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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의 경제 공부

외화 자산을 어떻게 모을까요?

by 김민식pd 2026. 1. 12.

《월급 절반을 재테크하라》를 출간한 뒤 재테크 강연을 자주 다니고 있습니다. 책을 쓰며 공부 하기도 하지만, 강의를 하며 다시 복습하는 과정이기도 하지요. 특히 은퇴를 준비하는 40~50대에게 어떤 조언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찾아 읽은 책이 있습니다. 평소 경제 유튜브에서 즐겨 보던 채부심(채상욱의 부동산 심부름 센터) 님이 쓴 책이더군요.

《달러 자산 1억으로 평생 월급 완성하라》 (채부심(채상욱) / 몽스북)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목표를 세우는 일입니다. 학창 시절로 돌아가 보면, 여러분의 목표 성적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상위 10%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이것도 쉽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반에 50명이 있다면 5등 안에 들면 되는 거죠. 사실 이 목표를 좋아하는 이유는, 제가 학창 시절 5등 안에 든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로 20등 근처를 맴돌았지요.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상위 10% 자산가는 순자산 10억 원 이상을 가진 사람입니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이 10억을 넘으면 ‘부자’라 불러도 무방합니다. 서울에서 빚 없이 집을 장만했다면 이미 상위 10%에 속하는 셈이죠. 그런데도 우리는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보며, 서울 자가가 있어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집 말고도 노후에 소득을 만들어줄 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자영업을 고민하고, 주식이나 상가 부동산을 기웃거리게 됩니다. 고령화 시대에 10억 원만으로는 어쩐지 불안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재테크에 진심이 됩니다.

저자는 이런 삶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한국의 연금 시스템상 연금만으로는 노후를 책임지기 어렵기에, 결국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데 그 돈이 몇억 원으로는 부족해 보이고 수십억 원은 되어야 할 것 같으니, 주말마다 공부하고 임장을 다니며 낮밤 없이 주식을 스터디하고 유료 서비스를 구독하며 자산을 늘리는 삶을 살게 된다. 이를 ‘재테크 과잉적 삶’이라 부르겠다.”

저는 최고의 재테크는 자산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테크 공부에 과도하게 몰입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일을 잘하면 시장에서 나를 찾는 노동의 수요는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실적인 목표 설정입니다. ‘나는 상위 1%가 될 거야’ 같은 목표가 아니라, 노후에 내게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부터 계산해 보는 것이지요.

제 목표는 55세까지 매월 개인연금 수령액 300만 원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은행 이자가 3%라면, 월 300만 원의 이자를 받기 위해 필요한 원금은 얼마일까요? 연 3%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2억 원입니다. 솔직히 12억을 모으는 건 쉽지 않지요. 그래서 저는 원금이 아니라 ‘연금 수령액’을 기준으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노후에 9억 원의 은퇴 자금이 필요하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65세에 9억을 만들기 위해, 45세인 지금 얼마가 있어야 할까요? 여기서 필요한 것은 연 3% 은행 예금이 아닙니다. 연 8%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입니다.

45세까지 약 2억 원을 모았다면, 연 8% 수익률로 20년간 복리 운용할 경우 65세 무렵 9억 원을 만드는 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9억이 있어야 은퇴가 가능하다’는 말이 ‘40대에 2억이면 노후는 준비된다’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시간’입니다. 많은 담론이 지금 당장 얼마가 있어야 하는지만 말할 뿐, 시간의 힘을 무시합니다. 65세에 5억 4,000만 원을 모으는 일은 막연히 어려워 보이지만, 45세에 8,100만 원을 마련해 연 10% 수익률로 20년간 운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숫자입니다.

책에서 특히 마음에 남은 문장은 이 부분입니다.
“부자 담론에서 사라진 것은 ‘시간’이다. 이 개념만 제대로 정립해도 노후 준비나 은퇴 이후의 삶을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는 60대에 10억을 모은 사람보다, 30대에 1억을 모은 사람이 더 부자라고 생각한다. 그가 가진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며,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미래는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원화 자산과 함께 외화 자산, 이른바 ‘달러 자산’으로의 분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죠. 2020년대 초반 1,100원대였던 환율이 최근 1,400원대를 유지하며 4년간 약 30%의 가치 하락이 발생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미국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이 책의 킬포인트는 미국 배당주를 소개하는 대목입니다. 미국에는 월 단위로 배당을 지급하는 대표적인 모기지 리츠들이 있습니다. NLY나 AGNC 같은 기업들이죠. 이들은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매입해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대부분 배당으로 돌려주는 구조입니다. AGNC는 2025년 기준 주가 약 10달러 기준 연 배당 수익률이 14.4%에 달합니다. NLY 역시 연 배당 수익률이 약 12% 수준입니다. 즉, 배당 수익률이 10%를 넘는 상품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이야기죠.

책을 읽고 제가 바로 매수한 상품도 있습니다. KODEX 일본부동산리츠(H)입니다. (H)는 원·엔 환율을 헤지하는 구조로, 엔화 강세의 이익은 제한되는 대신 약세로 인한 손실도 방어합니다. 일본 부동산 리츠 ETF 평균 배당률은 8%대 중후반으로 상당히 높고, 월 배당 방식이라 현금 흐름을 만들기에도 좋습니다. 저자는 이 상품을 만든 삼성자산운용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을 정도라고 했는데, 저 역시 공감하며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매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30대 직장인이라면 어떻게 할까? 책을 읽고 내린 결론입니다.
월 200만 원, 연 2,400만 원을 S&P 지수에 20년간 적립식으로 투자하겠습니다. 월 200만 원을 20년간 연 10% 복리로 운용하면 총자산은 약 13억 7,460만 원이 됩니다. 지금 가진 돈이 하나도 없어도 도전 가능한 금액이지요. 연 6% 수익률이라도 20년간 투자하면 약 8억 8,300만 원, 8%라면 10억 9,900만 원이 됩니다. 이 정도면 ‘10억 부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고, 노후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월급 절반을 재테크하라》에서도 썼지만, 저는 평생 재테크를 열심히 한 편은 아닙니다. 주식, 부동산, 코인을 깊이 파고든 적도 없고요. 다만 첫 직장부터 꾸준히 저축했고, 연금을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사는 삶이야말로 최고의 삶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경제적 자유로 가는 현실적인 길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요약하는 과정에서 놓치거나 잘못 전달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달러 자산 투자를 고려하신다면, 반드시 책을 직접 읽고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돈 공부는 하면 할수록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분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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