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 발령난 2015년,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와 3권의 책을 계약했어요. 당시 저는 드라마 피디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어요. 다산 정약용 선생처럼 유배지에서 책을 쓰며 시간을 보내자고 생각했지요. (죄송합니다. 너무 훌륭한 위인을 거론해서... 목표는 거창해야 맛이잖아요?) 회사가 정상화되고 생각보다 빨리 복귀했어요. 그 바람에 매년 1월에 새로운 책을 내는 계획도 조금 수정되었고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와 <매일 아침 써봤니?>에 이어 3부작의 최종장을 쓰고 있는데요. 원고를 쓰며 머리를 쥐어뜯는 중입니다. 지난 가을에 단행본 3권 분량에 육박하는 원고를 출판 에이전트에게 보냈다가 퇴짜 맞았어요. '피디님, 이러시면 안 되죠. 쓰고 싶은 걸 마음껏 쓴다고 책이 되는 건 아니라고요.' 애정 어린, 그러나 단호한 피드백에 기가 죽어 얼마 안 남은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원고를 뜯어 고치고 있어요. 

일을 하다, 안 풀리면 어떻게 할까요? 그냥 놉니다. 다만 놀 때도 일에 관련한 놀이를 해요. 평소에 만화를 좋아하는 저는, 책 원고를 쓰다 막히면 출판에 관련된 만화를 찾아봅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동기부여를 얻지요. 그래서 읽은 만화가 <중쇄를 찍자!>와 <중쇄 미정>인데요. <중쇄를 찍자!>는 드라마와 만화를 통해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니 오늘은 <중쇄 미정> (가와사키 쇼헤이 저 / GRIJOA(그리조아)) 이야기를 해볼게요. 


출판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중쇄입니다. 중쇄란 말 그대로 책을 중복해서 새로 인쇄하는 일이지요. 책이 잘 나가서 재고가 바닥이 나면 중쇄를 찍는데요. 중쇄를 못 찍으면 중소 출판사는 이익을 내지 못해요. 모든 출판인의 꿈이 중쇄지요. 저 역시 저자로서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가 중쇄를 찍는다는 편집자의 문자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작가인 동시에 편집자로 일합니다.

 

저자와 편집자 양쪽을 겪어보고 느낀 점은 앞으로 '편집'이 정보를 가공하고 내보내는데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극소수의 천재 작가들이 있고, 많은 독자가 그들의 작품을 기다리는 시대는 이제 오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런 비즈니스 모델에선 중소형 출판사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시대에서 요구되는 것은 '독자가 생각하지도 못한 새로운 세상'에 '무명의 새로운 작가'를 끌어들이는 일입니다. 다수의 독자를 노리기보다 소수라도 숨은 수요를 찾아내서 예상 밖의 공급을 하는 '편집자'가 미래를 만든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러한 신념 덕에 편집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소 별난 만화를 그릴 수 있었습니다.   

(<중쇄 미정> 머리말 중에서)

공짜 영어 교실을 블로그에 연재할 때, 제 마음이 그랬어요. 모든 사람들이 조기 유학이나 해외 어학 연수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국내 영어 독학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블로그 독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요. 블로그에 찾아오신 손님 중에 위즈덤하우스 편집자님이 계셨지요. 그리고 제게 책을 내야 할 이유를 짚어주셨어요. 블로그도 좋지만, 책을 통해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다고요. 박경순 위즈덤하우스 편집장님이 블로그 방명록에 글을 남겨주신 날의 흥분을 잊지 못합니다. 

앞으로는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블로그나 유튜브가 만들어준 신세계지요. 물론 이런 세상에도 저자를 발굴하고 책을 만드는 건 편집자의 몫입니다. 편집자 없이는 어떤 저자도 세상에 나올 수 없어요. 

처음 책을 보고는 '응? <중쇄를 찍자!>의 카피 책인가?' 했어요. 출판계에는 따라쟁이가 많아요. 어떤 책 하나가 히트를 치면, 비슷한 책들이 쏟아져나오거든요. 저자가 <중쇄 미정>을 쓴 이유가 있어요.


<중쇄를 찍자!>를 읽었을 때는 내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한 때였다. 내가 다니는 곳은 만화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만화의 판매 부수에 놀라기도 하고, 저자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공감하기도 했다. 3류 편집자인 나로선 배울 점이 많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건 대형 출판사 쇼각칸의 논리잖아'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게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라 출판업계를 초대형 출판사의 시점으로 한정한 만화하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중략)

중소형 출판사의 모습은 어떨까? 거기에서 근무하는 편집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을까? 현재의 출판 불황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무엇을 바꾸려고 할까? 그러한 의문을 깊이 파고들기 위해 소형 출판사에서 일하는, 그다지 우수하지 않은 편집자, 바로 나 같은 편집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만화를 그려본 것이다. 수십만 부 베스트셀러와는 거리가 먼 출판사이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편집자의 시점으로 출판업계의 실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위의 책 149쪽)  


이게 독자가 저자가 되는 과정입니다. 어떤 책을 보면, '그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그런데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때 우리는 저자가 됩니다. 이를테면 저는 언어 천재의 외국어 학습법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언어 천재까지 아니라도 누구나 다 적용할 수 있는 학습법은 없을까?' '어려서 외국 생활의 경험이 없는 사람도 영어 회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모든 독자의 궁극의 꿈은 저자가 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평생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것도 좋아요. 작가의 꿈을 꾸다, '도대체 출판이 뭐고, 중쇄가 뭐지?' 싶을 때는, 저처럼 만화를 보면 됩니다. ^^

이 책은 예비 저자를 응원하는 책이지만, 편집자들을 위로하는 책이기도 해요. 

책표지 뒷장에 나오는 글로 마무리하렵니다.

팔리든 안 팔리든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늘 애쓰는 편집자들을 응원합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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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2.28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오늘은 소위 1빠네요...ㅎ
    저도 독자가 아닌 저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독서 중 입니다.
    근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피디님 책 읽고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내 블로그에 저처럼 댓글을 다는 사람이 나타날 날을 기대하면서요.
    큰맘 먹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책읽고 밥 하는 중 입니다.
    뜸들이는 중에 잠시 들렸습니다.
    덕분에 1빠도 하네요...ㅎ
    너무 기분좋은 하루입니다.
    참고로 전 남자입니다.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십시요~~~!

  2. 꿈트리숲 2019.02.28 07: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내용이 솔깃한데요.
    평생 읽은 만화보다 요즘 블로그하면서 읽은
    만화가 더 많아요.ㅎㅎ
    요 책들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작가가 되는 길이 정말 쉽지가 않네요. 단행본
    3권을 쓰기도 벅찬데, 그걸 퇴짜 맞을 때 기분은
    상상하기도 싫을 것 같아요.^^

    머리 쥐어 뜯으며 작업하신 결과물이 언제 나올지
    중쇄를 얼마나 찍을지도 미정이겠지만
    독자들은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어요.
    새 책도 앞선 두권의 책처럼 중쇄 마구마구 찍기를
    바랍니다.
    '중쇄미정'에서 '중쇄를 찍자'로 가자요!!!

  3. 오또기 쭘마 2019.02.28 0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께서 일이 안풀릴때는 놀기를 하신다는 방법을 요즘 저도 잘 써먹고 있답니다. ㅎㅎ
    예전엔 계속 그 생각을 하며 스트레스 받았는데 당장
    답이 안나오는건 그냥 미루고 운동을 하거나 책을 보며
    그 생각으로부터 잠시 쉽니다. 그러면 기분전환도 되고 문제점에
    대해 조금은 냉정하게 바라 볼 수 있어 답을 찾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더라구요.

    만화책은 학창시절에 본 순정만화가 다였는데 피디님의 만화사랑을
    보니 저도 만화가 급 땡기는걸요 ㅎㅎㅎ

  4. minette 2019.02.28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새로운 책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미리 고맙습니다. 건강 잘 챙기셔요. ^^

  5. 루치 신 2019.02.28 0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번째 책이 기대됩니다 곧 볼 수 있겠죠
    누구나 책을 내고 싶지만 그 꿈을 이룬사람들은 많지 않고요 책을 읽다보니 막연히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직은 웅덩이에 물을 채우는 중입니다
    환절기 건강조심하시고요 피디님 책이 빨리 완성되길 응원합니다 ^^

  6. 디노 2019.02.28 0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타이틀이 제 꿈이기도 합니다. 저자가 되는것. 지금의 글쓰기 수준은 형편없지만 지속해 나간다면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글 정도는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요.

    작가님 새로운 책도 기대되요.

  7. 보리랑 2019.02.28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독자가 저자가 된 경우와 비슷하네요. 제가 영어를 익히면서 알게 된 것이나 시행착오를 수업이나 유튜브에 녹여내고 있어요. 아파도 녹음은 가능한데 편집은 으으으... 편집자님들 존경~~

    머리카락 대신 두피를 쥐어뜯으시면 혈액순환 잘되어 애기들이 올라올듯요. 까만 음식 마~~~~니 드세요. 짜장면 말고요~ 검은콩 검은깨. 소금도 죽염 많이 드세요.

    머리칼은 신장인데, 신장의 밥은 미네랄이고, 천일염은 미네랄의 보고입니다. 피디님 오래 뵈야 하기에 오늘도 한 잔소리 하고 갑니다.

  8. 아리아리짱 2019.02.28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얼마전 정약용선생님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피디님의 유배지에서의 절박감이 확 밀려 오네요.
    다산 선생님도 억울한 긴 유배기간이 본인에겐 고통이 었지만, 그기간이 있었기에 귀중한 책들을 많이 저술 해서 현재 우리가 혜택을 누리고 있듯이 피디님도 비슷한 듯 합니다.^^
    1년에 책 한권씩 내기 쉬운것 아니라는것, 매일아침 빈약한 블로그 글 쓰면서 생생히 느끼고 있습니다. 머리 쥐어뜯지 마시고, 천천히 올 해 안에 '중쇄'하면 되니까, 건강챙기면서 하셔요!

  9. 김수정 2019.02.28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도 고심과 고뇌에 머리카락까지 더해(^^;) 열심히 집필중이시겠지만
    저도 얼른 피디님의 새 책을 읽고
    저자와의 대화, 강연 등에서 피디님 자주 뵙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화이팅 하세요!
    많은 독자들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10. 섭섭이짱 2019.02.28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중쇄를 찍자>는 알고 있엇는데
    <중쇄 미정>이 나온줄은 몰랐네요.
    이 책도 흥미로울거 같네요...
    바로 읽을 책 목록에 저장합니다.

    어떤 작곡가는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은
    '데드라인'이라고 하더라고요.
    계획된 일정에다 최종장이라는 생각에
    부담감이 크실거 같은데요. ^^;;
    멋진 영감을 얻어 좋은 글로
    독자들을 만날거라 봅니다.

    이번 책도 잘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
    우주의 기를 모아 외쳐봅니다.

    중쇄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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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2019.02.28 1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은하수 2019.02.28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한권이 출판되는 과정 그리고 작가의 고뇌와 노력을 이렇게 pd님의 블로그를 통해 알 수 있어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또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pd님이 좋아하시는 일이니까 잘 하실거라 생각되고 가슴 깊이 응원합니다.

    책을 읽던 안읽던 서점 가는걸 좋아하는 저는
    예전엔 대형서점에 가면 '이 많은 책들을 누가 다 보는거야?' 했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 많은 책 중에 내가 쓴 책이 없구나...' ㅋㅋ
    pd님을 만나고 변화되었습니다.^^

    제가 작가가 된다는 건 단 1도 감히 상상한 적도 없었는데
    이제는 평생에 내 책 한 권은 이 세상에 남겨 놓고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 같은 사람도 꿈을 꾸게 해주신 김민식 작가님 감사드립니다*^^*

  13. 인풋팍팍 2019.02.28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중쇄를 찍자는 일드로도 나왔대요~~
    ^^

  14. Yan 2019.02.28 1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메인에 작가님의 티스토리가 '딱' 떠서 오랜만에 블로그에 방문을 했네요.

    '중쇄를 찍자'라는 일본 드라마를 왓챠플레이에서 좀 보다 말았는데...

    '중쇄미정'이라는 책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헤 ^^

    위즈덤하우스에서 계약이 끝나면 중소출판사에서 글을 써보시는 어떠세요~

    블로그의 재밌는 글들 잘 보고 갑니다.

    3번째 책이 언제 출간될련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책도 중쇄 꼭 찍기를 기원드릴게요~~~ ^^

  15. 아빠관장님 2019.03.17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아주진 않지만 저의 소중한 꿈에 힘을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3월23일 보라쇼 너무 기대됩니다!!!!! 그날을 대비해 '영어 책 한~', '매일 아침 써~' 를 동시에 탐독하고 있습니다 ^^

요즘 저의 독서 친구는 큰 딸 민지입니다. 고 3 올라가는 민지는 지난 겨울방학 동안 읽을 책을 몇 권 샀고요. 읽고 좋은 책은 제게 권해줍니다. 작년 봄 민지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제 책상에 올려두고 갔어요. 덕분에 재미나게 읽었지요. 책을 보며 많이 배웠어요. '아, 자칫하면 나도 무례한 꼰대가 되겠구나', 하고요. 어린 민지에게 무례한 사람 대처법이, 제게는 '무례한 사람이 되지 않는 법'이에요. 드라마 피디가 장래 희망인 민지는 요즘 창의성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얼마 전 제게 권해준 책은 <재능과 창의성이라는 유령을 찾아서> (강창래 / 알마)입니다. 

