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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2

나를 버티게 하는 후배의 문장들 2016-219 살아갑니다 (권성민 글 사진 그림 / 오마이북) 96년, 제가 MBC 입사했을 때, TV PD는 공통 직군으로 함께 뽑았습니다. 15명을 뽑아놓고 6개월간 교양 예능 드라마 3개 파트를 돌린 후, 수습이 끝날 때 각자의 희망 업무를 물었어요. 주위에서는 제가 교양 피디 지망인줄 알았어요. 분위기가 약간 골방 샌님같아서 그런가봐요. ^^ 수습하면서 보니까, 예능국 선배들이 다 참 좋았어요. 한 사람 한 사람 개성이 강하고, 유쾌한 에너지가 넘쳤어요. 무엇보다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있다보니, 타인의 개성도 존중하는 문화가 있어요. '난 이런데, 넌 그러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그런지 다양한 취향이 존중받는 분위기. 이런 조직이라면 '나'라는 개인으로 즐겁게 살 .. 2016. 10. 31.
주말엔 꿈꾸는 독서 주말엔 무엇을 하시나요? 날이 갑자기 추워지면 따듯한 집안 구석에 틀어박혀 책을 읽는 것도 좋지요. 제가 꿈꾸는 노후는 책과 함께 사는 겁니다. 노후에 독서를 즐기려면 지금부터 자꾸자꾸 읽어버릇 해야지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자꾸 모험심이 커집니다. 2016-216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도로시 길먼 / 송섬별 / 북로드) 엉뚱한 할머니가 스파이로 나오는 탐정 시리즈입니다. 아이들 다 키우고 가끔 손주를 보고 소일하던 할머니가 '어린 시절 내 꿈이 무엇이었지?'하고 생각하다, '아, 맞다. 나 스파이 하고 싶었는데...' 하는 생각에 문득 CIA를 찾아갑니다. "제가요, 살만큼 살아서 크게 욕심도 없고, 너무 심심하기도 해서 그래요. 좀 위험해도 괜찮으니 임무 하나 주실래요?" 귀엽고 엉뚱한 할.. 2016. 10. 29.
아오리를 먹는 오후 2016-215 아오리를 먹는 오후 (김봄 / 민음사) '아오리를 먹는 오후'는 폭주족, 가출 청소년, 히키코모리 소년, 원조 교제를 하는 문제아 등이 나오는 소설집입니다. 주인공은 어른의 입장에서 공감하기 힘든 아이들이지요. 이런 아이들을 현실에서 만나면 이해가 안 갈 것 같아요. '얘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살까?'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을 지나 백운호수까지 갔어요. 도중에 과천과학관을 지나가는데, 도로변에 고등학생 남자애들 셋이 앉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평일 오전 10시에 쟤들은 학교 안 가고 뭘하는 거지?' 하다 '아!' 하고 깨달았어요. 학교에서 과학관에 체험 활동 온 겁니다. 과학에는 흥미가 없으니 몰래 빠져나와 핸드폰 게임으로 시간을 죽이는 거예요. 정말 안타까웠어요... 2016. 10. 28.
제주 자전거 일주 총결산 제주 자전거 일주 4일차 3일차 숙소, 표선이나 성산일출봉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은데 굳이 세화까지 올라온 이유는, 4일 낮 12시 반 비행기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10시까지는 자전거 반납을 마쳐야해서 3일차에 최대한 밟았어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군요. 다행히 큰 비는 아니어서 그냥 비를 맞으면서 달렸습니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누가 자신은 늙고 병들면 스스로 생을 버리고 싶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그랬어요. "생로병사가 모두 모여 인생인데, 앞에 좋은 것만 취하고 뒤에 것은 버린다는 건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어쩌면 늙어가고 병들고 죽어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인생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 않을까?" 여행도 그렇습니다. 좋은 날씨, 좋은 경치만 쏙 빼먹고 내뺄 수 없어요. 여행.. 2016.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