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짠돌이라고 소문이 난 탓인지, 가끔 책 선물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은, 저는 책 선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상하지요? 공짜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니, 공짜 책 선물이라면 환장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반대입니다. 저는 책 선물이 달갑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저는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요. 제 휴대폰 메모장에는 아직도 읽고 싶은 책 목록이 1000권 가까이 쌓여있습니다. 틈날때마다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고 읽는데도 줄어들 지가 않네요. 재미난 책을 한 권 읽으면, 그 작가의 이전 책 다섯 권을 다시 메모에 올리는 탓인가 봐요.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요. 책을 받으면, 책을 읽기 위해 반나절을 쓰게 됩니다. 저는 인생에서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책이나 나쁜 책이 따로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에게 더 잘 맞는 책이 있고, 안 맞는 책이 있지요. 전혀 모르는 저자의, 전혀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선물받으면 그래서 참 괴롭습니다. 어떨 땐 <주식투자 이렇게 하면 대박난다> <부동산 경매 고수의 대박 전략> 뭐, 이런 책도 받는데요, 이럴 땐 정말 고역입니다. 저는 재테크를 하지 않거든요. 주식 시세표 들여다볼 시간에 책을 읽고, 부동산 시세 알아보러 다닐 시간에 북한산 둘레길을 걷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책선물을 받으면 의무감에 억지로 읽었는데요, 그러다보니 독서의 재미가 반감되더군요. 절대 피해야 할 일은, 그렇게 선물 받은 책에 대해 억지로 리뷰를 쓰는 일이에요. 비록 책은 재미나게 읽었어도 블로그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리뷰를 억지로 쓰지는 않거든요. 매일 아침 한 편 글을 쓰기 위해서는 타인의 의지에 따르기보다, 오로지 저 자신의 즐거움에 복무하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쓴 <이동진 독서법>을 읽었는데요,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라는 부제가 확 와닿아요. 

'왜 이런 말이 있잖아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고 빈도라고. 저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말이에요. 아직 한 번도 안 해본 것들이 있잖아요. 남극에 가보겠다, 죽기 전에 이구아수 폭포를 보고 싶다, 우유니 사막을 방문하고 싶다 이런 것. 한번 보면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고, 실제로 가보면 그래요. 그런데 저는 그게 행복이 아니고 쾌락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그래서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습관론이 나오게 되는데,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

(위의 책 142쪽)


누가 나에게 책 선물을 해줄 때마다 그걸 행복이라고 느낀다면, 그건 나의 행복을 타인의 의지에 맡기는 일이에요. 선물을 주고 안 주고는 타인의 의지니까요.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건 오로지 나의 노력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습관입니다. 스스로를 공짜 책선물보다 도서관 대출에 길들이고 싶어요. 그게 책벌레로서 무한한 행복을 누리는 비결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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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햇살한자락 2018.10.16 0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통찰입니다.

  2. 섭섭이짱 2018.10.16 0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우... 읽고 싶은 책이 1000권이나 있다니.....
    피디님은 진정한 다독가십니다.

    쾌락과 행복....
    평소에 쾌락을 쫓으며 산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러고보니 매일 마다
    피디님 블로그를 방문하는것이
    저에게는 진정한 행복이네요. ^________^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주신 피디님께
    "고맙습니다.~~~~ "

    #김민식피디_행복습관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건
    오로지 나의 노력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습관
    공짜 책선물보다 도서관 대출
    책벌레로서 무한한 행복을 누리는 비결

  3. 2018.10.16 0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김수정 2018.10.16 0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
    이동진 작가의 말이 마음에 와닿네요.
    나의 행복을 타인(또는 돈)에 의지하지 말고
    나 스스로 소소한, 좋은 습관들을 많이 만들어야겠어요.^^

  5. jmommy 2018.10.16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정말 와닿는 말이네요 나의 행복을 타인에서 의지하지 않는것... 남 탓도 참 많이 했었는데 ㅎㅎ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갑니다~
    참, 며칠 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보내준 정기메일 읽다가 PD님 인터뷰 내용이 나와서 너무 반가웠어요^^

  6. 꿈트리숲 2018.10.16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쾌락보다 행복을,
    한방 보다 반복을 해야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군요.

    책 선물은 가끔 했는데, 제 행복만
    생각하고 타인의 행복은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듯 싶네요.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도서관 책을 파야겠습니다.^^
    2018 남은 날들은 냉파(냉장고 파먹기)에
    이어 도파(도서관 책 파먹기)에 도전!!

  7. 제경어뭉 2018.10.16 1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매일 피디님 블로거 방문하는게 행복한습관이되어버린 사람중 한명이네여ㅎㅎ
    오늘도 회이팅하시고~ 행복하세여~^^

  8. 카이리 2018.10.16 1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동진 독서법을 분명 몇년전에 읽었는데...
    내용이 기억이 안나네요 ㅎㅎㅎ
    오늘 집에가서 다시 꺼내서 좀 읽어봐야겠어요
    내가 하고 싶은거 하고 내가 좋아하는거 하고 사는게 최고 인거 같아요
    물론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주변과 잘 어울리면서 말이죠 ㅎ

  9. 쏘이스키 2018.10.16 1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에 항상 감동받고 가요^^ 감사해요

  10. 보리보리 2018.10.16 1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극 이과수 유유니 모두 쾌락이라니
    덕분에 깨닫습니다

  11. 오케이고고씽 2018.10.16 1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도적으로 책 읽기 공감합니다^^

  12. 동우 2018.10.16 2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좋아하시기에 책선물이 가장
    좋아하실거 같았는데, 오히려 책을
    고를 행복을 침범할 수도 있네요.
    오늘도 아차! 하는 깨달음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13. 2018.10.16 2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낙훈 2018.10.16 2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김민식 피디님 책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을 읽으며 중간에 언급한 책들을 도서관에서 검색한 뒤 저장해 놓았어요. 물론 다른 책을 보느라 아직 다 거들떠 보지도 못했지만요. 그러다가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책을 읽고 영어 공부를 당장 시작했습니다.

    The answer is nowhere가 아닌 now, here을 마음 속에 새기며 미뤘던 것을 당장 시작했어요. 책을 사려고 보니까 절약도 할 겸, 집에 묵혀있던 책들을 알라딘 매장에 팔기로 했어요. 그래서 2만원이 생기고 그 돈으로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구입했어요.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저의 행동이 서서히 변해가는 게 신기합니다. 좋아하는 일, 관심가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 제 나름의 전문적인 식견을 넓혀가고 싶네요.

  15. 할당냥이 2018.10.17 0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읽은 책은 되팔기도 뭐하고 정말 처치곤란일 것 같네요.

  16. 안천사 2018.10.17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을. 선물하는것도, 받는것도 사양하게 되는 맘을 알거같아요.
    주도적으로 선택해서 읽는 책이 정말 재밌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도서관 가까이에 있는 동네에 살고 있음에 행복해요. 수시 대출 가능으로
    얻는 행복이 큽니다. ^^

<2018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실린 '손홍규 문학적 자서전 - 절망한 사람'을 읽었습니다. 농사꾼으로 살던 작가의 아버지가 어느날 탈곡기에 손이 빨려들어가는 사고를 겪습니다. 집게 손가락을 잃어버리고 농부로서 좌절을 겪습니다. 아버지는 이후 논마지기를 팔고 트럭 행상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장사꾼으로서 덕목을 갖추지 못한 아버지는 장사도 실패합니다. 

'언변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넉살이 좋았던 곳도 아니다. 앞을 내다보는 밝은 눈도 없었고 신념까지는 아니라 해도 당신 일에 대한 믿음 자체가 없었다. 아버지는 트럭 행상으로 돈을 벌어도 뜻밖에 용돈을 받은 아이처럼 어리둥절해했다. 이런 일로 돈을 벌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위의 책 149쪽)

책을 읽으면서 놀랐어요. 탈곡기 사고가 그렇게 흔한 일이었던가? 저희 아버지도 본인이 중학생이던 시절 비슷한 일을 겪어요. 아버지의 중지와 약지 끝은 없어요. 손톱 대신 뭉툭한 흔적만 남아있지요. 희안한 일은, 평생을 살면서 제가 아버지의 그런 상처를 인지하지 못하고 산다는 겁니다. 밥을 먹고, 모시고 한 달씩 여행을 다니면서도 한번도 아버지의 잘린 손가락을 의식한 적이 없어요. 

어머니도 아버지의 손가락 끝이 없다는 걸 모르고 결혼하셨대요. 그 시절에 드문 연애 결혼이었는데도 말이지요. 항상 백장갑을 끼고 다니는 멋쟁이라고 생각하셨대요. 젊어서는 잘린 손가락을 감추려고 장갑도 끼고 하셨나본데 요즘은 그러지도 않아요. 유심히 보지 않으면 모르거든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나의 결함이나 장애는 나에게만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까. 정작 주위 사람들은 무심한 거 아닐까. 아들로 평생을 살면서도 아버지의 잘린 손가락을 신경쓴 적이 없어요. 아버지 역시 교사로 살면서 잘린 손가락 탓에 힘든 적도 없고요. 손홍규 작가는 아버지의 좌절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아버지는 결국 실패했다. 빈 들판을 지나다가 거기 어딘가에 잔해로 묻혔을 당신의 손가락을 떠올렸을 테고 일단 한 번 그런 생각이 들면 장갑 낀 손이 탈곡기에 빨려 들어가던 순간으로, 운명이 완력을 쓰며 당신을 지어삼킬 듯이 끌어당기던 순간으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화들짝 놀라며 손을 당겼을 때는 이미 장갑과 집게손가락이 어두컴컴한 탈곡기의 아가리에 삼켜진 뒤였다. 불시에 닥쳐온 개인의 재난. 그 앞에서 흔히 옛사람들이 그렇듯이 당신은 스스로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벌을 받는 것일까 생각해보았을 테고, 이런 처벌을 받아도 괜찮을 만큼 큰 죄를 지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왜 당신에게 이런 형벌이 주어졌는지 의아해했을 것이다. 운명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는 이처럼 실패할 수밖에 없었을 테고 이윽고 아버지는 이 세계를, 당신 자신을 증오하게 되었을 것이다.'

