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즐기는 세상/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8.03.05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어떻게 할까요? (10)
  2. 2017.12.26 말을 더듬는 고교생의 고민 (8)
  3. 2017.12.08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방송 목록 (6)
  4. 2017.11.24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5)

진로특강에서 어느 여고생이 물었어요.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어떻게 할까요?" 

누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 일이 신경이 쓰여 너무 힘들다고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지말라'고 말해줬어요. 

어쩌면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사람은 정작 자신을 죽이고 사는 사람일지도 몰라요. 내 마음대로 살지 않고, 타인의 눈치만 보며 사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어려서 왕따를 당한 후, 저는 이렇게 마음 먹었어요. 어차피 타인의 마음은 내 뜻대로 할 수 없다. 그냥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나 저지르고 봅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만나자고 조르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앞뒤 재지 않고 덤비지요. 너무 자유분방하게 사는 듯 하여, 저는 책을 많이 읽습니다. 책을 읽어 나 자신의 행동을 경계하는 것이지요. 무엇이 올바른 일이고, 무엇이 그른 일인지 책을 통해 배우려고 해요. 배우려는 자세 없이,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산다는 것은 어쩌면 무척 위험한 일일 수도 있거든요. 나에게나 타인에게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사회적 평판에 신경을 씁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미묘하게 흔들리지요.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저도 살면서 미운 사람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거든요. 다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미워할 때는 좀 힘들지요. 그런데요. 나를 미워할 자유가 그 사람에게 있다는 것도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나에게도 사람을 좋아하고 미워할 자유가 있는 것처럼.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어쩌면 바람직한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건 내가 침묵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나쁜 사람이나 나쁜 일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관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어요. 

그건 내 삶의 증명이거든요. 내가 치열하게 살고 또 싸웠다는 뜻이니까요. 


누군가 나를 미워하면 3가지를 해봅니다.

1.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나쁜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내가 잘 살고 있다는 뜻이에요. 나쁜 사람의 행동에 내가 걸림돌이 된다는 뜻이니가요.

2. 좋은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를 곰곰히 찾아보고, 정 모르겠다면, 가서 솔직하게 물어봅니다. 혹시 내가 뜻하지 않게 실수한 일이 있다면 알려줘. 내 잘못을 고치고 싶어. 물어봤는데 대답을 회피하거나, 혹은 더 삐딱하게 나오잖아요? 어쩜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경우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요? 만약 알려주고 그 덕분에 내가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다행이고요.

3. 누군가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나를 미워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 고칠 수 없는 어떤 일이 있거나, 내가 입장을 바꿀 수 없는 일로 인해 나를 미워한다면, 그냥 사는 것 말고는 답이 없지요. 어떡하겠어요? 남을 위해 내가 나를 버릴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요, 위의 3가지는 다 참 피곤한 일이에요. 누군가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딱 구분짓기 어렵거든요. 이유를 물어보기도, 알려주기도 힘들고요. 대부분의 사람은 잘 바뀌지 않아요. 그래서 물어봐도 가르쳐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제일 좋은 해법은, 타인의 감정에 무심해지는 것입니다. 

다만 타인의 마음을 돌보지 않는 사람은 자칫 괴물이 될 수 있으므로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고, 수련을 통해 자신의 삶이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공부를 해야지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저는 제 마음을 보살피고 돌봅니다.

마음 공부를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고민이 있으시다면, MBC 라디오 <잠 못 드는 이유, 강다솜입니다>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세요.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강다솜 아나운서와 제가 최선을 다해, 함께 고민해드릴게요.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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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림 그리는 작가 2018.03.05 0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려서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길 바랐어요
    근데 그게 안되더라고요
    나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모든 사람이 나늘 좋아하겠어요
    나이를 먹으니 내 주변인들을 좋아하고 그들에게 받는 사랑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받는 미움보다 크더라고요

    나도 미워하는 사람있다 그러니 나를 미워하는 사랑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고요

  2. 2018.03.05 0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vivaZzeany 2018.03.05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 들어가면서 좋다고 느꼈던 점이, 그런 거였습니다.
    바로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 조금씩 무뎌지는 것.
    아마 그 여고생은 이런 조언들이 잘 다가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학생시절에는 주변의 반응이 너무 크게 다가오니까요... 그래도 자꾸 PD님처럼 좋은 어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내가 나를 열심히 사랑하도록, 조금씩 나아지도록 노력하면 반드시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걸 알면 좋겠네요.
    그 여고생에게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권하고 싶군요. ^^ (제가 도움 받은 것처럼요.)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말씀도 정말 공감합니다.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봐야, 정말 괴물이 되어가더라구요..
    상처받지 않으려고, 소통을 무시하니, 점점 마음의 문이 닫히고...

