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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경제학자와 영어 사교육

by 김민식pd 2019. 3. 2.

책 쓰는 '재택' 경제학자 우석훈 선생님이 인터뷰를 했어요. 기사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지요.


그의 자녀 교육 방식은 아이들을 학습시키고 훈육하는 게 아니라 공부는 가능한 한 멀리하게 하면서 많이 뛰어놀도록 하는 것이다. 올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큰애는 영어유치원은 말할 것도 없고 학습 위주의 일반 유치원에도 간 적이 없다. 세살 어린 동생과 함께 놀이 위주로 진행하는 동네 어린이집에 다닌다. 우석훈의 아이들은 둘 다 한글이나 산수, 한문 학습지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한글만 스스로 조금 깨친 정도이다. 지난해 9월 '에스비에스 (SBS) 스페셜 - 사교육의 딜레마'편에 출연했던 우석훈은 한 유명 입시 컨설턴트한테 "부모가 똑똑해도 아이들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부모 생각에 맞춰 아이들을 작은 규모의 안락한 데서 키운다"고 '야단'을 맞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사교육 반대 철학과 소신을 지키고 있다.


경제학이란 비용 대비 효과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가 영어 사교육을 안 시키는 이유가 뭘까요? 영어 사교육은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입니다. 인생을 살며 돈을 쓸 때는 즉각적인 효과를 바라죠.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더 비싸더라도 맛있는 걸 시킬 땐 적어도 30분 내로 그 선택에 대한 만족감을 느껴요. 여행지에서 숙소를 고를 때, 더 비싸더라도 좋은 방을 고를 땐 적어도 며칠 동안 그 선택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지요. 그 만족감이 없는 사람은, 저처럼 더 싼 음식과 더 저렴한 방을 선택하고, 돈을 아낀 데 대해 만족하면 되고요. 

영어 사교육은 어떨까요? 한 달에 100만원이 넘게 들어가는데, 그 돈의 효과를 언제 볼까요? 그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려면 수십 년 걸립니다. 1년을 시켜도 아이는 영어를 못해요. 그건 당연한 겁니다. 쉽지 않아요. 외국어 공부는... 특히 공부의 동기 부여가 없는 어린 아이의 경우라면. 그럴 때, '아, 영어 조기 교육은 효과가 없구나.'하고 포기하나요? 아니에요. 더 비싼 학원, 더 비싼 해외 연수, 더 비싼 조기 유학을 보내려고 하지요. 효과가 없을 수록 더 돈을 들여요. 그 결과 부모의 재원은 줄어들고, 아이의 불만은 늘어납니다. 

 

어학교육도 필요할 때 하면 짧은 시간에 익힐 수 있는데 왜 어렸을 때부터 스트레스 받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 시간에 다른 거 하면서 노는게 낫다. 예능방송을 보면 우리나라에 온 외국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들 대부분은 한국에 와서 1년 정도 만에 우리말을 다 익혔더라. 우리도 마찬가지다. 외국어는 나중에 커서 필요할 때 익히면 된다. 요새는 초등학교에서도 영어를 가르치니까 거기에서 너무 소외감을 안 느낄 정도로만 하면 충분하다. 어릴 때 외국어를 배우는 것보다 세상을 보고 배우는 게 훨씬 낫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영어유치원이나 학원 보낼 돈으로 여기저기 자주 놀러다닌다."


저 역시 공감합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자주 다녀요. 여행의 즐거움을 가르쳐주는 게 영어 공부의 괴로움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해요. 영어 못한다고 죽지 않아요. 그럼에도 '너 영어 못하면 ~~ 못한다.' 라고 하는 건 협박범의 화법이에요. 


그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아이들을 조기 유학이나 특목고에 보내지 말라고 부모들에게 조언한다. 

"자기 자식을 사회 지도자로 키우려면 제일 먼저 하지 말아야 할 게 조기 유학이다. 그렇게 하면 국회의원이나 장관은커녕 하다 못해 시의원도 되지 못한다. 영국의 보수들은 자식을 키울 때 자신들의 공동체에서 절대로 고립시키지 않는다. 노동자 옆에서 자기 자식이 럭비나 축구 등의 스포츠를 하도록 키운다. 부모 후광으로 조기 유학을 갔다온 아이들은 자기 인생의 절정기 때 사회 지도자가 될 수 없게 된다."


경제학자가 왜 조기 유학을 반대할까요? 영어 동시 통역사에 드라마 피디로 일을 한 저는 왜 영어 조기 교육 반대를 줄기차게 외치는 걸까요? 국가적인 낭비에요. 부모의 재력 낭비, 아이들의 노력 낭비. 

영어 공부, 어른이 되어, 하고 싶은 사람만 하면 어떨까요?


ps: 

3개월 후, 6월 2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서울에서 댓글부대 정모를 할 계획입니다.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외우는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1과부터 100과까지 함께 소리내어 암송하는 자리입니다. 장소는 5월말에 다시 한번 공지하겠습니다. 


다음 오프라인 정모에서 뵙겠습니다!

 

인터뷰 전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781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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