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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자비심과 연민의 용도

by 김민식pd 2016. 3. 24.

2016-55 빅 퀘스천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의 '빅 퀘스천'을 읽었다. 물리학, 생물학, 뇌과학 등 과학의 지식을 씨줄 삼아,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현대의 SF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야기를 날줄 삼아, 종횡무진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의 질문부터 생각할 거리를 끊임없이 던져준다. 역시 좋은 스승은 답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생각해내는 사람이다. 무수한 질문이 펼쳐진 후, 책의 끝부분에는 내가 요즘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2개가 나온다.

'마음을 가진 기계를 만들 수 있는가'
'인간은 기계의 노예가 될 것인가'

저자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순간은 필연적으로 온다. 어느 순간에는 우리의 운명을 기계에 맡겨야 한다. 인류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저자는 기계에게 자비심을 심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SF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기계가 각성을 하면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더 우월한 존재가 열등한 존재를 어떻게 대할까?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 인공지능 기계에게 자비심을 심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인간이 인간에게, 서로에게, 자비심을 보이면 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마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빅데이터로 제공되는 인간의 행동과 습성을 학습하면서 성장할 테니까, 인간에게 없는 것을 기계에게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까, 자비심의 용도는 인류 최후의 생존수단이다.


그러니 IS여, 제발! 

무고한 시민에 대한 무차별 테러는 이제 그만... 인공지능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니...


그리고 새누리당도 제발!

새누리당이 유승민에게 하는 행태를 보면, 두려움이 엄습한다. 같은 편에게도 저렇게 잔인한 사람들이 하물며...... 아..........



지난번에 소개한 글쓰기 팟캐스트.

'백승권의 다시 배우는 글쓰기'

http://www.podbbang.com/ch/11296

에서 강원국 선생이 그러더라. 직장인이 보고서나 제안서 등 사내용 글쓰기를 잘하려면, 상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정말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 누가 물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상사와 일할 때는 어떻게 하나?' 그럴 때는 연민의 정이라도 있어야 한단다.


인공지능의 상전은 인간이다. 인간 자본가나 소유주가 이러저러한 명령어를 인공지능에게 입력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눈에 상전인 인간의 행태가 존경스럽지도 않고, 사랑스럽지도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도 알파고여, 부디 연민의 정이라도 느껴다오...



동아시아란 출판사에서 좋은 과학책을 많이 내는구나. '세상 물정의 물리학'도 그렇고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도 그렇고. 과학책 시장이 협소한데, 어려운 환경에서 이렇게 고군분투하며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출판사가 있어 고맙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오건 말건, 나는 일단 즐기고 볼 것이다. 불안해한다고 인공지능이 각성을 하다말고 봐 줄 것도 아니고, 자본가들이 노예 로봇의 양산을 미룰 것 같지도 않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

온 마음을 다해 즐겨라


내가 신봉하는 즐겨라 3종셋트.

즐기고 즐기고 또 즐길 것이다. 그게 내가 아는 최선의 생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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