(위의 책 150쪽)

살면서 그런 날이 와요. '어쩌다 나는 이 지경에 처하게 되었을까?' 몇 년 전, 드라마 연출을 하지 못할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지요. '나는 실력이 부족한 걸까? 인성이 부족한 걸까?' 사장님이 나를 싫어하신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런 생각이 들지요. '아, 파업할 때 좀 더 공손하게 할 걸 그랬나?' ^^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 결국 나 자신을 미워하게 됩니다. '너는 그 때 왜 그랬어?'로 고민이 귀결되거든요. 자학으로 끝나는 고민이 싫어서, 저는 고민 자체를 잘 안 합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려고 합니다.

문학적 자서전의 끝에 손홍규 작가나 남긴 글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오래전 내 꿈은 소설가였고 지금 나는 소설가인데 여전히 내 꿈은 소설가이다.'

소설가 대신 무엇을 대입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피디건, 작가건, 아버지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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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10.12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버지의 손....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ㅠ.ㅠ
    다음에 아버지 뵙게 되면
    손 꼭 잡아드려야겠어요.

  2. 김수정 2018.10.12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신의 컴플렉스를 세상에 꺼내놓을수 있다면,
    컴플렉스를 숨기거나 좌절하는 것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며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일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왜 타인의 시선에서 나의 사고나 행동이 자유로워지기 힘든걸까요.
    세상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삶을 꿈꿉니다.

  3. 2018.10.12 1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꿈트리숲 2018.10.12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작은 장애라도 내가 떳떳하지 못하면 숨거나 숨기거나 하더라구요. 그러다 보면 피디님 말씀처럼 자학하게 되구요..

    세상 누구나 신체 장애든 성격 결함이든 한두개씩은 갖고 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져요.

    숨기고, 숨는데 공들이지 말고 때로는 나만 바라보고 당당히게 걸어갈 필요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5. 동우 2018.10.12 2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기 자신만 아는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고 더욱 자기를 닫게되고..
    남들은 관심조차 없는일이..

    지금 할수있는것을 한다!
    이 말을 다시한번 새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6. 난우주만큼무한한존재다 2018.10.13 1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민 자체를 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고민 자체를 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다.

    고민 자체를 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다.

정신분석 전문의인 김혜남 선생님의 책 <당신과 나 사이>를 읽었습니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쓰신 분이지요. 정신과에서 상담을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저자에게 병마가 닥칩니다. 2001년, 몸이 굳어가는 파킨슨 병 진단을 받습니다. 병세가 악화되어 2014년에 병원문을 닫는데요. 그 많던 지인이 하나 둘 사라지고 주위에 사람이 없더랍니다. 찾아오던 환자도, 함께 일하는 동료도 점점 멀어집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세상이 자신 없이도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갔다는 사실이지요. 그 순간 뼛속 깊이 외로움을 느낍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은 아무 걱정 없이 살 줄 알았거든요.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고통을 저자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나는 18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몇 년 전에는 밤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는 데만 한 시간 넘게 걸린 적이 있었다. 온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뻣뻣하게 굳어 버려서 꼼짝 못 할 때가 있는데 마침 그때가 그런 경우였다. 분명 문은 저 앞에 있고 몇 발자국만 가면 되는데 몸이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살려주세요'라고 외쳐 봤지만 목소리가 잠겨 잘 나오지 않았다. 깊은 밤에 이미 잠들어 버린 가족들을 깨울 방법이 없었다.'

(위의 책 30쪽)

인생은 정말 끝없는 고난의 연속인가봐요.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고, 나의 고통을 대신할 수 없을 때, 그 순간 가장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까요?

사람이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이 외로움이랍니다. 엄마 뱃속이라는 완벽한 세상에서, 추위도, 더위도, 배고픔도 모르고 자라다, 태어납니다. 어릴 때는 힘들 때마다 울어요. 그럼 엄마가 달려와 품에 안고 달래주지요. 어른이 되면서 엄마와 떨어지게 됩니다. 외로움이 느껴지면 엄마를 대체할 누군가를 찾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외로움을 달래기도 하지만, 함께 산다고 같은 꿈을 꾸고,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에요. 부부도 서로 다른 사람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거든요. 톨스토이가 그런 말을 했대요.

"행복한 결혼 생활은 상대와 얼마나 잘 지낼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불일치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SF 작가 테드 창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라는 소설에 쓴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애완동물을 키우다가도 귀찮아지면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고, 자기 아이인데도 최소한의 보살핌으로 때우려는 부모들도 있다. 처음으로 한 번 싸우자마자 헤어지는 연인들도 있다. 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된 특징은 이들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상대가 애완동물이든 자기 아이든 연인이든, 진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욕구와 자기 자신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의지가 있어야 한다.


타인과 자신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 쉽지 않지요. 



좋은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 

사람들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법을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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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동 2018.10.10 0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책 읽어봤어요^^ 도움 되더라구요

  2. 체리짱 2018.10.10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뼈저리게 와 닿는 글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3. 꿈트리숲 2018.10.10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병원에서 링거병을 예닐곱개 달고 누워만
    지낼 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어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때,
    아무도 대신 할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한 경험이 있어서
    위에 인용하신 문구가 절절히 와닿습니다.

    그때 김혜남 선생님의 책을 보고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었구나. . . 위안을 받았어요.
    힘들어도 자기 일을 묵묵히 하시는 모습에서
    희망과 용기도 얻었구요.

    오늘 소개주신 책으로 좋은 사이 유지하기 위한
    마음의 거리를 배워볼까봐요.

  4. 2018.10.10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김수정 2018.10.10 1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한 결혼 생활은 상대방와 얼마나 불일치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있다라는 톨스토이의 말이 마음에 와닿네요.
    결혼생활 10년이 되어도 그 불일치가 감당이 안되어 가슴이 후끈거리고 도마뱀의 뇌가 활성화되는 느낌이 들때가 종종 있거든요ㅎㅎ;;;

    당신과 나 사이 김혜남 작가님은 파킨슨병으로 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책을 쓰시다니.. 건강한 몸으로 매일 일기한 줄도 제대로 못쓰는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피디님께 오늘 좋은 책 두 권(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당신과 나 사이)소개 받았으니 찬찬히 잘 읽어보겠습니다! ^^

  6. 아리아리짱 2018.10.10 14: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오늘도 큰 자각을 주는 책소개 감사합니다.^^

  7. 바람돌이 2018.10.10 17: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책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8. 보리보리 2018.10.10 1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외롭다는 것은 용서하지 못해서래요. 저는 먼저 나를 그래도 괜찮다고 용서하고 수용하면서 남에 대한 비판이 줄며 외로움이 줄어드는 것을 느낍니다. 김피디님 용인동백서 뵐날 기다리고 있어요~^^

  9. 섭섭이짱 2018.10.10 1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김혜남 선생님 얘기는
    여러 기사에서도 읽었는데요.
    투병 기간에도 책까지 내시고
    굉장하신분 같아요.
    이 책은 진작에 샀었는데
    아직도 못 읽었네요.
    바로 읽어봐야겠어요. ^^

    참고로, <당신과 나 사이> 소개 문구에서
    관계의 유형을 거리에 따라 분류한
    내용이 생각나서 인용해봅니다.

    👉가족·연인과 나(20cm)
    👉친구와 나(46cm)
    👉회사 사람과 나(1.2m)

  10. 둘리토비 2018.10.10 2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은 정말 서점에서 여러번 집었다가 놓고 그랬어요.
    다음에 갈 때는 좀 더 오래 집어서 읽고 구입도 해야겠지요?

    마음이 설레여지게 하는 책이네요~

  11. 태백산 2018.10.13 15: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그만큼이 좋은 거리이네요^^;

  12. 비행중인나비 2018.10.16 0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계유지를 위해서는 타인의 욕구와 나의 욕구사이에 균형을 맞출 의지가 있어야한다... 지금 제게 정말 와닿는 부분입니다. 제게 그동안 저의욕구불만만 보였거든여... 좋은글 감사합니다.

블로그 방명록에 가끔 이런 사연이 올라옵니다. 

“피디 지망생입니다. 피디님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당시엔 드라마 연출중이라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한다며 정중하게 사절했는데요. 사실 저는 피디 지망생을 만나는 일이 많이 어렵습니다. 저 자신, 어떻게 해야 피디가 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공대를 나왔다고 해서, 공대를 가라고 할 수도 없고요. 신문방송을 전공하지 않았다고 해서 전공과 피디는 상관없다고 감히 말할 수도 없어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책부터 읽습니다. 책에서 답을 구합니다. 

어떻게 하면 창의성을 기를 수 있을까, 제 평생의 화두입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장순님의 책 <기획자의 습관>을 읽었습니다. 제목이 끌렸어요. 창의성은 어떤 탁월한 재능이나 번뜩이는 영감이라기보다 일상의 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트콤 한 편을 연출하기 위해 먼저 저는 수백편의 시트콤을 녹화해서 반복 시청하는 것부터 했어요. 피디가 되기 위해서? 아니요, 통역사로서 영어 공부의 일환이었지요. 영어 공부를 더 즐겁게 하고 싶었어요. 저는 일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상이 쌓여야 무언가 이룰 수 있어요. 어떤 한 사람과의 운명적 만남으로 직업을 얻고, 꿈을 이루는 일은 없다고 믿습니다. 살아보니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별 것 아닌 습관들이 어떻게 기획력을 증대시키는지 보여주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한 누군가를 보면 위안을 얻고 삶에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는 내 비밀 하나를 밝히겠다.

