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에 해당되는 글 416건

  1. 2018.12.13 작가님들의 영업 (8)
  2. 2018.12.12 우리 함께 춤추실까요? (8)
  3. 2018.12.10 행복을 부탄해 (7)
  4. 2018.12.07 가장 적절한 위로는 무엇일까? (15)
  5. 2018.12.03 중동은 왜 싸우는가? (5)
  6. 2018.11.27 현미경과 망원경 사이 (10)
  7. 2018.11.26 한승태 작가 덕질일기 (6)
  8. 2018.11.23 횡단보도 위의 정의 (4)
  9. 2018.11.16 피해자가 치유자가 되기를 (14)
  10. 2018.11.12 50, 세상에 진 빚을 갚는 나이 (9)

활자 중독이 심한 저는 아침마다 2개의 신문을 펼쳐봅니다. 한겨레 신문과 경향신문을 구독하는데요. 금요일에는 한겨레 신문의 '책과 생각' 지면을, 토요일에는 경향신문의 신간 리뷰를 즐겨 읽습니다. 기자님들의 새 책 소개에 주말이 행복해요. '세상에, 이번주에도 재미난 책들이 이렇게 많이 나오다니! 매주 꼬박꼬박 새 책이 나오는 행복한 세상!' 신문이 오지 않는 일요일 오전에는 금단 증상이 나타나지요. 활자중독자의 금단 증상... 그럴 때 저를 구원해주는 것이 '예스 24'에서 나오는 월간 '채널 예스'에요. 책 소개로 가득한 잡지를 펼쳐읽으며 다시 황홀경에 빠집니다. 그러다 사회학자 노명우 님이 쓴 '책을 사면 왜 좋을까'라는 글을 만났어요. 


책을 구입해야 할 가장 결정적인 이유... 책을 사는 것은 독서의 첫걸음이자 책을 쓰는 사람을 후원하는 행위이다. 독자가 구매하지 않는 한 책을 쓰는 사람의 호구지책은 막막하기만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문학상도 훈장도 호의적인 서평도 제 책을 자기 돈 들여 사주는 독자에 비하면 실질적인 의미는 없다." (...)

만약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응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작가의 책을 사는 것이다. (...) 이제 가까운 서점에 갈 시간이다.

(채널 예스 2018.11. 21쪽)

(전체 글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ch.yes24.com/Article/View/37181


일요일 오전, 평소라면 동네 도서관으로 가겠지만 그날은 서점으로 달려가서 책을 사야 할 것 같았어요. 무슨 책을 살까? <채널 예스>에 이어 실린 이슬아 작가의 칼럼을 읽었어요.


두 권의 책을 만들며 가을을 보냈다. 그동안 내 글과 그림은 디지털 데이터로만 존재했는데 이제 드디어 물성을 가지는 것이다. 데뷔한 지 5년 만에 책 제목과 함께 나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권은 출판사와 함께 만들었다. 예전에 그린 모녀 만화를 글과 함께 엮은 책이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라는 제목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서로를 선택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다른 한 권은 내가 직접 독립 출판한 책이다. 지난 반년간 이메일로만 연재한 <일간 이슬아>의 글들을 묶어 <일간 이슬아 수필집>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만들었다. (...)

출판이라는 건 두려운 일이었다. 물성을 가진 책에 내가 쓴 글이 인쇄되는 이상 이 물건은 빼도 박도 못하게 내 책임이었다.

(같은 잡지 25쪽)

http://ch.yes24.com/Article/View/37390


이슬아 작가에게 나름의 동지 의식을 느낍니다. 매일 연재하는 노동자끼리 느끼는 그런 동질감이지요. 2013년에 데뷔한 이슬아 작가는 여러 매체에 글과 만화를 기고하며 생계를 이어가는데, 어떤 플랫폼으로부터 청탁을 받아야만 독자를 만날 수 있었던 작가는 어느 날부터 아무도 청탁하지 않은 연재를 시작합니다.


2018년 2월 시작한 시리즈의 제목은 <일간 이슬아>. 하루에 한 편씩 이슬아가 쓴 글을 메일로 독자에게 직접 전송하는 셀프 연재 프로젝트다. 그는 자신의 글을 읽어줄 구독자를 SNS로 모집했다. 한 달 치 구독료인 만 원을 내면 월화수목금요일 동안 매일 그의 수필이 독자의 메일함에 도착한다. 주말에는 연재를 쉰다. 한 달에 스무 편의 글이니 한 편에 오백원인 셈이다. 

학자금 대출 이천오백만 원을 갚아나가기 위해 기획한 <일간 이슬아>는 6개월간 절찬리에 연재되었다. 어떠한 플랫폼도 거치지 않고 작가가 독자에게 글을 직거래하는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이슬아는 독립적으로 작가 생활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저자 소개 글 중에서)


해본 사람은 알아요. 매일 글 한 편을 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제가 이걸 할 수 있는 이유는 이게 공짜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받지 않고 연재하기에 부담이 적죠. 그냥 그날 아침에 가장 올리고 싶은 글 한 편을 올립니다. 마음 편하게 글을 씁니다. 원고료를 받고 기고하는 글은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돈을 받는 일과, 받지 않는 일 사이에서 적절히 부담과 즐거움을 배분하며 삽니다. 

이슬아 작가는 매일 글을 쓸 때마다 이 한 편의 글이 누군가에게 500원의 가치가 있을까, 고민한다고 해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이런 대단한 작업방식을 가진 작가를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에 교보문고로 달려갔어요. 도서 검색대에서 '이슬아'를 쳐보니,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가 뜨네요. 독립출판물이라는 <일간 이슬아 수필집>은 없나봐요. 그 책은 '예스 24'로 주문해야 할까봐요. 작가님 두 분의 릴레이 영업에 넘어가 만난 책!

내일은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의 리뷰, 본편이 이어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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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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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농업사랑 2018.12.13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작가님 이라 부르고 싶네요. 저도 김민식 작가님 덕분에 매일 한편의 글을 쓴지가 50일입니다.
    아직까지는 1일 1편을 성공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소확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 꿈트리숲 2018.12.13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파격적! 이네요.^^
    어쩜 아무도 생각못한 매일 한편 이메일 배송이라니.
    저도 일간 꿈트리숲을 꿈꾸지만 블로그 글에
    그치는데, 자발적으로 구독자를 모집하는
    생각은 정말 기발합니다.

    피디님 말씀처럼 돈 받지 않고 하는 일이니
    매일 가능한 것 같아요. 만약 돈을 받았다면
    돈 값어치 해야 된다는 부담감에 글 쓰기가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렇게 따지면 책 내시는
    분들은 그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궁금해요.ㅎㅎ

    세상에 정말 다양한 책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3. 헤니짱 2018.12.13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오늘 퇴근하면서 서점으로 가야겠어요~ 눈 내리는 아침이 기분 좋네요~ 좋은하루 되세요^^

  4. 루나 2018.12.13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오늘은 월간 "채널 예스"이야기를 읽고 댓글 남깁니다.

    저도 채널예스 애독자 거든요 ^^

    얇은 책 안에 정말 어마무시한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더라구요.

    그 안에 소개된 책들을 언제 다 읽어보나 고민스러울 지경입니다.

    내년에 피디님의 새 책을 채널예스에서 만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눈 오는 목요일 행복하세요♥

  5. 아리아리짱 2018.12.13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늘 새로운 작가와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어 감사합니다. ^^

  6. 섭섭이짱 2018.12.13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우~~ 이슬아 작가 책 소개를 여기서 보다니...
    제가 그 <일간 이슬아> 를 구독했던 사람인디 ^^
    이런 분은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바로 구독했던 기억이...
    책도 바로 주문을 ㅋㅋㅋ

    저도 좋아하는 작가를 응원하는 방법은
    그 작가 책을 사는거라고 봐서 출간되면 무조건 사죠.
    그러고보니 모 출판사의 머그컵 제품 문구가 생각나네요.
    "아아 사람들아 책 좀 사라"

    피디님은 어떻게 읽으셨을지 벌써부터 본편 글이 엄청 기다려지네요.

  7. 2018.12.13 1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유진 2018.12.14 0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피디님 영향으로 매일 글 한 편씩 블로그에 올린지 한 달이 넘었어요. 매일 글쓰기의 쉽지 않음을 느끼고 있죠. 정말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땐 피디님 블로그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 글만 구경하다가 말 때도 있는데, 어떻게 매일 유료의 글을 매일 쓸 수가 있는지......그 용기와 긍지 하나만으로도 이슬아 작가님 책을 사 보고 싶어지네요. 소개 감사드려요. 내일 편도 기대할게요!

고등학교 시절, 소심한 성격 탓에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던 제가, 나이 서른에 MBC 예능 피디로 <인기가요 베스트 50>의 무대에 올라 춤을 추기까지 했어요. 성격이 바뀐 걸까요? 가끔 저는 궁금해요. 성격이 바뀐 탓에 춤을 즐기는지, 춤을 즐긴 덕에 성격이 바뀐 건지. 아마 둘 다 상호작용의 결과겠지요. 중요한 건, 춤을 만난 건 제 인생에 행운 중 하나에요.  

춤을 추기 시작한 계기는 헌팅이었지요. 소개팅이나 미팅에서 매번 실패하니까, 디스코텍에서 헌팅이라도 하려고 했어요. 어두운 나이트클럽이라면, 제 가난한 외모도 적당히 조명빨로 가릴 수 있지 않을까.... ^^ 춤을 멋지게 잘 추면 매력적인 이성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었어요. (그런데 춤 추는 거 보고 여자가 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여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춤을 배웠는데요. 정작 춤을 배우고 난 후, 저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이전에는 소심하게 늘 사람들 눈치를 살피며 살았다면, 춤을 추면서 깨달았어요.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야 춤이 즐겁다는 걸. 세상을 잊고 오로지 나만의 즐거움에 빠질 때 춤이 늘더라고요. 대학 시절, 틈만 나면 춤을 췄고요. 집에서 혼자 음악을 틀어놓고 거울 앞에서 연습도 많이 했어요. 재미있으니까요. 춤이 느니까, 어느 순간 타인의 시선을 즐기게 되었어요. 나이트클럽에서는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가 춤도 추고 그래요.    

드라마 촬영하다보면 일이 뜻대로 안 풀릴 때가 있어요. 스트레스가 쌓일 때 계속 참고 있으면 엉뚱한 곳에서 분노가 터집니다. 이럴 땐 마음을 달래줘야 해요. 휴식 시간에 세트 뒤 빈 공간을 찾아가요. 귀에 이어폰을 꽂고 '런던 보이즈'의 명반, <댄스의 12 계명>을 틉니다. 혼자 미친듯이 춤을 춥니다. 기분이 좋아서 춤을 춘다기보다, 춤을 추면 기분이 좋아져요. 화가 날 때, 혼자 춤을 추면 화가 풀리는 신기한 경험!
 
'알쓸신잡'에 출연하여 재미난 과학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님이 새로 책을 냈어요. <뇌는 춤추고 싶다> (장동선, 줄리아 F. 크리스텐슨 / 염정용 / 아르떼). 춤추는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나이 들어서도 춤을 춰야 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소개합니다.


