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18.08.31 한국 SF의 새로운 기준 (4)
  2. 2018.08.30 콘텐츠 제작의 위기 (3)
  3. 2018.08.29 당신도 누군가의 고민거리 (15)
  4. 2018.08.28 아님 말고의 정신 (9)
  5. 2018.08.27 '경제적 인간'의 종말 (7)
  6. 2018.08.24 투고할 때 유의할 점 (10)
  7. 2018.08.23 부자를 이기는 건 시간밖에 없다 (10)
  8. 2018.08.22 덕후라서 행복해요 (11)
  9. 2018.08.21 글쓰기는 모든 창조의 시작 (8)
  10. 2018.08.20 거의 완벽한 하루 (4)

제가 어렸을 때 TV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은 미국 드라마들이었어요. <육백만불의 사나이>나 <브이>같은 미드가 인기였지요. <육백만불의 사나이>는 신체의 일부를 로봇 팔과 로봇 다리로 바꾼 미군 소령의 이야기고, <브이>는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의 이야기였으니, 미국판 SF가 인기를 끌었지요. 주말 황금 시간대를 미국 드라마가 채우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미드는 심야 시간대로 밀리거나 공중파에서 사라졌어요. 한국 방송제작물의 위상과 경쟁력이 올라간 덕이지요. 30년만에 우리는 미드를 보던 나라에서 한류 드라마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어요. 한국은 자국어로 만든 콘텐츠를 전세계로 수출하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짧은 시간, 한국 콘텐츠 산업의 약진이 놀랍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SF마니아입니다. 어려서 즐겨본 미드 탓인지, 슈퍼히어로와 우주선이 나오는 헐리웃 영화를 즐겨봅니다.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가는 것이 독서 체험인데, SF의 경우 그 어딘가가 미래세계나 우주공간이 되지요. 현실로부터 더 멀리 달아난다는 점 때문에 SF를 좋아하는지도 몰라요. 통역대학원 재학 중이던 1995년에는 나우누리 온라인 동호회에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을 번역해서 올리기도 했어요. 당시에는 재미난 SF는 다 외국 작품이라 생각했거든요.


SF가 너무 좋은데, 이걸로 뭘할까를 늘 생각했지만 SF 소설을 쓴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어요. 요즘은 독자로 사는 즐거움에 만족하며 살아요. 놀라운건 한국 SF문학의 발전상이지요. '한국과학문학상'이라고 국내 신인 SF작가를 위한 등용문이 있는데요. 작년에 나온 첫번째 수상작 모음집을 재밌게 읽었어요. 올해 두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관내 분실> (김초엽 등 / 허블) 이번 책에 실린 SF 중단편들을 보니, 한국 SF가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성장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놀라운건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한 김초엽이라는 작가의 등장이었어요. <관내분실>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는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라는 작품으로 가작에 동시 당선했어요. 김초엽 작가는포항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과학자입니다. 흔히 작가라면 문과 계열이라 생각하는데요.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던 중학교 시절, 과학 논픽션 책들이 그려내는 세계에 반해 이과로 진로를 결정했대요. 대학에서는화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단백질 센서를 연구하면서, 한편으로는 작은 매체들에 과학적 방법론과 과학자 사회의 여러측면을 다룬 에세이와 칼럼을 기고합니. 소설만큼은 도저히 자신이 없었는데, 우연히 읽게  작법서에 용기를 얻어 시험공부 하듯 소설 쓰기를 시작했다네요. 과학자로 일하는 SF 작가다운 수상 소감을 남겼습니다.




SF를 쓰는 과정은 정말로 일종의 실험 같다. 세계를 만들고 인물들을 세우고 예측한 길을 가도록 굴려보지만 항상 어디선가 문제가 생긴다. 애초부터 가설이 틀린 건지, 내가 손이 서툴러 잘 안 되는 건지 원인도 모르겠다. 나름대로 과학적이라고 생각했던 설정은 항상 어디선가 구멍이 나 있고, 얼기설기 채워 넣다 보면 어느새 예측과는 다른 진실이 드러난다. 결과는 갈릴레이의 수평면처럼 매끈하지도 않다. 그럴싸한 설명을 제시해보려고 했는데, 남는 것은 또 다른 질문들뿐이다. 

그래도 최악인 건 아니다. 과학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실패가 완전한 실패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틀리지 않는다면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는 일도 불가능하다.

오랜 시도 끝에, 나는 글을 쓰는 일도 비슷한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패는 그리 나쁘지 않다. 그게 과학소설이라면 더더욱.

 


(위의 책 62쪽)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재미난 일을 찾아 끊임없이 시도하는 거죠.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삶의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상 희망이 있어요. 소설을 읽으며, 정말 멋진 작가가 등장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사는 건 이래서 재미있어요. 하루하루 살다보면, 매일 새로운 작가를 만나고,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그렇게 나의 세계가 조금씩 넓어집니다. 특히 <관내분실> 같은 놀라운 SF 작품집을 만나면, 의식의 경계가 더욱 확장되는 느낌이에요. 


이런 멋진 SF를 읽는 독자들이 많아지면, 미래의 경계도 커질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범위 안에서 꿈을 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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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8.31 1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작년에 '한국과학문학상' 소개해주셔서
    이 책도 나오자마자 샀어요.
    그런데, 다른 책들 읽느라 아직 읽지는 못했네요.
    주말에는 이 책을 가지고 즐거운 독서를 하는걸로....
    언능 읽어보고 싶네요...

    SF 작품은 잘 안 읽었는데
    피디님 덕분에 입문해서
    다양한 독서를 하게 되었네요.
    재밌는 세계로 인도해주신
    책벌레 피디님께 감사드려요 ^^


  2. 꿈트리숲 2018.08.31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브이'! 아직도 다이애나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도노반도요. 전 어려서
    SF가 뭔지 공상과학이 뭔지도 모르고
    주인공과 그 스토리에 빠져서 시청했
    었는데... 후에 미드도 여러 부류가
    있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추리 소설은 좀 봤지만 SF소설은
    접해볼 생각을 안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 취향이 아닌가 하구요.

    피디님 말씀처럼 의식의 지경을 넓힌다 하면... 한번 시도는 해봐야겠네요.
    그 속에서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나
    스토리 속으로 푹 빠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3. 네모 2018.08.31 1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도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세계를 만들고 인물들을 세우고 예측한 길을 가도록 굴려보지만 항상 어디선가 문제가 생긴다. 애초부터 가설이 틀린 건지, 내가 손이 서툴러 잘 안 되는 건지 원인도 모르겠다..."

  4. 감사합니다 2018.08.31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하여
    꿈꾸던 삶을 만나고 싶습니다!!

누구나 콘텐츠를 공급하고 배포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블로그가 그렇지요. 블로그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난관이 생겼어요. 하나는 주목받기가 어렵다는 것이고요, 둘째는 대가받기가 힘들다는 거지요. <콘텐츠의 미래>라는 책에서 이 문제는 단순히 블로거의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 기업들이 직면한 당면과제라고 말합니다. 


방송 채널이 4개밖에 없던 시절에는 누가 적인지, 경쟁사의 전략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판단하기 쉬웠다. 채널이 900개가 넘고 수백만 개의 비디오 영상이 밀려오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자기가 생산하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기조차 쉽지 않다. 이런 현상을 ‘주목받기의 문제’라고 해두자.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콘텐츠가 확산된다는 말은 일단 콘텐츠를 생산한 이후에는 관리가 아주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략) 노래나 영화는 음반사나 제작사가 발표도 하기 전에 이미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일도 허다하다. 단 한건의 침해 행위가 다양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두 번째 문제가 발생한다. 제공한 제품에 대한 비용을 부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를 ‘대가받기의 문제’라고 하자.

이 문제들은 따로따로 상대해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두 가지 문제가 함께 공격한다면 콘텐츠 비즈니스는 그야말로 파멸의 위협에 놓이게 된다. 

(위의 책 35쪽)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을 때 한동안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오지 않더라고요. 블로그 초기에 쓴 글을 보면, 가끔 민망할 때가 있어요. 보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하고 싶은 얘기를 막 했더라고요.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에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멉니다. 그래도 꾸준히 찾아주시는 독자분이 생겨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드라마를 만들어도 예전처럼 주목받기 쉽지 않아요. 드라마의 수가 너무 많거든요. 공중파 광고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제작비 회수도 쉽지 않고요. 미니시리즈의 경우, 손해 보는 드라마도 꽤 많아요. 이제 방송사도 고민의 시간입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콘텐츠’냐 ‘플랫폼’이냐 하는 선택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신문사는 상근 기자를 두고 콘텐츠를 생산할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종합하는 역할만 할지 고민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다른 곳에서 만든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의 대량 수집과 자신만의 프로그램 제작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노력중이다.

(위의 책 82쪽)


콘텐츠 비즈니스는 언제나 콘텐츠 자체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려 한다. 그런데 이것이 함정이다. 콘텐츠의 힘은, 네트워크 효과의 강력함을 지닌 사용자 연결의 힘에 점차 눌리고 있다. 

(위의 책 86쪽)


요즘 넷플릭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MBC의 편성책임자는 어떤 프로그램을 몇 시에 편성할까를 고민하는데, 여기 직원은 사용자 환경만 고민하는구나. 즉 우리는 대한민국 전 시청자의 평균 취향에 맞추기 위해 고민할 때 넷플릭스는 오로지 사용자 한 사람의 취향만 고민하는데요. 그 답은 사용자가 스스로 내줍니다. 자신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좀비 영화를 좀 봤다싶으면 좀비물을 추천하고, 코미디를 좋아하면 스탠딩 코미디 쇼를 접속 화면에 띄워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아요. 시청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취향을 저격하는 플랫폼. 아, 이건 참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디지털 콘텐츠가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에 불러올 대재앙은 무엇일까요? 콘텐츠 제조와 유통에 따른 고정비용의 부담입니다. 아마존의 킨들이 나오면서 전자책이 활성화되고 있는데요. 이는 기존의 종이책 출판사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출판사가 종이책 판매의 일부를 e북 때문에 잃었다고 해봐요. 종이책의 판매수량이 30퍼센트 떨어진다고 해도 제작과 판매에 필요한 기반시설, 즉 인쇄소, 창고, 고객주문처리, 유통 지원에 필요한 고정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인쇄와 전자가 혼합된 세상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인쇄 부분의 고정비는 꿈쩍도 않는데 판매수량은 70퍼센트로 줄어드니 고역이다. 그 결과 종이책 판매가 조금만 줄어들어도 이익의 급격한 추락으로 이어진다.