창의성을 가장 잘 배우는 방법 역시 '전수받거나 습득하는 것'이다.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스승과 함께 직접 부대끼면서 배우는 방법, 강의를 듣는 방법, 책을 읽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첫 번째나 두 번째 방법을 늘 최고라고 한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류는 그게 무엇이든 중요한 것들은 책을 통해 그 비법을 내리물림해왔다. 사람들은 책을 통해 배웠고 현실에 적용하면서 책 속에 담긴 대가의 수준을 넘어섰다. (중략)

"천재는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나는 시대착오적인 옛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이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제 우리는 100년 이상 살 것이다. 지금 20대라면 150년을 살지도 모른다. 살아내야 할 세월이 엄청나게 길어졌다. 50년이나 60년 동안 같은 일을 한 대가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 긴 세월을 생각하면 즐기지 않고 그 일을 계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즐겁다면 계속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서문 '그저 재미있으면 좋겠다' 중에서)


매일 한 편씩 글을 올리지만, 어떤 글을 쓸 것인가는 늘 숙제입니다. 제가 가장 즐겨쓰는 방법은, 일단 평소에 메모를 많이 해두는 것입니다. 대화 중에도 상대방의 말 속에 배울 점이 있으면 잠시 양해를 구하고 바로 휴대폰을 꺼내어 기록해둡니다. 페이스북을 보다가도 좋은 글이 있으면 메모로 옮겨두고요. 걷다가도 글감이 떠오르면 잠시 산행로에서 벗어나 휴대폰에 메모를 합니다. 메모장에는 지금 586개의 메모가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메모를 들여다보며 글로 다듬습니다. 메모 중에서 블로그 글로 만드는 건 소수고요. 또 비공개 글 중에서 발행까지 가는 것도 추립니다. 일필휘지로 명문을 써내려가고 싶지만 그럴 능력이 안 됩니다. 수많은 글감과 초고를 쓰고, 다듬고 다듬어 겨우 한 두개 건지는 수준입니다. 즉, 제가 글을 쓰는 방식은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것입니다. 

과학자 아이작 뉴턴도 메모광이었답니다. 메모를 너무 많이 해서 역사학자나 전기 작가들을 당황케 했지요. 뉴턴의 메모를 보면, 연금술에 빠져 철학자의 돌을 찾거나 (네, 해리 포터 1편에 나온 그 연금술사의 돌이요.) 점성학, 장미십자회 등의 신비주의에 집착한 내용도 있답니다. 심지어 솔로몬의 성전 설계도를 구하면 우주의 신비를 밝힐 수 있다고 믿었다니, 이분 우리가 아는 그 위대한 물리학자 맞나요?


뉴턴은 평생 낙서하기를 즐기다가 그 낙서들 가운데 기가 찬 몇 가지 생각을 잘 정리해서 사람들에게 알렸고, 그것이 그를 최고의 과학자로 만든 셈이지요. 그 '과학'이 인류의 삶을 바꾸었다고 볼 수 있고요. 이 문제에 대해서도 니체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비밀스럽고 금지된 힘을 갈구하고 열망했던 마법사와 연금술사, 점성가와 요술쟁이들이 없었다면, 과연 과학이 생겨나서 위대해졌을 것이라고 믿는가?'

(위의 책 199쪽)


창의성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그 쓸모를 따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게 무슨 쓸모가 있어?' 라고 묻는 순간 재미가 사라져요. 쓸모와 관계없이, 그냥 재미있어서 막 하다 보니 어쩌다 얻어걸리는 게 창의성이고요. 성과가 없어도 과정이 즐거웠으니 되었다, 라고 생각하는 게 창작자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20년 간 TV 시트콤과 드라마를 만들고 내린 결론, 대박의 법칙은 없어요. 어쩌다 얻어 걸릴 뿐이지. 결국 얻어걸릴 때까지 버티는 사람이 유리한 게 콘텐츠 시장이에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이유가 뭘까요? 부자에겐 실패를 용인할 여유가 있고, 가난한 사람은 소득이 없는 시간을 버틸 재간이 없기 때문이지요.

창작자로서 우리는 마음의 부자가 되어야 해요. 자신에게 너그러워야 합니다. 내가 만든 게 재미있다고 믿어야 하고,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다고 믿어야 해요. 주위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버텨야해요. '공대생이 영어 소설 읽어서 어디 쓰겠냐?' '시트콤 피디가 영어 학습서를 쓴다고 누가 보겠냐?' '블로그에 매일 글 쓴다고 돈이 나오냐?' 남들은 우리를 타박해도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야해요. '재미있으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해?' 하고요. 


재능과 창의성이라는 유령을 찾아서 서가 사이를 헤매는 모든 창작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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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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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02.27 0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늘 글을 읽으며 피디님 첫 강연 들었던때가 생각나요.
    주제가 '창의적 인재.... ' 였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창의성에 대해 항상 고민하신거 보면
    피디님의 창작자로써의 그 열정은 변함 없으신거 같아요.

    창의성을 가장 잘 배우는 방법 3가지를 읽으며 온 몸에 소름이......

    피디님과 블로그에서 함께 부대끼며 배우고
    피디님 강의를 듣고, 피디님 책과 추천해주신 책을 읽고 ...
    전 이미 이 모두를 피디님과 같이 하고 있으니
    정말 피디님을 만난건 저에게는 큰 행운이에요 ^^

    창의성의 핵심은 그 쓸모를 따지지 않는 것과
    마음의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 새겨듣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팁인 메모를 열심히 하자도요.. ^^

    근데 결국 이런것의 핵심은 재미인거 같네요.
    재미가 있으면 뭐든 꾸준히 할 수 있는거 같고
    꾸준히 하다보면 결과도 좋은거 같고요..

    오늘도 좋은 생각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쓸모를 따지지 않는것과
    마음의 부자라는것에 대해 어제 비슷한 얘기를
    한 글이 있어 공유해봅니다.

    -------------------------------------------
    남을 보고 "애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키지도 않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회사 동료를 보고,
    영양가 없을 것 같은 일을 기획하는 청년을 보고,
    새로운 음악을 배우는 중년 아저씨를 보고,
    계획에 없는 발표를 구지 나서서 준비하는 팀장을 보고,
    퇴근 후 유학 준비 학원을 가는 직장인을 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한물 갔다는 연예인을 보고...
    "참~ 애쓴다"고 말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남의 애씀은 술안주와도 같다.
    하지만 애쓰는 사람이 뭔가를 이루는 사람이 되고
    애쓰면서 이루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믿는다.
    남의 애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애쓰는
    사람들이 주인공인 스토리에 조연일 수 밖에 없다.
    오늘도 애쓰는 주인공들 모두 파이팅이다.

    <김현유 구글 전무 페이스북 글에서>
    --------------------------------------------------

  2. 아리아리짱 2019.02.27 0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성과가 없어도 과정이 즐거웠으니 되었다.'
    '내가 하는일이 의미가 있다고 믿어야 해요'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야 해요.'
    '재미 있으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해.'

    블로글 글 개재 며칠만에 자신감 바닥을 향하는 저에게 너무나 힘이 되는 말씀들입니다.
    아빠와 같은직업을 희망하는 딸 민지를 보면 피디님은 직업인은 물론 아빠로서도 성공한 삶입니다.^^

    창의성을 가장 잘 배우는 방법
    첫째, 스승과 직접 부대끼면서 배우는 방법
    둘째, 강의를 듣는 방법
    세째, 책을 읽는 방법
    와 우~! <공짜로 즐기는 세상> 문하생들은 피디님의 블로그를 통해 부대끼며 배우고, 강의 또한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고, 추천하신 책들을 읽을 수 있으니, 세가지 모두를 하고 있는 거군요!
    오늘도 창의성 "뿜뿜"을 위해 '메모도 열심히 하고' 피디님과 함께 Go Go!


    섭섭이짱님!
    우째 그리 제마음과 똑같으신지 댓글 볼때 마다 '깜놀'입니다요! ^^

  3. 꿈트리숲 2019.02.27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요즘 메모의 필요성, 메모의 효과를 확실히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메모가 좋다는건
    알지만 할려고 해도 딱히 할 메모가 없었어요.
    그리고 이게 어디 쓸모가 있나? 싶어서 좀 하다가 그만두고, 버리고 했죠.

    그러데 책을 계속 읽고 블로그도 계속 쓰다 보니
    문득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라요. 자려고 누웠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어딘가에 끄적여 놓고, 길을 가다 번쩍 생각나면 멈추고 핸드폰에 메모를 합니다.

    신기한게 그 메모가 글을 쓸때 쓰임이 생겨요.
    예전에는 쓸모없다 여겼는데, 이제는 그 쓰임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재능과 창의성은 오늘 하루 해내는 끈기를 넘어설 수는 없다 생각합니다.

    블로그 글이 돈이 안되어도 글 발행 클릭하는 순간 저는 창작물 하나 만들어낸 작가라 생각하며 또다른 창의성 사냥에 나섭니다.^^

  4. 김수정 2019.02.27 0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박의 법칙은 없어요. 어쩌다 얻어 걸릴 뿐이지. 결국 얻어걸릴 때까지 버티는 사람이 유리한 게 콘텐츠 시장이에요.'
    꾸준히, 열심히, 성실히, 버티고.
    많이 써보고, 많이 실패하는 것이
    '어쩌다 얻어걸리는 것'의 핵심인 것 같아요.
    사실 '운'이라는 것도 준비된 자에게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겠죠.
    아무리 운이 열 번 스무 번 나에게 다녀간다해도 준비가 안되어있다면 그걸 알아볼 수 없으니까요.

    딸과 독서 메이트라니 너무 뿌듯하시겠어요.
    저도 제 아이들과 서로 책을 추천해줄 수 있는 그 날을 고대해봅니다^^

  5. 오또기 쭘마 2019.02.27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과 책을 공유하시니 너무 행복하시겠어요.

    제 자신에게 너그러워야 하신다는 말씀이 깊게 와닿습니다.
    내가 지금 이런걸 하고 있어하고 말하면 꼭 안되게 될 상황을
    말하거나 그럴 필요가 있을까? 라며 의지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사람들은 주위에 꼭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고 그 선택이 옳다고 생각되면 남의 시선과 말보다
    제가 제 자신을 이해해주고 너그럽게 바라봐야겠습니다.

  6. 보리랑 2019.02.27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얻어걸릴 때까지 버텨보겠습니다~ 먼저 버틸 체력부터 다져야 합니다ㅠ ; 양해 구하고 메모하신 책 읽고 계신지요? 그분 근처에서 보란듯이 읽으시면 더 좋을듯요ㅎㅎ 따님 잘 키우셨어요~

  7. kuaile 2019.02.27 1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 못지않게 댓글들도 감동적입니다, 도제식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요^^

  8. 은하수 2019.02.27 1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일을 50~60년을 한 대가가 나타날 것이다. 즐거워야 오랜 세월 동안 할 수 있다'
    '책을 통해 배우고, 현실에 적용하면서 책 속의 대가의 수준을 넘어설 때까지 꾸준하게!'

    써서 붙여 놔야 할 말씀이예요. 감사합니다^^

    메모의 중요성에 관한 책도 시중에 많이 있어 관심있게 펼쳐 보기도 했는데 pd님은 휴대폰 메모를 많이 사용하시네요~
    글씨 쓰는걸 안좋아하는 저는 수첩도 이것저것 자꾸 쓰다 바꾸게 되고, 일기도 제 글씨를 보면 다시 펼치기가 싫어 안쓰게 되었는데 pd님의 책을 보고 다시 블로그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휴대폰 메모도 좋은 방법이고, 블로그도 글씨를 직접 쓰는것보다 생각나는 대로 빨리 쓸 수 있고 글씨체도 예쁘니(ㅋㅋ) 저한테 딱 맞는 방법입니다.

  9. 2019.02.27 15: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을 읽다보면 커피 한 잔 마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는 했구나. 하는 느낌이요. (제가 커피 중독자거든요)
    이 블로그에 오는 게 저의 일상이 되었나봅니다.
    제가 하루에 하는 여러가지 일중에 이 곳에 들리는 일은 꽤 유익한 일입니다.
    요즘엔 블로그 글을 보는것도 재밌고, 댓글 보는 재미도 있네요.
    피디님 오늘도 언제나처럼 잘 읽고 갑니다.

  10. 은데미 2019.02.27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창조적으로 일하는 사람의 삶은 사실 극히 평범하고 규칙적이다 란 말씀과도 일맥상통하는 듯 하네요 대가들의 삶의 비결 꾸준함이 진리군요
    오늘도 버티는 삶 되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

  11. 혜린 2019.02.27 1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나이에 스스로 자기에게 필요한 책을 읽고 권하기까지 하다니! 아이는 부모의 삶을 보고 닮는다는데 그런 면에서 피디님 따님은 행운아네요. 저도 제 아이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자 노력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12. 샘이깊은물 2019.02.27 2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민지가 아빠를 보며 꿈을 키우고 있는 중인가요?^^ 아빠가 롤모델라면 정말 멋지걸요! 아이들이 저를 엄마라서 좋아하기도 하겠지만, 한 인간으로서도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일을 할 때에는 쓸모를 따지거나 본전생각 하지 않고, 그냥 그 자체에 푹 빠져볼래요. 좋아하는 데에 이유가 있을까요. 효용을 따지는 것이 필요할까요. 물론 이유를 꼽아볼 수도 있겠지만, 그걸 안 하고는 못 배겨서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태가 아닐까요.^^
    저도 영감이 떠오르거나 깨닫는 바가 있을 때, 나를 돌아보게 될 때, 인상 깊은 구절이 있을 때...그 순간의 생각이 날아가기 전에 붙잡으려고 꼭 메모를 하는데요. 안 하고는 못 배길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13. 2019.02.28 0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littletree 2019.02.28 0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로에게 독서친구가 되어주는 아빠와 딸. 뭉클해요.. 내가 즐거운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의 힘을 이 블로그에서 다시 확인합니다.

2018 터키 여행 12일차 (마지막 편입니다.)

이스탄불에서 5일간 머물렀어요. 볼 게 많은 도시라 지루할 새가 없네요. 초반 3일은 꼭 봐야 할 곳을 중심으로 보구요. 마지막 2일은 한가한 여행자로 삽니다. 유람선을 타고 인근 섬을 돌아보거나 전철을 타고 도시를 돌아보지요. 마지막 날 여행 컨셉은 이스탄불 트램 여행입니다. 트램을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갑니다. 

트램은 지상을 달리기에 도시 구경을 할 수 있고요. 버스와 달리 독서도 즐길 수 있어요. 이스탄불에도 관광객을 위한 1일 투어 버스가 있어요. 관광 버스를 타면 외국인만 봐요. 저는 현지 대중교통을 좋아합니다. 그래야 그곳 사람들의 분위기를 알 수 있어요. (가격이 저렴하다는 건 덤이고요. ^^) 

종점인 카바타스 역에서 탔어요. 종점에서 타면 앉아서 갈 수 있죠. 경전철이니 바깥 풍경을 보는 게 지루하면 책을 읽어도 되고요. 

바깥 풍경을 보다 커다란 쇼핑몰이 보이더군요. 근처 역이름을 기억해둡니다. 종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렀어요.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쇼핑몰입니다. 여느 쇼핑몰과 비슷해요. 프랜차이즈들이 많아 세계적인 규격화가 이루어지는 곳이죠.

