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에 해당되는 글 25건

  1. 2019.04.30 영어라는 치트키는 없다 (14)
  2. 2019.04.29 지금 여기가 최고! (15)
  3. 2019.04.26 내 인생의 책 (18)
  4. 2019.04.25 다시 생각해! (17)
  5. 2019.04.24 무섭도록 재밌는 '개의 힘' (12)
  6. 2019.04.23 나이 먹는 부담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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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에서 영어 4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서울대 정시 합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대학들이 절대평가 도입에 대응해 이번 입시부터 영어 반영점수 등급간 격차를 줄였기 때문이라는군요. 당장 고교에서 영어 수업은 줄이고 국어·수학·탐구 등 대입 당락을 좌우할 주요과목 수업을 늘릴 것이라 하고, 영어 학원 등록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얼마전 지방에 강연을 갔더니 영어학원 중 문닫는 곳도 있다고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1987년에 대학 입학했습니다. 공대를 다녔는데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했어요. 학점이 바닥을 기어 과에서 72명 중 70등을 한 적도 있어요. 저보다 성적이 낮은 2명은 수배중인 운동권이라 시험을 못 봤어요. 그러니 사실상 제가 학과 꼴찌지요. 이런 성적으로는 취업이 힘들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전공은 포기하고 영어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방위병으로 근무하며 출퇴근할 때마다 영어 회화 문장을 외웠는데요. 1년 반 동안 매일 열 문장씩 외웠더니 복학할 즈음엔 회화교재 한 권을 통째로 외울 수 있었어요. 대학 3학년 때 학교에서 토익을 봤는데 915점을 받아 한양대 전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없어 토익 915점을 받아도 전교 1등이었지요.  
첫 직장을 다니며 영어를 곧잘 한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미국 사람을 만날 기회도 드물던 90년대 초반, 저의 영어 자존감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동시통역사로 전업한 것도 그래서죠. 주위에 저보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90년대 초반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드물었으니까요. 외대 통역대학원을 졸업하던 96년 즈음, 세계화 물결이 본격화되면서 영어 능통자를 찾는 직장이 늘어 취업의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방송사 예능 피디란 직업이 재미있어 보여 그쪽으로 진로를 틀었습니다. 
공대를 나와 영업사원을 하던 저를 MBC에서 왜 뽑았을까요? 그 시절에는 영어 실력이 성실함의 증거였어요. 국내에서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하려면 정신력이 강하고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저의 통역대학원 입시반 스승이신 한민근 선생님은 6.25 전쟁 이후 고아원에서 자랐습니다. 걸어 다니며 영어 청취를 공부하려고 어깨에 카세트 플레이어를 메고 다니며 회화 문장을 외우셨죠. 휴대폰이나 워크맨이 나오기 전의 일입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이들이 투지 하나로 영어를 공부했고, 그걸로 성실함을 인정받았습니다.
자, 여기까지는 1989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 이야기입니다. 21세기 들어 조기 유학 붐이 일었습니다. 기러기 아빠라는 세태가 생긴 건, 엄마의 노력과 아빠의 희생으로 아이의 영어 실력을 만들어주겠다는 부모의 열망이 반영된 겁니다. 어린 시절, 조기유학을 다녀온 덕에 영어에 능통한 사람을 기업에서 우대해서 뽑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는 한국의 조직 문화에 적응하는 게 힘들어 직장 그만두고 영어 학원의 선생님이 되는 이들이 많았지요. 
옛날에 영어를 공부한 사람들은 성실하고 부지런한데다 한국의 조직문화에 적응도 잘 했어요. 어린 시절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등에 업고 유학을 떠난 아이는 상명하복식의 한국 기업 문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아요. 결국 직장을 나와 사교육 시장에 뛰어들지요. 그런 선생님들을 보고 엄마들은 잘못된 교훈을 얻습니다. ‘영어를 잘 하려면 저 선생님처럼 어린 시절을 해외에서 보내야하는구나.’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보고 좌절한 분들이 많죠. '아이를 대학 보내려고 저렇게 까지 해야 해? 그 돈을 들여 애를 고생시키느니 그냥 미국 유학 보내는게 낫지않아?'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현상을 보고 제대로 해석하는 게 중요합니다. 재력, 영향력, 정보력, 모든 걸 가진 이도 뜻대로 할 수 없는 게 한국의 입시라는 게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진짜 교훈입니다.
대학 입시에서 영어의 비중이 줄고 있다는 건, 부모의 자본으로 자식에게 교육의 격차를 마련해주려는 시도가 좌절되고 있다는 뜻 아닐까요? 과거엔 영어 실력이 성실함의 방증이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 후, 집단지성을 통해 다시 성실함의 기준을 바로 잡아가는 것 아닐까요?

영어교육, 정답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돈으로 격차를 만들려는 시도만큼은 저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교육이 빈부격차를 세습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교육은 가능성을 믿는 일입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기회는 공평해야 한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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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9.04.30 0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카이캐슬을 보진 않았지만 요즘도 가끔씩
    회자되고 있기에, 도대체 그 드라마의 주제는
    뭘까, 사교육을 해야만 좋은 대학 갈 수있다는
    얘기일까 궁금했어요.
    엄마들과 얘기를 하면 전 항상 꿀먹은
    벙어리가 됩니다. 사교육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요.
    어쩌면 할 말이 더 많은지도 모르겠지만요.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다 끊고 그냥 아이 하고 싶은것
    하게 해주세요. 영어든 수학이든. 둘 다 싫다면
    다른 것 찾을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라고 마음 속으로
    주문 외듯 중얼중얼 합니다.

    피디님 글 덕분에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이 싹 풀렸어요.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돈으로 교육격차를 벌려 그것이
    빈부격차까지 가도록 하는 부모의 욕심이 좀
    멈췄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토익 915! 저에겐 넘사벽 점수네요.
    '오늘 6문장 외워야지'ㅋㅋ

  2. 고로 2019.04.30 0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본탓 나라탓 일제탓 독재탓 미제탓 재벌탓 탓탓탓~~

  3. 아리아리짱 2019.04.30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교육이 빈부격차를 세습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아이들에게 기회는 공평해야한다.'

    스스로 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기회균등의 세상,
    계층간 사다리가 공고하여 경계를 쉽게 허물 수 있는세상,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영어 그기 뭐라고!"

  4. 송승미 2019.04.30 08: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실함의 기준을 바로 잡아가는 시대에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댓글을 안남길 수가 없을 만큼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라
    아침 인사겸 발자국 남깁니다.

    늘 감사드려요^^

  5. 정현옥 2019.04.30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근데.글 아래 .레미제라블 공연장은 어디인가요?
    갑자기,,그게 눈에 띄네요.
    부산에도,,5월에 레미제라블 공연이 있어 티켓을 구매했거든요..
    역시,사람은 아는 것이 더 크게 보이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6. 봄처녀 2019.04.30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로 아이를 이끌어 줄 수 없는 저는 피디님의 글이 감사할 뿐입니다~~ 정말 교육만큼은 빈부의 격차없이 공평하게 받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7. 윤선생 2019.04.30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에 언급된 변화를 아직 체감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변화가 실제로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면... 너무나 반가운 일입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오늘 중학교 입학 이후 처음으로 성적에 반영되는 시험(중간고사)를 봅니다. 지금 보고 있겠죠. 오늘 치르는 과목이 영어입니다. 제 아들은 학과 수업과 관련된 사교육을 받지 않는데, 그 점이 저를 불안하게 합니다. 중간고사 성적이 나오면 제 힘으로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저나, 아들이나 좌절할까 봐 미리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밑에 구멍이 난 장독에 물을 붓고 싶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사교육의 굴레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까봐 시작하지 못하는 제 마음과 신념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포스팅이었어요. 그래서 오늘 지금 읽은 이 내용이 감사합니다.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결과를 묻지 않겠다, 수고했다고 격려해주겠다... 마음으로 수없이 다짐 중인데. 생각이 행동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피디님도 응원해주세요! (처음으로 댓글을 남기는 것 같은걸요? ^^ 피디님 책 두권을 제 돈주고 사서 읽고 블로그에 방문한 지 이제 일년 되어 가는 듯.... 조만간 영어공부 댓글부대 오프모임에도 참석해보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8. 사철나무 2019.04.30 1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쟁만 있고 협동은 없는 현실, 친구가 적이 되는 교육현실 참 기막힙니다.

    교육은 가능성을 믿는 길 공감합니다.

  9. 비개인날 2019.04.30 2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구절절 옳을 말도 옳은 말이지만 어쩜 글을 이렇게 잘 쓰시는지 자극 많이 받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0. 은하수 2019.04.30 2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예전에 영어에 능통하기까지의 노력, 끈기, 정신력... 남들 하나 하기도 어려운 동시통역사, PD, 작가에 이르기까지...지금의 존경받는 PD님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게 아님을 압니다.

  11. 오달자 2019.05.01 0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교육은 모든 아이들에게 기회는 공평해야 한다."
    는 논리에 저 또한 격하게 공감하고 있지만 사실, 현실로 돌아와보면 공평한거 같지가 않더라구요.

    둘째 아이 친구들만봐도 방학때마다 어학 연수를 다녀오는 친구들이 꽤 있는데. 그럴때마다 은근 본인도 가고싶어 하더라구요.
    친구가 뭘 하면 따라하고싶은 심리 있잖아요~~ ㅎ

    아직은 대한민국에서의 교육의 균등은 이루어지지 않다고 봅니다.
    뭐 가진자들이 자식 교육에 얼마를 쏟아 붓든 왈가왈부 할 처지가 아니지만서도 적어도 막무가내 쏟아 붓지는 말아야겠다라는 게 제 개인적 견해입니다.^^
    이번 주 내내 중간 고사 시험 기간인 한 주간~~
    급식을 안먹고 오니 삼시세끼 해대느라...
    극한 한 주가 되겠습니다. ㅋ

  12. 섭섭이짱 2019.05.01 0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교육 문제만큼 어려운 문제도 없는거 같아요.
    영어를 "왜(Why)" 배워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재밌게 알아서
    공부할건데...
    너무 입시위주로 남이 하니까 하다보니
    영어와 점점 멀어졌던 기억만 있네요..

    결국 영어든 뭐든.. 공부를 왜 하는지 아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13. 시간자유행복 2019.05.01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올해 첫째 초등입학시키니
    다들 5~6살부터 영유니 아님 어학원이라도 다녀서
    8살인데 학원레벨로 으쓱해하는 엄마 아이들을 보며
    그놈의 영어가 뭐길래...생각이 많아지네요

    물론 영어잘하면 피디님처럼 삶이 풍요로워지긴하지만
    영어만큼 돈쳐바르면(?) 느는 과목도 없는것같은데
    입시에서 영향력을 줄이는게 바른방향인것 같아요..

  14. 샘이깊은물 2019.05.02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라는 치트키는 없다. 정말 딱 맞는 제목이에요! :)
    자식에게 영어라는 무기를 장착해주려고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심지어 도덕적으로 무리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유학이나 어학연수가 아니라도 배우고자 하는 동기만 있으면 필요한 만큼 영어를 익힐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자본으로 자식에게 교육의 격차를 마련해주려는 시도가 더 많이 좌절되었으면 좋겠어요. 대학 한 두 단계 높이려고 자소설 쓰지 않기를,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스스로 알아나가기 위해 대학에 가기를 바랍니다.

