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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6 내 인생의 책 (18)

도서관에서 저자 특강을 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이 있어요. “작가님은 매년 200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들었어요. 다독가로서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고른다면 어떤 책을 추천하시겠습니까?” 답은 그때그때 달라요.

“좋은 책과 나쁜 책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은 다 좋아요. 다만 지금 이 순간, 내게 더 와 닿는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어요. 사람마다 다르고, 때에 따라 달라요. 그러니 제 인생의 책을 알려드리기보다 지금 질문하신 분이 본인 인생의 책을 찾아가는 게 독서의 낙이라 생각합니다.”

답변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다르게 답할 때도 있어요.

“아직도 내 인생의 책을 찾지 못했어요. 내 인생의 책을 이미 읽었다면, 더 이상 책을 읽을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죠. 지금 이 순간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어쩌면 내 인생의 책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매일 새로운 책을 찾습니다. 내 인생의 책을 평생 만나지 않는 게 소원입니다. 그래야 책 읽기가 죽을 때까지 즐거울 테니까요.”

여전히 아쉽습니다. 좀 더 고민해봤어요. 인생의 책이란 무엇일까?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일까요? 그렇다면 떠오르는 책이 한 권 있어요. 바로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입니다. 류비셰프라는 과학자가 시간을 관리하며 다양한 일상을 즐기는 이야기인데요. 20대에 이 책을 읽고 반해버렸어요. 그래서 저의 하루하루를 가계부로 정리했어요. 매일 24시간이 입금되고,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를 기록했지요. 영어 공부나 독서처럼 생산적인 일에 쓰인 시간을 수입으로 잡고, 게임이나 TV 시청처럼 소비활동에 쓰인 시간을 지출로 잡습니다. 정리하고 보니 하루 중 버리는 시간이 의외로 많더군요.

시간의 생산성을 증대하기 위해 시간의 지출을 소득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았어요. 이를테면 학교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20분이라면, 이전에 음악을 들으며 가던 것을, 영어 회화 테이프를 청취하면서 갔어요. 그럼 등교 시간에 지출한 20분이 영어 공부에 투자한 시간 20분이 되지요. 공대를 다니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영어책을 외웠습니다. 영어 공부는 앉아서 파는 학문이 아니라 하루 중 짬짬이 시간을 내어 반복으로 길러지는 습관이거든요. 하루하루 24시간의 수입과 지출을 관리했어요. 시간을 아껴 쓰는 습관이 몸에 배니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고 외국어를 공부하며 생산성을 키울 수 있었어요.

드라마 피디로 일하며 매년 한 권씩 책을 쓰고, 여행을 다니고, 강연을 다닙니다. 직장을 다니며 매년 200권의 책을 읽는 제게 ‘PD님의 시간 관리 방법이 궁금합니다.’ 하고 묻는 분도 많아요. 몇 해 전, 하루 24시간의 통계를 내보니 차로 출퇴근하며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은근히 많더군요. 차를 아내에게 주고 전철로 출근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회사에 갔어요. 하루 3시간 가까이 전철에서 책을 읽다보니 독서량이 늘었고요. 왕복 3시간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량이 늘었어요. 심지어 자전거 통근 길에 영문 오디오북을 들으니, 운동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독서도 하면서 출근하는 셈입니다. 결국 내 삶을 바꾸는 건 시간의 활용법입니다.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류비셰프>를 읽고 깨달았어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은 바로 시간입니다. 돈 한 푼 버는 건 쉽지 않지만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누구나 시간의 부자로 살 수는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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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세이>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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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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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19.04.26 06: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으로 가계부를 쓰셨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항상 시간은 당연히 주어지는 거라 수입이나 지출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시간을 활용하는게 그만큼 중요한거구나 다시한번 깨닫고 갑니다.^^

  2. 꿈트리숲 2019.04.26 0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통장에 아무 일 안해도 매일 86,400원이
    입금됩니다.ㅎㅎ 그것도 평생이요.
    지금까지 입금된 거 다 모았더라면
    떼부자됐겠죠?

    피디님 글 읽으니까 86,400이 생각나네요.
    공짜로 주어지는 매일의 시간, 허투루
    써버리지 말고 잘 관리한다면 알차게 보람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겠다 싶어요.
    금전 가계부는 못써도 시간 가계부는 잘
    써야겠어요. 잊고 있던 시간, 상기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 아리아리짱 2019.04.26 0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시간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소비를 생산으로 바꾸는 방법!'
    으~음!
    1년에 아직100권수준을 일단 150권으로 올릴려면 짜투리시간 탐색해서 생산적 시간으로 바꾸기!

