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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4

로또를 사지 않는 이유 흔히 드라마 피디라고 하면 TV를 많이 볼 거라 생각하지만, 저는 TV보다 책을 더 많이 봅니다. 이야깃거리나 원작을 책 속에서 찾거든요. 회사 사무실에서 근무 시간에 소설을 읽고, 만화를 봐도 뭐라 그러는 사람이 없어요. 기획중인 드라마 PD에게는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거든요. 드라마를 위한 소재 발굴의 시간. 드라마에서는 많은 직업을 다룹니다. 주식 시장에서 벌어지는 암투를 그리는 경제 드라마를 연출한다면, 일단 주식에 관련한 소설과 책을 많이 읽습니다. 어떤 분야에 대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독서가 최고지요. 인터넷 검색으로 단편적 지식을 얻을 수도 있지만, 완결된 내러티브를 가진 이야기는 책 속에서 자주 만납니다. 저는 아마 로또에 당첨 되어도, 그냥 회사.. 2017. 4. 25.
다르에스살람의 어시장 탄자니아 20일차 여행기 어느덧 탄자니아를 떠나는 마지막 날입니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날에는 무엇을 볼까 궁리하다 새벽에 열리는 다르에스살람의 수산물시장에 갔습니다. 잔지바르 가는 페리 항구에서 바닷가를 따라 걷다보면 수산물 시장이 나옵니다. 낮에는 한산하고요. 아침에 분주한 곳입니다. 구글 지도를 보면 길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어선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요. 배에서 뭍으로 분주하게 생선을 나릅니다. 생선을 다듬는 바쁜 손길, 물건을 흥정하는 상인들. 현지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면서, 저도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이제는 나도 돌아가야 할 때구나. 그동안 여행 다니며 잘 쉬었어니,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일해야지... 오후에는 다르에스살람 공항으로 가서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립니다. 옆에 앉아 노트북으로 .. 2017. 4. 24.
'명사들의 책읽기' 몇주 전, 간만에 여의도에 갔어요, 마침 벚꽃이 피기 시작했더군요. 회사가 상암으로 옮긴 후, 여의도 벚꽃을 볼 수 없는 게 아쉬웠는데 말이지요. 저는 매년 벚꽃이 피면 여의도를 걸어서 한바퀴 돕니다. MBC가 여의도에 있던 시절에 생긴 오랜 습관입니다. 4월만 되면, 벚꽃놀이 나들이 인파로 퇴근 할 때 차가 너무 막히는 거예요. '놀러온 사람들 때문에 일하는 내가 웬 고생이냐.'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벚꽃은 매년 필 것이고, 사람은 해마다 올 것인데, 매년 투덜거리기만 할 것인가? 남들은 멀리서 구경도 오는데, 나는 회사가 여긴데 이걸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지.' 그래서 벚꽃이 피면 밤 늦게 퇴근하면서 혼자 여의도를 걸었어요. 제가 이번에 여의도에 온 것은, KBS 라디오 '명사들의 책읽기' .. 2017. 4. 22.
저자 친필 싸인본 이벤트 저는 글씨를 참 못 씁니다. 오죽하면 어릴 적 친구들이 '토룡체의 창시자, 김민식 선생'이라고 놀렸겠어요. 종이 위에 지렁이가 구불구불 기어갑니다. 중학생 때는 서예학원의 펜글씨반도 다녔지만 소용없더군요. 악필도 불치병인가봐요. 필체는 저의 진로도 막았어요. 아버지는 "글쓰는 직업을 하고 싶다고? 니 글씨로 문과에 가면 굶어죽기 딱 좋다. 너만 알아보는 글씨로 어떻게 일 할래?"하시며 문과로 가고 싶다는 저의 소망을 꺾었습니다. 컴퓨터가 제대로 쓰이기 전의 일이었지요. "글씨가 엉망이어도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이 딱 하나 있다. 그게 의사야." 고교 시절, 정말 우울했어요. 이과생의 몸 안에 갇힌 문과생... 성적은 나날이 떨어지는데 답이 보이지 않았어요. 의대 갈 성적이 안 되니, 공대를 가야하는데, .. 2017.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