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하버드 행복 수업>에 대해 쓰며 하버드 생도 불행한 이유에 대해 글을 올렸는데요. 페이스북 친구이신 김선진 교수님이 댓글로 호응해주셨어요. 교수님의 담벼락에서 본 글을 공유합니다. 저도 많이 공감하는 내용이거든요.) 


이하 김선진 교수님의 페북에서 퍼왔습니다.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건 뭐 하루 이틀된 문제가 아니라 놀랍지도 않다. 중요한 건 왜 자신이 불행한지 근본 원인을 모르고 있단 거다. 내가 수년간 연구한 바에 따르면 너무 자명하고 단순한 데 이유가 있다. 살면서 일, 돈, 가족, 건강 이런 것만 신경쓰고 살기 때문이다. 한번도 자신이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아야 한단 생각을 안하고 살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아우성치는 모순이라니.


행복은 소금물같은 것이다. 마실수록 갈증난다. 행복은 추구할수록 멀어진다.(왜냐하면 행복하고싶어한다는 얘긴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이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 자체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우리보다 행복도가 높은 서구 사람들은 실제로 행복을 별로 의식하지도 추구하지도 않는다.(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지금 구글 트렌드 검색에서 'fun', 'happiness'를 검색해 보고 한글 구글 트렌드 검색에서 '재미', '행복'을 비교 검색해보라. 놀라운 사실은 우린 행복이 높은 비중인 반면 재미는 매우 낮고, 서구는 반대로 재미는 매우 높고 행복은 매우 낮다.)


요즘 유행하는 힐링을 추구하는 접근방식도 틀렸다. 힐링은 상처받은 후에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의 접근방식이라 그렇다. 왜 상처받는지 이유를 알아야 하고 사전에 상처받지 않도록 하는 게 더 나을텐데 신기하게도 다들 그건 관심이 없다. 기껏 상처받은 후에 힐링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인간이 삶에서 상처받는 이유는 자신을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싶고 좋아하는 걸 안하고(못하고) 살기 때문이다. 이런 얘길하면 핑계거리가 수만가지는 된다. 하고싶은 게 있어도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일이 많아서... 이유도 가지 가지.


단순해지면 된다. 먼저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면 할수록 즐거워지는 일을 하면 된다. 핑계대지 말고. 즐거워질 시도를 일도 하지않으면서, 하루 5분도 시간을 내지 않으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충고도 백약이 무효. 진짜 문제는 자기가 뭘 해야 즐거운지 모른다는 데 있다. 중증이다. 그런 사람에게 퀵패쓰(quick path) 하나 알려주겠다. 이건 내가 여러 사람 시도해본 처방이라 확실히 효과 있다. 아래 다섯 가지 행동 중 하나를 정해서 한달 동안 매일 점찍듯이 해보라. 분명 달라진다. 당신이 '인간'이라면.


1. 가지기(모으기) : 뭐든 좋아하는 물건 매일 하나씩 모아보라. 재미 중 가장 낮은 수준이긴 하다. 약간의 부작용도 있다. 소득수준보다 소비가 높아지는 부작용. ㅋ


2. 키우기 : 식물이든 동물이든 생명이 있는 것,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경험이다.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착을 줄 수 있는 것이면 좋다. 바퀴벌레라도 귀엽다고 느껴지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3. 배우기 : 평소 잘 몰랐던 것, 새로운 걸 배워보는 거다. 무엇이든 좋지만 가능하면 예술과 관련된 것, 그림, 악기, 외국어를 배워보라고 권한다. 예술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심지어 인간의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한다. 말 그대로. 농담이 아니다.


4. 만들기 : 개인적 차원에서 재미를 극도로 느낄 수 있는 활동이 만들기다. 인간의 심성 안엔 누구나 창조적 본능이 숨어있다. 재미와 함께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재미 경험 중 가장 짜릿한 경험이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해보라. 그림 그리기, 음악 창작 등 거창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캘리그라피, 자수... 만들기엔 경계가 없다.


5. 만나기 :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를 시도해보라. 가능하면 자신과 다른 배경,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좋다. 국적, 성별, 나이가 다를수록 좋다. 사회적 뇌가설을 제안한 로빈 던바에 따르면 각 개인은 최소 150명까지 친밀한 관계를 확장할 수 있다. 연락처를 열어놓고 최소 일주일에 한번 이상 연락하는 사람 수를 세어보고 아직 150명이 안된 사람들은 아직 관계를 확장할 여력이 있다. 인생이 즐거워진다.