장수 시대를 맞아 건강과 의료에 대해 궁금한 게 많습니다. 앞으로 의학의 발전 정도에 따라 제 노후의 삶의 질이 바뀔 것이니까요. 미래를 알고 싶다면, 지나간 역사를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의학의 역사를 아는 것은 곧 인간의 역사를 아는 것인데요. 의학 역사에 대한 책은 많지만, 크게 사랑받은 책은 없었어요. 사람들이 의학의 역사에 관심이 없었다기보다, 재미있는 책이 없었던 탓이라고요. 그래서 본인이 직접 의학 세계사를 썼노라고 말씀하시는 저자가 있습니다. 바로 서민 선생님이십니다. 우리 시대, 가장 글을 재미나게 쓰는 작가라고 제가 생각하는 분입니다.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 (서민 / 생각정원)

서민 선생님, 존경합니다. 서두에서, 이렇게 대차게 질러놓고 시작하시다니, 읽는 제가 다 쫄립니다. 그런데요, 이 책 정말 재미있습니다. 저자의 자신감이 어디에서 오는지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금세 알 수 있어요. 빙하에서 발견된 신석기 시대의 미이라 '외치'가 자신의 심장병을 고치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합니다. 인류 역사상 의학 발전에 이바지한 숱한 위인을 만납니다. 질병이 신의 저주이던 시절부터 과학이 된 현재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외치의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타임머신을 타고온 외계인의 비밀이 풀리는 순간, 저자 자신의 외모를 이용한 자학개그까지 등장하는 걸 보고, 뿜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선생님처럼 잘생긴 분이 왜 이런 외모 비하를 치시나?'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우뚱해야 하거늘!)    

기원전 2650년의 이집트에도 치과 의사가 있었대요.

'당시에는 곡식을 정제하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모래나 돌 같은 것을 제대로 골라내지 못했다. 그래서 치아가 쉽게 상했다. 설탕이 부족한 시대였기에 충치는 잘 안 생겼지만, 당분 섭취가 가능했던 왕과 귀족들은 그 와중에도 충치에 걸렸다.'

(위의 책 39쪽)

생각해보니 어릴 적에 밥을 먹다 돌을 씹은 적이 많아요. 어느 순간 그런 일이 사라졌지요. 막연하게 엄마의 밥짓는 기술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요. 도정 기술이 발달한 덕분인가 봐요.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의 건강 수명도 획기적으로 늘어납니다.

예전에는 아기를 낳다 산모가 죽는 경우가 참 많았지요. 19세기 후반 오스트리아 빈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던 이그나즈 제멜바이스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당시엔 의사도 아이를 받고 조산사(우리가 산파라고 부르던 이들)도 아이를 받았는데요. 사람들의 통념과 반대로 조산사보다 의사들이 아이를 받을 때 산모의 사망률이 훨씬 더 높았대요. 전문가인 의사가 더 기술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두 집단을 세심하게 관찰한 결과 의사들은 죽은 시체를 부검한 뒤 손을 씻지도 않고 병실에 들어와 산모를 내진했대요. 이때 의사의 손에  묻은 병균이 산모에게 그대로 감염된 거죠. 조산사는 시체를 만질 일이 없으니 감염이 일어나지 않고요. 제멜바이스는 의사들에게 손을 씻으라고 조언했는데요.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대요. 성격이 유별난 제멜바이스는 의사들에게 "당신들은 살인자야!"하고 떠들어 댔기에 의료계에서 오히려 따돌림을 당했다고 하는군요. 서민 저자님은 무척 안타까워 하십니다. 제멜바이스가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그래서 의료계에서 그의 말에 더 빨리 귀기울였다면 숱한 산모와 아기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은 옳은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요. 좋은 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잘난 인간이 겸손하기는 참 어려운데요. 겸손도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교보문고 보라쇼 강연장에서 본 서민 교수님의 모습은 정말 겸손함의 극치였지요. 어려서부터 타고난 외모 덕분에 겸손하게 사는 모습이 몸에 밴 듯... ^^

책의 마지막에는 한국의 의료사에 대해서도 나옵니다.

'대한민국은 의료 수준에 비해 말도 안 되게 싼 의료천국이 됐다. 사람들은 병원에 가기 부담스러워하기는커녕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간다. 당연히 기대수명은 OECD 평균을 넘는다. 그럼에도 국민 한 사람이 쓰는 의료비는 OECD 평균보다 낮다.'

(위의 책 371쪽)

맞아요. 한국만큼 병원 문턱이 낮은 나라도 없어요. 요즘은 외국에서 의료 관광까지 오고 있으니 의료 선진국이기도 하고요. 

"이 나라에서 수술받는 건 행운입니다. 유럽은 국가가 다 돈을 내주는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있죠. 하지만 그 나라들은 의사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입원해서 수술까지 하려면, 간단한 수술도 한 달가량 기다려야 해요. 반면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병원에 오자마자 일주일도 안 돼서 수술을 해준다고 하지요? 미흡한 점이 없진 않지만, 우리나라 의료는 세계 최고입니다."

(394쪽)


예전에 아내가 미국 유학 하던 시절, 아이가 열이 나고 기침을 해서 현지 병원에 데려 갔어요. 미국인 의사가 걱정스레 묻더군요. 엑스레이를 찍어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필요하면 찍어야지요, 했는데 나중에 보니 진료비가 50만원이 넘게 나왔어요. 그냥 가벼운 감기라 약처방도 필요없었는데 말이지요. 한국 같으면 1만원도 안 나왔을 상황인데... 그제야 의사가 엑스레이를 찍을 때 미안해하던 표정이 떠올랐어요. 너무 비싼 의료수가 때문인거죠. 정말 한국의 건강보험은 최고의 복지 시스템입니다.

책을 읽고 느낀 점. 지금, 여기가 최고에요. 현대의 한국에서 태어나 사는 것에 감사하려고요. 옛날에는 장미 가시에 찔려도 죽고 (파상풍), 물을 잘못 마셔도 죽고 (콜레라), 아기를 낳다가도 죽었어요. (산욕열) 이제 우리는 장수 사회를 살고 있지요. 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의료 전문가들의 노력 위에 이뤄진 결과에요. 심지어 한국민은 세계에서도 의료비가 저렴하고 수준도 높은 의료 선진국에 살고 있어요. 이제 저는 마음 편하게 긴 노후를 즐기려고요.

대중들을 위해 이렇게 재미난 의학역사서를 써주신 서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덕분에, 지금 여기에 있다는 점에 더욱 감사하게 되었어요. 

외모보다 지성이 우선이라는 점을 일깨워주시는 선생님,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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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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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19.04.29 0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체계가 그만큼 잘되어있다는 뜻이겠죠?? 잔병치레가 많은 저로썬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게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

  2. 아리아리짱 2019.04.29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두분다 외모 자학이 심하시지만,
    외모보다 지성이 뛰어난 점 인정합니다.~^^

    서민교수님의 이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월요일 상큼한 발걸음으로 시작합니다.

  3. 꿈트리숲 2019.04.29 0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그 대한민국에서 수술 받는 행운을
    두 번이나 누렸어요.^^
    병원가자마자 바로 하기도 했고요.ㅋㅋ

    전 이 책을 읽으면서 서민 교수님의 기발함에
    감동했습니다. 얼음 속 미이라를 깨워서
    의학 세계사 여행의 남주로 캐스팅 할줄이야.
    아! 이래서 김민식 피디님이 서민 교수님 글을
    극찬했구나 생각했었어요.

    보라쇼가서 직접 뵈었어야 했는데, 그날 놓쳐서
    너무 아쉽네요. 언젠가 만날 기회가 또 오겠죠?

  4. 김수정 2019.04.29 0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학분야의 책는 여전히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미이라 주인공을 내세워
    타임머신을 타고 의학사의 과거를 돌아보는
    이야기로 풀어 내셨다니
    서민 교수님, 역시 기발하고 창의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5. 쿨한 인생 2019.04.29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m.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63082
    PD저널에.갔더니 김PD님 기사가.있어 옮겨왔어요
    멋져요 김PD님👍👍👍

  6. 은하수 2019.04.29 1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민 교수님의 자학 개그에 몹시 웃었었죠. 아침 방송에 나와 앉아계신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왠지 모를 위안과 즐거움을 주셨는데요. 그런 분이 쓰신 책이라 읽기도 전에 상상이 되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질 것 같아요.
    서민 교수님 블로그에서인가 본인 닮은 자녀가 나올까봐 자녀도 안낳는다고 말씀하신게 생각나는데, 저희 아버지도 서민 교수님이 그리 못생긴게 아니라고 생각하시는게 저와 비슷한지, 다 사람들 웃기려고 하는 얘기일꺼라고 하시더라구요^^

  7. Jen Choi 2019.04.29 14: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기사로 피디님 뵙고 왠지모르게 반가워서 티스토리로 찾아왔습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옳다고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 이영옥 2019.04.29 1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전히 오늘도 좋은글로 저를 일깨워 주시네요^^

    4/27 부천 꿈빛도서관에서 저자강연회로 PD님의 얼굴을 직접뵙고 좋은강연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행복한 주말을 보냈어요^^

    PD님 덕분에 영어암송을 더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PS: 섭섭이짱님에게도 감사드려요^^
    PD님 강연일정을 올려주셔서 다녀올수 있었습니다^^

    • 섭섭이짱 2019.04.30 0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우~~ 강연 갔다오셨군요. 행복한 시간 보내신거 같아 기분 좋네요. 제 댓글을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강연 못가서 아쉬운 분들은 최근 강연 하셨던 영상들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그래도 기회가 되신다면 꼭 강연들으러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질의응답 시간을 들으면.. 아~~ 이래서 강연하면 김민식피디구나를 아시게 될거에요.


      [부모들이 더 주목해야할 4차산업혁명시대 진짜 공부법 3가지 ]
      https://youtu.be/_UtR9E7BgJg

      [당신의 행복은 지금 어디있나요 ? ]
      https://youtu.be/Y_eyDE08FGg



  9. 봄처녀 2019.04.29 17: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모보다 지성이 우선^^:: 저도 위안을 받고 지성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책을 읽겠습니다~~

  10. 혜린 2019.04.29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저런 핑계로 피디님 블로그 방문도 미뤄두다가 오랜만에 들어와서 새삼 또 자극받고 갑니다! 외모, 상황 등 바꿀수 없는 외부 요인들을 탓하며 맨날 지금, 여기에 불평불만만 늘어놓던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오늘도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11. 비개인 날 2019.04.29 2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덕분에 좋은 책 알게 되서 감사드립니다
    항상 좋은 글 정성껏 읽고 있습니다

  12. 오달자 2019.04.29 2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가 최고에요!"
    라는 한 마디로 오늘 우중충한 날씨때문에 기분이 가라앉았는데 피디님의 한 마디로 일축시킵니다.
    지금 여기가 최고인거라고~~^^

  13. 섭섭이짱 2019.04.29 23: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우~~ 서민 교수님 새책이 나왔군요.

    '제멜바이스' 어디서 들어봤던거 같은데...
    아~~ 그러고보니 서프라이즈에서 봤었네요..
    그때도 의사들이 손씻기를 안했다는 얘기에 충격을 받았었는데..

    의학 발전 속도를 보면 곧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올거 같네요..
    근데 한편으로 몸은 건강해졌지만 마음의 병으로 심든 사람은
    점점 많아지는거 같아 안타깝기도해요..