2003년에 두 연구 그룹이 동시에 춤과 춤이 노화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설문지를 손에 들고 뉴욕의 브롱크스의 주택단지에 사는 75세에서 80세 사이의 주민들에게 5년간에 걸쳐 그들의 취미에 관해 질문을 했다. 당신은 십자말풀이를 하시나요? 당신은 테니스를 치나요? 아니면 카드놀이를 하나요? 당신은 춤을 추나요? 연구자들은 이 활동들을 인지를 이용한 취미와 육체를 이용한 취미로 나누었다. 신경생리학자들은 테스트를 이용해 실험 참가자들의 기억력과 정신의 유연성을 조사했다. 분석을 마치자 결과가 명확히 드러났다. 오직 춤만이 치매를 효과적으로 막아 주었다. 또 다른 연구도 이 결과가 옳음을 입증했다. 독서, 십자말풀이, 카드놀이, 악기 연주와 비교해서 춤추기는 치매가 발생할 위험을 눈에 띄게 줄여 주었다. 다시 말해 76퍼센트나 감소시켰다. 

(위의 책 282쪽)


연애하던 시절에 아내는 저를 친구들 모임이나 직장 회식 2차에 불렀어요. 달려가서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화끈하게 띄웠어요. (심지어 저는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불러주시면, 거기에 가서도 춤으로 분위기를 띄웁니다. ^^) 당시 아내 주위에는 공부 잘하고 영어 잘하던 이들이 많았는데요. 저처럼 춤을 잘 추는 남자는 없었어요. 저의 경쟁력이 춤이었어요. 화끈하게 놀면 다들 신기한 눈으로 쳐다봐요. '아, 저래서 저 사람은 예능 피디로 일하나보다.' 했지요. 아내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 분위기를 띄워요. 아내와 결혼한 후, 나이트클럽 나들이는 접었어요. 짝짓기에 성공했으니 목적 달성한 거죠. 요즘은 가끔, 아주 가끔 집에서 혼자 춥니다.

<뇌는 춤추고 싶다>를 읽고 나니 퇴직 후에 다시 본격적으로 춤을 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춤이 치매 방지에 그렇게 좋을 줄이야!


뇌를 건강하게 하는 데 무엇이 가장 좋은지를 탐색한 수많은 연구들이 있지만 그 중에 다음의 답이 아주 자주 등장합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교류해라. 운동을 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뇌의 성능을 높여 준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들을 억누르지 말고 표현하며 스스로 느끼고 이해해라.
재미있게도 춤을 추면 이 세 가지가 모두 일어납니다. 사람을 만나고, 몸을 움직이고,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죠. 그리고 리듬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해 가는 법을 배웁니다. 멈춰야 하는 순간에 멈추고, 빠른 스텝을 밟아야 하는 순간이 언제인지 알게 되죠. 그렇게 춤을 추는 행위는 실제로 뇌에 아주 건강한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무엇보다 춤에 빠져드는 순간, 우리가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지요.

(책 서문에서)

춤을 좋아하신다면, 춤이 즐거운 과학적 이유를 알아보세요. 
춤이 아직 낯설다면, 춤과 친해져야 할 이유를 책에서 찾아보시고요.
책을 읽고 나서, 춤이 더욱 즐거워질 것 같아요.
춤과 함께 인생은 더욱 더 즐거워지겠지요. 랄랄라, 춤추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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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12.12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샹하이~~ 샹하이~~~ 상하이 트위스트 추면서 "
    피디님 춤사랑은 이미 유명하죠 ^^
    미끄러지듯 다리벌리기는 최고~~

    20대때 피디님 만나서 특훈을 받았어야 했는데 ㅋㅋ

    뇌를 건강하게 해주는것이 춤이라니.....
    뭔가 요즘 춤이 배우고 싶다더니
    본격적으로 춤 배우러 가야겠어요.

    이런 신선한 주제 책 좋네요.
    오늘도 책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 보리보리 2018.12.12 0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댄스 신청할까 고민하다 마감됐는데, 피디님이 춤 얘기 하시네요. 제게 춤은 음악 운동에다 '멋적은 웃음'이 선물입니다. 마구마구 행복해져요. 우리 어디서 댄스파티 해요~

  3. 짹짹이 2018.12.12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블로그는 참 신기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여기 있거든요 ^^
    독서, 여행, 외국어 그리고 2019년 계획은 춤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몸치탈출 하고 해외여행 나갔을때 신나게 춤 춰보기! 로 세웠는데 이렇게 딱 춤 이야기를 해주시네요 ㅋㅋ

  4. 꿈트리숲 2018.12.12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나이트클럽 무대에서 춤을 췄던 유경험자인데요.
    배우지 않은 근본도 없는 막춤이라 세월이 지나니
    예전 춤을 출 수가 없어요. 몸이 굳었다 핑계만 댈뿐입니다.^^
    작년에 피디님 춤추시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보다 더 중년이신 분이 어떻게 저렇게 유연할까하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한 모습에 놀람+감탄+경외
    3종세트로 소름 돋았어요.

    한살 두살 더 먹으면서 몸이 20대 때와 자꾸 멀어지기에
    춤은 아예 멀리했는데, 얼은 책 사보고 춤과
    다시 조우해야겠네요. 치매예방을 위해서라도요.^^

  5. 오또기 쭘마 2018.12.12 1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운동을 좋아해서 여러가지 운동을 했는데
    몇년전에는 에어로빅에 빠져 아침마다 소리까지
    지르며 열심히 흔들어댔죠.
    요즘 산만 다니는데 피디님 글을 보니 엉덩이가 절로
    씰룩거려지는게 다시 에어로빅을 다니고 싶어지네요 ㅎㅎ

  6. 아리아리짱 2018.12.12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흐~음!
    읽고,쓰기,영어와 여행에 드뎌 춤을~!
    Pd님 따라쟁이로서 춤이 가장난제가 될듯합니다^^

  7. 우키키키12 2018.12.12 2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감사합니다

  8. 몸치 2018.12.13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렸을때 보자기를 치마삼아 캉캉춤을 흉내내고
    중학교때 마스게임으로 부채춤을 춰보고
    고등학교 동창회 30주년 기념에서 동창들과 라인댄스를 춰봤어요.
    중년 살사동호회에 들어가
    살사를 배우며
    살사의 뒷발차기를 나도 해보고 싶었어요.
    바차타의 엉덩이 튕김을 멋지게 해보고 싶었어요.
    허지만 저는
    음치에
    박치에
    몸치까지..
    물런
    노력치까지...
    허지만,
    어렸을 때 주말의 명화에서 보았던
    셜리 탬플의 탭댄스와
    아비정전의 장국영이 추었던 맘보춤은
    아직도 제 몸치를 부추기네요.



'인생도처유상수' 우리 삶 가는 곳마다 숨어있는 고수가 있다, 라는 뜻이지요. 책에서 스승을 만나지만, 저는 때로 저보다 어린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가르침을 얻기도 합니다. 2013년, 두 사람의 청춘이 있어요. 한 사람은 취준생이고, 한 사람은 대학원을 그만두고 방황하는 중입니다. 취준생이 그래요. 

"카페에 앉아서 신세한탄만 하고 있으면 뭐해? 그럴 시간에 산이나 가자!"

산 위에 올라가서 내려다본 서울은 장난감 마을 같았다. 사는 거, 생각보다 별거 아니구나. 우리는 참 작은 존재구나. 그 느낌이 좋아서 우리는 매주 산에 갔다. 서울에 있는 산을 섭렵하고, 교외로도 나갔다. 산을 오르며 우리가 지나친 나무만큼이나 무수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에 부탄 이야기가 있었다. (중략)

"히말라야 산자락에 부탄이란 나라가 있대. 불교 국가인데, 가난한데도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한다는 거야. 한번 가보고 싶지 않아?"

(<행복을 부탄해>(조은정 / 도서출판 답) 17쪽)

저 역시 2013년에 우울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첫 책<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낼 때 팟캐스트 녹음이며 유튜브 편집을 도와준 은정님과 친해졌어요. 그가 취준생 친구와 함께 다닌다는 산행도 쫓아가곤 했어요. 당시 저는 두 사람의 진로 고민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아, 요즘 청춘들은 어쩌면 기성세대보다 더 힘든 시기를 살아가고, 그래서 더 현명한 해법을 찾아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산행을 즐기고 여행을 즐기던 두 사람은 결국 부탄에도 갑니다.

 

한국에서 못 찾은 행복, 고작 며칠간의 여행으로 찾을 수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들떴다. 마치 부탄이 행복의 비밀을 엿보게 해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행 떠나기 반년 전, 우리는 부탄 바람이 들어 아주 조금 행복에 다가섰다. 여행을 준비하던 중 인터넷에 떠도는 이미지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존나 멀리 있는 것이다.'

머릿속에 종이 뎅 하고 울리는 기분이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행복해지려면 떠나야 해. 그것도 아주 멀리. 적어도 부탄 정도?

(위의 책 24쪽)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벗어나 거리감이 필요합니다. 내 삶을 조망하려면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어야 해요. 나름 여행을 많이 다닌 편이지만 부탄에 가 본 적은 없어요. 부탄에 대해 들은 이야기를 모아보면 무슨 전설 속의 도시 같아요. 범죄자가 없고, 거지가 없고, 불행한 사람도 없다는... 이게 사실인가? 싶지요.

1970년의 부탄 1인당 GDP는 212달러, 한국은 255달러였다. 지금, 부탄은 3천 달러가 채 되지 않고, 한국은 3만 달러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부탄 정부의 정책이 훌륭했다고 볼 수 있는 걸까?

이 의문을 해소하려면 남아시아 나라들과 비교해봐야 한다. 70년대 부탄과 주변 국가들의 빈곤율은 50% 정도로 비슷했다. 지금, 남아시아 나라들의 빈곤율은 30%인데 부탄의 빈곤율은 12%다. 이 수치로 보면 부탄의 경제발전은 성공적이었다. 부탄의 빈곤율이 낮아진 이유는 빈곤층 퇴치를 중심으로 성장전력을 짰기 때문이다. 그 결과 주변국들에 비해 빈부격차 문제가 크지 않고, 사회갈등도 덜하다. 

(위의 책 39쪽)

경제성장의 딜레마지요. 성장과 분배, 무엇을 우선시할 것인가? 부탄을 아직 가본 적이 없어요. 자유 여행이 안 되고, 국가에서 일괄 통제하는 여행 상품은 인근 국가에 비해 가격이 은근히 비싸거든요. 여행 산업을 국유화한 건 그 수익을 골고루 배분하기 위한 정책이 아닐까 싶네요. 

높은 절벽에 위치한 탁상 사원에 가기 전, 저자 일행이 가이드와 말씨름을 하는 장면이 있어요. 추가 요금을 내면 말을 타고 산을 오를 수 있어요. 손님은 모두 말을 타려고 하는데 가이드가 강경하게 반대하고 나서요.

가이드 : 말을 타는 건 죄를 짓는 거야. 업을 쌓는 거라고!

손님 : 인생이란 원래 업을 쌓는 거 아닐까? 여행하는 것도 그렇고...

가이드 : 그러니까 업을 굳이 또 추가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손님: 하지만 우리가 너무 힘들어서 못 올라갈지도 몰라.

가이드 : 그렇지 않아. 너 자신에게 믿음을 가져. 

