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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07 저자 소개글을 쓰려면 (18)
주말 외부 강사 초빙 시간에는 지난번에 소개한 이권우 선생님이 쓰신 추천사를 한 편 올립니다. 본격 과학서평집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에 들어간 저자 소개입니다. 

.....
 
 
“사월의책 출판사는 사람을 잘못 골랐다. 요새 ‘털보관장’으로 널리 사랑받는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을 소개하는 글을 나보고 쓰라 했으니 말이다. 내가 누구인가? 이정모가 멀리 독일에서 공부는 안 하고 이런저런 알바로 연명하던 사실을 아는 사람이고, 학위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에 ‘잠입’해 서럽게 무명생활을 보내던 시절을 지켜본 사람이다. 더욱이 한때는 같은 대학에서 근무하며,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유머와 박식함만으로 학생들을 홀리던 교수 시절도 함께했다. 세상에, 한 사람의 흑역사를 아는 사람 보고 소갯글을 쓰라니, 이것은 마치 여당인데도 청문회에 장관후보자의 저격수로 내보내는 일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니 나는 제대로 말해야겠다. 지금은 신문과 텔레비전을 종횡무진 누비며 성가를 올리는 이정모가 얼마나 ‘찌질’했는지를. 그러니 이 글을 다 읽으면 정나미가 뚝 떨어지고 그가 쓴 글을 절대 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터다. 오호,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가. 학연과 지연으로 얽히고설켜 서로 띄워주는 더러운 관행에서 벗어나니 말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이렇게 해서 이루어지는 법이다.

이정모는 정말 아는 체를 많이 한다. 지저분하게 쥐똥으로 생화학인가 뭔가를 연구했다는 인간이 모르는 게 없다. 과학이야 전공이니 할 말이 없지만, 사회와 정치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면 술자리가 파할 때까지 혼자 떠든다. 말하기 하면 나도 남한테 지지 않는데, 이 관장과 떠들다 보면 들을 만한 이야기가 많아 입을 닫고 만다. 가끔 불리해지면 독일 사례를 들먹인다. 안 가보고 안 산 동네 이야기에 왈가왈부할 수 없는 법. 이 살아있는 백과사전의 입을 누가 언제 다물게 할지 모르겠다.

이정모는 지나치게 현실주의자다. 더 많은 공부를 말하고 더 많은 민주화를 얘기하려 들면 그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떠든다. 이 나이에 이 정도 아는 것도 신통하지 지금 꼭 다 알아야 하느냐고 한다. 가르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흥미를 자극할지만 고민하면 된다고 한다. 나는 그래서 그가 인기에 영합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동네 국회의원을 누나라 부른다. 예전 대통령 선거 때 애쓰던 힘이 남아 또 선거운동을 한 덕이다. 못마땅하다. 깨어있는 시민은 더 큰 진보를 위해 큰 걸음을 내딛어야 하는데 늘 의리가 우선이다. 거기에다 그는 이중적이다. 예수와 다윈을 동시에 존경한다니 이게 있을 수 있는가?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자면서도, 인간의 오늘은 선택과 적응의 결과라 하니, 어느 한쪽을 택해야 마땅한 법 아닌가?

자고로 글은 진지하고 진정해야 한다. 그리고 오롯이 자신의 사유라는 우물에서 길어 올린 맑은 그 무엇을 써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그의 글은 웃긴다. 읽는 사람을 즐겁고 행복하게만 한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게다가 남이 한 말, 남이 번역한 글을 마구 긁어모아 새로운 지식인 양 포장해 내놓는다. 나는 그의 글을 보면 늘 코웃음이 난다. 새로운 게 없군. 이렇게 해놓고 자신은 과학자가 아니라 ‘과학커뮤니케이터’라 변명하겠지. SNS를 보면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늘 수백 명을 훌쩍 넘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한마디 한다. 우리나라 독자 수준이 문제라고.

