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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슬픔이 없는 어떤 애도 저같은 베이비부머는 3개의 시대를 동시에 살아갑니다. 부모님 세대는 대가족 중심의 농경 사회를 살아오셨고, 저는 4인 핵가족 중심의 산업화 사회를 살아왔고, 저의 아이들은 혼자 살아도 불편함이 없는 정보화 사회를 살아갑니다. 가족에 대한 생각이 판이하게 다른, 3세대가 동시에 살아갑니다. 서구 국가들은 농경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까지 200여년에 걸쳐 변화를 겪었는데, 우리는 30년 사이 압축 성장하느라 아직도 진통 중이에요. 아버지는 큰 집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 기억 중 하나는, 명절에 큰집에 갔다가 본 아버지 형제들 사이 싸움입니다. 별로 유쾌한 기억은 아니에요. 갈 때마다 탈이 나지만, 아버지는 꼬박꼬박 큰 집에 가셨고, 저는 말렸어요. 굳이 좋은 일도 없는데 왜 가시느냐고. 그래.. 2019. 5. 22.
일단 나가봅니다 #1 3월에 쓴 일기겨울 내내 봄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3번째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여유로운 주말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하필 원고 마감한 주말에 미세먼지가 심했어요. 눈물을 머금고 극장 나들이로 일정을 바꿨어요. 다시 날을 잡아 자전거를 타고 나가려니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하더군요. 살짝 고민하다, 작은 우산을 가방에 넣어 나갔어요.어떤 일을 할 때, 완벽을 바라지 않아요.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면 끝끝내 하지 못합니다. 일단 시작하고,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길 소망합니다. '어학 연수 가면, 영어 공부할 거야.'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영어 공부를 시작하지 못해요. 어학 연수에 가서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어요. 생각보다 영어가 금세 늘지 않거든요. 오히려 한국에서 회화책을 외운 사람이 어학 연수.. 2019. 5. 21.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는 담담하게 1996년에 MBC 예능 PD로 입사한 후, 10년을 일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연출은 즐겁지만 아쉬움이 하나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잘나갈 때는 쉴 수가 없다는 거예요. 시청률이 떨어져 조기 종영을 하거나 프로그램이 막을 내려야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2007년, 때마침 MBC 드라마국에서 사내공모를 하기에 직종 전환을 신청했어요. 면접 등의 공모 절차를 거쳐 옮겼는데, 가보니 텃세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어떤 드라마 PD 선배는 이렇게 물었어요. “너는 뭐가 만만한 거냐? 내가 만만한 거냐, 내가 하는 일이 만만한 거냐?” 드라마로 옮기고 참 힘들었어요. 사람 때문에 힘든 것도 있었고,욕심만큼 잘 되지 않아 힘들기도 했어요. 잘하고 싶다는 욕심과 성과의 괴리 탓에 힘들지요. 일 때문에 힘들 때, 일을 .. 2019. 5. 20.
박은옥 선생님께 부치는 편지 주말, 외부 필자 초청 시간입니다. 오늘은 과 을 쓰신 김승섭 교수님의 페이스북에서 만난 글을 옮겨옵니다. 김승섭 선생님이 가수 박은옥님께 부친 편지입니다. -------------------------- 정태춘, 박은옥 Daum 팬카페인 에서는 '태춘은옥님께'라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두 분의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 쓴 편지를 모은 곳이고, 지난 17년동안 400개가 넘는 게시물이 올라와있습니다. 그 첫 번째 게시물이 17년전, 23살이던 제가 쓴 '박은옥님, 감사합니다'입니다. 최선을 다해도 하염없이 무너지던 많은 순간에 제게는 와 에 수록된 두 분의 음악이 따뜻한 위로였고 힘이었습니다 두 분이 오랜 침묵을 깨고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하고 새로운 음반도 내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음반이 마지막 .. 2019.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