    결혼 초만 쓰던 가계부를'시테크'로 다시 시작해봐야겠어요!^^

  4. 방배 2019.04.26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아닌가요?

  5. 정현옥 2019.04.26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삶을 바꾸는건 시간의 활용법" 이란 말이
    나태해지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네요.
    지금의 나자신의 생활과 상황을 사회, 부모 남탓만 할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시간을 잘 활용하며 살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6. 루시아 2019.04.26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안양에서의 강의 재밌고 인상깊었습니다~
    역시 유투브로 보기보다 실제 뵙고 강의를 들으니 전해지는 에너지가 생생해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

    `시간 가계부 쓰기` 제삶에도 적용해 보겠습니다.
    요즘 시간이 자유롭다보니 더 관리 못하고 허비하게 되는 날이 많았는데,
    시간을 아껴쓰는 습관을 들이고 자투리 시간 활용하기 등등 좋은 팁 감사드립니다~~

  7. 샘이깊은물 2019.04.26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내 삶을 바꾸는 건 시간의 활용법입니다.’
    네.. 돌아보면 제 하루에도 그냥 버려지는 시간이 많았어요. 소중한 자원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생산성을 높여야겠죠. 그렇지만 너무 쪼다 보면 조급해지고 나를 다그치게 되니, 어슬렁어슬렁 유유자적하는 한갓진 시간도 사랑할래요. 그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어갈래요.☺️🙏

  8. 오달자 2019.04.26 1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과의 두 번째 영화 이벤트 이후 강연을 꼭 듣고 싶었는데.마침 어제 강연장에서 뵈니 무척 반가웠습니딘.
    2시간의 시간이 짧을만큼 강연은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돈을 벌려고만 애쓰지 말고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
    시간의 부자가 되게끔 전략을 잘 짜봐야겠습니다.^^

  9. 김주이 2019.04.26 1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글을 보며, 오늘 하루 저에게 주어진 시간도 소중히 써야겠습니다.

  10. 봄처녀 2019.04.26 1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가 분주하긴한데 잘 보냈다는 생각은...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11. 저녁노을함께 2019.04.26 2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컷뉴스보니 pd님 1인시위 중이시네요. 따뜻하고 정의로운 분!! 멋져요. 힘내세요!!

    • 섭섭이짱 2019.04.26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저녁노을함께님이시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오랫만에 댓글 보니 반갑네요 ^^
      댓글에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12. 비개인날 2019.04.26 2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매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읽기와 쓰기를 실천할려고 노력합니다
    이 시간이 얼마나 제게 소중한지를 깨닫고 있습니다

  13. 섭섭이짱 2019.04.26 2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게 시간이라 하는데..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제대로만 쓸 수 있다면
    정말 못할게 없을거 같아요 ^^

    그런의미에서 피디님이야말로
    진짜 시간을 지배하는 사나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그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시고 계시니
    더욱 더 존경스럽습니다.

    피디님의 오늘 모습 정말 짱짱 멋집니다.
    저도 지지하고 응원할께요~~~~

    [김민식 MBC 드라마 PD, CJ ENM 앞에서 1인시위 한 까닭]
    https://entertain.v.daum.net/v/20190426192700265

  14. 오케이고고씽 2019.04.28 0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에게도 시간이라는 훌륭한 자원이 있다는 걸 떠올리면서 생활해 보겠습니다~
    오늘부터 저도 시간 가계부를 작서 봐야겠어요^^

  15.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4.28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인생의 책을 평생 만나지 않는 게 소원입니다. 그래야 책 읽기가 죽을 때까지 즐거울 테니까요.”

    하긴 저도 사람들에게 이 책은 내 인생책이다! 라고 하면서 소개할때가 있는데요. 사실 그 이후에도 더 감명깊은 책을 발견하게 되면서 큰 의미는 없어졌는데요. 앞으로 읽을 책은 무궁무진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책 읽는 자체에 평생 재미를 느끼며 살고 싶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16. sapum 2019.04.28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 가계부를 쓰다가 중단했는데, PD님 글을 통해 다시 동기부여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17. 2019.04.30 0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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