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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02 칼럼이란 무엇인가? (13)

한겨레 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블로그 글쓰기와는 또다른 무게를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매일 아침 받아보는 종이신문에 제 글이 실려 마냥 좋았는데요. 요즘은 조금씩 부담이 커집니다. 이럴 때는 칼럼 담당하시는 기자님을 만나 이런 저런 말씀을 들어봅니다. 어떤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칼럼을 쓰는 자세에 대해 조언도 구하고요. 헤어질 때 담당 기자님이 제게 프린트 두 장을 주셨어요. '추석이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칼럼니스트 김영민 교수님이 언론재단에 오셔서 기자들을 상대로 칼럼 쓰기 특강을 하셨대요. 그 내용을 직접 정리한 글을 고수의 무림비급인양, 소중하게 품고 집에 왔어요. 

김영민 교수님의 강연을, 한겨레 황보 연 기자님이 정리하셨고, 그 내용을 다시 풀어씁니다. 저는 미련한 탓에 한번 읽는다고 다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남의 말과 글을 제 블로그에 옮기며 공부를 다집니다. 오늘 저의 공부에 화두를 주신 황보 연 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1. 칼럼 쓰기는 '인식의 쇄신'이다.

김영민 교수님은 강연 중 소동파 그림을 연속해서 보여주셨대요. 소동파는 동파육 레서피도 개발하고, 중국 미술사에서 족적을 많이 남긴 흥미로운 예술가입니다. 그림을 보면 시기별로 그리는 포인트가 다르답니다. 전기에는 사물을 안정적인 위치에서 바라보며 정확하게 묘사하는데 반해, 후기로 갈수록 한발짝 떨어져서 떠오르는 것을 빠르게 묘사하는 식으로 바뀐답니다. 칼럼을 쓰는 목적은 '인식의 쇄신'입니다. 현재 일어나는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쓰는 건 기자가 기사에서 할 일이고, 칼럼은 일어나는 사태에 대한 인식의 쇄신을 보여줘야 한답니다. 누군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 굳이 다시 글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거죠. 

2. 칼럼은 주장이면서 주장이 아닌듯 해야 한다. 

이미 나와있는 다른 주장들과 내 주장과의 관계를 따져봐야 합니다. 칼럼은 기본적으로 주장이지만 동시에 주장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읽혀야 한다는 군요. 독자가 칼럼을 읽고 의미 파악이 한번에 되는 글은 쓰지 말아야 합니다. 독자가 한번에 100% 소화했다는 느낌을 갖지 않아야 합니다. 생각할 거리를 새롭게 던져줘야 가능한 경지이지요. 

3. 글을 잘 쓰려면 현대미술 전시를 보라.

글의 모든 형식 요건을 갖추더라도 글이 밋밋하고 재미없을 수 있어요. 학생들이 자신의 글이 재미없다고 하소연을 하면 "네가 좀 더 풍부하고 재밌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해준답니다. 그럼 학생이 반문하죠.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이 됩니까?" 교수님은 현대미술 전시를 보러 가라고 하신다는군요. 이미 테크니컬하게 훌륭한 건 고전에 나와있고, 현대미술의 목적은 인식의 쇄신이랍니다. 누가 더 미친 생각을 하는가의 경쟁이지요. 

기자님이 주신 강연 요약본을 읽다, '아, 맞다. 이 말씀을 나도 들은 적이 있지!' 했어요. 저도 김영민 교수님의 도서관 강연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때도 같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뒤샹이 변기를 갖다놓고 '샘'이라고 이름 붙인 걸 보라. 같은 걸 보고, 다르게 생각하기. 현대미술은 인식의 쇄신이다. 누가 가장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것인가?"

지난번 을숙도 여행 중 부산 현대미술관에 들렀어요. 저는 원래 미술관 관람은 취미가 없습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문학을 좋아해요. 둘 다 이야기거든요. 스토리텔링을 좋아하는데, 그림이 제게 말을 걸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경험은 없었어요. 그랬던 내가 부산 현대미술관을 들른 이유? 그때는 몰랐는데, 글을 읽다 문득 깨달았어요. 김영민 교수님이 특강 중 하신 말씀이 은연중에 머리에 남았나봐요. 그래서 을숙도에 갔다가 현대미술관을 본 순간 들르게 된 거죠. 

저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강연을 듣는 것도 좋아해요. 강연 중 들은 말씀은 어떤 식으로든 내 삶에 영향을 미치고요. 이전에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을 시작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제가 다닌 강연에서 배운 것들을 나누는 글도 올려볼게요. 취미가 남의 강연 듣는 것인데요, 언젠가 내 강연을 하는 게 특기가 되는 날까지, 열심히 배울랍니다.

