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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나는 반푼이다

by 김민식pd 2011. 12. 4.
자식 자랑, 마누라 자랑하면 반푼이라는데, 오늘 반푼이 노릇 좀 하련다.

블로그 메인 화면에 최신 글은 사진으로 뜬다. 포스팅에 이미지가 없으면 뻥하니 공백이 생긴다. 그래서 글을 쓰고 나면 항상 이미지 때문에 고민이다. 저작권 때문에 가능하면 순수 창작 이미지를 올려야하는데, 그게 어디 쉽나. 결국 딸 사진을 자주 올리게 된다. 반푼이라 흉봐도 할 수 없다. 내 눈에는 김태희보다 이쁜 게 딸들이니까. 

그런데 오늘은 마누라 자랑을 좀 해야겠다. 그저께 '피디짓도 못해먹겠다'란 글을 올렸다. 종편 반대 언론노조 집회에 나갔다가, 경찰들과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분이 안 풀려서 돌아와서 오전에 쓴 글에 첨언을 했다. '조금만 기다려라. 총선 때 큰 웃음짓고, 대선 때 나라사랑으로 보답하고, 임기 후 일망타진 액션을 보여주마'라고... 그 글을 본 마님이 문자를 보냈다. 

'당신 글은 "기죽어서 살겠나"까지만 썼으면 100점이야. 그 다음 정치 선동 문구가 들어갔기 때문에 글의 힘이 풍자에서 선동 연설이 됐어. 아쉽지.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거기까지 쓰면 결론은 다들 자기 맘속에 있거든. 그 전에 멈췄으면 여백의 미도 있고 좋았을 것을... remember, less is more...'

글을 읽고 볼이 다 화끈거렸다. 그렇구나. 웃자고 쓴 글이 불필요한 문구 때문에 불편한 글이 되버렸구나. 마님 말 대로 다시 빼고 보니 깔끔했다. 역시 아내는 내 삶의 최고 참모다.

청춘들에게 항상 연애를 권한다. 사람들은 좋은 직장,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정작 좋은 배우자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한다. 직장 좋아봤자 10년 20년, 끽해야 30년이다. 마누라는 한번 구하면 50년을 간다. 좋은 직장을 구하면, 저절로 따라 오는게 좋은 배우자라고? 절대 그렇지 않다. 조건 보고 오는 사랑은 조건이 바뀌면 식는다. 그냥 사람 하나 보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찾아라. 
 
취업, 취직, 잘못하면 바꾸면 된다. 그런데 결혼은 무르기 쉽지 않다. 그러니 오히려 공부보다 더 공들여야 하는게 연애다. 

짝사랑이나 실연, 이딴거 두려워하지 마라. 구직은 백번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지 않는가? 세상에서 유일한 내 편 하나 만드는 일이다. 좀 힘들면 또 어떤가? 
 
기왕 반푼이 된거...^^ 우리집 마님 3종 세트다. 큰 마님, 작은 마님, 아기 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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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5 - [공짜 PD 스쿨] - 캐스팅은 연애하듯!
2011/10/21 - [공짜로 즐기는 세상] - 연애는 다트 게임이다.
2011/09/21 - [공짜 PD 스쿨] - PD스쿨 쪽지 시험 2. 사랑의 어느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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