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곡성 섬진강 자전거 여행

김민식pd 2024. 2. 14. 05:04

지난 가을 곡성에 고등학교 강연하러 갔습니다. 첫날엔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놀았고요.

둘째날엔 섬진강에 자전거 타러 갔어요. 북한강, 낙동강, 동해안, 다 다녀봤지만, 아직 섬진강 자전거길은 안 타봤거든요.

곡성에서 자전거 대여를 검색해보니 곡성군 청소년 야영장이 뜨더라고요. 너무 이른 시간에 갔는지 사람은 없고 고양이와 강아지만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어요. 

청소년 야영장 한쪽에서 책을 읽으며 기다렸는데요. 문이 안 열려 다른 가게로 갔어요.

버스에서 내려 야영장으로 오려면 구름다리를 건너는데요. 

그 옆에도 자전거 대여하는 곳이 있었거든요. 

구름다리 가든에서 자전거를 빌려 ( 2시간 1만원)

섬진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달립니다.

청명한 가을 날~

산과 개천을 따라 달리니 어린 시절 시골에서 달리던 자전거 길이 생각나요.

지리산 기슭으로 난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기도 하고요. 

섬진강 제방길을 달리기도 해요.

<두가헌>이라는 멋스런 한옥 펜션과 카페도 있는데요. 다음엔 여기서 전통차 한 잔 하고 싶네요. 저는 초행길에는 일단 길을 달리는데 집중하고요, 좋아보이는 곳은 다음을 위해 기록해둡니다.

언젠가 섬진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화개장터에도 가고 싶어요. 

아웅, 나는 왜 이렇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을까요? 읽고 싶은 책도 너무 많이 쌓여있는데 말이지요. 별수없어요. 일단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겠어요. ^^

레일바이크 가정역 앞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이렇게 생긴 버스가 왔어요. 어라? 곡성은 시내버스 디자인이 독특하네? 

내부도 색다른 버스에요. 

알고보니 <곡성 시티 투어 추추 버스>라고요. 시내버스랑 달리 관광지만 다니는 버스에요. 

"잘못 탄 버스가 목적지에 데려다준다."더니 엉뚱한 버스를 탄 덕분에 심청 한옥마을도 둘러보고요. 기사님의 곡성 이야기도 듣습니다.


곡성은 일교차가 심한 곳이래요. 그날 아침만 해도 영상 7도로 아주 쌀쌀했거든요. 그런데 낮에는 23도까지 올라가더군요. 하루 일교차가 거의 20도가 차이 나는데요. 그러다보니 곡성의 과일이 맛있답니다. 사람이나 과일이나 똑같아요. 냉탕 온탕 오가며 익어갑니다. 고난과 시련 속에서 더 단단하게 익어가는 거지요.

점심 먹고 카페로 갔어요. 

곡성 카페 <01DORA> '영일도라'

너른 정원과 다양한 실내 공간이 있는 카페인데요. 

전날 걸어서 다니다 미리 눈여겨봐뒀어요. 

1박2일 여행은 이게 좋아요. 첫날은 다니며 좋은 곳을 눈여겨두고요. 둘째날 여유가 생기면 들르지요. 지금은 친구들이 다 회사 다니고 바빠서 혼자 놀러다니는데요. 언젠가는 은퇴한 친구들이랑 전국 유랑을 다니고 싶어요. 지금 쓰는 블로그 여행일지는 미래의 나를 위한 가이드북입니다. 언젠가 친구들이랑 곡성 놀러왔다가 '어라? 그때 가본 카페 이름이 뭐였더라?' 하면 블로그에 찾아오면 될테니까요. ^^

전날 강연을 마치고 한옥펜션 <채원당>에서 잤어요.

주위에 논으로 가득한 풍경.

간만에 한옥에서 자니 어린 시절 생각이 나네요.

전국에 강연을 다니며 숙소를 찾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어요. <야놀자>앱에서 가격, 거리, 시설 다 살펴보고 취향에 따라 예약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소유보다 경험을 더 소중하게 여깁니다. 개인 별장을 짓거나 유지하는 것보다 전국에 있는 펜션이나 호텔로 놀러다녀도 충분해요.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도 좋고, 자전거 여행도 좋고, 추추버스도 좋고, 그냥 카페놀이를 해도 좋은 곳입니다.

여러분도 언젠가 곡성의 매력에 듬뿍 빠져보시기를 소망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