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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한효주와 함께 한 일년

by 김민식pd 2011. 12. 28.
연말이다.
 
어렸을 땐, 나이 한 살 더 먹는게 스트레스였다. 스무살, 싸이클로 전국 일주하고, 배낭여행 다니고, 나이트에서 춤을 추던 시절이 좋았다. 혹시나 나이들어 그런 재미를 잃어버릴까 두려웠다. 술 담배에 쩔어, 가정과 직장에 얽매이게 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스무살때는, '설흔살이 되기 전에, 꼰대가 되기 전에, 자살해야지. 그래서 영원히 청춘으로 사는 거야!' 라는 과격한 상상도 했었다. 아마 그때 읽은 소설 '19 그리고 80' -해롤드와 모드-의 영향도 컸을 거다. 정말 이제와 뒤돌아보니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내 인생은 설흔 이후가 더 재미있고, 마흔 이후가 더 흥미진진해졌으니까...

20대의 불안한 시절이 가고, 30대의 열정만 가득하던 시절이 가고, 40대... 인생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이젠 나이 먹는게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새해에는 어떤 재미난 일이 내게 찾아올까?

스무살에는 싸이클, 설흔살에는 스키, 마흔살에는 보드가 찾아왔다. 그리고 올해, 나는 마흔 넷의 나이에 블로거로 데뷔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주인이 된 것이다. 

올해 난 매일같이 푸르른 스무살의 청춘들에게 연애편지를 썼다.
너무 힘들어 하지 말라고, 그냥 삶의 순간순간을 즐기라고.,, 
19살난 해롤드에게 80살의 할머니 모드가 그랬듯, 조근조근 삶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
그들이 얼마나 좋은 시절을 살고 있는지, 왜 인생을 좀 더 즐겨야하는지, 수줍게 고백했다. 

지난 한 해, 내 블로그를 열심히 찾아와주고,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 나의 연애편지에 답글을 남겨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내가 블로그에 홀딱 빠지게 된 것은 1년간 5만번이나 나를 찾아와 준 여러분 덕이다.

이제 난 나이 먹는게 두렵지 않다. 
새로운 나이는 새로운 재미와 함께 올 것이다.
  
2012년에도 새로운 재미가 찾아올 것이고,
'공짜로 즐기는 세상'도 그만큼 더 성숙해질 것이다.
새해에도 내가 찾은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재미를 여러분께 알려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여러분, 2011년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친필 인사를 남기고 싶어 종이를 뒤지다, 문득 책상 앞에 놓인 2011 달력이 눈에 띄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 포스팅을 할 때,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
(남자분들께는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그대들도 이해할 수 있겠지? 이런 마음?)

한효주님 덕에 1년간 정말 열심히 글 쓸 수 있었다. 효주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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