(위의 172쪽)


출판업계가 맞은 위기가 현재 한국 공중파에 드리워진 암운과 정확히 겹칩니다. 공중파 역시 고정비가 많은 기업입니다. 공중파는 말 그대로 공중에 쏘아지는 전파, 즉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공공재입니다. 그렇기에 남산 중계소 등 전국에 송출장비 및 중계 장비를 만들고 유지해야 해요. 난시청 지역 해소를 위해 깊은 산속에 중계 기지를 세우고 기술 인력을 파견하지요. 이게 다 비용입니다. 종편이나 게이블 방송은 그런 고정비가 없어요. 그냥 기존의 인터넷 망이나 케이블 TV에 편승하면 됩니다. IPTV나 케이블 방송 초기에는 공중파 3사에서 만든 고품질 콘텐츠가 기여를 했어요. 초기 가입자는 KBS, MBC, SBS 방송 3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입을 했어요. 수많은 케이블 채널이 함께 제공되기는 하지만, 초반에는 그 영향력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제 가정에서 인터넷 사용이 늘어나면서 IPTV나 케이블 보급이 늘어났고요. 공중파는 무수하게 많은 방송채널 중 N분의  1이 되었지요. 그럼에도 고정비는 줄지 않아요. 오히려 UHD 방송 기반 확보를 위해 더 많은 기술 인력과 장비 투자가 필요한데요. 중간광고 등에 있어 광고 규제는 케이블이나 종편보다 더 심합니다. 방송 기술의 발전으로 비용은 더 들어가는데, 인터넷 광고 시장의 확대로 수입은 더 줄고 있어요. 공중파의 위기는 피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콘텐츠의 미래’라고 제목을 번역했지만, 원제는 Content Trap 즉, 콘텐츠의 덫이에요. 지금 공중파의 상황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덫에 빠져 있어요. 특히 지난 10년 공중파의 위상은 몰락했지요.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할 것인가, 책을 보면서 고민이 점점 깊어집니다. 책은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와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저 역시 위기 탈출의 답은 시청자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공중파가 시청자의 외면을 받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들여다보고 반성하고 개선해야합니다. 갈 길이 멉니다. 그럴수록 신발 끈 단단히 매고 길을 나서야해요. 


저는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조직이라고 믿거든요. MBC는 공공재입니다. 공공재를 지켜야할 이유에 대해, 다음에 다시 이야기를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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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8.30 07: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요즘 방송, 출판, 영화, 음악 등등
    콘텐츠 시장을 보면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인거 같아요.
    누구에게는 위기지만,
    누구에게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거나
    이쪽 전문가가 아니라 뭐라 할 얘기는 없지만...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에 대해 얘기해본다면
    요즘 방송은 넘 재미가 없어요. ^^;;;

    아직도 예전 방송 포맷에
    내용도 너무 진부하고,
    어떤 프로나 출연자가 잘된다 싶으면
    그 프로 베끼기에 바쁘고....
    새로운 시도는 잘 하지 않는거 같고요..

    예전처럼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유익하고 재밌는 다큐.
    하루의 피로를 잊게해주는 드라마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 프로
    이런 프로를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피디님 말씀대로 MBC 는 공공재이고
    국민의 방송이니 먼저 적극적으로
    더 많이 노력해서 좋은 프로들을
    더 많이 만들어준다면
    시청자들도 더 많이 볼거고
    더 많이 응원할거라 봅니다.

    지금이 위기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회이기도 한거 같아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MBC 파이팅
    김민식 피디 파이팅 ^^

  2. 꿈트리숲 2018.08.30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출판사도, 방송국도 생존의 문제를
    고민해야하는 때가 오다니. . .
    예전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네요.

    콘텐츠의 덫이라고 해도 그 덫을
    빠져나가는 길은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어요. 접속의 편리면에서 최대 장점인
    TV를 외면하고 가입절차나 비용 지불이
    생기는 넷플릭스 혹은 IPTV를 보는 이유는
    재미때문일 것 같거든요.

    제 딸이 넷플릭스의 열혈 시청자라
    도대체 넷플릭스는 뭘까 싶어 며칠전
    책을 사서 보고 있어요. 거기서 나온
    말이 떠오릅니다.
    '터 놓고 공유하면 함께 책임질 수 있다.'
    공영 방송 조직 내에서도 그리고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에도 터 놓고 공유하면 뭔가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3. 서초신문 2018.08.30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네!^^~
    PD님 MBC를 선호하며.
    뉴스채널 고정으로 성장한 처자입니다

    다시 그명성 되찾아 주길 기대합니다!

드라마를 연출하는 동안, 드라마 피디는 고도 긴장 상태에서 일을 합니다. 특히 촬영을 할 때 그래요. 모니터 속 그림에 뭔가 이질적인 장면은 없는지 살핍니다. 화면 귀퉁이에 걸린 조명기나 스탭의 모습은 없는지 살펴요. 배우의 동작이 풀샷과 다르면, 편집할 때 튑니다. 미세한 동작 하나하나도 꼼꼼히 맞춰야 합니다. 헤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소리에도 집중합니다. 대사의 톤이나 억양이 어색하지는 않은지 계속 주의를 기울입니다. 노동의 강도와 밀도가 높다보니 일이 끝나면 약간의 허탈감에 빠지고요. 우울해지기도 해요. 

6개월 가까이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다 다시 혼자가 됩니다. 이 시간이 제게는 너무 편하고 좋은데, 그러면서도 외로움을 느껴요. 집에서 지내면서 가족과 부딪히기도 하고요. 아내와는 사사건건 다투게 됩니다. 드라마 연출 중에는 드러나지 않은 문제가, 이제 매일 집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마다 갈등이 되어 올라와요. 술 한 잔 하며 툭툭 털면 좋겠지만,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라 누구를 만나는 것도, 나가는 것도 힘들어요. 사는 게 다 고민인데, 어디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어요. 이럴 때 역시나 저는 책을 찾습니다. 사람에게 답을 구하지 않아요. 책이 제게는 더 편해요. 고민상담해주는 책도 많습니다.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나 '강신주의 다상담' 같은 책을 즐겨 읽는데요, 요즘 새롭게 제 마음을 두드리는 고민 상담 선생님이 있어요. 바로 김보통 작가입니다. 


<살아, 눈부시게!> (김보통 / 위즈덤하우스)


누가 물었어요. 

"재능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보통의 답.

"타인의 지속적 노력의 결과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쓰는 말."


확 와닿습니다. 


"타고난 사람을 이기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보냈을 고민과 노력의 시간을 우선 인정해야겠지. 그리고 그 사람을 이겨야 내가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란 사실도 깨달아야 하고."


나는 아무도 오지 않는 홈페이지를 십 년 동안 운영했는데, 그때의 시간이 지금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내가 보기 위한 글을 쓰던 시간들. 물론 홈페이지는 지금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아무도 오진 않습니다. 그동안 써 둔 글은 다 숨겨 놓아서 사실 볼 것도 없지만!

(위의 책 82쪽)


드라마가 끝나고 책을 닥치는대로 읽는 중입니다. 지금도 책상 위에는 '복학왕의 사회학' '콘텐츠의 미래' '서울 선언' '스토리텔링 연습' '마음아, 넌 누구니'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등의 책들이 쌓여있어요. 이렇게 책을 읽다보면 주눅이 들 때도 있어요. 세상에 좋은 책이 이렇게 많은데 감히 나 따위가 무슨 책을 쓴다고..... 그러다 다시 마음을 고쳐 먹습니다. '겨우 나 정도 되는 사람도 책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쓰고 싶은 사람이 쓰는 거지, 재능이 뭐가 필요해.' 라고 다시 마음을 근근히 붙잡아맵니다. 최고의 재능은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도 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못하거든요.


만화가 지망생이 물었어요.

"스물 두 살 만화가 지망생입니다.

졸업은 점점 다가오고, 집에서는 압박 주고, 만화를 그리려고 하면 개연성은 있는지, 등장인물은 매력이 있는지, 그림체는 괜찮은 건지 고민이 되어 힘듭니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열등감에 빠져 더 괴롭고요. 

그러면서 스스로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아 괜히 자책하게 됩니다.

따끔한 충고 부탁드립니다."

김보통 작가의 답.

"그래서 오늘 몇 장 그렸는데?"

(위의 책 160쪽)



책 첫장을 펼치니 작가님이 제게 화두를 던집니다.


"하지만 당신도

누군가의 고민거리!"


확 와닿습니다. 나는 누군가로 인해 괴로워하지만, 누군가는 나로 인해 괴로울 수도 있으니까요.



귀여운 만화 캐릭터들이 웃으며 하는 말들이 마음을 콕콕 찌르네요. 늘 느끼지만, 김보통 작가는 보통이 아니에요.

힘들 땐, 책을 읽습니다. 위로는 책 속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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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8.29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김보통 작가 에세이가 나왔었군요.