이 중 하나를 한달 동안 시도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당신은 '인간'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컴퓨터 기계인지 확인하기 위해 튜링 테스트를 해볼 걸 권한다. 기계도 아니라면 당신의 문제는 '신'만 해결할 수 있다.


김선진 교수님은 역시 <재미의 본질>을 쓰신 저자 답게, 글을 재미나게 쓰시지요? 영어 공부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면 '어떻게 영어 공부가 즐거울 수가 있다는 거야?' 하는 의아한 반응을 접할 때가 많아요. 영어 공부는 1,2,3,5 번의 조합이에요.

1. 모으기 

문장을 외우는 것은 즉시 활용 가능한 문장을 머릿속에 모으는 것입니다. 하나 둘 모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한때 스티븐 킹 소설을 원서로 모은 적이 있어요. 그냥 사서 모셔두기만 하면 돈이 아까우니까, 산 책은 완독했어요. 책장에 늘어가는 페이퍼백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그 과정에서 영어 독해 실력도 쑥쑥 늘었어요.

2. 키우기

영어 공부는 나 자신을 대상으로 한 육성 게임입니다. 단계별 목표가 있어요. 처음엔 '길에서 미국인이 말을 걸어왔을 때, 당황하지 않는 사람이 되자'. 다음엔 '극장에서 자막을 보지 않고 영화를 보는 사람이 되자.' 또 그 다음엔 '소설을 원서로 즐기는 사람이 되자.' 또 그 다음엔 '동시통역을 하는 사람이 되자.' 뭐, 이런 식으로... 애완동물이나 분재를 키우고 가꾸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게 키우기의 대상은 나 자신입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가장 잘 해주고 싶거든요. ^^

3. 배우기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새로운 배움으로 문을 활짝 열어줍니다. 영어를 배우고 나면, 원서를 통한 다양한 영어 문화나 기술의 습득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세상을 열어줘요. 무엇보다 외국어 공부가 즐겁다는 걸 알고 나니, 새로운 언어에 도전하는 것도 설렙니다. 문장을 외우면 언어는 무조건 됩니다. 지금도 미적분은 자신없어요. 외국어는? 쉬워요. 그냥 문장을 외우면 되니까. 

5. 만나기 

영어를 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요. 런던에서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러 갔다가, 옆자리에 매력적인 아가씨가 앉았기에 말을 걸었어요. 다음날 오디션을 앞둔 신인 배우였어요. 맘마미아 국제 투어 팀 오디션에 지원했대요. 둘이서 맘마미아란 작품의 매력에 대해 즐거운 수다를 나눴어요. 국적은 영국, 성별은 여성, 나이는 20대. 저와 모든 점에서 너무나 다른 사람이지만 영어를 할 수 있기에 가능한 만남이었지요. 영어를 하면, 세상 모든 사람을 만나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삶이 풍성해집니다.

영어공부가 주는 행복이 이렇게 많은데, 한번 도전해보시지 않으실랍니까?


굳이 영어 공부가 아니라도 위의 다섯 가지 취미 활동은 한번 실천해보고 싶네요. 드라마가 끝나고 휴가 기간 동안 새로운 배우기나 만남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인생의 확실한 행복은 작고 꾸준한 실천에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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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8.01 0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김선진 교수님 글을 페북에서 보고,
    내용이 너무 공감돼서 라이크 여러번 누르고 왔어요. ^^
    전 그냥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스크랩만 했는데
    피디님은 이 글을 블로그 글감으로 이용하시다니 역쒸~~~
    그리고, 그것들을 영어공부에 적용하니 내용이 딱 맞아 떨어지네요.

    전 5가지에 추가로 6번째 가보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새로운 곳을 가다보면 그 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보이고
    그걸 통해 다양한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데요.
    거창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집이나 회사를 오가는 길이나
    방법만 달리해도 새로운 곳에 간것과 같은 효과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집으로 가는 길에
    안가던 골목이나 아파트 단지들을
    이곳저곳 거쳐 가기도 하고,
    버스나 택시, 지하철을 번갈아 이용해보기도 하죠..

