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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영어 어순을 쉽게 공부하는 방법

by 김민식pd 2020. 9. 22.

지금은 대학생이 된 민지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둘이서 라오스 여행을 갔어요. 2주간 팽팽 놀았는데요. 하루종일 놀다 매일 아침 30분 동안 <중국어 첫걸음의 모든 것> 회화 본문 암송 공부를 했어요. 회화를 외우고 둘이서 A, B 역할을 번갈아 하며 대화 연습을 한 거죠. 내가 막힐 때마다 아이가 답을 알려주며 무척 즐거워했어요. 그땐 민지가 나의 중국어 과외 선생님이 된 것 같았어요.

영어 회화책을 외우셨다면, 표현을 확장하는 연습이 필요한데요. 이때도 아이를 나의 과외 교사로 만드는 방법이 있어요. 

<빨간 머리 앤 : 두근두근 확장 영어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 선진호 / 멀리깊이)

라는 영어 어순 학습 교재가 있어요. 본문의 첫 장을 펼치면,

매슈와 마릴라는 (남매였다).
Matthew and Marilla _________________

라고 나와있어요. '남매였다.'를 영어로 떠올리고 소리내어 문장을 완성합니다.

Matthew and Marilla were brother and sister.

가 되겠지요. 다음 장을 넘기면,

 
매슈와 마릴라는 (농사를 지으며) 사는 남매였다.
Matthew and Marilla were brother and sister ______.

라고 나와 있어요. '농사를 지으며 사는'을 뭐라 표현할까요?

'farming'을 붙이면 되겠죠.

Matthew and Marilla were brother and sister farming.

다시 책장을 넘겨요.

매슈와 마릴라는 (에이번리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남매였다.


Matthew and Marilla were brother and sister farming in Avonlea.

이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영어 문장을 늘려가고요. 그 과정에서 우리말과는 다른 영어의 어순을 익힐 수 있어요.

'영어 학습의 가장 큰 어려움을 꼽으라면 영어 학습자의 상당수가 ‘우리말과 다른 어순’을 든다. ‘나는 외국어를 배운다’는 문장을 영어로 말하려고 하면 ‘나는/배운다/외국어를’의 순으로 문장을 완성해야 한다. 그나마 주어+동사+목적어의 3형식 문장은 매우 익숙한 구조이지만, 4형식(주어+동사+간접목적어+직접목적어), 5형식(주어+동사+목적어+목적보어)과 같이 문장의 구조가 길어지면 그때부터 긴 문장 말하기는 불가능한 일처럼 여겨진다. 영어 학습자의 상당수가 엄청난 양의 영단어를 알고 있으면서도 영어로 한 문장 말하는 일도 부담스럽게 여기는 일은 어순 때문일 확률이 크다.
‘두근두근 확장 영어’ 시리즈는 이 같은 영어 어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학습서다. 영어의 어순이 어떠한 방식으로 길어지는지를 반복적으로 학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어순 구조를 익히도록 한 것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문장이 늘어나도록 구성해, 문장 패턴에 따라 어떠한 순서로 어순이 배치되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실하게 학습하도록 구성했다.'

이 책으로 공부한 다음에 아이와 '교사/학생 역할놀이'를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에게 영어 공부 시키는 게 아니라, 아빠가 하는 영어 공부를 아이에게 검사받는 거죠. 아이가 책을 보고 한글 문장을 읽고, 부모는 눈을 감고 영어로 말하고, 아이가 페이지를 넘겨 답을 확인하고... 틀리면 아이가 정답을 알려주고. 

아이에게 이 책으로 숙제를 내지는 마세요. (제발,제발...) 공부는 스스로 할 때 즐거운 거지, 누가 시켜서 하면 고역이에요. 그냥 본인이 이 책으로 영어 공부를 한 후, 아이에게 숙제 검사를 부탁하는 거죠. 도와줄 때마다 수고비조로 용돈을 주셔도 좋아요. 아이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아빠는 자신의 공부를 핑계로 용돈을 주고.

20대에 하루 영어 문장 10개씩 외울 때마다, 쾌감이 있었어요. 회화 실력이 느는 걸 바로 확인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나와의 약속은 지킨 거죠. 매일 밤, 암송을 마쳤을 때, 그 뿌듯한 성취감. 단기 보상에 뇌가 중독되는 기분이었어요. 이 책도 비슷해요. 문제가 나오고, 바로 답을 맞춰보고, 다음 페이지로 넘겨 확인하고. 맞춘 순간, 쾌감이 쫙! 

첫번째 교재로 빨간 머리 앤을 고른 것도 탁월한 선택이네요. 농사를 지으며 사는 남매가 일손을 도와줄 남자 아이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고아원에서 보낸 건, 아무도 원하지 않는 빨간머리 여자애였어요. 과연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궁금한 마음에 직접 영어 문장을 완성해가며 다음 장을 넘깁니다.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책에 있는 큐알 코드를 찍어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빈칸을 채워도 됩니다. 1990년에 제가 영어 공부를 한 방식이, 교재 없이 회화 테이프만 들으며 문장을 받아쓰기 한 것이었지요. 딕테이션만큼 몰입하기 좋은 학습법도 없어요.


요즘 읽고 있는 <규칙 없음>과 함께 놓고 찍어봤어요. 왼쪽의 책이 확실히 작죠?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핸드북입니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들고 공부하기 딱 좋네요. 이게 온택트 시대의 영어 공부법이죠. 회화책 한 권을 외운 다음, 무엇을 할까 고민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오늘도 영어 공부의 즐거움이 함께 하는 하루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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