    "하지만 당신도 누군가의 고민거리"
    와우 ~~ 저보고 하는 말 같은데요.
    평소 귀가 많이 간지럽다 했는데 ㅋㅋㅋㅋ
    책은 아직 안 읽었지만
    이 한 문장이 모든걸 얘기해주네요. ^^

    요즘 책 쓰시느라 바쁘실거라 생각은 했는데.....
    읽으면서 책쓰기 압박감과 고민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

    피디님...
    걱정 마세요. 이미 이전 책들도 잘 쓰셨잖아요.
    피디님만의 스타일로 쓰시면
    좋은 책 나올거라 믿씁니다.

    김민식 작가님
    힘을내요 슈퍼파워
    아자아자 파이팅~~~~~

  2. 신선 2018.08.29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보통 작가, 저는 피디님 블로그 통해 알게되었고 이후 정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암환자의 투병기를 다룬 아만자는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암환자를 수도 없이 봐온 저도 잘 몰랐던, 섬세한 상황 및 심리 묘사에 대단히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보통의 관찰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구나.... 느꼈어요.

    오늘도 자극 받고 갑니다~~ 피디님은 저에게 늘 고민거리지요 ㅎㅎ

  3. 아리아리짱 2018.08.29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오늘도 pd님 블로그 방문으로 하루 힘차게 나아가렵니다.
    '최고의 재능은 하고싶은 마음이다.'
    책속에서의 위로 백퍼 공감합니다. ^^

  4. 은데미 2018.08.29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능이란 타인의 지속적 노력의 결과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쓰는 말 대박입니다~~
    보통이 넘는 김보통작가님 책 힘들때 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오늘도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5. 꿈트리숲 2018.08.29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능에 대한 깔끔하고 완벽한 설명!
    역시 보통 아니시네요.^^

    피디님도 다른 작가의 책을 보고
    고민을 하신다니 인간적입니다.ㅎㅎ
    누군가는 피디님의 글을 보고
    고민하는데... 제가요.~~
    저도 이런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의문이 들때가 많거든요.

    고민을 하든 안하든 인생 페이지는
    넘어가지만 작가님 글 보고
    용기 얻어 그 페이지에 글 남기러
    가는 사람있어요.~~

    위안을 주는 글, 감사합니다.^^

  6. 안가리마 2018.08.29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 글 읽고 힘을 내 봅니다.
    마음에 콕콕 꽂히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7. 감사합니다 2018.08.29 1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고의 재능은 하고 싶은 마음이다!!
    명언이세요~
    피디님은 낯가림이 없으실것 같은데
    아니시군요...
    책을 통해 고민상담은 해본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경험해 보겠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8. 막살자 2018.08.29 2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들땐 책도 눈에 안들어오더라구요

  9. luvholic 2018.08.29 2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 현장에서는 긴장감, 그리고 끝난 뒤의 허탈함이
    글로 생생하게 전해지는 것 같아요.ㅠㅠ
    책에서 위로를 얻는 방식에 무척 공감하고 갑니다 :)

  10. 글봄 2018.08.30 0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오늘 몇 장 그렸는데?"
    와우!!
    오늘의 글을 완성하지 못해, 이 시간에 깨어 있다가 정신 번쩍 차리고 갑니다.
    이 책,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2017년 교육부 학생건강증진분야 표창 수여작'이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제가 수업하는 친구들과 함께 보겠어요!)

  11. littletree 2018.08.30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김보통 작가님 책 찾아 읽고 있어요. 보통의 말처럼 쉽게 썼지만 메세지가 두고두고 생각나더라구요. 피디님과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았어요^^

  12. SooPA 2018.08.30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이곳저곳 돌아보다 제가 좋아하는 책과 관련된 리뷰를 보게되어 발길을 멈추게 되었네요 ㅎㅎ 아직 글빨도 안되고 경험도 부족하여 많이 모자라지만 정성어린 북리뷰가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글에 감사하고 한번 들러주세요!!

  13. 2018.09.01 2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정은 2018.09.03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독님이 낯가림이 심하다고라고라~~~
    오잉~ 안 믿겨요. ^^;;;
    김보통 작가님은 정말 보통 분이 아니시라는 생각이 한장 한장 넘길때 마다 느껴져요.
    요즘 MBC에 귀욤귀욤 '고독이'가 자주 출연해서 넘나 반갑다능요~

  15. sara_yun 2018.09.24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요즘 작가님의 팬이 되어서 작가님이 쓰신
    책들, 블로그 글들을 계속 읽고 있어요 많은 책을 읽은 건 아니었지만 작가님 책 덕분에 독서에 흥미를 가지게 됐고 그래서 이제는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는 습관을 들이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당!

다양한 직업에 도전한 터라, 나름 다양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업사원, 통역사, 예능 PD, 드라마 PD, 작가, 동기부여 전문 강사 등등. 경력만 보면, 도전하는 직업마다 다 뜻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실은, 실패한 꿈이 훠~얼씬 더 많아요. 

대학 다닐 때, 꿈은 '제비'였어요. 지금은 사라진 단어, 제비족. 강남 가서 사모님을 모신다는 그 제비. '그게 무슨 꿈이야?'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20대의 저는 무척 진지했어요. 전공 공부가 너무 적성에 안 맞는 거예요. 공부는 재미가 없고, 당시 저는 춤추는 재미에 빠져 있었어요. 춤추는 게 이렇게 재밌는데, 이걸로 먹고 사는 방법은 없을까? 하다 사설 댄스 강습 선생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나이트클럽에 가서 "사모님, 한 곡 땡기시겠습니까?" 하고 춤을 가르쳐 드리는 거죠. (여기서 풋! 하고 이 양반이 웃기려고 개그 글을 쓴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정말 스무살 때 진지했다니까요?) 그 꿈을 포기하게 된 건... 현실 자각 덕분이었지요.... 제 외모로는 제비노릇이 불가능하더군요. ㅠㅠ '아, 외모만 좀 더 받쳐줬더라면!'

SF 작가를 꿈꾼 적도 있어요.  '뉴스타파'에 'UFO추격자들'이라는 시사 풍자 코믹 SF를 연재했지요. 4대강 사업은 UFO의 수중 이동 통로 확보를 위한 사업이다! 뭐, 이런 개그를 치려고 했는데, 야심차게 블로그에 올린 SF 단편은 반응이 없고, 가끔 올린 영어 공부 비결에만 댓글이 달리더군요. 그래서 영어 학습서를 쓰는 걸로 방향을 틀었어요. 

저는 꾸준히 실패합니다. 실패가 힘들거나 괴롭다고 느끼지는 않아요. 어차피 다 재미로 하는 일이거든요. 춤을 배우는 것도, SF 꽁트를 쓰는 것도... 결과가 부실해도, 과정을 즐겼으니 된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얼른 포기하고 다른 꿈으로 옮겨 갑니다.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 예담)을 읽었어요. 독서가 즐거워지는 여러 방법이 소개됩니다. 그중에서 책을 즐겁게 읽기 위해 완독에 매일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 와닿았어요. 읽다가 재미없으면 언제든 덮고 다른 재미난 책을 찾아도 떠나라는 거죠. 완독의 의무감에서 벗어나야 독서가 즐거워요.


박찬욱 감독의 딸이 중학생이던 시절에 학교에서 가훈을 붓글씨로 적어오라는 숙제를 내주었다고 해요. 우리 집 가훈이 뭐냐고 묻는 딸에게 박찬욱 감독이 '아님 말고'라고 했다죠. 정말 명쾌하고 좋은 말 아닌가요? '아님 말고'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인생이 행복할 수 있어요. 내가 이것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님 말고'라는 태도만 갖게 되면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삶에서는 절박한 상황 때문에 '아님 말고'를 외치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그렇지 않지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면 과감히 '아님 말고'라고 생각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아무리 유명한 책이라고 해도,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강추'한다고 해도 내가 읽을 때 재미가 없고 안 읽힌다면, '아님 말고'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는 인생에서 꼭 읽어야 하는 책은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위의 책 35쪽)


독서도 그렇고 인생도 그래요. 시작했다고 해서 꼭 끝까지 가야 하는 건 아니에요. 가다가 아니면 돌아설 수도 있어야죠. 그래야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또 마음편히 책장을 펼치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도전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꼭 읽어야 하는 책도 없고, 꼭 해야 하는 일도 없어요. 모두가 좋다고 다들 입을 모아 말해도, 내가 재미없으면 언제든 그만 둘 수 있어요.

'아님 말고'의 정신,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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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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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8.08.28 0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외모 덕(?)에 매일 아침 블로그를 읽고
    재미난 책을 보고,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된거네요.
    감사합니다.~~

    '아님 말고' 는 한마디로 힘을 빼라는 말씀이죠?
    한 권을 깊게 파서 반드시 뭔가를 건질테야 같은
    마음은 비우고 가볍게 읽다가 얻어 걸리는 것이
    있으면 내것, 아니면 남의 것이 되어도 괜찮다하는
    마음으로^^

    완독의 부담감을 벗고, 완주의 짐을 좀 내려놓고
    설렁설렁 산책하듯 그러고 싶네요.
    수많은 책이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저를 기다리는데
    재미없는 한 권 붙들고 씨름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밌는 글, 오늘도 고맙습니다.^^

  2. 막살자 2018.08.28 0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글 덕분에 매일 작게나마 힘을 얻고 갑니다

  3. 제임스 2018.08.28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살 때는 보통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생각으로 사는데 읽다 보면 좀 아니다 싶은 책도 가끔 있습니다. 그럴 때 책값 때문에라도 어떻게든 단숨에 끝까지 읽어야지 생각하곤 했는데 과감히 다른 부분 또는 다른 책으로 갈아타는 것도 책 읽는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책이라도 더 잘 읽히는 때가 있을 수 있구요. 책 읽을 때 의무감보다는 즐거움을 위해서 읽어야겠어요.

