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독서 일기

끊임없이 쓴다

김민식pd 2018. 10. 22. 06:00

'히사이시 조가 말하는 창조성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단 책이 있습니다.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히사이시 조 / 이선희 / 샘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오래도록 좋아했기에 그의 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히사이시 조의 노래도 참 좋아합니다. <이웃집 토토로>의 주제가는 제가 플룻으로 즐겨 부는 노래기도 하고요. 히사이시 조에게 "작곡가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입니까?"하고 누가 물어보면 이렇게 말한답니다. 

"계속 곡을 쓰는 것입니다."


창조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한두 가지 만들어서는 안 된다. 평생 한 작품이라면 누구라도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좋은 소설을 쓸 수 있고, 좋은 영화도 찍을 수 있다. 그 방면에 필요한 기술을 배워서 진심으로 도전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은 '점'이 아니라 '선'이다. 집중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작업을 끊임없이 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작곡가나 소설가,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살아갈 수 있다.

프로란 계속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프로로서 일류이냐 이류이냐의 차이는 자신의 역량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의 책 21쪽)


하루키의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퇴직 후 전업작가의 삶을 꿈꾸는 저로서는, 매일 한 편의 글을 써내는 것이 최소한의 연습입니다. 만약 이런 과정이 즐겁지 않다면 작가라는 직업은 나와 맞지 않는 일일지도 몰라요. 통역사나 드라마 작가를 꿈꾼다는 이들이 저를 찾아와 진로에 대해 조언을 부탁하면 역으로 물어봅니다. '그래서 매일 어떤 일을 합니까?' 특정한 루틴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습관 없이 이루어지는 꿈은 없으니까요. 꾸준히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요. 아웃풋이 있으려면 인풋도 있어야 합니다. 그 인풋은 '질보다 양'이라고 생각합니다. 히사이시 조는 창조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읽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반드시 읽어 두어야 할 책이 있다. 나중에 되돌아 보았을 때 그 해를 상징하거나 시대의 한 단면으로 작용하는 책들이 일년에 몇 권씩은 있다. 만약 일 년에 두세 권밖에 읽지 않았는데, 모두 그런 책들이었다고 하면 그 사람은 탁월한 선택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시류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보통 사람은 어느 책이 그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탁월한 선택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어쨌든 많은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개중에는 시시하거나 재미없다고 느끼는 책도 있으리라. 그러나 그것도 하나의 축적이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섭렵하다 보면 자기 내부에 있는 필터를 통과하는 사이에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눈이 생기지 않을까?

(위의 책 52쪽)


책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특히 창조성의 비밀을 다룬 책은 다 찾아서 읽어요. 수많은 책 가운데 하나로 관통하는 어떤 길이 있다면 그 길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읽고, 꾸준히 쓰는 것. 그게 작가 지망생으로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끊임없이 쓰려고요. 매일 찾아와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 행복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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