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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중국어 공짜 공부, 만만치 않네!

by 김민식pd 2013. 3. 11.

독학으로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영어는 거의 돈 한 푼 안들이고 독학으로 공부했으니까.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배운 일본어도 기초 회화는 가능한 수준이다. 이제 공짜로 외국어를 배운다는 믿음을 중국어에 적용시켜보려고 애쓰는 중인데... 음... 이게 쉽지 않다.

 

중국어를 공부한 방식은 전과 동일하다. 동양북스에서 나온 '중국어 첫걸음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한 권 샀다. 그리고는 회화 문장을 다 외워버렸다. 동영상 강의하시는 미모의 김윤희 선생님의 손모양을 보며 성조도 따라했다. 음, 이제 어디가서 응용해볼까?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싱가폴에 가서 중국어를 써봤다. "쩌거 차이 하오츠마?" "취 래플스판디엔, 쩐머 쪼우?" 그랬더니, 다들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쳐다만 보더라. 결국 답답해서 다시 영어로 물어야했다. 작전상 후퇴!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한 중국어는 발음이 완전 꽝이었다. 성조도 제멋대로고... 무엇보다 난 발음기호 상으로 zh, ch, sh와 z, c, s를 구분하지 못했다. 문장을 말한다고 했지만 그네들이 보기에는 거의 모자란 바보가 떠드는 수준이었겠지. "저그어 요으리어 마스이스어? 어으어?" 머, 이런 식으로 들렸을게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주인이지만 이번만큼은 고집을 꺽고 학원을 다니기로 했다. 중국어 학원에 가서 열심히 떠들었더니 원어민 선생이 웃으며 발음기호부터 다시 배우라고 한다. 흠... 짠돌이 체면은 구기겠지만, 이번만큼은 돈을 들여야겠군.

 

얼마전 제주도에 올레 여행을 갔다가 제주 시내에 있는 찜질방에서 잔 적이 있다. 여행도 가급적 공짜로 즐기는 짠돌이답게 나는 여행가서 숙소 대신 찜질방에서 잔다. 걷기 여행 마지막 날, 열탕에서 푹 지져서 피로를 풀고 한증막에서 땀을 뺀 다음, 수면실에서 푹 자는 게 짠돌이 배낭여행의 비법이다.) 그날 중국인 관광객들이 불가마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바람에 기분이 언짢았다. '쟤들은 왜 저리 목소리가 크지?' 그런데 중국어를 배워보니 알겠다. 중국어는 성조가 있어 작은 소리로 낮게 말하면 알아듣기 힘들다. 같은 발음이라도 성조에 따라 뜻이 달라지니까 무조건 또렸하고 크게 말해야 한다. 우리말로는 쯔나 츠에 해당하는 발음도 zh, ch, z, c, j, q 등 무려 여섯개나 되는데 이게 혀를 어느 정도 굴리느냐로 구분되므로 무조건 소리가 커야 구분 가능하다. 이걸 깨달은 다음부턴, 길거리에서 목소리 큰 중국인 관광객을 만나면 언짢아하는 대신, 발음하기 쉬운 우리 말글을 만들어주신 세종대왕님께 감사를 드린다.

 

중국어를 배운 후에야, 목소리 큰 중국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외국어를 배우면 다른 나라 문화와 생활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나이 마흔 여섯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자니 머리가 굳어 예전같지 않다. 머리가 안 따라오면 몸을 더 굴리면 된다. 고로 난 요즘 중국어 학원 새벽반을 다닌다. 그러다보니 아침에 블로그에 글을 쓰기가 여의치 않다. 매일 올리지 못해도 이해해주시길. 블로그에 글이 자주 올라오지 않아 서운하신 분들은 서점에서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찾아주시길~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을 총정리해둔 소장판이니까. ^^

 

 

중국어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책에서 소개한 '공짜 영어 스쿨'은 진짜다. 독학으로 공부해서 외대 통역대학원에 간 그 과정을 엑기스에 담은 비법이니까. 여러분의 도움으로 꼭 초판 3쇄를 찍기를 희망한다. (새학기 선물은 책으로 해주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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