  4. 섭섭이짱 2018.08.28 1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어쩌죠. 전 이 책 사서 보다가 다 읽지 않았는데....
    전 이미 '아님 말고' 를 실천한건가요.ㅋㅋㅋ

    헉~~~~ 진지하게 제비를 꿈꾸셨다니.. 깜놀
    춤을 정말 사랑하셨나봐여...
    어 그러고보니 나빌레라 만화가 생각나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셨습니다..
    K-pop 댄스든 스포츠 댄스든
    다시 춤 시작하시는거 강추합니다.
    충분히 준 프로급으로 추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근데 전 '아님 말고' 를 할 수 없는게 하나 있어요..
    "영.어.공.부" 이것만큼은 이번생에
    기필코 .반드시. 무조건. 꼭 해내고야 말려고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

    Thank you so much for sharing your story ^^

  5. 최숲 2018.08.28 2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이 제비를 꿈꾸셨다니..!ㅎㅎ

  6. purple.positive 2018.08.29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현재 저는 피디님의 책, ‘매일 아침 써봤니?’ 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책 속에 담긴 피디님과 저의 가치관이 너무 비슷해서, 너무 반가워서 한걸음에 블로그로 왔습니다 :) 사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싶어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피디님 책을 통해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선택의 과정이 생각보다 단순해질 수 있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너무 유쾌하고도 통쾌한 피디님 책을 통해 피디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이런 책을 세상에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종종 피디님 블로그에 방문하겠습니다 :)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7. 감사합니다 2018.08.29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춤도 기회가 되면 꼭 보고싶습니다^^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즐기자!!
    명심하겠습니다~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영어는 '아님 말고'의
    자세를 취하기 쉽지않네요^^;
    오늘도 해야할 것들과 하고 싶을 것들의
    균형을 이루는 삶을 실천하며 보람 된
    하루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8. 정은 2018.09.03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 감독님 '제비 춤 선생님' 안 되시길 천만다행이어요. 지금은 그 직업이 없어지기도 했고....
    하마터면 우리가 시트콤이나 드라마로 감독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뉴스데스크 제보 프로그램에서 뵐 뻔....요. 후아~~

제가 경주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 가족 외식을 가면 토끼 불고기를 먹었어요. 어려서 토끼 고기를 먹었다는 얘기를 하면 아이가 놀라요. 제가 고기를 좋아하는데요. 어린 시절에는 미역국 올라오는 날이 소고기 먹는 날이었어요. 몇 점 들어간 소고기를 맛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생일상에 올라오는 미역국을 기다렸지요. 저는 중학생이 되고서야 처음으로 돼지 갈비라는 걸 먹어봤어요. 그 시절에는 돼지 고기도 귀했거든요. 70년대에 시골에서 흔하게 접하는 고기는 염소나 토끼였어요. 바나나도 얼마나 귀한 과일이었는데요. 아내의 돌 사진에는 바나나가 소품으로 놓여져 있는 거 보고 완전 부러웠어요. "당신 어렸을 때 집이 부자였구나! 바나나도 먹고."

요즘 마트에 가면, 전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먹거리가 예전에는 꿈도 못꿀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나옵니다. 바나나도 싸고, 키위며, 멜론이며 온갖 신기한 과일이 다 싸요. 칠레 와인에 스페인 이베리코 햄이 이렇게 싸질 줄 몰랐어요. 전세계에서 가장 맛있다는 걸 다 먹을 수 있어요. 100년 전에는 왕도 먹지 못한 식단을 우리가 즐기지요. 이렇게 윤택한 시대를 사는데 왜 우리는 사는 게 힘들까요? 

사람은 2가지를 비교한답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남과 나를 비교하죠. 과거에는 흔했던 평생 직장이 이제는 드물고요. 과거에는 흔했던 부동산이나 주식 대박의 기회가 이제는 사라졌어요. 남과 나를 비교하면 내가 그렇게 초라할 수 없어요. 세상에 나보다 돈 많이 버는 사람이 그렇게 많아요. 재벌들이 버는 돈은 비교 자체가 힘들 정도에요. 그렇게 많이 버는 재벌들도 스트레스가 많은 가 봐요. 항상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며 삽니다. 저렇게 돈 많은 사람도 더 벌겠다는 욕심에 사람들에게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나는 뭘 믿고 이렇게 태평하게 일을 할까? 생각하면 문득 기가 팍 죽습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피터 플레밍 / 박영준 / 한스미디어)라는 책이 있어요. 더 많은 노동이 더 많은 부를 가져준다는 생각은 이제 착각이라고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우리는 왜 '지옥 같은' 직장을 그만둘 수 없는가?

왜 스스로를 파괴하면서까지 참고 또 참는가?

어째서 열심히 일해도 계속해서 빚만 쌓이는가?

저도 늘 궁금한 질문이에요. 돈에 집착하고 싶지 않아도 결국엔 돈 때문에 절절매고, 휴식이 간절했지만 자녀의 학원비 때문에 과도한 업무를 버텨내고,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타인의 고통도 모른 척 해야 했던, 슬프고 외로운 '호모 이코노미쿠스'들. 남 이야기같지 않죠?

호모 이코노미쿠스란 경제적 인간으로서, 오직 금전의 취득이라는 목표에 따라 동기부여 되며 자기 자신 외에는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특히 '공공'은 절대 신뢰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는 이윤추구의 경쟁을 부채질하는 속성상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쏟아냅니다. 환경오염, 스트레스, 불안감, 빈곤 등. 수익만을 추구하는 행위에 따른 필연적 폐해지요.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자본주의가 배출한 오물을 자신보다 힘이 약한 다음 집단에게 떠넙깁니다. 그게 자유 시장 기반의 자본주의가 앞세우는 '합리성'이나 '효율성'의 진정한 의미에요. 대개의 경우, 빈곤층이나, 여성, 이민자, 자연 환경이 희생양이 되는데요. 오랫동안 사회 전반에 '경제적 인간'을 확산시켜온 결과, 호모 이코노미쿠스 자신이 배설물 사슬의 맨 끝에서 서서히 오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고. ㅠㅠ 승자 독식 구조는 이래서 무서워요.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라는 생각이 결국 '다같이 죽는' 결과로 이어지거든요. 


예전에 읽었지만, 드라마 연출 중이라 리뷰는 이제야 올립니다.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가벼운 주제가 아니거든요. 오랜만에 책을 펼쳤다가 뒷표지에서 멈칫했어요. 고 노회찬 의원의 추천사가 있네요.


'자유로운 시장'에서 '합리적인 경제적 인간'은 왜 일할수록 더 가난해지는가? 부는 물론이거니와 행복은 어찌하여 점점 요원해지는가?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와 경제적 인간의 합리성의 신화가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옥죄는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의 관계를 파괴하는지 적나라하게 분석한다.

- 노회찬 (국회의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 돈에 얽매여 사는 삶에 안녕을 고할 수 있을까요?

문득 한겨레 신문 8월 24일자 '책과 생각'에 나오는 '이주의 문장'이 떠오르네요.


"교양인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교양의 개념을 대표하는 이 말에는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남을 지배하라는 뜻은 없습니다. 지식의 힘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지식은 희생자가 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뭔가를 아는 사람은 불빛이 반짝거리는 곳으로 무작정 홀릴 위험이 적고, 다른 사람이 그를 이익 추구의 도구로 이용하려고 할 때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 <피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 (은행나무)에서


문득 마트에서 만난 세계에서 온 먹거리들이 떠올라요. 많은 먹거리를 바구니에 담습니다. 수십만원의 돈을 카드로 결제하지요. 월급날이 지나면 돈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잠시 고민하다, 냉장고 냉동칸에 꽝꽝 얼어붙은 이베리코 햄을 꺼내어 버립니다. 어린 시절, 외식 가서 염소 불고기를 먹으며 행복했던 시절을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지금은 가장 윤택한 시대가 아니라, 가장 우리를 왜소하게 만드는 시대가 아닐까 싶어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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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임스 2018.08.27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고천재 이제석님의 전봇대 광고가 생각 납니다. 좀 더 지혜로운 소비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2. 섭섭이짱 2018.08.27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참 어려운 문제 같아요..
    글을 읽다보니 이 말들이 떠올랐어요..

    '각자도생'
    '워킹푸어'
    '돈이 돈을 번다'
    '가진 돈이 곧 힘이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건 느끼지만
    해결 방법을 찾는건 쉽지 않은거 같아요.
    이미 사회 시스템이 여기에 맞게
    고착화 되버린거 같기도 하고....ㅠ.ㅠ

    요즘 재밌는 책들만 찾았는데
    이 책도 함 읽어봐야겠어요.

    오늘도 생각할 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3. 아리아리짱 2018.08.27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오늘 또 좋은 일깨움 가지고 한 주일 시작 합니다.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교양인이 될 희망을 가집니다. 늘 감사합니다.

  4. 꿈트리숲 2018.08.27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어릴때도 바나나는 소풍때나 먹을 수 있는 귀한 거였어요. 그런걸 이제는 매일 아침 먹고 있어요. 임신때는 애플 망고 한개가 2~3만원 했어요. 비싸서 한개만 사먹었는데... 그랬던 것이 지금은 많이 싸졌어요.
    과일값이 금새 떨어지면 우리는
    그만큼 빨리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져야 하는데...
    갈수록 왜 더 팍팍해지는지
    의문입니다.

    행복도 사랑도 돈으로 표현되고,
    건강도 관계도 돈으로 쌓는 세상에서
    돈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네요.ㅠㅠ

    임승수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요. 시간을 버는 방법은 독서인데 그럴려면 호모쿵푸스가
    되어야 하겠어요.^^

    피디님 블로그글에 댓글 쓰면서
    생각 연습도 하고, 글쓰기 연습도
    되는 신기한 체험 하고있어요..
    감사합니다.~~^^

  5. 언제나스마일 2018.08.27 15: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책한권읽어봤니?'로 작가님을 알게되고
    세바시 강연을 찾아보아 조금 더 알게되고
    '매일아침써봤니?'로 조금 더 알게 된 독자겸 팬입니다.
    늘 좋은 꺼리를 주어서 감사합니다.
    자주 마실와서 이것저것 얻어가겠습니다.