이스탄불 대학 정문입니다. 대학가라 그런지 20대 아가씨들이 눈에 띕니다. 지정학적으로 동서양이 만나는 곳이라 그런지 이국적인 외모의 매혹적인 미녀가 많습니다. 얼굴을 검은 히잡으로 감춘 무슬림 여성도 많아요.

모스크에서는 남녀 분리가 엄격합니다. 종교는 인간의 본능을 통제하려 합니다. 인간이 성욕을 절제하기 힘들거라 생각하기에 아예 분리하고 감춥니다. 욕망의 추구는 끝이 없거든요. 절제에 답이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돼지 고기를 금하고, 성교를 금하고, 약물을 금하지요. 

제가 평소 술 담배 커피를 안한다고 하면, 교회에 다니느냐고 묻는 분도 있어요. 저는 신앙인이라기보다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고 공부 끝에 내린 결론이에요. 인간은 유혹 앞에 약한 존재더라고요. 욕구를 채우는 것에는 끝이 없어요. 결국 중독으로 가더군요. 절제하며 사는 삶에 낙이 있습니다. 


트램을 타고 종점에서 종점으로 가다보니, 이스탄불의 다양한 표정을 봅니다. 탁심이라는 상업지구를 지나 관광객으로 가득한 슐탄메흐메드 관광지를 거쳐 대기업 사옥이 가득한 신도심을 지나 반대편 종점에 이릅니다. 종점은 거주구역입니다. 대형 마트와 학교가 있는 아파트 단지가 보여요. 여기 아파트는 디자인과 색상이 각양각색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신축, 개축, 증축한 도시라 그래요. 서울 강남의 경우 논밭을 갈아 순식간에 아파트 단지로 만들었어요. 그러니 외양이 다 비슷비슷하죠. 

여행 마지막 날이니 다시 그랜드 바자에 들러 아이들 줄 기념품을 삽니다. 

이제 슐탄 메흐메트 광장으로 갑니다.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에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혼자 다니는 자유 여행은 이게 좋아요. 한번 보고 마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곳은 몇번이고 다시 갈 수 있어요.

아야 소피아 가는 길에 있는 히포드롬, 로마 시대 전차 경주장으로 관객 10만명을 수용한 광장인데요. 지금은 오벨리스크들만 남았습니다.

광장 한쪽에는 독일 분수, 저먼 파운틴이 있습니다.

다시 종점으로 가서 이제 탁심 인근 바닷가를 산책합니다. 

이곳은 돌마바흐체 궁전입니다.

입장료 90리라라는 안내에 내부 관람은 바로 포기합니다. 여기서 영화를 6편 볼 돈인데!

바다 전망이 좋은 야외 카페도 있는데요.  외부에 메뉴가 없는걸 보니 비쌀 것 같아요. 가격 경쟁력에 자신이 있는 가게라면 앞에 메뉴를 걸어놓거든요. 일단 앉아서 주문을 하라는 거죠. 앉고 난 다음에는 가격을 보고 나가기가 쉽지 않으니까. 이럴 때 저는 바로 포기합니다.


외관은 공짜니 그냥 주위를 빙 돌아 산책을 즐깁니다. 세상에는 공짜로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아요. 이를 테면 공원 같은 곳? 지도를 보니 멀지 않은 곳에 공원이 있네요. 그곳으로 산책을 갑니다. 궁전이고 카페고 필요없어요. 저는 공원을 좋아합니다. 공원이라는 말 자체가 '공공의 정원' 모두를 위한 정원 아닌가요?
공공재가 공짜라는 이유로 그 소중함을 잊고 사는데요. 모든 걸 돈주고 사는 습관, 그게 자본주의가 우리를 길들이는 가장 무서운 중독입니다. 공부도, 경험도, 공짜가 더 좋아요. 공짜로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돈 내고 하지 말아요. 

바닷가 정원의 벤치에 앉아 바다 전망을 즐깁니다. 

큰 돈 들이지않고 즐긴 터키 여행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다음엔 늦둥이와 함께 떠난 2019 일본 육아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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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02.26 0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르하바 (안녕하세요)

    터키 여행기 진짜 마지막이군요 ㅋㅋㅋ
    마지막 일정까지 알차게 보내셨네용
    그동안 KMS 여행사와 즐거운 터키 여행했네요.
    테쉐쿠르 에데림(감사합니다)

    와~~~ 일본 여행기라니.. 기대됩니다.

  2. 꿈트리숲 2019.02.26 0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간의 터키 여행기 잘 봤어요.~~
    언젠가 터키를 간다면 꼭 참고해야 할 지침서가
    됐어요. "공짜로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은
    굳이 돈 내고 하지 말라"는 지침이요.ㅎㅎ

    세계의 사람들이 사는 모습들이 다 비슷합니다.
    먹고 사는 건 동서양 어딜가나 다를 게 없어 보여요.
    그 속에서 다름을 발견하는게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네요.

    지금 제가 있는 곳에선 그저 저 파란하늘이 완전
    부러워요. 파란 하늘 가진 이들의 여유가 탐이
    납니다. 공짜인 공기의 소중함, 절대 잊을 수가
    없는 아침이에요.~~

    일본 육아 여행기도 기대할께요.^^

  3. 아리아리짱 2019.02.26 0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의 눈을 쫓아서 꼭 발로 이스탄불을 따라가고 싶어요. 저도 '공공의 정원' 공원을 좋아하는1인으로서 술, 담배, 커피를 않하니 언젠가 이스탄불 공원을 거니는 자유 여행을 꿈꿉니다.^^

  4. 보리랑 2019.02.26 0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주일간 단체여행이라 무지 바쁘게 다녔는데 이스탄불 카파도키아만 갔음 좋았을걸 했어요. 꼭 다시 오고 싶다 그랬어요. 현지인에 섞이고 일상을 보는 여행 너무 멋집니다. 짝짝짝~ 감사합니당~

  5. 새봄 2019.02.26 0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장료 90리라라는 안내에 내부 관람은 바로 포기합니다. 여기서 영화를 6편 볼 돈인데! .........
    여기서 빵 터짐요 ㅎ
    같이 사는 남편이 떠올라서요.
    술, 담배, 커피 안하고 공짜? 여행 즐기는 모습이 남편과 닮아 즐겁게 ?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6. 루치 신 2019.02.26 0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터키여행이 아쉽게 끝났네요
    피디님의 여행기는 어느책에서도 볼수 없는 생동감이 있네요
    다음 일본여행기도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7. 오또기 쭘마 2019.02.26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터키의 구석구석을 제 발로 걸어다닌 느낌이예요.
    제가 터키에 여행을 간다면 아마도
    피디님께서 제 옆에 있다는 기분에 든든할 것 같습니다.ㅎㅎ

    늦둥이와 함께하는 일본여행기 기대되요~~^^

  8. summerlover 2019.02.26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든 걸 돈주고 사는 습관, 그게 자본주의가 우리를 길들이는 가장 무서운 중독입니다. 공부도, 경험도, 공짜가 더 좋아요. 공짜로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돈 내고 하지 말아요.

    방금전에 딱! 돈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왜 이렇게 쓸데없이 낭비되는 돈이 많을까? 생각하다가 피디님 블로그 들어오니 바로 이 글을 만나네요.
    캬~ 제 머릿속 들어 갔다 나오신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9.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2.26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이라니...아쉬움이 남습니다.
    덕분에 두렵기만 한 터키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여행리스트에 올려 놓아야 겠어요.ㅎ
    피디님 여행기를 보며 저도 4년전 첫 해외 여행을 시작했던 사진들을 다시 보게 됩니다.
    그 시절을 추억하며 여행기를 써 볼까 해서요. ㅎ
    일본 여행기도 기대 되네요.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10. 은하수 2019.02.26 1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 여행기 보면서 마치 제가 쓴 글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ㅎㅎ
    저도 공짜, 무료관람, 지하철, 공원, 발로 여기저기 걷기, 무작정 들어가보기, 이런거 정말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해외여행은 많이는 못가봤어요. 앞으로1년에 한 곳은 꼭 가보고 싶어요.
    pd님의 여행기는 보는 내내 편안한 기분이 들고, 위화감, 거리감 없이 그 곳에 직접 가 본 듯한 느낌이 들어요.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서울도 서울시청 홈페이지 들어가면 공짜로 즐길 것(곳)이 무궁무진하게 있어요. 지자체 홈피마다 있겠지만 서울이 아무래도 풍부해요~(서울시 홈피는 모바일보다 pc에서 보는게 찾기도 쉽고 전체적으로 보기 편하더라구요~)
    경복궁 같은 무료 해설 투어나 도보 관광코스, 도시농부 체험(버스나 기차 타고 시골 가서 고구마 수확 등), 각종 무료 공연과 전시회, 행사 등 굳이 비싼 돈 안내고 양질의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답니다. (pd님의 책에 소개해주셔도 좋을 듯 해요ㅎ) 세금 낸 만큼 즐겨줘야죠~

    일본 육아 여행기도 기다려집니다.
    아빠로서의 모습은 또 어떨지^^

  11. 소나타 2019.02.26 1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 여행기 기대되요. 가깝고 맛있고 힐링되는곳.
    멋진삶 응원합니다.

  12. 샘이깊은물 2019.02.26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구나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공공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어느 동네든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공원과 도서관이 있으면 얼마나 근사할까요. 정말이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을 돈으로 해결하고 있고, 그것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자본주의가 우리를 길들이는 방식이 치밀하고 무섭네요.

  13. 2019.02.27 1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편이 끝났네요.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꼽아보자면,
    화덕에 뭔가를 굽던 아주머니, 딱딱해보였는데 알고보니 벽돌... 아니 빵이었던 장면이요.
    과일가게도 기억에 남네요. 껍질 살짝 벗긴 오렌지로 작은 담벼락을 쌓아놓은 곳.
    먹음직스러운 프레첼도 기억 나고,
    전차에 타이타닉의 디카프리오처럼 폼나게 매달려가던 남자도 기억나요. 그 사진은 볼때마다 생동감 넘치더군요..
    터키의 명동 같은 번화가 같은데, 사람들은 바쁘게 걷고 있고, 전차는 그 한복판을 지나다니고, 사람이 거기 세명이나 매달려가는데 아무도 관심 없고, 심지어 매달려가는 사람 중 한명은 카메라 보면서 포즈까지 취하는, 하여튼 역동적인 사진이에요.
    모든걸 생생히 전달해준 피디님 덕분에 좋은 여행을 같이 한 기분입니다.

  14. 호두아몬드 2019.04.23 0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스탄불 너무 가보고 싶은데 혼자라 너무 무서운 감도 있어요 ㅠㅠ

작년 12월 초에 <비커밍>(미셸 오바마 / 김명남 / 웅진지식하우스)을 구했어요. 미셸 오바마의 책은 당시 세계적으로 화제였지요. 집에 가져다 놓고 정작 읽지는 못하고 있었어요. 책을 쌓아 놓고 읽는 게 습관입니다.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 사놓고 한 두 달이 지나도록 읽지 못하는 책도 많아요. 아내가 오히려 저보다 먼저 이책을 읽었어요. 재미있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도 책을 집어 들지 못했어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책이 꽤 두꺼워요. 560쪽이 넘어갑니다.

저는 가볍고 얇은 책을 가지고 다니며 전철에서 읽습니다. 가벼운 책 2권을 갖고 다닙니다. 그래야 읽던 책을 다 끝내도 다음 책으로 갈 수 있고요. 책이 재미없어도 갈아 탈 수 있어요. 읽을 책이 없거나 읽는 책이 재미없으면 하루 종일 불안해요. 금단증상이 오지요. ^^

그러다보니 두꺼운 책은 집에서 읽어요. 최근 몇 달, 저는 새 책 원고를 쓰느라 끙끙거리고 있어요. 집에서는 책 원고 작업 하느라 독서할 짬이 없어요. 전철에서만 책을 읽다보니 얇고 가벼운 책만 읽습니다. 그래서 밀린 독서가 김두식 선생님의 <법률가들>이에요. 주위에서 호평이 자자하지만, 690쪽이 넘는 볼륨 때문에 가방에 차마 넣지 못하고 있지요. 빨리 다음 책 원고를 마감하고, 독서의 세계에 풍덩! 빠지고 싶지만... 좋은 책을 자꾸 읽다보니, 제가 쓴 원고의 부족한 점이 자꾸 보여서 계속 고치고 있어요...     

미셸 오바마의 책을 보며, 궁금했어요. 흑인 여성으로 태어나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사람은 어려서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 책에서 한 대목을 옮겨볼게요.


어머니는 오빠와 나를 한결같이 사랑했지만, 우리를 손아귀에 쥐고 흔들지는 않았다. 어머니의 목표는 우리를 바깥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이었다. 늘 "난 아기가 아니라 어른을 키우는 거야"라고 말했다. 부모님은 규칙 대신 지침을 주었다. 그래서 오빠와 나는 10대 때도 통금이 없었다. 대신 부모님은 "몇 시에 귀가하는 게 좋을 것 같니?" 하고 물었고, 우리가 스스로 내린 결정을 지킬 것이라고 믿었다. 

요전 날 오빠가 이런 일화를 들려주었다. 오빠가 8학년 때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아이가 오빠더러 집에 놀러 오라고 초대했다. 부모님은 안 계실 테고 둘만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암시하면서 말이다. 

오빠는 갈까 말까 고민하면서 속으로 끙끙 앓았다. 기회를 생각하면 흥분되었지만, 그것은 부모님이 용납하지 않을 만큼 엉큼하고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중략)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죄책감에 시달린 나머지, 결국 단둘이 집에 있게 된다는 계획을 어머니에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버럭 화내며 가지 말라고 하시겠지 하고 예상했다. 어쩌면 그래주기를 은근히 바랐는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그러지 않았다.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그건 어머니 방식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차분히 들어주었지만, 오빠가 내려야 할 결정을 대신 내려주지는 않았다.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오빠를 고민의 구렁텅이로 돌려보냈다. "네가 잘 생각해서 결정하렴." (중략)

어머니의 모든 행동과 말에는 자신이 우리를 어른으로 키웠다는 확신이 조용하고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자신의 결정은 자신이 내릴 일이었다. 오빠와 내 인생은 오빠와 내 것이지 어머니의 것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늘 그럴 터였다.

(<비커밍> 75쪽)


어린 시절, 늘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아버지에게 시달리면서 괴로웠어요. 어른으로 대접받은 적이 없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몇 년 전, 아버지는 나이 쉰이 된 아들에게 그랬어요. "너는 뭐가 못나서 회사에서 아직 부장도 못 다는 거냐? 너는 왜 직장 생활을 그렇게 바보같이 하는 거냐?" 그나마 제가 서울로 유학을 떠나온 덕분에 아버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고교 시절, 위와 같은 고민 상담을 아버지에게 했다면 어땠을까요? 바로 혼 났을 거예요. 