중학교 때 마지막으로 치렀던 IQ 평가에서 내 점수는 109밖에 되지 않았다. 100을 간신히 넘는 이 IQ는 아마도 동물과 인간을 구분 짓는 어느 경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참고로 보노보 침팬지의 IQ가 120이라고 한다. 그런 나도 지금 기획을 하며 먹고산다. 기획이라는 걸 통해 브랜드를 분석하고,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기획과 크리에이티브를 어려워하는 당신께 용기와 위로를!

기획이라는 단어가 주는 억압감으로부터 해방되기를-

공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즐겁게 상상하는 습관을 기르길-

기획의 방법론, 혹은 공식을 달달 외우는 일은 이제 그만 하기를-

(책 머리말에서) 


책을 읽다 말고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보노보 침팬지의 아이큐가 120이라고? 고교 시절, 나를 놀려먹던 녀석들은 원숭이보다 머리가 나쁜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진짜로 그럴 수 있다는 게 충격이었습니다. 비슷한 지능을 지녔음에도 인간이 문명을 이루고 보노보 침팬지는 숲속에서 섹스만 열심히 즐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을 쓰고 보니 문득 보노보 침팬지가 우리보다 더 낫다는 생각도...?) 인간의 가장 뛰어난 도구는 언어라고 생각해요. 언어의 발명으로 우리는 지식을 전수할 수 있고, 문자의 발명 덕에 가장 뛰어난 인간의 생각이 수천년 후대까지 전해질 수 있어요. 즉 보노보 원숭이의 지혜는 전수되지 않지만, 우리의 지혜는 문자의 형태로 축적되고 있다는 거죠. 이게 인간이 문명을 이룬 근원이 아닐까 싶어요.

‘기획자의 습관’을 보면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언어를 활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글로써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책을 읽으며 아이디어를 얻는 거죠.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 창작자로 살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은 역시 독서라고 생각해요. 비록 나는 모자란 점이 많지만, 훌륭한 저자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매일 주어지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저는 책을 읽습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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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9.27 0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기. 기획이 참 중요하다는걸 절실히 느끼는 요즘

    획. 획기적인 제품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좋아할 제품을 기획해보는 중인데

    자. 자기 자신을 침팬지 IQ 보다 못하다고
    디스하시는 작가분을 보니

    의. 의외로 기획이 어렵지 않고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기네요. ^^

    습. 습관중에 눈뜨면 제일 먼저 하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 블로그 글을 읽는 이 아침

    관. 관심있던 주제의 책을 발견하게 되어
    너무 너무 기쁘네요.


    <기획자의 습관> 바로 장바구니로 고고고~~~
    오늘도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2. 꿈트리숲 2018.09.27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면서 아이큐가 필요했던 적이
    있었나... 아무리 더듬어 생각해도
    없네요.ㅎㅎ 멘사 들어갈때나
    필요할려나요.^^

    재능보단 하루하루 쌓는 것이
    창의성엔 더 도움이 될꺼란
    말이 마음에 들어요.

    좋은 것으로 하루 쌓기
    재미난 것으로 하루 쌓기
    그렇게 쌓인 축적의 시간에 의미
    부여하기 하면서 나만의 습관을
    만들어 가면 좋을 듯 싶어요.

    연휴 끝나고 맞는 새로운 목요일
    습관 시작합니다.^^

  3. 김수정 2018.09.27 1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매일 피디님 블로그에 들어와 글을 읽으며 하루의 시작을 여는 것도 제 습관이 되었으니,
    다른 어떤 것도 또한 그렇게 만들 수 있겠지요
    매일 긍정의 기운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노보 침팬치의 아이큐가 120이라니 놀랍네요
    저는 제 아이큐가 몇인지 모르지만(보노보 침팬치보다 낮을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재능과 지능보다는 '일상의 축적'이라는 말씀에 작은 희망을 가져봅니다.

  4. 은데미 2018.09.27 14: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창의성이라고 함은
    뛰어난 재능이나 번뜩이는 영감인줄 알았는데 일상의 축척이었군요
    오늘도 귀한 정보 알게해 주시고
    좋은책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 2018.09.27 15: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새얀이 2018.09.27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이네요 항상 책과 가까이 하는 버릇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7. 동우 2018.09.27 2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보다 어렸을때는 잘나보이는 사람들을
    그저 부러워만 했고 때로는 질투도 많았던거
    같아요.
    하지만 요즘은 그들이 공들인 시간을 감탄하며
    저또한 제가 하는일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면
    할 수있다는 마음을 갖게된게
    저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인거같애요.
    오늘도 다시한번 생각하고 정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8. 장대군 2018.09.28 1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에서 답을 찾는다. 모든것에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공감이 많이 됩니다. ^^
    강연도, 책도 블로그도 잘 보고 있습니다. 남모르게 응원했던 MBC 정상화 된 것.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9. 글쟁이 2018.09.28 1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글 쓰기를 처음 입문 해보고자 하는 중년여성 입니다.
    pd님 세상을 바꾸는 15분 강의를 듣고 많은 공감과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매일 아침 일기쓰기, 독서를 더 한층 꾸준히 해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미완성 글이라도 공개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여 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씀이 인상적였습니다.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10. 글쓰는 엔지니어 2018.09.28 2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획이란 습관이라는 책 제목에서 처럼 매일 꾸준한 습관을 가지고 무언갈 도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좋은 책인거 같아요 ㅎㅎ

  11. 김경화 2018.10.02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군요.
    저는 요즘 '점심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 이라는 책을 읽고있습니다.
    도서관에 갔을 때 미리검색 해 놓으면 찾기쉽더라구요~
    요즘 도서관의 편리성에 놀라고 있어요


<마녀체력>을 쓴 저자는 책상물림 편집자로 평생을 살다 나이 마흔에 운동을 시작한 분인데요. 이분이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하는 강철체력의 소유자로 변신하기 까지는 몇번의 인연이 있어요. 지난번 글에서 말했듯 같이 사는 남편의 변화가 그 하나고요. 

2018/09/01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체력이 국력이다


또 하나는 자전거를 타러 미사리 조정 경기장에 갔다가 만난 사람입니다. 5킬로미터를 자전거로 달리고 녹초가 되어 길 옆에 쓰러져 있는데 왠 사이클 한 대가 들어와요. 헬멧을 벗으니 여성이에요.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인데, 몇 년 전에 철인 3종에 입문하여 그 힘들다는 킹코스 (바다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1.195km를 연달아 하는 철인 3종 코스의 하나)까지 완주한 철인이에요. '어떻게 마흔이 다된 여성에게 그게 가능하지요?' 하고 생각하는데요. 중요한 건 그걸 해낸 사람을 직접 만났다는 거죠. 이제 저자의 삶에 새로운 가능성이 들어와요.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거?


"로저 배니스터는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달에 처음으로 간 사람이었다.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도달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이 위업들이 이루어지기 전에, 수많은 사람이 그것을 시도했지만, 그 사람들은 다 실패했다. 그런데 한 번 성공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이 그것을 똑같이 해냈다. 왜일까? 뇌는 어떤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그곳으로 가는 대략의 지도를 그린다. 배니스터, 암스트롱, 힐러리는 상식을 거슬러 희망을 품어야 했다. 그들의 뇌에, 목표에 이르는 지도를 그리라고 요구해야 했다. 그들의 뒤를 따른 사람들은 앞서 달성된 위업을 지도로 이용했다."

(<마녀체력> 77쪽)


살면서 저는 멋진 위업을 달성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그들의 성취를 지표 삼아 내 삶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죠. 낯가림이 심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불편한 제게 그런 만남은 주로 책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마녀체력>을 읽고 다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싶다는 투지가 불타오르고 있어요. 이게 독서의 가장 큰 효용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가능하다고 뇌에게 설득하는 것. 우리의 뇌는 실패를 두려워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게으름뱅이거든요. 식량이 귀했던 수렵채집 시절, 선조들은 하루에 10킬로키터 이상을 이동하며 식량을 구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운동량이 많으니 틈만 나면 쉬는 게 중요한 생존전략이지요. 게으름의 습성은 그래서 생존 본능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요즘은 식량이 풍족한 시대고 과다 영양의 시대에요. 사냥하러 뛰거나 채집하러 돌아다니지 않아요. 한 자리에 계속 머무르며 일하죠. 이런 시대에도 앉아 쉬기만 하면 성인병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세 가지'로 독서와 운동과 외국어를 꼽습니다. 이 셋은 우리를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줘요. 캬아! 정곡을 찌르는군요. 제가 스무살에 영어 공부를 한 이유가 그거에요. 연애에 도움이 될까 해서...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개팅 나가서 유식한 척 하려고요. 운동도 마찬가지죠. 저는 스무살에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면서 내 몸에 자신감을 얻었고요. 공부를 할 때마다 그때 닦은 체력으로 버텼어요. 셋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노력과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둘째,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셋째, 꾸준히, 오랫동안 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

넷째,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시급하지 않아서, 당장 실천하기 어렵다.

(위의 책 141쪽)


저자는 이렇게 권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그리고 무엇을 잘 하려면 '꾸준히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서 제가 강조한 이야기와 똑같지요? 재미있어요. 운동과 외국어 공부가 이런 식으로 통한다는 게. 무엇보다 초급에서 시작해 고수의 길로 나아간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운동과 거리가 먼 분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입니다. 

