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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

위대한 셀프 DIY 시대의 개막!

by 김민식pd 2012. 10. 29.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술 자국이 스무바늘 정도 있다. (절대 성형한거 아니다. 성형해서 이 얼굴이면 나는 그 의사 고소한다. ^^) 어려서 자전거, 스키, 보드를 좋아한 통에 많이 다친 탓이다. 가장 큰 사고는 대학교 1학년 때 싸이클을 타다 났다. 내리막 커브길에서 스피드를 즐기다 넘어졌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순간 겁이 났다. 실명한 줄 알고. 나중에 보니 왼쪽 눈두덩이 찢어져 살점이 눈을 덮어 보이지 않은 것이었다. 그만큼 큰 사고였지만, 병원까지 피를 철철 흘리며 걸어가는 동안 그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서울에 올라온 첫 해 겪은 사고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도시에서 정작 위급한 순간에는 믿을 사람이 나 자신 밖에 없었다. 그때 인생 사는 큰 교훈을 깨달았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남의 도움을 바라지 말고 스스로 하라. Do It Yourself!

 

덕후정신의 궁극적 지향점도 DIY다. 에반게리온의 레이가 좋다면, 직접 내 손으로 레이의 자태를 만들어보자. 레이의 피규어를 만드는 것도 사랑의 실천이다. 1990년대 중반에 나는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즐겨봤다.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시트콤! 그래서 MBC에 지원했다. 내 손으로 직접 재미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매년 100권의 책을 읽으며 산다. 그러다 문득, '내 손으로 직접 책도 쓰고 싶다.'라는 생각에 첫 책을 냈다. 기왕이면 책 홍보가 잘 되어 많이 팔렸으면 좋겠는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평소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즐겨 듣는데, 요즘은 '아, 내 책도 저기 소개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팟캐스트라면 내 손으로 직접 만들면 되지, 왜 불러주기만 기다리는 거지?' 

 

그래서 직접 책 홍보 팟캐스트를 만들었다! 물론 초보 작가인 나 혼자 하면 썰렁할까봐 내가 평소 존경해 마지않는 작가님도 한 분 모셨다. 블로그에서도 몇번 소개한 적 있는 배명훈 작가님! 

 

마침 배명훈 작가님의 신작 '총통각하'가 나왔기에 두 권의 책을 놓고 연작 팟캐스트를 만들어봤다. 같이 춤추러 다니던 딴따라 친구가 영화 'MB의 추억'을 만들더니, 문학계의 루시드 폴 배명훈 작가는 가카를 뮤즈로 삼아 '총통각하'를 썼다. 음... 가카가 우리 시대 예술가들에게 미친 영향은 참으로 지대하군. 

 

 

방송사 책 소개 프로그램이나 언론사에서 아직도 연락이 전혀 없다. 괜찮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으면 스스로 캐스팅해서 직접 만들면 되니까.

 

피디인 주제에 직접 출연하는 건 예전에 '뉴논스톱' 연출할 때부터 즐겼다. 물론 그때 마님은 이렇게 타박하셨지. "제발 티비에 좀 안 나오면 안돼? 당신이 피디니까 직접 출연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쳐. 왜 조인성이랑 한 화면에 나오는데? 당신 그거 완전 자폭이라고."

 

아내가 모르는 게 하나 있다. 나같이 생긴 사람이 조인성 옆에 서줘야 조인성의 미모가 더 빛을 발하는 법이다. 초보 작가 주제에 감히 배명훈 작가님 옆에서 팟캐스트를 진행했다고 흉보지 마시라. 나의 유일한 재주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내 주위에 모으는 것이니까. 나는 그걸로 먹고 산다. 

 

책으로 만나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 그 책을 팟캐스트로 먼저 만나보시길... 아래 링크를 누르면 팟캐스트 페이지로 자동 연결된다! 아이튠즈 리뷰는 아직 좀 썰렁하니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검색해서 리뷰도 많이 남겨주시라. 

 

배명훈 작가의 '총통각하' 팟캐스트를 만날 수 있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 팟캐스트 주소~

http://pod.ssenhosting.com/rss/seinfeld68.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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