"너는 평소에 행실을 어떻게 하고 다니면 그런 소리를 듣는 거냐?" 결국 아버지에게 솔직히 말하지 않는 일이 늘어나겠지요. 아니, 아버지랑 이야기하는 일 자체가 줄어들 거예요. 

좋은 부모가 되는 일,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쉬운 실천이 있어요. 아이를 믿고 놔두는 일입니다. 아이의 삶에 대한 개입을 줄이는 일이에요. 그런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력을 다해 부모님으로부터 달아나야 해요. 자신의 삶을 찾아서. 

세상을 살며 가장 중요한 일, 그건 내가 나답게 되는 일이에요. 자식이 부모님답게 사는 게 정답은 아니에요.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지요.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 <비커밍>.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이 책에서 답을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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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또기 쭘마 2019.02.25 0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딩,중딩,초딩6학년을 키우고 있는
    제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네요.

    이번 겨울방학에 특히 고등학교2학년인 딸을 보며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이제 2년 있으면 성인인데 내가 딸을 대하는 태도가
    아직 초딩을 대하는것 같은 부분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딸아이 앞에서는 '너가 알아서 해'했다가도
    못믿덥고 불안한 마음에 말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으니
    우울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이것도 시간이 약인가 봐요.
    점점 익숙해지니 제 마음의 평온도 다시 찾아오고 있습니다.ㅎㅎ

  2. 꿈트리숲 2019.02.25 0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책 읽으면서 밑줄 빡빡 그은 부분이에요.
    여자로서 어떻게 살지,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등
    도움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고, 성취와 좌절도 함께
    기뻐하고 공유하다보면 관계가 절로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럼 부모를 계속 찾게 되고요.

    제가 부모로 잘 성장하는 것도, 아이가 아이답게
    크는 것도 알고 보면 참 쉬운 일인데. . . 너무 먼
    길 돌아서 오지 않게 책에서 알려줘서 참 좋네요.~~

  3. 보리랑 2019.02.25 0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가 우리엄마라서 좋아~ 자기여정을 가고 있다 믿고 싶지만 때론 찔립니다. 너무 해준게 없어서; 새 원고 쓰시느라 끙끙대고 책읽을 시간 없는 도전과 성장 응원합니다.

  4. 아리아리짱 2019.02.25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우와~!
    저도 꿈트리숲님 블로그보고 읽기 목록에 추가 했었는데, 딸이 이 책 읽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한글버젼과 영어버젼 두권 구입해서 딸과 읽고 있어요.
    저는 웬만한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꼭 필요하고 되새기고 싶은 책만 구입합니다.(책장 채워짐이 뿌듯 했는데 이젠 너무 많아 져서, 미니멀 라이프에 부담스러워요)
    초반부 읽고 있는데 문장이 간결하고 솔직한 표현들이 쉽고 재미있어요.
    '아이를 믿고 놔두기' '믿고 맡기기' 가장 좋은 자식 교육 방식인데, 이것이 제일 어러워요!
    그래도 노~오력!

  5. 제경어뭉 2019.02.25 08: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당장읽어봐야하는 책이네여!!! 오늘도 좋은정보 감사해여~ 피디님 행복한하루되세여^^

  6. 브릭 2019.02.25 0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책 속에 답이 있군요. 아이 키우며 갈대처럼 왔다갔다 팔랑거렸는데 중심이 탁~ 잡히는 듯 합니다. 감사해요^^~

  7. 황금돼지 2019.02.25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피디님의 다음 책도 기대 되네요~

  8. 인풋팍팍 2019.02.25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흐 저희 어머님도 결혼하고 아이도 있고 그런 제게 늘 지적하세요
    예전엔 왜 이렇게 날 높이평가하시나... 아니면 그렇게 내가 못낫나.. 화도 나고
    전화오면 날카롭게 대꾸하고 그랬는데..

    이젠... 그러려니해요

    한편으로는 화목하고.. 분위기 좋은 친정엄마를 둔 사람들을 보면 무척 부럽고
    무슨 친정엄마 찬스 하며 선물받았다, 엄마덕분에 쉰다.. 그런글 보면 멍~해지기도 하지만..

    요즘은 살짝 마음이 바뀌고 있어요
    그게... 지인의 장례식장에 갔다온 뒤로 그렇게 됐어요...

    엄마가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에 그냥.. 감사하기로
    없어지면 너~~무 허전할 것 같아서요..

    피디님 글에 부장도 못달고 있냐는 그 말투가 느무느무 익숙한 목소리여서
    글 남겨봅니다~~

  9. 다이천사 2019.02.25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10. 섭섭이짱 2019.02.25 1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이를 믿고 기다려준다는 말씀..
    정말 중요한 얘기같아요.
    어려서부터 부모님은 저에게 뭘 할때
    저한테 결정권을 많이 주셨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러다보니 일찍 제 꿈을 찾을 수 있었던거 같네요.

    우연히 주말에 교육 관련 방송도 보고
    글도 읽었는데요.
    짧지만 강렬한 글이 있어 공유해봅니다.

    ---------------------------------
    단열단상 2816 ... 교육이란 것

    한국 영어 유치원에
    핀란드 학부모가 왔다

    상담을 마치고
    네살짜리가 끈 운동화를 신는데
    쪼물락 쪼물락 10분이 걸리도록
    엄마가 팔짱끼고 기다려 준다

    스카이캐슬은
    지 랄 을 해도 2등이고

    핀란드 교육은
    아무것도 안 해도 1등인 이유

    기다릴 줄 모르면
    아이들을 망친다

    내 버려 둘 줄 모르면
    아이 일생을 망친다

    <문단열 페이스북 글중 >
    --------------------------------

    감사합니다.


    p.s ) 츤토쿠는 <법률가들> 책 제목이 눈이 확 가네요.
    오늘은 2권 책을 소개받은 느낌이에요.. 장바구니로 고고고


  11.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2.25 14: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가 아닌 어른을 키운다. 규칙이 아닌 지침을 준다.
    정말 대단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피디님 처럼 지방에서 아주 엄격하고 체벌이 당연하다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전혀 다른 교육 방식이네요.
    그렇다고 아버지를 원망하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아버지 또한 비슷한 교육을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은 아닙니다.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12.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2.25 17: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력을 다해 부모님으로부터 달아나야 해요. 자신의 삶을 찾아서."

    여러분 죄책감 갖지 말고,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아서 떠나보는 게 어떨까요? 그게 모두가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13. 혜린 2019.02.25 18: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앤롤링도 하버드 졸업식 축사에서 “지금 네 인생에 대해서 부모님 탓을 하는 것에는 정해진 만기가 있다”라는 말을 했어요. 본인은 고전 영문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돈이 되는 전공을 하라는 부모님의 요구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현대 언어학(modern languages)을 선택하게 되었다고요. 그렇다고 하더라고 어느 순간이 지나면 부모님을 비난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라는 얘긴데요. 피디님도 전에 서른 이상이 되면 부모의 탓을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를 하셨던 것 같아요. 서른 중반이 넘어서도 문득문득 우리 부모님이 좀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무책임한 투정을 하곤했던 제가 부끄럽게 느껴지네요. 또한 그런 환경에서 스스로 부모로부터 독립하고자하는 생각을 하셨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책의 힘일까요?^^ 남은 저녁도 편안하시길!

  14. 은하수 2019.02.25 1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위의 시선보다는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제 마음대로 못하고 산게 많았던 것 같아요.
    정작 저는 괜찮은데 부모님이 더한 걱정을 하실까봐...
    제 깜냥이 그것 밖에 안되면서 부모님 핑계를 대는 것이었을테지만요.
    그래서 저는 제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크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엄마 아빠 말씀 보다 책 말씀 따라 살으라구요.

    가족들로부터 상처가 되는 말을 들으면 저 같으면 생각과 행동의 반경이 확 줄어들고 의기소침해질 것 같은데, pd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굳건한 길을 가실 수 있는 것도 책을 많이 읽으신 영향이 큰 것 같아요.

    pd님이 계셔서 저도 하루 하루 용기내며 살고 있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섭섭이짱님의 핀란드 학부모 이야기도 감사합니다.

  15. 샘이깊은물 2019.02.25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역시 지적, 평가, 충고를 일삼는 사람에게는 정이 뚝 떨어지면서 점점 입을 닫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말들은 부모가 아이에게 하기가 참 쉬워요. “안 돼.” “이렇게 해.”
    때로는 적절한 훈육이 필요한 때와 자율성을 존중해주어야 할 때가 좀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 둘의 경계를 알아차리고 가이드라인은 주되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줄래요. 결국은 아이가 주인이 되어야 할 삶이니까요.

  16. 은데미 2019.02.26 15: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아들하고 얘기하다가 그만 감정적으로 대하고 말았네요 결국 대화가 안 된다며 뛰쳐 나가버렸어요
    아이를 믿고 기다려줘야되지만 저에 인내심부족으로 그만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네요
    오늘의 교훈을 되새기며 또 다시 반복되지 않게 훈련해야겠어요~~

성장문답에 올라온 질문입니다

"취업이 잘 된다는 이유로 무작정 공대로 진학한 학생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문과 학생이었고지금도 주된 관심사는 인문계열에 한정되어 있는데요. 대학 공부가 너무 버겁고 수업을 알아듣는 것도 힘에 부칩니다. 지금은 공대 나온다고 다 취업하는 것도 아니고 제 능력 이상의 것을 원했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 길을 잘 못 들은 거 같습니다." 

공대를 졸업하고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김민식PD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 성장문답 시즌2, 매주 목요일 밤 10시 당신에게 찾아갑니다. 
✻ 여러분의 질문을 의뢰해주세요! 👉🏻http://bit.ly/2Igrv6C
성장문답 페이스북 페이지 http://www.facebook.com/answer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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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또기 쭘마 2019.02.24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고 내가 오히려 세상에 가질 수 있는게 많아'
    가슴에 확 와 닿는 말씀이세요.
    이런 마음으로 산다면 인생을 즐겁고 계속 새로운 걸
    배우며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2. 은하수 2019.02.24 0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6분 남짓한 영상에 이토록 마음을 움직이고, 위로와 감동을 주고,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 메시지들을 주시다니...
    pd님의 인생과 철학이 이 짧은 영상에 다 담긴 듯 해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와~~~전율이 흘러요. 찌릿찌릿!

    글 뿐만 아니라 말씀도 직접 이렇게 잘 하시는 작가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김민식 작가님을 알게 된 건 저에게 엄청난 기쁨입니다. 짜릿짜릿!

    말씀하신 내용 전체를 써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놔야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ㅜㅜ & ^^
    (지난번 한양대 모교 강의 영상에 이어 가슴이 너무 쿵쾅거려요. 다시 조금 눈 좀 붙여야 하는데.. 틀린 것 같아요ㅎㅎ
    근데 pd님 주말 새벽에는 휴식의 시간을 가지셔야할텐데...
    알아서 잘 하실텐데 제가 괜한 걱정을 하는건지...암튼 pd님 최고!!!)

  3. 보리랑 2019.02.24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꿈을 찾아간다는 핑계로 신의직장에 적응 못해서 그만두고 무엇도 이루지 못한 내가 맘에 안들어 하고 살았어요. 나눠주신 에너지 덕분에, 어제 제게 휴가도 주었습니다

    기준치가 성인에 있기에, 내가 무슨 답을 주나 하고 물러서는 경우가 많아요. 충고도 조심하라 하니 더욱요. 이나이 이외모를 자랑스러워 하면 자연스레 답이 되겠지요

  4. 러브엘 2019.02.24 1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영상을 보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산 사람이 웃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지 지금 상황이 나와 안맞아, 이 곳은 나와는 다른 길이야 하며 멈춰있는것이아니라 그 안에서 나와 맞는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노력, 그래서 나의 삶을 찾아가는 지혜, 그것이 지금 피디님의 삶을 행복하게 한 것 같습니다.

    저도 내가 행복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를 고민하면서 오늘의 소중한 제 시간을 즐겁게 열심히 소중히 써야겠습니다.

  5. 섭섭이짱 2019.02.24 1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성장문답 2편만으로는 뭔가 아쉬웠는데
    역쉬 새로운 문답영상...
    매달 성장문답 하셔도 좋을듯해요 ^^

    오늘 영상을 보면서 또 느꼈습니다.
    난 정말 행운아였구나..
    어릴때부터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공부할지를 정했다는건...

    "난 가진게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세상에는 가질 수 있는게 너무 많다"

    영상에서 정말 마음에 콕콕 박히는 문장이었어요.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이 문장을 항상 생각하렵니다.

    도전왕 피디님의 오늘 영상 잘 봤습니다 ^^
    주말에도 좋은 내용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 꿈트리숲 2019.02.25 07: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운 성장 문답이 나왔네요.^^
    완벽하진 않지만 온전한 해답을 주려 하시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20대 30대 애쓰고 치열했던 피디님이 있었기에
    50대 많은 사람들에게 열매를 나눠 주실 수
    있나봐요.

    나는 세상에게 뭘 얻을까 보다 세상은 내가
    어떻게 살기를 바랄까. . . 가끔씩 생각해봐요.
    그 답이 피디님 말씀에 있네요.
    "세상에는 내가 가질 수 있는게 아직 많다"
    세상이 절 위해 준비해둔게 많다는 뜻이겠죠?^^

  7. 큐우티이 2019.02.25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답변 너무 재미있게 시작하셔서 빵터졌네요
    거기다 내용도 깊이있으시고.. 존경합니다

(주말엔 외부 필자 초대석입니다.) 

<글쓰기 수업>에 대한 저의 리뷰에 달린 댓글입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년 9월에 돌아가신 저의 외숙모님 책을 오늘 김민식작가님 글에서 보게 되네요. 외숙모님 살아 생전에 저는 등단한 작가 정도로만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쓰신 책을 보니 대단하셨던 분이었네요. 이 책도 처음 보게 되서.. 정말 부끄럽습니다.ㅠ.ㅠ

직장이 광화문이라 종종 정독도서관 강좌를 듣는데, 이 주제로 더 이상 수강할 기회가 없어서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이 책을 구입해서 읽고, 배우며, 외삼촌과 만나서 외숙모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마음이 찡했어요. 작가님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책은 남아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연결해주고 있네요. 문득 궁금했어요. '나는 <글쓰기 수업>을 어떻게 읽게 되었을까?' 사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는 아니고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책도 아니었거든요. 페이스북에서 저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요. 그들을 통해 다음에 읽을 책을 찾아요. 책을 많이 읽으시는 페이스북 친구인 최원규 선생님이 올리신 글이 있어요. 