<마녀체력> 여러분도 도전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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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헬 2018.09.18 0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의 만고진리입니다.
    독서,운동,외국어
    빛이 모~~든 사람에게 비취듯....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선물인 것 같아요
    인내심으로 승리하는 자 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의 보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운동에는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이 아침에 님 덕분에 계획을 세워보렵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2. 짹째기 2018.09.18 0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운동에 재미를 느끼게 되면서 외국어 공부와 닮은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딱! 짚어 주시네요 ㅎㅎ
    영어회화는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문법을 공부하고, 독해를 하는 수동적인 부분이 아닌, 운동처럼 매일 꾸준히 입근육과 뇌를 단련 시킨다는 점에서 꼭 닮았습니다. 꾸준한 노력과 끈기를 필요로 함은 물론이고, 근육이 단련 되었을 때 우리 몸이 기억하여 움직이게 된다는 점, 시간이 지나 내 몸이 반응할 때의 쾌감까지도요 ^^ 운동과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이든 새로 도전할 때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새로운 공부도 운동과 외국어 처럼만 하면 못 할 일이 없을것 같거든요 ^^

  3. 섭섭이짱 2018.09.18 0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어~~~ 피디님과 텔레파시가 통했나봐요.
    인용하신 문구들 저도 읽으면서
    맞어. 맞어를 했던 기억이나요....
    그리고 바로 피디님 얼굴이 떠올랐죠. ^^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저도 새로운걸 시도 할때마다
    이 문구를 생각하곤 하는데요.
    전 여기에 추가로 '그럼 내가 직접 해보자' 까지를
    항상 추가하고 있어요..
    그러면 진짜 시작을 하고 있더라고요.

    오늘도 피디님 글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가지며
    다시 또 다짐해봅니다.....

    영어 꼭 잘하고 말꺼야~~~~
    아자아자 파이팅~~~~

    p.s) 이영미 작가 페이스북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함 가보세요.

    https://www.facebook.com/withbutton

  4. 동우 2018.09.18 08: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글은 정말 공감 100퍼센트!
    저 뿐아니라 매일 블로그를 방문하신분들도
    영어에 겁만 내고있다가, 공짜영어스쿨에서
    많은 답을얻고 어렵지 않을것이다는
    결론은 내고 실천하는 분들일거에요.
    최초로 무언가 성공한사람은 될 수없을것
    같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두번째 성공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에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독서, 운동, 영어! 오늘도 화이팅!!

  5. 꿈트리숲 2018.09.18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력과 시간을 많이 잡아 먹어도 해내고, 강한 의지가 필요해도 해내고, 오랫동안 해야만 효과있대도 해내고, 당장 실천하기 어려워도 해내는 사람들 덕에 오늘 제가 도전하고 있어요. 먼저 해낸 사람들이 저의 등불이고 이정표거든요.

    독서든 영어든 운동이든 지속하는 힘은 체력이기도 하지만 앞서간 사람들이 희망을 밝혀줘서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영미 작가님, 김민식 작가님...
    희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6. 오해피데이 2018.09.18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월 피디님 책을 읽고 매일 글쓰겠다 다짐후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는데요. 과연 능동태라이프가 일어날까? 하면서요.(매일은 못쓰지만 노력중)

    그냥 글을 쓰겠다 다짐했는데 끊겼던 독서도 하게되고(블로그를 써야하니)운동도 꾸준히 하는 연쇄작용이 일어났어요.

    2주넘어 오늘..3주차에 접어들었네요.
    저 진짜 저질체력인데..마녀체력은 꼭 읽어봐야겠어요.
    몸도 맘도 건강한 삶을 살고싶네요.
    늘 감사합니다!

  7. 감사합니다 2018.09.18 1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한 의지와 꾸준함!!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오늘도 꾸준함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성장형 사고와 긍정의 힘으로요^^
    에너지 불끈 나는 글 감사합니다~

  8. 아리아리짱 2018.09.18 2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 아리!
    운동, 외국어, 독서 내가 좋아하는것들이 있어 은퇴후 생활이 두렵지는 않아요.
    이번달부터 국선도를 시작했는데, 걷기와함께 몸과 마음이 함께 강해짐을 느낍니다.
    꾸준히 노력해 볼것입니다.^^

  9. 이주영 2018.09.20 2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그래도 얼마전에 헬스를 시작했습니다
    피디님이 소개해주셔서 오늘부터 마녀체력 읽기 시작했네요
    편집자이셔서 그런지 책을 참 재미지게 잘 쓰신것 같았습니다
    끝까지 읽고 또 열심히 운동해봐야겠네요:)

  10. 윤혜숙 2018.10.01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공감합니다~~^^

    저는 운동과 독서는 그래도 습관적으로 하는데
    영어는 영~필요없어~~ 미국갈일없으니까 그랬는데 50중반이된 지금 영어가 하고싶어요~~
    지금도 늦지않았으니~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려합니다~^^

    김피디님 덕분에 공짜로 즐기는세상을 누리려고합니다~
    감사합니다~

  11. 손젬마 2018.10.03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인상깊게 읽은 책이에요.
    열심히 줄 긋고 느낌표 그리며 읽었었는데,
    어느새 그 느낌을 잊고 있었네요.
    독서, 운동, 외국어..다시 시작해보렵니다.
    감사합니다.

  12. sowon 2018.10.15 17: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9월부터 자전거 다시 도전하고,
    영어 암기 들어 갔어요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
    저도 이영미 작가님처럼 낯선 곳을 가면
    발로 직접 달려보고 싶은 충동이 마구 올라 오네요
    참 신기해요. 독서의 힘이겠죠?

옛날엔 한 우물만 파라고 했지요. 요즘은 한 우물만 파면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가 됩니다. 사법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에요. 우리나라 법원에서 일하는 사람은 명문대 법대를 나오고,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평생 법전을 끼고 산 법률 전문가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하는 일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상식에 반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왜 그럴까요? 예전에 어느 강의에서 철학자가 하신 얘기가 있어요. '사법 고시 합격한 사람은, 대학 4년 내내 법전만 들여다본 사람이다. 그들에게는 약자에 대한 공감이 없다. 소설이나 고전을 읽어 타인의 입장에 감정이입하는 훈련도 필요한데.'라고 말이지요. 기자들이 기레기로 욕을 먹고, 법관들이 사법 농단의 중심에 서는 시대, '아, 이렇게 전문가의 시대는 저물어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가 통하는 시대는 끝났다.

폭넓은 관점이 스스로를, 회사를, 세상을 구한다'


<스워브> (닉 러브그로브 / 이지연 / 마일스톤)의 저자가 하는 말이에요. 이제는 한가지 전문 분야만 파는 것보다, 기업이든, 학술분야든, 공적 부문이든,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넓게 활약하며 통섭하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책에는 IT 분야 교수로 일하다 기업을 창업하고, 성공한 경영인의 삶을 살다, 다시 공적부문에 투신하여 국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를 계속 넓히며 일하는 사람들의 6가지 비밀'이 소개되는데요. 

그중 첫번째 비밀은 '도덕적 나침반'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때, 가장 필요한 지침입니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그 일이 옳은 일인가 반문하는 거죠. 경제적 이익이 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이라 하더라도 도덕적으로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하지 말아야 한답니다. 

다양한 일에 도전할 때는 기준이 필요한데요. 그 기준은 도덕입니다.  문득 얼마 전에 올린 정약용 선생의 편지글이 생각나네요. '세상 일을 가르는데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시비와 이해가 그것이다.' 옳은 일이냐, 그른 일이냐의 기준과, 이익이 되느냐 해가 되느냐의 기준이 있는데요, 시비와 이해 중 무조건 시비를 가르는 것이 우선이고요. 옳을 일을 해야 합니다. 심지어 옳은 일을 하다 고초를 겪는다 해도요.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빅터 프랭클은 나치 수용소에서 보낸 시절을 이야기하며, 아무리 가혹한 것이라도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아우슈비츠의 끔찍한 경험을 통해 프랭클은 원래 갖고 있던 핵심적인 생각 중 하나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그 생각이란 바로 삶의 주된 목적은 프로이트가 생각한 것처럼 쾌락을 좇는 것도, 알프레드 아들러가 가르친 것처럼 권력을 좇는 것도 아니며 '의미'을 찾는 여정이라는 것이다. 누구든 개인에게 가장 큰 과제는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우리는 나에게 발생할 일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지만, 그것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대처할지는 내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생각이 내 인생과 커리어상의 불가피한 굴곡에 대처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략)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견뎌낼 수 있다."

(120쪽)


저는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며 삽니다.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강연을 다니는 것도, 다 이야기꾼으로서 사람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나의 소명에 충실한 활동입니다. 폭넓은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시간 관리의 기술이지요. 이 책의 후반부인 제 3부는 '모두가 부러워할 인생과 커리어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는데요. 그중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 참 좋았어요. 


1910년 영국의 출중한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정부 관료이기도 했던 아널드 베넷은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짧은 책을 출판했다. 이 책에서 그는 "시간이 공급되는 것은 하루하루의 기적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설명이 불가능한 원재료다. 시간만 있으면 모든 게 가능하다. 시간이 없으면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누구도 시간을 당신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다. 시간은 훔칠 수 없다. 그리고 당신보다 더 많은 시간을 받거나 더 적은 시간을 받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위의 책 399쪽)


폭 넓고 다양한 삶의 경험을 원하는 저는, 매일 하루 일과를 돌아봅니다.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게 바로 관건이니까요. 강연회에서 만난 분들에게 싸인을 할 때, 가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마지막 문구를 적어드리기도 해요. 

'삶은, 하루하루가 다 선물입니다.'

정말로 그렇다고 믿어요. 오늘도 선물 같은 하루를 시작하시길!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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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8.09.14 06: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의 선물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빗속을 난다" 습관적으로 침울해 하지만 알아차리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2. 제경어뭉 2018.09.14 0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선물같은하루! 감사히 살아보겠습니다!^^
    PD님도 행복한 하루되세여~^^

  3. littletree 2018.09.14 0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동안은 책을 거의 읽지 않아서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어떤 책을 볼지 막막했는데 피디님의 독서일기 덕분에 이책저책 찾아보는 게 재미있어졌어요. 항상 나눠주시는 지혜와 긍정의 말들 감사히 잘 듣고 있어요!