  6. 감사합니다 2018.08.27 2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팬입니다~
    피디님의 삶의 태도를 존경하고,
    닮고 싶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글 읽고 많이 성장하겠습니다~^^

  7. 최숲 2018.08.28 2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추천이 필요할 때에는 pd 님 블로그에 방문합니다. 오늘도 좋은 책 추천 감사드려요!

저는 세상의 모든 것을 책에서 배웁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도서관에 가서 관련 책부터 뒤져봅니다. 내게 꿈이 있다면, 누군가 과거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그 결과를 책으로 남겼을 거라고 믿거든요. 드라마 연출을 끝내고, 다음 책을 쓰는 요즘, 제가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어떻게해야 좋은 책을 쓸 수 있을까?'입니다. 그래서 찾아본 책이 있어요.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정상태 / 유유)

'투고의 왕도'라는 부제가 달려있어요. 물론 저는 오래전에 출판사와 3권을 시리즈로 계약했고, (1권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2권이 <매일 아침 써봤니?> 3권은...???) 출판사를 찾거나 투고할 필요는 없어요.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보면, 언젠가는 내 책을 내어줄 편집자가 블로그를 통해 찾아올 것이라 믿었거든요. 위즈덤하우스의 박경순 편집장님이 그렇게 찾아오셨지요. 고맙습니다, 편집장님! 덕분에 저는 투고라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네요.

출판계약은 있지만 여전히 출판에 대해서는 궁금한 게 많고 잘 하고 싶은 욕심도 많아요. '왜 투고하는가? 이대로 투고해도 좋은가? 출판 가능한 원고로 다듬는 법. 한마디로 책을 설명하는 법 등등' 예비 작가를 위한 꿀팁이 가득 담겨 있어요. 140쪽으로 이뤄진 아주 얇은 책자인데요. 마치 '당신의 책을 쓰겠다고, 내 책을 며칠 씩 읽을 필요가 있나요? 속성 코스로 알려드릴테니, 이 책은 금방 읽어치우고 당신의 책을 쓰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군요. ^^


책에 나오는 '투고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을 간단히 공유합니다.


1. 출판사의 이름을 틀리지 말 것

나는 내가 일하는 출판사의 이름이 잘못 적혀 있는 투고 원고는 검토하지 않는다.

2. 여러 개의 수신 메일 주소가 노출되지 않게 할 것

이런 메일을 받으면 성의껏 검토할 의욕이 꺾인다.

3. 베스트셀러가 될 원고라고 장담하지 말 것

판매 희망 부수를 적는 것은, 이력서에 연봉 희망액을 적는 것이다. 이력서에 적는 연봉이 그 회사 CEO 보다 많다면 그 사람을 채용하겠는가?

4. 출간 기한이나 계약 조건을 언급하지 말 것

뛰어난 원고라고 계약금을 더 주거나 인세율을 팍팍 울려줄 출판사는 없다. 계약 단계에서 상의하면 될 일이다.

5. 원고를 디자인하지 말 것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 거의 완성된 책 형태로 투고하면서 “이대로 출판 가능합니다”라고 쓰는 건 “나는 편집자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6. 프로필을 과대 포장하지 말 것

간단한 확인만으로도 들통날 거짓말은 하지 마라.

7. 여러 차례 투고하지 말 것

처음 투고한 뒤, 수정 보완했다며 다시 투고하는 예비 저자들이 있다. 편집자의 시간만 잡아먹는 거다. 투고하기 전에 충분히 원고를 고쳐라.

8. 사전 약속 없이 출판사를 방문해 미팅을 요청하지 말 것

대부분의 출판사가 이메일로 투고 원고를 접수받는다. 출판사의 원칙이 그렇다면 따르는 편이 가장 좋다.

9. 검토 결과를 빨리 알려 달라고 독촉하지 말 것

투고 원고가 접수되면 대부분의 출판사는 접수 완료 및 예상 검토 기간을 알리는 내용의 답장을 보낼 것이다. 출판사가 안내해 준 내용을 믿고 기다리면 된다.

10. 거절의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지 말 것

이건 원칙이라기보다는 예비 저자인 당신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것이다. 진실한 답변은 하나다. “원고가 별로예요.”


모르는 사람이 메일로 드라마 기획안과 대본을 보내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사적인 통로로 오는 대본의 경우, 나중에 저작권 관련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어요. 이런 경우, 8, 9, 10번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갑자기 방송사 로비에서 전화가 와요. 누가 찾아왔다고. 혹은 계속 독촉 메일이 오지요. 방송사에서 편성 검토 중이냐고. 연출할 의사가 없다고 하면 이유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대본 수정 방향을 알려주면 다시 고쳐서 보내겠다고 하지요. 될 때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분입니다. 

대본과 배우를 고를 때, 저는 공식 통로를 이용합니다. 대본은 회사의 외주기획안 심사나 대본 공모를 통과한 작품을 읽습니다. 저는 저의 안목을 믿지 못하거든요. 다수의 피디들이 좋다고 하는 대본 중에서 저의 취향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배우는 반드시 캐스팅 디렉터와 조연출이 추천한 사람만 봅니다. 저는 드라마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주로 책을 읽지요. 배우를 보는 안목은 저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연출이나 캐스팅 전문가들의 의견을 주로 따릅니다. 저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일이 거의 없기에 저는 개인적으로 대본이나 배우를 보지는 않습니다.

새 책을 쓰면서, 출판계나 방송계나, 일하는 방식은 비슷하다는 걸 느낍니다. 제일 중요한 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싶어요. 타인의 취향, 타인의 시간에 대한 존중. 책 한 권 내기가 쉽지 않다는 걸 느껴요. 제게 기회를 주신 분들과, 그들의 귀한 시간을 생각하면, 더욱 밀도있는 원고를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새 책, 더욱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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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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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가리마 2018.08.24 0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읽고 약간의 오해가 풀렸습니다.
    이번 드라마에서 피디님의 로망이셨던 채시라씨가 캐스팅된 것이 피디님의 결정인줄 알았습니다.
    드라마피디는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ㅋㅋ
    피디님의 1,2책을 완독하니 삼번책이 벌써 기대되네요.
    좋은 책 기다릴게요.
    감사합니다^^

  2. 아리아리짱 2018.08.24 07: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드디어 3번째 이야기 여행 관련책을 곧 만날 수 있겠네요!
    끊임없는 에너지로 읽기와 쓰기를 하시는 pd님 세번째 이야기 무척 기다려집니다. Go go!

  3. 섭섭이짱 2018.08.24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투고할 때 유의할 점’ 정말 꿀팁들 인데요.
    읽다보니 회사 이력서 제출할 때 유의점과
    비슷하기도 하네요. ^^

    예~~전에 책 내고 싶어 출판사에
    투고 해 본 경험이 있는데요.
    그때 바로 거절 당했던 아픈 기억이 ㅋㅋㅋㅋ
    수요가 적은 분야라
    책 내기 쉽지 않다는걸 당연히
    예상했지만 아쉽긴 하더라고요.

    요즘은 그래도 출판사 통하지 않더라도
    크라우드 펀딩, 독립출판, 웹 소설같은 플랫폼도
    다양해져서 내 글을 선보일 기회는 더 많아진거 같아요.
    결국 컨텐츠 내용이 좋다면 기회는
    더 많아진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네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시며
    원고를 쓰실걸 알기에
    출판사에서 3권을 계약한거 같아요.
    피디님은 믿음을 주는 작가 ^^

    오늘도 즐겁고 신나는 하루되시길 바라며
    김민식 작가님 파이팅~~~~~~

  4. 명동 2018.08.24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저도 위 글을 읽으면서 회사 면접보는거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고 진입장벽을 생각했네요.
    반면 PD님 말씀처럼 블로그나 유튜브등 만인에게 열린 플랫폼 덕분에 진짜 실력만 있다면 기회는 인터넷을 타고 언제든지 찾아올거라 믿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상 참 좋아졌네요.

  5. 꿈트리숲 2018.08.24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명하다는 것은 때론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마주해야 된다는 것에 새삼 또 놀라네요.
    괜시리 저 자신을 점검해보게 됩니다. 과연
    상대를 배려했을까. . . 제가 생각한 배려가
    상대에겐 부담으로 다가갔을 수도 있겠다
    생각되네요.

    살면서 출판사에 투고할 일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투고시 유의할 점을 저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때
    유의할 점으로 해석해봤어요. 신기하게 잘 매치
    됩니다. 내 시간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시간도
    소중하기에 배려를 꼭 기본 베이스에 넣어야겠다
    싶어요.

    새 책 기대됩니다. 앞 두 책처럼 제 삶을 또 어떻게
    능동적으로 바꿀까. . . 기다려지네요.^^

  6. 2018.08.24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보리보리 2018.08.24 15: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의 제안에 대한 거절은 뼈아팠지만, 상대도 나름의 원칙이 있음을 이해하니 맘이 풀리네요. 제가 부족한걸 솔직히 인정하고 더 준비해야겠다 싶어요.

  8. 여유재 2018.08.25 0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저자특강 가는데 이제서야 작가님 블로그에들어왔네요. 짬짬이 좋은 글 읽으러 찾아오겠습니다.오늘기대됩니다 . 좀 있다가 뵙겠습니다.