 
(위의 책 218쪽)


이런 실랑이 처음 봅니다. 여행가면 대부분의 가이드는 손님이 한푼이라도 더 쓰게 하려고 영업을 하지요. 옵션 투어를 권하고, 기념품 쇼핑을 권하지요. 그래야 커미션이 떨어지니까요. 그런데 오히려 말을 생각해서 돈 쓰는 걸 말리는 가이드라니, 이런 가이드 처음 봅니다. 불교국가로서 온 국민이 신앙인의 자세로 산다는 게 놀랍습니다. 부탄에서는 낚시와 사냥이 불법이랍니다. 재미로 살생하는 걸 금한다고요. 말못하는 짐승까지 이렇게 살뜰하게 살피니, 내 주위에 가난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빈곤 퇴치가 국가 정책의 일순위인 것도 당연하지요. 

모두가 더 많이 벌려고 노력하다, 다 같이 불행해지는 세상입니다. 없는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에, 있는 사람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이럴 더 적게 바라고 공평하게 나누며 사는 부탄의 행복이 살짝 부러워지는군요. 행복을 찾기 위해 훌쩍 떠나는 지혜로운 네 친구의 이야기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다시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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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농업사랑 2018.12.10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는 행복을 미래에만 두고 사는 것 같습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은 참아라" 우리가 가장 많이 하고 듣는 말입니다.
    지금 행복할 수 없다면 평생 행복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족하지만 오늘도 행복할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 섭섭이짱 2018.12.10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주변에는 능력자들이 많으셔요. ^^
    소개해주신 이 문구는 정말 ㅋㅋㅋ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 멀리 있는 것이다.'

    저자분 인스타그램 가봤는데
    행복하게 사시는분 같네요 ^^

    저도 함 부탄 가보고 싶었는데
    이 책으로 미리 경험해봐야겠어요.

  3. 보리보리 2018.12.10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은 ♬♬♩ 졸라 멀리 있다더니 맘대로 해석했네요 ㅎㅎ 저는 성장보다는 분배에 한표입니다. 모은돈 쓰지 않으면, 더 모으고 싶은 욕망의 덫에 갇힌다네요.

    6년간 집에만 있던 제 큰딸아이가 삽화 그린 책이 나왔어요. 도서관서 꼭 보세요~
    <문탁네트워크가 사랑한 책들>
    http://m.yes24.com/Goods/Detail/67211388

  4. 꿈트리숲 2018.12.10 13: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한의 배려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의의 원칙을 부탄은 지키나 봐요.

    우리보다 물질적 풍요면에서는
    뒤처질지 모르지만 그대신 그들은
    정신적 여유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진짜 지금 행복한지. . . 생각해보게 하네요.
    욕망을 반으로 줄여도 난 행복할까?
    의문이 들면서 부탄의 행복 비결은
    정의의 원칙을 제대로 실천한 결과인 듯 싶어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5. 꿍이맘 2018.12.11 14: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피디님의 영어책과 써봤니 모두 읽고 블로그에도 들어와 봤습니다. 책과 올리신글 모두 잘 읽고 있습니다^^
    이 책에 관한 질문은 아니지만 피디님 독서법? 에 관한 질문이 있어서요. 전 책을 읽을때 줄을 긋거나 낙서하는 습관이 있는데요. 도서관 책 대여해서 보실때 독서노트는 어떻게 작성하시나요?
    책구매가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렇게 책이 계속 쌓여도 될까 싶어서요 저희집이 대궐도 아니고 ㅠㅠ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 misspia 2018.12.12 2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띵하고 얻어맞은 기분이예요
    약자를 혐오하는 세상이니만큼 약자들을 살피는 마음 가짐을 가져야겠어요

  7. 산타리 2018.12.13 0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 은정이랑 같이 등산 다니던 산타리예요ㅋㅋ 저는 그 때 취준생 시절을 잘 보낸 덕분에 직장인으로서 잘 살고 있습니다. 책 나왔는데 이렇게 서평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강연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책의 저자가 도서관에 찾아와 저자 강연을 할 때는 열 일 제쳐두고 달려갑니다.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저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도 좋아요. 독서와 강연은 선순환입니다. 책을 읽고 저자에 대해 관심이 생기면, 강연에 쫓아가고요. 강연을 듣고 저자에게 반하면, 그의 책을 더 찾아 읽게되지요. 정혜신 선생님의 도서관 특강을 듣고 신작 <당신이 옳다> (정혜신 / 해냄)을 읽었어요. 

정혜신 선생님은 최근 15년의 세월을, 1970년대 고문 생존자와 자살이 이어지던 해고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등의 국가 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지냈어요. 사회적 재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오는 이들이 있어요. 자원 봉사자와 전문가들이지요. 세월호 유가족을 돕기 위해 달려온 자원 활동가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하고 처음엔 우왕좌왕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마침내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요.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들은 처음엔 활약을 보이다 시간이 지나면 곧 존재감을 잃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심지어 피해자들에게 거부를 당해서 떠나기도 하고요.

왜 그럴까. 왜 심리치유 전문가일수록 현장에서 실패하는가. 사람 목숨이 경각에 달린 현장에서 전문가가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많은 경우 그렇다면 그때의 자격증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가 관련 자격증을 가졌으니 오해를 무릅쓰고 정신의학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정신의학은 신경증, 정신 질환 등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한 임상적, 학문적 틀 위에 세워진 의학의 한 분야다. 이 틀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의 고통과 갈등을 질병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전통을 유지한다. 그래서 정신의학은 사람을 '사람'보다는 '환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트라우마 피해자들은 자신을 환자가 아닌 고통받는 사람으로 바라봐주길 바란다. 특별한 욕심도 아니다. 전문가라면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약물 처방 말고, 들어주기 어려운 자신의 끔찍한 고통에 집중하고 깊이 이해하고 알아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위의 책 15쪽)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사물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어요. 누군가 아픔을 호소할 때, 가장 좋은 위로는 일단 그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이라 생각해요. 상대의 문제에 대해 함부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건 때로는 상처가 될 수 있어요. 어려서 따돌림을 당할 때, 학급회의에서 따돌림의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한 적이 있어요. 반 친구들끼리 누군가의 외모를 비하하는 별명을 지어 부르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고요. 

아이들이 그랬어요.

"장난으로 하는 건데, 그 정도도 못 받아주냐?"

어떤 애는 그래요. 

"네가 못 생긴 건 사실이잖아. 우리가 틀린 말 한 적 있어?"

너무 괴롭고 힘들었어요. 우울한 표정으로 지내는 걸 보고 아버지가 물었어요. 학교에서 무슨 문제가 있냐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전교 일등이 따돌림 당하는 거 봤냐? 네가 공부를 잘 했다면 그런 문제는 없을 거야."

"네가 오죽 만만해 보이면 애들도 그러겠냐."

아버지가 내놓은 답은, 충고를 빙자한 비난이었어요. 더욱 깊이 좌절했지요.  

그 다음부터 저는 고민이 생기면 함부로 다른 사람과 상의하지 않아요. 그냥 조용히 책을 읽습니다. 어차피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타인에게 털어놓지 못한 괴로움은 글로 풉니다. 글을 쓰다보면 마음이 좀 풀리거든요. 누군가 고통을 호소할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누군가 고통과 상처, 갈등을 이야기할 때는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 충조평판은 고통에 빠진 사람의 상황에서 고통은 소거하고 상황만 인식할 때 나오는 말이다. 고통 속 상황에서 고통을 소거하면 그 상황에 대한 팩트 대부분이 유실된다. 그건 이미 팩트가 아니다. 모르고 하는 말이 도움이 될 리 없다. 알지 못하는 사람이 안다고 확신하며 기어이 던지는 말은 비수일 뿐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일상의 언어 대부분은 충조평판이다.

"그런 생각은 잊어.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어." - 충조

"그럴수록 네가 더 열심히 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지." - 충조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어봐." - 충조

"그건 너를 너무 사랑해서 한 말일 거야." - 평판

"네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 거 아니니?" - 평판

"남자는 다 거기서 거기야, 별다른 사람 있는 줄 아니." - 충조평판

(위의 책 106쪽)


책을 읽다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돌아보니, 저도 요즘 저런 언어를 많이 쓰고 있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함부로 충고하고 조언하고 있더군요. 모르는 게 많아 계속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공부의 방식으로 글을 쓰는 사람인데, 자꾸 아는 척을 하고 있었군요.  

어려서 내게 상처 준 사람의 언어로, 어른이 된 내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등골이 서늘합니다. '충조평판' 네 글자를 머릿속에 기억해두려고요. 후배나 아이들이 고민을 토로할 때, 충조평판 없이 '아, 그렇구나.' '그래서 요즘 마음은 어때?' '아, 얼마나 많이 힘드니?' 하고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겠어요. 반드시 내가 답을 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려고요. 상대가 필요한 건 충고나 조언보다, 어쩌면 자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는 한 사람일 수 있으니까요.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는 시대에요. 이런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없을 땐 일단 하지 말아야 할 4가지 '충조평판'을 멈추는 연습부터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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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8.12.07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충조평판, 저도 많이 하고 있는 듯 싶어요.
    며칠 전 아는 동생이랑 나눈 카톡 대화가
    맘에 걸리네요.
    뭘 안다고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했는지. . .
    반성합니다.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그렇구나하면서
    추임새만 넣어도 되는데, 무심코 지나친
    충조평판 꼭 기억할께요.

    몰라서 상처줬다면 알고나서 고치면 되죠.
    그런데 그간의 무지가 부끄럽긴 합니다.^^

  2. 아리아리짱 2018.12.07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충고, 조언, 평가, 판단ㅡ 충조평판

    확 깨우침을 주는 말입니다.
    그저 힘겨움과 아픔을 공감해 주며, 들어만줘도 될텐데, 자꾸 충조평단의 늪에 빠져요!
    "~구나 ! "

  3. SORA& 2018.12.07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핫한 유병재 어록도 말이 주는 상처인 것 같네요.말을 하느냐 안하느냐..세상을 살아가며 나이들어가며 늘 더 조심하게 되는 주제네요.사실 안하는 것이 낫다고, 섯불리 말 안해서 다행이다 싶은 때가 많더군요.

    나를 괴롭히는 자가 내 인생의 스승이라더니 주변에 꼭 하고싶은 말은 내뱉어야 하는 몇 사람들 덕에 힘들지만 나를 닦아갑니다^^

    늘 생각처럼 다 되는 것은 또 아니겠지만요.

  4. 2018.12.07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섭섭이짱 2018.12.07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정신이 번쩍들고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네요..
    그 동안 친구, 동료,후배.. 특히 가족에게했던 충조평판들..
    과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떠했을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러고보면 경청, 공감만 잘해도 되는거 같은데...
    자꾸 뭔가 얘기하려고 하다보니
    충조평판을 하게 되는거 같아요.

    오늘도 삶에 필요한 지혜 배우고 갑니다.
    정혜신 박사님 책 꼭 읽어보겠습니다.

  6. 체리짱 2018.12.07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동안 충조평판이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상대가 나에게 그렇게 하지 않을땐 서운함을 가졌구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7. 연경당 2018.12.07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반성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 충고를 했습니다.
    비수를 꽂은거죠.
    입은 더 닫고 귀는 더 크게 열겠습니다.