    뭘 해야할지 모를 때는, 일단 마음의 선생님으로 모시는 분들을 따라합니다.
    영어외우기, 매일 블로그에 글쓰기를 하는 것도 제가 따라쟁이이기 때문이지요. ^^

    월요일 아침입니다! 역시 정신없어서 아직 블로그에도 못가보고,
    기운 얻으려, 여기부터 왔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마음을 열어주신 덕에 또 힘 얻고 갑니다!

    월요병 없이 신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4. 아리아리짱 2018.03.05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월요일 아침의 무게를 덜어내 주시는 글 감사합니다! 한 주 또 열심히 버티고,견디며, 즐기렵니다.^^

  5. 섭섭이짱 2018.03.05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도 PD님과 같은 생각인데요.

    "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지말라'고 말해줬어요."

    여고생의 정확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제 경험으로 보면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이런 상황은 더 많아지는거 같아요. 가만히 있어도 상황에 따라 적도 생기도 미움도 받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속상하고 내가 잘못한걸 찾거나 자책했는데요. 결국 이건 사람사이에 자연스러운거다라고 생각을 바꿨지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도 없고, 나도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는거다라고요..

    여고생이 혹시 글쓰기를 하고 싶다면 PD님 세바시 강연이 도움이 될수도 있을거 같네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글쓰기> (https://youtu.be/fIQO7wLZC2w)

    "인생이 괴로울 때, 인상을 쓰지 마시고, 글을 쓰세요. 인상을 쓰면 주름이 남고, 글을 쓰면 글이 남습니다."


  6. 보리보리 2018.03.05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연속 여고생을 위해 기도합니다...
    상처받는 자신을 싫어하지 않았음 좋겠어요

    미워하는 사람도
    본인이 미움받은 상처를 토해내는 듯하네요ㅠ
    왕따는 가해자나 피해자나 다
    피해자였다 하더라고요

  7. Ausflug 2018.03.05 2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처음에는 의지가 되었던 모임과 지인들 사이에서 힘들어지는 시점이 다가 왔는데, 작가님이 제시하신 3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40대 임에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보니 작가님처럼 항상 배우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핑계처럼...

  8. 하늘바다사랑 2018.03.06 0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9. 김경태 2018.03.06 05: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김민식 작가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블로그는 처음 방문하였는데, 자주 들러 마음 따뜻해지는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할께요.

    다름 아니라 지난 금요일 "지혜의 시대"에서 작가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현재 저는 "독서법"이라는 주제로 책을 쓰고 있는 셀러리맨입니다. 큰 마음을 먹고 주제를 정하고 책을 쓰고 있는데, 쓰다보니 내가 과연 "독서법"이라는 것으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글을 쓰는 것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맞는것 같네요.)

    이런 고민으로 방향을 못잡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강연을 듣고 이 고민을 풀어낼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작가님께서 강연중에 말씀하셨던 "독서는 과정이다"라는 문장이 제가 "독서법"에 대해 글을 쓸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한참 동안 풀지 못했던 이 고민거리를 풀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이 페이지를 빌어 조금 늦게나마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 책이 출간되면 꼭 한부 보내드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출발하시길 기원할께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10. Anna 2018.03.07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 안녕하세요
    유튜브를 통해 자가님 강의를 듣다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일인 입니다
    저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왜 라는 질문을 하는 것도 많은 용기가 필요한것 같아요
    거절당할까
    되려 화를 내진 않으려나
    마음수련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깊히 공감합니다
    제 맘은 우선 단단히 해야겠어요

어느 고등학생이 블로그에 남긴 사연입니다. 


Q: 

제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학교에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말을 더듬어서 친구들한테 말을 하면 말더듬이라는 것이 탄로날까 그랬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고 모범적이고 매우 내성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집에 와서는 팝송을 신나게 부르고 매우 활발한 사람이라 도대체 어느 면이 진짜 나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말을 안하다보니 학교폭력도 당하고 그랬습니다. 그때의 트라우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담임 선생님은 학교에서 말을 한마디라도 하라며, 지금 말을 안하면 대학이나 직장에서도 외롭게 살거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자니 말더듬이인 것이 들킬까봐 두렵고, 말을 안하자니 이대로 가면 평생 친구 한명도 없이 외롭게 살 것 같습니다. 

저는 정치인이 되어 세상을 바꾸고 싶은데, 제 성격이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다 보니 적성에 맞는가하고 고민입니다. 부모님은 의대를 권하시지만, 의대를 가기에는 성적이 못미치고, 그렇다고 계속 이과에 있자니 가기 싫은 공대에 가야하니 고민이 됩니다. 관심있는 정치, 사회 분야보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골라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글쓴이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글을 각색했습니다.)