    오늘도 새로운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4. 다독을 꿈꾸며 2019.06.29 0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 전 피디님의 강의를 통해 블로그 운영하시는걸 알고 처음 방문하고 갑니다 요즘 저의 롤 모델은 다독을 통해 방대한 지식과 지혜를 글과 말로 표현하는 분들입니다 제가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삶의 한 방향이거든요 그 길을 가는데 큰 지표가 될것같아 감사드립니다

도서관에서 저자 특강을 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이 있어요. “작가님은 매년 200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들었어요. 다독가로서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고른다면 어떤 책을 추천하시겠습니까?” 답은 그때그때 달라요.

“좋은 책과 나쁜 책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은 다 좋아요. 다만 지금 이 순간, 내게 더 와 닿는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어요. 사람마다 다르고, 때에 따라 달라요. 그러니 제 인생의 책을 알려드리기보다 지금 질문하신 분이 본인 인생의 책을 찾아가는 게 독서의 낙이라 생각합니다.”

답변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다르게 답할 때도 있어요.

“아직도 내 인생의 책을 찾지 못했어요. 내 인생의 책을 이미 읽었다면, 더 이상 책을 읽을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죠. 지금 이 순간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어쩌면 내 인생의 책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매일 새로운 책을 찾습니다. 내 인생의 책을 평생 만나지 않는 게 소원입니다. 그래야 책 읽기가 죽을 때까지 즐거울 테니까요.”

여전히 아쉽습니다. 좀 더 고민해봤어요. 인생의 책이란 무엇일까?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일까요? 그렇다면 떠오르는 책이 한 권 있어요. 바로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입니다. 류비셰프라는 과학자가 시간을 관리하며 다양한 일상을 즐기는 이야기인데요. 20대에 이 책을 읽고 반해버렸어요. 그래서 저의 하루하루를 가계부로 정리했어요. 매일 24시간이 입금되고,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를 기록했지요. 영어 공부나 독서처럼 생산적인 일에 쓰인 시간을 수입으로 잡고, 게임이나 TV 시청처럼 소비활동에 쓰인 시간을 지출로 잡습니다. 정리하고 보니 하루 중 버리는 시간이 의외로 많더군요.

시간의 생산성을 증대하기 위해 시간의 지출을 소득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았어요. 이를테면 학교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20분이라면, 이전에 음악을 들으며 가던 것을, 영어 회화 테이프를 청취하면서 갔어요. 그럼 등교 시간에 지출한 20분이 영어 공부에 투자한 시간 20분이 되지요. 공대를 다니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영어책을 외웠습니다. 영어 공부는 앉아서 파는 학문이 아니라 하루 중 짬짬이 시간을 내어 반복으로 길러지는 습관이거든요. 하루하루 24시간의 수입과 지출을 관리했어요. 시간을 아껴 쓰는 습관이 몸에 배니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고 외국어를 공부하며 생산성을 키울 수 있었어요.

드라마 피디로 일하며 매년 한 권씩 책을 쓰고, 여행을 다니고, 강연을 다닙니다. 직장을 다니며 매년 200권의 책을 읽는 제게 ‘PD님의 시간 관리 방법이 궁금합니다.’ 하고 묻는 분도 많아요. 몇 해 전, 하루 24시간의 통계를 내보니 차로 출퇴근하며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은근히 많더군요. 차를 아내에게 주고 전철로 출근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회사에 갔어요. 하루 3시간 가까이 전철에서 책을 읽다보니 독서량이 늘었고요. 왕복 3시간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량이 늘었어요. 심지어 자전거 통근 길에 영문 오디오북을 들으니, 운동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독서도 하면서 출근하는 셈입니다. 결국 내 삶을 바꾸는 건 시간의 활용법입니다.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류비셰프>를 읽고 깨달았어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은 바로 시간입니다. 돈 한 푼 버는 건 쉽지 않지만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누구나 시간의 부자로 살 수는 있다는 것을요.


-------


<월간 에세이>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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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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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19.04.26 06: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으로 가계부를 쓰셨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항상 시간은 당연히 주어지는 거라 수입이나 지출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시간을 활용하는게 그만큼 중요한거구나 다시한번 깨닫고 갑니다.^^

  2. 꿈트리숲 2019.04.26 0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통장에 아무 일 안해도 매일 86,400원이
    입금됩니다.ㅎㅎ 그것도 평생이요.
    지금까지 입금된 거 다 모았더라면
    떼부자됐겠죠?

    피디님 글 읽으니까 86,400이 생각나네요.
    공짜로 주어지는 매일의 시간, 허투루
    써버리지 말고 잘 관리한다면 알차게 보람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겠다 싶어요.
    금전 가계부는 못써도 시간 가계부는 잘
    써야겠어요. 잊고 있던 시간, 상기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 아리아리짱 2019.04.26 0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시간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소비를 생산으로 바꾸는 방법!'
    으~음!
    1년에 아직100권수준을 일단 150권으로 올릴려면 짜투리시간 탐색해서 생산적 시간으로 바꾸기!

    결혼 초만 쓰던 가계부를'시테크'로 다시 시작해봐야겠어요!^^

  4. 방배 2019.04.26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아닌가요?

  5. 정현옥 2019.04.26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삶을 바꾸는건 시간의 활용법" 이란 말이
    나태해지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네요.
    지금의 나자신의 생활과 상황을 사회, 부모 남탓만 할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시간을 잘 활용하며 살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6. 루시아 2019.04.26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안양에서의 강의 재밌고 인상깊었습니다~
    역시 유투브로 보기보다 실제 뵙고 강의를 들으니 전해지는 에너지가 생생해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

    `시간 가계부 쓰기` 제삶에도 적용해 보겠습니다.
    요즘 시간이 자유롭다보니 더 관리 못하고 허비하게 되는 날이 많았는데,
    시간을 아껴쓰는 습관을 들이고 자투리 시간 활용하기 등등 좋은 팁 감사드립니다~~

  7. 샘이깊은물 2019.04.26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내 삶을 바꾸는 건 시간의 활용법입니다.’
    네.. 돌아보면 제 하루에도 그냥 버려지는 시간이 많았어요. 소중한 자원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생산성을 높여야겠죠. 그렇지만 너무 쪼다 보면 조급해지고 나를 다그치게 되니, 어슬렁어슬렁 유유자적하는 한갓진 시간도 사랑할래요. 그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어갈래요.☺️🙏

  8. 오달자 2019.04.26 1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과의 두 번째 영화 이벤트 이후 강연을 꼭 듣고 싶었는데.마침 어제 강연장에서 뵈니 무척 반가웠습니딘.
    2시간의 시간이 짧을만큼 강연은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돈을 벌려고만 애쓰지 말고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
    시간의 부자가 되게끔 전략을 잘 짜봐야겠습니다.^^

  9. 김주이 2019.04.26 1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글을 보며, 오늘 하루 저에게 주어진 시간도 소중히 써야겠습니다.

  10. 봄처녀 2019.04.26 1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가 분주하긴한데 잘 보냈다는 생각은...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11. 저녁노을함께 2019.04.26 2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컷뉴스보니 pd님 1인시위 중이시네요. 따뜻하고 정의로운 분!! 멋져요. 힘내세요!!

    • 섭섭이짱 2019.04.26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저녁노을함께님이시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오랫만에 댓글 보니 반갑네요 ^^
      댓글에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12. 비개인날 2019.04.26 2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매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읽기와 쓰기를 실천할려고 노력합니다
    이 시간이 얼마나 제게 소중한지를 깨닫고 있습니다

  13. 섭섭이짱 2019.04.26 2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게 시간이라 하는데..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제대로만 쓸 수 있다면
    정말 못할게 없을거 같아요 ^^

    그런의미에서 피디님이야말로
    진짜 시간을 지배하는 사나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그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시고 계시니
    더욱 더 존경스럽습니다.

    피디님의 오늘 모습 정말 짱짱 멋집니다.
    저도 지지하고 응원할께요~~~~

    [김민식 MBC 드라마 PD, CJ ENM 앞에서 1인시위 한 까닭]
    https://entertain.v.daum.net/v/20190426192700265

  14. 오케이고고씽 2019.04.28 0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에게도 시간이라는 훌륭한 자원이 있다는 걸 떠올리면서 생활해 보겠습니다~
    오늘부터 저도 시간 가계부를 작서 봐야겠어요^^

  15.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4.28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인생의 책을 평생 만나지 않는 게 소원입니다. 그래야 책 읽기가 죽을 때까지 즐거울 테니까요.”

    하긴 저도 사람들에게 이 책은 내 인생책이다! 라고 하면서 소개할때가 있는데요. 사실 그 이후에도 더 감명깊은 책을 발견하게 되면서 큰 의미는 없어졌는데요. 앞으로 읽을 책은 무궁무진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책 읽는 자체에 평생 재미를 느끼며 살고 싶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16. sapum 2019.04.28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 가계부를 쓰다가 중단했는데, PD님 글을 통해 다시 동기부여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17. 2019.04.30 0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어려서부터 볼품 없는 외모 탓에 늘 없어 보였어요. 좀 있어 보이려면 책이라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도서관에서 공짜로 빌려 읽은 책으로 어디가서 폼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남는 장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블로그에 독서 일기를 올리다보면 어느 순간, 폼나는 책만 읽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저, 이런 책도 읽었어요. 아이구, 이런 훌륭한 작가님이 쓰신 책에 이런 글귀가 있군요?'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면, 사는 게 재미없어져요. 독서의 순수한 재미는 오로지 읽고 싶은 책을 읽는데서 오는데 말이지요. '책을 읽는 게 즐거운 책벌레의 삶을 포기하지 맙시다. 폼나는 책만 골라 읽지는 맙시당~' 하고 스스로를 경계합니다. 


재미난 책을 읽고 싶을 때는 도서관에 가서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 봅니다.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는데요, 문체가 가볍고 발랄하거든요. <공중그네>나 <남쪽으로 튀어>같은 소설을 좋아하지요. 검색해보니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네요. 

<쥰페이, 다시 생각해!> (오쿠다 히데오 / 이혁재 / 재인)


야쿠자 조직의 막내인 쥰페이, 어느날 오야붕에게 지령을 받습니다. 권총으로 경쟁 조직의 중간 보스를 해치우고 감옥에 다녀오라고. 10년 정도 옥살이를 하고 나면 야쿠자로서 자리를 잡게 될 거라고. 줄거리를 들으면 피비린내 풍기는 하드보일드 느와르 같은데요, 작가가 누굽니까. 개그 퍼레이드의 오쿠다 히데오입니다. 어리바리한 야쿠자 꼬붕에게 어이없는 일이 자꾸 일어나는데요. 그의 결행 계획을 들은 한 여자아이가 인터넷에 상담을 요청하는 바람에 온갖 사람들이 쥰페이를 말리는 댓글을 인터넷에 올립니다. 그래서 제목이 <쥰페이, 다시 생각해!>인가 봐요. 


300개가 넘는 댓글들이 하나같이 웃깁니다. 10년의 옥살이를 각오하고 결행하겠다는 쥰페이를 말리는 글중에 이런 글도 있어요. 


#157. 21세의 쥰페이 군이 앞으로 10년 동안 할 수 있는 것. 히치하이크로 세계 일주. 자전거로 세계 일주. 도보로 일본 일주. 선박 면허 따서 태평양 횡단. 등산가가 돼서 세계 3대 봉우리 등정. 권투 도장에 다녀서 프로가 되어 세계 챔피언 타이틀 따기. 좌익 활동가가 되어 혁명을 일으킨다. 책을 많이 읽어 작가가 된다. 극단에 들어가서 연기자가 된다. 예능 프로덕션 요시모토에 들어가 연예인이 된다. 포르노 배우가 돼서 1,000명의 여자와 섹스를 한다. 일식집에 들어가 초밥 장인이 된다. 중국집에 들어가 볶음밥의 명인이 된다. 목수가 되어 자신의 집을 짓는다. 연애를 하고 결혼해서 아이 둘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일군다..... 지금 생각을 바꾸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by 세계반점.

