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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날라리 영화 감상문62

놓쳐서 미안해요 켄 로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를 보며, '아, 이 영화는 거장이 세상에 보내는 마지막 인사로구나.'했는데요. 은퇴를 선언한 감독이 다시 영화 한 편을 내놓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즐겨 읽는 신문 지상을 통해 영화 소개를 읽을 때마다 궁금했어요. '이제까지 만든 영화들이 다 걸작인데, 83세에 만든 영화가 새삼 최고라니,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기에?' 제가 좋아하는 아트하우스 모모에 찾아가 영화를 봤어요. 음... 전율입니다. 이렇게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영화라니... 영화를 보고 와서 아내에게 그랬어요. " 대박이야. 꼭 극장에 가서 봐." "무서워서 못 보겠어." "뭐가?" " 보면서 극장에서 펑펑 울었거든. 보는 게 너무 힘들었어." "음... 나는 이번 영화 보면서 더 울었어. 이번 영화가 .. 2020. 1. 13.
새로운 사랑을 꿈꿀 때 (오늘은 에 기고한 글입니다. 에 올라온 영화 을 보고 쓴 글입니다.) 인생을 즐겁게 사는 비결 중 하나는 즉흥적으로 사는 것이다. 길게 따지고 고민하지 않는다. 시간도 소중한 자원이다. 오래 고민하는 대신, 내키면 바로 한다. 영화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보고 싶을 때 바로 본다. 지난 여름, 지나가는 버스에 영화 광고가 있었다. 샤를리즈 테론과 세스 로건이 나오는 포스터. 샤를리즈 테론은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배우인데 를 보고 다시금 사랑에 빠졌다. 세스 로건의 코미디는 딱 내 스타일이다. 여신 샤를리즈 테론과 찌질이 세스 로건이 사랑에 빠지는 영화? 로맨틱 코미디겠구나! 찾아보니 이미 극장에서 내린 후였다. 아차, 놓쳤구나. 그러다 SNS에 올라온 영화평을 보고 다시 혹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 2020. 1. 7.
지겨운 일상에서 탈출이 필요할 때, <사랑의 블랙홀> (의 브런치에 기고한 영화 리뷰입니다.) 필 카너즈(빌 머레이)는 뉴스 앵커가 되는 게 꿈인 기상 캐스터다. 영화의 원제는 이다. 두더지 비슷하게 생긴 마못이 집에서 나와 겨울이 언제 끝나는지 예보를 해준다. 개구리가 나오는 경칩 비슷한 날인가 보다. 어느 시골 마을 성촉절 행사를 중계하러 간 필. 두더지의 날씨 예보를 전하는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다. 대충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내린 폭설 탓에 도로가 끊긴다. “이 놈의 일기예보!” 촌구석을 탈출하지 못하고 하루 더 지내야한다니 짜증이 치솟는다. 마을에 돌아와 잠을 자고, 아침에 눈뜨니, 라디오에서 어제 나온 방송이 또 나온다. DJ의 농담도 똑같고, 음악도 똑같고, 심지어 “오늘은 성촉절입니다.”라는 멘트도 똑같다. “방송사고로군. 이 놈.. 2019. 12. 11.
강적을 만났을 때, <에이리언> 시리즈 (의 브런치에 기고한 글입니다.) 어떤 영화든, 1편을 보지 않고, 2편부터 보는 경우는 드물다. 전편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야기를 쫓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는 예외였다. 1편도 안 보고 달려갔다. 감독 때문이다. 1987년에 개봉한 를 보고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신인 감독의 이름을 뇌리에 새겼다. ‘천재구나!’ 미래에서 온 살인 로봇을 그린 그가 우주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었다기에 보러 갔다. 주인공도 1탄에 나온 미래에서 온 전사 마이클 빈이었다. 마이클 빈의 활약을 기대하고 갔다가 시고니 위버의 맹활약에 깜짝 놀랐다. 에이리언이라는 영화사상 최강의 강적이 나오는데, 더 막강한 여전사가 박살내 버리는 모습을 보고 물개 박수를 쳤다. 가 대박이 나자 1편을 극장에서 재개봉했다. 2탄의 스케일을 .. 2019.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