  8. 2018.12.07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보리보리 2018.12.07 1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충고'할께요. 사람을 신뢰해 보세요
    진정한 경청은 행복호르몬이 나오게 해줄거예요
    어제는 오래만에 급우울한데 말도 못하니 답답해 울었어요. 동생과 절친에게 얘기하고 위로받았어요

  10. 오또기 쭘마 2018.12.07 14: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한때 극도로 우울과 불안을 책과 강의의 도움으로
    스스로 이겨내고 친구들에게 나의 상태를 얘기한 적이 있는데
    친구들은 걱정이라는 명목하에 자기 주위에 그런 경우가 있다하며
    생각잘하라고 얘길하는데 속으로 화도 나고 기분이 좋지않더라구요.
    1년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는데 뭘 얼마나 더 생각하라는건지...
    집에와서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나를 위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지금은 너희들의 위로나 충고가 아니라 그냥 나를 믿고 기다려주는거라는
    문자를 남긴 적 있어요.
    그 때 확실히 알았어요. 본인이 아니고서야 그 사람의 마음을 알순 없다구요.
    바보처럼 제가 겪고나서야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했죠

  11. 플릇사랑 2018.12.08 0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 자신이 아픔을 겪고나니 타인에게 무엇이 위로가 되는지 보이던군요. 주변엔 네가 잘못해서 그런 일이 있다는 듯이 충고하는 지인이 많았어요. 예전에 저를 돌이켜보니 저도 그런투의 말을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 그런 말도 사랑해서 해준거다. 그래서 저의 생각을 살짝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이제는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섭섭하지 않고 이겨내어 저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어요. 좋은 말로 들으려고 하니 그렇게 이야기 해주는 것도 어느 순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2. 농업사랑 2018.12.08 1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섣부른 충고가 얼마나 무서운지 압니다. 진정한 위로는 말로 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과 공감하고 진정으로 들어주는 것이더라고요. 내가 어떤 상황에도 너와 함께하겠다는 무언의 지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13. sara_yun 2018.12.08 2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마음이 힘들 때 피디님의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얘기하기 보다는 책을 읽기로 결정했어요 그러다 보니 피디님의 모든 책을 다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ㅎㅎ 중간중간 피디님이 추천해주시는 책도 많이 보게됐어요 ㅎㅎ 영어공부도 하고 있구요 감사해요~

  14. happypen 2018.12.09 2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이 옳다, 책제목 다섯 글자만 봐도 위로가 됩니다~

  15. 샘이깊은물 2018.12.11 1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저도 요즘 꽂혀있는 책이에요. 너무 반가워서 댓글을 안 남길 수 없네요. 제게 말을 거는 부분이 곳곳에 많더군요. 책 내용을 이해했다고 해서 진정한 공감과 대화를 일상에서 잘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고요. 와닿는 내용들을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겨서 제 마음과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을 도닥도닥 잘 돌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스페인으로 가족 여행을 갔어요. 안달루시아 지방에 갔을 때, 이슬람 건축의 진주라 불리는 알함브라 궁전을 보면서 들었던 의문이 있어요. 이토록 놀라운 문화를 자랑하던 이슬람 세계가 어쩌다 현대에 와서는 전쟁과 내전에 시달리게 된 걸까? 중동은 어쩌다 세계의 분쟁지역이 된 걸까? 
제가 품은 의문을 더 오래전부터 품어온 이가 있어요.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오래도록 연출한 박정욱 피디입니다. 뉴스에서 중동 분쟁을 다룰  때마다 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책을 찾았는데, 아쉬울 때가 많았대요. 미국의 저자가 미국의 시각을 갖고 쓴 책을 번역한 게 대부분이었다는 거지요. 왜 우리의 시선으로 중동문제를 바라본 책이 없을까? 중동 문제를 균형감있게 살펴보는 책이 한국사회에 필요하다는 생각에 직접 쓰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저는 평소 박정욱 피디가 SNS에 올리는 글의 애독자입니다. 다양한 사안에 대해 놀라운 균형감각을 보여주거든요. 시사 토론 프로를 연출하며 터득한 내공이겠지요. <중동은 왜 싸우는가?>(박정욱 / 지식프레임)는 그런 저자의 오랜 고민을 담아낸 결과물입니다.


이슬람 국가의 주권은 신에게 있었다. 신의 계시를 기록해놓은 <꾸란>이 곧 헌법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슬람 국가는 <꾸란>과 무함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책 <하디스>에서 국가 운영과 백성들의 삶에 필요한 법을 도출해냈다. 문제는 무함마드 사후 더 이상 <꾸란>이 변경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알라가 한 번 계시한 말씀은 영원불변하다. 이슬람 법학자들이 경전 해석을 통해 시대에 맞는 유연성을 발휘할 따름이다. 따라서 이슬람 국가에서는 '주권이 신에게 있다'는 관념이 계속 이어졌고 근대 유럽에서 등장한 '인민 주권'의 개념이 들어서기 어려웠다. 이는 20세기에 도입된 민주주의와 공화제가 중동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중동은 왜 싸우는가?> 33쪽)

   
한국이 21세기 마지막까지 남은 분쟁지역이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 민족이 유달리 싸움을 좋아해서? 아니죠.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에서 양 세력이 부딪히는 첨단에 위치한 지정학적 배경 탓이지요. 하나의 민족이 두 개의 이념체제로 나뉘어 있는 탓에 서로의 정체성을 두고 충돌이 일어납니다. 

중동이 싸우는 이유도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랍니다. 오스만 제국의 멸망 이후,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은 유럽 세력의 위임통치라는 시련을 겪습니다. 국가를 이룰 때도, 민족이나 종교에 따라 나뉘기보다는 유럽 열강들이 멋대로 그어놓은 국경선에 따라 나뉘어집니다. 마치 우리에게 38선이 그랬듯이. 터키 안에 투르크 족도 있고 쿠르드족도 있어요. 한 나라 안에 시아파가 있고 수니파도 있어요. 나라 안에서도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삽니다. 외세에 의해 함부로 국경이 그어진 탓에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지요. 대표적인 예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내쫓고 이스라엘을 세운 것이고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의 맹주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국과 프랑스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경을 나누어 인위적으로 세운 다른 아랍국가들과는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스스로의 실력으로 영토를 정복해 세운 아랍국가였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토 대부분이 사막이었기에 유럽열강들이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 눈독을 들이지 않은 것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외세의 개입 없이 건국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그 척박한 사막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덕분에 아랍 대부분의 지역이 유럽 세력의 위임통치라는 시련을 겪어야 했지만 사우드 가문만은 유럽 국가들과 대등한 지위에서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있었다.

(위의 책 152쪽)

개인이 그러하듯, 나라의 운명 역시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살다보면,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지요. '잘 나갈 때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안 나갈 때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오일 머니에 너무 기죽지 말고 살아야겠어요.

터키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은 오스만 제국의 멸망 이후, 서방 국가들이 터키를 침공할 때, 게릴라 전을 통해 독립을 지킨 영웅입니다. 전투의 승리를 통해, 스위스 로잔에서 서방 제국들과 터키 국민군간의 협상이 시작됩니다. 이 협상에서 오스만의 대표단장은 터키 독립 운동의 영웅 이스메트 파샤라는 늙은 군인이었어요.

이스메트 파샤는 협상 과정에서 터키의 주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귀가 어두웠던 이스메트는 보청기를 끼고 다녔는데, 영국 대표가 이야기할 때 보청기를 꺼두었다가 그의 말이 끝나면 마치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는 듯이 '터키의 독립과 완전한 자주권'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협상 내내 이러한 태도로 일관하자 기가 질린 영국 대표는 결국 이스메트 파샤의 입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1923년 7월 24일 로잔 조약이 체결됐다. 이 조약으로 터키는 승전국들에 전쟁배상금을 지불하지 않고 아나톨리아 전 지역을 되찾았으며 이스탄불과 보스포루스 해협도 차지했다. 

(위의 책 196쪽)

 

독립 영웅과 영국 외교관 사이 기싸움에서 이스메트가 이긴 까닭이 무엇일까요? 이스메트는 고국을 지키려는 투사였고요. 영국 대표는 강대국의 이권을 챙기려는 정치가였어요. 싸움은 더 간절한 사람이 이깁니다. 누가 더 간절하게 싸울 것인가. 

중동은 왜 싸울까요?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싸웁니다.

인간은 어느 집단에 소속감을 가진 채 살아갑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소속감이 죽을 때까지 지속된다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어떠한 이유로든 세상은 변하고 기존의 질서는 새로운 질서로 대체되게 마련입니다. 이렇듯 혼란의 시기가 도래하면 인간들은 미래가 불확실해졌다고 느끼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새삼스레 자신의 소속감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그러면서 묻습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 속해 있는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한 사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집단적으로 던질 경우 질문은 다음과 같이 바뀝니다.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가 아닌 이들은 누구인가?' 집단적으로 던지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누구를 우리 집단에 포함할 것이고 누구를 배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정치적 행위입니다.

(6쪽 들어가는 말에서)


지난 수십년간 우리의 불행은 냉전에서 비롯되었어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념 전쟁의 최전선으로 설정된 탓에 전쟁의 공포에 시달렸지요.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정체성이 필요합니다. 남과 북이 이제 다시 물어야 해요. '우리는 누구인가?' 이 책을 통해 한반도가 맞이하고 있는 정체성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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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8.12.03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중동 문제의 원인이 뭔가 찾아볼때면
    항상 미국 혹은 유럽 선진국 입장에서 기술된
    내용들 뿐이라 아쉬움이 많았어요.
    이 책은 꼭 봐야겠네요.

    이슬람, 아랍, 무슬림을 떠올리면 좋은 이미지
    보다는 그렇지 않은 것들이 먼저 생각나는데,
    책을 보고 저의 편견을 바꾸고 싶어요.

    우리는 누구인지 꼭 찾아보겠지만 과연
    우리가 아닌 이들은 있을까요?
    좋은 책 소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보리보리 2018.12.03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말 다 못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생각 환기시켜 주셔 감사합니다~^^ 제가 세계평화의 한줌의 도움이라도 되길 바래봅니다 __()__

  3. 섭섭이짱 2018.12.03 1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중동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곳인데
    이 책 함 읽어봐야겠네요. ^^

    최근 중동뉴스를 보면
    미국이나 그외 강대국이
    정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느면이
    더 심해지는거 같고..
    특히나 셰일가스 때문에
    오일머니도 예전 같지도 않던데..
    중동은 과연 어떻게 될지...

    오늘도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4. 낙하산 2018.12.04 15: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이 참 좋은 책 같아요.
    그동안 저두 중동이 궁금했는데
    죄다 미국과 서방세계만 옹호하는 내용이어서
    깔끔하게 정리가 되지 않고 이상하다 여겨졌어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 먹탱이 2018.12.05 15: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나 궁금했던 사안이에요. 짧은 리뷰로도 아~~ 할 정도니 저같이 궁금증 중이신 분들에게겐 필독서네요. 좋은책 포스팅해주셔서 고마워요~~~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2018/11/26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한승태 작가 덕질일기

국회도서관보다는 양돈장을 더 편안하게 느끼는 작가님 덕분에 책에 주로 나오는 건 통계자료보다 생생한 축산업계의 현실입니다. 책상머리에 앉아 쓴 책이 아니라 부화장이나 양돈장, 개 도축 현장을 찾아다니며 몸으로 쓴 책이니까요. 우리에게 고기를 제공하는 닭과 돼지가 어떤 과정을 통해 태어나고 살아가다 죽음을 맞이하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기록합니다. 책 서두에 나오는 “클로즈업은 통계의 대척점”이라는 말이 이 책의 기본정신을 말해줍니다. 케이지에 갇힌 동물에 대해 디테일한 묘사로 글을 완성합니다. 