  9. 김경화 2018.08.29 0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쓰기를 하라는 이유를 알거 같아요.
    블로그며 카페며 댓글이며 여기저기 글쓰기 시도를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다양하게 표현되고 반복되면서 편해집니다.
    자꾸 글이 쓰고 싶어집니다. ~
    훈련이 됩니다.
    피디님의 책을 읽고 자극이 되어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는데 넘 좋네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제작진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북토크의 사회를 맡아 줄 수 있냐고. ‘아이고, 제가 무슨 진행자도 아닌데, 사회를 보나요.’라는 말이 목젖까지 올라왔지만 눌렀어요. ‘세바시’ 팀에게 진 빚이 있거든요. 작년에 세바시에서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를 강연하며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았고요. 그 덕에 나를 믿어주는 많은 사람을 얻었어요. 세바시 팀 부탁이라 차마 거절하지 못했어요. 다음주 목요일 포스코 P&S타워 3층 (강남교보에서 여기로 변경되었어요.)에서 진행될 북토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상미 선생님의 새 책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자리인데요. 저자의 전작들을 찾아 읽고 있어요. 저자 강연에 갈 때는 미리 책을 읽습니다. 콘서트에 갈 때 가수가 부를 히트곡의 가사를 미리 외우는 것처럼. 그래야 현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떼창을 할 수 있거든요.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박상미 / 북스톤)이라는 책을 읽다 연출가 표재순 선생님의 인터뷰를 접하게 되었어요. 1937년생이시니 저로서는 대선배신데요. 경력이 정말 화려하시네요. 88올림픽 개회식 총연출, 2002 월드컵 전야제 총연출, 경주 엑스포 총감독, MBC 제작국장에 SBS 프로덕션 사장, 초대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대학교수를 거쳐 아직도 연출 현장에서 뛰고 있는 분이랍니다. 이분이 말씀하시는 연출 잘 하는 비결에 귀가 솔깃해요.


“연출을 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잘 듣는 겁니다. 저는 회의를 많이 하고, 그 장면을 반드시 촬영하거나 녹음합니다. 한마디도 귀로 듣고 흘려버려선 안 돼요. 좋은 생각들을 잘 듣다 보면 아이디어가 계속 떠오르고 가장 좋은 기획을 할 수 있습니다. 녹음을 하면 말하는 사람 모두가 충분히 생각하고 좋은 생각만 말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주옥같은 아이디어를 수집할 수 있고요.”


(위의 책 114쪽)


워낙 방송계 대선배님이시라 사석에서 뵌 적은 한 번도 없는데요. 책을 통해 선배님의 충고를 들을 수 있어 좋네요. 이 맛에 저는 책을 읽습니다. 저도 잘 듣는 피디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피디란 직업이 낯설고, 드라마 연출도 나이 마흔에 시작했기에 항상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입니다. 연출로 잔뼈가 굵은 대선배님도 그러시는군요. 박상미 저자가 노장 피디에게 물었어요.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소중한 경험이 무엇인지.


“소년 때 장돌뱅이 한 거, 대학 때 명동 한복판에서 자전거 타고 다니며 배달하고, 중앙시장에서 식품점 차려서 새벽부터 밤까지 장사한 경험요. 연극할 때 엑스트라를 하더라도 밤새 전기선 설치하는 것 하나까지 같이했어요. 원작을 꼼꼼히 읽고 번역하고, 대본 쓰는 것도 함께했죠.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걸 배웠어요. 인생 경험은 버릴 게 없이 다 거름이 돼요. 인생을 두 배로 열심히 살긴 했어요. 장사할 때에도 연극을 놓지 않았고, 방송국에서 일할 때도 연극, 오페라, 국제행사 연출을 쉬지 않고 했으니까요. 부지런히 시간을 잘 활용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지만, 알뜰하게 활용해서 자기계발에 쓰는 사람은 의외로 아주 적어요. 장돌뱅이도 부자를 이길 수 있는 건 시간밖에 없어요. 재벌도 거지에게 시간을 살 수는 없어요. 저는 잠을 4~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깨어있는 시간에는 늘 기획을 하고 실행에 옮깁니다.”

재능이 없고, 운도 없다고 좌절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재능 없는 사람은 없어요. 자신의 재능을 발굴 못할 뿐이지. (중략) 인생도 이벤트예요.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합니다. 즐겁게 일하다 보면 운도 따르는 것 같습니다.”


(122쪽)


나이 스물에 서울에 처음 올라와 압구정동 오렌지족(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화려한 소비 성향을 가진 부잣집 아이들)을 보고 느낀 건 상대적 빈곤감이었어요. ‘같은 또래인데, 저 아이들과 나는 가진 것에 차이가 너무 크구나.’ 그때 결심했어요. ‘시간의 부자가 되자. 돈 한 푼 안 들이고 즐길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어 세상을 공짜로 즐겨보자.’ 가난한 이가 부자에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시간의 활용법 밖에 없어요. 시간은 가장 공평한 자원이니까요. 내 인생을 쪼개어 온갖 재미난 일에 도전하며 살고 싶습니다. 북토크의 사회도 즐기는 자세로 가보려고요.


('세바시 북토크- 박상미 저자 '마음아 넌 누구니''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제 책은 아니고요. 저는 이야기 손님으로 가는 행사입니다.)


https://sebasi.co.kr/class/125


박상미 선생님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을 공유합니다. 저는 이 강연을 보면서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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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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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8.23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세바시에 피디님 나오신다는
    소식듣고는 넘 반가워서 바로 신청했어요.
    북토크에 딱 어울리는 섭외. ^^

    저도 박상미 작가님에 대해 잘 몰랐는데
    소개해주신 책과 동영상 등으로
    미리 공부 좀 하고 가야겠어요.

    다음주 북토크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시간 부자 피디님
    다음주에 뵈요.~~~~~

  2. 꿈트리숲 2018.08.23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을 바꾸는 또 한분의
    영웅을 만났어요.ㅠㅠ
    해외입양과, 미혼모의 얘기는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영화로 보듬어 주는 분이
    있다는 것이 감동입니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분들께
    저도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사람으로
    살아야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좋은 밑거름이 되고,
    좋은 씨앗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간 부자가 되어야겠다 생각합니다.

    오늘 글과 영상이 생각의 새로운 길을 터주는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3. 은데미 2018.08.23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사회에 이런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었다니 갑자기
    제 삶이 부끄러워지고 초라해져보이기까지 하네요
    사회 나쁜점만 비판할줄 알았던 제게 큰 울림을 주네요~~
    오늘은 세바시 강연까지 잘 보고 갑니다~~

  4. 안가리마 2018.08.23 1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감동입니다.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강연과 글이군요.
    잠들어있는 영혼을 일깨우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5. 아리아리짱 2018.08.23 1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행복 바이러스를 퍼 나르시는 pd님 늘 감사합니다.
    오늘 또 새로운 좋은분과의 인연을 닿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북콘서트 부산에서도 열리면 좋겠다는 간절함 가져봅니다.^^

  6. 데보라 2018.08.23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책 두권 읽고, 놀러 왔습니다.
    예전에 마자렐로 수녀원(소년원 가기 전, 교육기관입니다)에
    김장 봉사하러 갔다가,
    아이들의 순수함에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가정환경이 똑같아서, 계속 아이들은 그곳에 들어옵니다.
    한 아이가 제대로 크기 위해선,
    온 마을이 도와야 한다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박상미 작가님 북토크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 2018.08.23 1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돌뱅이도 부자에게 이길 수 있는건 시간 밖에 없다
    재벌도 거지에게 시간을 살 수 없다...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 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8. 이주영 2018.08.24 2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한번 보고 지나쳤던 포스트였는데
    다시 보고나서 북토크 신청했습니다
    저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필요한 강연일것 같아서요~

  9. 이순간 2018.08.27 2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박상미선생님 영상보고 울었습니다. 평소 부끄럽게 살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분들을 보면 제 삶이 참 부끄러워집니다. 피디님 덕분에 좋은 분을 또 알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10. 글쟁이 2018.09.28 1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은 살만합니다. 이런 분들이 있어서 ....
    강연 잘 보았고 시간에 대한 선물은 좋은 일에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오늘 처음 들어온 블로그인데 앞으로 자주 올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 옆에 있는 조연출에게 그랬어요.

"난 말이야. 취미 생활 하면서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것 같아."

<이별이 떠났다>를 연출하며 정말 즐겁게 일을 했어요. 

며칠 전 채시라씨가 종영 기념 인터뷰를 한 기사를 봤습니다.

아, 이 기사는 블로그에 올려야겠구나...

제 블로그는 즐거운 추억을 모아두는 보물상자 같은 곳이거든요.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촬영 기간 내내 느꼈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고요. 언젠가는 블로그를 읽다 이 기사를 보고 또 행복해질 것 같아요. 미래의 나를 위한 선물로 블로그에 남겨둡니다.

드라마하는 내내, 누구보다 고생이 많았다는 걸 압니다. 그럼에도 종영 후 기자들을 만나 드라마에 대한 소감을 나눠주시는 멋진 모습에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기사를 써주신 노컷 뉴스 김수정 기자님도 고맙습니다!


'이별이 떠났다'는 채시라의 복귀작인 동시에, 김민식 PD가 8년 만에 메인 연출을 맡은 작품이기도 했다. 여러 인터뷰에서 '다시는 드라마를 못 찍을 줄 알았다'고 고백했던 김 PD에게도 뜻깊은 기회였다. 더구나 고등학생 시절부터 팬이었던 채시라와 처음 만난다는 개인적 의미도 있었다.


지난 5월 열린 '이별이 떠났다' 제작발표회에서 김 PD는 "저는 채시라 씨 때문에 (이 작품에) 왔다"면서 "(이번 드라마를 찍으며) 약간 덕질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취미생활을 열심히 즐기는데 회사에서 월급까지 주네? 밥값을 하기 위해서라도 성과를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팬을 자처한 김 PD와 함께한 소감을 묻자 채시라는 "인스타에 '팬질하려고 위장 취업했다'는 사진 올라온 걸 봤다. 너무 재밌는 분"이라며 웃었다.  