  4. 꿈트리숲 2018.09.14 0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의 책 두권에는 '즐기시나요?' 와
    '삶은 하루하루가 선물입니다' 를 써주셨어요.^^
    하루를 선물로 여기고 즐기고 있습니다. ~~

    매일 매일 시간 통장에 입금되는 8만 6400원을 허투루 쓰지 않고
    즐겁게 의미있게 쓰고 있어요.^^
    그 돈은 안쓴다고 불어나진 않는다는
    걸 몸소 경험 해봤거든요.~~

    인생 지혜를 알려주는 책들과
    블로그 글에 감사한 마음은
    댓글로 보답할 수 밖에 없네요.
    감사합니다.^^

  5. 섭섭이짱 2018.09.14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스워브..Swerve 단어를 처음 보게 되어서
    찾아보니 아래와 같은 뜻이더라고요..

    "(특히 자동차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다[틀다]"

    아...책 내용이 어떨지 감이 오네요..
    그러고보니 하나밖에 모르고 직진으로
    살아온 바보가 바로 저네요.
    한 우물만 판 그곳에 점점 물이 마르고 있어요..
    진작에 두루두루 다양한 지식을 쌓고
    경험을 했어야 했는데.... ㅠ.ㅠ

    그래도 피디님을 알게 되어
    요즘은 좀 스워브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하는데 관성이 있어서 그런지 쉽지는 않네요. ^^

    오늘도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읽기 목록에 저장~~~~

    선물 같은 하루.... 오늘도 즐겁게 보내겠습니다.
    피디님도 즐거운 금요일, 주말 보내세요. ^^

  6. 아리아리짱 2018.09.14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오늘 또 감사함의 하루 소중히 받습니다.
    이시간 pd님 글을 읽고 감사함 되새기는 시간들 정말 축복 입니다.
    오늘은 저의 생일이라 얘들이 장성하다 보니,
    우리 부부만 마주한 밥상에 생일케익은 먹어 내기 부담스럽다고 절대 사지 마라고 하니, 남편이 잘익은 키위 위에 촛불 하나 피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쥤어요! ㅎㅎ
    이렇게 이제 둘이서 사이좋게 오손도손 늙어가야겠죠! 하루하루의 선물 소중하게 pd님과 함께
    합니다.

  7. 김수정 2018.09.14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당신보다 더 많은 시간을 받거나 더 적은 시간을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아는 진리이지만 그런 시간을 귀히 여기기가 참 힘든듯 합니다.
    하루하루 깨닫고 시간을 소중히 쓰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8. 임페리얼 2018.09.14 2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그 일이 옳은 일인가 반문하기, 삶이란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란 글귀에 밑줄 그었습니다! 매일매일 좋은 글로 하루하루 귀한 선물을 주시는 pd님! 감사합니다!

  9. 행복한 추회장 2018.09.16 0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우물만 파라고 교육받아서인지
    배우고 싶은 게 많은 제가 잘못된 줄 알았습니다.
    이런 책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10. 김경화 2018.09.17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워버 아~ 영어공부할때 했던건데~~
    망각이란~~
    오랜만에 왔는데요.새로운 책들이 많아서 넘 기분 좋아요~
    매일글쓰기는 힘든 일입니다.

  11. 투썬플레이스 2018.09.26 0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물같은 삶, 선물같은 글, 선물같은 인연 감사합니다♥

회사에 자전거로 출퇴근을 합니다. 하루는 헬멧을 가지고 퇴근하다 아는 사람을 만났어요.

“어? 자전거 타고 가세요?” 

제 헬멧을 보더니 그 분께서 ‘집에 안 쓰는 헬멧이 있는데 드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괜찮다며 사양했어요. 

“진짜 좋은 헬멧인데요, 제가 더 이상 자전거를 타지 않아서요. 피디님께 드리고 싶어요.”

“저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저가로 산 이 헬멧이 좋아요.”

아마도 그 분은 제 헬멧을 보고 좀 안타까웠나봐요. 그 분이 제 자전거를 보지 못해 다행이에요. 제 자전거는 10년 전에 지인에게 얻은 건데요, 그때 이미 10년된 중고 자전거였어요. 즉 20년이 넘은 낡은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그 분이 주려고 했던 헬멧은 좋은 물건일 거예요. 고급지고 멋지겠지요. 그런 헬멧을 쓰면, 왠지 자전거가 부끄럽게 여겨질 수 있어요. 결국 새 헬멧 때문에 자전거를 바꾸고 싶을 거예요. 자전거를 바꾸면, 지금 입고 다니는 낡은 등산바지보다는 왠지 멋진 자전거용 바지를 새로 사야 할 것 같을 테고요.

공짜 선물을 마다하는 이유는, 나의 현재에 대한 강한 긍정입니다. ‘지금 나는 부족함이 없다. 나의 헬멧은 멋지고, 나의 자전거는 빠르고, 나의 복장은 쿨하다.’ 이렇게 믿고 삽니다.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지금 현재 내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삽니다. 


술 담배 커피를 하지 않고 도박이나 카지노는커녕 골프도 치지 않는 저를 보고 금욕주의자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사실 쾌락주의자입니다. 평생을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거든요. 저의 스승 중 한 분이 바로 에피쿠로스에요. <삶을 사랑하는 기술> (줄스 에번스 / 서영조 / 더 퀘스트)라는 책에 이런 말이 나와요.


에피쿠로스는 인간은 지구상에 단 몇 십 년을 머물렀다 사라지고 마는 존재이니, 살아가는 동안 반드시 해야 하는 일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기쁘게 해줘야만 하는 사람 같은 것도 없고, 반드시 따라야 하는 율법 따위도 없으니 불행해져야 할 이유를 찾기보다는 즐기는 쪽,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143쪽) 


저는 예능 피디로 오래 일했는데요. 쾌락의 위험성을 근거리에서 지켜보았어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 때문에, 노름을 좋아하는 선배는 노름 때문에 힘들어져요. 내가 좋아하는 게 곧 나의 약점이 됩니다. 쾌락을 좇으면서도 취향의 노예가 되지 않는 법을 찾는 게 제 평생의 화두입니다.


합리적 쾌락주의자는 온전한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만 욕망하는 법을 배운다.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썼다. “건강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고, 위축되지 않고 삶의 요건들을 충족해주며... 운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주는... 소박하고 값싼 음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욕망이 적고 단순할수록 충족시키기가 쉽고, 일을 덜 해도 되며, 친구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많아진다. 

(147쪽)


제가 낡은 자전거에 익숙해지고, 싼 헬멧에 만족하며 사는 이유입니다. 비싼 취미보다 돈 한 푼 안 드는 놀이를 선호하는 이유에요. 더 좋은 것을 갈망하는 순간 우리는 돈을 더 벌어야하고, 그 순간 즐거운 시간을 누리는 자유를 포기해야 하거든요. 


<삶을 사랑하는 기술>, 지금 우리의 삶을 구원해줄 지혜를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찾아보는 책입니다. 독서야말로 삶을 사랑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철학도 그렇고요. 항상 갈대처럼 욕망에 따라 흔들리지만, 오래된 스승에게서 배우며 삽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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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9.13 08: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쾌락을 좇으면서도 취향의 노예가 되지 않는 법을 찾는..'

    이거 참 쉽지 않는거 같은데요.
    그래서, 저는 우선 취미 활동이든 뭐든
    남과 비교는 되도록 안하려고 해요.
    비교하다보면 정말 좋고 멋진것들이
    끝도 없어서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피디님..
    그래도 헬멧은 최저가중 튼튼한걸로 사신거죠?
    돈과 꼭 비례하는건 아니지만
    안전에 관련된거에는 돈 쓰셔도 될거 같은데.. ^^
    다치시면 앙돼용~~~

    새벽에 뽐뿌 받는 빅 이벤트를 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글을 읽으며
    정신차리고 지름신을 내려놨네요. ㅋㅋㅋ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 꿈트리숲 2018.09.13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짜 선물을 마다하는 이유는
    나의 현재에 대한 강한 긍정!!
    이 말에 뇌쿵, 심쿵했습니다.^^

    공짜 선물뿐이 아니라 내 돈 들여서도
    마구마구 뭔가를 사들였던 예전의 제가
    떠오르네요. 그때 제 자신에 대한 긍정이
    눈꼽만큼도 없었던 것 같아요.

    합리적 쾌락주의는 왠지
    남의 욕망을 내 욕망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듯 합니다. 내 욕망이 뭔지
    좀 더 살펴봐야 겠어요.

    뇌쿵, 심쿵한 글! 감사합니다.~~

  3. 김수정 2018.09.13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간근무 마치고 퇴근하는 피곤한 아침,
    피디님 글을 읽으며 삶의 활력을 얻고, 긍정의 기운을 느낍니다.
    지금 이 순간 몸은 피곤하지만 제가 원하던 직장, 원하던 부서에 순조로이 발령 받아
    나름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다는 만족감에 마음이 충만해져 옵니다.

    '욕망이 적고 단순할수록 충족시키기가 쉽고, 일을 덜 해도 되며, 친구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많아진다.'

    이 문구가 가슴을 울리네요.
    타인의 기준으로 보기에는 보잘것 없을 수 있으나
    지금 이 순간 어느 하나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 없이 제 주위의 모든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글의 힘. 책의 힘인 것 같습니다^^

  4. 아리아리짱 2018.09.13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합리적 쾌락주의자는 온전한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만 욕망하는 법을 배운다.' 콕 와닿는 글입니다.
    늘 일깨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사람이 보호와 편리를 위해 옷을 입어야 하는데, 가끔은 좋은옷의 옷걸이(마네킹)가 되어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소비를 하는 나자신을 보게됩니다.나자신이 중심을 잡아야 겠습니다.^^

  5. 왕팬 2018.09.13 1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년째 쓰고 있는 가방이 낡아 비닐이 벗겨지고 있어요.
    남보기 민망하니 하나 살까?
    아직 내용물이 빠져 나오지 않으니 괜찮다.

