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이와 함께 국립 어린이 과학관에 나들이를 갔어요. 4호선 혜화역, 도보 10분 거리입니다. 오전 9시 30분에 잡힌 1회차 입장을 온라인 예약해뒀어요. 


회당 관람 인원을 제한한 덕인지 번잡하지 않아 좋았어요.

해와 달과 별들의 움직임을 표현한 기구가 로비에서 반겨줍니다.

과학관이지만, 커다란 장난감 집합소 같아요. 과학의 원리를 놀이로 배웁니다.

발 건반 피아노입니다. 아이의 '발연주'? ^^ 노래를 들려주고 제게 제목을 맞춰보라고 합니다. 요즘 민서는 제게 퀴즈를 내는 걸 좋아해요. 아빠의 허점을 알아가는 게 즐거운 거죠. 

바람 대포입니다. 처음엔 앞에 서서 아이가 쏘는 바람을 얼굴로 시원하게 맞는 놀이인줄 알았는데요. 알고보니 저 뒤 표적 판 앞에 플라스틱 컵을 쌓아놓고 무너뜨리는 대결이었어요. 사용법은 아이가 직접 발견했어요. 혼자 놀면서 스스로 깨달아가는 모습이 흐뭇합니다.

민서가 가장 좋아했던 체험은 모래놀이였어요. 고운 모래를 파면, 안에서 소라 고동 불가사리가 나오는데요, 모래는 진짜지만, 갯벌 생물은 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했어요. 옆에서 보는 제가 더 신기하더군요.

구슬 미로입니다. 저의 어린 시절엔 대단한 장난감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홈이 파진 막대를 이용해 탁구공 미로를 만들고 놀았는데요. 이곳에 오니 황홀합니다.

민서는 여기저기 핸들을 돌려보며 구슬이 어떻게 움직이나 살펴봅니다. 아이들이 직접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어 참 좋네요.

30분 정도 놀다가, 10시 10분 천체투영관에서 상영하는 영화 <안녕, 보노보노>를 보러 갑니다. 천체투영관은 과천 국립 과학관에도 있는데요. 과학관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설입니다. 뒤로 누워 관람하는 특성상 아빠들이 휴식을 취하기에 참 좋거든요. 캄캄한 밤하늘에 펼쳐진 별들을 보며 꿀잠을 즐길 수 있어요. 어린이 과학관에 오신다면, 꼭 천체투영관에 와 보세요. 

11시 10분에는 4D 체험관에서 상영하는 <갤럭시 히어로즈>를 미리 온라인 예약해뒀어요. 

4D 영화를 보면, 꼭 아이와 놀이공원에 온 것 같습니다. 

어린이과학관 입장권에 영화 두 편, 어른 하나 어린이 하나, 총 관람료가 8000원인데요.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예약하고 결제까지 했어요. 요즘은 이런 예약도 참 편리하게 잘 되어 있군요. 가성비 최고입니다.

이제 민서와 점심 먹으러 광장시장으로 갑니다. 버스로 3정거장입니다. 어린이 과학관에서 찾아가기 좋아요.  


광장 시장 먹거리 장터는 민서가 특히 좋아하는 곳이지요. 주전부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거든요. 마약김밥, 찹쌀순대, 꽈배기를 하나씩 사서 나눠먹습니다.


요기를 한 후, 창신동 장난감 거리로 갑니다.

날이 좋아 청계천을 따라 걸어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오늘은 참습니다. 걷기 여행은 혼자 다닐 때 즐기고요. 아이랑 다닐 때 욕심을 내지 않아요. 아빠랑 놀러가면 힘들다는 인상을 심어주면, 다음부터는 저랑 안 다니거든요. 

오래전부터 민서랑 어린이 과학관에 오고 싶었어요. 하지만 과학관에 가자고 하니 아이가 내켜하지 않더라고요. '과학'이라는 글자가 들어가서 아이가 '공부'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나봐요. 이럴 때 억지로 데려가지는 않아요. 대신 방법을 찾지요. 

인터넷 지도 검색을 해보니 국립어린이과학관 인근에 광장시장과 창신동 문구완구 시장이 있더군요. 이젠 전략을 바꿔봅니다. "우리 광장 시장에 맛난 거 먹으러 갈까? 거기서 점심 먹고 근처에 완구 시장에서 장난감 쇼핑도 하고 말이야." 

먹거리와 장난감 쇼핑으로 환심을 산 후, 슬쩍 과학관 나들이를 끼워 판 거죠. 아이가 정작 제일 좋아한 곳은 어린이 과학관이었어요. 다음에 또 가자고 하더군요. 