지난 몇 년 기회가 있을 때마다 SNS를 통해 출판사에 문의했어요. 한승태 작가의 다음 책은 언제 나오느냐고. 차기작이 가장 기대되는 작가라고요. 그런 인연으로 추천사 원고 청탁을 받게 됩니다. ‘피디님이 오랜 시간 기다려온 한승태 작가의 신간이 나옵니다. 추천사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이제와 고백하자면 <고기로 태어나서>의 추천사를 쓰는 건 쉽지 않았어요. 시중에 나온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일과 아직 나오지 않은 책에 대해 추천사를 쓰는 건 많이 다르더군요. 부담도 있고요. 무엇보다 식용으로 사육되는 닭과 돼지와 개의 삶이 그토록 비참한지 몰랐어요. 제가 기억하는 닭과 돼지의 모습은 어려서 본 풍경의 일부였어요. 시골집 마당에 풀어 키우던 닭이나 헛간에서 오순도순 모여 꿀꿀거리던 돼지 가족만 떠올랐지요. 현대식 축산업의 현실은 너무 다르더군요. 효율성의 극대화라는 게 이렇게 잔인한 일인지 몰랐어요. 사료 값을 하지 못하는 닭이나 돼지들, 즉 알을 자주 낳지 않는 닭이나 체중이 빨리 늘지 않는 돼지들이 도태되는 장면에서는 원고를 덮고 눈을 감기도 했어요.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육식을 포기하면 어떡하지? 

저는 술 담배 커피를 하지 않습니다. 골프나 도박도 안 하고요. 독서가 최고의 낙이에요. 책만 읽어도 사는 게 얼마나 즐거운데, 굳이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의 도움을 받아야하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고기로 태어나서>를 읽고 동물성 단백질까지 끊어야 할 판이었어요. 육식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죄책감을 안고 책을 읽었지요. 개돼지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한승태 작가의 글은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을 주거든요. 비참하고 끔찍한 상황에서도  재기발랄한 유머가 수시로 터져 나옵니다. 

한승태 작가는 온몸의 감각을 돋보기로 활용합니다. 농장에서 일하며 겪는 모든 일에 볼록렌즈가 된 양 미세한 디테일까지 꼼꼼히 들여다봅니다. 마치 인간 현미경 같아요. 글을 쓸 때는 렌즈를 뒤집어 망원경 모드로 변신합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 했던가요. 거리두기를 통해 유머를 완성합니다. 농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희극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거의 지구를 벗어나 외계인의 시선으로 봐야할 지경입니다. 한승태 작가는 배율 좋은 천체망원경 같은 사람입니다. 르포 작가로 일하지만 위장취업자라기보다 지구인으로 변장한 외계인 같아요.

‘이 책은 멸종 위기로부터 3억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찾아 떠난 여행을 기록한 글이다.’

책을 여는 글은 어느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생태계 탐사를 마치고 쓴 보고서의 첫 문장 같습니다. 외계인의 시선으로 보면 유전자의 일치도 면에서 근친이라 할 수 있는 동물에게 인간이 하는 행동은 동족상잔의 비극처럼 보이겠지요. 동남아 사람과 한국인의 외모를 구분하기 어려운 외계인 학자라면 한국인 고용주의 노동자 차별을 이해하기 어려울 거예요. 이처럼 작가는 거리두기를 통해 유머와 위트를 완성하고요, ‘맛있는 고기’와 ‘힘쓰는 고기’ (사육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미안하게도, 그 결과 낄낄거리며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왔습니다.

한승태 작가에게 배운 게 두 가지입니다. 매일 매일 일기 쓰듯 꾸준히 기록하는 자세와 글은 무조건 재미나게 써야 한다는 것. 저도 매일 글을 썼습니다. 박근혜 정권하에서 망가진 공영방송에 대해 2013년부터 <PD 저널>이나 <뉴스타파>에 계속 기고했어요. 2018년 정권이 바뀌고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시작했을 때, ‘지난 5년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촛불혁명에 숟가락 얹으러 기어 나오느냐’하고 비아냥대는 이들이 있었어요. 그런 말들이 저를 괴롭히지는 않았어요. 제 블로그가 제 싸움의 증명이었거든요. 저는 5년 동안 침묵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저의 글이나 외침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의 싸움을 알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더 꾸준하게, 더 재미나게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출근하면 매일 한번 사장 퇴진 구호를 외쳤고요. 페이스북 라이브를 할 때도, 팟캐스트에 나갈 때도, 의미보다 재미를 중점에 두고 원고를 썼습니다. 한승태 작가의 책이 가르쳐줬거든요.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올 봄, 시사주간지 <시사인>을 보다가 한승태 작가의 새로운 글을 만났습니다. 지난 3월 작가는 광주로 가서 정의당 소속 후보의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셨더군요. 다음 책을 위한 취재의 일환이랍니다. ‘민주당 안 찍고 기아 타이거즈 팬이 아니라면 살기 고달프다’는 광주에서 그는 정의당 후보의 유세를 도우며 자원봉사자로 일합니다. 선거 운동이야 말로 감정노동의 극단이라는데요. 고난의 가시밭길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건 한승태 작가의 운명인가 봅니다. 이 재주 많은 이야기꾼이 인간의 천태만상을 드러낼 선거판을 겪으며 또 어떤 이야기를 써낼지 궁금합니다. 적어도 다음 책에서는 육식을 끊어야 하나 하는 고민은 안 들겠지요. 르포 작가로서 매번 극한 직업에 도전하는 한승태 작가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기획회의 1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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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8.11.27 0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려울때 웃음을 잃지 않는것 좋군요.
    얼굴만 웃지 않도록, 내면도 웃도록 하려구요
    토닥토닥~ 모두모두 올한해도 수고하셨어요.

  2. 보리보리 2018.11.27 0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틱낫한 스님의 <화>에 보면 동물들이 고통 받을때 나온 스트레스호르몬이 우리몸에 그대로 온다고 유기농 먹으라네요. 지구를 위해서도 육식을 최소화 하래요

  3. 농업사랑 2018.11.27 0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럽은 동물복지라는 개념으로 사육환경의 개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근데 결국 그것도 인간의 안전한 식량확보라는 우리 욕심이네요.

    PD님 글은 항상 생각을 낳게 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4. 아리아리짱 2018.11.27 08: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인간애를 넘어선 동물애와 자연애!

  5. 섭섭이짱 2018.11.27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유머하면 김민식 피디님이죠.
    피디님 강연을 꼭 들으러 가는 이유 ^^

    한승태 작가가 선거운동을 했으면.
    정말 디테일한 정치 얘기가 나올거 같은데요.
    저도 한승태 작가 다음책이 기다려지네요.

    좋은 작가를 알게 해주신 피디님께 감사합니다.

  6. 체리짱 2018.11.27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따뜻해져서 돌아갑니다.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감사합니다.김피디님...^^

  7. 섭섭이짱 2018.11.27 1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경     축 

       <공짜로 즐기는 세상> 

      방문자 3,333,333 돌파 

             축하드립니다.  

    🎊🎊🎊🎊🎊🎊🎊🎊🎊🎊

    🕰 현재시간 2018년 11월 27일 16:25 (KST)
    📅 2905 days 블로그 활동 ( from 2010.12.15 )
    ✍️ 1545 편의 글

    숫자 3이 좋은 의미를 많이 가지는데
    거기에 행운의 숫자 7 만큼이 들어가 있다니..
    올해도 내년에도 그 다음년에도
    계속 쭉~~~~ 블로그를 통해
    즐겁고 행복하고 기쁜일만 있길 바랄께요.

    #3333333_기념인증댓글
    #방문자_일억_가즈아

  8. 꿈트리숲 2018.11.27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 보면서 저는 참 다행이다 싶어요.
    원래 고기를 싫어하기에 일부러 육식을
    끊을 필요가 전혀 없거든요.
    1년 365일 고기 안먹어도 잘 살기에
    이럴땐 축복같다 여겨지네요.^&^

    사실 <고기로 태어나서>는 인간이 저지르는
    잔인함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아직 읽진
    않았는데, 이틀 연속 소개해주시니 마음이
    조금씩 바뀌네요.

    오늘 하루 가축과는 전혀 다른 현미경 같은
    삶을 살지만 3억 광년 떨어진 외계인이 보면
    내 동지의 삶이기도 한 동물들을 외면하지
    말아야겠다 싶습니다.

휴대폰에 메일 도착 알람이 떴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민식 PD님. 처음 인사드립니다. 출판전문지 <기획회의> 편집팀장입니다.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기획회의> 476호(2018.11.20) 이슈로 “한국의 기록자들”(가제)이라는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전체적인 기획의도는 기록문학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한국의 기록자들을 주목해본다는 것입니다.’

원고 청탁 메일을 읽다가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2011년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매일 한 편씩 글을 올린 지 어언 8년, 내가 “한국의 기록자들” 중 하나로 호명되는 날이 오는구나, 럴수, 럴수, 이럴 수가!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생각도 들어요. 책 읽은 이야기, 영화 본 이야기, 여행 다닌 이야기를 올리는 소소한 블로그를 가지고 기록문학이라 할 수 있을까? 이런 과분한 원고 청탁은 사양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 고민은 이어지는 글 덕분에 금세 사라졌습니다.

‘한국의 기록자들 중에서도 한승태 작가님께서 보여주고 계신 『고기로 태어나서』는 기록물의 측면에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꼭 주목해봐야 할 활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련하여 추천사를 쓰신 PD님께서 한승태 작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써주시리라 믿고, 연락드려요.’

그럼 그렇지.......

이제 새로운 고민이 고개를 듭니다. 문학 평론가나 서평가도 아닌 내가 감히 한승태 작가에 대해 쓸 수 있을까 하고요. 한승태 작가의 첫 책 <인간의 조건>을 만난 건 2013년 초의 일입니다. 2012년에 MBC 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170일간 파업을 진행했습니다. 파업이 끝나고 드라마 피디로 복귀할 날만 기다렸는데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현업 복귀가 힘들어졌어요. 정직 6개월에 대기발령에 교육발령까지, 끝없는 징계로 괴로운 날이 이어졌지요.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간절하게 물었습니다. “요즘 뭐 재미난 책 없어?” 현실도피로는 독서가 최고거든요. MBC 노조 집행부 동료가 <인간의 조건>이라는 책을 소개해줬어요. ‘<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중국 공산당이 장개석의 군벌에 의해 떼죽음 당하는 이야기? 지금 상황에서 그런 책이 눈에 들어올까?’ 한국의 젊은 작가가 쓴 동명의 책이라고 하더군요. “한번 읽어봐. 진짜 재미있어.” 동료의 말에 책을 집었습니다.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 농장까지,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라는 책은 한승태 작가가 5년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된 노동 현장을 경험하고 써낸 책이에요. 임용고시를 준비한다고 집을 나온 저자는 혼자 힘으로 생계를 꾸리기 위해 생활정보지에서 일감을 찾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살며 밭일도 하고, 돼지 농장에서 똥도 치우며 살아요. 당시 저는 구속영장 청구며, 징역2년형 구형이며 검찰에 시달리던 터라 MB 정부 치하에서 공정방송을 꿈꾸는 피디와 기자야말로 극한 직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노동 현실을 접하고 조용히 투덜거림을 멈춥니다.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폭소를 터뜨렸어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웃고 있다니, 지금 제 정신인가? 하는 반성도 잠깐, 도대체 이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재미난 글을 쓰지? 궁금했어요. 잡지 리뷰 게재를 핑계로 출판사에 연락을 해 합정동 어느 카페에서 작가를 만났지요.