(위의 책 236쪽)


'책을 많이 읽어 작가가 된다.'라는 대목에서 빵 터졌어요. 어렸을 때 제가 했던 상상이거든요. 작가는 골방에 틀어박혀 글만 쓰면 되니까, 외모를 신경 쓸 일도 없을 테고..... ^^

'앞으로 내 인생 10년을 들여 무엇을 할 것인가?' 가끔 이런 상상을 하면 즐겁습니다. 인생의 계획을 세울 때, 너무 근엄진지해지면 안됩니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꿈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진짜 꿈이 아닌 가짜 꿈을 이야기할 때가 많지요.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답을 하는 겁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나 자신의 기준에 따라 사는 게 즐거운 인생의 시작입니다.

제게 10년이란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냥 지금처럼 살 겁니다. 서점과 도서관을 오가며 사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고, 수천권의 책을 읽을 거예요. 그중에는 즐거움을 주는 책도, 가르침을 주는 책도 있겠지요. 독서의 즐거움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어른이 되는 것, 그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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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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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19.04.25 0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보다는 동네 도서관들도 많이 생겨서 책을 쉽게 접할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요. 바쁘단 핑계로 늘 못갔었는데 올해는 동네도서관 방문해서 독서하는 즐거움을 만끽해봐야겠어요~^^

  2. 은하수 2019.04.25 0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년 동안 할 수 있는 일 목록이 재밌기도, 의미심장 하기도 하네요~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삶을 살지 기대가 되기도 하구요.
    오늘 하루도 그런 설레임으로 살길 바라며 오늘을 시작합니다.

  3. 꿈트리숲 2019.04.25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서관이 있어 참 고맙고 행복합니다.
    수많은 책을 다 이고지고 했더라면
    우리집이 남아났을까 싶고요, 언제든
    쪼로로 걸어가면 절 위해 대기하고 있는
    책들을 항상 만날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정말 작가가 되나요?
    그렇담 다독 계속 해볼려고요.ㅋㅋ
    작가가 안되고 재미만 남는다면. . .
    그래도 책을 읽겠어요. 매일 저만의 공간에서
    작가는 탄생하고 있다 여깁니다.

    나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독서도 글쓰기도
    시나브로 착착 진행되는 하루가 즐겁습니다.~~^^

  4. 콩장 2019.04.25 0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오쿠다 히데오 팬인데, 이 책은 아직 못 읽었네요!! 감사합니다:)

  5. 아솔 2019.04.25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사를 다닌 지 7년정도 되었는데요.
    쥰페이가 10년동안 할 수 있는 일을 보니, 제가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이 드네요.
    조직에서 성공하고 싶어서 10년을 버티겠다라는 게 어찌보면 결국 회사 생활과 같은 건데..
    나는 계속 회사에 다녀야 하는지? 10년동안 더 재밌고 더 바라는 삶을 살 수 있는 건 아닌지?
    작가의 의도가 이런 것이었나 싶기도 하네요 ㅎㅎ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6. 아리아리짱 2019.04.25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저의 앞으로의 10년도 도서관과 서점 오가기가될듯 합니다.
    <공즐세학당>을 오가며 책읽기가 날로 더 즐겁답니당! ^^

  7. 정현옥 2019.04.25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pd님의 글을 읽다보니 웃음이 나오면서
    pd님도 오쿠다 히데오처럼,,재미있고 희망을 주는 소설을 써보는 꿈을 가져보면 어떨지요?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 소설을 잘 읽지 않지만,,꼭 사서 보겠습니다.

    앞으로 내인생 10년을 들여 무엇을 할것인가? 의미 있는 질문이네요.
    전,,앞으로 10년만 직장생활을 다닐 계획인데,
    그 시간 동안 일 말고 즐거움을 주는 일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독서의 즐거움! 그것이 나의 즐거움이 되는 꿈을 가져봅니다.

  8. 세종시라일락 2019.04.25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믿음 소망 사랑
    웃음
    그중에 제일은 웃음이다 ㅎㅎㅎ

  9. 꿈바야 2019.04.25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블로그 구독하고 드뎌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네요 ㅋ
    뭔가 마라톤을 시작하는 맘이랄까요?
    쓰시는분 읽으시는분 모두를 응원합니다♥

  10. 봄처녀 2019.04.25 15: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간 10년 아쉽지만 어쩔 수 없고... 앞으로 10년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11. wonhyuk2@naver.com 2019.04.25 16: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페이스북 개인 메세지 받으시나요? ㅠㅠㅠ 작가님께 상담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요..

  12. 비개인 날 2019.04.25 1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덕분에 티스토리 가입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13. 섭섭이짱 2019.04.26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야쿠자 막내의 이야기.....
    오쿠다 히데오 이름만 들어도
    소설이 기발하고 유쾌할거 같네요.

    찾아보니 영화로도 만들었다하니
    재미는 이미 보장된거 같네요 ^^

    10년후 나는 뭘하고 있을지....
    진짜 나의 꿈이 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가지 확실한건 지금처럼 피디님 블로그에
    매일 댓글 쓰고 있을듯 합니다. ㅋㅋㅋ

  14. 오달자 2019.04.27 0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표지부터 솔깃한데요...ㅎㅎ

    10년뒤 음...
    적어도 제 바램은 지금 처럼 봉사도 하면서 책읽고 글쓰고 여행하고...ㅋㅋ
    뭐 거창할 거 있나요.
    하루하루가 소중한 삶이라고 어느 분이 그러시대요~~ ^^

    주말에는 서점엘 가야겠어요:^^

  15. 루시아 2019.04.28 06: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앞으로 10년, 원없이 독서의 즐거움에 빠져보겠습니다~~
    피디님을 알게된후 도서관과 서점가는 일이 점점 더 즐거워지네요. ^^
    감사합니다~

  16. 혜린 2019.04.30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앞으로의 10년 계획을 바로 저것으로 삼아야겠네요! “책을 읽어 작가가 되는 것!” ㅎㅎ 하지만 그저 재미있는 책을 읽고 즐기는 삶이면 좋지 않을까 그러다가 작가가 되면 좋고 아니어도 남는 장사고요^^ 잠이 깬 밤에 피디님 글 읽고 뭔가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7. 루치신 2019.05.05 1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쥰페이군이 요즘 젊은사람들과 오버랩 되더라고요 언제 중간보스를 총으로 쏠지 궁금해서 계속 읽었습니다 ^^

예전에 주조정실에 발령 났을 때, 저의 선임은 후배 교양 피디인 임채원 피디였어요. 제게 송출실 근무 요령을 가르쳐준 사수입니다. 요즘 그는 <PD 수첩>에 복귀해서 일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4대강, 가짜뉴스 그리고 정치인>을 만들었어요.

얼마 전 점심을 먹으며 물어봤어요. 
"요즘은 뭐가 재미있니?"
사람을 만나면 늘 물어봅니다. 내가 모르는 세상의 즐거움이 항상 궁금해요.
"형, <개의 힘>이라는 소설 보셨어요?"
재미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 읽지는 못했어요.
"보세요, 형. 죽여요. 한 2~3주는 책 속에 빠져 사실 겁니다."

찾아보니 한 권에 600쪽이 넘는 책인데, 총 2권이에요. 분량이 상당하네요. 저는 두꺼운 책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책 욕심이 많아, 읽고 싶은 책이 쌓여있거든요. 그래도 믿고 좋아하는 후배의 추천인지라 읽었어요. 책을 다 읽고난 소감. 앞으로는 이 친구가 추천하면 경국대전이라도 읽으려고요. 간만에 정말 재미난 범죄 소설을 읽었어요.

<개의 힘> (돈 윈슬로 / 김경숙 / 황금가지)

아트 켈러라는 미국 마약단속반 요원이 나오는데요. 엄마는 멕시코 계고, 아빠는 미국인이에요.멕시코 휴양지 놀러온 미국 청년이 현지에서 만난 어여쁜 소녀와 사랑에 빠져 혼혈 아들을 낳습니다. 미국으로 데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만, 끝내 이혼하게 됩니다. 그리곤 아들과 여자를 두고 떠납니다.

아트 켈러는 어려서 아빠의 지원 없이, 엄마와 단 둘이 가난한 멕시코 이민자 마을에서 큽니다. 그는 가난한 히스패닉 공동체를 파괴하는 마약의 해악을 실감합니다. 훗날 마약단속국 직원이 되어 멕시코 마피아들과 싸우지요. 그 와중에도 가정을 일구고 아이를 낳습니다.

'나쁜 아버지를 둔 사람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는 길은 좋은 아버지가 되는 길이다.'

(개의 힘 1권, 202쪽)

아트 켈러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소설 <대부>가 떠올랐어요. <대부>의 주인공, 마이클 콜레오네는 참전용사가 된 후, 떳떳한 직업을 구하려 합니다. 하지만 마피아 보스인 아버지가 암살 위기에 놓이자, 가족을 위해 복수에 나서게 됩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애쓰는 마약단속반원 아트 켈러와, 좋은 아들이 되려다 마피아가 되는 마이클 콜레오네, 왠지 데칼코마니 같아요. 

저는 어려서 빚 때문에 깨지는 가정을 많이 봤어요. 아내 모르게 도박빚을 진 남편이 가족을 두고 달아나는 것도 봤고, 남편 모르게 계를 하던 계주가 계가 깨지는 바람에 망하는 것도 봤어요. 그래서 저는 빚 지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무조건 소득 범위 안에서 소비하고 사는 습관 때문에 짠돌이가 되었어요. 빚지기가 싫어 집도 사지 않고, 그냥 전세를 사는데요. 아내는 이런 저 때문에 속상해 합니다.
 
소설 <개의 힘>을 읽다, 아내의 좌절과 분노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을 만났어요.

아일랜드계 킬러인 칼란이 사랑에 빠집니다. 그가 좋아하는 여자는 집을 꾸미고 세간을 들이는 걸 좋아해요. 동거하는 애인이 냄비, 프라이팬, 접시를 사는 걸 보고 의아해하지요. 밥은 나가서 사먹는 게 더 편한데 왜 조리기구를 사는 거지? 그때 마피아인 빅 피치가 칼란을 바로 잡습니다.

"남자는 현재에 살아. 지금 먹고, 지금 마시고, 지금 눕지. 남자는 다음 끼니도, 다음 술도, 다음 잠자리도 생각하지 않아. 그냥 '지금' 행복한 거지. 여자는 내일을 살아. 이 우둔한 아일랜드 놈아. 좀 알아둬. 여자는 늘 둥지를 짓고 있어. 하는 일마다 실제로 둥지를 짓기 위한 나뭇가지와 잎과 흙을 모는 일을 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 둥지는 너를 위한 것이 아니야. 여자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니야. 둥지는 아기를 위한 것이지."

(<개의 힘> 1부 408쪽)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남녀간의 심리의 차이를 이렇게 풀 수도 있군요. 우린 최선을 다해 살려고 하는데요, 어쩔 수 없이 자꾸 나쁜 일로 끌려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가족을 위해 내린 선택이 어느 순간 가족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요. 자꾸만 악으로 끌려가는 힘을 '개의 힘'이라고 부릅니다.