A:

요즘 라디오 고민 상담 프로에서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느낀 점이 있어요. '세상에는 세상 사람 수 만큼이나 많은 고민이 있구나.' 오늘 고교생이 올린 사연을 보니, 어린 시절 저의 고민과 똑같네요. 저도 따돌림을 당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트라우마가 있어요. 나이 50이 된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휴일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게 훨씬 더 마음 편해요.

물론 그렇다고 제가 내성적인 사람인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요. 때로는 혼자 있는 게 편하고, 때로는 함께 있는 게 편해요. 고교생 시절, 내성적이라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그 시절에는 내가 속한 집단과 내가 원하는 집단의 불일치가 있어요. 학교나 교실 배정에서 나의 의사가 반영되지는 안잖아요? 선생님도, 친구도, 다 우연히 한 곳에 모인 사람들인거죠. 

이런 성격이 바뀌는 건 대학 입학 후부터입니다. 그때부터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갈 수 있는 모임이 많아져요. 동아리가 그렇고, 학과도 어쩌면 선택에 따라 모인 공간이지요. 저의 경우, 개인주의적 성격이 강한데, 대학 동아리 활동과 야학 교사 활동을 통해 사회성이 많이 발달했어요. 동아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여럿이 같이 하면 더 즐겁다는 걸 배웠고요. 야학 활동을 통해, 내가 가진 게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 부족한 것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MBC 입사하고 예능 피디로 살면서, 저의 오랜 약점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코미디 피디들은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데요. 풍자를 자칫 잘못하면 타인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줄 수 있거든요. 외모 비하나 정치 풍자가 그래서 어려워요. 제게는 필살기가 있었어요. 타고난 저의 외모는 자학 개그를 할 때, 최고의 소재였지요. 어려서는 못생긴 외모로 아이들에게 놀림도 당하고, 연애할 때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요. 어른이 되고 보니, 오히려 그걸 내가 갖고 놀 수 있게 되더라고요. 

피디들 중에 말 더듬는 사람도 많아요. 작가 중에 악필이 많다고들 하지요? 말을 더듬거나 필체가 나쁜 건 머리가 그만큼 빨리 돌아가기 때문이에요. 혀나 손의 움직임이 두뇌회전을 못 따라가는 탓이지요. 괜찮아요. 어린 시절엔 사소한 일에 신경이 쓰이는데요, 어른이 되고 나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것도 나의 개성이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평론가 분이 있는데, 그분도 약간 말을 더듬거든요. 그분이 팟캐스트 출연을 하면, 더 열심히 듣게 되어요. 그 분의 말에 묘한 힘이 있어요. 리듬도 엇박이라 듣는 이가 더 집중하게 되지요. 이제는 그분이 말을 더듬는다는 느낌보다, 호소력이 강한 말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머리는 좋은데 영어가 유독 안 느는 사람이 있어요. 왜 그럴까요? 자부심이 독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을 만나면 뭐라도 영어를 해야 하는데, 어설픈 기초회화만 하는 자신이 싫은 거에요. 더듬거리며 말하는 게 싫어 그냥 입을 꾹 다뭅니다. 우리말로하면 유창한데, 괜히 영어를 해서 남 앞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게 싫은 거예요. 

자, 이럴 땐 선택을 해야 합니다. 영영 영어를 안 하고 말 것인가, 부족해도 일단 시도해 볼 것인가. 서툰 영어로라도 자꾸 말을 해야 늡니다. 입 꾹 다물고 있는데 절로 머릿속에서 영어가 완성되지는 않아요. 언어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합니다. 혀와 성대와 입술을 무의식적으로 놀려 소리를 내어요. 반복 훈련을 통해 익숙해집니다. 말이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의 근육을 이용해서 하기 때문에 자꾸 해야 늡니다.


'고슴도치의 딜레마'입니다. 그냥 몸을 웅크리고 있으면 상처받을 일은 없어요. 다만 그러고 있으면 어디로도 갈 수가 없고 그 자리에만 있게 되지요. 성장한다는 것은 결국 상처를 무릅쓰고 어디론가 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고교생 시절은 아직 선택권이 없어 가고 싶은 곳이 없어 그럴 수도 있어요. 그걸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자연스레 가고 싶은 곳,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길 거예요. 

둘째, 말을 더듬는 게 나의 특성 중 하나라면, 그것 역시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안아줘야 해요. 자존심보다 중요한 건 자존감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존심을 상하지 않을까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키울까 고민해봐요.

