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아 대부도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전철에 자전거를 싣고 4호선 종점 오이도까지 갑니다. 오이도역에서 대부도 초입까지 20킬로미터, 1시간 반 거리입니다. 시화방조제 길을 따라 자전거를 달립니다.

바다를 끼고 달리는 직선 코스, 방조제길만 따라 달리는데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차도와 분리되어 있어 아이들이 타기에도 어렵지 않아요. 차에 자전거를 싣고와서 대부도 입구 무료 공영주차장이나 시화방조제 중간 휴게소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가족도 많군요.

오이도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시화방조제로 가는 길은 조금 까다롭습니다. 네이버 자전거 경로 지도를 검색해야 합니다. 오이도 역에 내렸더니, 마침 자전거 동호회 분들이 있어 그 분들의 꼬리에 붙어 시화 방조제까지 쉽게 갔어요.

방아머리 공원입니다. 예전부터 걷고 싶었던 대부해솔길의 1코스 초입이지요. 대부도 관광 안내소에서 얻은 대부해솔길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갑니다. 올레길처럼 리본으로 길 표시가 나있어 나무에 달린 표식을 보며 쫓아가면 됩니다.

바닷가 백사장이 나오기에 "앗싸! 간만에 해변 모래사장 라이딩!"

하면서 신나게 달렸는데... 가는 모래가 많아 바퀴가 푹푹 들어갑니다. 결국 중간에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갔어요. 그런데...

막판에 이런 험한 바윗길을 만나 자전거를 메고 가야했어요.

아, 바다를 만나 기분을 내느라 길을 잘못 들었나 봐요.

돌밭을 지나니 구봉 솔밭 야영지가 나옵니다. 캠핑하며 아침을 준비하던 분들이 쫄쫄이 바지 입고 자전거로 해변을 달리는 저를 구경합니다. '네네, 길을 잃고 헤매는 중이랍니다. ^^'

다시 대부해솔길 1코스를 달립니다. 돈지 전망대로 언덕길을 오릅니다. 산림 관리용 임도를 타고 갑니다. 걷기 코스로 만들어진 길인지라 자전거로 오르기는 쉽지 않네요. 어느 블로그에서 해솔길을 자전거로 즐겼다는 얘기를 보고 찾아온건데 의욕이 과했나봐요.

끌고 내려가기도 힘든 구간이 많아요. 결국 '끌바'와 '멜바'로 산을 탑니다.

('끌바' 끌고 가는 바이크, '멜바' 메고 가는 바이크. ^^)

 

로드용 바이크로 오기는 쉽지 않고요. 경사가 심해서 산악자전거도 쉽지는 않네요. 네, 해솔길은 그냥 도보 여행으로 즐겨야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미련하게 자전거를 타고 갔나고요? 일단 시화방조제를 자전거로 달려보고 싶었고, 해솔길에서 자전거 라이딩이 될지 안 될지는 해보지 않고는 모르거든요. 그리고 때로는 실패한 시도에서 의외의 재미를 얻기도 하고요.)

  

곳곳에 안내 지도가 되어 있어 길 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다만...

 

2코스 중간에 공사 구간이 있더군요... 길 표식 리본은 여기에서 갑자기 사라졌어요. 공사중이면 대체 구간 안내를 해줘야할텐데, 그런게 없어서 좀 아쉬웠어요. 결국 인근 마을을 헤매다 산을 돌아갑니다.

 

해솔길은 아직 덜 알려진 탓인지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자전거를 타고 산을 내려오다 몇번이고 얼굴에 거미줄이 걸리더군요. 그만큼 통행량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수도권에서 전철 타고 갈 수 있는 바닷가 트레킹 코스인데... 살짝 아쉬웠어요.

길은 만드는 게 다가 아니라, 사람이 걸어야 하거든요. 특히 산길은 자꾸 걸어줘야 길이 제대로 길이 드는데...  

길을 잃고 헤맨 덕분에 곳곳에서 의도치않은 풍경을 많이 봤어요. 마을 초입에 심어놓은 코스모스길이며, 이런 야생화 꽃밭까지. 거기에 아기자기하고 예쁜 펜션 구경은 덤이지요. 이런게 진짜 여행이지요. 화살표 표시만 따라가기보다 헤매면서 의외의 장소에 도달하게 되는.  

3코스를 달리다 선재대교로 빠져서 선재도로 갔어요. 영흥대교를 지나 영흥도 용담리 해수욕장까지 가려고 했는데, 시계를 보니 벌써 오전 11시 44분이네요. (갤럭시 폰카는 이미지 제목에 시간을 분단위까지 기록하니까 여행을 다녀온 후, 그날 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좋아요.)