서평은 도서평론가가 써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밥 먹을 짬이 없을 정도로 바쁜 와중에도 책을 꼼꼼하게 읽고 유려한 문체로 서평을 써낸다. 이런 걸 일러 남의 밥벌이 영역을 침범했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각자 고유의 분야가 있으며 그것만 잘하기도 어려운 법이다. 그런데 서평마저 잘 쓰면 그건 안 되는 거다. 사람이라면 일부러 못 쓸 줄 알아야 한다. 아직 인성의 진화가 덜 되었나 싶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정도 저자 소개면 이제 누구도 이 책을 읽지 않을 터, 나는 저격수로서의 역할을 다 했다. 책이 망하면 나에게 글을 부탁한 출판사의 실수일 뿐이다. 그래도 비난만 할 수 없으니 몇 가지 적어놓자. 독일에서 알바 열심히 뛴 것은 무일푼으로 유학 갔기 때문이다. 학위를 마치지 못하고 돌아온 것은 장모님이 쓰러져서 간호하기 위해서다. 강연도 자주 하고 글도 많이 써 세상에 늘 노출되는 것은, 그렇게 해서 번 돈으로 발달장애 청년들의 일자리 마련하는 사업에 기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나는 그래서 늘 이정모를 무시한다. 역시 나는 공정한 사람이다.”

_이정모의 오랜 벗, 도서평론가 이권우 쓰다.
 
 
책 내용이 궁금한 분은 아래에서.

교보 https://goo.gl/k4ZjyT
예스 https://goo.gl/xp7h2G
알라딘 https://goo.gl/Hy2Zj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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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글을 이렇게 쓸 수도 있군요. 글을 읽으며, 역시 배운 분은 달라! 하고 감탄했어요. 이권우 선생님의 필력도 놀랍고, 두 분의 우정도 참 대단하네요. 인연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듯, 책읽기도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다음번에는 이정모 관장님의 새 책을 소개할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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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19.04.07 0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질투 부러움 모두 솔직히 드러내며 자신은 낮추고,저자를 애정 듬뿍 담아 속속들이 소개하시네요. 책에 대한 호기심 자극 어마합니당~ 피디님 새책 저자소개도 이권우님께~~

  2. 겨울산 2019.04.07 0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인생에 저런 벗이 하나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네요! 눈물 찔끔 날 만큼 부럽습니다!!

  3. 은하수 2019.04.07 08: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에 대해 완전 궁금하게 만드는 서평이네요~
    과학책 읽기도 시도해야 하는데 이 책으로 시작하고 동기부여를 얻어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4. littletree 2019.04.07 1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평에 한 사람을 녹여내셨네요.. 저도 겨울산 님 말씀처럼 두 분의 우정이 몹시 부럽습니다. 이정모 관장님의 새 책 어서 읽어봐야겠어요.

  5. 섭섭이짱 2019.04.07 2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이정모 관장님 새 책이 나왔군요.. 저자 소개가 짱인데요. 책 꼭 사보고 싶게 하네요 ^^

    저도 제가 아는 모 방송국 드라마 피디분에 대해 얘기하고 싶네요.
    그 분은 시간 약속을 안 지키세요. 강연을 하면 성심성의껏 모든 질문에 답변해주셔서 항상 강의 시간을 초과하세요. 그래서 강연 들으러갈때는 여유있게 강연들으러 가야해요.

    그리고, 공짜로 즐기자고 하면서 돈을 너무 많이 쓰세요. 좋은건 같이 해야 한다며 영화관을 통채로 대관해 무료로 영화도 보여주시고, 영어공부 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비로 댓글부대 모임도 개최하시고, 거기에 댓글 단다고 공짜로 밥, 차도 사주세요..

    마지막으로 바보에요. 책바보에요. 너무 사랑해서 블로그에 남들도 바보가 되길 권하세요. 근데 저도 모르게 바보돼가는 신기한 경험을…..

    이분이 누군지 정말 궁금하시다면 아래 일정에 맞춰 가보세요. 그럼 만나실 수 있다는 ^^

    4.17(수) 14:00 (경남 한국남동발전 대강당)
    4.20(토) 14:00 (창원 경남대표도서관 대강당)
    4.25(목) 10:00 (안양 동안평생교육센터)
    4.27(토) 10:00 (부천 꿈빛도서관)
    5.21(화) 10:00 (서울 구로구청 본관 대강당)
    6.12(수) 19:00 (안산 중앙도서관)

    참고로 신청 방법과 자세한 내용은
    미리 확인하시고 가세요.
    아마 검색해보시면 담당 기관 연락처가 있을거에요

    • 보리랑 2019.04.08 0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잉~ 섭섭이님도 엄지척입니당~ 좀더 까셔야죵~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남들은 영어 한개도 어려워 평생을 절절 매는데, 이분은 중 일 스 까지 하고 프 까지 5개국어가 목표랍니다. 나참, 사람을 일케 기죽인답니까? 그런데 사모님 말씀이 머리가 좋은게 아니라 무식하게 반복해서 잘하게 된거라네요.