셋째,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그걸 찾는 건 평생가는 숙제입니다. 저는 아직도 나이 50에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책을 읽고 여행을 다니면서 자아를 찾고 있어요. 아직 모른다고 좌절하지 말아요. 그걸 계속 찾는 게 인생을 사는 과정이에요.


학생의 신분을 숨기려고 글을 줄였는데요. 원문을 보니, 공부도 잘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멋있는 친구라는 느낌이 팍팍 왔어요. 잘 살고 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킹스 스피치'라는 영화가 생각났어요.

언젠가 세계를 구하고 싶어지는 순간, 님은 멋진 정치가가 될 거예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잠 못 드는 이유' 코너에 사연을 올려주시면, 강다솜 디제이와 함께 고민해볼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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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던 이 2017.12.24 1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고민 갖고 있어 특성 중 하나라면 그것 역시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안아줘야 한다 조언해주신 것에 머리 한 대 맞은 기분입니다. 속으로 움츠러있는데 자존감을 키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아리아리 2017.12.26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자존심보다 중요한것이 자존감입니다.'
    이 말씀 깊이 공감 합니다.
    날마다 자존감 키우는 날들 되도록 노력합니다.

  3. 섭섭이 2017.12.26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의 조언을 고등학생 친구가 읽는다면 정말 큰 힘이 될거 같네요. ^^ 고등학생 친구의 꿈인 정치인이 꼭 되었으면 좋겠네요.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방송 듣고 있는데 사연 들으면서 많은걸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코너는 내년에도 계속하면 좋겠어요. ^^

  4. 남쪽바다 2017.12.26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저도 어릴때부터 말 더듬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초등학교때 책읽기를 하거나 발표를 할 때, 정말 힘들고 창피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었구요. 하지만 우연히 듣게 된 담임 선생님의 격려가 어린 저에겐 많은 힘이 됐습니다. 말을 더듬더라도 계속 시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는...
    중, 고등학교때도 말 더듬는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지만, 계속 시도하고 노력했습니다.
    남들이 비웃든 말든.. 수업 중 발표시간에도 말이죠

    직장인이 된 지금도 말 더듬는 습관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조금 나아질 뿐이죠.
    뭔가 이 말을 꼭 하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칠까봐 조바심을 내면, 혀, 성대, 입술이 잘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천천히 다시 말하려고 시도하면서, 마무리를 하곤 합니다.
    그리고 남들 앞에서 발표나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위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바심을 내지 않게 마음을 차분히 다지곤 합니다.

    PD님 말씀처럼 우선 말하는 것을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그 고등학생은 원하든 원치않든 여러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기회가 많이 있을텐데, 지금부터 꾸준히 말하는 걸 시도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을 컨트롤 할 줄 알아야 말더듬는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용기를 가지고 차분히 말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네요



  5. 영어책 한권 외우는중 2017.12.26 1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우연히 mbc라디오(잠못드는이유) 켰는데 김pd님 나오시는거 보고 문자로 블로그에 글 좀 올려 달라고 사연보내니깐 오늘 새벽에 바로 올려주시는 센스^^

  6. 2018.01.01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8.01.02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훌륭한 학생이네요. 보통 고민 상담하고 감사 인사까지 남기는 경우는 드문데...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믿어요. 언젠가 사회에서 만나요. 그리고 '원더'는 꼭 볼게요. 추천 고맙습니다!

  7. 무명지 2018.07.09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을 더듬는 이유를 알면 고칠수 있습니다

MBC 라디오 <잠못드는 이유, 강다솜입니다>에서 매일 밤 진행하는 인생 상담 코너가 팟캐스트로도 올라왔네요. 오늘은 그간 방송된 내용을 청취자 질문으로 정리해 올립니다. 


(팟빵 주소입니다.)

http://www.podbbang.com/ch/15412

 

매일 하나씩 사연을 만나면서 느껴요. 세상에는 세상 사람들 수 만큼이나 많은 고민이 있구나, 하고요. 강다솜 디제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송된 사연의 목록을 올립니다.

    

1. 1121()

두 달째, 인도여행중인 스물 여덟살 청년입니다. 여행이 너무 좋아 더 다니고 싶은데, 혹시 취업을 못할까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1122()

취업에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어요. 서류전형에서 매번 탈락해서 자신감도 많이 잃었고요. 멘탈을 붙잡는 방법 뭐 없을까요?

 

3. 1123()

한창 꽃다운 나이 스물에 외모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사람을 만나도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기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1124()

직장 생활 3개월 차, 사회 초년생입니다. 바로 위 선배와 맞지 않아 고민이 많습니다. 직장 상사와 성격이 안 맞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5. 1127()

혼기가 찬 딸이 있는데요,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딸의 마음을 돌릴 방법은 없을까요?

