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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자신의 취향을 연습하는 곳이다

by 김민식pd 2012. 3. 30.

다들 기를 쓰고, 공중파에 입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MBC에 입사하고 가장 좋았던 점은, 내가 만들고 싶은 건 마음껏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1주일에 2~3억원을 줄테니, 그 예산의 범위 안에서 광고 팔릴만 한거 찍어와.'

 

미니 시리즈 드라마 한편 찍는데 제작비는 회당 1억 5천만원을 훌쩍 넘긴다. 자, 문제는 이렇게 제작비가 커지면 신인들에게 기회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위험부담 역시 커지니까. 나 역시 마음의 부담이 커진다. 망하면 회사에 미치는 손해가 막대하니까. 부담이 커지면, 일하는 재미는 준다.

 

매스미디어 콘텐츠는 제작비가 많이 든다. 한국 상업 영화의 제작비가 높아지면서,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흥행 공식에 맞는 영화들만 나온다. 그러다보니 요즘 한국 영화는 다양성이 떨어진다. 아예 블록버스터로 최대 다수의 취향을 공략하거나 로맨틱 코미디로 안전한 흥행 공식을 따르거나.

 

나는 문화 시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로맨틱 코미디가 잘 팔린다고, 모든 사람이 로맨틱 코미디만 찍는 건, 로맨틱 코미디를 죽이는 길이다.

 

미국 블록버스터를 제작하는 감독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자 개성이 선명한 사람들이다. ‘스파이더맨을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은 이블 데드라는 B급 공포 영화로 데뷔했다. ‘반지의 제왕피터 잭슨은 고무 인간의 최후라는 엽기적인 영화로 자신의 재기발랄함을 증명했고,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아바타의 흥행으로 최고의 감독이 된 제임스 카메론도 시작은 피라냐2라는 저예산 B급 영화였다.

 

저예산 B급 영화로 자신의 개성을 발휘한 사람들이 헐리웃의 새로운 피가 되어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었다. B급 영화 시장이 죽고, 새로운 감독 등용문이 된 것은? 바로 유튜브다. 유튜브에서 이름을 날린 단편 영화 감독들이 본격 상업영화 감독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보여주는 것도 이미 자신의 취향을 유튜브를 통해 갈고 닦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디어 시장은 갈수록 세분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는 유튜브가 있다. 유튜브는 공짜 미디어다. 제작비가 적게 든다. 진입장벽도 없다. 충무로 연출 보조가 아니라도, 외국 영화학교 유학이 아니라도,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영화를 만든다.

 

개성이 묻어나는 다양한 콘텐츠, 유튜브가 갈 길이고, 크리에이터가 살 길이다.

 

 

 

(유튜브 세대의 '아키라' - 크로니클)

 

(유튜브로 노는 세대, 대중 문화에 입성하다 - 크로니클)

 

 

(크로니클의 감독 '조쉬 트랭크'(방년 27세!)가 예전에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된 단편 영상)

(1분 반짜리 영상 하나로 그는 헐리웃 장편 영화 연출의 기회를 얻었다.)

 

 

유튜브 영화 제작에 관련한 PD스쿨 이전 포스팅

 

2011/08/12 - [공짜 PD 스쿨] - 저예산 독립 SF 영화 제작기

 

2011/02/07 - [공짜 PD 스쿨] - 공짜로 영화감독이 되는 법

 

2012/01/21 - [공짜 PD 스쿨] - 동영상 기획에서 촬영까지

 

2012/01/23 - [공짜 PD 스쿨] - 동영상 편집에서 배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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