험한 노동 현장에서 노가다 일에 이골이 난 작가를 상상하며 우락부락한 인상에 다부진 체격을 예상하고 나갔는데, 겨우 서른 남짓 앳된 표정이 남아있는 키다리 청년이 나왔어요. 책상에 앉아 글공부할 선비 같은 인상이라 험한 일 하는 곳에서 일을 구할 때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했지요.

“제가 일자리를 찾는 곳에서는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꽃게잡이 배든 돼지 농장이든, 늘 일손이 부족한 곳이고, 사람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는 일터라 젊은 사람이 하겠다고만 하면 무조건 환영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대우가 좋다거나 급여를 확실하게 챙겨주는 건 아니지만요.”

힘든 노동현장에서 어떻게 이렇게 유쾌한 책을 쓸 수 있는 지 궁금했어요.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열악한 노동 현장에 관한 책이라고 관심 있는 관계자끼리만 돌려보는 ‘내부문서’처럼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평소 이런 책을 보지 않는 ‘외부인’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목표였습니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 중에서도 편의점에서 알바 뛰고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극본공모에 응시하는 이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결국 생계를 위한 일을 하는데 지쳐 글쓰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극단적인 노동 환경에서도 꿋꿋이 글을 쓴 한승태 작가의 비결이 궁금해졌지요.

“저는 책을 썼다기보다 그냥 매일 일기를 썼습니다.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으면 힘들 수 있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글은 쓸 수 있거든요. 일기에 소소한 것까지 기록하는 게 버릇이에요.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다. 누가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의 말도 한 마디 한 마디 그대로 적어두고 나중에 그 글들을 모아 엮으니 책이 되더라고요.”

한승태 작가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어 매일 일기 쓰는 기분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누구는 꽃게잡이 배, 비닐하우스,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도 글을 쓰는데 냉난방이 잘 되는 MBC 주조정실에 앉아 괴롭다고 투덜거리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 느꼈어요. 다양한 육체노동을 경험한 한승태 작가는 그 중에서 가장 힘든 일로 편의점과 주유소 알바를 꼽습니다.

“감정 노동이 더 힘들거든요. 서비스 업종은 하루 24시간 근무하는 기분입니다. 일할 때 겪은 괴로움이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서 하루 종일 일하는 것처럼 힘들어요. 돼지 똥을 푸는 건 억울하진 않거든요. 그건 그냥 일이니까요. 하지만 편의점이나 주유소에서 일하다 손님에게 모욕을 받으면 그건 계속 머리에 남아요. 앙갚음할 수도 없으면서 분한 마음만 남아있으니 계속 집에 와서도 그 생각만 붙들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편의점 알바에겐 자유시간이 없는 셈이죠. 똥 치우는 일도 근무시간이 지나면 일은 끝나는데 말이죠.”

일본 작가가 쓴 <편의점 인간>이라는 소설을 읽으며 잠시 한승태 작가를 떠올린 적이 있어요. 그 소설가는 아직도 편의점에서 일을 하며 책을 쓴다고 하더군요. 일본 사회에서 사람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그런 환경이라면 편의점 직원의 감정 소모도 덜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편의점 근무를 하면서도 소설가 겸업이 가능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편의점이나 주유소 알바보다 돼지농장에서 똥 치우는 게 낫다고 말하던 한승태 작가는 사람들 곁을 떠나 동물들을 찾아갑니다. 시골로 가서 농장을 찾아다니지요.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하며 생활하며 쓴 ‘맛있는’ 고기와 ‘힘쓰는’ 고기에 대한 기록을 들고 돌아옵니다. 그 책이 바로 <고기로 태어나서>입니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2018/11/27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현미경과 망원경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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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8.11.26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소개해주신 한승태 작가 맞죠?
    저도 그때 사진보고 글로 예상되는 작가 모습과
    많이 달라서 오잉?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한국의 기록자들이라 하면 피디님도 한 획을
    긋고 계시죠.^^ 힘들고 고달팠던 과거사,
    재밌는 여행기, 읽고 싶게 만드는 독서일기들.
    누군가에겐 본받고 싶고 부러움 주는 희망의
    증거들입니다.

    관계자끼리 돌려보는 내부문서가 되지 않게 항상
    글 공개해주시는 피디님께도 감사드려요.^^

  2. 농업사랑 2018.11.26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인생 모토 중 하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고난과 연단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 글쓰기도 마찬가지만 인내의 시간이 우리 인생 같습니다.

    매번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3. 섭섭이짱 2018.11.26 0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한승태 작가와 이런 인연이 있으셨군요
    한승태 작가는 기회되면 꼭 직접 만나보고 싶네요.
    <인간의 조건> 책도 궁금해지는데
    장바구니로 바로 고고고...

    공개하기는 그렀지만
    저도 김민식 피디 덕질일기를
    열싱히 쓰고 있... ㅋㅋㅋ

  4. 아리아리짱 2018.11.26 0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주말 아들이 포항에 있어서 구룡포와 호미 반도 해안 둘레길을 다녀왔어요!
    정말 해안을 따라 화산석 바위와 단층들이 장관 이었습니다.
    그러다 동해안 자전거길을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어요! 김pd님이 이길을 이오르막길을 자전거로 지나가셨겠구나 생각하니 길하나 하나가 정겹게 새록새록 느껴젔습니다. 우리국토에 새삼 애정어린 눈길로 봐지는 길들이 좋았어요! 덕분에!

  5. 은데미 2018.11.26 1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의점알바나 주유소알바가 감정노동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대로 드러나는군요
    벌써 부터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6. 체리사랑 2018.11.26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기로 태어나서'를 읽고 한승태 작가님이 참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졌는데 언론에 노출이 많이 안되셨더군요.
    이렇게 피디님 글 속에서 한작가님 얘기가 나오니 반갑네요. '고기로 태어나서'를 읽고 고기 소비에 있어 신중하게 되더군요. 자라는 십대 아이들이 있어 안먹을 수 없지만 탐욕스러울 정도로 육식에 집착하는건 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작가님글 읽으며 정말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상을 비극적이거나 비장하지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내시는 필력에 혀를 내둘렀네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도서관 저자 특강을 가면 가끔 이런 민망한 질문을 받습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동영상으로 선생님의 모습을 자주 접했습니다. 그렇게 용기있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저는 MBC 피디로 20년 넘게 참 즐겁게 살았어요. 생각해보니 그게 다 방송이 가진 힘 덕분이었어요. 전 제가 잘 나서 배우나 스태프들이 제 말을 따르는 줄 알았거든요? 한직으로 쫓겨나 괴로운 시절을 몇 년 보내고 나니, '아, 나는 참 외롭고 못난 사람이구나. 피디라는 직업이 준 권력에 취해 살았구나.' 하고 실감했어요. 내가 약자의 지경에 처해보니, 언론이라는 권력에 취해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자들을 볼 때마다 너무 괴롭더라고요. 이건 아니지 않은가. 이건 정의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정의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정재민 / 창비)을 보면 이런 글이 나옵니다.  


정의는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악마가 디테일에 있듯이, 천사도 정의도 디테일에 있다. 가령 나는 우리 사회가 ‘횡단보도 질서’만 바로 잡혀도 훨씬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도로교통법상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가 우선이다. 자동차는 보행자보다 강자다. 갑을로 따지면 갑이다. 힘으로 밀고 들어가면, 다시 말해서 ‘갑질’을 하면, 보행자는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물러나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법은 신호등이 없더라도 횡단보도에서는 약자인 보행자를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가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어 설 때 법치주의와 약자 보호라는 인류의 멋진 관념적 발명품이 작동하는 것이다.

법이 약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말은 이런 차원에서다. 재판에서 약자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뜻도 아니고, 법에서 특정 약자들을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약자의 입장에 처할 수 있는데, 그때 강자가 약자를 힘으로 마구 짓누르지 못하도록 법이라는 장치를 설정해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횡단보도 위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횡단보도 앞에서 스스로 멈춰 서는 운전사는 그리 많지 않다. 보행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건너기 시작해야 비로소 자동차가 마지못해 멈추어 선다. 그렇게 불안감을 느끼면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나는 내 아이들의 안전이 불안해진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아온 알림장에 일순위로 적힌 글이 ‘차조심’이다. 왜 아이들이 차를 조심해야 하는가. 차가 아이들을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선진국에서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 할 때 자동차가 먼저 지나가는 것은 위법일 뿐만 아니라 몰지각하기 그지없는 행위로 통한다.

횡단보도에서조차 도로교통법을 무시하고 힘이 센 운전자가 힘이 약한 보행자를 위협하면서 지나다니는 나라에서, 갑질이 없고, 소수자가 보호되고, 법이 지켜지는 문화가 과연 정착될 수 있는지 나는 심히 의문스럽다.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260쪽)


우리는 흔히 신문을 보며, 양승태의 사법농단이나 재벌들의 갑질 행각에 대해 혀를 끌끌 찹니다. 힘을 가진 이들이 그 힘을 이용해 약자를 괴롭힐 때, 우리는 분개하지요. 갑질은 권력층만 하는 걸까요? 우리도 갑질의 주역이 될 수 있어요.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는 약자고요, 그런 아이를 쫓아가는 엄마는 더한 약자에요. 그 앞에서 경적을 울리는 우리는 비정한 강자가 되고요. 정의구현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일상에서 조금 더 배려하면 됩니다. 

예전에 MBC 여의도 사옥으로 출근할 때는 회사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여 63빌딩 앞 한강 공영주차장을 이용했어요. 주차장에 진입로에서 63빌딩에 소풍 온 유치원 아이들을 만나면, 시간이 한창 걸립니다. 대여섯살 난 아이들은 걸음이 느리기도 하지만 주의가 산만하여 63빌딩을 보고, 한강을 보느라 선생이 불러도 도로 한복판에 멍하니 서 있기도 하거든요. 총각 시절엔 그런 병아리떼를 만나면 짜증이 일기도 했는데요. 첫 딸을 얻고 바뀌었어요. 아이를 키워보니, 그 시절의 아이들은 다 그렇더라고요. 부모 뜻대로 아이가 움직이지 않아 애를 먹기도 하고요. 결국 우리가 약자의 입장에 공감하는 건 그 입장을 겪어본 후입니다. 

저는 기득권을 누려도 봤고, 그 기득권을 빼앗겨도 봤어요. 빼앗기고 보니, 그 권력이라는 게 참 달콤한 것이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이 좋은 걸 가진 사람은 절대 순순히 내놓으려 하지 않겠구나. 그렇다면, 싸우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순순히 그걸 내려놓는 경우는 없거든요. 

저는 제가 책 읽는 선비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종일 책만 읽으며 살아도 좋겠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의 부조리에 눈감고 사는 건 선비가 아니라 그냥 비겁한 겁쟁이입니다. 책을 읽을 땐 책을 읽고, 싸울 땐 싸워야 한다고 믿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 나설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내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지요. 그게 내 인생에 대한 예의고, 책을 통해 저를 가르치신 스승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법이 필요한 이유가 뭘까요? 법으로 서로의 경계를 정해주는 겁니다. 강자라도 약자를 침범해서는 안 되는 경계를. 