 

6. 1128()

고모가 엄마에게 전화를 해, 딸 결혼자금으로 7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엄마와 저는 반대하는데, 아빠는 동생의 사정이 어려우니 빌려주자고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7. 1129()

사람을 만날 때 득과 실을 너무 따집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자꾸 귀찮아지네요. 이런 저, 혹시 비정상인가요?

 

8. 1130()

15년 된 친구가 결혼하고 출산한 후,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힘들 때마다 제게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하는데, 몇 시간씩 하소연을 들어주는 게 너무 괴롭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9. 121()

약속 시간에 허구헌날 늦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제 사회생활도 힘들고 알바도 잘리는데요, 여전히 고쳐지지 않네요. 약속에 늦는 습관,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10. 124()

일 잘하는 직원에 애 잘 키우는 엄마로 만능 워킹맘이라는 평가가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조금 여유를 갖고 싶은데, 완벽주의의 덫에서 빠져나올 방법, 없을까요?

11. 125()

방탄소년단의 팬입니다. 외국 팬들과 영어로 소통하고 싶은데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는 쉽지 않네요. 영어를 더 잘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12. 126()

초등학교 4학년 딸이 내성적이어서 독서와 바둑을 좋아하는데, 정작 학교에서는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합니다. 아이에게도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는데, 아빠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이 있으시다면, 라디오 홈페이지에 사연 남겨주세요. 저랑 강다솜 디제이가 열심히 궁리해서 말씀드릴게요. 고맙습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방송 맛보기로 제가 드린 상담 하나 소개할게요. 

청취자 사연:

약속 시간에 허구헌날 늦습니다그것 때문에 이제 사회생활도 힘들고 알바도 잘리는데요여전히 고쳐지지 않네요약속에 늦는 습관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김피디 답변:

살다보면 오만가지 일이 다 생깁니다. 전철이 늦게 오거나, 사고가 나서 길이 막히거나. 면접이나 시험처럼 중요한 일에 늦어지면 가는 동안 내내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가는 시간 1시간이 지옥처럼 느껴져요. 습관은 습관으로 고쳐야 합니다. 저의 습관 중 하나는 약속 장소에 30분 먼저 가는 것이에요. 카페나 레스토랑에 미리 가서 혼자 사람을 기다리며 책을 읽습니다. 그럼 가는 시간도, 기다리는 시간도 다 행복합니다. 차가 막혀도 부담이 없고요. 상대가 늦으면 책 읽을 시간이 늘어나서 좋지요. 평소에 30분 먼저 다니는 게 습관이 되면, 근무시간이나 촬영같은 중요한 일에도 늦지 않게 됩니다. 평소 작은 일에 습관이 잘 들어야 큰 일이 수월해지거든요.


김피디와 솜디가 들려드리는 고민 상담은 매일 밤 이어집니다!


아이튠즈에서도 만나실 수 있어요~^^

https://itunes.apple.com/us/podcast/%EC%9E%A0-%EB%AA%BB-%EB%93%9C%EB%8A%94-%EC%9D%B4%EC%9C%A0-%EC%9D%B8%EC%83%9D-%EC%96%B4%EB%94%94%EA%B9%8C%EC%A7%80-%EC%82%B4%EC%95%84%EB%B4%A4%EB%8B%88/id1317210305?mt=2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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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앨리스 2017.12.08 0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팟방채널구독했습니다! 사연제목이 제목으로 올라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훨씬 듣고 싶게 만들거든요~^^ 새벽마다 배달되는 피디님 글 잘 읽고있습니다. 곧 드라마나 시트콤 작품으로도 만나뵐 수 있는거죠?^^

  2. 이순간 2017.12.08 0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그래도 이 코너 팟방으로 올라오면...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되었네요.
    방금 전 최승호pd님이 mbc 신임 사장에 선임되신 인터넷 기사를 봤는데 이거 정말 실화 맞는거죠? 유행어가 절로 떠오릅니다.
    이용마기자님 복직해서 출근하시는 모습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피디님의 영상을 너무 많이 봐서인가요? 오늘 포스팅의 '김피디의 답변'을 읽는데 (방송을 듣지도 않았는데) 피디님의 목소리로 들려져서 잠시 놀랐습니다^^ 그러고보니 김피디님 억양이 살짝 독특하신 데가 있네요.

  3. 섭섭이 2017.12.08 0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mbc mini 팟캐스트 내용이 팟빵에도 같이 올라가는군요. 가능하면 본방사수로 듣고 있는데요. PD님 답변을 듣다보면 경험에서 나오는 얘기라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더라고요. 저도 고민이 많은데 언제 사연 한번 보내야겠어요 ^^

    오늘부터 MBC 사옥 공기가 달라질거 같네요. 앞으로 좋은 프로그램 많이 만들어주세요.