지난 한 해 116권의 책을 읽었더라구요.
목표에 4권 못 미쳤습니다. '그래도 뭐 이 정도면'....

다음은 지난 해 읽은 책 중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들입니다.
같은 내용이어도 읽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그 받아들임이 다를테니, 이 책 좋아요, 꼭 읽어보세요라고 말씀드리는건 아닙니다. 그냥 저한테 많은 생각을 가져다 준 책을 골랐을 뿐입니다. 이 중 다섯권은 그래도 베스트셀러인데 두권은(1,6) 그렇지가 않아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요. 사람과 삶에 대한 통찰도 대단히 좋았지만 문장도 너무 아름다워서 책장 넘기기가 쉽지 않았었거든요.. 뭐 그렇다는 얘깁니다.

1. 글쓰기 수업 - 최옥정 지음, 푸른영토, 2017
2. 글쓰기의 최전선 - 은유, 메멘토, 2015
3. 모두 거짓말을 한다 -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이영래 옮김, 더퀘스트, 2018
4.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 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바다출판사, 2007
5. 인류의 기원 - 이상희, 윤신영 지음, 사이언스북스, 2015
6. 빨간모자가 하고 싶은 말 - 조이스박 지음, 스마트북스, 2018
7. 경애의 마음 - 김금희 지음, 창비, 2018

2019년 독서는 양의 목표는 없고 방향만 있습니다.
우선 예전에 읽었던 것 중, 좋았던 것을 다시 읽을 생각입니다.
그동안 내 삶은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은 얼마나 자랐는지, 지난 날을 돌아보려구요.
제목만 머릿속에 남아 있는 문학고전도 다시 읽어 보려고 합니다.
대략 절반 정도의 독서는 다시 읽기로 할까 생각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새 책을 볼겁니다.
철학, 역사 책으로는 그 동안 내 생각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해 볼 수 있을거구요.
틈틈이 읽는 시나 소설은 부족한 감성을 채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늦게서야 읽기 시작한 과학책들은 이제 입문 단계는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구요.
다른 분야는 될 것 같은데 물리는 뭐 올해도 또 안될 것 같은 느낌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물리는 신과 천재들만을 위한 영역인것 같은 생각이..^^
이제 막 재미 붙이기 시작한 미술도 한걸음 더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읽는 책 모두 '독서기록'을 남기려 합니다.
사실 작년에도 계획은 그러했으나 이루지 못했지만요.
올해는 좀 더 부지런하게 기록할 생각입니다.
부족한 내 도움이라도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독서안내서'
나이 들어 사람들과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내 삶과 생각의 기록'
이 두가지가 꿈이자 목표이거든요.
없는 글재주에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지만요.

올 해 첫 책은 불후의 명작 '추석이란 무엇인가'의 김영민 선생님 책입니다.
1월 1일에 읽으려고 읽고 싶은것 꾹 참고 있었습니다.
새 해 첫 책으로 너무 어울리지 않습니까?^^

#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 #김영민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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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복사하기 기능으로 7권의 책을 휴대폰 메모장에 있는 읽을 책 목록으로 올렸고요. 도서관에 가서 검색해서 가장 먼저 나온 책, <글쓰기 수업>을 읽었어요. 새 책의 원고가 잘 풀리지 않던 터라 많은 도움을 얻었고요. 최원규 선생님이 추천하신 다른 책도 읽고 싶습니다. 한번 시도해보고, 검증되면 믿을만한 독서목록으로 올라가거든요. 

좋은 책을 추천해주신 최원규 선생님과, 좋은 책을 남기신 최옥정 선생님, 그리고 그 인연을 댓글로 남겨주신 독자님 모두 고맙습니다. 저는 이렇게 나와 세상의 접점을 넓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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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19.02.23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독후감이 타인을 위한 것인지 조금 이해되네요~ 혼자 읽는것보다 토론하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과 같은 효과도 있겠군요.

    "내 삶과 생각의 기록" 나는 왜 못적어 안달일까 하고 있었어요. 읽고 또 읽고 넘 좋아요. 이런 말도 있었어? 하며 읽어요. 편식을 깨는 시도도 해야겠군요

  2. kuaile 2019.02.23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쓰기를 100일 동안 꾸준히 해보려고 맘먹었어요. 잘 쓰겠다는 생각은 없고요, 글을 쓴다는 목적 의식이 일상을 좀 더 깨어있게 해주지 않을까, 다양한 방식으로 삶을 바라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해서 시작합니다. 작년에 블로그 개설해놓고 휴점상태, 올해는 오프라인에서 먼저 시작해보려고요^^

  3. 은하수 2019.02.23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NS를 통해 취향이 비슷한 친구로부터 읽을 책도 추천받고 읽을 책 목록을 복사하여 휴대폰 메모에 붙여넣기 하신 후 책을 사서 읽으시네요~
    SNS를 책 읽기로 연결하시는 pd님 또 배우고 갑니다.^^

  4. 섭섭이짱 2019.02.23 14: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우~~~ 저자분 조카까지 댓글 다시고...
    독서가 이런 인연들을 만들어내니 신기하네요.
    찾아보니 최원규 선생님은 이미 팔로잉을 하고 있었네요.
    근데. 이 글은 못봤다니... 먼저보기로 설정 해놔야겠네요 ^^

    저도 SNS 통해 책 정보를 얻어가고 있는데요.
    요즘은 너무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네요 ㅋㅋㅋ

    그중 최고는 김민식 피디님 블로그 ^^
    다양한 분야에 숨은 책들을 매주 알려주시는
    최고의 책 보물 창고.....

    오늘도 재밌는 글 잘 보고 갑니다.

  5. 큐우티이 2019.02.23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읽을 책 더 생겨서 감사해요!
    요즘 매일 아침 써봤니? 책을 읽고있어요.
    읽고나서 저도 블로그 운영을 할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6. 혜린 2019.02.23 2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추천 리스트 저장입니다! 저 중에서 읽은 책은 글쓰기의 최전선 뿐이네요. 카카오톡도 벅찬 아날로그형 인간이라 블로그를 비롯해서 SNS를 거의 하지 않는데 적절한 활용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오늘도 좋은 글, 좋은 마음 정말 감사합니다~!

  7. 오또기 쭘마 2019.02.24 0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인연이 좋은 일을 만들어주고
    또 다시 좋은 인연이 만들어지고...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고 싶은 올해입니다.

글쓰기 책을 읽다 문득 영어 공부하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글을 만나 옮겨봅니다. 지난번에 소개한 <글쓰기 수업>(최옥정 / 푸른 영토)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2019/02/15 - [공짜 PD 스쿨/딴따라 글쓰기 교실] - 나이 50의 글쓰기 수업


영어에 writer's block이라는 말이 있어요. 작가에게 가장 두려운 거죠. 갑자기 글이 막히는 슬럼프를 뜻합니다. 최옥정 작가님도 슬럼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적은 항상 기다리고 있다. 강적이다. 슬럼프. 여태 잘 해왔는데 갑자기 맥이 풀리고 힘이 빠진다. 애써 뭘 하려고 해도 잘 안 된다. 할 수도 없다. 이른바 슬럼프다. 누구나 거치는 과정이다. 열심히 한 사람일수록 발전을 맛본 사람일수록 심하게 겪는다. 슬럼프를 겪는다는 건 어느 수준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기초 단계에서는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지독한 슬럼프를 어떻게 넘겨야 할까?

별 뾰족한 수가 없다. 그냥 계속 가던 길을 가는 수밖에. (중략) 내가 슬럼프를 겪은 건 두 가지 경우였다. 하나는 영어를 배울 때였고 그 다음이 소설 쓰기였다.

영어는 웬만큼 실력이 쌓일 때까지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영어구사력이 꽤 좋아졌을 때 꿈도 영어로 꾸고 사람들이 하는 말이 영어로 바뀌어 들리면서 그때부터 급속도로 발전한다. 신이 나서 공부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전혀 늘지 않는 시기가 찾아온다. 늘지 않는다는 건 내 느낌이고 뇌 안에서는 여러 방식으로 내가 공부한 것이 축적되고 있다. 이 기간을 못 기다리고 대개 영어를 포기한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이다. (중략)

운동선수든 예술가든 슬럼프를 안 겪은 사람은 없다. 우리가 성공한 사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바로 이 점 때문이다. 몇 번의 슬럼프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사람에게 보내는 존경이다. 그만큼 정신력이 강하고 투지가 있는 사람이라 사회에서 인정해주고 써먹으려고 한다. 고지가 멀지 않았다. 언젠가는 벗어난다. 더 나아지려고 그런다는 사실을 믿고 기억해야 한다. 

(위의 책 148쪽)

 

궁극의 도는 통한다더니, 글쓰기 선생님이 말하는 영어 공부 방법이 핵심을 제대로 찌르는군요. 알고보니 선생님은 영문과를 나와 영어 교사로 일하다 30대 중반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대요.

슬럼프가 오는 이유가 뭘까요? 더 잘 하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말 한마디 못하던 사람이 쉬운 회화는 해요. 그런데 욕심이 듭니다. 그렇게 고생해서 문장을 외웠으면 이제 하고 싶은 말은 술술 막 나와야 하는 거 아냐? 아니에요. 거기서 더 가야합니다. 

암송 공부에서 막혔을 때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둘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 그대로 밀어붙이는 거예요. 여기서 멈추지 말고 조금 더 가는 겁니다. 그래야 이제까지 한 고생이 의미가 생겨요. 혹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보는 겁니다. 잠시 영어 문장 암송을 쉬면서, 미국 드라마를 보거나 영문 소설을 읽는 거지요. 여기서 핵심은 슬럼프라고 아예 접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영어 공부를 좀더 즐거운 방식으로 시도하는 거지요. 

책의 원고가 막힐 땐 블로그에 들어와 아껴둔 여행기를 씁니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아예 그만 두면 글쓰기 근육이 풀리지 않아요.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작업을 합니다. 책의 원고를 쓰는 건, 새로운 글감을 짜내는 건데요. 여행기는 쉬워요. 찍어놓은 사진과 써둔 메모를 토대로 살을 붙이면 되거든요. 여행기를 쓸 때 즐거운 여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돋구요. 다시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래, 얼른 새 책 내고 또 여행 가자!' 책을 한 권 쓰는 건 마라톤입니다. 중간에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은 고지가 나타나요.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오른 발 왼 발 번갈아 내딛는 겁니다. 한 줄 한 줄 붙들고 쓰는 거예요.  

영어 문장을 외운 다음 어떤 교재를 봐야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지 묻는 분들이 있는데요. 기초 회화를 정복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문장 암송이에요. 중급이나 고급으로 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도 있고, 소설을 읽는 분도 있어요. 학원을 다니며 원어민 강사와 친분을 쌓으면서 실력을 다질 수도 있어요. 각자의 취향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그게 진짜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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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RA& 2019.02.22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lways do my best ^^

  2. 꿈트리숲 2019.02.22 0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럼프는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어느 책에서 본 문구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이 말을 모를 땐 무수히 많이 접었었어요. 실력이 늘지 않는 정체기가 오면 전 포기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끝까지 가보지 못한 길에 미련이 남고요.
    영어도 가다가 말다가 가다가 말다가.
    제대로 된 실력을 쌓을 기회를 제 스스로 걷어차버렸나봐요.

    요즘은 '아, 지금 견디면 다음 단계로 가는구나' 싶어서 그냥 하던대로 묵묵히 합니다.
    슬럼프는 절대 초보자에게 오지 않는 다는 말씀 격하게 공감해요. 어는 정도 실력이 붙은 사람에게만 오는거죠.

    외적 성장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적으로는 치열하게 실력이 늘었다는 걸 슬럼프가 알려주는구나 싶어요.
    슬럼프에게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듯.
    슬럼프 예찬론!!!^^

  3.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2.22 0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감독님 말씀대로 사람은 성격과 성향이 각기 다르므로 각각 무언가를 터득하는 방법은 다른 것이라 생각해요.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도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라도 나와는 다른 사람이기에 내 안에서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따라해보고 싶다면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보면 잘 맞는지 안 맞는지 알거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혜린 2019.02.22 0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읽으면서 저는 문득 내가 슬럼프가 올 정도로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해온 경험이 고등학교 때 이후로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교와서는 공부는 저멀리 치워두고 그때그때 임기응변식으로 필요한 시험만 겨우겨우 쳐서 졸업하고 취직하고 적당히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꿈트리숲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슬럼프는 어쩌면 치열함의 반증이니까요. 그러다보니 저의 능력은 고등학교 졸업 때에 비해 무엇하나 나아진 것이 없네요. 그저 나이를 먹고 체력은 떨어졌고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다행이지요. 그 과정이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하루하루 그저 해나가려고 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셔요~

  5. 섭섭이짱 2019.02.22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호~~ 오늘은 슬럼프에 대한 얘기네요...
    언제부턴가 슬럼프가 있다는걸
    좋게 받아드리기로 했어요.
    그만큼 뭔가 더 잘하려는 마음이 있다는거니까
    '그래 난 아직 열정이 있구나' 라고요.

    말씀하신대로 슬럼프가 있을때
    그냥 밀어붙이라고 하셨는데요. 정말 공감합니다.
    저는 이제 뭘 배울때 그냥 이건
    '콩나물 시루' 에 물을 준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콩나물 시루' 라니..
    어떤 내용이지 하실거 같은데요..
    그 내용을 제가 말하는거 보다
    좋은 글이 있어 그 글을 인용해봅니다.
    아이 교육에 대한 내용이지만
    그 부분을 자신이 현재하고 있는 공부나
    슬럼프에 빠진 내용으로 대체해보면
    공감이 갈거라 봅니다 ^^

    -------------------------------
    콩나물시루에 물을 줍니다
    퍼 부우면 퍼붓는 대로
    그 자리에서 물은 모두 아래로 빠저 버립니다
    아무리 물을 주어도
    콩나물시루는 밀 빠진 독처럼
    물 한방울 고이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콩나물은 어느새 저렇게 자랐습니다
    물이 모두 흘러버린 줄만 알았는데
    물은 보이지 않는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물이 그냥 흘러 버린다고
    헛수고를 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을( => 영어실력) 키우는 것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는 것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물이 다 흘러내린 줄만알았는데
    헛수고인줄만 알았는데

    저렇게 잘 자라고 있어요
    물이 한 방울도 남지 않고
    모두 다 흘러버린 줄 알았는데
    그대로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물을 주면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자라요
    보이지 않는 사이에 우리 아이가 (=>영어 실력이)

    -이어령<천년을 만드는 엄마>중에서-

    ----------------------------------------

    처음 이 글을 읽고는 이건 바로
    적어놔야겠다고 생각한 글이었는데요.
    뭔가 잘 안될때마다 읽어보고 있습니다.

