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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27 나는 어떤 문제를 풀고 있나? (17)

'MBC 밸류업 특강'이라는 사내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요. 외부 연사를 초청해 점심 시간을 이용해 강연을 듣는데요.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내 복지 프로그램입니다. 점심 시간에 가면 맛난 김밥과 후식, 커피를 주고요. 요즘 가장 핫한 전문가들을 모시고 통찰과 지혜를 전수받는 기회지요. 얼마 전, <트레바리>의 윤수영 대표가 와서 강연을 했어요. 



<트레바리>는 유료 독서모임인데요.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가 그 모토랍니다. 이런 모토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요?

우리는 어떤 문제를 풀고 있나

- 세상을 더 지적으로

갈수록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도태된다


아, 저는 이 슬라이드를 보는 순간,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어요. 

'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정말 명쾌하게 설명하는구나.'

MBC PD로 일하면서 문제를 일으켜 회사를 나가는 선배를 몇 봤어요. 그중 어떤 선배는 억울하다고 했어요. "아니, 피디가 일을 하다보면 매니저랑 술 좀 마실 수도 있지!" 네, 그분은 접대가 문제가 되는 김영란 법을 모르는 거죠. "아니, 일하면서 여자 스태프에게 친밀감을 표현하다보면 스킨십이 있을 수도 있지!" 네, 이 분도 세상이 바뀐 걸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세상은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고요. 이런 세상에서 자신의 지식과 가치관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도덕적으로 도태된 사람은, 시장에서 퇴출되고요. 이는 경제적 도태로 이어집니다. 이것이 우리가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에요.

- 사람들을 더 친하게

기존의 커뮤니티들 (학연, 지연, 혈연, 종교, 평생직장...)은 갈수록 무너지고 있지만

새로운 커뮤니티들(가치관, 관심사, 취향...)이 등장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갈수록 외로워지고 있다.


인생의 행복은 자발성에서 옵니다. 혈연, 지연, 학연은 내가 선택할 수 없어요. 나를 낳아준 부모가 사는 동네에서 살다, 나라에서 정한 행정구역에 따라 학교에 가는 거지요. 혈연, 지연, 학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이유가 없어요. 내가 좋아하는 건 직접 선택한 커뮤니티에서 하는 활동입니다. 동호회나 독서 동아리가 좋아요. 물론 그걸로 외로움의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겠지요. 

외로움은 인생의 기본 옵션 중 하나에요. 혼밥을 즐기고, 혼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일상을 즐깁니다. 사람들은 갈수록 외로워지고요, 이제는 외로움을 즐길 수 있어야 해요. 

윤수영 대표는 <다음 Daum>의 마지막 공채 기수랍니다. 입사한 후,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을 하는데요. 당시만해도 다음이 카카오보다 2~3배는 더 큰 매출과 조직을 가진 회사였어요. 그런데 이후 사명이 다음 -> 다음카카오 ->카카오로 변합니다. 이제는 카카오라는 이름만 남았지요. 이게 당시 신입사원이던 윤수영에게는 충격이었대요. PC기반의 사업을 하던 '다음'이 모바일의 강자 '카카오'에게 밀리는 걸 현장에서 본 거죠. 그때 느낀 점. '미래 가치가 중요하구나.' 

다양한 프로젝트에 자원해 일을 하는데요. 일 잘 한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대요. 어느날 스스로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지금 유능한 이유는 무얼까?' 

그 답은 '내가 조직에서 가장 어리기 때문이다.'였대요.

카카오와 합병을 한 후, 기존 다음을 이끌어오던 4,50대 선배들은 조직에서 뒤쳐집니다. 그들도 나름 벤처 1세대로 잘 나가고 똑똑한 인재들이었는데, 왜 모바일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걸까요? 젊은 시절 똑똑한 사람이 나이 들어 퇴행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직장에 안주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1년을 넘기고 퇴직금이 나오는 시점에 사표를 던지고 나옵니다. 미래 가치를 키우는 일을 하려고요.

유료 독서 모임 <트레바리>를 창업합니다. 이제는 소프트뱅크에서 투자를 받는 사업가가 되었어요. 독서 모임의 유료화를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던 시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거죠. 대학 다닐 때, 그는 독서모임을 많이 했고, 늘 즐거웠답니다. 직장인도 이런 독서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대요. 대학생 때 취미 활동이 창업에 도움이 된 거지요.

저는 퇴직 후, 전업작가가 되는 게 꿈인데요. 현업에 있을 때, 조금씩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없이 바로 창업에 뛰어들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어요. 현직에 있을 때 겪는 시행착오는 부담이 덜하지요. 그래서 취미삼아 블로그를 하고 책을 읽는 겁니다.


1시간 반 동안 강연을 듣고, 나오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봤어요.

'나는 어떤 문제를 풀고 있나?'

그 답은 제 블로그 이름으로 표현됩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

저는 세상을 공짜로 즐길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위해, 돈 안 받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요. 돈 안 드는 외국어 문장 암송을 취미로 삼습니다. 돈 안 드는 블로그 글쓰기로 이직을 준비하고요. 돈 안 드는 여행을 위해 서울 둘레길을 걷습니다.

결국 작가로서 제가 쓰는 책은 제 나름, 세상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문제를 풀고 있나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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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짱 2019.08.27 0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세상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과 지속적 업데이트 방법은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다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피디님 '덕후' 가 되지 않을 수 없어요!

