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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0

이 재미난 걸 7년을 못했다니 작년에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할 때 결례를 범한 적이 있어요. "경향신문 남지원 기자입니다." 라고 인사를 건네시는 기자님께, "아, 그 로코 공식 기사 쓰신 분이지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순간, 남지원 기자님, 난감한 표정... "저기, 피디님... 그건 아마 한겨레 남지은 기자님 글인 것 같은데요." 악!이런 실수를...제가 한겨레와 경향을 둘 다 집에서 구독하다보니 헷갈렸어요. 그런데 신기하긴 하더라고요. 두 신문의 미디어 담당 기자의 이름이 이렇게 비슷하다니, 남지은, 남지원... 올해 초, 남지은 기자님을 우연히 만났을 때 그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이번엔 제대로 인사를 했지요."제가요, 나름 로맨틱 코미디 연출가로서, 당시 기자님이 쓰신 '로코의 공식' 기사보고 완전 뒤집어졌거든요." 남지은.. 2018. 6. 29.
인구 변화, 새로운 기회 MBC에 예능피디로 입사하여 ‘뉴논스톱’이나 ‘레인보우 로망스’같은 청춘시트콤을 10년 가까이 만들던 저는 나이 마흔에 드라마 PD로 전직했습니다. 주위에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청춘 시트콤에서 쌓은 연출경험을 버리고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하는 일이 쉽지는 않거든요. 나이 마흔에 늦둥이를 얻은 저는 위기의식이 있었어요. 정년퇴직까지 일해도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더군요. 나이 60 이후에도 일하고 싶은 마음에 TV 시청 인구의 시장 변화를 예측해봤어요.제가 2000년에 ‘뉴논스톱’을 만들 때 주시청층은 중고생이었습니다. 학교 마치고 집에 와서 7시에 저녁을 먹으며 청춘시트콤을 보고 도서관으로 갔지요. 그때는 저녁 7시, 공중파 3사에서 경쟁적으로 청춘시트콤을 편성하던 시트콤 전성시대였습니다. .. 2018. 6. 28.
익숙한 이야기, 낯선 메시지 통역대학원을 다니고 MBC에 입사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나름 활발한 연애를 즐겼습니다. 통대와 방송국, 둘 다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 많은 곳이거든요. 신인 탈렌트도 만나고, TV 리포터도 만났지만, 결혼은 통역사와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2개 국어를 하는 사람들은 왠지 사고가 자유로운 것 같았거든요. 제게 있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유거든요. 타인의 시선이나 잣대로부터의 자유. 나로 온전하게 살기.1990년대, 남성 우위의 시대였는데요. 그래도 영어를 잘 하는 여자들은 왠지 자유로워 보였어요. 외국 문화를 접한 탓인지 훨씬 더 진취적이고 자신감이 컸어요. 통역대학원 후배와 결혼했는데, 아내는 무척 독립적인 사람입니다. 첫 아이를 낳고 미국 유학을 떠나고, 나이 40에 해외 파견 근무에.. 2018. 6. 27.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드라마 촬영하느라, 아이들과 주말을 함께 할 수 없다.일하는 아내가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엊그제 토요일, 방송 편집을 마치고 집에 오니 아무도 없다.한참 후 들어오는 아내의 손에 책이 들려있다.아이와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단다.유홍준 선생의 '추사 김정희'를 사 들고 왔다."죽이지?"좋은 책을 구했을 때 아내의 표정은 항상 밝게 빛난다. 남편이 주말 근무를 나간 동안, 아이를 데리고 도서전에 다녀오는 아내.아, 이것은 내가 어린 시절 꿈꾸던 아내의 모습이 아니던가. 식탁 위에 놓인 도서전 입장권이 예쁘더라. "이거 내가 가져도 돼?""그거 가지고 재입장은 안 돼.""아니, 나도 명색이 작가인데, 아무렴 이거 들고 도서전에 재입장 할 사람으로 보여?""응, 당.. 2018.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