세상에는 스승이 많아요. 그분들께 가르침을 구하며 사는 삶은, 하루하루가 다 행복입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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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vaZzeany 2019.07.02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
    올빼미에서 다시 새벽형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오늘 제게 울림을 주는 한 마디는,
    " 누가 더 미친 생각을 하는가의 경쟁이지요."
    미친 생각이 절실히 필요한 요즘입니다. (좋은 말로 창작...이라고 하고 싶군요!)
    중년에 접어드니, 자꾸 안주하게 되고, 새로운 표현에 주저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는 미친 생각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내 속엔 또 다른 내가 많으니까요! 안주하는 저 말고, 미친 생각하는 저도 있겠지요~ ^^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 보리랑 2019.07.02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저는 지식은 없지만 미술 넘나 좋아요. 과천에 국립현대미술관 많이 갔어요. 기발한것 보면 탄성 이상입니다. 아이들이 난화를 그릴 때부터 잘 그린 것보다 기발하면 칭찬했어요. 깨알재미 있는 큰딸 그림 구경오세요. 육아일기에 링크 걸었어요

  3. 여행맘 2019.07.02 0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토요일에 뵈었던 여행맘입니다!
    저도 칼럼에 대해 고민이 있던 시기에 이렇게 명확한 해법과 고수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 자체도 훌륭한 칼럼이라 생각해요^^ 저에게 생각할거리를 안겨주셨거든요^^ 저는 마음의 짐이 있었는데 반갑게 맞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좋은 기회에 또 뵐게요^^ 오늘도 재미있는(!) 하루 보내세요^^

  4. 아리아리짱 2019.07.02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음~!
    강연듣기 취미가 특기가 되는 날!
    피디님은 이미 특기가 되신 듯 합니다만 더 발전 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저도 강연듣기 수행에 동참하렵니다.
    피디님의 강연후기 기대됩니다.
    우선 이번 주 강건너 을숙도의 현대미술관 부터 관람하것습니다.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부쩍 부러운 요즘이거든요! 오늘도 찬란한 하루 되셔요!

  5. 오달자 2019.07.02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같은 걸 보고 다르게 생각하기"
    "인식의 쇄신"

    오늘도 어김 없이 숙제를 던져 주신 피디님께 일단 감사드리구요.
    오늘은 현대미술이 아닌 자연의 미술로 인식의 쇄신을 꾀하고자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6. 꿈트리숲 2019.07.02 0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장인듯 주장아닌 주장같은 칼럼^^
    신물을 보면서 칼럼을 즐겨 읽는데요.
    그러면 항상 뒤끝이 남아요.
    제가 생각하게끔 주장아닌 주장을
    던져줘서 그렇다는 걸 오늘 알았네요.

    멋진 칼럼을 위해선 현대미술을 보라...
    한젬마의 <아트콜라보> 책을 보니
    현대 미술의 대가들은 콜라보의
    대가들이더라구요. 그들은 그냥 하는
    섞기일지 몰라도 제가 보기엔 과히 혁신이고
    혁명같았어요. 그래서 천재라 불리는가
    싶고요.

    전시회와 강연에서 배운 것을 녹여내는
    글은 어떤 글이 될지 기대됩니다.
    Life 콜라보, Write 콜라보 응원할게요.~~

  7.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7.02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저도 강연 들으러 가는 게 취미인데요.
    이 세상에는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 많다는 것을 매번 느낍니다.
    최근에는 심보선 작가의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북토크를 다녀왔답니다.
    이 세상에는 내 생각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유익한 생각을 가진 인물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도 그런 이들중에 하나가 되어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쓰여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글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면 현대미술관에 방문해봐야겠네요.

  8. 체리 2019.07.02 0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출근하고 피디님 블로그를 만나면 마음이 차분해져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9. by romanticism 2019.07.02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잘 읽고 깨닫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좀 되길래 선생님 글을 필사해봤는데
    젤 마지막줄 '그분들께'를 쓰고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그분들게'로 자동 수정이 되는군요. 제 한글프로그램이
    오류난건지 궁금합니다 ㅎ
    선생님 책보고 블로그 시작해서 글쓰고 있습니다만
    아직 미공개 상태입니다. 한달여 숙성해서 내보낼까
    생각중입니다. ㅎ 좋은시간 되세요

  10. 섭섭이짱 2019.07.02 1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 피디님의 강연일지 환영합니다.
    그러고보니 ㄱ ㅂ ㅌ 작가 강연이 궁금했는데..
    그분 강연일지 함 써주세요 ^^

    취미를 특기로 생각을 행동으로
    진정한 자기계발 마스터 김민식
    응원합니다 ~~~~~~~

  11. 황준연 2019.07.02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칼럼이 쉽지 않군요!! ㅎㅎ 누가 더 미친 생각을 하느냐에 대한 말과 생각할 거리를 줘야한다는 말에 큰 공감을 느낍니다! 다른 시선을 가져야겠어요 ^^

  12. 황인구 2019.07.03 0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배우며 살아가렵니다

  13. 부자미소 2019.07.04 15: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칼럼은 쉬우면서도 어려운것같아요~ 개인블로그가아닌 공식적인 공간인거잖아요~ 그런부분에서 조심스러운부분도 많이 필요한것같구요~ 앞으로도 조금씩 배워가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