가장 맛이 훌륭한 와인이 정해지고요.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이 드러납니다. 어떤 와인이 왜 좋은지 말로 설명을 하다보면, '아, 나는 와인에서 이런 점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시간이 흘러 김태호는 <무한도전>의 스타 피디가 되었고, 선혜윤은 신동엽씨와 결혼하여 워킹맘이 되었고, 장순각은 한국의 대표 건축가가 되었어요. 다들 바빠졌어요. 제가 가장 한가했어요. 모임은 결국 사라졌지만, 그 시절 즐거운 추억은 또렷이 남아있습니다. 

매달 교보문고에서 10권의 신간이 집으로 배달됩니다. 매달 수천 권의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교보문고 북마스터들이 그중에서 엄선한 10권의 책입니다. 교보 북마스터가 고른 책을 읽고, 그 중에서 다섯 권을 골라 짧은 평을 씁니다.

http://bm.kyobobook.co.kr/common/greeting.do

 

지식이 되는 습관 - 북모닝

조롱의 대상에서 비즈니스 정글의 공룡으로 관리자 -->

bm.kyobobook.co.kr

 

제가 <교보문고 북모닝> 심사를 하는 요령은 와인 시음회와 같습니다. 열 권의 책을 읽으며, 한 권 한 권 줄을 세웁니다. 가장 먼저 집는 책은 표지와 저자를 보고, 가장 먼저 마음이 끌린 책이에요. 읽고 난 후에도 일등의 자리를 지키는 책이 있고, 다른 책에게 밀리는 책도 있지요. 1위부터 5위까지 순전히 개인적인 평점으로 순위를 매깁니다. 이게 제 나름의 공부이자 놀이에요.

그렇게 고른 책 다섯 권에 대해 짧은 리뷰를 쓰고요. 다시 한 두 권을 골라 블로그에 긴 서평을 올립니다. 거기에서 또 한 권을 추려 유튜브 채널 <꼬꼬독>에서 소개하기도 하고요. <꼬꼬독>에 소개하는 책의 경우, 다시 회의를 통해 정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제작진인 윤성아 작가님, 최준용, 김유리 피디님과 상의를 거듭합니다.

제가 책을 소개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함께 합니다. 신문 서평도 읽고, <채널 예스>도 읽고, 작가들의 페이스북도 눈여겨 읽습니다. 좋은 걸 골라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번달에 제가 고른 북모닝 다섯 권의 짧은 리뷰를 공유합니다. 이중에는 곧 꼬꼬독에서 만날 책도 있어요. 책과 함께 하기에 하루하루는 다 선물입니다.

(다섯 권의 순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순전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른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아웃퍼포머>

직장에서 성공하는 것과 행복한 삶이 양립할 수 있을까? 오래 일하고, 최대치의 노력을 투하하는 방식은 구시대의 산물이다. 워라밸의 시대,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직장에서 개인이 성과를 내는 방법을 7가지로 추려내고 그 실전 테크닉을 소개하는 책. 맡은 업무에서 고수가 되는 법 4가지와 타인과 협업을 잘 하는 법 3가지. 최고의 성과를 내는 비밀은 재능이나 노력이 아니라 일하는 방법에 있다.

<밀레니얼의 반격>

100세 시대, 우리 모두는 새로운 인생 모델을 찾아 떠나는 탐험가이다. 경제적 성공만으로는 인생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할 수 없다. 더 재미있는 삶, 더 의미 있는 삶이 중요하다. 저성장 시대,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나는 반격의 시작. 시스템과 조직에 안주하는 대신, 개인의 창의성으로 승부를 거는 밀레니얼 개척자들을 만난다. 여기, 새로운 희망이 있다.

<조선회화실록>

이야기를 전하는데 있어 글과 그림은 최고의 보완 관계다. 화공이 그림으로 남긴 자취를 통해 조선 왕조 500년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냈다. 왕의 풍모를 묘사하는 어진이라 할지라도 붓을 왜곡하지 않는 화공과 실록을 기록함에 있어 붓을 굽히지 않은 사관 덕분에 조선의 역사를 생생하게 만난다. 드라마처럼 그림으로 생생하게 펼쳐지는 조선회화실록, 기록의 시대를 이제 그림으로 만난다.

<네이키드 애자일>

애자일은 무엇을 중시하는가? 절차와 도구보다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경쟁보다 협력을, 획일적이고 무비판적인 복종보다 개개인성을 중시한 주체적 행동을, 경직된 계획보다 유연한 적응을, 채찍을 통한 외적 동기부여보다 목적과 의미를 통한 내적 동기부여를 강조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간절히 바라는 조직문화 개선의 답, 그게 바로 애자일 경영이다.

