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연을 했다. '김민식 피디의 파업 이야기'라고 쓰고 '즐겁게 사는 법'이라 읽는다.

난 항상 어느 자리에서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우스개로 말을 꺼내는데 그럴 때 가장 유용한 농담이 자학개그다.

 

 

 

"지금 이 사진 보면서 그런 생각하고 계시죠? MBC에서 피디 뽑을 땐 인물은 안보나? 봅니다. 다만 남방계를 특별히 선호할 뿐이죠."

"고등학교 때 제 별명이 베트콩, 보트피플, 필리피노였어요." 청중 폭소. "저기요, 이렇게 빵 터지시면 안되죠.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아니 왜 그런 별명이 생겼지?'하면서 의아해하셔야지, 이렇게 웃음을 터뜨리면 실례 아닌가요?"

 

나는 딴따라 피디로서 스스로를 이 시대의 광대라 생각한다. 광대가 대중을 웃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학개그다. 자학개그하면, 자빠지고 쓰러지고 접시에 코를 박는 몸개그가 최고지만, 나는 누가 봐도 놀리기 좋은 후진 외모를 타고난 덕에 굳이 몸을 혹사하지 않아도 된다. 감사해요, 엄마 아빠!

 

언제 어른이 되는가? 어린 시절, 나의 외모는 아이들의 놀림감이었다. 그게 괴로웠다. 어른이 되는 건 자신의 인생의 주도권을 남에게 빼앗기지 않고 스스로 찾는 일이다. 나는 내가 스스로의 외모를 우스개의 소재로 삼기 시작하면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놀려도 내가 놀릴 거야! 니들은 놀리지 마!

 

자학개그, 나름 한다고 생각하는데, 서민 교수님은 따라가지 못한다. 이 분의 개그 공력은 최고다. 오늘은 서민 교수님의 글 '외모로 놀리지 맙시다'를 소개한다.

 

http://seomin.khan.kr/139  

 

외모 갖고 놀려도 된다. 다만 잘 나가는 사람만 놀리자. 어린 사람이나 아직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을 놀리면 트라우마가 된다. 이를테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람, 대통령? 쯤은 되어야 외모를 갖고 놀려도 된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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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dragonfly1234 2012.07.12 0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우~ 또 좋은 블로그 소개시켜 주시는 군요. ( tistory 담당자 분들도 맛집 소개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이런 블로그 소개하는 난을 고정 페이지로 했으면 좋겠는데 메인 페이지에 보면 아랫쪽 하단 3 -4 개밖에 없습니다. )

    자신을 대상으로 삼아 농담하는 것이야 말로 프로 개그맨이 아닌 보통사람이 하는 개그중 최고봉이라 하겠지요.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서 농담의 주제로 삼는다는게 그리 쉽지않습니다. 잘못하면 썰렁개그가 되기쉽고 여간 내공이 있는분이 하지 않으면 안될텐데, 김피디님은 마이크 잡고 그렇게 하실정도면 어떤 연설이든지 자유롭게 하실수 있는 분 처럼 보이는군요. 청중들에게 직접 얘기할수 있는 능력은 아무나 가지고 있지 않는 능력입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중 고등학교에서 듣던 , 머리위로 지나가는 졸리는 연설이 그대로 대기업 중역님들 연설로 옮겨가더군요. 청중과는 전혀 동떨어진 , 연설하는 사람만 혼자 읊조리는 연설...

    미국에서는 정치인들에게 워낙 대중연설이 중요하니까 마이크 잡고 농담을 잘하는 사람이 인기가 좋은 정치인으로 되기 쉽지요. 더구나 자신을 대상으로 한 개그를 잘 쓰는 분들은 그것으로 인해 스스로 자신감이 넘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실제로 그렇겠지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제가 어릴적만 해도 한국에서는 외모를 놀리는 사람이 많았지요. 저는 초등학교 3학년때 부터 안경을 쓰는 바람에 자전거, 4눈, 등으로 불려서 가끔 안경을 벗고 엄청 싸웠던 생각이 나는군요. 그밖에 니그로 브이, 저팔계, 몽키.. 등등. 많은 애들이 외모로 인한 별명을 가지고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거 완전히 없앨수는 없겠지만, 고치는 노력이라도 해야죠...

  2. 2012.07.12 08: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2.07.13 0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합원들의 총의가 드러난 다음에 하면 어떨까요? 집행부 신분이라 미리 공개적으로 제 뜻을 밝히면 일부 조합원들에게는 입장을 강요하는 것 처럼 보일까봐 요즘 묵언 수행중이거든요. 죄송해요, 이해해주세요.

  3. 그분은 놀리면 화낼 듯 2012.07.12 08: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하루 되세요. 기사에 계속 올라오는 의견수렴 소식에 박수칠 준비하고 있어요. 이미 기대 이상이었다고 감사하다구요. 문화방송 정말 멋졌어요! ^^

  4. 강맥주씨 2012.07.12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라우마가 된다 너무 웃긴데요 ㅋㅋㅋㅋ 저도 누가 못생겼다고 놀리면 자신감으로 밀어 붙여야 겠군요!!! 근데 아직은 그 자신감 내공이 조금 부족하네요... 당황하는거 보니 ㅋㅋㅋ

  5. mini 2012.07.12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강연 잘들었습니다
    김피디님을 직접 뵙고 싶은 마음에 부천에서부터 달려갔었는데
    파업이야기며 자학개그며 연애특강까지 정말 재밌었습니다 ^^
    나갈사람 어서 나가고 돌아와야하는 사람들 어서 돌아와서 예전의 마봉춘이 되길 기대 기대합니다
    ※ 김피디님과 사진찍고 싶었는데 들이대지 못한걸 지금 후회합니다 ㅠ.ㅠ

  6. 깊은 하늘 2012.07.12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을 놀리고 싶은데, 눈에 쉽게 띄는게 외모라서 주타겟이 되는건가... 갈수록 갈수록 세상은 외모외모 거리네요...

  7. 2012.07.12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Jane 2012.07.13 0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음~ 심히 공감되기는 하는데 파란지붕 그분을 어느 특정 동물에 비교하는 것은 놀림이 아니라 사실에 가깝다고 봅니다만...뭐 견해의 차이니까요...

  9. 미디어코난 2012.07.13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모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학창시절 내내 놀리고 맞고 혼자 지내다시피 했어요...
    그러고는 20대는 허송세월 꿈만 바라고 하는 것도 없이 보내다
    30대 시작부터 꿈을 이루게 되서..
    1인 매체로 활동하는데 요놈의 기자들 세계에서도 왕따를 받고 있어서.
    그게 서러워요...ㅠㅠ
    말 때문인지 질문하지 말라며 창피하다고 놀려대고
    거대 자본의 PR도 1인미디어니 블로거니 무시 하고...
    이게 너무나 힘만 들어요..ㅠㅠ
    SBS PR도 더 그렇고 KBS MBC PR은 그나마 낫지만...
    혼자 활동한다고 여기저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