  4. 아리아리 2017.12.08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김pd님 방송 목소리 만으로도 편안함을 주시네요.
    그동안의 독서와 체험을 통한 지혜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전해져 올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최승호pd님이 mbc의 새로운 사장님이 되시다니,
    정말 이용마 기자님 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의 증명이 현실로 나타났어요.
    mbc가 환골탈퇴 할 수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서슬 푸른 공정언론의 칼날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서 이용마 기자님 말씀처럼,

    "자유와 평등이 넘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정말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다시 한번 꿈꿔봅니다."

    mbc가 이 모든 바램의 단초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5. 영어 2017.12.08 1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팟빵 다 들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11-24-금요일 것은 듣기가 안되네요.
    10번 계속 플레이를 눌러도 안되요.
    김민식 피디님의 블로그를 통해 저도 세상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6. 영어 2017.12.08 2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오늘 참으로 오랜만에 MBC 9시 뉴스 본방 봤습니다.
    PD님 블로그를 접한 이후로 어느 순간부터
    저한테 'MBC=김민식 PD'입니다. ㅎ

2017년, 버라이어티한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파업에서 복귀한 라디오 PD 선배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MBC 라디오 '잠 못드는 이유, 강다솜입니다'에 고정출연을 부탁한다고. 지난 5년, 블로그 독자 여러분들의 고민을 들어왔는데요. 앞으로는 라디오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위 링크로 가시면, 사연을 올리거나 방송 다시듣기를 할 수 있어요. 11월 21일(화)부터 출연합니다. (방송 시작하고 2,30분 지나서 나옵니다. 오늘은 첫번째 고민 상담을 글로 소개합니다. 방송 내용을 글로 정리해 주신 섭섭이님께, 감사드립니다. 




강다솜 디제이 (이하, 솜디):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 이런 사연들이 많이 도착했더라고요. "솜디! 저 아무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어요. 예전에는 솜디한테 얘기하면서 위로받곤 했는데.. 지금은 어디 말할 곳이 없네요." 그래서 준비한 코너입니다. 입속의 먼지 쌓인 수다들을 탈탈 털어내면서, 마음 속 먼지 쌓인 고민들까지 탈탈 털어내는 시간.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솜디):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함께 해주실 분 소개해야죠. 개그 프로그램에서 안영미씨가 늘 외쳐대던 어, 민식이냐?’ 그 민식이보다는 웃기지 않지만, 영화배우 최민식씨보다는 연기를 잘하지 않지만, 인생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분입니다. MBC 열정요정 김민식PD,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민식PD):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솜디): , 김민식PD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거든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민식PD): MBC에서 로맨틱 코미디 연출하는 PD입니다. 드라마 연출을 하다 라디오에 출연까지 하게 되니까, 인생, 정말 어디까지 살아봤니?입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솜디): 베스트셀러 저자시기도 하잖아요. 김민식PD의 저서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 요기에서 영감을 얻어가지고 저희가 코너 제목을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라고 지어봤거든요. 마음에 드세요?

(김민식PD): 아주 좋습니다.

(솜디): 책도 내시고 방송이다 강연이다 정말 바쁘세요. 본인의 인기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김민식PD): 예전에 짐캐리가 나왔던 <예스맨>이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그 영화에서 수퍼 히어로가 되는 비결은 아주 간단해요. 누군가 뭔가 말했을 때 ‘YES’, 무조건 하고 일단 긍정하고 보는 거죠. 어떤 기회가 왔을 때 빼지않고 일단 해봅니다. 이번 기회도 어떻게 보면 정말 부끄럽고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드라마 PD가 무슨 인생 상담을 해요. 야매상담가도 아니고. 부끄럽지만,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일단 한번 해보는 것이 인생을 즐겁게 사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솜디): 일단은 도전해본다.

(김민식PD): .

(솜디): 좋은데요. 매일 이 시간에 앞으로 저희와 함께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라는 코너를 통해서 김민식 PD님이 여러분의 고민사연에 짧은 코멘트를 달아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 사연, 바로 만나볼까요.

