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PD 스쿨/매일 아침 써봤니?

황교익 선생님의 추천사

김민식pd 2018. 1. 26. 07:15

이번 책에도 많은 분들이 추천사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김제동, 김프로, 서민, 조인성, 황교익까지. 추천사 싣는 순서 가지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나같이 쟁쟁한 분들이라 감히 비중을 논하기 어렵더라고요. 이럴 땐 그냥 가나다 이름순으로 갑니다. 황교익 선생님께는 죄송하네요. 성씨 때문에 맨 마지막으로 밀려서... 이런 점에선 강씨가 최고같아요. ^^

저자가 피디니, 조인성이나 김제동은 알 것 같은데, 황교익은 또 어떻게 알았을까?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오늘은 황교익 선생님과 저의 인연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는 1996년 MBC에 입사했는데요. 입사 동기 중 가장 친한 친구가 김재환 감독입니다. (이용마 기자 아니냐고요? 용마는 저의 스승이자 동지이지요. 용마랑 논 적은 별로 없어요. 항상 노조 사무실에서 회의하면서 싸우기만 했지. ^^) 수습 사원 시절, 저는 김재환 감독과 홍대 락카페를 다니며 춤을 추고 다녔어요. 김재환 감독은 춤을 진짜 잘 추고, 저는 춤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우리는 다 다른 회사를 다니다 MBC에 입사했어요. (저는 미국계 기업, 김재환은 종합금융사) 우리 눈에 비친 MBC는 천국이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 "야, 세상에 이런 회사도 있어?" 

6개월간 수습이 끝나고, 김재환은 교양으로 가고, 저는 예능으로 갔지요. MBC 교양국에서 일 잘 하기로 이름을 날리던 김재환 감독은 동기 중 가장 먼저 퇴사를 하고 외주 제작 프로덕션을 차립니다. 젊은 나이에 사장님이 된 거죠. 외주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요리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불합리한 관행이 많다는 걸 알게 되요. 이걸 고발하기 위해 직접 식당도 차리고 영화까지 만듭니다. '트루맛쇼'

 

김재환 감독이 2010년인가 얘기한 사람이 있어요. 

"형, 황교익이라는 요리 평론가 알아?"

"아니, 누군데?"

"네이버에서 맛집 블로그로 유명한 분인데, 사람도 좋고 재미있고 진짜 박식한 분이야. 언젠가 기회가 되면 형한테 꼭 한번 소개해주고 싶어. 이분은 훗날 분명 방송에서 빵하고 뜰 거야. 무엇보다 형이나 나처럼 완전 딴따라야. 정말 재미있게 잘 노시는 분이지."

"그런 분이 다 있어?"


요리평론가로 이름을 날리는 황교익 선생님을 보면서, '아, 역시 김재환의 눈썰미는 정확하구나!' 감탄했는데요. 그 분을 만난 건 2017년 공영방송 정상화 집회였어요. KBS 출연 정지 평론가와, MBC 연출 금지 피디가 만난 거지요. ^^ 뵙자 마자 불쑥 부탁부터 드렸어요. '내년에 새 책이 나오면 선생님의 추천사를 받고 싶습니다!'


황교익 선생님은 이런 글을 주셨어요. 


김민식이 PD라 사람 보는 눈이 밝다. 이 책의 추천사 쓰기에 나만한 인물이 없다. 나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내리 4년간 네이버에서 파워블로거를 따먹었다. 내가 이런 책을 썼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원고를 읽으며 아니다 싶었다. 그는 놀이 삼아 블로그질을 했다. 나는 일의 연장이었고. 그가 나보다 고수다. 그에게 노는 법을 배워야겠다. 행복해지려면 그처럼 잘 놀아야 한다. 놀이 삼아 읽을 책이다.

- '놀자'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제고 어디서고 만나게 되어있다.' 고 믿습니다. 김재환은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혼자 카메라 들고 나가서 찍습니다. 황교익 선생님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그냥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요. 나중에 좀 한가해지면 셋이서 놀러다니고 싶어요. 맛집을 찾아다니고, 수다를 떨며 사는 그날을 그려봅니다. 귀한 인연을 소개해준 친구도, 귀한 글을 주신 선배님도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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