    이러고 있는데 20년된 자전거~
    오늘도 울림 주셔 감사합니다

    영어책은 열심히 외우고 있습니다

  6. 2018.09.13 1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은데미 2018.09.13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브라보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어제는 아는사람한테 상처받고 우울했는데
    오늘은 인생의 지혜로 공짜로 치료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보내시고 좋은책 추천 감동입니다~~

  8. 싱글맘 2018.09.13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하루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진정 참 행복은 무엇일까 하고 늘 고민이었는데...참 맘에 와닿는 글이네요~오늘부터 저도 소유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좀 줄여야겠어요^^

  9. 2018.09.13 1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반짝이는강 2018.09.13 2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어요. 요즘 드디어 집을 사게 되었는데 거대한 빚더미로 들어가는거 같아서 영... 마음이 무겁던 차에 이 글을 읽으니... 마음이 더 무거워진달까요... 하하하..
    다음 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11. 코부타 2018.09.14 0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좋아하는 게 곧 나의 약점이 됩니다......공감가는 말이네요.잘보고 갑니다.^^

  12. 보리보리 2018.09.14 0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고로 훈훈한 댓글들이네요
    당근 주인장 되는 글 덕분이죵
    제 상상을 팍 깨는 라이딩 모습이시네요 ㅋㅋㅋ

  13. As the Light of Dawn 2018.09.14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움을 추구하면서도 자기 취향에 노예가 되지 않는 법~~! 저도 배우고 싶습니다.^^

  14. 이덕기 2018.09.15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을 많이 쓰죠. 그런데 현재에 나를 긍정하기 위해 공짜를 바라지 않는 건 처음 들어봐요. 새로운 시각이네요.

    '쾌락을 좇으면서도 취향의 노예가 되지 않는 법'도 여운이 남습니다.

  15. 원태윤 2018.09.17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장 중요한것을 잊었는데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공짜가 싫지는 않지만,
    그공짜 하나로 하기싫고 안좋은걸 해야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그냥 공짜는 없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16. 씀쟁이 2018.09.18 0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사실 쾌락주의자입니다. 평생을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거든요." 라는 말이 참 멋지네요. 누군가 물어본다면, 저도 이렇게 멋지게 대답해야겠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17. 2018.09.19 0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국립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 간행물 <도서관 이야기>에서 원고 청탁이 왔어요. 청소년을 위한 독서 칼럼에 기고한 글입니다.)


도서관에서 꿈꾸는 무림 고수의 길


어린 시절 저의 꿈은 무림고수가 되는 것이었어요. 학교에서 왕따였거든요. 도대체 그런 투표를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시절 저는 반에서 가장 못생긴 아이로 뽑혔어요. 그걸로 집요하게 놀리던 아이들이 심지어 외모를 비하하는 별명까지 지어 불렀지요. 화를 내면 그깟 장난도 못 받아주는 놈이라고 따돌렸어요. 정말 죽도록 괴로웠어요. 학교생활이 힘들면 집에서라도 마음 편하게 지내야 하는데요, 저는 집에서도 구박대기였어요. 공부를 그다지 잘하는 편이 아니었거든요. 성적표가 나올 때마다 맞았어요. 공고 훈육 주임이던 아버지는 때리는데 선수였어요. 아버지에게 맞은 매자국은 푸르딩딩하게 온 몸에 문신처럼 남았어요. 집에서는 공부 못한다고 맞고, 학교 가면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았어요. 학교도 가기 싫고 집에도 가기 싫었는데, 그때 저는 동네 도서관으로 달아났어요. 도서관은 제게 도피처이자 안식처였거든요.

학교에서 나를 괴롭히는 친구들은 동네 도서관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고요. 아버지도 도서관 간다고 하면 뭐라 하지 않았어요. 집에서는 도서관 가서 공부한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열람실 대신 종합자료실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김용의 무협소설 ‘영웅문’에 빠져있었거든요. 지금은 ‘사조영웅전’으로 알려진 무협소설인데요, 책에는 곽정이라는 주인공이 나와요. 저처럼 미련하고 별 재주가 없어 늘 악당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에요. 착한 심성을 가진 덕에 좋은 사부님들을 만나고요. 그 분들에게 전수받은 무공을 꾸준히 연마해서 결국 최고의 고수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사랑스런 여인을 만나고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지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저는 도서관으로 달아났어요. 무협지를 펼치는 순간, 눈앞의 고난은 사라지고 무림고수가 되어 악당을 응징했어요. 대학에 들어가서도 무협지를 즐겨 읽었는데요. 어느 날 생각해봤어요. ‘소설 속 주인공의 내공이 몇 갑자 상승해도 소설을 읽는 내가 그만큼 강해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현실의 나를 단련할 방법은 없을까?’


무협지 대신 자기계발서를 읽은 이유


그때부터 저는 제 인생의 내공을 길러줄 사부님을 찾아 도서관 서가 사이를 헤맸어요. 무협지 대신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기 시작한 거지요. ‘왜 나는 어려서 친구가 없었을까?’ 이런 고민이 들면 친구 사귀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을 읽고요. ‘왜 나는 여자 친구가 없을까?’ 하는 생각에 남녀의 심리에 대해 말해주는 책을 읽었어요. ‘어떻게 하면 영어를 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숱한 영어 학습서도 읽었고요. 그 시절에 읽은 사교술이나 처세술은 훗날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 도움이 되었고요. 여자에게 인기를 끌려면 유머 감각을 익혀야한다는 이야기에 사람들 웃기는 걸 취미로 삼다 훗날 코미디 피디가 되었어요. 

평생 동안 책 속에서 답을 찾으며 살아왔고, 그 덕에 통역사로, 예능 피디로, 또 드라마 피디로 즐거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책에 빚진 게 많아 이제 조금은 갚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해외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가지 않은 사람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나요?’ 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을 썼고요. ‘어떻게 하면 드라마 PD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직업을 얻을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분들을 위해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을 썼습니다. ‘삶이 힘들 땐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여행의 즐거움을 노래하는 새 책을 쓰고 있는 중이고요. 

큰 딸 민지는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어느 날 제 책상 위에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화내는 법>이란 책을 올려놓았어요. “아빠 이 책 꼭 읽어봐. 진짜 좋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줄 거야.” 민지는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되었을까요. 학교에서 친구와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 고민을 풀기 위한 답을 찾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대요. 책을 읽고 마음이 풀렸다고 해요. 책에서 민지가 밑줄 그은 대목을 읽을 때는 마치 딸아이가 제게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민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어요. 


“민지 덕분에 아빠가 좋은 책을 읽게 되었네. 무엇보다 기쁜 건, 네가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책에서 답을 찾는 사람이 되었다는 거야.”


어린 시절, 저는 재미난 책을 읽으며 힘든 시간을 견뎠어요. 좋은 책, 나쁜 책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시간의 흐름을 잊을 정도로 재미난 책은 다 좋은 책이라고 믿어요. 고교 시절 즐겨 읽었던 무협소설이 그랬어요. 제게 독서의 즐거움을 일깨워줬으니까요. 책과 친해진 덕분에 지금은 과학책이나 인문사회학 서적도 술술 쉽게 읽게 되었어요. 혹시 저처럼 부모님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친구가 있다면 재미난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지금의 괴로움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지금의 저처럼요.


김민식 MBC 드라마 PD,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매일 아침 써봤니?>의 저자.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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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뽀로로 2018.09.12 0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의 글은 정말 좋아요. 위안과 힘을 줍니다.저도 어렸을때나 학창 시절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어 책에서 길을 찾는 부류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러기를 바라는데 스마트폰의 위력이 막강하네요ㅠㅠ

  2. 섭섭이짱 2018.09.12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정말 좋은 글이네요. ^^
    근데, '도서관이야기' 라는 책은
    도서관에만 비치되는건가요?
    도서관에 갈 친구라면 이미 책을
    많이 보고 좋아할거 같은데...

    그렇다면 이 글은 책을 잘 안 보는 친구들이
    더 많이 보면 좋을거 같은데....음...
    책 읽으면 좋은 점을 알려주는
    유투브 동영상을 한번 만들어보는건 어떨지....
    이번 기회에 피디님을 유투버로 ...^^
    뭔가 좀 아이러니하긴 한데...

    어린 친구들이 많이 모이는곳에
    어린이들의 눈높이로
    책의 좋은 점을 얘기해주는것도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들어서
    아이디어를 함 적어봤네요..

    책에서 길을 찾으시는 피디님을
    따라가려는 따라쟁이는
    오늘도 한 수 배우고 갑니다. ^^

  3. 은데미 2018.09.12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은 어릴쩍부터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신 것 같네요 대단하십니다~~
    요즘 아이들이 불쌍해요
    종일 핸드폰에 빠져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네요~~

  4. 꿈트리숲 2018.09.12 1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교에서 괴롭히는 친구들이 도서관에는
    얼씬도 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네요.ㅋㅋ

    맞고 자랐지만 자녀에겐 책에서 해답을
    찾는 태도를 대물림 해주신 피디님의
    노력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 역시 책에서 자신감도 얻고,
    하고 싶은 것도 찾는 사람인지라 아이도
    그렇게 컸으면 하는 마음이 많거든요.
    그럴려면 일관되게 책을 사랑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되겠죠.^^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인 제게도
    이 글은 빛과 소금같은 얘기입니다.
    도서관에 가면 '도서관 이야기'를
    볼 수 있나요? 곁에 두고 저도 아이도
    틈틈이 보면 좋겠어요.~~

  5. 제임스 2018.09.12 14: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과의 대화가 매우 보기 좋습니다. 딸은 아빠를 응원하고 아빠는 딸을 응원하는 사이네요. 책을 통해서 부녀간의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6. 보리보리 2018.09.12 1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아버지에 그딸입니다. 저의 두딸이 하는 짓이 너무 이뻐서 어디서 저런 복덩이가 굴러왔나 했는데, 저랑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해주셨네요. 자존감 올라갑니당~^^

  7. 엄마건축가 2018.09.12 1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책 나쁜 책 따로 있지 않다고 하신 말에 저도 동의해요. 꽤 많은 나이가 될 때까지 소설책만 좋아했어서, 재미로만 책을 읽는게 괜찮은건가 자책할 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그게 다 양분이 됐다고 생각하구요. 제 아이는 아직 아기지만 훗날 서로 책 추천 해 주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피디님 글을 읽고 갖게됐네요. 글 항상 잘 보고있습니다.

