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걷기 여행, 오늘은 부산이다. 각 도시마다 걷기 좋은 길 만들기 한창이다. 다음 주말엔 어느 도시를 걸어 볼까? 완전 행복한 고민이다.
 
부산역에 도착하자 역사내 관광안내소부터 찾았다. 부산 관광 안내 전도랑 갈맷길 안내지도를 얻었다. 돈주고 사는 여행책자보다는 공짜로 얻는 지도가 더 소중하다. 수집광 하면, 돈드는 취미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공짜로 지도 모으는게 취미다. 참 저렴하게 산다고 흉봐도 할 수 없다. 나만 즐거우면 됐지, 뭐. ^^
2011/08/11 - [짠돌이 여행일지] - 공짜 관광 안내 책자 모으기~

지도를 보니 갈맷길은 21구간이나 된다. 2박3일 동안 어디를 가지? 딱 3구간만 추천해드리겠다. 
부산 관광오면 꼭 봐야 할 3곳은?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다. 이 3곳을 기점으로 하는 구간들 총정리!

1. 해운대 삼포길 
부산 지하철 2호선 동백역에서 내려 동백섬을 찾아간다.  APEC 누리마루를 지나 데크로 만들어진 해안 산책로를 걷는다. 동백섬을 한바퀴 돈 뒤, 해운대 백사장을 따라 달맞이 고개로 간다. 문탠로드를 걸어서 구덕포까지 가는 코스. 거리는 8.4킬로고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다.

부산 영화제를 보러 간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삼포길 산책을 권한다. 한적한 가을 바다의 정취에 푹 젖을 수 있다. 

2. 광안리 이기대길    
부산 지하철 2호선 광안역에서 내려 광안리 해수욕장을 간다. 광안대교를 마주보고 오른쪽 끝까지 가면 방파제를 따라 걷는 길이 나 있다. 광안대교와 만나는 지점까지 걸어가서 다리 아래로 길을 건너면 용호동이다. 해안길을 따라 동생말, 이기대를 지나 농바위까지 걸어간다. 여기서 보는 풍경은 거의 제주 올레길 수준이다. 이기대길이 끝나는 곳에 오륙도 전망대가 있고, 오륙도 SK뷰 아파트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여기서 돌아나오면 4시간 코스고, 더 걸어서 유엔 기념공원과 자성대까지 가면 총 23.1킬로 8시간짜리 코스가 된다. 일정에 맞춰 선택하시길~
  

이기대길, 20년 전 부산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할때만 해도 없었던 곳이다. 군사지역으로 출입통제 구역이었다. 이제는 일반 공개가 되니 감사한 일이다. 이처럼 공개되기를 학수 고대하는 트레킹 코스는 DMZ다. 수십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최고의 트레킹 코스인데, 지뢰 때문에 좀 겁이 난다...


3. 태종대 둘레길
암남공원에서 시작해 송도 해수욕장까지 가는 송도해안 볼레길과 절영해변길을 포함하는 태종대 둘레길이 있다. 둘을 이어주는 남항대교를 걸어서 건너는 방법도 있으나 전체 구간이 17.8킬로로 8시간이나 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고 송도 해수욕장에서 택시를 타고 다리를 건너 절영해변길 입구까지 가는 방법도 있다. 태종대는 어려서부터 참 좋아한 곳이다. 해운대나 광안리와는 또 다른 남해안 바다의 기개를 느낄 수 있는데, 해안산책로가 조성되면서 바다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좋다. 


요즘 여행가보면 누구나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카메라를 메고 나오는데, 난 그냥 폰카로 여행 사진 찍는다. 지름신이 무서워~~~


갤럭시로 찍어도 이리 좋은 사진이 나오는데 말이야... ^^ (안다. 더 좋은 카메라로 찍으면 더 좋은 사진이 나오는거... 중요한건 가격대 성능비다. 비용면에서는 갤럭시 카메라의 압승이다. 공짜니까.)


걷기 여행의 노독은 찜질방이 있는 태종대 온천에서 푸시라~ 나는 혼자 걷기 여행가면, 식사는 김밥으로, 잠은 찜질방에서 해결한다. 돈, 거의 안 든다. 나이 마흔에 왜 그러고 사느냐고 물으신다면, 배낭여행의 추억 때문이라고 말하련다. 바게트로 끼니 때우고 도미토리에서 자던 그 시절을 잊지 않으려고. ^^ (아, 참! 부인이 해외 파견 근무 나갔다. 애들도 데려갔다. 그래서 이런 생활이 가능하다. 절대 집에서 쫓겨나서 이러는 거 아니다. ^^)
  
마지막으로 짠돌이의 변명~

사람들은 생활의 업그레이드를 좋아한다. 차를 바꾸고 집을 바꿀 때, 항상 전에 것보다 더 나은걸로 바꾼다. 문제는 그렇게 살면 갈수록 선택의 폭이 줄어든다. 욕심은 끝이 없고, 돈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때로는 더 험한 것, 더 불편한 것을 선택한다. 그래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봄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다. 걷기 여행에 빠졌다. 내친 김에 스페인 산티아고도 가고 싶고, 일본 시코쿠 순례길도 가고 싶었다. 하지만 눈을 낮추어 주위를 먼저 살폈다. 제주 올레길이 눈에 들어왔다. 걸었다. 좋다! 히말라야 트레킹 못지 않다! 비행기 표값이 좀... 다시 눈을 낮췄다. 북한산 둘레길, 동작 충효길, 대모산 숲길... 와, 눈을 낮추니 전철로 가는 코스도 이렇게 많다!

눈을 낮추면, 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세상만사 모두 해당되는 얘기다.
가지못할 산티아고만 쳐다보지말고 내 주위 길부터 걸어보자.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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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 이거 너무 좋은데요~ 2011.11.29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은퇴하면 가서 살고 싶은 곳이 부산이에요~
    제주도보다 부산 여행 때 더 좋았던 탓도 있고...
    조만간 다시 한번 부산에 놀러 가려고 했는데 따라쟁이 놀이 해야겠네요~
    안개가 자욱한 게 괜실히 언짢게 시작한 하루였는데 기분이 좋아지네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2. 이미현 2011.11.29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이 아니더라도 내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으로서 걷기 자체를 꽤 즐기는 편이지만 김pd님처럼 열심히 걷기 코스를 찾아다니지는 못해봤어요. 주변에 올레길, 둘레길 여행가시는 분들 많던데... 오늘도 제대로 부럽부럽... 이 포스팅을 보니 지난 주말 부산가서 회의란 핑계로 주변 하나도 걸어보지 못한 게 더욱더 아쉽네요. 산티아고도 가고 싶고 히말라야도 궁금하지만...저는 사실 뉴질랜드 남섬 밀포드 트레킹을 아빠 엄마와 가는 게 꿈이랍니다. 전에 KBS 영상앨범 산이란 다큐프로에서 보고 정말 빠졌거든요... 그 프로에 소개되는 우리나라나 외국 산지, 공원 볼때마다 떠나고 싶은 맘 주체가 잘 안되더라구요...ㅇㅎㅎㅎ 어디서든 걷다가 만나면 반갑게 인사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