<이제 몸을 챙깁니다>

과잉 경쟁의 사회, 몸이 가장 먼저 희생된다. 몸은 더이상 과시의 기준, 혹사의 대상이 아니다. 몸을 챙겨야 할 이유,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존재감은 몸과 마음의 교집합이다.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이 온전히 머무르는 일’, 몸챙김은 공부이자 수행이다. 순간순간 따뜻한 주의를 몸에 기울이며, 몸을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삶의 동반자로 존중하는 일, 100세 시대 가장 중요한 과제는 몸을 챙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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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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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짱 2020.01.16 0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이제 몸을 챙깁니다> 제목이 확 눈길을 끕니다.
    날이 갈수록 몸 챙김이 마음챙김이 됨을 느낍니다.
    몸 챙김이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라는 표현 멋집니다.
    공부와 수행이 되는 몸챙김을 자세히 알고 싶어요!
    이 책도 '찜' 합니다. ^^

  2. GOODPOST 2020.01.16 0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꼬꼬독과 블러그에 올라온
    pd님이 소개한 책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심려을 기우려서 선택된 책들인지,,알게되었습니다.
    추천해주신 책들 정말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나겸맘 리하 2020.01.16 0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다섯권씩 짧은 서평을 올리시는 책들은
    어떻게 선별이 되는 건가 궁금했었어요~
    와인 품평회 하듯 책을 재미 순으로 줄세우다보면
    숙제이면서도 놀이같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 입에는 맛있는 와인도 또 다른 누구에게는 별로일때가 있는 것처럼
    책도 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책은 많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만요^^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한 몸을 좀 챙겨 보고 싶습니다
    멋진 책 소개 감사합니다

  4. 오달자 2020.01.16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께서 책 한 권을 소개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시고 계시는지 오늘 더더욱 실감나게 하네요.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선정된 책을 그져 숟가락만 얹어 낼름 픽업하는 저로서는 고마운 마음 90%지만 조금 부끄러운 생각도 드네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통해 선별된 책 추천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로움을 덜어주시고 또한 책 고르기의 번거로움을 덜어주셔서 오늘도 참~~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행복한 삶 되시길~~^^

  5.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1.16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제가 와인 업계에서 3년 있었어요!! 언제 BOOK AND WINE 모임하면 어떨지요?ㅎㅎ
    조심스럽게 요청드려봅니다.^^

  6. Mr. Gru [미스터그루] 2020.01.16 1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 님의 실제 이야기를 들으며 읽으니 더 재밌고 궁금해고 더 쉽게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북모닝. 이런게 있는 줄 처음 알았네요.

    오늘도 재밌고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7. 섭섭이짱 2020.01.16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침에 깜짝놀랬어요. 북모닝 관련 문자가 왔는데
    피디님이 관련 글을 쓰셨다니 ㅋㅋㅋ

    전 피디님이 제일 바쁜신거로 보이는데요
    제가 아는것만해도 스케쥴이 ^^
    책 소개를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을 잘 반영하는거 같아요
    오래 방문하다보니 피디님이 뭐에 관심이 많으신지
    취향이 어떻게 되는지 책소개만 봐도 알게되더군요
    그리고 여러권 소개하는 책중에서도 순위도 쬐끔 눈에 보이고요
    오늘 1번 책은 그 책이겠구나라는 생각을하며 바로 구매완료 ^^

    취향친구 피디님 글 보며 오늘도 즐거운 하루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8.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1.16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요성을 알면서도 소홀히 했던
    몸 챙김에 대해 책을 우선 보고
    밀레니얼 개척차들에 대한 이야기를
    픽해야겠어요

  9. 아빠관장님 2020.01.16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전 <조선회화실록>이 확~ 땡기네요^^

  10. 더치커피좋아! 2020.01.16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기를 전하는데 있어
    글과 그림은 최고의 보완관계다.

    식물그림을 그리고 있는 저는
    그식물의 일생을 그림으로
    그립니다.
    저의 즐거운 숙제이자
    놀이입니다.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그림을 통해 읽을수 있다니
    기대가됩니다.

    오늘도
    피디님 파이팅~^^


  11. 보리랑 2020.01.16 1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신선놀음 같은 느낌예요~ 좋아하는 일로 밥먹고 사시는 듯한~ ; 저는 5번에 한표요. 책 두권을 입으로 공부하느라 미각이 둔해진 상태라 정말 필요한 책이네요

  12. 김주이 2020.01.16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좋은 책소개 감사합니다.
    휴직동안 소개해주신 책들 읽으며 즐거운 시간 보냈었는데, 복직하고 정신없어지니 많이 못따라가고 있네요^^;;

    저는 소개해주신 5권 중 네이키드 애자일이 확 끌리네요~
    꼭 읽어 볼게요.
    감사합니다.

  13. 꿈트리숲 2020.01.16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표지가 나와 있어서가 아니라
    이제 몸을 챙깁니다가 절실히 간절하게 다가옵니다. 요 책 꼭 읽어봐야할 나이이자 몸 상태여서요.ㅎㅎ

    작가님이 고르고 고른 책들은 어떤 메세지를 담고 어떤 재미를 줄까 기대하면서 골라보는 재미도 놓치지 않게 여러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4. 남쪽숲 2020.01.16 2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술을 저리 마실 수도 있겠네요. 저도 술을 마시면 그리 마시고 싶습니다.
    술맛을 자기 나름대로 평해보면서요.
    주변에 부어라마셔라 마구 들이키는 것이 술 마시는 바른 법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네요.

    평해 놓은 책들도 한 번 훑어보고 갑니다~

  15. 2020.01.16 2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타보 2020.01.17 0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식이형, 형 강연 보고 책 읽고 하다가 나도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https://letters4life.tistory.com/

    형 말대로 꾸준히 쓰다가, 기적적으로 책이라도 한 권 만들게 된다면 형에게 맛난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요.

    책을 만들던, 못 만들던 ‘쓰기’라는 행동은 나를 점점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설렘과 희망을 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17. 박종숙 2020.01.17 1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려주신 책소개를 통해 다양한 책들을 만날수
    있어 감사해요~
    비슷한 유형의 책만 읽게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