  8. 동우 2018.09.12 2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아기가 태어나고 자라면
    꼭 책을 읽어주도록 하려구요
    책속에 답이있다는 말 거짓이
    아닌것같아요.
    오늘도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좋은 스승님을 만나고있어요
    김진애선생님
    아직 개학 첫날밖에 안되었지만
    학기 중반에는 더 가까워질수있을거
    같애요.
    좋은 선생님들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9. 2018.09.13 1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김경화 2018.09.17 1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번에 다 읽었던 피디님의 매일아침써봤니? 책을 어제 저녁 다시 꺼내보았어요~
    책 색깔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새삼들었어요.

방명록에 고민 상담 신청사연이 올라왔어요.


Q:

안녕하세요...우연히 세바시 강연을 보고 피디님의 책은 모두 읽었습니다. 여러가지로 많이 배울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답답한 마음에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

저는 대학졸업후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몇 달 전 너무 힘들어서 퇴사 후 백수생활중입니다. 40대초고 여자 싱글입니다. 처음엔 이것저것 해보고싶은것도 있고 뭐라도 할 수 있을 것같았는데, 꽂히고 좋아하는일이 없어 결국 무기력해지는 기분으로 매일 아침 힘들게 눈을 뜹니다.


그냥 좀 쉬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지만, 반면에 이렇게 늘어져있는 저를 용납못하는 제가 또 있습니다. 당장은 회사에 다시 들어가고 싶지도 않고 사실 구해도 들어갈 수 없을 거 같은 맘이 더 커서 괴롭고, 그렇다고 이렇게 있는 저를 가만히 둘수도 없고..... 괴롭습니다. 

뭔가 열중해서 열심히 해보라는 pd님의 강연, 글, 다 옳으신 말씀이지만, 전 뭔가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안드네요.. 최선, 노력, 이런거를 꼭 하고 살아야되나 싶기도 하고요.

앞으로 뭘 해서 먹고 살아야할지, 각자 자기가 빛나는 자리가 있다는데 그 자리가 저에게도 있는건지... 글쓰기를 해보려하는데 그냥 넋두리만 쓰게 되네요..

바쁘시겠지만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 한말씀해주시면 큰 힘이 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A: 

방명록에 올라온 글을 읽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어요. 뭐라고 답을 드려야할지 난감하더군요. 저는 가끔 이렇게 반성합니다. 사람들에게 너무 열심히 살라고 강요하는 게 아닌가 하고요. 저는 운좋게도 경제 활황기에 태어났어요. 교육열이 높은 부모님 밑에서 고등교육을 받았고, 98년도 IMF가 터지기 전에 취업에 성공했지요. 대한민국 대기업의 정규직 남자. 여러모로 운이 참 좋아요. 

제가 매일 책을 읽는 이유는, 먹고 살만하니 그렇습니다. 매일 글을 쓰는 이유는 삶의 여유가 있어서 그래요. 제가 열심히 즐기며 사는 건 타고난 운의 영향이 큽니다. 질문을 올리신 분과 저는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요. 저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일하며 살아오셨을 거예요. 회사에서도 저보다 더 많은 노력을 들여도, 저보다 덜 인정받을 수 있고요. 그게 현실이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감히 님에게 뭐라 드릴 말씀이 없더라고요. 하고 싶은 게 없을 수도 있고, 열정이 바닥나 무기력할 수도 있으니까요. 답을 드릴 자신이 없어, 그냥 모른 척 지냈어요. 죄송해요. 저는 그래요. 답이 보이지 않는 문제를 붙들고 너무 오래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냥 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일, 즐기는 일을 하며 그냥 삽니다. 대개의 경우, 독서지요. 며칠 전 저자님의 북토크에 갈 일이 있어 읽은 책이 있어요. 

<마음아, 넌 누구니> (박상미 / 한국경제신문)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이라고 부제가 나와있네요. 마음치유 전문가인 박상미 선생님이 실연당한 이에게 들려주는 위로가 있어요.


실연을 당하면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두려워지고, 혼자 집에 머물고 싶고, 이불 밖은 두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울과 무기력이 수시로 엄습합니다. 물귀신처럼 나를 과거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려할 것입니다. (중략) 이별한 사람을 더는 미워하지 마세요. 잘 보내고 그를 축복해줄 때, 더 멋진 사랑이 내게 또 찾아옵니다.

둘이 있을 때 하지 못했으나,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구체적으로 노트에 써보세요. 나는 좋아하지만 상대가 싫어해서 같이 먹지 못했던 음식도 써보세요. 둘이어서 못 했지만 혼자여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당분간은 혼자여서 누릴 수 있는 장점에 집중하세요. 운동도 좋고, 여행도 좋고, 춤을 배우는 것도 좋고,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면 상담을 받는 것도 좋아요. 중요한 것은, 오늘 바로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사고 싶었던 옷이나 물건을 사서 자신에게 선물도 하세요. 지금 나는 몸과 마음이 아프고 위로가 필요하니까요. 나를 충분히 위로하고 아껴주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투자입니다. 나 자신을 회복하기 위해서 당분간 오로지 나만 생각하세요. 그 사람을 '잘 보내는' 방법이자, 홀로 남겨진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입니다.

(위의 책 143쪽)    


문득 이 글을 방명록에 대한 답글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와의 이별도 이별이거든요. 원하는 기업 면접 전형에서 낙방한 건 짝사랑하는 여인에게 실연 당한 것과 비슷하지요. 그러니 박상미 저자의 충고대로 살아보시면 어떨까요? 가까운 문화센터에서 새로운 취미를 찾아보고,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찾아보고, 여행 사이트에서 저가 여행 상품을 찾아보고. (참고로 저는 요즘 터키 여행에 관한 책을 뒤져보고 있어요. 환율이 갑자기 떨어져서 여행 물가가 기록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야기에...)    

알아요. 이것이 명쾌한 답은 아니라는 것을...

삶에서 명쾌한 답은 없어요. 그런 걸 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요.

고민이 생기면 저는 책을 읽습니다. 이 책 저 책, 다양한 책 속에서 답을 찾아봅니다

이건 저만의 방식이고요. 제가 시간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님은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시렵니까? 나이 들어 너무 늦은 때에 이런 일을 겪는 것보다 어쩌면 지금, 다시 일어날 힘이 있을 때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잃어버린 즐거움을 찾아내시길, 응원합니다. 즐거움의 힘으로 활력을 재충전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기를 감히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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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8.09.07 0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움을 구하는 자체가 빠져나오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지치신 이유가 나를 돌보지 못해서인듯 합니다. 좀 이기적이어도 괜찮습니다. 응원합니다.

  2. 섭섭이짱 2018.09.07 0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맞아요. 부모 자식관계나 친한 친구사이라도
    조언한다는건 정말 힘든 일 같더라고요.

    고민 있을때 책에서 답을 찾는다는
    피디님 말씀에 공감 백배합니다.
    가끔 책 속에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의
    글을 읽을때가 있는데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그러고보니 저 같은 경우 책 말고도
    고민이 있을때 이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공짜로 즐기는 세상'
    블로그 탐독 ^^

    예전 글들을 쭉 읽다보면
    피디님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중 제 마음에 콱 꽂히는 글을 찾게 될 때
    그 땐 정말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되고
    고민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매일 매일 블로그 방문하고
    댓글도 달고 있는게 아닐까 ^^

    고민 상담하신 분도
    자신만의 즐거움을 꼭 찾으셔서
    힘든 시기 잘 이겨내시길 응원합니다.
    파이팅~~~~~

  3. 꿈트리숲 2018.09.07 0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박상미 저자 북콘서트 못가서 너무 아쉽습니다. 신청하구선 당일에 몸이 안좋아 못갔더랬어요. 다음주에 받게 될 책, 얼른 보고 싶네요. 유튜브로 북콘서트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방명록 글 쓰신 분의 마음을 저라고 생각하고 읽으니 마음이 많이 쓰라리네요.ㅠㅠ 전 건강이 나빠서 괴로울 때가 많았거든요.

    힘들때 두팔로 자신을 한번 꼭 안아주시길... '잘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느라 수고했다' 한마디 꼭 해주시길 바랍니다. 눈물 펑펑 흘릴지도 모르지만 책, 강연, 다른 사람의 응원 이상의 힘이 있어요.

    "나는 나를 사랑한다."~~ 크게 소리 질러요.^^

  4. 아리아리짱 2018.09.07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Pd님과 연결된 모든분께 힘내시라고
    '아리아리'를 외칩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힘겨움을 드러내는것 만으로도 조금은 나아갈 계기가 되는듯 합니다.
    인생에 답이 없는듯 막막할 때,그래도 내속을 털어 놓으면 조금 숨구멍이 트이는듯하거든요.
    제경험상 집에서만 있으면 자꾸 가라 앉는듯한 몸과 마음을 추스려서 박차고 밖으로 나가세요!
    pd님 말씀처럼 근처 공공시립도서관을 가세요. 처음에 책읽기가 쉽지 앉으면 그냥 도서관 풍광만 구경하듯 부담없이 근처를 즐기세요. 사람들 구경도 하면서. 어쨌든 사람들 사이에 있는 시간을 늘이면서, 저도 책속에서 길을 찾았답니다.
    처음 이것조차 힘들때는 섭섭이짱님 말씀처럼 pd님 블로그 글읽기 과정 완전 강추 합니다.^^

  5. 은데미 2018.09.07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안일과 회사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의욕도 없고 마음도 아프고 답답했는데 제가 상담받고 위로받는 느낌이예요~~
    즐거움을 찿아 저에게 응원해 줘야겠어요~~
    명쾌한 답변과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6. 낙하산 2018.09.07 0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명록에 고민상담 올리신 분이나, 피디님의 회신이나
    정답이 아닌 정답에 모든이 각자의 가슴에 큰 울림을 줄었을것 같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요즘 이런 고민이 주류를 이루지 않습니까.