      그리고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덕후랍니까? 건담 앞에서 헤헤거리고 내가 참 어이가 없어요. 아니 딸과 추억 만든다고 먹을걸로 달래가며 놀이공원 끌고 다니더니 다 자기가 가고 싶었던거였어요.

      드라마 히트 치지 외국어책 글쓰기책까지 그만하면 됐지 또 여행책까지 냅답니까? 남들 다 보고 가는 곳도 돈 아까워 스킵하고 짠내가 절절 넘쳐서 눈뜨고 못 보겠어요. 남들은 듣도보도 못한 허접한 곳만 보고도 좋다고 히죽거리니 책을 엄청나게 읽고 도대체 머리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전거 세계일주 전지훈련 한다고 자출사 되어 촬영 끝나고 녹초 되어도 자전거 타지 않나, 전국을 고물자전거로 누비고 다니지 않나, 도서관에서 부르면 전국을 냉큼 달려가니 세계일주 전에 몸이 거덜나게 생겼습니다.

      아직도 철이 안드니 80이 되도 별 다를까 싶습니다. 별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고 세상에 큰발자국 성큼성큼 남기고 있어 배아파 죽겠어요. 하지만 어쩝니까? 자기 복인걸요. 이번 책도 대박나고 외국에 번역될 조짐이니 나 이제 몸저 누울겁니다.

      이권우님 흉내 내며 본인 까는데도 댓글부대님들 계셔서 힘나고 스승이시니 어쩌고 저쩌고 넙죽 절할겁니다. 요즘 한국사람들 다 힘들어 죽겠다는데 세상 혼자 즐겁게 산다니까요.

      댓글부대 신도(?)들이 자기 삶이 변했다며 감사하는데 내가 한발 양보합니다. 여행책 내느라 몸을 불살랐을테니 또 훌쩍 다녀오시겠지요. 그러고 와서 블로그에 고시랑고시랑 얘기하면 나는 또 궁금해서 들락날락 하겠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행책 끝내시고 떼암송 모임 기대하고 있습니당~참고로 4.17(수) 14:00 는 경남 진주입니다.
      ㅡ 진주댁 드림 ㅎㅎ

    • 김민식pd 2019.04.08 06: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웅, 글을 이리 잘 쓰시는 분 앞에서 제가 그동안 뭘하고 있었던 겁니까?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서 몸져 누울 판입니다... 고맙습니당!

    • 김민식pd 2019.04.08 0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러니 내가 섭섭이님을 좋아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지요. 글을 이렇게 잘 쓰시면 반칙 아닙니까? 댓글 끝에 깨알정보까지... 정말 매일 매일 반합니다. 싸랑합니당!

    • 보리랑 2019.04.08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피디님 답글 감사합니당~ 한번 웃자고 뱉은 말들이 새벽이라 걸름망을 거치지 않았어요. 송곳이 없었길요 __()__ 나의 문화유적답사기처럼 피디님 여행책을 들고 한국 구석구석 다니는 외국인들이 그려지네요~^^

    • 루시아 2019.04.08 0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트있는 글솜씨에 즐겁고, 무엇보다 피디님 강의 일정 알려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 섭섭이짱 2019.04.08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피디님 싸랑합니데이

    • 오달자 2019.04.09 1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그래도 피디님 강연 놓쳐서 듣고 싶었었는데 이리 좋은 정보를 공유해 주셔서 넙죽 절 하고 갑니다~~

  6. 꿈트리숲 2019.04.08 0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편보다 더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인가요?
    댓글 쓰신 분들의 글에 빵빵 터집니다.^^
    이정모 관장님께는 이권우님이 계시다면
    김민식 작가에게는 댓글부대가 있는 듯싶네요.ㅎㅎ

    서로 도움 주고 받고, 동기부여 서로 해주고
    밀고 당기고 공짜로 해주는 사람들~~
    다들 글쟁이이셔요^^

  7. 뽀로로 2019.04.08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님 끌도 좋고 댓글들도 좋아서 항상 댓글들도 봅니다~제가 댓글을 쓰는 건 가뭄에 콩나듯 하지만요~강연 일정 앞으로도 알려주세요~

  8.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4.08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독서 평론가를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사물을 올바르게 꿰뚫어 보는 사람이 됩시다!

  9. 호산나 2019.04.11 2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연 일정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1시간 거리 정도면 가겠는데~~ ㅠㅠ 전북쪽도 와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