 

Q:

인도여행 59일차 접어든 스물여덟 청년입니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네요. 사실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비싼 돈 들여가며 먼 곳으로 떠나기보다 집에서, 또 생활반경 내에서 쉬는 쪽이 훨씬 좋았거든요. 하지만 남들 다한다는 여행, 졸업 전에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어서 졸업유예를 신청하고 인도로 떠나왔습니다. 인도가 배낭여행의 종착지라기에 아무 생각 없이 비행기 표를 끊은 거죠. 이국적인 풍경, 미소로 답해주는 낯선 사람들,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향토적인 음식, 여행하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뜻깊었던 경험은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내가 느끼는 것에 몰두했던 모든 순간들, 그래서 깨달았죠. ! 이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구나. 하구요. 그렇게 두 달을 보낸 후 저는 여행의 맛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탓에 여행을 조금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적어도 몇 년은 말이죠. 직장인이 되면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몇 달씩 시간을 내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 나이 스물여덟. 남들은 이미 취직을 했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나이.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점에 여행만하다 나중에 이뤄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제 발목을 자꾸만 잡네요. 이 두려움을 떨쳐낼 방법. 혹시 알고 계신가요?

 

(솜디): 취업보다 아직은 여행을 더 하고 싶은 스물여덟 살 OO님의 고민사연 만나 봤습니다. 이십대에는 이런 고민들 해보지 않나 싶어요. 어떻게 들으셨어요.

 

(김민식PD):: 이분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여행하고 궁합이 잘 맞아요. 평소에 여행을 안 즐겼는데, 처음 간 여행에서 이렇게 너무 좋았다고 얘기 하시는 것도 놀랍고. 이분이 인도가 배낭여행의 종착지라고 얘기를 했잖아요. 왜 인도가 배낭여행의 종점 이라고 불릴까요?

 

(솜디): 이유가 뭐에요. 저도 사실 궁금했어요.

 

(김민식PD): 뭐나면 인도에 사람들이 갔다 오면,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려요.

 

(솜디): 맞아요.

 

(김민식PD): 인도를 가서, 너무너무 별로라서 난 여행하고 정말 안 맞아. 이런 걸 왜 다니는 거야해서 다시는 여행을 안 간다고 해서 종점이라고도 하고요. 반대로 인도를 가서 너무 좋아서 다른 나라는 가볼 엄두가 안 나서 계속 인도만 간다고 해서 그러기도 해요. 처음하시는 분한테 쉽지 않은 게 인도여행인데, 그런 인도가 이렇게 좋다고 하면, 배낭여행의 시작점이라 불리는 유럽을 가시면, 아마 한국에 돌아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여행하는 게 이렇게 즐겁다면 그냥 즐기면 되죠. 여행을 하다, 나중에 혹시 나이 들어서 이룬 게 없을까봐 걱정을 하시는데,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인생이란 기본적으로 즐거운 추억의 총합이거든요. 여행을 하고나서 즐거운 추억을 남겼다면 그보다 더 남는 장사는 없어요. 그래서 뒷걱정하지 마시고 여행을 즐기셔도 될 것 같은데요.

 

(솜디): 사실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떨어질 수가 없잖아요. 사연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분 말씀 들어보니까 여행비용을 인테리어 회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모으셨대요. 그래서 앞으로도 여행비용을 아르바이트에서 벌 예정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민식PD): 돈을 버는 건 쉽지 않은데요. 돈을 적게 쓰는 건 쉽거든요. 돈을 더 벌 생각을 하지 마시고, 돈을 벌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덜 쓰고 여행하는 걸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2011년에 한 달간 인도, 네팔 배낭여행을 했었거든요. 너무 좋았어요. 특히 저는 네팔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이 참 좋았어요. 이 좋은 트래킹을 갔다 와서 또 가고 싶었어요. ‘트래킹 여행 어디가 좋을까?’ 봤더니 사람들이 다들 산티아고가 좋대요. 산티아고도 가고 싶은데 직장생활 하면서 한 달씩 비울 수는 없고, 봤더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 오신분이 한국에 와서 만든 게 제주도 올레길이래요. 제주도 올레길을 가봤어요. 좋아요. ‘! 여기도 좋잖아~~’. 제주도 올레길은 주말마다 그냥 토요일 12일로 갔다 와도 되고, 이렇게 좋은걸.. 또 열심히 제주도 올레길을 다니다보니까 한편으로 비행기표값도 만만치 않고, 숙박비도 만만치 않고 돈이 자꾸 들어요. 근데 사람들이 북한산 둘레길도 괜찮아,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북한산 둘레길을 가봤어요. 북한산 둘레길, 완전 좋아요! 요즘 저는 전철 타고 가는 서울 둘레길을 다니거든요. 숙박비도 한 푼도 안 들고. 그러니까 돈을 벌어서 반드시 멀리 여행을 가야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가까이에 있는 곳을 여행으로 즐기면 어떨까. 여행잡지 <론리플래닛>에서 선정한 2018년도 꼭 가봐야 할 여행지 2위가 어느 나라인지 아세요?

(솜디): 우리나라!

