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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떠나자, 배낭여행!

by 김민식pd 2011. 2. 7.
연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아니 그냥 모든 청춘들에게 내가 강추하는 것은, 책, 여행, 연애 이 세가지다. 이들의 공통점은? 셋 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모험이란 점!

책은 생각의 깊이를 늘려주고, 여행은 자신감을 키워준다. 연애는? 좋은 연애만큼 나를 성장시켜주는 건 없다. 모든 영상매체는 활자에서 출발한다. 글을 읽고 머리속에 그림을 그려보는 연습, 독서만이 길러준다. 연출은 항상 예상치못한 상황에 부딪히는데 이때 임기응변 등의 능력은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서 길러진다. 서바이벌 훈련에 있어 배낭여행만큼 좋은게 어딨으랴. 그리고, 연애... 모든 한국 드라마는 결국 사랑 타령이니 당근 연애는 많이 하고 볼 일이다.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는 캐스팅도 즐거울 수 없다. 모든 캐스팅은 결국 만인의 연인을 찾아내는 작업이니까. 

그동안은 책 이야기를 많이 했으니, 오늘은 배낭여행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짠돌이 PD의 배낭여행론~

1.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여행은 혼자가야 맛이다. 한국 사람들끼리 몰려다니는 여행은, 내가 한 나라를 체험한다기 보다, 작은 한국을 해외로 가져가는 것이다. 혼자 가야 외로움에 현지에서 외국인 친구를 사귀려는 노력도 적극적으로 하고. 머나먼 이국 땅, 타지에서 진실로 외로워 봐야 친구, 가족 소중함도 안다. 친구끼리 가는 여행은 자칫하면 여행도 잃고 친구도 잃을 수 있다. 혼자 험한 타지에 어떻게 가느냐 지레 겁 먹는 사람, 그곳 역시 사람 사는 곳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길. 

2. 테마가 있는 여행을 기획하라

남들 다 가는 명소 다 가고, 남들 하는 거 다 하고 온다면, 굳이 여행갈 이유 있나? 그냥 여행기나 사서 읽든지 여행 채널을 보지... 여행을 떠난다면 나만의 색깔이 있는 여행을 찾아나서야 제 맛이다. 나는 매번 배낭여행을 떠나기 전, 그 여행의 테마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 현지 정보를 취합하고, 그 테마로 몰아간다.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를 찾아 유럽을 일주하기도 했고, 깨달음의 여정을 쫓아가는 순례의 길을 떠나기도 하고. 여행도 연출이다.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보자.

3. 철저히 현지인이 되어보라 

난 여행갈 때 절대 김치나 신라면 싸가지 않는다. 프랑스에 가면 바게트 빵을 베낭에 꽂고 다니고, 태국에 가면 시장 뒷골목에서 쌀국수를 사먹고, 미국에 가면 거리표 핫독을 물고 다닌다. 애국은 한국에 있을 때 하구, 외국에 나가서는, 그 나라 사람이 되어 모든 것을 느끼고 체험한다는 자세로 살자. 연출의 기본은 역지사지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작가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시청자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여행에서 철저히 연습해보자, 현지인과의 역지사지.

4. 여행경비, 철저히 직접 조달하라

여행의 효과를 배가하기 위한 길이다. 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여행하다보면 여행의 고마움을 잊기 쉽상. 하지만 그 한달간의 여행을 위해 몇달을 고생한 사람에게는 순간 순간이 마음에 사무치는 소중한 시간이다. 배낭 여행의 경우, 미리 가이드북 보며 준비를 많이 한다면, 놀랄만큼 저렴한 비용에 다녀올 수 있다. 또 현지에서 만나는 외국인, 특히 배낭족 티가 팍팍 나는 장기여행자들과 친해지면 저렴한 숙소나 맛집 등의 정보도 얻을수 있다. 회당 1억 넘는 예산을 다루는 연출이라면 한달 100만원의 예산으로 버티는 법부터 배워야한다. 돈의 소중함, 여행가면 새록새록 돋는다.

5. 여행은 즐기는 게 아니라 배움의 과정이다

늘 있던 곳, 늘 함께 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나 낯선 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순간 순간이 깨달음의 연속이다. 평소 느끼지 못했던 자신의 강점, 약점이 더 극대화 되는 시간이고. 만나는 사람, 보는 풍경, 느끼는 감정 하나 하나가 훗날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이라는 낯선 두려움에 마음을 닫아 놓기보다는 마음을 열고 많은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으로 다니면 여행은 좋은 학습의 장이 된다. 무엇보다 철저히 혼자가 되어보면 더 깊이 나를 배울 수 있게 된다.

이제 다음주면 나는 다시 한달간 인도 네팔 배낭 여행을 떠난다. 많이 비우고, 많이 채우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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