    오늘글은 제 자신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고
    공부(운동) 를 더 열심히 하게 하는
    자극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생각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민식 교장 선생님~~~~~

  6. kuaile 2019.02.22 0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럼프와 콩나물 물주기...재밌네요!^^

  7. 라온 2019.02.22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을 읽으며 내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정말 무지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대학과정을 마치며 아.. 이제 공부 진짜 끝이다 ㅋㅋ 했었습니다.
    근데 인생을 점점 살다보니 이런저런 책을 읽고 배움의 중요성에 대해 스스로 깨우쳐가고 있습니다.
    제가 좋은 책을 읽고 깨닫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 남편에게 전달해줘도 귀담아 듣지 않던
    남편이 책을 읽어보라고 선물해주자 억지로 읽었지만 ㅋ 약간 행동의 변화를 보여 참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운좋게 김민식피디님의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란 책을 읽고 올해부터 초보 영어회화책 외우기를 하고 있지요~ 책 절반 아직 못온것 같은데 시작시점과 실력이 큰 차이가 없는것 같아 실망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ㅡㅡ
    전 초보자이기에 슬럼프라고 갖다 붙일수도 없고 ㅋㅋ 스스로를 격려하고 믿고 계속해서 나아가겠습니다!

  8.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2.22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영어회화100일의 기적을 통째로 외우기를 시도 했습니다.
    아직 한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마음에 조바심이 생기더군요.
    그래도 이만큼 했는데, 아직 발전이 없네? 하면서요.
    그러다 어제 영화를 보다 들었습니다.
    제가 여지껏 외운 문장 중 똑같은 두 문장을요.
    어찌나 반갑고 뿌듯하던지.
    그리고 또 마음이 바꼈습니다.
    한달해서 두 문장 있었으니, 한달 더 하면 네문장...
    그리고 좀 더 하다 보면 언젠가 다 들릴날이 있겠구나 하구요.
    슬럼프라고 하기엔 아직 아는게 많지 않습니다.
    그저 조바심 나는 와중에 해소 됐던 저의 일화입니다.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9. 아리아리짱 2019.02.22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아리아리!
    본격적 블로그 글쓰기 1주일쯤 지나니 벌써 저장고가 빈 느낌입니다. 이런 생짜 초보가 슬럼프가 올리는 만무하고, 워낙 쌓인게 부족한가봐요!
    8년이상을 블로그에 끊임없이 글 올리신 싸부님(교장 선생님)존경힙니다.
    기~냥 밀어 붙이고 나아가기!
    한걸음 한걸음 떼어내서 왼발 오른발 전진하기!
    '공짜로즐기는 세상' 우수제자(문하생) 꿈트리숲님도 정말 대단하세요. 블로그 글쓰기를 1년정도 꾸준히 하심이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새삼 알겠어요.
    섭섭이짱님(첫째문하생)의 '콩나물 시루'론 격하게 공감됩니다. 영어 언저리 20~30년 세월이 때론 슬럼프도 오지만 놓지 않고 있는것만도 기특하다고 스스로를 쓰담쓰담하며 오늘도 콩나물시루 물주기인 '영어책한권 '외우기 go go!

  10. 하하하 2019.02.22 1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드디어 저도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했어요. 읽기만 하고 쓰는 건 역량이 안 돼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피디님이 쓰신 '혼자 읽고 마는 것과 글로 써서 남기는 것, 독서는 나를 위한 행위이지만, 글로 남기는 것은 타인을 위한 행위입니다. 우리는 타자를 위해 일할 때, 성장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거든요.' 이 글이 저를 변하게 했답니다.

    영어문장 외우는 건 아직 도전을 안 하고 있지만(잘 못 외우는 내가 싫어서) 글 잘 못쓰는 나를 받아들이고 시도했듯이, 조만간 영어문장도 외우는 날이 오지 않을까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늘 저에게 낯선 세계를 보여주시고 또 새로운 세계로 도전하게끔 글을 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11. 은하수 2019.02.22 1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대를 나오신 아버지는 단무지 ('단순,무식,지* 또는 지저분'으로 (일부) 공대생들을 놀리는 말ㅋ) 답지 않게 책을 많이 읽으시고 음악, 예술에도 관심이 많으시며, 직장다니셨을 때는 해외출장 업무로 영어와 일어를 잘하셨어요.

    당신이 영어 공부했던 때는 마땅한 책도 별로 없었을 때인데 요즘은 영어 공부할 게 널려 있다면서 요즘 시대에 영어 못하는 사람은 본인이 게을러서이다라고 말씀하시곤 하죠.

    제가 생각해도... 문법 알겠다, 단어 알겠다, 심지어 영문과를 부전공까지 했는데(스펙하나 늘려볼 요량으로 겨우 학점만 딴거지만) 영어문장 하나 자신감 있게 말 못한다는건 순전히 제 잘못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업무에 영어를 안쓴다는 이유로 남 영어 잘하는거 부러워만하다가
    올해 초 '영어 책 한권 외워 봤니?'를 읽게 된거죠!

    두달 째 영어문장을 외우고 있는데 아직 슬럼프가 올 단계는 아니라 무조건 하려고 합니다. 지금 저한테는 영어책 한권 외우는게 최선이니까요!
    이 기막히고도 기본적인 방법을 제가 처음 할 생각은 못하고 먼저 그 길을 걸어가신 pd님을 보고 나서야 더 이상 영어 공부에 핑계를 못대고 시작합니다.
    pd님을 만난 후 앞으로 제 인생이 뭔가 다 달라질것만 같은
    설레임을 안고서!!!

  12. 김수정 2019.02.22 2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필리핀 팔라완으로 여행가서 그나마 더듬더듬 제가 꼭 필요한 말들만이라도 할 수 있게 된 것이
    피디님의 암송법으로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1회 암기한 덕분인것 같아요.
    2회 암기하려고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다 까먹었지만 말예요ㅋㅋㅋ
    2회독 하고 지치면 영화에 한 번 도전해봐야겠어요!
    슬럼프에 한 번 빠져보고 싶은 1인입니다^^

  13. 샘이깊은물 2019.02.22 2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분야든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수련의 마디마디에 찾아오는 어려움을 견뎌야 하지요.
    그 과정 속에서 한 마디를 오롯이 지나고 조금 더 나아갔다는 걸 느낄 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지만 질질 끌기만 했는데, 이제는 물러나지 않고 구체적으로 실천해볼래요.^^

  14. 오또기 쭘마 2019.02.23 05: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초회화를 하고 있는데 한 번씩 막연하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올때가 있습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아마도 그냥 책을 덮고 포기했을거예요.
    하지만 피디님의 책과 강의를 들은 저는
    이제 천천히는 갈지언정 포기는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가다보면 제가 바라는 내가 서 있을걸 생각하니
    무한 행복해집니다. ㅎㅎ

2018 터키 여행기 11일차


이스탄불의 명물 중 하나인 보스포러스 해협의 유람선을 타는 날입니다. 아침에 선착장에 나갔더니 인근 지역에서 배로 출퇴근하는 이가 많은가봐요. 배는 많은데 어떤 배를 타야할지 몰라 관광안내소에 갔어요. "긴 걸 원하니, 짧은 걸 원하니?" 하고 묻는군요. 긴 건 6시간, 짧은 건 90분이랍니다. 90분 짜리로 선택하고 배를 타러 갑니다. 배삯은 20리라, 우리돈 4천원입니다.

여기서도 갈매기들이 유람선을 쫍아옵니다.

빵을 던져주는데요. 새들의 공중제비를 보는 맛은 한국보다 못해요. 역시 갈매기 묘기 비행을 보는데는 새우깡이 최고거든요. (피피엘 아닙니다. ^^) 

새우깡은 가벼워 허공에 뜬 시간이 길고 한 입에 낚아채기도 좋아요. 빵조각은 무겁고 한입에 채기 쉽지 않아요. 결국 여기 새들은 바다에 떨어져 젖은 을 먹습니다. 마른 새우깡이 더 맛있을 텐데 말이죠. 갈매기는 한국 아이들이 호강하는 것 같아요.

배를 잘못 탔나봐요. 대여섯번 섬이나 항구에 서더니 갑자기 여객선의 마지막 종점이라고 내리라고 하는군요. 시간을 보니 오전 11시 10분입니다. 9시 40분 배니까 원래대로라면 이스탄불에 도착해야 할 때인데 말이지요. 

이스탄불 가는 배는 오후 1시에 있답니다. 오후에 비행기나 열차를 타야했다면 큰일날뻔했어요. 역시 여행은 알 수 없습니다. 항상 예상밖의 일들이 일어나요. 그래서 저는 이나 외곽 여행 갈 때는 하루나 이틀 여유있게 갑니다. 당일에 못 돌아올 수도 있거든요.

뷔위카다 섬입니다.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요. 보니까 항구 근처에 관광객에게 자전거를 빌려주는 가게가 많습니다. 공급이 많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겠지요. 아마 이 섬은 자전거로 돌아보기 좋은 곳인가봐요. 1시간에 10리라 (2천원)에 내고 한 대 빌립니다.

계획에 없던 여행지입니다. 갑자기 배가 끊겨서 이 섬에서 한 시간을 보내야 해요. 지도도 없고, 사전 정보도 없는 곳입니다. 이런 섬에서 자전거 여행을 할 때 길찾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관광 마차를 따라갑니다. 마차가 다니는 길이 관광루트일테니까요. 마차가 보이지 않을 때는 길에 널린 말똥을 쫓아가거나 말똥 냄새를 따라갑니다. 

대도시에 가서 Hop on and off 버스를 보면 노선도를 공부합니다. 관광지 위주로만 다닐테니까요. 

고급 저택이 많은 걸 보아, 이스탄불에 사는 부자들의 휴양 섬인가 봐요. 

작은 섬이라 차는 없고 섬주민이 타는 자전거와 관광객이 타는 마차만 다닙니다. 자전거 여행하기 참 좋은 섬이네요. 섬 한바퀴 도는데 자전거로 1시간 걸립니다.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로 간다' 이날은 잘못 탄 배가 목적지로 데려다줬네요. 터키에서 섬 자전거 여행을 즐길 줄은 몰랐어요.


점심은 바닷가 식당에서 닭꼬치구이를 시켰어요. 치킨 시쉬라고 부르는...  16리라, 우리 돈 3200원입니다. 관광지 물가치고 정말 저렴하지요? 터키 물가, 정말 환상이에요. 


배를 타고 다시 이스탄불로 갑니다. 바다에서 보이는 섬마을에 작별 인사를 고합니다. '안녕, 우연히 너를 만나서 반가워. 무작정 찾아온 나를 반겨줘서 고마워.' 


숙소에서 잠시 쉰 후, 저녁 먹고 다시 탁심 거리로 나갑니다. 영화 <스타 탄생>을 봤어요. 관람료는 15리라 (3천원). 극장에 관객은 없지만 설비는 좋아요. 영어 대사에 터키어자막이라 감상에 문제는 없고요. 역시 20대에 돈 한 푼 안들이고 한 영어공부가 내 인생에 가장 남는 장사였어요.

<스타 탄생>, 참 잘 만든 음악영화입니다.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같이 현장음을 살린 음악편집이 좋네요. 처음 무대 올라가기전 베이스 기타 둥둥 거리는 소리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영화를 좋아해서 한때 취미는 홈시어터 가꾸기였죠. 아이들이 크면서 포기했어요. 거실에서 아빠가 어두컴컴한 암막커튼 치고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서재에서 책읽고 글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집에 홈시어터를 아무리 잘 꾸며도 영화는 극장 화질이나 음질을 못 따라가더라고요. 장비에 돈을 들이는 건 끝이 없고요. 결국 홈시어터 포기하고 조조 관람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영화는 역시 극장에서 보는 게 최고에요. 

이렇게 또 이스탄불에서 하루가 저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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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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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02.21 07: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르하바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터키 여행이 끝나거 같아 아쉽다고 썼는데..
    이런 이런 저만의 착각을 하다니 ㅋㅋㅋ
    잘못쓴 댓글이 보너스 여행으로 데려다줬네요.

    정말 다른 일정 있었으면 큰일났을뻔 했네요.
    외곽이나 배를 탈때는 여유있게 일정을 잡고
    여행 하라는거 명심하겠습니다.

    밤마다 영화관람 좋은데요.이건 미쳐 생각을 못했는데...
    이런게 혼자하는 장기 배낭여행의 묘미같아요.

    오늘도 재밌는 터키 여행하고 갑니다.
    터키 여행 다음편도 기다려집니다.

    테쉐쿠르 에데림(감사합니다)

  2. 은하수 2019.02.21 08: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뮤지컬을 보고 왔어요~
    그리 어려운 대사가 아닌데도 무대에 집중 못하고 한글 자막과 번갈아 보다 보니 제대로 즐기지 못했어요ㅜ
    아~~ pd님이 계속 생각났어요...
    역쉬 영어하나로 터키에서도 영화를 즐기셨네요~ 20대 때 영어를 마스터 할 생각을 하셨다니...
    난 도대체 뭘했나... 그 파릇할 때 뭐 하나 기똥차게 잘하는거 하나 만들 생각 못하고 젊음을 흘려보냈나.. 하고 다시 한번 자책을 하려다 에고 지금부터라도 잘하자 다짐으로 바꿉니다.