 

(김민식PD): 맞아요. 대한민국입니다. 물론 평창올림픽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외국에서 여행자들도 찾아오는 도시고 나라인데, 한국에서 살면서 안 갈 이유가 없지요? 일단 일상에서 여행을 좀 더 즐겨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솜디): 그거 참 괜찮네요. 사실은. 어딜 반드시 떠나야만 여행이다, 이렇게만 생각했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직장생활하면서 주말에 잠깐 잠깐 여행을 갈 수도 있는 거고, 혹은 퇴근길에 내가 내 생각대로 여행을 만들 수도 있는 건데 말이죠.

 

(김민식PD): 그럼요.

 

(솜디): 꼭 어딘가로 떠나야 된다고 생각해서 이 모든 문제가 발생했던 거 같아요. 저에게는.

 

(김민식PD): 사실 제가 가끔 하는 것 중 하나가 뭐냐면, 이태원에 가요. 이태원에 가면 배낭여행자들 왜 외국인 여행자들 정말 많잖아요. 나도 그곳에 가면 약간 여행 온 거 같아요.

(솜디): , 맞아요. 조금

 

(김민식PD): 이태원에 있는 헌책방에 가면, 영어서적 중에 배낭족들이 팔고 간 <론리플래핏> 서울편이나 한국편이 있어요. 그 책을 사서 보면서 외국 배낭족들은 한국에 와서 서울에 와서 뭘 할까? 어딜 갈까? , 얘들은 처음에 인사동에 가는구나. 광장시장에 가서 군것질을 하고, 청계천을 걷고, 종묘도 가는 구나.’ 여행자의 시선으로 서울을 보면, 서울도 너무 너무 재미있어요. 다닐 곳도 많고요.

(솜디): OO님이 선택을 하시면 되겠네요. ‘몇 년 더 여행을 다닐 것이냐아니면 직장생활 하면서 여행을 할 것이냐둘 다 좋을 거 같은데요.

(김민식PD): 둘다 남는 장사입니다.

 

(솜디): 그러네요. 자 오늘 첫 시간 짧게나마 함께해봤는데 어떠셨어요?

 

(김민식PD): 저는요. 제가 정말 운이 좋다고 느낍니다. 스물셋에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갔었어요. 대학 4학년 때 배낭여행을 유럽으로 갔다가 돌아오면서 했던 생각이 이 좋은걸 앞으로 취업을 하면 두 번 다시 못하겠네?’ 그럼 너무 아쉽잖아요. 그래서 그때 결심을 했어요. 그때가 1992년 이었는데, ‘앞으로 나는 매년 한 번씩 여행을 다닐거야.’ 하고. 그렇게 마음을 먹고 2017년 지금까지 매년 다니고 있거든요. 대학생 때 배낭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여행이라는 평생 가는 즐거움 하나를 놓쳤을 것 같아요. 대학생이나 20대라면 무조건 여행을 떠나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게 남는 장사에요.

 

(솜디): 저는 아까 OO씨가 몇 년간 계속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몇 년은 좀 힘들지 않을까. 지치지 않나요?

(김민식PD): 한 석 달 하시고, 돌아와서 돈 좀 더 벌고 다시 한 석 달 가시고, 왔다 갔다 해도 되요.

 

(솜디): 그게 좋을 거 같아요



위 사진을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고민 글 올려주시면, 강다솜 디제이와 제가, 성심성의껏 들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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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1.24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 이제 라디오 고정출연까지 ^^ 정말 다재다능하십니다. 방송을 듣고 너무 좋아서 글로 남겨봤는데 ㅋㅋㅋ. 다시 읽어봐도 명쾌한 인생상담이네요. 저도 여행매니아로써 공감가는 이야기였어요. 이태원에 헌책방에도 한번 가봐야겠어요. PD님 목소리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좋았는데, 이제 매일매일 들을 수 있다니 좋네요. 앞으로 장수하는 코너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열정요정PD님 ^^


  2. 야무 2017.11.24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멋져요 PD님!
    이러다 은퇴후에 전업 작가 대신 전업 배우라든가, 전업 게스트..(게스트가 전업일 수 있는 겐가 ㅋㅋ)
    하시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
    이렇게 출연하시는 거 너무 좋지만, 연출하시는 것도 보고 싶습니다아~~
    기대하는 맘으로 응원합니다, 둘 다ㅎㅎㅎ

  3. 아리아리 2017.11.24 1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드디어 pd님이 방송으로 다시 돌아오는 걸음이시군요! 드라마로 전국민을 즐겁게 해 주실 날도 곧오길바랍니다. ^^

  4. 빗방울 2017.11.26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아침 이렇게 용기를 주시는 글을 만납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유튜브에서 피디님의 두편의 강의를 듣고 예까지 찾이왔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영어를 배우고픈 늦깎이 할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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