분량이 만만치 않은 책인데, 이야기에 홀딱 빠져서 미친듯이 달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몇 쪽 안 남았어요. 끝나는 게 아쉬워 먼산을 보기도 하고, 가만히 인물들의 선택에 대해 고민하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시간도 끌어 봅니다. 무섭도록 재미난 책이네요. <나르코스>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취향저격! 

2권 마지막에 나오는 기도문이 마음에 남습니다.

내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힘에서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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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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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04.24 0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제목부터 책표지까지 정말 강렬하네요..
    피디님이 추천하면 경국대전도 사는 사람이 저인데 ㅋㅋㅋ
    강추하시는 소설 오랫만인데.. 거기에
    <나르코스> 와 같은 소재라니 더 기대돼요.

    요즘 어떤 소설을 읽을지 고민했는데
    이 책으로 한달 보내는걸로 낙점~~~~~

    재밌는 소설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임채원 피디님도요. ^^

  2. 꿈트리숲 2019.04.24 0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간 제 눈을 의심했어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저자가 게리 켈러인데,
    같은 사람이 주인공인가 하고요.ㅎㅎ
    아트 켈러, 게리 켈러. . . 비슷하죠.^^

    저자는 세간을 들이는 여자의 심리를 여자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조리도구들을 막
    사지는 않지만 그런 것 보면 눈이 가는 건 사실인데,
    물건 욕심있어서 그런가 했더니 아이를 위한 둥지를
    짓기 위해서 그렇다니, 놀랍습니다.^^
    돈 윈슬로 저자 덕분에 저의 심리를 알았어요.ㅎㅎ

    무섭도록 재미난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 아빠관장님 2019.04.24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팍 팍!! 읽고 싶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4. 최수정 2019.04.24 16: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마지막 문장이 참 마음에 남네요~~^^

  5. 아리아리짱 2019.04.24 17: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또 새로운 영역의 책을 도전하게 동기부예 팍팍 주시네요!
    도서목록에 추가입니다.^^

  6. 봄처녀 2019.04.24 1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집은 남편과 제가 바뀐듯...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둥지를 짓는 남편이 힘들었을듯 합니다~ 미안한 생각이^^:: 으악~~ 읽을 책이 너무 많이 큰일이네요 ㅋㅋ

  7. 오달자 2019.04.24 1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마낫!
    아이를 위한 둥지를 조금 많이 준비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굉장히 위안을 주는 책이군요~~ ㅎㅎ

    피디님 서평 읽고 나면 평생 읽어도 모자랄 책들입니다. ㅋㅋ

  8. 시간자유행복 2019.04.24 1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로 도서관 상호대차신청했어요~^^ 사실 전 자기개발서보다 소설이 더 좋거든요. 특히 범죄 스릴러 이런거 ㅎㅎ

  9. 남구로 2019.04.24 2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설 일절 안읽는데 개의힘은 꼭 읽어봐야겠네요

  10. 유진 2019.04.25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책인데도 재미있다는 것은 번역이 매끄럽다는 거겠죠? 가끔 외국 번역책 중에 읽어줄 수가 없는 것들이 있어요...ㅠㅠ 원작은 좋을거 같은데... 이 책 꼭 읽어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피디님~~

  11. 샘이깊은물 2019.04.26 1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젠가 우석훈 선생님의 글을 읽고 ‘소득 범위 안에서 소비하는 습관’을 지향하게 되었어요. 소득을 높이는 방법을 찾느라 골머리를 썩이는 것보다 소비의 규모를 줄이는 편이 제게는 더 맞다고 느껴졌거든요. 지출의 우선순위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원하는 삶의 방향과도 닿아있겠지요. :)

  12.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4.28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600쪽이라니 아무튼 재미있는 추리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나이 먹는 부담감

2019. 4. 23. 06:21
오랜만에 고민 상담 시간입니다. 

Q: 안녕하세요~
최근에 저는 공무원시험을 응시했습니다. 나이는 올해30, 남자이구요. 올해도 결과가 좋지못하네요ㅠㅠ 요새는 의욕을 잃고, 이것마저도 해내지 못하는 제가 원망스럽고 최근에는 전화도 일시중지할 정도로 사람 만나는 것조차 꺼려집니다. 갑자기 나이도 29에서 30으로 앞자리가 부지불식간에 바뀌었고 뭔가 성과를 내야하고 앞으로 나가야하지만 이렇게 정체되어 있는 제가 너무 무능하게 느껴지는데 혹시 pd님께서 제게 해주실 인생선배로서의 조언, 짧게라도 구하고 싶습니다.

A:

질문이 올라온지 한참 되었습니다. 계속 고민했어요.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살아온 시절보다 요즘이 훨씬 더 어려워서 미안한 마음뿐이네요.....

걷기 여행을 좋아하는 저는 얼마 전, 태릉백세길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시에서 펴낸, <서울, 테마 산책길>이라는 책을 샀거든요. '아, 이런 곳도 있구나! 한번 걸어보고 싶다', 해서 태릉백세길로 갔습니다. 2시간 정도 불암산의 능선을 따라 산책한 후, 집으로 돌아왔어요. 삼육대 앞에서 버스를 탔는데요. 몇 정거장 지나 안내가 나왔어요. 

"이번 정거장은 경춘선 숲길 화랑대역 공원입니다. 다음은 화랑대 사거리입니다."

저는 6호선 화랑대역에서 전철로 갈아탑니다. 어느 정류장에서 내려야할까요?


1. 경춘선 숲길 화랑대역 공원

2. 화랑대 사거리


여러분의 선택은?

여기가 태릉 백세길입니다. 

1번, 2번 중 답을 정하셨나요?


네, 정답은... 3번입니다. 

"뭐야?" 싶지요?

네, 그 다음 정류장이 '화랑대역 1번 출구'더군요. 


버스 안내 방송은 이번 정류장과 다음 정류장까지 알려주지, 그 다음에 화랑대역 1번 출구가 있다는 걸 알려주지 않죠.


잘못 내렸어요. 화랑대역 공원에 내려서 아무리 둘러봐도 전철역은 안 보여요. 이미 두 시간을 걸어서 다리가 아픈데, 세 정거장을 걸어 전철역까지 가려니 갑자기 바보같은 짓을 한 나자신에게 짜증이 솟습니다.

  

화가 날 때는,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여행자의 시선으로 주위를 돌아봅니다.

처음 정류장에 내려서 전철역을 찾아 주위를 스캔했다면, 이제는 아무런 목적 없이 그냥 둘러 봅니다.

그제야 풍광이 눈에 들어옵니다.

경춘선 숲길 화랑대역 공원입니다. 폐선 부지에 걷기 좋은 공원을 조성했어요.

기차도 있고 철길도 있어요.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면 은근 즐길 게 많은 곳입니다.


'내가 이런 멍청한 짓을?' 하는 순간, 주위를 둘러봅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찾습니다. 자기합리화의 방편을. 내가 여기에 내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내 눈앞에 보기가 한정된 탓입니다.
87년 대학 1지망에서 떨어졌을 때, 적성에 맞지 않는 과에 갔어요. 그때 힘들어하는 제게, 아버지는 2개의 보기를 제시하셨어요.

1. 재수를 한다. 성적을 올려 의대에 진학한다.
2. 재수를 한다. 성적이 안 오른다. 그럼 군대를 간다. 갔다 와서 마음 잡고 공부해서 다시 의대를 간다.

2개의 보기 중에 제가 원하는 답은 없었어요. '그냥 적성에 안 맞는 공대를 계속 다닌다. 전공을 포기하는 대신, 영어를 공부한다.'라는 3번 보기를 선택했지요. 

위기가 닥쳐오면 우리의 시야는 좁아집니다. 마음이 급하거든요. 그럴 땐, 조금 물러나 거리를 두고 다시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나 걷기, 명상, 운동, 취미 활동을 통해 조금 마음을 편하게 한 후, 다시 보면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던 보기가 보일지도 몰라요. 

질문을 보고, 한참을 고민했어요. 나이 먹는 부담감을 어떻게 할까? 
나이 30에 방송사 입사했을 때, 동기들 중 나이가 가장 많은 편이었어요. (96년에는 그랬어요.) 나이 40에 드라마국으로 옮겼을 때, 조연출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나이 50에 유배지에서 일하며, 피디로서의 경력은 끝났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사는 건 매 순간이 그냥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떡하나요. 내 인생인데. 꾸역꾸역 살아야지요. 

나이는 제게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

그런 일을 찾을 때, 제게는 조건이 있습니다. 오로지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독서든, 영어 공부든, 글쓰기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일을 찾습니다.

님에게는 그런 일이 무엇일까요? 공무원 시험의 결과는 내 뜻대로 할 수 없어요. 취미든 운동이든, 공무원 시험준비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정하고, 그 일을 꾸준히 함으로써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으로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명쾌한 답을 드리지못해 죄송합니다. 삶에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아요. 답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가는 길 밖에 없는 것 같아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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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19.04.23 0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해진 답도 정해진 길도 없고 오로지 내가 선택한 순간 나의 길이 결정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두렵고. 그래도 피디님말씀처럼 하루하루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가다보면 나의 길이 분명 나온는 순간이 있을테니 힘내세요!

  2. 꿈트리숲 2019.04.23 0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아버지는 언제나 기승전 의대!! 셨군요.^^
    보기에 없는 답을 선택하신 용기 덕분에 오늘
    피디님 글을 볼 수 있는거겠죠.

    저도 고민남 처럼 29에서 30 넘어가는 그 나이에
    엄청 고민했던 것 같아요. 해놓은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요즘 그때의
    고민들이 제 글감이 많이 되고 있어요.
    아직은 몰라요. 지금은 눈앞이 안개로 뒤덮였더라도
    계속 가다보면 눈이 맑아집니다.

    고민이 고민입니다의 하지현 선생님이 알려주신
    자아 고갈 체크리스트로 한번 체크해보시고
    고갈되는 걸 막아보면 어떨까 싶어요.
    배고픔, 통증, 수면부족, 촉박한 시간, 금전적 압박
    요 다섯가지 입니다.
    고민남님^^ 화이팅~~

  3. 아리아리짱 2019.04.23 07: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사는 건 매 순간이 그냥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떡해요, 내 인생인데, 꾸역꾸역 살아야지요.'

    이 표현에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우리모두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 애쓰면서 꾸역꾸역 살아 내는 거인거죠.
    그러니 내가 나를 기쁘게 해 줄 수있는것,
    내가 마음먹은대로 할 수 있는 것 하나를 꼭 잡아야 한다에 저도 한표입니다.

  4. 헤니짱 2019.04.23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말씀에 제가 더 감사한 아침입니다~ 오늘은 짬짬이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는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5. 체리짱 2019.04.23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좋은 글과 함께 차분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6.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4.23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을 많이하게 되네요~~!!

  7. 김주이 2019.04.23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의 책과 글들을 읽으며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가 좋아서 매달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난 뭘 잘하나
    사실 딱히 떠오르지 않았어요.
    내가 이렇게 재미없게 살았나 싶을만큼요.
    저의 색깔을 찾고 싶은데 취미와 특기를 쓰는 공란조차 저에게는 참으로 채우기 어려운 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래도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것
    조금이라도 하면서 즐거워했던 것
    내가 잘하고 싶은 것
    그런것들을 찾아서 해보자 마음 먹었어요.