"특별하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하기보다 원래 배우를 존중하고 믿어주시는 분이세요. 역할을 배우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고, 저한테는 더 큰 믿음을 주셨던 것 같아요. 스태프들이 그러는데, 모니터 보는 (감독님) 눈이 항상 하트라고 하셨어요. '어떻게 저 많은 걸(대사를) 외웠을까, 정말 신기하다'라고도 하셨다고 하고요. 정말 다 좋게 보신 것 같아요. (웃음)


말도 참 잘하시고. 다시는 연출을 못할 줄 알았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감독님이) 오히려 더 영희같이 느껴졌어요. 오랜 세월 동안, 어떻게 보면 칼을 간다는 느낌 있잖아요. 마음으론 포기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낼 거야, 하는 걸 갖고 있지 않으셨을까요. 감독님은 각자 분야에 있는 분들(배우, 스태프)에게도 모두 의견을 들었어요. 다 아우르면서 함께 끌고 가시더라고요. 잘 모르는 것 같으면 인정하고 묻기도 하면서, (분위기를) 잘 가꿔나가지 않았나 싶어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 너무 행복한 곳이었어요." 


(원문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http://www.nocutnews.co.kr/news/5014790


책이든, 영화든, 사람이든, 좋아하는 마음을 잘 숨기지 못하는 편입니다.

놀이가 일이 되는, 혹은 일이 놀이가 되는, 덕후라서 행복해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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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임스 2018.08.22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덕후라서 작가님도 행복하시고 그 행복을 이렇게 공유해주시니 저도 행복하네요 감사합니다

  2. littletree 2018.08.22 07: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맑고 따뜻하세요.. 오늘 하루도 행복을 나눠주셔서 웃으며 시작합니다!

  3. 보여주는남자 2018.08.22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 연애인이당

  4. 지노시오 2018.08.22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 8년차! 애둘 엄마입니다
    피디님 영어책 글쓰기책 읽고 필받아 최근 애들 재울때 같이 취침.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하루하루 더 알차고 부지런해지는거 같아 행복합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는 티비를 잘 보지않아 보지 못했지만 사진에서도 팀웍이라던가 유쾌한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절대 지치지 마시고 뜻하시는 노후를 향해 오늘도 승승하시길 바랍니다^^

  5. 은데미 2018.08.22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으로도 쭉 행복하시길 응원합니다~~
    행복이 가득한 글 만인에게 전해주셔서 저희들도 덩달아
    행복해지네요~~
    해피바이러스 감사합니다~

  6. 꿈트리숲 2018.08.22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요, 본받고 싶은 마음은 숨길
    수가 없나봐요...
    어떻게든 롤모델과 공통점을
    찾아내보려 하거든요.^^
    오늘 저도 일인지 놀이인지 경계가
    모호한 사진으로 블로그를 마무리
    했는데, 공통점 발견하고 깜놀했습니다.
    이런 우연이...!

    채시라씨의 나이 들며 점점
    익어간다는 표현이 정말 좋네요.
    저는 그분보다 연배는 아래지만
    익어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감이 오거든요.
    좋은 분들과 함께, 그들의 케미
    속으로 제가 젖어들고 있습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은 익어가기에
    최적의 공간이죠.~~^^

  7. 섭섭이짱 2018.08.22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이 기사 읽고 기분 좋더라고요.
    피디님의 마음 이해합니다.
    제가 김민식 덕후잖아요. ㅎㅎㅎ
    지도 덕후라서 행복함니데이 ^^

    ❤️ 알라뷰 피디님 ❤️

    ❤️ (⋈◍>◡<◍)。✧❤️

    ❤️ (ღˇ◡ˇ) ❤️ ℒᵒᵛᵉᵧₒᵤ ❤️


  8. Andante 2018.08.22 14: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좋은 글 덕분에 매일매일 설렙니다.
    '이별이 떠났다' 참 재미있게 봤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접하니 더 좋네요.
    늘 응원해요!!

  9. 제경어뭉 2018.08.22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는 감독님덕후라 행복해여~^^♡

  10. creator-z 2018.08.22 2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진짜 요즘같은 시대에 피디님같은분의 글을 읽으면 정말 힘이납니다. 일을 이렇게 천직으로 생각하시고.. 덕업일치!!!넘 멋지세요.

  11. 2018.08.23 05: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김진애 선생님이 쓰신 <왜 공부하는가>를 읽었습니다. 저자 소개를 보면, 라디오광, 노래광, 만화광, 영화광, 걷기광, 독서광이라고 나옵니다. 저만 이렇게 산만한 삶을 사는 줄 알았어요. ^^ 재미난 건 이분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놀이공부론입니다. 공부는 놀이처럼, 놀이는 공부처럼 하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어쩜 이렇게 내 속에 있는 말을 콕 집어서 해주시는 걸까요. <매일 아침 써봤니?>에서 제가 드린 말씀도 같아요. 일과 놀이와 공부의 삼위일체론. ‘글은 모든 창조의 출발점이다’라는 글을 읽고 격하게 공감했어요. 김진애 박사님이 글쓰기를 권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텍스트는 모든 창조의 시작

책은 모든 정보, 모든 지혜, 모든 논리, 모든 감성, 모든 소통, 모든 상상, 모든 창조의 시작이다. ‘글’로 구성되는 책이 훈련에 좋은 이유는 수없이 많다. 첫째,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소통 매체이기 때문이다. 책을 잘 읽으면 소통 능력이 커진다. 둘째, 말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정제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정제된 훈련으로 글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 셋째, 조근조근 풀어가고 차근차근 쌓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구조적이며 구축적이며 논리적인 훈련이 된다. 넷째, 정직하기 때문이다. 영상보다 정직하고 말보다 정직하다.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섯째, 균형 감각을 잡아준다. 책을 비교하며 읽을수록 균형적 시각이 발달된다. 여섯째, 상상력을 극도로 자극하기 때문이다. 영상의 상상력은 이미 구현이 되어 있지만 글은 여백과 행간으로 더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곱째, 창조의 무수한 단서들을 포착하는 감각이 발달한다. 글은 창조의 시작이다.

(위의 책 214쪽)


공부의 달인답게 활자예찬 역시 정교하고 유려합니다. 베스트셀러를 포함해 스물다섯권의 책을 쓴 김진애 박사님은 1년에 책 한 권 쓰기가 삶의 목표랍니다. 책 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하십니다.


‘어떤 사람이든 일생에 책 세 권은 써야 한다고 나는 주장하곤 한다. 자신의 일을 시작할 무렵 두근두근하는 선택과 희망에 대해서 쓰는 책, 본격적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냉철하게 자신의 노하우를 알리는 책, 상당한 경험이 쌓인 후에 통찰과 지혜를 담아 전체적인 조망을 하는 책이 그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일하는 프로이든 이런 세 가지 책의 개념을 머릿속에 갖고 있다면, 일에 대한 공부와 자신에 대한 공부와 사회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하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

(위의 책 221쪽)


와, 이 대목을 읽으면서 찌릿찌릿 전율이 왔어요.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낼 수도 있다는 생각.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지만 결과물은 같은 게 나온다는 생각. 저도 3권의 책을 기획하고 써왔거든요. 첫 번째는 영어 공부에 대한 책. 20대의 영어공부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내게 어떤 동기부여를 해주었는지에 대한 책. 두 번째는 글쓰기에 대한 책. 3,40대 방송사 PD로 일하며 느낀 점, 창작 활동의 기본은 글쓰기이고, 그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매일 한 편씩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이라는 것. 마지막 3번째 책은 여행에 대한 책이에요. 스물다섯살 이후 지금까지 매년 한차례씩 떠난 배낭여행이 내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 여행의 즐거움이 인생의 성장을 이끈다는 이야기. 

이렇게 3권의 책을 우선 완성하는 것이 평생을 활자중독자로 살아온 저의 꿈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질문 '왜 공부하는가'


저 역시 매년 한 권씩 책을 쓰고 싶습니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하고요. 매일 한 편씩 글을 써야 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제게는 공부입니다. 유학이나 야간대학원, 최고위과정 등을 통해 학위를 모으는 사람도 있지만, 제게 진짜 공부는 혼자 돈 한 푼 안 들이고 하는 공부입니다. 스무 살의 영어 공부가 그랬듯, 혼자 하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는 몰입의 즐거움을 맛보고, 성장의 기쁨을 느낍니다. 공부를 한 후, 나는 조금이라도 바뀌어 있다고 믿고요. 공부를 통해 배운 것은 실천을 통해 세상에서 표현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글을 통해 감히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희망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의 공부는 나로부터 시작해 세상으로 가는 소통의 훈련입니다.

여러분은 왜 공부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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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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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동 2018.08.21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역시 드라마 촬영 쉬시니까 매일 올리시는 글 내용이 훨씬 더 알차지네요 ㅎㅎ 저도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뽑아내야겠어요 1일 1글 , 그리고 영어공부
    습관이 만든 완벽한 하루를 지향합니다👍

  2. 섭섭이짱 2018.08.21 0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김진애 박사님 책이네요
    예전부터 다방면으로 활동하셔서
    관심있게 보던 분인데.....
    이 책이 나온줄은 몰랐네요. ^^;;

    지난주 <알쓸신잡 3> 에
    출연진이 되셨다고해서
    이슈가 되기도 했었죠.
    유시민 작가와 어떤 콤비를 이룰지 궁금하네요. ^^

    요즘은 텍스트 종말론 이다라고 해서
    태어나서 말보다 동영상을 먼저 배운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텍스트의 중요성을 얘기한 부분은
    정말 공감되요. 독서와 글쓰기는 정말 중요한데....
    너무 동영상만 보고 있으니.....

    특히 글쓰기는 정말 중요한거 같은데
    왜 학교에서 제대로 안 가르쳐줬는지 아쉬워요.
    외국에서는 글쓰기 수업을 필수적으로 해준다는데 말이죠..

