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이야기라고 쓰면 동명이인의 정치인도 있어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제목은 그냥 김태호 이야기다. 내 마음의 김태호는 한 명 뿐이므로...
김태호 / 방송PD
출생 1975년 00월 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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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김태호다...^^

김태호 이야기를 처음 들은건 예능국에서 시트콤을 만들 때였다. 어느날 신입PD들이 들어왔는데 그중에 물건이 하나 있다고들 했다. 면접 때 선배들을 놀라게 한 새내기. 예능PD 면접에서 가장 흔한 질문은, "공영성과 재미, 둘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다. 다들 대답은 뻔하다. 어떻게 의미와 재미를 함께 아우르는 방송을 만들 것인가. 그런데 김태호의 대답은 달랐다. 아니, 자세부터 달랐다 한다. 그런 질문 자체가 어이없다는 듯, 다리 꼬으고 앉아서는, "당연히 재미죠." 딱 한 마디했단다. 그때 면접을 본 선배들 생각. '저 친구가 만드는 프로그램을 보고싶다!'

그런 태호가 내 조연출로 일한 건, 내가 일밤에서 '박수홍의 러브하우스'를 연출 할 때 였다. 사실 난 시트콤이 전문이라 버라이어티 연출은, 특히나 감동 버라이어티 연출은 젬병이다. 정말 어려웠다. 한참 헤매고 있을 때 조연출 중 최고 에이스라는 평을 듣던 태호가 조연출로 왔다. 몇번 그에게 편집을 시켜보고 완전히 경탄했다. 내가 찍어 온 것을 가지고 편집하면서 완전히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며내는데, 편집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친구였다.

그래서 편집부터 자막까지 완전히 태호의 손에 맡겼더니 어느날 선배가 불러서 내게 주의를 줬다. "조연출에게 일을 떠맡기고 놀러다니는건 연출의 자세가 아니다." 하지만 난 생각이 달랐다. '조연출이 나보다 더 뛰어날 때는 조연출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책임있는 연출의 자세다.' 자기주도적으로 일하고, 창의성이 뛰어난 태호의 편집은 그때 연출에게 매번 놀라움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가 요즘 무한도전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안겨주듯이...

그런 태호에게 난 다시 한번 감동 먹었다.
김태호 PD, '무한도전 떠날 수 없다'
조중동의 종편채널로 가지 않겠다고 자신의 의사를 밝힌 점이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056

공중파 PD들에게 지금은 10년만에 다시 온 골드러쉬다. 20년전, SBS 창사, 10년전 외주사 난립, 그리고 지금의 종편... 목돈을 쥘 수 있는 찬스이고 어찌보면 지금 종편에서 가장 비싸게 부를 사람은 바로 김태호이다. 그만한 브랜드가 없고 또 혼자 나가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도 태호밖에 없다. (과거 무한도전의 시작을 생각해보라. 그는 이미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바 있다.)

예전에 태호가 조연출이던 시절, 그가 일하는 방식을 보며 느낀 점이 있다. '아, 이 친구는 천상 PD구나.' 그는 무언가 만드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흔한 세속적인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고 자신이 하는 일에 빠져 살았다.

돈 때문에, 정치적 야망 때문에, 평생 쌓아올린 자신만의 브랜드를 한 순간에 망쳐버린 예를 우린 지난 선거때 보았다. 그런 선배를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가도 태호같은 후배를 보면 다시 한번 회사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 '그래도 MBC는 이런 친구들이 지키고 있기에 아무리 이상한 사람이 와서 회사를 망쳐도 언젠가 다시 일어날 희망이 있는거야!'

태호야 고맙다! 네 덕에 희망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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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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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핫 2011.11.14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과 명예, 성공때문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좋아서 할수있는 일을 선택해야할것같네요..

  2. 강냉돌이 2012.02.27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하고싶은일이 있다면 사소한 고통따위는 감내할수 있는것 같습니다

  3. mrdragonfly1234 2012.05.31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무한도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재미있게 만드나 경탄한적이 있었는데 김태호 피디 진짜 천재로군요...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