    PD님 말처럼 답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지않고 꾸준히 가는 길밖에 없겠다 싶었어요.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고 네이버에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아직은 블로그 초보이지만 그날 이 후 반년째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고 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그게 재미있더라고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읽고 영어책을 샀어요.
    아직 한권을 다 외우지는 못했지만 손에서 놓지 않고 있습니다.

    저의 취미는 독서와 글쓰기가 되었고 특기는 영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30대 후반이지만 이제 시작한 일들에 재미를 붙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영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민을 올리신 분도 본인의 색과 영역을 잘 찾으시기를 기도합니다.

  8. 오달자 2019.04.23 1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아침 피디님 말씀에 와아~~~라는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역시 피디님을....특별하시다!

    가만 생각해보니 질문자님 말씀처럼 저 또한 남들보다 늦게 대학엘 갔고 남들보다 늦게 결혼도 하고 평균적으로 남들보다 한 발씩 늦은 삶을 살아온듯 합니다만~~
    피디님 말씀처럼 보기가 2 개인데 선택의 문항은 미지수인 "삶"이라는 문제를 풀기에는 저의 인생이 너무도 짪은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 짪은 생. 우울하게 지낼 시간이 없다고 봅니다.
    정거장 잘못 내렸다가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으니 피디님 말씀처럼 그져 묵묵히 걸어가시기를 질문자님께 감히 말씀드립니다.

  9. 정현옥 2019.04.23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의 질문에 대한 고뇌의 답변 감사합니다.
    어떻게 현실적 어려움애 대한 답을 풀어나갈까? 기대감을 가지면 읽어나가는데
    역시,,내 주변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답을 찾아가는 모습에
    한번더 감탄합니다.
    pd님이 삶에서 묻어나오는 인생의 내공의 답변을.

    님에게는 합격이 최대 목적이겠지만,
    내 뜻대로 할수 있는 일을 하나 정하고 그 일을 꾸준히 함으로써 하루하루 성장하는것으로
    내 삶의 의미를 찾을수 있으면 좋겠다.
    꼭 오늘을 사는 나에게 얘기하는것 같아,,나를 더 돌아보게 합니다.

  10. jshin86 2019.04.23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질문에는 정답이 없는거 같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특히 한국... 살아 가기에는 정말 힘든 시기인거 같읍니다.

  11. 섭섭이짱 2019.04.23 1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고민 사연을 피디님에게 얘기한것만으로도
    이미 고민 해결을 시작한거라고 봅니다.

    그 동안 피디님 강연, 글, 인터뷰 등등에서
    고민 상담 답변하신걸 많이 듣고 보고 읽어왔는데요.
    그 중에 기억남는게 "모든 답은 책에 있다" 라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갸우뚱하기도 했고...
    책이 좋아서 하시는 말씀인가보다 생각했는데요..
    요즘 책들을 읽으면서 깜짝깜짝 놀라게 되더라고요.
    나랑 똑같은 고민을 한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니....
    당연히 책 내용이 내 고민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나도 해볼까라는 용기를 얻을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는 책이 많은 도움이 되는거 같아요.

    오늘 한번 시간 내셔서 도서관이나 책방 가셔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책들이 있는지 함 둘러보세요
    생각보다 의외로 많을거에요..
    구글 검색에 도서 항목으로 검색하시면
    책의 있는 문구들도 검색해주니 그런것도 함 이용해보시고요..

    그리고, 약간 의기소침해지신거 같은데
    이럴때 피디님 강연 함 들어보세요..
    강연들으면 정말 에너지 만땅 받아서 힘나실거에요.
    요즘 피디님이 전국팔도 새벽부터 저녁까지
    많은 곳에서 강연다니시니 기회되시면 들어보세요.

    어디서 하시는지 모르시겠다고요.....
    👇아래 일정으로 강연하시니 신청해보세요.
    (자세한 신청 방법은 검색해보시면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4.25(목) 10:00 (안양 동안평생교육센터)
    4.27(토) 10:00 (부천 꿈빛도서관)
    5.01(수) 16:00 (건국대학교 종합강의동(구 법학관) 102호)
    5.21(화) 10:00 (서울 구로구청 본관 대강당)
    5.25(토) 10:00 (고양 가좌도서관)
    6.12(수) 19:00 (안산 중앙도서관)

    그래도 시간이 안되신다면 예전에 피디님이
    고민상담을 하신 라디오 프로가 있었어요..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라고..
    정말 다양한 사연에 대해 답변해주셨는데요.
    이것도 들어보시면 도움이 되실거에요.
    모든 방송이 피디님이 출연하신건 아니고
    처음 시작 하시다가 중간에 드라마 촬영때문에 그만두셨는데요..
    시간되시면 이 방송도 처음부터 쭉 들어보세요.

    http://www.podbbang.com/ch/15412


    그럼, 고민 잘 해결되시길 바랄께요..
    아자아자 파이팅~~~~~~~

  12. 뽀로로 2019.04.23 15: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항상 잘 보고 있어요~건강하세요~

  13. 시은러브 2019.04.23 2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아침 출근을 하고 보니, 일년전 멈추었던 이명 증상이 아침부터 귀가에서 맴돌았어요...세상 일 참 쉽지 않고 하루하루 지내는 것 역시 쉽지 않지만 다시금 저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하루를 채워보기로 합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14. 봄처녀 2019.04.24 1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민하셨을 법한 질문이네요~~ 저는 올해 들어서 이제 곧 50이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조급한 거에요 이것도 해야할것 같고 저것도 해야할것 같고... 결론은 아예 안하는 것 보단 조금씩 해보니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정해지더라구요^^그래도 조급한 마음이야 있지만... 피디님 말씀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질문주신 청년 힘내세요!!!

  15. 샘이깊은물 2019.04.26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갑할 때, 짜증이 올라올 때.. 조금 물러나 거리를 두고 가만히 둘러봅니다. 그러면 제 안의 맑고 투명함, 밝음, 따스함을 일깨우는, 제가 자꾸 잊어버리는 귀한 정신이나 태도를 슬며시 일깨워 주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그 덕분에 차차 혹은 한순간에 마음이 새로워지고 에너지가 퐁퐁 솟아올라요.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면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 삶의 의미를 찾는, 제게 딱 맞는 방식인 것 같아요. 나를 더 사랑하게 되고 나에 대한 믿음이 커집니다.🙏

외대 통역대학원 다니던 시절, 서울대 영어교육학과를 나온 친구가 있었어요. 시골에서 학교를 다닌 친구가 자신은 중고등학교 시절 단 한 번도 전교 일등을 놓친 적이 없다고 하기에 깜짝 놀랐어요.
"전교 일등을 놓친 적이 없다고? 나는 전교 일등은커녕 반에서 일등을 해본 적도 단 한 번도 없는데."
이번에는 친구가 놀랐어요. 
"일등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오늘 글을 쓰면서, 제가 그 친구처럼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습니다. 도서관 저자 특강에 가면 다들 물어요.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독서가 즐거우니까요. 이토록 재밌으면서 유익한 취미도 없거든요. 책보다 재미난 것도 많은 세상이지만, 여전히 저는 책읽는 즐거움을 믿습니다. 저만 이상한 사람인줄 알았더니, 독서가 쾌락이라고 말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쾌락 독서> (문유석 / 문학동네) 

문유석 판사님은 책에서 다양한 책읽기의 즐거움을 말씀하십니다. 책을 많이 읽는줄은 알았지만, 순정만화도 즐겨 읽으신 줄은 몰랐어요. <유리 가면>으로 순정만화에 입문한 문 판사님은 이후 다양한 작품을 섭렵하는데요.

'황미나 작가의 <굿바이 미스터블랙>을 본 후로 생긴 좋은 버릇이 있다. 인생 살다 소소하게 즐거운 순간을 만날 때마다 "그는 아직 몰랐다.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이라는 대사를 떠올리곤 하는 버릇. 나는 에드워드 다니엘 노팅그라함처럼 후회하지 말고 미리미리 알기로 했거든. "인생은 언제나 예측 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라는 <아르미안의 네 딸들>(신일숙)의 명대사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어른이 되어 '레 마눌'을 모시고 살고 있는 지금까지도.'

(위의 책 102쪽)

순정만화의 대사까지 기억하시다니, 보통 덕후가 아니시군요. 저도 만화를 즐기며 책읽는 습관을 길렀어요. 허영만의 <국경의 갈가마귀>를 보며 나라 잃은 슬픔을 알았고요. <슬램덩크>를 보며 협업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니까요.

요즘 아이들이 독서와 멀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엄마 아빠의 욕심 탓이 아닐까 싶어요. '서울대 추천 인문 고전 100선'이나 SKY 캐슬에 나오는 토론용 책만 읽다보면 독서가 지겨워집니다. 독서의 순수한 쾌락을 일깨워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독서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세상에 쉬운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80년대 대학가의 조급함은 정답을 정해놓고는 신입생들을 그곳으로 빨리 이끌려 했다. 그것은 독서가 아니라 학습이다. 독서란 정처 없이 방황하며 스스로 길을 찾는 행위지 누군가에 의해 목적지로 끌려가는 행위가 아니다.'

(위의 책 132쪽)


부모의 조급함이 아이의 독서 습관을 망칠 수도 있어요. 아이에게 좋은 책을 강권하지 말아요. 그냥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책읽는 습관을 기르도록 놔두세요. 어떤 책이 좋고, 어떤 책이 재미있는지, 스스로 찾아가는 게 평생의 공부입니다. 

저의 추천 도서 목록 또한 정답이 아닙니다. 그냥 개인적 책읽기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간입니다. 저의 독서일기를 보고 부담감을 느끼실 필요는 전혀 없어요.  책읽기는 즐거워야 합니다. 시험 공부처럼 정답을 향해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즐거운 방랑이어야 하니까요.

'SF는 인류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라는 글에서 문유석 저자는 알파고를 보며 공포를 느낄 게 아니라,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래에 우리는 무슨 일을 하지?'라는 질문만 하지 말고 '그런데 우리는 꼭 일을 해야 되나? 그런데 일이라는 게 뭐지?'라는 질문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왜 기계에게 일을 빼앗기는 상상만 할 뿐 기계에게 일을 시키고 우리는 노는 상상을 하지 못할까.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시대에 우리가 '일'이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이 과거 시대 사람들 눈에는 그냥 쓸데없는 놀이나 미친 짓일 뿐일 거다. 혀와 배꼽에 피어싱해주는 직업, 프로 스케이트보더, 먹방 찍어 돈 버는 유튜버들, 주기적으로 돌고 도는 유행의 패션 산업... 인간이 '문화'라고 부르는 것의 대부분은 쓸데없는 유희의 축적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내곤 했다. (...) 우리는 쾌락의 카탈로그를 늘리고 늘리며 세계를 풍성하게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상상력도 재미도 없는 성공충들의 권력은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엔 즐기는 자들이 이길 것이다.'  

