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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7

인생은 역시, 리액션이다 지난 번, ‘인생은 리액션이다’는 글을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내게 일어나는 사건보다 그 사건에 대한 나의 반응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때로는 타인의 반응이 나를 움직이기도 합니다. 2015년 드라마 야외 연출로 일할 당시, 많이 힘들었어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젊은 조연출이나 공동연출이 하는 연속극 야외 연출을 늦은 나이에 하려니 체력적으로 많이 딸리더군요. 6개월간 꾸준히 일주일에 며칠씩 밤을 새우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때 제가 B팀 감독으로 일하는 것을 놓고 임원회의에서 말이 나왔어요. ‘왜 김민식이한테 일을 시켰나?’ ‘그 나이에, 그 경력에 B팀 감독으로 일하는 건 징계나 다름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제작인데? 이번 드라마 끝나면, 두 번 다시 드라마 연출 하지 못하게 하세요.’.. 2017. 8. 25.
어쩌다보니 기레기 몇 달 전 사내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다가 MBC 김장겸 사장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이 나고 징계를 받았어요. 인터뷰를 할 때마다 기자들이 물어봅니다. “어쩌다 코미디를 연출하는 피디가 이렇게 언론 정상화를 위한 싸움에 나서게 되었나요?” 회사에 대한 사랑이 너무 지극했던 탓이지요. 96년에 입사한 저는 시트콤, 버라이어티 쇼,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다 해봤어요. MBC는 PD나 기자나 하고 싶은 일은 하게 해주는, 즉 개인의 제작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있거든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낙하산 사장들이 MBC를 점령하고 나서 그런 분위기가 사라졌어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분들이 TV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신경민 앵커, 김미화 라디오 M.. 2017. 8. 24.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 책을 고를 때, 제목 - 저자 소개 -목차순으로 봅니다. 제목이 끌리면 일단 집어들고, 저자 소개를 읽습니다. 저자가 살아온 삶을 보고, '아, 나도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 이렇게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책을 읽으면 이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 목차로 넘어가지요. (이한승 / 창비)의 저자소개는 이렇게 나옵니다. '저자 이한승은 인류가 달 착륙에 성공한 해에 서울의 한 달동네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식품공학과에 입학하였으나, 석사과정 때는 식품생물공학과가 되더니 박사학위를 받을 때는 생명공학과로 바뀌어 본인도 무슨 과를 나왔는지 잘 모른다. 미생물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0년 가까이 일본 동경대학교, (주)제노포커스, 미국 조지아 대학교 등을 떠돌며 박사 후 과정으로 세.. 2017. 8. 23.
앞에 한발짝, 뒤에 열발짝 저는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동네 뒷산 약수터나 강변을 걷다보면, 테니스장 옆을 지나가는 경우도 많아요. 어느날 산책로를 걷는데 테니스 코트에서 운동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복식 경기를 하는데, 맞은 편 선수가 왼쪽 구석을 노려 공을 쳤어요. 앞 사람이 공을 뒤로 흘리자, 뒤에 있던 이가 한참 쫓아갔으나 늦었어요. 그때 뒷사람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 그건 앞에서 받아줘야지. 앞에 한발짝, 뒤에 열발짝이잖아." 복식 테니스에서 나온 말인가봐요. 앞에 한발짝, 뒤에 열발짝. 앞사람이 한발 갈 거리, 뒷사람은 열발을 가야한다는 뜻이겠지요. '내가 공을 흘려도, 뒤에서 어떻게 막아주겠지' 하지만, 공은 뒤로 갈수록 궤적이 벌어지기에 쫓아가기 쉽지 않습니다. 뒷사람에게 맡기지말고 내가 막는다는 각오로 뛰.. 2017.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