저자인 정재민 님은 판사로 재직하며 소설을 여러편 쓰신 이력이 있어요. 이번 책은 에세이입니다. 글을 읽다보면 한 편의 시 같기도 하고, 수필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해요. 철학자같은 깊은 고민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판사로 오래 재직한 저자가 우리 사회에 대해 내리는 판결문 같아요. 우리는 유죄일까요, 무죄일까요? 책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합니다. 매일 죄를 지은 피고들을 만나 형량을 가늠하는 저자가, 우리 사회에 대해 이토록 따듯한 판결문을 쓸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아직 희망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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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11.23 0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횡단보도 얘기 정말 공감 많이 가네요..
    이런 판사분들만 계신다면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글 읽으며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난 평소 약자들에게 배려하며 지냈는지..
    세상에 부조리를 보고도 그냥 피하지는 않았는지......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아침이네요..

    정재민 판사님은 처음 알게 되었는데..
    연수원 시절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글쓰기였다고 하시는데...
    글쓰기가 어려운 일인으로써 부럽네요.
    전 오히려 글쓰기 하다 스트레스를....ㅋㅋ

    오늘도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농업사랑 2018.11.23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능력을 가지면 모두가 행복할 것 같습니다. 내 입장만, 내 주장만 목소리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을 공감해보는 시간이 필요하죠.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는 것처럼, 무조건 직진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 서는게 우리 인생도 행복하게 할 듯 합니다.

  3. 꿈트리숲 2018.11.23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횡단보도에서는 일단 멈춤이죠.
    차가 아니라 사람이 일단 멈춰야죠. 좌우 살피고
    차가 하나도 없을 때 건너고 아이도 그러라고
    가르칩니다. 차가 강자이기에 약자가 최대한
    보호 받는 방법은 스스로 몸 사리는 것 뿐이라
    생각했어요.

    해외 여행에서는 한국에서 익힌 습관이
    안먹히더라구요. 횡단보도에서 일단 멈추니
    차들도 다 멈춰요. 그리고 사람이 건너갈 때까지,
    혹은 안건너고 있으면 건너가라고 손짓까지 하더라구요.

    차가 강자이긴 하지만 그 차를 운전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횡단보도를 이용할 약자이기에
    약자의 마음을 배려해주는 것이겠지요.

    운전대를 잡은 내가 기득권자이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약자를 침범하지 않으려
    신경 많이 쓰는 편인데요. 판사님이 쓰신 에세이를
    보며 혹시 놓치고 있는 정의는 없는지 한번
    체크해봐야겠어요.^^
    재밌을 것 같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 The snowball 2018.11.23 1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을 읽고 기득권에 대해 또 약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약자의 편에 서있어야 하는 것이 법이라 생각하는데 안 그런 경우도 많아 보이더라구요.
    사회가 조금 더 성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문유석 판사님도 그렇고 판사님들 글이 세상에 대한 통찰을 많이 담고 있네요.
    이처럼 세상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판사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꼭 읽어보겠습니다.

살다가 힘든 때가 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이니까요. 제게는 세월호 참사가 그랬어요. 뉴스를 보는 게 하루하루 너무 힘들었어요. 방송사 직원으로 일하면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뉴스를 보는 게 끔찍한 형벌이었어요. 이 죄과를 어떻게 받으려고 저런 뉴스를 만드는 걸까..... 세월호 이후, 한국의 언론은 '기레기'라는 호칭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졌어요. 그 시절 상처를 받은 이들에게 남긴 배신의 상처는 오래도록 낙인처럼 남을 겁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아, 저 분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는 어땠을까?'하는 분이 있어요. 바로 정혜신 박사님입니다. 2012년 MBC파업 중 정혜신 박사님이 파업 현장에 응원차 찾아 오셨어요. 아침에 탄 택시에서 기사님이 알아보시더래요. 어디 가시냐고 묻기에 MBC 노조 파업 지지 방문 간다고 했더니, 택시 기사님이 요금을 안 받으셨대요. 당시 박사님의 말씀이 파업하던 조합원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세월호 이후 많은 것이 바뀝니다...)

(2012년 당시 MBC 조합원이 올린 트위터에 정혜신 박사님 모습이 보이네요.)

쌍용차 해고자들이 연이은 죽음으로 괴로워할 때, 세월호 유가족들이 힘들어할 때 정혜신 박사님은 그들 곁에 달려가 함께 고통을 나누고 위로합니다. 그 큰 고통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이 내신 책을 읽었습니다.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 (정혜신 / 창비)

삶과 항상 죽음과 맞닿아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러다 문득 찾아온 죽음앞에 우리의 삶은 무너지지요. 이럴 때 서로를 지탱해줄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회안전망은 내 가족이나 친구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혹은 내게 그런 일이 생겼을 때 그 고통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곁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없으면 한 사람이 자신의 생을 건강하게 건너가기 어렵습니다. 결국 삶이 무너지게 됩니다.

(위의 책 24쪽)

지난 10년 국가 폭력에 다친 사람이 너무 많아요. 용산 참사도 그렇고요. 백남기 농민도 그렇듯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다친 사람이 많아요. 세월호 참사도 기업의 탐욕이 원인이라지만,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국가의 태도는 폭력에 가깝지요. 문제는 국가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의 가족은 어디에 가서 하소연하기도 쉽지 않아요. 물론 국가만이 가해자는 아니에요.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보듯 개인의 분노가 참사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고통은 분노로 이어집니다.


끔찍한 고통을 당한 사람이 '이런 세상 망해버렸으면 좋겠다' '전쟁이나 터졌으면' 하는 마음을 품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통 때문에 마음이 비뚤어지는 거지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뒤틀어지는 겁니다. 그때부터는 사소한 이유로도 다른 사람들과 계속 부딪치는 시한폭탄 같은 사람이 됩니다.

이런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은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사회적인 비용도 엄청나게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갈등 때문에 제대로 된 삶을 시작도 못해보는 사람도 많아질 겁니다. 슬픔과 고통에 압도되지 않고 그것을 직시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것이 사회안전망이라고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위의 책 60쪽)


누군가 고통을 당할 때 모두가 외면하면 그 사람은 괴물이 될 수도 있고요. 달려가 그의 아픔을 나누면 그 사람은 치유자가 될 수도 있대요. 블로그에서 가끔 저는 고교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고백을 합니다. 왕따였다고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자꾸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어요. 지금 학교에서 그런 일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거에요. 그런 일을 겪고도 어른이 되어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정혜신 박사님은 세월호 희생자의 중학교 친구 이야기를 하십니다.

한 친구는 희생 학생의 중학교 동창인데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여러명 잃은 아이였어요. 이 친구가 참사 후 너무 고통스러워서 죽으려고 아파트 옥상에 몇번이나 올라갔답니다. 그런데 결국엔 죽지 못하고 내려왔대요. 왜 그랬는지 물으니 친구를 잃은 고통이 얼마나 큰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여기서 떨어져서 죽으면 자기 친구들이 평생 동안 어떤 고통을 겪을지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서 차마 죽을 수 없었다고요.

(위의 책 41쪽)


이 대목을 읽으며 갑자기 부끄러워졌어요. 저도 고교 시절에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어요. 복수심에서.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과 나를 때리는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자살을 꿈꿨어요. 그들에게 할 수 있는 복수는 죽음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요, 생각해보니... 왕따를 당하다 자살하면, 나를괴롭힌 아이들은 잘 살고, 괴롭힘을 당한 불쌍한 나만 죽는 거더라고요. 무엇보다 그렇게 죽으면, 아이들이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외려 비웃을 것 같았어요. "아, 저 찌질한 **는 끝까지 찌질하게 구네...." 잘 사는 게 복수라고 생각했어요. 괴롭힘을 당한 나도 보란듯이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요.

강연을 시작한 계기가 있어요. 고등학교에서 진로 특강 요청이 오면 열심히 다녔어요. 나처럼 왕따로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가서 위로해주는 사람이 되자. 최대한 재미난 이야기로 학생들을 웃깁니다. 예쁜 여배우들이나 아이돌 가수들과 일하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해요. 그러고는 마지막에 가서 그러지요. '난 고등학교 때 왕따였다. 그런데 어른이 되니 고교 시절의 괴로움은 사라지고, 즐거운 일들만 계속 되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어린 시절의 고통은 잊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살면서 고통이 오면, 그 고통을 소재로 글을 씁니다. 언젠가 그 글을 읽는 사람이 '아, 저 사람도 나처럼 힘들었구나...' 하고 공감하고,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통이 없기를 바라면 좋겠지만 그걸 바랄 수는 없어요. 사는 것은 고통과 함께 가는 길이니까요. 죽음과 삶이 맞닿아 있듯이.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 고통을 어떻게 안고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책입니다. 

책을 읽고 다시 선생님의 새 책 <당신이 옳다>를 읽었어요. 다음에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삶에 대해 고민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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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골스일보 2018.11.16 0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있어요~~

  2. 섭섭이짱 2018.11.16 0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예전에 블로그에서 피디님이
    왕따였다는 얘기를 듣고는
    정말인가라는... 의심을 했던게 떠오르네요.
    공개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는게
    쉽지 않은데 어떤 마음으로 하셨을까
    궁금도 했었고요..
    오늘 글을 읽으며 그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는거 같아요..

    사람들은 모두 고통스럽고 힘든 시절이
    있는거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그걸 잘 이겨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운거 같기도 하고..

    피디님의 힘든 시절 얘기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거 같아요..

    오늘도 피디님에게 반하고 갑니다...
    멋지다 김민식~~~~~~

  3. 보리보리 2018.11.16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소년의 자살은 부모를 죽이고 싶은데, 부모를 어찌 못하고 자신을 죽이는거라네요ㅠ 남겨질 누군가가를 걱정하며 마음을 접고요 / 실연의 복수도 잘살기 같아요

  4. 보리보리 2018.11.16 0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가가 국민을 천천히 학살하는 현장에 SNS에 생중계되는데도,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무력감에 온국민이 우울했어요ㅠ/ 시한폭탄 나비효과 끌어당김이 조금 이해되네요

  5. 농업사랑 2018.11.16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997년 IMF는 한국 사회가 경제 안정망을 제공하지 않는 다는 걸 국민에게 가르쳐줬습니다. 그래서 모든 부모들이 죽기 살기로 자녀들을 의사로 만드는 사회가 되었죠. 2014년 세월호 사태는 재난 안정망도 우리에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자도생의 사회!! 이웃의 손을 잡고 함께하는 사회가 아니라 나 혼자 먹고 잘 사는 사회가 되어 버린 것 같아요.

  6. 체리짱 2018.11.16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돌림은 부끄러움이 아닌데
    폭력앞에 스스로가 더 작아지는게 마음 아픔니다.
    그런 과정속에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용기를 주시는
    김피디님이 좋아요~~
    오늘도 모든 분들 힘내시고 행복하세요~~얏!!