(위의 책 228쪽)

즐기는 자가 이길 것이다. 명쾌하신 말씀입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에요. 의무감으로 하는 사람보다는, 순수한 쾌락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책을 더 즐길 것이라 믿습니다. 
어려서 일등은 한번도 못해봤지만, 독서만큼은 진짜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이건 정말로 재미난 어른의 공부니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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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9.04.22 0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주의자에게 독서는 찰떡궁합이죠.
    혼자서도 여럿이서도 할 수 있기는 하지만
    혼자할 수 있는 지적 놀이의 최고봉이지 않을까 싶어요.ㅎㅎ

    피디님의 독서일기를 보고서 책 참고를 하다가
    난 언제 저 책들을 다 읽나 현기증이 났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도 책으로 극복을 했습니다.
    자신만의 스피드와 관심사 찾기가 되더라구요.
    그렇게 가다보니 교집합도 만나고 여집합도 만들게
    되네요.^^

    아이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지만 쾌락독서에 대한
    욕심은 계속 부리고 싶습니다.~~

  2. 김수정 2019.04.22 0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란 정처 없이 방황하며 스스로 길을 찾는 행위지 누군가에 의해 목적지로 끌려가는 행위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길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 권장도서 목록을 강요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굿바이 미스터블랙, 아르미안의 네 딸들.'
    이토록 친근한 제목들, 너무 반갑잖아요.^^
    당대 소녀들의 심금을 울렸던 황미나 작가님과
    '늘 푸른 이야기, 인어공주를 위하여'의 이미리 작가님.
    새록새록 너무 그립네요.ㅎㅎ
    중고등학교 시절 밤새도록 펑펑 울면서 읽었던 책들인데
    문유석 판사님 김민식 피디님 덕분에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서 아침부터 감성 충만해졌습니다^^

    • aqua81 2019.04.22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어공주를 위하여’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 김수정 2019.04.22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고 반갑습니다! ^^
      '인어공주를 위하여' 읽으신 분 계실 줄 알았어요ㅎㅎㅎ

    • 은하수 2019.04.22 1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늘 푸른 이야기, 인어공주를 위하여ㅎㅎ
      저도 아주 푹 빠져 읽었어요ㅋㅋ
      다시 읽어도 그 느낌일까요?

  3. 섭섭이짱 2019.04.22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다독왕 피디님 따라가다 가랑이 수술 여러번 받았네요..
    그래서, 이제는 조심조심 사뿐히 걸으며 지냅니다 ^^

    대신 피디님이 독서일기에서 알게 모르게
    이 책은 꼭 읽어보세요 라고 말하는걸
    캐치하는 능력이 생겨서 그런 책은 꼭 읽어보려해요.

    피디님
    독서 열심히 하는건 좋은데...
    눈 건강도 신경쓰며 하세요... 아프면 앙돼용^^


  4. 아리아리짱 2019.04.22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갈수록 독서의 재미가 쫄깃합니다.
    쾌락독서의 묘미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공즐세>학당을 만난것은 행운입니다.
    한 주 감사함으로 충만 되길 바라면서 아자아자!

  5. 오달자 2019.04.22 1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기는 자가 이길 것이다."
    순수한 쾌락으로 접근해 가라는 말씀이 귀에 쏙 들어 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위해~~
    혼자 놀이를 하려 나가보렵니다~^^

  6. 오케이고고씽 2019.04.22 1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독서를 얼마큼이나 즐기며 살고 있나?
    삶을 즐긴다는 것은 어떤 것 일까?
    즐기지 못 하고 있다면 그 이유와 즐길 수 있는 방법은?
    고민하고 생각 할 수 있어서 즐겁네요^^

  7. 은하수 2019.04.22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책을 수십 번 봐도, 만화책을 주구장창 읽어도 독서하는 아이 모습은 예뻐 죽겠습니다.
    독서가 제발 즐거운 것이 되길 바랍니다.
    저도 즐거운 독서에 초첨을 맞춰야겠어요!

  8. 보리랑 2019.04.22 2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등때 만화잡지 마르고 닳도록 봤는데, 중1 한달간 밤새워 순정만화 보고는 딱 끊었는데 왜 그랬는지 몰랐어요. 김영하 작가님이 불안한 사람은 '소설'이라는 여행을 떠날 수가 없다네요 ㅠ

    딸들이 수년간 책을 안봤는데 어릴때 많이 읽은 덕인지 지금은 책덕후입니다 ; 저는 지금이 제일 행복합니다.

  9. 최수정 2019.04.23 0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맘먹고 책을 보려고서 하면 너무나 많은 추천도서들 속에 어떤책을 골라야할지 망설여지는데 이럴때 피디님의 추천도서리뷰가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앞으로도 좋은책 추천 많이 부탁드릴께요.^^

  10. 봄처녀 2019.04.24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서울대 고전 인문고전 100선... 근 10년 된듯한듯 한데 아직도 새책 냄새가 ㅋㅋ 반성하고 갑니다~~ 그리고 급 만화책이 너무 읽고 싶어지네요^^

  11. 샘이깊은물 2019.04.26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란 정처 없이 방황하며 스스로 길을 찾는 행위지 누군가에 의해 목적지로 끌려가는 행위가 아니다’
    정말요.. 나 아닌 다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어요. 나만의 오솔길을 만들어갈래요.^^

  12. 김주이 2019.09.15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이 책을 읽었는데
    피디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다독가들은 닮은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즐기는 자를 이길수 없다.
    본인이 재밌는 책을 읽어라 등등등

    참 재밌는, 그리고 구석 구석 배울것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예전에 예능 피디로 일할 때, '아, 이러다 죽겠구나...' 한 적이 있어요. 당시 아내는 미국에 유학 중이었고요. 네 살 큰 딸은 분당 장모님 집에 맡겼고요. 저는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근무중이었어요. 밤을 새워 촬영하고 편집하는 와중에도 아이가 보고 싶어 분당 일산 간을 차로 다닐 때였어요. 하루는 아이를 데리고 온다고 분당에서 아이를 태우고 마포로 가는데요.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자 저녁에 운전을 하는데, 졸려 죽겠더군요. 눈을 비비며 버티는데, 갑자기 뒤에서 트럭이 하이빔을 키며 빵빵 거렸어요. 보니까 차가 차선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더라고요. 얼른 핸들을 잡아챘지요. 깜빡 졸음운전을 했나봐요. 그때 트럭 운전사분이 잠을 깨워주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어요. 뒷자리에 앉아있던 민지가 물었어요. "아빠, 왜 그래?"

그날 저는 아이에게 정말 면목이 없었어요. 

마흔에 늦둥이 둘째가 생기고, 저는 술 담배 커피를 끊고요. 즐기던 골프도 끊었어요. 직장 생활과 사회 생활과 아빠 노릇, 셋을 다 잘 하기는 너무 어렵더군요. 그래서 사회 생활을 포기했어요. 저녁에 사람들을 만나 술을 마시거나, 주말에 골프 라운딩 가는 걸 포기했어요. 

다 하고 살다가는 죽을 것 같았거든요.


페이스북을 보다 <이러다 죽는 걸까?>라는 제목의 글을 봤어요. 

그 시절, 번뜩했던 경험이 떠올라 글을 읽었고요. 

내내 많은 생각을 했어요.

주말 아침에,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은 글입니다.

본문은 아래 링크로~   


https://brunch.co.kr/@yoji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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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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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하수 2019.04.21 0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럭 운전사분이 아찔한 상황을 막으셨네요...
    PD님이 그때 당시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사셨는지 존경스럽습니다. 딸이 보고 싶어 먼길을 오가셨다는 것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이네요~
    저도 사회생활 포기하고 산지 오래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제대로 어느 한곳에도 집중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항상 힘들고,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 안타까워요.

    제 인생을 돌아보면 왜이리 꼬였을까?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어쩔 수 없어요. 지금부터라도 잘해야죠.
    열심히 읽고 쓰기 부터요!
    주말에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 Ellen 2019.04.21 1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어제 창원 도서관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강의 들으면서 정말 열정적으로 그리고 긍정적으로 사시는 모습에 많은 것을 배웠고 또 좋은 에너지를 얻어 저 또한 그렇게 살아야겠다 다짐했어요. 늘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창원 방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3. 김주이 2019.04.21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워킹맘의 마음을 울리는 글이네요.
    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 최수정 2019.04.21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일적인 부분에 개인적인 희생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너무 많은것 같아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이 많지만 다들 그렇게 사니까 너무 당연시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젠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발전하기보다는 개인을 보호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가야 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5. 아따맘 2019.04.21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브런치 글이 길어도 읽었어요. 정말 공감... 전 제 일도 하고 남편일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 공감 ^^

  6. 보리랑 2019.04.21 2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워킹맘~ 우리사회가 힘들게 키운 인재를 잃지 않으려면 아이가 대략 만 3살 정도까지는 엄마가 일주일의 절반 또는 하루의 절반만 근무하면 좋겠어요. 그럼 육아도 제대로 하고 경력단절도 막을수 있겠어요.

  7. 섭섭이짱 2019.04.21 2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이 기자분의 다른 글들도 쭉 읽어봤는데요.
    정말 한국에서 워킹맘으로써 산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읽으면서 ㅠ.ㅠ
    사회가 같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텐데...
    어느것 하나 쉬운게 없네요..


  8. 김수정 2019.04.22 0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어요.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겉으로 보기에는 다들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회사, 집에서 육아, 회사, 집에서 육아.. 이렇게 반복되는 사이클 속에서 아이들을 통해 행복도 느끼지만,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싶을때도 많아요.
    몸이 아파도 제대로 쉴 수가 없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몇 달에 한 번 할 수 있을까말까.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이 맞나 싶고..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저는 그냥 견뎌내야겠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더 나은 워킹맘, 워킹대디의 삶이 주어지기를 바래봅니다.

  9. 꿈트리숲 2019.04.22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워킹맘도 육아맘도 지금의 대한민국을
    든든히 받치고 있는 분들이고,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나갈 인재를 키우고 있는
    분들이기에 정말 위대합니다.
    아줌마라는 한 단어로 퉁치지 말고 한명 한명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들어주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싶네요.

    변화는 더디 오겠지만 반드시 오고 있는거겠죠?

  10. 샘이깊은물 2019.04.23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면적인 사랑으로 오롯이 저를 믿고 의지하는 한 생명이 너무나 벅차고 감사하면서도 때론 여러 감정이 뒤범벅되곤 합니다. 특히 제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다정함을 잃고 짜증이 섞이고 이러지 말자 자책하게 되고요. 최근에 아이들이 차례로 아프고 결국은 제 몸도 무너졌는데 여전히 챙기고 돌봐야 할 일은 끊임이 없어서 엄마는 아플 여유도 없구나, 새삼 힘겨웠어요. 앞으로도 이런 수렁같은 순간들이 있겠지요. 그 힘겨움도 자연스러운 감정이니 잘 다독여볼래요.
    죽지 말고 잘 살아남자는 앵커님처럼 저도 종종 다짐을 합니다. 처한 상황과 현실적 한계를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다른 국면을 마주하게 될 때까지 굳건히 잘 버티자.

  11. 봄처녀 2019.04.24 1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모두 화이팅!! 저도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늘 마음이 거시기 했는데... 그래도 우리모두 화이팅입니다!!


“1928년 11월28일 수요일. 아버지 생신. 살아 계셨으면 96세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 오늘로 아버지는 96세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96세가 될 수 있었지만, 고맙게도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그랬더라면 그의 인생이 내 인생을 완전히 끝장내 버렸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됐을까? 나는 글도 쓰지 못했을 것이고, 책도 없었을 터, 생각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오늘은 외부 필진으로 경향신문에서 즐겨읽는 연재물을 소개합니다. 위의 글은 버지니아 울프가 일기에 쓴 글이랍니다.   

민지는 드라마 피디, 민서는 작가, 두 딸이 다 창작자의 삶을 꿈꿉니다. 딸의 꿈을 어떻게 응원할까,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는 연재물이 있어요. <여성,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매주 신문을 받아들 때면 책을 읽는 것마냥 흥미진진하게 글에 빠져듭니다.