    전 3권까지도 안 바라고
    1권이라도 제대로 된 책 쓰고 싶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쓰고 말겠어요 ㅋㅋㅋ

    항상 피디님과 동문수학 하는 느낌으로
    오늘도 피디님 블로그에 놀러와서
    왜 공부해야 하는지 깨닫고 갑니다. ^^

    항상 좋은 글과 책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p.s ) 참고로 김진애 박사님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은 트위터에 가보시면
    실시간으로 박사님 얘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twitter.com/jk_space


  3. 꿈트리숲 2018.08.21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요? 왜 공부하냐면. . .
    나로 부터 비롯되는 선한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서... 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까요?^^
    암튼 저는 그런 생각으로 공부를해요.
    또 배우는 것이 재밌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생기네요.

    공부는 놀이처럼, 놀이는 공부처럼 그 말씀에
    박웅현님의 여행은 일상처럼, 일상은 여행처럼
    그 말이 떠올랐어요. 여행도 일상도 우리에겐
    공부이기도 하면서 놀이이기도 한 것 같아서요.

    김진애 선생님의 예전 책들만 보고 한동안
    접해보지 못했는데, 오늘 책 쇼핑 좀
    해봐야겠어요. 그 어떤 쇼핑 보다 설레는 쇼핑입니다.

    저도 제 책의 프롤로그를 쓰는 그 날을 기대하며
    1일1글 오늘도 성공기록 남깁니다.~~^^

  4. 은데미 2018.08.21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이 나온지가 2013년 10월 에 출간된 책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네요~~
    복잡한일 있어서 잠시 정지되었던 머리속을 뿅망치로 때려주신것 같아요
    다시금 힘을 내보아야 겠어요
    평생 3권에 책을 내기를 꿈꾸며 '왜 공부하는가' 를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오늘도 특별할것없는 이아침을 풍성하게 하여주신 저자님과 피디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5. 그레이 맥 2018.08.21 1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써야하는 이유기도하지요 . 잘읽고 감니다.

  6. 2018.08.25 1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31 2018.08.25 2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인-웹툰,웹소설,만화 무료보기GOGO! 구글검색: 뽕툰

  8. gioia 2018.09.03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김진애 박사님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번 좋은 자극을 받아갑니다!

연출하던 드라마가 끝났다는 건, 아껴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뜻이지요. 지난 토요일 하루가 그랬어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하루. 

아침 6시에 눈을 떴어요. 일어나 소설 <왕좌의 게임>을 읽었어요. 드라마 연출 중에는 장편 소설은 참습니다. 뒤가 궁금해서 못 견디거든요. 요즘 하루 2,3 챕터씩 아껴가며 읽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읽는 책은, 가장 재미난 책입니다. 그래야 일찍 일어난 보람을 느껴요. 지금은 <얼음과 불의 노래 제 2부 : 왕들의 전쟁> 1권을 읽고 있어요. 조지 R. R. 마틴은 정말 탁월한 이야기꾼입니다. 독자의 머리 위에서 노는데요. 이야기의 전개를 전혀 예상할 수가 없어요.

아침을 먹고 오랜만에 온 가족이 영화를 보러 갑니다. <맘마미아 2>. 맘마미아는 뮤지컬로 워낙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아이들도 1편을 좋아하기에 속편도 다 함께 보러 갔어요. 결말이 예측 가능한 헐리웃 식 엔딩이라 조금 긴장은 떨어지지만, 영화 관람은 즐거웠어요. 주인공들이 아바의 복고풍 의상을 입고 다함께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더이상 무엇을 바라겠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 딸들이 거리에서 '맘마미아' 노래를 흥얼거렸어요. 그런 영화에요. 누구라도 노래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

브런치 카페에 들러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와 주말 오후에 누리는 최고의 호사를 즐깁니다. 낮잠이지요. 낮잠을 잘 때는 휴대폰으로 30분 후에 알람을 맞춰둡니다. 낮잠을 1시간 이상 자면 잠기운에 취해 일어나기 힘들어집니다. 30분 낮잠을 자고 딱 일어나면, 개운하니 부지런한 오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주말 하루를 두번에 나눠쓰는 느낌입니다.

오후 2시, 일을 시작합니다. 내년에 나올 새 책의 원고를 쓰고 다듬습니다. 3시간 정도 작업하는데요, 한창 신이 나서 타이핑을 하면 어깨와 손목이 뻐근합니다. 그럴 땐 잠시 책을 읽으며 쉽니다. 일할 때 읽는 책은 따로 있어요.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과 강원국 선생님의 <강원국의 글쓰기>입니다. <열두 발자국>은 뇌에 좋은 자극이 되고요. <강원국의 글쓰기>는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의욕을 부채질하지요. 두 책 다 강연을 바탕으로 한 원고인데요. 고수들은 다릅니다. 말을 글로 바꿔도 이렇게 밀도가 높아요. 

오후 5시, 이른 저녁을 먹고 자전거를 끌고 나갑니다.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싶었어요. 그런데 날이 너무 더워 포기했어요. 촬영하느라 땡볕에 시달렸는데, 굳이 놀 때까지 폭염에 시비 걸고 싶지는 않았어요. 한낮에는 여전히 해가 뜨겁지만, 해질 무렵이 되니 바람이 선선하네요. 양재천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갔어요.

제가 좋아하는 자전거 코스 중 하나가 '하트 코스'입니다. 서울을 하트 모양으로 돈다고 해서 '하트 코스'인데요. 양재천 - 학의천 - 안양천 - 탄천 - 양재천 을 이어 원점회귀하는 자전거 길 구간입니다. 과천 종합 청사에서 인덕원역까지 차도를 달리는 것만 빼면 모두 자전거 전용도로로 이뤄진 코스구요. 도심을 벗어나 외곽지역까지 아우르기에 한적한 시골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맛이 있어요.

오후 5시 반에 집에서 출발했는데요, 저녁 7시반이 되니 캄캄해지는군요. 한 달 전 야외 촬영을 할 때는 8시 반이 되도록 날이 훤해서 밤씬을 찍지 못하고 하늘만 바라보며 있었는데 말이지요. 생각보다 해가 빨리 떨어지네요. 어두운 도로를 달리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노면 상태가 잘 보이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있거든요. 이럴 땐 잽싸게 포기하고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갑니다. 도림천으로 빠져 자전거 도로 옆에 보이는 신도림역 앞에 자전거를 세워둡니다. 자전거는 잠궈두고 저는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요.


일요일 저녁에 신도림에서 다시 안양천으로 갑니다. 목동을 지나 여의도를 거쳐 반포까지 갑니다.  서울 자전거 여행은 이런 점이 좋아요. 힘들면 어디서든 가까운 전철역에 자전거를 보관하고 돌아오면 되거든요. 반포 한강공원, 해질무렵 풍경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넷플릭스로 다운 받은 <강철의 연금술사 : 브라더후드>를 봅니다. 10년 전 일본어를 공부할 때, <강철의 연금술사>를 열심히 봤어요. 2003년도에 나온 애니는 중반 이후 원작과 스토리 전개가 달라져서 중간에 시청을 포기했는데요.  완전판 <브라더후드>가 새로 나왔습니다. 원래는 넷플릭스를 통해 <종이의 집>이나 <깊은 숲 속에서> 같은 스페인이나 프랑스 드라마를 보며 해외 드라마 트렌드를 공부하려 했는데, 다시 <강철의 연금술사>에 빠져버렸어요. 역시 덕후의 기질은 어쩔 수가 없나봐요.

소설 - 영화 - 낮잠 - 글쓰기 - 자전거 타기 - 만화로 이어지는 거의 완벽한 하루가 이렇게 끝납니다. 즐거움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싶어요. 그 즐거움이 언젠가는 새로 만드는 드라마와 새로 쓰는 책을 통해 드러나기를 희망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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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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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8.20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 김민식표 종합놀이세트 대공개 ^^
    이건 정말 완벽한 하루를 보내셨는데요.
    (이건 꼭 벤치마킹해야지유)

    전 집 청소하고 재활용하고 하니
    주말 시간이 금방 갔네요.
    담주 주말은 피디님 일정 참고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겠어요. ^^

    그리고 오랫만에 소개해주신
    만화 <강칄의 연금술사>
    앱 키고 바로.찜 해둡니다.
    피디님 덕분에 잘 안보던 만화를
    다시 보게 되네요. ^^
    섭섭이 놀이세트 하나 추가되네요.

    이번주도 신나고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아자 아자 파이팅~~~~

  2. 보여주는남자 2018.08.20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읽으며 쉽니다 라는 표현 ...
    아직은 제겐 너무 낮설은 표현이내요 ...

  3. 꿈트리숲 2018.08.20 0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통 영화 한편을 보면 휴일 하루가 후딱
    지나가버리는데, 여섯 장르를 넘나들며
    휴일을 알차게 보내시는 모습에 감탄, 또
    감탄합니다.
    저는 언제쯤 저런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 . . 일단은 체력 보강부터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섯 장르가 사뭇 이질적인 것 같으면서도
    물 흐르듯 엮어지는 건 중간에 낮잠이라는
    완충 지대가 있어서 그런거겠죠?
    중간의 쉼표가 중요한 키 포인트라 여겨지네요.

    열두 발자국과 강원국의 글쓰기
    뇌와 글쓰기에서 저 역시 많이 자극 받은 책들이에요.
    '그들처럼 생각하고 글을 쓸 수 있을까. . .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었어요.

    오늘 완벽한 하루에 도전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김수정 2018.08.20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설 - 영화 - 낮잠 - 글쓰기 - 자전거 타기 - 만화' 너무 부러운 하루 일과네요!!!
    글만 읽어도 행복이 전해집니다♡
    워킹맘인 저에게도 저런 일상이 언젠가는 오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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