    두달 가까이 영어회화 외우고 있는데 하루분량 외우는건 쉬운데 쌓이니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평생의 소원이었지만 실천하지 않았던 영어공부에 대해 더이상 핑계댈 수 없는, 저한테 정말 딱맞는 방법을 알려주신 pd님께 감사드립니다!!!^^

  3. 한PD 2019.02.21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치 제가 직접 여행을 하는 느낌의 글. 언제나 생생하게 느끼며 읽고 있습니다:)

  4. 꿈트리숲 2019.02.21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 갈매기들이 한국 새우깡을 맛봤더라면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할지도 모르겠어요.
    이것은 과자인가, 새우인가? 하고 공중제비
    열바퀴는 너끈히 하고도 남을거에요.ㅎㅎ

    전 새를 무서워해서(그러고보니 전 동물과
    안친하네요) 과자 던져주는 거 안해봤는데
    남들 하는 거 보면 참 신기하더라구요.
    새들이 과자를 저렇게 좋아하나. 자기들 주식도
    아닌데 싶어서요.^^

    괌 여행때 바다로 스노쿨링 나가는 배안에서
    현지인이 어눌한 한국어로 새우깡을 건네며
    "맛있어, 더 먹어" 했던 기억이 생각나요.
    새우깡은 이제 글로벌화를 넘어 현지화되는
    듯한 느낌이에요.
    터키 항구에도 새우깡 좀 들여놔야 할 듯 싶네요.
    찬 바다에서 바닷물 젖은 빵만 먹어가며 관광객을 위해 열일하는 직원의 만족도를 위해서요.~~^^

  5. 김수정 2019.02.21 0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의 극장에 가서 영화를 관람하실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부럽습니다.
    외국 여행이 두려운 이유는 언어장벽이 가장 큰 것 같아요.
    매일 조금씩 공부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너무 조금씩 하나봐요ㅎㅎㅎ^^;;;

  6. 아리아리짱 2019.02.21 1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관광지 길 찾기의 꿀팁!
    한적한 곳에서는 관광마차 따라가기에 말똥쫒아가기, 말똥 냄새 따라가기!
    대도시에서는'Hop on and off'버스노선 따라가기! 역쒸 공짜로 즐기는 세상 고수님의 꿀팁입니댜. 덕분에 우연히 만난섬 '뷔위카다섬'구경 잘했습니다.

  7. 보리랑 2019.02.21 1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 영화 <A Touch of Spice> 안보셨으면 권해드립니다. 음악도 아름다우니 유튜브에서 감상해보세요. 울릉도에 갈때는 휴가 남겨놓지 말고 가라합니다. 못나오더라도 휴가 안까먹게요ㅎ

  8. 2019.02.21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저번 편이 마지막인줄 알았어요.
    터키편 마무리 소감까지 진지하게 쓰면서도 "좀 더했으면" 섭섭했는데 이틀뒤에 바로 터키 다음편이 뙇 ㅎㅎㅎ
    착각한 건 섭섭이님과 저 둘인가요? 기념으로 하이파이브나 한번 하시죠.
    피디님도 마무리 멘트 날리는 댓글 보고 웃겨서 서둘러 좀 빨리 올리신 듯...
    먹음직스러운 닭꼬치구이 한접시가 3200원이라니 좋네요.
    터키 물가 보고 있으면 한국 주부들 여행가면 가계부 쓸맛 나겠다는 생각 들고 그러네요.
    마차랑 자전거만 있는 섬구경 잘했습니다.
    생생한 사진과 피디님 코멘트 보고 있으면 눈으로만의 여행도 꽤 괜찮은 느낌입니다.

    • 섭섭이짱 2019.02.21 1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 피디님이 댓글보고 어라?
      하시면서 약간 빨리 올리신듯해요 ㅋㅋㅋㅋㅋ

      혼자라서 뻘쭘했는데....
      하이파이브요~~~~~ 🙌

    • 2019.02.22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주 봐서 저 혼자 친해진 섭섭이짱님과 하이파이브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짝짝짝 ^^

  9. 샘이깊은물 2019.02.22 2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획에 없던 여행지에서 관광 마차를 따라가는 것, 지혜롭네요! 정보가 없더라도 충분히 산책을 즐길 수 있겠어요. 우연히 만난 섬에게 반가웠다고, 고마웠다고 건네는 인사도 다정하고요. :)
    저도 장비빨이 필요 없는 취미를 선호해요. 점점 더 덜어내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어요.

  10. 오또기 쭘마 2019.02.23 0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상치 못한 장소에 도착해도 당황하지 않으시고 그 시간을
    오히려 즐기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세요.
    오늘도 한 가지 배우고 갑니다.ㅎㅎ

좋아하는 저자가 신간을 내면, 얼씨구나 신이 나 서점으로 달려갑니다. 1월 30일에 나온 <뉴스와 거짓말> (정철운 / 인물과 사상사), 2월 2일 서점에서 샀어요. 한국 언론 오보의 역사를 다룬 책이지만, 낄낄 거리며 읽었어요. 이승만 대통령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클 대大자 대신 점 하나가 더 찍힌 개 견 犬 자를 쓰는 바람에 신문에 大統領 대신 犬統領이라고 나갔어요. 대통령을 개로 만든 바람에 곤혹을 치른 신문사 이야기... (사건 이후로는 대통령이란 글자 3개를 통으로 묶은 활자 조판을 만들었다고...) 동물원에서 찍은 벵골산 호랑이 사진을 신문사에 보냈는데, 멸종된 한국산 호랑이 발견!이라고 호들갑을 떤 것도 웃겼어요. 
2017년 4월 1일 만우절날, 데니스 홍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런 농담을 올렸어요. '지난 주 아마존 제프 베조스 회장을 만나 비밀 미팅을 하고 비행기 조종 트레이닝을 받았다' '민간 우주 비행사 중 1명으로 선정되어 이제 우주로 간다'고요. 만우절 농담임을 인지하지 못한 기자들이 특종으로 보도합니다. 홍 교수는 동행할 우주비행사들의 이름을 이렇게 적었는데 말이지요. 'Chum Taboa' (첨 타봐) 'Wooju Ghanda' (우주 간다).

시트콤 피디로 일하면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웃음 더빙할 때입니다. 녹음실에 50명의 방청객을 앉혀놓고 시사를 합니다. 일주일간 촬영하고 편집한 내용을 함께 보는데요. 여기서 녹음한 웃음소리가 시트콤에 깔리는 방청객의 리액션이에요. 시트콤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때로는 웃겨야 할 장면에서 웃음이 터져나오지 않아 난감할 때가 많아요. 대본 회의나 리딩 때는 웃음이 터져나온 장면인데, 내가 찍어놓으니 재미가 없는 거죠. 쥐구멍이 있으면 숨고 싶어요. 웃기지 못하는 피디는 죄인이라 느꼈는데요. <뉴스와 거짓말>을 보고 느꼈어요. 분노를 자극하는 거짓 뉴스에 비하면 애교였구나.....
 
<미디어오늘>의 정철운 기자가 책에서 21세기 최악의 조작 방송으로 꼽는 '찐빵 소녀' 사건. 2008년에 휴게소를 운영하는 부부가 정신장애인을 고용해 강제로 일을 시켰다는 SBS <긴급출동 SOS24> '찐빵 파는 소녀' 방송이 나갑니다. 그 뉴스를 보고 많은 시청자들이 분노하지요. 

방송 이후 휴게소 부부는 '휴게소에서 지적 장애가 있는 소녀를 4년간 구금한 채 임금도 주지 않고 막일을 시키며 찐빵을 팔게 한 뒤, 찐빵을 못 팔면 칼과 흉기로 온몸을 찔러 상해를 입히고 외부 사람들이 상처를 물으면 자해했다고 대답하도록 교육을 시킨' 파렴치범이 되었다. 제작진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해 진실을 이야기하게끔 도와주고 휴게소 주인을 고발해 구속시키고 소녀를 평온한 가정으로 돌려보낸' 정의의 파수꾼이 되었다.

(214쪽) 

부부 중 아내는 상습 폭행 혐의로 구속되고요. 6개월 넘게 감옥에 갇히고 심지어 징역 5년형을 구형받습니다. 지적장애자를 착취한 악당으로 방송에 나간 탓에 사회적으로 생매장 당하는데요. 알고보니 이들은 방송 조작의 피해자입니다. 이들을 폭행범으로 몬 주요 공소사실은 나중에 무죄로 판결 납니다. 애꿎은 욕받이로 살고 억울한 옥살이까지 했지만, 정작 무죄 판결이 난 다음에 부부에게 사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들은 자신들의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자 방송사와 신문사에 전화를 걸지만 아무도 들어주는 이가 없어요. 언론사는 침묵의 카르텔입니다. 동종업계의 치부를 들추는 일은 하지 않아요. 그 탓에 거짓 뉴스가 만연하는 거죠. 결국 부부는 미디어를 감시하는 미디어, <미디어오늘>의 사무실로 전화를 겁니다.     

2010년 어느 여름날, 편집국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넘겨받은 전화 내용은 쉽게 믿기 어려운 단어로 가득했다. 조작 방송, 무죄, 정신병원, 혈흔, 국과수, 구속...... 제보자는 "MBC, KBS, 한겨레, 경향신문 아무 곳도 기사를 써주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잘못 걸렸다' 싶었다. 
하지만 거짓말을 한다고 판단하기에는 구체적이었고 수화기 너머로 억울함과 간절함이 느껴졌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내용이 뒤죽박죽이었다.

(<뉴스와 거짓말> 218쪽)

인터넷 게시판 문화가 활성화되기 전인 1990년대, 저도 가끔 MBC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제보 전화를 받을 때가 있어요. 억울한 일을 겪은 이들이 방송에 호소하는데, '잘못 걸렸다'고 생각하지요. 정철운 기자는 전화의 주인공을 만나러 갑니다. 여기서 반전이 시작됩니다. SBS 제작진을 상대로 취재를 시작하고 2010년 6월에 이 사건을 기사화합니다. 누군가 자신들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주고 방송의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한 순간, 부부는 힘을 얻지 않을까요? 2010년 11월, SBS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시작합니다. 약자의 반격이 시작되지요.

그리고 1심 법원은 2012년 2월 23일 선고에서 " 이 사건 방송 내용은 허위 사실일 뿐 아니라, 제작진이 이미 자신들만의 사실과 결론을 도출하고 줄거리를 구상한 다음 이에 맞추어 취재 및 촬영을 진행하고 줄거리에 맞게 편집해 제작한 악의적인 프로그램'이라고 결론 냈다. 

(220쪽)

이 사건 판결은 2013년에 고등법원에서 최종 확정되고요. SBS가 휴게소 가족에게 지급할 위자료 액수를 3억 원에 산정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립니다. <긴급출동 SOS24>는 2011년에 폐지되었고요. 사건의 결말은 이러했으나 이들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이들은 거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대다수 언론인이 '기레기'로 취급받는 현실에서 기억해야 할 역사가 있다면 그것은 '오보의 역사'다. (...) '기레기 저널리즘'은 오보의 시대와 무관치 않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 사회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극우의 가짜 뉴스로 혐오와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가짜뉴스의 득세는 그동안 실패를 반복해온 저널리즘이 자초한 일이다.
오보를 기록하는 이유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 책은 훗날 언론계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후배들과 슬기로운 시민들을 위해 쓰였다. 

(13쪽)

저는 개인적으로 정철운 기자를 좋아합니다. 그는 진짜 파이터거든요. 정의감이 투철하기로는 뒤지지 않는 또다른 파이터, 주진우 기자는 책의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저널리즘은 죽었다. 기자는 멸종 위기다. 팩트가 대수인가? 돈이 중요하지. 정의가 소용 있나? 승진이 먼저지. 정철운은 기자다. 기자가 저널리즘의 본질과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보를 통해서. 보존 가치가 있다. 
-주진우 <시사IN> 기자

피디나 기자 지망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고요. 가짜 뉴스의 폐해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가짜 뉴스를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짜 뉴스를 기록하는 일입니다. 가짜 뉴스를 통해 누가 어떤 이득을 보았는지 따져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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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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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19.02.20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교) 자격없는 선생님 있어도 동료라 어찌 하지 않아요 (병원) 의료사고는 거의 100% 규명불가 + 돈되는 재왕절개수술 한국이 1위. 선생님, 의사선생님 이런 댓글 죄송합니다.

  2. 꿈트리숲 2019.02.20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데니스 홍 교수 얘기 부분을 읽다가 완전 빵터졌어요. 저렇게 쉬운 농담도 못 알아채나 싶네요. 교수에 대한 색안경을 끼고 있어서 뭐든 대다한 얘기로 받아들이나봐요.

    가끔씩 리얼예능에서 조작 방송으로 피해를 봤다고 얘기하는 걸 들어요. 방송인은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인가. . . 생각해보네요.
    재미도, 시청률도, 돈도, 승진도 진실 보다는 후순위일 것 같은데, 제가 방송인이 아니어서 넘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는건지. . .

    실수와 실패담은 웃고 넘기기에 좋지만
    다음을 위해, 다음 사람을 위해서는 꼭 기록해둬야 할 좋은 지침서 같다 생각합니다.
    조작된 뉴스가 더는 안나왔으면. . .
    가짜 뉴스를 안 믿는 우리가 됐으면. . . 좋겠어요.^^

  3. 오또기 쭘마 2019.02.20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뒤늦게 진실이 밝혀지는걸 보면 정말 황당하고 화도 납니다.
    소수 몇명이 아니라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단체를 위해 거짓과 속임수를 서슴치않는 세상이
    너무 무섭고 씁슬해지기까지 하네요

  4. 여행맘 2019.02.20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오늘도 책 리뷰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터키 여행기와 자전거 여행기도 즐겁게 읽고 있어요^^

    저는 작년 11월 교대역 다꿈스쿨에서 열렸던 김민식 피디님 강의를 들으러 광주광역시에서 날아갔던 여행맘이라고 합니다. 피디님 강의가 너무 좋아 항상 기억에 담고 있는데
    제주를 지키는 플라스틱프리챌린지란 프로젝트에 저를 지목해주셔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어요^^
    누구에게 부탁드릴까 하다 피디님이 생각나서 고민고민하다 지목드립니다~

    강의에서도 댓글은 모두 읽어보신다고 하셨는데~~~ 댓글을 읽으시면 챌린지 참여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도 쭈뼛쭈뼛 여쭤봅니다^^


    *진행 방법은 이렇습니다^^

    1. 본인 텀블러나 머그컵 사진 인증하고

    해시태그 #플라스틱프리챌린지 쓰기

    2. 2명 이상 지목하기

    3. 지목받으신 이웃님은 48시간 내에

    포스팅하기


    제 포스팅은 이곳입니다^^
    https://blog.naver.com/gotofamily/221470202606

    강의를 듣고 올린 후기도 부끄럽지만 들이댑니다^^ ㅎㅎ
    https://blog.naver.com/gotofamily/22139379450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블로그를 피디님 책에 용기를 얻고 시작했고~
    이렇게 용기내어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구요^^


  5. kuaile 2019.02.20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6. 아리아리짱 2019.02.20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요즘 언론의 진실성,편향성 때문에 아예뉴스를 보고 싶지 않아요! 언론이 권력과 돈에 기대어 더거대한 권력이 되어,마구 휘둘러 대는 그 칼날에 힘없는 약자들은 너무싑게 무너집니다.
    정의로운 사회구현은 언론의 역활이 가장큰데
    요즘 많이 안타깝습니다.

