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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

자기소개 잘 하려면?

by 김민식pd 2018. 9. 21.

MBC 입사했을 때 가장 부러운 사람이 바로 아나운서였어요. 96년 당시 저는 청춘사업이 잘 안 되어 늘 싱글로 살았거든요. 다른 건 안 부러운데, 잘 생긴 사람은 참 부럽더라고요. 워낙 가난한 외모를 타고 난 탓에... TV 화면에 나오는 멋진 아나운서들을 보며 부러워하다, 어느 순간 전략을 바꿨지요. '내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지 말고, 그들이 가진 것을 적극 활용해보자.' 그래서 입사 동기인 신동진 아나운서에게 접근했습니다.

"진짜 괜찮은 사람 있는데, 소개팅 할래?"

그러곤 여자쪽에도 연락을 넣습니다. 

"MBC 입사 동기 중 남자 아나운서가 있는데, 이 친구, 진짜 멋있거든요? 꼭 소개해주고 싶은데,  1대1 소개팅은 살짝 부담스러워하네요. 2대2로 만나 친구들 모임처럼 편하고 재미난 자리로 엮어볼까 하는데 어때요?"

다시 신동진에게 달려옵니다.

"아, 저쪽이 1대1은 부담스럽다고 친구랑 같이 나온다네? 2대2는 어때? 나는 옆에서 분위기만 좀 띄우고 슬쩍 빠질게."

그러고 쫓아나갑니다. 일단 MBC 아나운서가 나오는 미팅이라니까 저쪽 진용이 화려해집니다. 신동진이 아무리 잘 나도 상대를 둘 다 선택할 수는 없지요. 저는 옆에서 개그 치다가 잘 웃어주는 사람에게 슬쩍 작업을 걸어봅니다. 어차피 한 사람은 남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 시절에, 동기들이 그랬어요.

"신동진이랑 같이 미팅 나간다고? 너 미친 거 아냐?"

네, 저는 쓸데없이 외모로 경쟁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지요. 웃기는 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수 있어요.


며칠 전 박혜진 아나운서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선배님, 팟캐스트에 출연해주세요!"


보통은 PD가 아나운서를 섭외하는데,

아나운서에게 섭외를 받는 PD가 되었군요.


박혜진, 박소현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말하자면'에 출연했습니다.

말의 달인인 아나운서들이 '말 잘하는 법'에 대해 소개하는 방송인데요, 

2시간 동안 재미나게 수다 떨고 왔어요. 편집되어 업로드된 방송을 들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젠 아나운서들이 방송 편집도 이렇게 잘 하나?


'팟빵'이나 아이튠즈에서 '말하자면'을 검색해보세요.

추석 기간 동안, 장시간 운전으로 심심할 때 유익한 정보와 즐거운 웃음을 한 방에!


(아래 팟빵 링크로 가서 15회를 들어보세요. 다른 회차도 다 재미있어요!)


 http://www.podbbang.com/ch/16897


15회- 자기소개란 이런 것이다! (feat. MBC 김민식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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