    그리고, 요즘은 소규모 독립서점 가보기를 자주 하는데요.
    동네서점들이 알게 모르게 많이
    오픈을 하고 있더라고요.
    일반 대형서점과 달리 서점마다
    인테리어나 책 배치등도 특색 있어서
    그 공간 자체에 있기만해도 즐겁고
    책 고르는 재미, 모르던 책 알아가는 재미도
    있어서... 요즘 서점 여행이 제일 재미있는
    취미활동중에 하나가 되었네요. ^^

    오늘도 좋은 생각꺼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앗, 그리고 영어공부도 더 열심히 ㅋㅋㅋ
    아자아자 파이팅 ~~~

    오늘 기온이 가장 높을거라 예보하던데..
    건강 조심하시고 즐겁고 신나게 촬영하시길 바랍니다.
    믿보연 김민식 피디님 파이팅~~~~

    #이별이_떠났다
    #마지막방송_D-3
    #8월4일_토_20:45
    #본방사수

  2. 김수정 2018.08.01 0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양사람들은 '행복'보다 '재미'의 비중이 높다는게 인상적이네요
    우리는 '행복'을 너무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추구하기에 도달하기도 어렵고, 설령 도달한다 하더라도 허무감이 크지 않을까요..
    위에 다섯가지 중 한가지라도 실천해야겠어요! 늘 좋은 에너지 주셔서 감사해요^^

  3. 슬아마미 2018.08.01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행복바이러스 얻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마이동풍 2018.08.01 0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의 고민
    영어 시작을
    어디서 & 어떻게

    영어 울렁증...극복
    중3 딸아이를 조금 기본 궤도에 올려 놓고 싶어서
    흥미 유발만 당겨 줄려고
    제가 공부를 시작...
    동심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서...


    EBS 영어 1 과정
    보카 이스트 화룡 (성정혜)

    영어 단어공식 20시리즈
    5일만에 한걸음 성공...

    작은 성공(small win)
    성취감 ...

    다른 것들 기웃기웃...
    또 반복해서


    직장생활 후
    가정 복귀
    뒷살림 마무리 후

    컴퓨터 앉아서
    영어 공부 하니

    딸아이
    엄마 좀 배워서

    나를 쉽게 좀 가르쳐 주라...

    일단 영어 귀차니즘에서 빠져나와
    관심& 흥미 가져줌에 감사히...

    저도

    48세에 다시 도전하는 영어
    재미 나네요...

    작고 꾸준한 실천...
    그것이 행복의 지름길....믿으며


    오늘도
    시원시원한 하루 되세요....

  5. 보여주는남자 2018.08.01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 해야지 하는 생각은 있는데요...
    해야지요 ㅋ 방금 굳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아이디어는 비밀!

  6. 꿈트리숲 2018.08.01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퀵패쓰에 저는 뭐가 해당되나 보니
    5가지 다 적용되는데요.^^

    1. 좋은 책, 작가, 글 등이 제 블로그에 차곡차곡 데이터베이스화 되고 있어요.

    2. 제 팔뚝만하게 태어나서는 저와 맞짱뜰려는 생명을 키우고 있어요. 지속적인 관심과 애착을 달라고 아우성이네요.ㅋㅋ

    3. 영어책 한권 외워봤더니... 아무말 대잔치 이지만 외쿡사람과 대화도 되더라는 기적 쳬험도 하구요. 음악의 음자도 모르지만 클라리넷에 도전합니다.

    4. 피디님이 강추하신 블로그 글쓰기, 긴말 필요없는 창작이쥬~~^^

    5. 영어책 정모때 낯선곳에서 낯선 이들과 함께 옹알이를 하던 제가 무척 기특했습니다. 두고두고 회자되는 즐거움이에요.

    이 모든 재미의 시작은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로 부터~~

  7. 새얀이 2018.08.01 14: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 사실 언제든 필요한게 영어지만 손이 계속 가지 않는군요 미래를 위해 꼭 배워야할텐데 말이죠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8. 쇼부리 2018.08.01 1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30대 후반 직장인 입니다. 작가님 덕분에 영어책 한권 외워보게 됐습니다.

    책에서는 외우고 다 외우면 다시 외워서 속도를 줄여보라고 하셨는데 아직 그건 못했네요;;

    외운지 수 개월이 지났는데 확실히 외울 때 보다 좀 덜 기억나요/... 다시금 시작해야겠어요

    어쨌든 평범한 일상을 일깨우는 동기 부여를 주신 점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9. eungu 2018.08.02 16: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저를 잘 키워봐야겠어요^^

  10. 땡스 2018.08.03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읽고.. 블러그까지 찾아왔어요.
    영어공부의 동기부여. 노하우 말고도 배울것. 공감되는 부분. 마음을 다잡게 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너~~무 좋더라고요.
    감사하단 말..전하고 싶어서...댓글써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