    유튜브에서 '노무현 재단 유시민의 알릴레오'7회차를 보면 언론구조의 현주소를 정확히 아는데 도움이 되더군요!

  7. 2019.02.20 1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닉슨 대통령 시절, 회사가 끝장 날 수 있음에도 배짱있게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워싱턴포스트를 보고 (정부의 한 인사가 그거 보도하면 "캐서린의 젓꼭지를 세탁기에 돌려버리겠다"했다고 하죠. 캐서린 그레이엄은 당시 워싱턴 포스트 사주였어요) 능력있는 젊은이들이 희망직업을 기자로 많이 바꿨다고 해요. 정의로운 기자는 참 멋있지요.
    한국에 펙트보다 화제성만 중시하는 기레기도 있는 반면, 정철운 기자님같은 분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것 같아요
    청률에 집착해 소설 써재낀 방송국 취재팀보고 언론에 회의를 느끼게 한 후. 바로 참기자 정철운님이 나와서 언론혐오증 치료해주는 스토리요.

  8. 김수정 2019.02.20 1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인터넷으로 접하는 기사나 뉴스를 보면
    기자의 자질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게 될때가 많아요.
    물론 정의롭고 훌륭한 기자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기레기라는 수치스러운 별명을 없앨 수 있는건
    기자 본인들 뿐인것 같아요.
    가짜뉴스로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버리는건
    기자로서의 정의감은 물론 인간으로서의 양심도 버리는 행위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 피해자분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추측해보니
    가슴이 참 먹먹하네요.
    언제든 내게도 기자들의 펜촉이 날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렵기도 합니다..

  9.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2.20 15: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번이고 글을 썼다가 지움니다.
    그만큼 요즘 기자들의 행태에 할 말이 많나 봅니다.
    몇 번 지우면서 욕도 많이 했습니다.
    분노 할 일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동종업계 치부를 들추지 않는 게 공공연한 사실인데,
    부부의 억울함을 먼저 생각하는 정철운 기자나,
    목숨걸고 취재하는 주진우기자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그 분들께 힘을 실어주는데 일조하겠습니다.
    꼭 읽어 봐야 할 책인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10. 혜린 2019.02.20 1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회사에서 동료들끼리 이 사회에서 진정 갑인 직업은 “기자”라고 했었는데 때마침 이 책을 소개해주셨네요. 저마다의 고충이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직업적 양심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직업이 그러하겠지만 기사의 영향력과 불가역성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런 것 같아요. 남은 저녁도 편안하시길!

  11. 섭섭이짱 2019.02.21 0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정철운 기자의 신간이 나왔었군요.
    이전에 소개해주신 정기자의 <손석희 저널리즘> 도
    재밌게 읽었던터라 이 책도 기대가 크네요.

    요즘은 따옴표 기사 난무하고 제대로 된
    기사는 없어서 뉴스 보기가 꺼려지더라고요.
    이런 기자분들이 많아져야 할텐데.....

    이 책도 바로 구매하러 갑니다 ^^
    정철운 기자님 앞으로도 좋은 기사 많이 만들어주세요.
    파이팅~~~~~~~~~


  12. 교양이 2019.07.21 0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실을 철저히 덮고 있는 우리나라 언론이 얼마나 오보를 하는지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김민식 PD님?
    정상인가요 아님 무슨 속사정이라도 있을까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김 PD님의 냉철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8 터키 여행기 10일차 (2편)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 맞은 편 거리를 걷는데, 사람들이 줄을 선 걸 봤어요. 저긴 무얼까? 궁금해서 표를 끊고 들어갔습니다. 


바실리카 시스턴이라고 로마 시대에 만든 지하 저수조네요. 들어가면 사방이 캄캄합니다. 

플래시 기능을 끄고 찍는 순간,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육안으로보면 그냥 캄캄한 지하실이에요. 

입이 딱 벌어집니다. 로마 시대에 만든 저수 시설입니다. 세상에 그 옛날에 어떻게 이런 시설을 지하에 만들 생각을 다 했을까요? 로마인들의 물에 대한 집착은 놀라워요. 로마 여행 가서 가장 놀란 건 물을 나르기 위해 만든 수도교였어요. 산에서 물을 도시로 나르기 위해 만든 거대한 지상 수로.

로마 제국의 수도교 (위키 피디아 자료 사진)

생각해보면 문명이 발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물입니다. 

위키 백과의 소개에 따르면...

예레바탄 사라이(터키어: Yerebatan Sarayı)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동로마 제국 시대의 지하 저수지로, 그 뜻은 ‘땅에 가라앉은 궁전’이다. 바실리카 시스턴(Basilica Cistern)이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하 궁전은 현존하는 동로마 제국의 저수지 가운데서도 이곳이 가장 최대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이스탄불 역사지구의 한 축으로서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있으며,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아야 소피아로부터 맞은편 방향으로 디반 욜루의 맨 위쪽 부근에 위치해 있다. 지하 궁전은 1987년에 수백 년 동안 쌓인 진흙과 폐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면서 복원되었다. 본래 황실 수도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에 공사를 시작하여 유스티니아누스 1세 때인 532년까지 진행되었다고 한다. 지하 궁전의 위치는 본래 황궁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했었지만 오스만 제국 시대에 폐쇄되었다.


오늘날 이곳은 대성당처럼 336개의 둥근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천장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빛을 발산하는 지하실 형태로 되어 있다. 이곳에는 아직도 어느 정도의 물이 담겨 있는데, 이 위로 세워진 다리는 관광객들에게 큰 볼거리이다. 대단히 인상적이기 때문에 영화 세트로 쓰이기도 하고, 이스탄불 예술 비엔날레 기간 동안에는 시청각 시설로 쓰이기도 한다.


약간 무서운 공간을 걷다보니, 어릴적에 본 '귀신의 집'이 생각나요. 놀거리나 볼거리가 따로 없던 시골에 어느날 '귀신의 집'이 시골에 온 거죠. 초등학생 시절, 용돈을 모아 동생 손을 잡고 갔어요. 입구를 들어서니 깜깜하니까 동생이 무섭다고 울었어요. 직원분이 무서우면 눈을 감고 따라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와 동생은 눈을 감고 어두운 통로를 걸어갔어요. 그 어두운 통로 끝에 귀신의 집이 나오는줄 알고 꾹 참고 걸었어요. 어서 이 복도가 끝나길 바랐는데 길이 끝나는 곳에 나와보니 우린 거리에 나와 있었고 그게 끝이었어요. 재미난 거 보여준다는 얘기에 용돈까지 보탠 동생은 정작 눈을 감고 있었기에 아무 것도 본 게 없는데 벌써 끝났다는 얘기에 또 울음을 터뜨렸지요. 어려서 무서운 게 정말 싫었는데 이제는 공포체험을 위해 돈까지 낸다는 게 참 신기하지요?

힘든 일이 있을 때, 눈을 꼭 감고 어서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는데요. 어쩌면 그렇게 견디는 시간도 인생의 일부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으스스한 지하세계를 나와 밝은 지상으로 향합니다. 왁자지껄 밝고 활기찬 곳으로...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입니다. 동대문시장같은 곳인데요.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 시절, 카라반의 종착지였어요. 학교에서 물건 내다파는 바자회 한다고 할 때, 바자의 어원이 이슬람어로 시장을 뜻하는 바자랍니다.

1461년에 세워진 시장이랍니다. 이스탄불에서는 시간의 스케일이 어마어마해요.

돌아다니며 아이쇼핑하는 맛이 있어요. 카펫이며, 기념품이며, 골동품이 많습니다.

제가 찾은 곳은 헌책방 골목입니다. 역시 책벌레는 책냄새를 잘 맡아요. 

M2라는 전철 노선을 타고 쉴레이마니예 모스크를 찾아갑니다. 이스탄불 거리를 걷다보면 바다 건너 모스크가 보여요. 말인즉 이 모스크에서 보면 전망이 좋다는 뜻이겠지요. 

자원봉사자가 회당에 대해 영어로 설명을 해줘요. 터키 여행 와서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어요. 대단한 문명을 일군 사람들이에요. 이런 문명은 전쟁과 폭력보다 평화와 화합 속에 이뤄집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유대인이나 크리스천을 포용하기도 했고요. 우리가 이슬람하면 폭력을 연상하는 건 미국 영화 탓이 크죠.


이스탄불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모스크가 많아요. '박세리 효과'가 아닐까요? 아야 소피아를 보며 자란 사람들이니 커다란 건축물을 짓는 것도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누군가 해내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 보고 꿈을 키우는 이들이 생겨나요. 그게 지금 LPGA를 한국 선수들이 장악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에 먼저 도전하는 사람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런 이들이 세상을 바꾸니까요. 

휴가를 보내는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한때 일벌레처럼 일만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일에 올인하면 위험할 수 있어요. 일이 사라지는 순간 존재의 의미도 사라지거든요. 일 잘 하는 나도 좋지만, 잘 노는 나도 중요해요.

노는 것도 삶의 일부거든요. 노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 여긴다면 노는 걸 경원시하고, 놀 때 죄책감이 생기지요. 유배 시절 마음먹었어요. '저들은 내게 일을 주지 않는 것을 형벌이라 여기겠지만, 나는 이것을 상으로 받아들이리라.' 덕분에 놀 때 죄책감없이 즐겁게 놀게 되었어요. 

일을 할 때는 일에 집중하고, 놀 때는 놀이에 온 마음을 다합니다.
다음번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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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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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19.02.19 07: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하궁전에서 연주회도 한다고 들은듯요. 기둥에 손가락 넣고 소원 빌때 작은딸은 키작아 아빠 도움 받았는데 자기힘으로 할수 있을때 다시 오겠다 했어요ㅎ

    힘들때 눈은 감고 지나가되, 즐거운것 아름다운것은 보면서 지나가려구요. 큰딸이 엄마는 공부만 한다고 타박인데, 평생 처음하는 몰입이야 하며 위로합니다. 오랜만에 외출이라 팬미팅이 긴장되지만 행복했어요

  2. 섭섭이짱 2019.02.19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르하바 (안녕하세요)

    터키 여행기가 끝났군요. 아쉬워라~~~
    그동안 터기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기 읽으면서 터키를 다시보게 되었네요.
    즐거운 터키 여행 잘하고 갑니다.

    유배시절을 저렇게 생각하시다니
    정말 긍정의 신이셔요.
    피디님 보며 즐겁게 노는게 뭔지 많이 배웁니다.

    노는것중 최고가 여행이라 생각하는데
    다음 여행지는 어딜지는 벌써 기다려지네요.

    테쉐쿠르 에데림(감사합니다)

  3. 김수정 2019.02.19 0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도 그렇고 다른 유럽을 보아도 오래된 건물들이 참 잘 보존되어 도시에 녹아있구나 하는것을 느껴요.
    우리 나라에 참 아쉬운 점이예요.
    오래된 것은 낡았다고 다 부수고
    그 자리에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이 쭉 들어서잖아요.

    그나저나 바자회할 때 '바자'의 어원이 이슬람어로 시장을 뜻하는 바자라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4. 아리아리짱 2019.02.19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 덕분에 이스탄불 거의 다 뗀것 같지만
    꼭 제눈과 발로 따라가 볼 참입니다.
    버킷리스트에 추가!
    이슬람 문화에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졌구요.

    '일 잘하는 나도 좋지만, 잘 노는 나도 중요해요'
    되새기는 하루 될거예요!^^

  5. 꿈트리숲 2019.02.19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명이 발달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물인
    이유가 생명이 물에서 왔기 때문일까요?
    우리의 기원이 물이기에, 문명의 시작도 번영도
    물없이는 불가능하겠다 싶네요.

    저는 터키는 여행하고 싶은데, 이슬람은 좀
    꺼려진다 생각할 때가 있었어요. 피디님 말씀
    처럼 미국 영화와 자극적 언론의 영향이 클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여행기로 그런
    편견이 많이 없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직접
    여행해본다면 확실히 그 편견이 사라질지도. . .

    편견을 없애주는 여행기, 잘 봤습니다.
    덕분에 눈으로만 하는 여행이긴 했지만
    돈 안들이고 여행 잘 했어요.~~~

  6. 2019.02.19 0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 여행기 재밌었어요.
    바탕화면으로 쓰고 싶은 사진도 유독 많았던 것 같고요. 피디님이 워낙 사진을 잘찍기도 하지만 터키란 나라가 색감이 따뜻한 느낌이에요.
    전편이 영국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을수도...
    터키편은 후반 갈수록 더 흥미로웠어요.
    처음엔 관심 없는 상태로 읽다가 점점 피디님의 여행기에 빠져들고 터키의 매력에도 빠져들고 그래서 그런가봅니다.

  7. 여행맘 2019.02.19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슐레이 마니에 모스크가 해질녘에 가면 정말 아름다웠어요~ 터키를 다시 가고 싶은 이유중에 하나였어요^^ 여행 중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거든요~~ 피디님은 정말 정보 수집을 잘 하고 여행하시는 것 같아요~~ 코스와 장소 선택이 매번 놀라워요^^

  8. summerlover 2019.02.19 1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놀이에 온 마음 다해 보겠습니다 😆

  9.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2.19 14: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귀신의 집 추억이 새록새록 돋네요.
    저도 정말 무서우면서 안 무서운 척 했던 게 생각나네요.
    수도교를 저는 스페인 세고비아에서 보고 너무 신기 했었는 데,
    이탈리아도 있군요.
    여행갈 때 맛집만 찾아 다녔는데,
    저도 피디님 처럼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다녀야 겠어요.
    그럼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이 될거 같네요.
    오늘도 좋은 글 보고 갑니다.

  10. 오또기 쭘마 2019.02.19 1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터키에 대해 많이 알게되서 감사합니다.
    여행을 어떻게해야 더욱 뜻있고 재미있게 즐길수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11. 샘이깊은물 2019.02.19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쉬고 잘 놀지 않으면 언젠가는 탈이 나더라구요.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낯섦과 익숙함을 오가고, 마음이 머무는 곳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여유 속에서 찌꺼기를 탈탈 털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