아쉽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돌아가려고요. 오전에 해솔길에서 너무 많이 헤맸나봐요. 영흥도나 제부도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오전 7시에 집에서 출발했으니 여기까지 오는데 5시간 걸렸어요. (전철 탑승 시간 포함) 오후 5시까지 집에 도착하려면 지금 여기서 핸들을 돌려야지요. 자전거 여행을 가면, 항상 해지기 전에 여유롭게 도착하는 일정을 짭니다. 차도에서 야간에 달리는 건 좀 위험하거든요.

이제 점심을 먹어야겠어요. 달리면서 횟집이며 게장집이며 낙지집이며 많이 지나쳤지만, 저에게는 그림의 떡이지요. 드라이브를 겸해 데이트를 나오는 커플들 틈에 혼자 쫄쫄이 바지 입고 앉아 먹기는 좀 민망하지요. 길을 오다 미리 봐둔 왕만두집에 가서 만두를 삽니다.   

포장해서 받아온 만두를 공원에 있는 흔들 의자 그네에 앉아 먹어요. 오면서 미리 봐뒀어요. 음, 점심은 저기서 먹어야지. 나홀로 자전거 여행족에게는 최고의 맛집이지요. 경치도 좋고 공짜고. 왕복 전철비 3000원, 점심 만두값 4000원, 이 가격에 당일치기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거! 아, 이토록 즐거운 짠돌이 세상~^^     

이제 다시 시화방조제를 타고 오이도역으로 돌아갑니다. 아, 똑같은 10킬로 직선 구간인데, 돌아가는 길은 왜 이리 힘들까요? 아침에는 룰루랄라 바다를 보면서 달렸는데, 오후가 되니, 옆에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를 보면서 '아니, 도대체 육지는 언제나 나오는 거야?' 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방조제 길 라이딩은 참 즐거워요. 어린 초등학생 아들과 자전거를 타는 아빠도 있고, 중학생 아이들끼리 놀러온 팀도 있네요. 아이가 자전거를 좋아한다면 시화 방조제 라이딩은 한번 경험해보셔도 좋아요.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길이니까요. 대부도는 주말에 차량이 많아 차도 라이딩이 위험할 수 있으니 방조제만 타고 대부도 초입에 있는 맛집에서 해산물을 드시고 돌아가도 좋을듯 합니다. 그래도 오의도 역에서 왕복 3시간이 걸리니까요.

트레킹 마니아로서 자전거로 해솔길에 도전해봤는데, 쉽지는 않네요. 해솔길은 다음에 도보 여행으로 다시 와봐야 할듯...

 

저는 로드용 바이크가 아니라 산악용 MTB를 타고 자전거 여행을 다닙니다. 두 자전거의 차이는 바퀴의 폭이지요. 로드 바이크는 타이어가 얇아서 땅과의 마찰이 적습니다. 그래서 속도가 잘 나지요. 반면 MTB는 광폭 타이어를 쓰기에 접지면이 넓어 속도가 덜 붙어요. 대신 비탈길이나 내리막에서도 잘 미끄러지지 않지요. 선택은 취향의 문제입니다. 자신의 여행 스타일이 어떤지를 봐야지요.


저는 차도 세단보다는 SUV를 선호합니다. 스피드보다 내구성이 더 중요해요. 고속도로를 쌩쌩달리기보다 산길도 씩씩하게 막 오르는 걸 좋아합니다. 안락함보다는 도전! 그게 제가 바라는 인생이지요. 정해진 길에서 속도를 내는 것보다, 때로는 산을 오르고 때로는 계곡을 타는 인생이 좋아요. 


살아보니,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더군요. 느리더라도 꾸준하길 바랍니다. 언덕을 만나든 계곡을 만나든 꾸준히 험로를 가는 인생, 그런 인생을 바랍니다. 평생 탄탄대로만 달릴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여행하기 좋은 가을입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을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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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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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pen Mind 2016.10.03 1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 라이딩 초보입니다. 시화방조제를 건너는 짠돌이 라이딩 따라해 봐야겠습니다.

  2. 섭섭이 2016.10.03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대부도로 라이딩 가셨군요. 대부도는 회사 야유회로 가서 먹고만 와서 기억이 잘 안났는데
    PD 님 여행기를 보니 라이딩 코스로도 좋은곳 같네요. ^^ 다음에 대부도에 가면 소개해주신 해솔길 산책한번 해봐야겠네요.

  3. 첨밀밀88 2016.10.04 1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여행 진짜 싼데요...ㅋㅋ

  4. 게리 2016.10.04 1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대부도까지 자전거 라이딩 하려면.... 보통체력으론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체력좋으신 건강한 분들 정말 부럽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