    이 글을 읽고서 마치 제가 방명록에 고민 상담을 올렸나 하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어요.

  7. foret 2018.09.07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백수로 지낸지 1년이 다되어갑니다. 그동안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한다고 저에게 압박을 줬어요. 자기계발이니 뭐니 하면서 매일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지키지 않은 나를 많이 꾸짖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전혀 그럴 필요 없는데도요. 힘드시겠지만 스스로 옳아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일에서 회사에서 벗어나와 스스로를 옳아맨다면 소용 없는 일은 아닐까요?

    그러다 엄마가 권해준 요가를 하다 명상까지 접하게 됐어요. 지금은 내가 숨을 쉴 수 있고 손발 편하게 움직이면서 수행을 하는것을 감사하게 여겨요. 나의 숨에 맞춰 내 템포대로 생활하면서 지금 현재함에 감사하는 마음도 배웠구요. 그냥 놓아버림의 미학을 한번 접해보시는건 어떨까 싶어 댓글을 남깁니다. 그러다 부담없이 어떤 마음이 들때 자연히 글도 써보고 하시는건 어떨까요? 뭐라도 해야한다고 부담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혜안스님이 하신 말씀을 공유하고 싶네요.

    "진정한 수행은 에고의 표현인 강한 의지가 아닌 그 의지의 놓아버림 입니다. 자신과 싸움이 아닌 내면의 평화이자 불만 아닌 만족과 포용입니다. 놓아 버리고 행복한 시간 속에 머무는 순간순간이 수행의 길이라 믿습니다."


    출처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4476

    • 김민식pd 2018.09.09 2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의지의 놓아버림... 맞아요. 우리는 붙들고 버티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우리에게 놓아버림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8. littletree 2018.09.07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글도 댓글 다신 분들의 글도 마치 제게 주는 위로의 말 같아서 뭉클합니다. 의지할 곳이 있다는 것에 이순간 감사해요..

  9. 오롯한 2018.09.07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한 오늘 인스타그램에서 피디님 게시물을 보고 바로 여기로 들어왔어요.
    고민하신분 이야기가 제 이야기인것같아서,,,
    저도
    끊임없이 책에서 찾아보려고 노력중인데... 가끔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하는생각도 들어서...
    글쓰신분과 피디님 댓글 다신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냥 다들 말하지 않을 뿐이지 이렇게 고군분투하면서 사는것 같아요.
    요새 쉬려고 낸 휴직계에 그냥 마냥 쉬는 저를 채근했던 저를 생각하며 이런 저런 감정으로 무기력했는데...
    결국 나로 돌아가더라구요.
    내가 요새 또 이런 감정이 드네... 그래도 뭐 좋아했지? 하면서 더듬 더듬 하며 올해를 잘 보내보려구요.
    나와 같지 않은데...라는 생각에도 미안하단 생각을 하시는 피디님 멋진 어른이시네요. ^^
    사는거 참 어렵다고 생각이 드는 저지만,,, 같은 맘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이런 자리가 있어서 감사하네요.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10. 고은경 2018.09.07 15: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 ... 이 글을 읽으니 전에 감독님한테 불쑥 전화했던 기억이 나서 참 ...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오늘 감독님의 이 따뜻한 글 역시 또 한번 감사합니다.

  11. 봄처녀 2018.09.07 22: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민도 답도 힘들지만 따뜻합니다~~
    힘내세요^^

  12. ss 2018.09.08 0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간만 들어왔다가 제 글이 올려져있는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오늘 제게 특별한 날인데 마지막 선물같네요.그냥 지나치시지 않고 특별하고 따뜻한 조언해주셔서 맘이 넘 찡하네요..정말 감사합니다..
    저 날 제가 정말 힘들었었나봐요.. 괜히 부담드린것같아 죄송한 마음도 들고요.. 오늘 여러가지로 많이 위로 받았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 김민식pd 2018.09.09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행입니다. 어줍잖은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네, 앞으로도 종종 놀러오시어요. 질문 덕분에 저도 고민하느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고맙습니다!

  13. 박상미 2018.09.09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화 속에 제 글이 인용되어 참 기쁩니다. ss님 마음도 너무나 이해되고, 따뜻하게 손잡아주시는 pd님 말씀에 저도 눈물이 나네요.
    우리 좀 천천히 가도 되는 거죠?
    저도 이 곳에 자주 올래요. ♥

    • 김민식pd 2018.09.09 2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북토크도, 강연도, 다 감동이었어요. 선생님의 진심은 책에도 담겨있고요. 저도 선생님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범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14. 이덕기 2018.09.09 1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려하지 않아서, 담담해서 더 와닿습니다.

  15. 토끼 2018.09.11 1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함에 푸근해지네요~~
    모든분들,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16. 원태윤 2018.09.16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각자 자신의 삶의 답은
    다르다고 보여집니다.

    그걸 헤쳐가는 것 또한 다양한 곳
    에서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저 또한 제가 제일 힘들게 살아왔다고
    보는데 그건 저만의 생각에 스스로
    정답을 "그렇다"고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힘내십시요! 꼭 좋은 정답을 찾으세요

    저도 PD님의 글을 보며 항상
    새로움의 또 다른 방법을
    찾는 한 사람입니다.

고전학자 정민교수님의 책을 즐겨읽습니다. 한국일보에서 연재중인 '정민의 자산독본'을 읽다가 '아, 언젠가 또 한 권의 책이 될 글이로구나'하고 직감합니다. 무엇보다 다산 정약용의 글을 풀어주시는 게 참 좋습니다. 주조정실 근무할 때, 유배 생활이 힘들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북한강 자전거길을 달려 남양주에 있는 다산 생태공원을 가곤 했어요. 유배지에서 남긴 다산의 글과 생각을 보며 '꿋꿋하게 버티자'고 다짐했지요. 

유배길에 오른 다산이 아들에게 준 글이 제게는 희망이었어요. 

'너희는 이제 집안이 망해서 출세는 글렀으니. 읽고 싶은 책이나 실컷 읽으며 살아라.'

과거 시험 준비하느라 억지 공부하지 말고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으니 마음껏 즐기라는 이야기겠지요. 그 글이 2016년 한 해 동안 250권의 책을 읽는 동력이 되었어요.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읽고 싶은 책이나 실컷 읽자.' 

오늘은 다산이 아들에게 준 또다른 편지글을 공유합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청합니다. '그들에게 고개를 한번만 숙이셔서 석방을 빌어보시지요.' 다산이 보낸 답입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시비(是非)와 이해(利害)가 그것이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롭게 되는 것이 가장 좋고, 옳은 일을 해서 손해를 보는 것이 그 다음이다. 그른 일을 해서 이익을 얻는 것이 세 번째고, 그른 일을 하다가 해를 보는 것은 네 번째다. 첫 번째는 드물고, 두 번째는 싫어서, 세 번째를 하려다 네 번째가 되고 마는 것이 세상의 일이다. 너는 내게 그들에게 항복하고 애걸하라고 하는구나. 이는 세 번째를 구하려다 네 번째가 되라는 말과 같다. 내가 어찌 그런 짓을 하리. 이는 그들이 쳐 놓은 덫에 내 발로 들어가라는 말이 아니냐? 나도 너희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죽고 사는 문제에 견주면 가고 안 가고는 아무 것도 아니지. 하찮은 일로 아양 떨며 동정을 애걸할 수는 없지 않느냐?”

(기사 원문은 아래 링크로~)

http://hankookilbo.com/v/a51cff0661e64717a48a22a210abbcee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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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9.06 0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정약용 선생님 글 참 좋아하는데
    이번 편지는 머리를 정통으로 맞은 느낌이네요.
    정신이 번쩍들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난 평소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난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되는게 많네요.
    시비(是非)와 이해(利害) 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도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아리아리짱 2018.09.06 0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늘 일깨워 주심 감사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나침반 삼아 앞으로 나아갑니다.

  3. 뽀로로 2018.09.06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다산 선생을 참 좋아합니다. 존경합니다. 오래전에 애들이 초등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라는 책을 같이 읽은게 생각나네요. 다산에 관한 거였어요. 작가도 아버지가 시국사건으로 감옥에 계신 따님이었죠.그래서 느낌이 더 남달랐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4. 꿈트리숲 2018.09.06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갈 궁의 운명은 시대를 잘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비와 이해 부분을 보면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다시 찾아봤어요.
    절조를 지키는 일이 다산 선생님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 같아요.

    잊고 있었던 시비와 이해...
    첫번째를 추구하며 운이 나빠
    두번째가 된다 해도 남탓 하지 않으며
    받아들이는 자세를 일깨워 주는 글입니다.
    절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알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앎의 기준을 제시해주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
    좋아요^^

  5. 행복한 추회장 2018.09.06 1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안녕하세요^^
    '매일 아침 써봤니?' 읽고, 바로 블로그 링크했습니다.
    책을 읽어서인지 '유배생활'이라는 표현에 '후훗' 웃음이 났네요^^ㅎ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세요^^
    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6. 2018.09.06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제제 2018.09.06 1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매일 회사에서 한번은 접속하게 되네요

    추천해주시는 좋을 책들, 사람들, 이야기들
    '공짜로' 잘 받고 있습니다.ㅎㅎ

    오늘 글도 많은것을 느끼게 하네요
    감사합니다!!

  8. 미소 2018.09.07 2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양주에 사는 ~ 작가님 팬입니다 ^^
    작가님 글이 너무 좋아서 ~
    반가운 마음에 글 올려요
    고맙습니다 ^^

  9. 원태윤 2018.09.16 0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하루도

    새로움을 접합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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