  7. 꿈트리숲 2018.11.16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사회는 갈등 비용이 엄청나다고
    명견만리 책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세대간 갈등, 젠더 갈등, 지역 갈등 등
    갈수록 더 깊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갈등을 해결하기 보다 꾹 눌러 참다가
    폭발하는 것 같은 인상도 받는데요.
    피디님 말씀처럼 폭력에 가까운 국가의 태도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해서 얼굴 마주하고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서로를 지지해주는 안전망은 무엇인지,
    나는 나를 어떻게 대할까, 타인을 어떻게 대할까
    고민하게 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8. strange2016 2018.11.16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책 매일아침써봤니? 를 읽고서 (어제 다 읽었습니다 ㅋㅋ)
    블로그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을 먹고서
    피디님 블로그가 제일 궁금해서 피디님 블로그를 첨 방문했는데..
    첫글이 죽음이라는 이별앞에서 라는 책 이야기네요ㅠㅠ.
    그것도 세월호 이야기 ㅠㅠ.. 또 가슴이 먹먹해옵니다ㅠㅠ.
    국가가 국민을 지키고 제발.. 사고 발생되면 우왕좌왕하지말고..
    똑바로 정신차리자 대한민국 ㅠㅠ

    잘먹고 잘사는게 최대의 복수라고 생각합니다.
    저역시.. 죽음으로 복수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죽어버리면 그것들 고통속에 살겠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눈깜짝 안합니다 그것들은...
    잘먹고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최대의 통쾌한 복수입니다.
    솔직이 밤에 올라간 옥상이 너무 춥구요 바닥이 너무 무서웠어요ㅠㅠ

    피디님 쓰신 책 정말 잘읽었습니다. 저도 블로그 만들어 보겠습니다.ㅎㅎ

  9. 외대의꿈 2018.11.16 1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십니까. 이틀 전에 강연을 듣고 너무 인상 깊어 찾아 온 학생입니다.
    찾아 와서 본 첫 글부터 마음이 울리는 글을 보아 가슴이 일렁이는 것이, 피디님의 강연을 들었던 인연에 대해 감사함을 느낍니다.
    삶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내게 악하게 대하였던 이들에게 최고의 복수는 나의 성공이라는 것 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피디님의 강연을 듣고, 용기를 내서 사이가 잠시 틀어진 생각나는 사람에게 연락을 하였고 그 결과로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더 깊은 교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강연 중에 '가서 물어보라' 라고 하신 것이 정말 인생에 큰 교훈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구구절절 늘어 놓아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리가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감사하다는 한 말씀을 드리고 싶어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커다란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10. 아니모 2018.11.17 2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호참사.. 그때 느꼈던 고통, 어처구니없음 , 분노, 사회에서 내가 안전하게 살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
    등등이 떠오릅니다.

    점점 세상이 각박해지는게 안타까워요

  11. 이순간 2018.11.18 2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정한 전사' 정혜신박사님이 우리 시대에 안 계셨다면 우리 시대는 또 얼마나 더 피폐했을까요...
    최근 또 박사님이 나지막이 외치시는 '적정심리학'에 마음 많이 기대고 있는 1인입니다.
    자신의 삶을 일정부분 접고 '거리의 상담가'로 나서는 정혜신 박사님같은 분들이 계셔서 우리 시대의 아픔이 조금 덜어지기도 하지만, 또 자기 삶의 자리에서 조용히 택시비를 포기하는 이야기 속의 기사님같은 이웃들이 곳곳에 있어서 우리 보통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피디님은 이미 책으로, 블로그로, 행동으로 많은 이들을 치유하는 치유자가 되셨네요^^

  12. 카이리 2018.11.19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호 참사는 전국민의 가슴속에 영원한 트라우마로 남을것 같아요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구요
    오늘도 좋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감사해요~

  13. 뚝배기 2018.12.01 14: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태까지 PD님 블로그에서 글만 읽다 처음으로 댓글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14. 제리 2018.12.02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좋은 얘기 잘 읽었읍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봄 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야외 연출로 일하고 있을 때, 회사에서 흉흉한 소문이 들려와요. 김민식이 더 이상 드라마 제작에 손을 댈 수 없게 아예 타부서로 전출시키라고. 당시 저는 과로로 몸살이 심해 링거 주사를 맞으며 밤샘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너무 괴로웠어요. 드라마 연출이라는 일을 빼앗기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때 PD 교육원에서 교육 공지가 뜹니다. <PD 글쓰기 특강>이라고. '괴로울 땐 글을 쓰면 좀 마음이 풀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신청했어요. 글쓰기 특강에 온 여러 작가들의 강의를 듣고, 매일 한 편씩 글을 썼지요. 그렇게 모은 글로 2017년에 낸 책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였어요. 책이 나온 후, PD 교육원에서 다시 연락이 왔어요. 

<PD 글쓰기 특강> 수강생이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었으니, 이번엔 다른 PD 동료들을 대상으로 책쓰는 요령에 대해 강의를 하면 어떻겠냐고. 남에게 배운 빚은 갚아야합니다. 내가 배운 걸 다른 사람에게 다시 알리는 거지요. 그래서 글쓰기 특강 강사로 나섰어요. 강의를 준비하며 했던 여러 생각은 훗날 <매일 아침 써봤니?>에 다시 녹였어요. 공부는 이렇게 배움과 가르침으로 계속 순환합니다. 

그날 책쓰기 특강에 온 YTN 라디오 피디가 한 분 있어요. 나중에 제가 MBC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치며 싸움을 시작했을 때, 라디오 출연의 기회를 주셨어요. 방송에 나가 MBC 정상화가 왜 꼭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했지요. MBC에서 대기발령이 난 상태에서 회사 건너편 상암 YTN 사옥에 가서 왜 내가 싸우는지 이야기할 수 있어, 얼마나 고맙던지요. 방송이 끝나고 라디오 PD님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본인도 책을 쓰는데 관심이 있다고 하셨어요. '글쓰기 강의를 들으러 오는 건 책에 대한 욕망이 있다는 거다. 생각이 있으면 반드시 실천으로 옮겨보시라'며 응원했지요. 그 분이 이번에 <눈 떠보니 50>이라는 책을 냈어요. 책에는 저와의 만남 이야기도 나와요.


이 책 <눈 떠보니 50>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PD연합회에서 하는 'PD의 글쓰기 강의'를 들으러 갔다. 그 자리에서 만난 사람이 김민식 PD였다. 그는 방송국 생활이 20년 넘은 베테랑 PD였지만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했다. 큰 눈을 반짝이며 유쾌하게 강의하는 그를 보며 '저 선배 팔자 좋다. PD도 하고, 책도 쓰고'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김민식 PD는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연출 파트에서 배제되어 오랫동안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사실 그는 팔자 중에서도 제일 사나운 팔자의 주인공이었다. 이후로 나는 그의 글쓰기 비법이 아니라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겪고 싶지 않은 일을 겪고도 저렇게 행복할 수 있는 비법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중략)

"저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미래에 대한 불안함만으로 이 시간을 보낸다면 그건 저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산적인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시간 동안 은퇴 이후 어떻게 살까를 미리 경험했어요. 은퇴 이후에는 돈은 부족하고 시간이 남잖아요. 돈이 들지 않는 취미 생활이 뭘까 하고 봤더니, 독서 아니면 여행이더라고요. 도서관에 가서 수만 권의 책 중에서 한 권을 골라 읽거나 북한산 둘레길, 서울 둘레길을 돌며 다니는 여행 등. 그런 것들을 즐기다 보니 또래 50대하고는 좀 다른 취미를 갖게 된 거죠."

(<눈 떠보니 50> 190쪽)


다른 이가 쓴 책에서 제 이야기가 나오니 참 신기하네요. 작년에 50이라는 나이를 맞으며 많은 고민을 했어요. 내 인생을 돌아보니 고마운 일이 참 많았어요. MBC는 방송에 문외한이었던 제게 PD라는 직업을 줬고요. 예능이며, 드라마며, 심지어 노조 부위원장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 준 고마운 회사지요. 이렇게 받은 게 많으니 어떤 식으로든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영방송 정상화 싸움을 시작한 제게 방송 출연의 기회를 주신 분들이 있어요. YTN 라디오 <당신의 전성기, 오늘>도 그중 하나지요. 많은 분들이 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시신 덕에 회사가 정상화되고 저는 다시 드라마 연출이라는 생업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나이 50, 세상에 받은 걸 돌려드려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빚은 오히려 쌓이네요. 김혜민 피디가 책을 내면서 제게 부탁을 했어요. 

“선배님 덕에 세상에 태어난 책입니다.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에 선배님이 함께 해주세요.

싸울 때, 내 편이 되어준 이들에게는 빚이 있다고 생각해요. 은혜는 갚아야 하고요. 내 책도 아니고, 감히 중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주제도 아니지만, 김혜민 피디의 부탁을 받아 북토크에 나가게 되었어요.

 

<눈 떠보니 50> 출간 기념 북토크, 김혜민 피디 + 정재찬 교수 (시를 잊은 그대에게) + 김민식 피디.

11월 13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서울시 중구 중림동 한경빌딩 다산홀

(신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A6IguzCCL_S1uZahRlLtd9zdo_WdYkP01C6s2NPZPknGGZA/viewform


눈 떠보니 50이에요.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멋지게 나이 드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싶습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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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11.12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나중에 책 쓰게 되면
    꼭 피디님과 같이 북콘서트를 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ㅋㅋㅋ

    언젠가 피디님에게 은혜를
    갚을 날을 기다리며...

    우선 피디님 보러 북 콘서트 가즈아 ~~~~

    p.s) 피디님 출연하신 라디오 방송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내용 참고하세요.

    [방송 다시듣기]
    http://dwradio.ytn.co.kr/ytnradio/vod/aod/2017/10/201710191259527278.mp3

    [방송 텍스트]
    http://radio.ytn.co.kr/program/?f=2&id=52133&page=&s_mcd=0330&s_hcd=01

  2. 꿈트리숲 2018.11.12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들고 괴로울 때일수록 배워야 한다.
    공자의 말씀 '곤이불학'이 떠오르네요.
    그때 뿌려둔 씨앗이 선순환이 되는 것
    같아요.

    전 중년이 어색하지 않은데, 더욱이
    젊을때 보다 중년이 더 행복하고
    좋은데도 북콘서트 가보고 싶어요.^^

    PD글쓰기 특강은 PD만 참여할 수 있는거죠?
    전 다른 글쓰기 특강을 기웃해봐야할 듯 하네요.ㅎㅎ

  3. 2018.11.12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안천사 2018.11.12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오늘은 아침부터 선순환의 흐뭇한 예를 접하니 저도 살맛이 더 나네요. 피디님 글 읽으며 얼마전 제가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을때 여러 분들의 응원을 받았던 고마움들을 계속 떠올렸어요. 북토크 가보려고 얼른 일정을 확인하니 ㅠㅠ
    어렵겠네요. 아쉽지만. 피디님 북토크 잘하고 오세요^^

  5. 빛나영 2018.11.12 1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남편이 지금 이 책을 읽고 있어요!
    내일 강연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하네요^^
    작가님의 멋진 행보 늘 응원합니다~!

  6. 2018.11.12 1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통로- 2018.11.13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덕분(매일 아침 써봤니?)에 글쓰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 사람 여기 또 있습니다!
    멀리 있어서 북토크에는 가지 못하지만, 북토크 영상이 만들어진다면 꼭 보고 싶어요.
    (혹시 영상이 만들어지는지 아시나요?)

  8. 양승택 2018.11.15 0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북콘서트 매우 인상깊고 즐거운 토크콘서트 였습니다.
    많이 배우고 많이고 공감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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