글쓰는 사람은 온전히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글은 쓸 수 있거든요. 

큰 딸 민지는 공지영 작가를 좋아해요. 어느날 공지영 작가의 책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에서 밑줄 그은 부분을 보여주더군요. 
"이 책을 몇 번째 읽고 있는데, 예전에 밑줄 그은 부분을 보면서, 내가 왜 여기 줄을 그었는지 모를 때도 있어. 아마 그때 내 마음과 지금 내 마음이 다른가봐."

좋은 책은 몇번을 다시 읽어도 매번 다른 감흥이 있지요. 여러번 밑줄 그으며 책을 읽는 아이를 보며, '아, 나는 이 아이에게 독서법에 대해 뭐라 해줄 말이 없구나.' 싶어요. 저보다 책을 더 잘 읽는 아이거든요.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를 보며, 적어도 딸들의 앞날을 막는 아빠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위 글의 전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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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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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리움 2019.04.20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이 게시글 첫 코멘트네요^^
    딸들의 꿈과 김민식 PD의 꿈을 모두 응원합니다.

  2. 섭섭이짱 2019.04.20 1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이 기사 시리즈 재밌게 보는데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만 알았지
    어떻게 성장하지는 몰랐는데
    기사 읽으며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았어요
    읽다중단했던 버지니아 올프 책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피디님의 교육철학을 잘 알기에....
    공주님들은 하고 싶은거 맘껏 하며
    꿈을 꼭 이룰거라 봅니다.

    김민지 연출, 김민서 작가의
    드라마 방송 볼 날을 기대하며~~~

    p.s) <여성,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시리즈
    이전 글들도 읽어보면 재밌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함 읽어보세요

    1편 : https://bit.ly/2IKduxV
    2편 : https://bit.ly/2GwpkKk


  3. 소금별 2019.04.20 2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의 꿈을 응원하는 아빠 라는 제목을 읽고도 눈물이 핑~~가슴이 뭉클 합니다.
    아빠의 응원을 받은 딸들의 마음이 얼마나 좋을까 혼자 생각 해봅니다.
    좋은 글 소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디님의 딸은 아니지만 저 또한 응원받는 기분으로
    주말 잘 보낼거 같습니다!! 민지, 민서 두 따님을 저도 응원합니다^^

  4. 보리랑 2019.04.20 2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시에선가 이름만 들어본 버지니아 울프. 그의 호기심과 좌절과 열정과 날개를 펼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지네요.

    "글쓰는 사람은 온전히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저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창작의 고통을 느끼는 두딸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마음이 짠합니다.

  5. 김주이 2019.04.20 2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가 무엇을 원하건, 어떤 일을 하건
    아이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사랑하며
    아이의 꿈을 늘 지지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리라 다짐해봅니다.

  6. 은하수 2019.04.21 0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버지니아 울프도 매일 읽고 쓰는 거에 하루 10시간!
    위대한 작가도 그냥 나오는게 아니네요...
    공지영 작가를 좋아하고,드라마 PD가 꿈인 큰 따님을 잘 키우셔서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오늘 노력할겁니다!

  7. 봄처녀 2019.04.24 1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버지니아 울프 이름만 알지 잘 몰랐는데 이 글을 읽고 난후 작품들이 다시 보일듯하네요 감사합니다 피디님~~

고전 평론가이신 고미숙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러 도서관에 갔습니다.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노예를 필요로 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노예다. 

타인을 쓰레기 취급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쓰레기다."

그렇죠,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을 부리는 사람은 그 자신 욕망의 노예일지 몰라요. 20세기 공부의 최고봉은 사법 시험이었을 거예요. 사법 시험에 합격하는 순간, 출세와 권력을 얻습니다. 권력을 얻은 순간, 공부를 다시 시작해아 합니다. 진짜 공부를 하지 않으면, 타인을 존중하지 않고요. 그럼 끝내 그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21세기의 공부는 바로 평생 공부입니다. 나이 40, 50에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욕망을 통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이지요. 가장 좋은 수행은 글쓰기라고 말하십니다. 사람들이 노래방에 가서 마이크를 잡을 땐 부담이 없어요. 노래를 못한다고 내가 부족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글은 다릅니다. 글은 곧 나의 자아니까요. 글을 못 쓰면 부족한 내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글은 나를 드러내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노력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글쓰기는 최고의 수행입니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더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해야 하고요. 더 좋은 글을 고민하고, 쓰는 과정에서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고미숙 / 프런티어)에서 선생님은 '백수의 특권은 주유천하다, 집에서 탈출하라!'고 하십니다.

'바야흐로 '길'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20세기는 '집'의 시대였다. 삶의 중심이 온통 집으로 쏠려 있었다. '내 집 마련'이 일생일대의 미션이었고 집이 곧 정체성이자 자존감의 원천이었다. 이제 그만 그런 시대와 결별하기로 하자. 어차피 끝물인데, 우리가 먼저 작별을 고하자는 것이다. 백수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정규직과 고액 연봉자는 감히 실천하기 어렵다. 노동과 화폐에 매여 사는 한, 여전히 집에 집착하고 부동산 투기에 골몰하게 될 것이다. 실패하면 하우스 푸어 아니면 골방의 좀비. 백수는 좀 다르다. 일단 집을 살 수 없다. 대출이 불가능하니까. 참 다행이다! 더 중요한 건 집을 살 생각이 아예 없다는 것. 집이 삶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해서, 본의 아니게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가 되었다.'

(위의 책 144쪽)   


조선시대, 자발적 백수의 삶을 산 연암 박지원의 생을 통해, 21세기 백수의 삶을 통찰합니다. 선생님은 21세기가 '백수가 백세 되는 시대'라고 하셨어요. 이런 시대에는 집보다 도서관을 더 귀하게 여기라고 하셨어요. 지난 수십년 간 도서관에 가는 건 학생들이었지요. 도서관 열람실에서 시험 공부하려고요. 대학 입시건, 직장 취업이건 시험 공부가 목표였어요. 시험을 통해 합격하면 사무직이 될 수 있었어요. 공부를 하지 않으면 육체 노동자가 되었고요. 그 시절에는 공부가 출세의 방편이었어요. 21세기는 그렇지 않아요. 이제는 노동자 대분분이 사무직이에요. 육체 노동은 기계나 로봇이 대신하거든요. 고시의 시대가 끝났어요. 이제 진짜 공부를 위해 다시 도서관에 가야 합니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애용하던 도서관, 이제는 어른들의 평생 학습의 장이 되었어요. 앞으로는 도서관을 애용해야 합니다. 도서관 이외의 공간은 위험해요. 내 지갑을 털 거든요. 자본주의 시대, 모든 공간은 소비를 부추길 목적으로 존재하지만, 오로지 도서관만이 공부를 부추깁니다.

동네 도서관에 고미숙 선생님이 강의하러 오신다면, 꼭 달려가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백수 시대, 백세 시대,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그런 기회가 없다면, 선생님의 책을 찾아 읽어도 좋고요.


강연에서 선생님이 하신 말씀으로 마무리할게요.

"살아있는 순간은 다 배워야 할 때다.

오늘을 살려면, 오늘이 즐거워야 한다.

오늘이 즐거우려면, 오늘이 새로워야 한다.

오늘이 새로우려면, 어제 몰랐던 걸 오늘 깨달아야 한다.

즉, 즐거운 삶을 위해서는 매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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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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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19.04.19 0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문구처럼 살아가기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보내겠습니다!^^

  2. 아리아리짱 2019.04.19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고수이신 피디님은 여전히 다른 분들의 강연을 들으러 가시는군요!

    '살아 있다는 것은 욕망을 통제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해야하는 과정입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이지요. 즐거운 삶을 위해서는 매일 배워야 한다.'

    오늘도 저는 도서관 중심의 글쓰기 수행으로 <공짜로 즐기는 세상> 공즐세 학당의 일원으로
    열심히 함께 수행하겠습니다. ^^

  3. 가리봉맨 2019.04.19 0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도 좋을 것 같지만, 책 표지가 완전 제 스타일이네요.

  4. 꿈트리숲 2019.04.19 0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미숙 선생님이 말씀하신
    공자되기 프로젝트!!
    저도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공부로 자립하기, 젊을때만 가능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이들어서 더
    적합한 것 같아요.

    전 매일 배우는 삶, 백수의 제 삶이
    더없이 좋아요.~~ 백수여서 누리는
    타임리치, 슈퍼리치의 삶을 살거든요.ㅋㅋ

  5. 삶디자이너권쌤 2019.04.19 08: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작가님을 송도강연에서 처음보고 반해서 지금까지 소극적으로?^^ 사모하다가 처음댓글 달아봅니다. 내 지갑을 턴다는것. 그리고 도서관을가까이 해야한다는것에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작가님책에서도 언급하셨듯이 저는 운동을하기위해 헬쓰장을 끊는것이아니라 돈이 안드는 걷기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오는게 진짜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이며 일기쓰기며 매일하지는 않았지만 작가님과 그의 팬이신 꿈트리숲님의 팬으로써 그 꾸준함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았습니다. 저도 팬심으로 뒤따르며 즐기는 글쓰기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6. 봄처녀 2019.04.19 1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가 그리 바쁜지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변화가 두려운 저는 피디님의 글을 읽을때마다 두근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한꺼번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바꿔보자는 뜻에 핸드폰에 도서관 앱을 깔았습니다^^ 감사합니다^^

  7. 헤니짱 2019.04.19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늘 좋은책 소개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8. 김주이 2019.04.19 15: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삶을 위해서라면 매일 배워야 한다는 문장이 마음에 와닿네요.
    최근에 김형석교수님 강의를 들었는데 교수님께서도 성장하는 길은 계속해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늘 배우고 공부해야 성장할 수 있고 그것이 삶을 즐겁게 한다고 많은 분들이 일관되게 말하고 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9. 퉁퉁 2019.04.19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webtoon.tv/7000766

    '여대생 세정이' 끈적하네요

  10. 쿨냉 2019.04.19 17: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눈팅만하다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가 반가워 들이 밉니다. 고미숙 선생님 강의는 예전에 두어번 들었고 또 김미경tv 채널에서 두분의 대담(?)도 잼있게 봤었거든욯 ㅎ 책 읽고 리뷰는 미루고 미루고 있었는데 왠지 선수를 놓친 기분이 ㅋㅋㅋㅋ
    김민식 작가님 연말에 박물관에서 뵈었었는데 그 때 싸인 감사합니다. 가끔 댓글 들이 대겠습니다. 출첵은 늘 하구요 ㅋ

  11. 보리랑 2019.04.19 2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르신들끼리 서로 맘 상하는 일이 많더라구요. 배움과 성장을 멈추어 삶이 재미 없으니 싸우는 재미로 사시는듯 해요. 곱게 늙도록 매일 배우고 배우는 사람들 만나고 해야겠습니다.

  12.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4.20 0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또 다른 스승님을 연결해주시네요. 김민식pd님이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이십니다. 감사드립니다!!^^

  13. 섭섭이짱 2019.04.20 1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매일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기..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특히 피디님 보며 공부하는데 더 자극 받습니다.
    오늘도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p.s) 고미숙 선생님과 김미경 작가가
    이 책에 대해 얘기하는 영상이 있으니
    관심 있는분들은 함 보세요.

    https://youtu.be/NQZYEsQF3H8

  14. rose2482 2019.06.07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공감이 많이 됩니다. 글쓰기가 그렇게 많은 훌륭한 일을 할수 있다니..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