익숙하지 않은 걸 억지로 시키면 잘 하지 않아요. 오히려 반발할 수 있죠. 이럴 땐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것과 제가 원하는 활동을 적절히 섞어봅니다. 아이에게 익숙한 영역을 하나하나 늘려주는 것, 그게 아빠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어린이과학관 - 광장 시장 - 창신동 장난감 거리

일요일 육아 나들이 3종 셋트, 적극 추천합니당~


짠돌이 아빠의 육아 여행, 다음번에는 서울 시립 과학관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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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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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05.15 0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호~~ 어른이인 저도 가보고 싶은 코스들이네요 ^^
    특히 완구시장은 꼭 가보고 싶어요

  2. 치코 2019.05.15 0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육아고수십니다~~멋쟁이 아빠는 덤이구요^^

  3. 제경어뭉 2019.05.15 0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당장예약하러 가야겠어여~~!!! 좋은정보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하루되세여~^^

  4. 컴알모옷 2019.05.15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와 한번 가봐야 겠어요. ^^ 잘 보고 구독하고 갑니다.

  5. 꿈트리숲 2019.05.15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피디님은 육아 고수이십니다.
    마케팅 고수이기도 하시구요.
    1+1 도 잘 하시고 끼워 팔기도 잘 하시니...
    무엇보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눈높이에서 영업하시잖아요.ㅋㅋㅋ

    라이프 스타일 제안은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마스다 무네아키의
    말이 떠오릅니다. 그런면에서 기획의 고수이기도
    하시네요.ㅎㅎ

    육아고수, 마케팅 고수, 기획고수
    3종세트 좀 카피하겠습니다.
    사랑받는 엄마가 되어보려고요.~~

  6. 아리아리짱 2019.05.15 07: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아이에게 익숙한 영역을 하나하나 늘려 주는 것'

    피디님은 역시 멋진 아빠입니니다. 민서가 어른이 되면
    아빠와 함께 했던 시간의 소중함과 추억이 살아갈 힘이 될터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공짜로 즐기는 세상> 학당의 싸부님 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 꾸벅"

  7. 오달자 2019.05.15 0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즤 집 아빠한테 특훈 좀 시켜 주세요~ 피디님~~
    제가 원하는 바람직학 아빠상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아이 편에 서서 아이랑 함께 즐길 수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세월을 한5 년전만으로도 되돌리고 싶은 심정입니다.ㅠㅠ
    그져 피디님처럼 아이랑 과학관 가주는 아빠가 부러울 뿐입니다.

  8. 2019.05.15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하이사랑 2019.05.15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김민식 pd님..
    영어책 한번 외워봤니?와 매일 아침 써봤니?는 모두 읽었는데 '공짜로 즐기는 세상' 블로그는 처음 들어와 봤네요. 최근에 읽고 있는 매일 아침 써봤니?는 저의 상황과도 너무 잘 맞아.. 진짜 공감하며 pd님 처럼 매일 아침에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그동안 브런치에만 글을 쓰다가 오늘 티스토리 아이디도 만들었네요. 저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하는 나와 노는 나를 연결시키는 내용이 공감이 되어 어제 아래와 같이 브런치에 글도 써봤네요..
    https://brunch.co.kr/@hilove/178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pd님 처럼 되고 싶습니다.. 육아일기도 너무 공감되어서 이 나들이 동선도 참고해서 가 봐야겠습니다. 자주 블로그에 올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10. 봄처녀 2019.05.15 1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딩 저희 아이들도 좋아하겠네요ㅋㅋㅋ~~ 데리고 한 번 가보렵니다 감사합니다^^

  11. 은하수 2019.05.15 1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는 일요일에 서울대공원 동물원+리프트+코끼리 열차+과천 과학관을 패키지로 끊어갔는데 시간이 없어서 과학관은 못갔어요~ 과학관은 5월 말까지 오면 된다 하니 다시 가보려구요~
    PD님이 추천해주신 코스 딱 제 스탈이예요^^~ 저희 아이도 당연히 좋아할 것 같구요~
    광장시장의 먹거리를 생각하니 빨리 가고 싶지만 5월은 패스하고 6월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에 가봐야겠어요^^

  12. 보리랑 2019.05.15 1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록달록 제가 더 가고 싶네요~~ 동생들에게 공유했어요. 이제 곧 부모 따라 안다닐 나이라지만 피디님이 공들인게 있고 전략도 우수하시니 넘어가주는척 따라나서겠어요. 피디님 앗싸~

  13. 보리랑 2019.05.15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인생책을 써주신 저의 멘토이신 피디님~
    스승의날 축하합니당~♡

  14. 유진 2019.05.16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피디님. 저 배워갑니다. 나들이 코스와 현명하게 아이를 꼬시는 법까지!!!

  15. 젊줌마j 2019.08.18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아이들이랑 가기 좋은 코스로 제격이네요 ㅎㅎㅎㅎ
    어린이과학관은 구경거리와 체험할 게 많아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거 같아요 !
    저도 기회될 떄 가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