    PD님 우야든동 건강 유지 하셔서 앞으로도 쭈~욱 쭈~욱 이끌어 주셔요! ^^

  2. 션이랑 2019.08.27 06: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식과 가치관에 업데이트! 사내 갈등해결의 실마리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3. 보리랑 2019.08.27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근후 선생님께서 나이 들면 외로운게 문제인데 누가 연락하고 찾아오길 기다리는게 아니라 내가 먼저 하라셨어요. 혼자와 함께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겠네요.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도덕성에다 경제까지?? 제 지인 사례를 보니 깊이 이해 갑니다

  4. 섭섭이짱 2019.08.27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전 요즘 혼자서도 잘 노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요.
    하다보니 피디님이 하시는걸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에게 <공짜로 즐기는 세상>은
    <혼자서도 공짜로 즐기는 세상> 을
    알아가게 해주는 곳이라 생각해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외로움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그분...

    김.민.식 을 떠올리며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렵니다 ^^

    p.s)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이 읽은 책을 보라는데
    윤수영 대표는 이런 책을 읽었네요.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글 참고하세요.

    <지금의 윤수영을 만든 책>
    https://brunch.co.kr/@getipower/94

  5. 꿈트리숲 2019.08.27 0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레바리!!!
    요기 제가 가입해볼려고 알아봤던
    독서모임입니다.^^
    지금 다른 독서모임에 푹 발담궜기에
    잠시 뒷전이긴 한데요. 유료 독서모임
    참 신선하게 느껴졌어요.ㅎㅎ

    내가 직접 선택한 커뮤니티...
    이 부분에서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
    바로 튀어나오는데요.ㅋㅋ
    이 켜뮤니티 덕분에 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학연, 지연, 혈연과 연관고리 하나 없는
    지역에 살아도 전혀 외롭지가 않아요.

    제가 풀고 있는 문제는요...
    꿈나무를 매일 심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열매를 나누어줄 수 있는 숲을 만들수 있을까
    입니다.
    꿈트리 꿈틀꿈틀 하다보면 꿈트리숲 되는 날 오겠죠?^^

  6. 블라썸진 2019.08.27 0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매일 아침 PD님의 글을 읽으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느낌이에요. ^^ 물론 책도 틈틈이 읽고 있어요. 초딩 한 명과 유아 둘, 이렇게 세 딸을 양육하며 많은 시간은 못내는 게 현실이지만요. ^^;
    오늘 포스팅~ 특별히 신선하고 참 좋아요~^^
    감사해요~~^^

  7.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8.27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그걸 토대로 또 글을 씁니다.
    그리고 전 달 부터 댓글부대에 새로이 합류했어요.^^

    요즘은 그냥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게 있어요. 인간관계에 대해서 말이죠.
    내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나의 강점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요.

    그게 어쩌면 글쓰기나 독서 습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 GOODPOST 2019.08.27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윤수영대표의 질문에
    난 어쩌면 안정적인 직장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복잡하게 변하는데
    내가 그 속도를 못 맞추고 있는 것 같네요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서 늘 아침마다 에너지를 얻고 가지만,
    하루 일상을 살다보면 실천이 미비합니다.
    피디님의 좋은 글은 언제나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나는 현재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힘의 답은
    언제나 독서라는 걸 알지만,,실천의 자발성을 위해 오늘도 노력해 보겠습니다.

  9. workroommnd 2019.08.27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신선한 발상들로 창업도 잘 하시네요~
    전 요새 영백기 공부도 카톡으로 선생님과 그룹채팅하면서 배우는거 보고 좀 놀랬는데.ㅋ
    넘 뒤떨어졌죠? ㅋㅋㅋ
    오늘도 영차영차 조금씩 노력해볼께요~


  10. 하루를신나게 2019.08.27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책한권외워봣니 로 김민식피디님 알게되어 너무좋았어요~ 너무 아무것도 몰라 감히 댓글 쓰기가 어려웠으나
    그냥 참여해보려구요
    전주에 강연오셨을때 일부러 찾아가 봤는데 사인회는 그냥 멀리서 보는걸로 만족하고 돌아섰어요
    용기가 없어서리..ㅠ
    근데 미래가 너무 두려워 이대로 있을수만은없고
    뭐라도 해야겠는데 딱히 방법이없어
    그냥 김민식피디님 무작정 따라하기 할려고요 ㅋ
    처음부터 똑같이 하면 좋겠지만 그러다 제풀에지칠까봐
    영어책 한권 외우기랑 매일 독서 한시간만 해보려구요
    이후 블로그쓰기랑 자전거여행 따라하고 싶은데
    글쓰기는 두줄 쓰면 쓸말이 없고
    자전거는 이제배워야 해서 오래걸릴듯요~ㅎ
    암튼 인생에 닮고싶은 분이 생겨 좋아요
    항상 좋은글 찾아갈 놀이터를 마련해주어 감사합니다

  11. 샘이깊은물 2019.08.27 2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로움은 인생의 기본 옵션이라는 말씀, 크게 공감합니다. 좋은 습관과 취미로 자신을 잘 가꾸어 나가고, 결이 비슷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게요. 내가 선택했으나 어리석었다고 느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에 대한 성찰과 배움의 도구로 삼을래요.

  12. 오달자 2019.08.27 2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어떤 문제를 풀고 있을까?'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결혼 이후 결혼 이전에 풀어왔던 문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문제들을 맞닥뜨려 힘들었던 시절이 생각이 나네요.

    이 또한 시간이 지나니 그럭저럭 해결되는 문제였는데 당시에는 어찌할바를 몰라했죠.

    지금은요~~
    '나'에 집중해서 '나'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야할 지....
    고민해봐야겠어요.
    삶의 중요한 문제를 되새김 하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13. 아빠관장님 2019.08.29 0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로!! '트레바리' 검색해 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좋은 생각거리! 감사합니다!

  14. 그리움 2019.08.30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내 복지 프로그램으로 참 좋네요!

  15. 심오나 2019.09.01 0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어떤 문제를 풀고 있나 고민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